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장편 연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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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헬보이 II: 골든 아미
퍼시픽 림
크림슨 피크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나이트메어 앨리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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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의 주요 수상 이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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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2006) Pan's Labyrinth El Laberinto Del Fauno[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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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ffffff,#010101><colcolor=#000000,#ffffff> 장르 | 판타지, 드라마, 호러 |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
각본 | |
주연 | 이바나 바께로, 더그 존스 |
음악 | 하비에르 나바레테 |
수입사 | 유레카 픽쳐스 / 엔케이콘텐츠(재개봉) |
배급사 |
워너 브라더스 프라임 엔터테인먼트 / 디스테이션(재개봉) |
개봉일 |
2006년
11월 30일 2019년 5월 2일[재개봉] 2006년 12월 29일 2006년 10월 20일 2006년 10월 11일 |
상영 시간 | 119분 |
제작비 | 1,900만 달러 |
월드 박스오피스 | $83,258,226 # |
대한민국 총 관객 수 | 532,097명 (2019년 5월 19일 기준) |
국내 스트리밍 |
[[넷플릭스| NETFLI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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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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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6년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미국, 멕시코, 스페인 합작의 판타지 영화. 델 토로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불린다. 1944년 내전이 막 끝난 시점의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소녀가 겪는 환상과 현실을 그리고 있다. 델 토로의 동료 감독인 알폰소 쿠아론이 제작에도 참여하기도 했다.동화적이면서 기괴한 비주얼이 돋보이는 판타지와 파시스트 치하의 비극적 전쟁 상황인 '스페인 내전' [3]이라는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소재와 장르를 조화시킨 스토리와 독창적인 비주얼 및 무시무시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더해져 찬사를 받은 델 토로의 대표작.
장르를 따지자면 판타지이지만 작가주의 영화 즉, 예술영화이며, 동화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호러에 가까울 정도의 잔혹성이 엿보이는 작품. 스페인 내전 직후의 실상이 잘 드러나는 점에서 전쟁영화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개봉 당시 국내 배급사가 마치 나니아 연대기, 해리 포터 시리즈 같은 가족용 판타지인 것처럼 홍보하는 짓을 하는 바람에 한국 한정으로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리고 있다.
한글판 제목은 '판의 미로'이지만 작풍과 원제를 살리면 '판의 미궁(라비린스)'에 가깝다. 국내 개봉전 여러 언론들도 '목신[4]의 미궁'이란 제목으로 소개했었고, 네이버에 목신의 미궁이라고 검색하면 여전히 판의 미로가 뜬다.
2. 예고편
▲ 메인 예고편 |
3. 시놉시스
1944년 스페인, 내전은 끝났지만 숲으로 숨은 시민군은 파시스트 정권에 계속해서 저항했고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정부군이 곳곳에 배치된다.
‘오필리아’는 만삭의 엄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숲속 기지로 거처를 옮긴다. 정부군 소속으로 냉정하고 무서운 비달 대위를 비롯해 모든 것이 낯설어 두려움을 느끼던 오필리아는 어느 날 숲속에서 숨겨진 미로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산이고 숲이자 땅”이라 소개하는 기괴한 모습의 요정 ‘판’과 만난다.
오필리아를 반갑게 맞이한 판은, 그녀가 지하 왕국의 공주 ‘모안나’이며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세 가지 임무를 끝내면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선택의 책”을 건넨다. 오필리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현실 속에서 인간 세계를 떠나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용기, 인내, 그리고 마지막 임무…
판의 미로가 다시 열리고,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다!
‘오필리아’는 만삭의 엄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숲속 기지로 거처를 옮긴다. 정부군 소속으로 냉정하고 무서운 비달 대위를 비롯해 모든 것이 낯설어 두려움을 느끼던 오필리아는 어느 날 숲속에서 숨겨진 미로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산이고 숲이자 땅”이라 소개하는 기괴한 모습의 요정 ‘판’과 만난다.
오필리아를 반갑게 맞이한 판은, 그녀가 지하 왕국의 공주 ‘모안나’이며 보름달이 뜨기 전까지 세 가지 임무를 끝내면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선택의 책”을 건넨다. 오필리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현실 속에서 인간 세계를 떠나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용기, 인내, 그리고 마지막 임무…
판의 미로가 다시 열리고,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다!
4. 등장인물
- 오필리아/모아나 - 이바나 바케로
- 비달 - 세르지 로페즈
- 판, 페일 맨 - 더그 존스[5]
- 카르멘 - 아리아드나 힐
- 메르세데스 - 마리벨 베르두
- 의사 - 알렉스 앵글로
- 페드로 - 로저 카사마요르
- 가르세 - 마놀로 솔로
- 세라노 - 세자르 베아
- 지하세계의 왕 & 여왕 - 페데리코 루피 & 아리아드나 힐
- 거대 두꺼비
5. 줄거리
1944년, 스페인. 내전은 끝났지만 무장한 반군들은 깊은 산속에 숨어 파시스트 정권에 저항을 계속하고 있었다.
"아주 멀고 먼 옛날, 어느 거짓과 고통도 없는 지하 왕국이 있었고 그곳에는 인간 세상을 동경하는 공주가 살고 있었다. 공주는 푸른 하늘과 산들바람, 그리고 따스한 햇살을 꿈꿨다. 어느 날, 공주는 시중들을 따돌리고 지상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지상으로 나오자 강렬한 햇빛에 두 눈이 멀고 모든 기억을 잃어버려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하지도 못한 채 추위와 질병 속에서 죽게 되었다. 그러나 공주의 아버지인 국왕은 공주의 영혼이 돌아오리라 믿고 있었다. 다른 몸을 빌어서라도, 어떤 경우라도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국왕은 죽는 날까지 공주를 기다릴 것이다. 세상이 끝날지라도..."
"아주 멀고 먼 옛날, 어느 거짓과 고통도 없는 지하 왕국이 있었고 그곳에는 인간 세상을 동경하는 공주가 살고 있었다. 공주는 푸른 하늘과 산들바람, 그리고 따스한 햇살을 꿈꿨다. 어느 날, 공주는 시중들을 따돌리고 지상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지상으로 나오자 강렬한 햇빛에 두 눈이 멀고 모든 기억을 잃어버려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하지도 못한 채 추위와 질병 속에서 죽게 되었다. 그러나 공주의 아버지인 국왕은 공주의 영혼이 돌아오리라 믿고 있었다. 다른 몸을 빌어서라도, 어떤 경우라도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국왕은 죽는 날까지 공주를 기다릴 것이다. 세상이 끝날지라도..."
배경은 1944년의 스페인. 당시의 스페인은 프란시스코 프랑코를 위시한 군사독재[6] 세력이 공화정부에 대한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잡은 상황으로, 반(反) 군사독재 성향의 공화파 잔당들이 산간 지방에서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었다.[7]
동화책 읽기를 좋아하는 감수성 풍부한 소녀인 주인공 오필리아는 임신한 어머니 카르멘과 함께 새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산간오지로 가고 있었다. 자동차를 타고 가던 중, 오필리아의 어머니는 몸이 안 좋은 듯 잠시 차를 멈춰달라고 하면서 입덧을 한다. 오필리아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다 눈 모양이 새겨진 돌을 줍고, 주변에서 본 돌기둥에 눈 모양과 맞는 조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돌을 끼워넣는다. 그러자 대벌레를 닮은 큼지막한 곤충이 입 자리의 구멍에서 기어나온다. 오필리아는 이 곤충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곧 차가 출발하자 다시 길을 떠나는데, 그 곤충은 자동차 행렬을 쫓아간다.
군사독재 정권에 충성하며 공화파 반군을 잔인하게 진압하는 스페인 경찰[8] 장교로 악명 높은 비달은 회중시계로[9] 시간을 체크하며 카르멘과 오필리아가 제때 오길 기다린다. 비달은 피도 눈물도 없는 성격으로, 수염 한 톨 없음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면도를 하는 등[10]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모습을 보인다. 면도할 때 축음기로 틀어놓는 음악의 가사도 '나는 불쌍한 죄수요'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데, 이는 후술할 의사 페레이라의 유언과 더불어 비달의 권위주의적 인간성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11]
카르멘은 임신중독증을 앓고 있는 몸으로 무리하게 장거리 여행을 한 터라 건강이 더 악화된 상태였다. 장거리 여행이 이미 허약한 상태였던 카르멘에게 무리임을 뻔히 알면서도 "아들은 아버지 곁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논리로 카르멘은 물론 그 딸인 오필리아까지 무리하게 산속에 있는 자신의 목조 저택으로 이사를 오도록 했던 것이다.
가부장적 마초이즘에 젖어있는 비달은 카르멘의 상태를 뻔히 알면서도 카르멘보다는 임신하고 있는 자신의 아들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비달은 태아의 성별에 극히 집착한 나머지 카르멘이 가진 자신의 아이가 아들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의사가 "어떻게 아들인 걸 아시는지…?"라고 물었을 때 가소롭다는 듯 웃고 지나가는 모습까지 보인다.[12] 이뿐만 아니라 얼마 후에 카르멘의 건강이 악화되자 "산모와 아들 둘 중 하나만 구해야 한다면 아들을 구하라"고 의사에게 지시할 정도였다. 아마 대를 이어 군인이 되어줄 아들을 낳고자 하는 열망이 그만큼 컸던 듯. 그는 의붓딸인 오필리아에게도 차갑기는 마찬가지라 도착한 오필리아가 인사를 건네도 대놓고 무시했을 정도였다. 오른손에 책을 들고 있던 오필리아가 왼손으로 악수를 청하자 손을 꽉 쥐며 "악수는 오른손으로 하는 거란다."라고 위협적으로 말한다.
뿐만 아니라, 비달은 아무 죄 없는 농민들이 단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심하게 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파시스트였다. 밤에 병 때문에 허약해진 딸에게 고기를 먹이고자 토끼 사냥을 나온 노인과 그의 아들을 붙잡았는데, 단순히 한밤중에 총성이 들렸고 처음에 나온 '신도 국가도 없다'(무정부주의자들의 선전 문구)라는 글귀가 적인 포장지를 보고서 노인과 아들을 그 자리에서 반군으로 몰아붙이고, 몸 수색 중 나온 와인병으로 노인의 면전에서 아들을 콧대가 부러질 정도로 두들겨 패 버린다. 노인이 살인마라는 말과 함께 울부짖자, 권총을 뽑아 노인의 가슴에 쏴 죽여버린 뒤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아들도 마무리한다. 상당히 잔인한 장면. 그리고 막상 죽인 후에야 확인한 가방에서 진짜 토끼가 나오자 보고하기 전에 제대로 수색하라는 말만 하고 가버린다. 물론 단순히 의심으로 죽인 건 아니고 자기 비위를 상하게 했기 때문에 죽인 것이다.
낯선 환경과 무서운 새아버지에게 위축된 오필리아의 마음은 당연히 쉽게 열리지 않았다. 카르멘은 오필리아에게 "네가 그분(비달)을 아버지라 부르면 좋겠다"는 소망을 비쳤지만 오필리아는 냉정한 비달을 두려워하며 자신의 죽은 친아버지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13] 그런 오필리아를 비달의 하녀들 중 가장 젊은 메르세데스가 이모처럼 다정히 돌봐준다.
비달의 저택에 도착한 날 밤, 침대에 누워있던 오필리아는 저택에 도착하기 전 숲속에서 본 곤충과 다시 만나게 된다. 오필리아가 책 속에 나오는 날개 달린 소인 같은 요정의 모습을 보여주자 곤충이 요정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오필리아는 요정에게 이끌려 저택 부근의 큰 숲속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발견한 지하 세계로 가는 미로의 유적에서, 그녀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의 정령인 판을 만난다.[14]
판은 그녀를 공주님이라고 부르며 경의를 표하고, 그녀는 지하 세계의 모안나 공주가 환생한 존재이며 아버지인 지하 세계의 왕이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오필리아가 다시 지하 세계로 돌아오려면 다음 보름달이 뜨는 밤까지 3가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며, 그녀에게 임무를 지시하는 책을 건네준다. 다음 날 카르멘과 하녀들은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드레스를 입고 공주처럼 예쁘게 분장한 오필리아의 모습에 감탄하지만 오필리아는 전날 밤의 일에 대해서만 생각할 뿐이다. 오필리아는 자신의 어깨에 공주의 증표인 달 문양이 새겨져 있음을 확인하고 들뜬 마음으로 몰래 책을 펴 자신의 첫 번째 과제를 지시받는다.
첫 번째 임무는 나무의 뿌리에 살며 무화과나무[15]를 말라 죽게 만들고 있는 괴물 두꺼비[16]에게 마법의 돌을 먹여 그를 처치하고 그 뱃속에 있는 열쇠를 가지고 오는 것이었다. 두꺼비는 나무 안에 살면서 큼지막한 공벌레를 먹는 걸 좋아했는데, 이 공벌레들이 몸을 만 모습이 마법의 돌과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낸 오필리아는 기지를 발휘해 손 위에 마법의 돌과 공벌레들을 올려 두꺼비한테 먹이고 돌을 삼킨 두꺼비는 내장을 전부 토해내 죽고 만다. 오필리아는 열쇠를 챙기는 데 성공했지만 카르멘이 특별히 선물해준 만찬을 위한 예쁜 드레스를 진흙으로 심하게 더럽히게 된 데다[17] 임무를 수행하느라 만찬에 불참하고 만다. 화가 난 카르멘은 그 벌로 오필리아를 굶기지만 오필리아는 들떠서 배고픈 줄도 모른다.
그 후 오필리아는 다가온 요정에게 열쇠를 찾았다며 판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달라고 한다. 오필리아는 판의 미로로 가서 그 안의 마지막 문이라고 불리는 석상을 보게 된다. 오필리아가 석상을 유심히 살펴볼 때 뒤에서 고기를 먹던 판이 나타나 석상에 대해서 설명한다. 판은 석상을 가리키며 "뒤에 서있는 게 저고 그 앞에 서 있는 소녀가 공주님입니다."라며 석상에 새겨진 형상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다 오필리아가 "소녀가 들고 있는 아기는 누구죠?"라고 물어보자, 판은 못 알아들은 척 무시하고 남은 임무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다.
다음 날 아침, 오필리아가 두 번째 임무를 보기 위해 책을 펼치고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알려달라고 묻자 책이 자궁 모양으로 피로 물들더니, 카르멘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어 하혈까지 한다. 카르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오필리아 앞에 판이 나타나 두 번째 임무의 수행을 재촉한다. 오필리아가 어머니가 아프다며 할 수 없다고 하자 판은 만드레이크[18]의 뿌리를 주며 이것을 우유에 담가 카르멘의 침대 아래에 놓고 매일 신선한 피 두 방울을 주라고 한다. 또한 두 번째 임무 수행에 도움을 줄 요정 3마리와 모래시계를 주면서, 그 장소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절대 손대선 안 된다며 경고를 한다. 그곳에 잠들어 있는 포악한 놈은 인간이 아니며 자칫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오필리아는 남몰래 판의 지시를 따랐고 덕분에 카르멘의 증상이 주치의도 놀랄 정도로 호전된다. 오필리아는 다시 책을 보며 두 번째 임무를 보는데, 바로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19]이 있는 방에 가서 칼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오필리아가 판이 준 분필로 문을 그려서 들어간 방 안에는 괴물이 진수성찬이 차려진 식탁을 앞에 두고 잠든 채로 있었다. 방의 벽에는 괴물이 아이들을 잡아먹는 장면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괴물이 아이들의 배에 칼을 꽂아 관통시키거나 두 손으로 잡고 산 채로 하나씩 잡아먹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 속의 아이들은 자비를 구걸하고 있는데, 이는 괴물이 아이를 살려보낼 생각이 전혀 없을 정도의 잔인한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 옆에는 잡아먹힌 아이들의 신발과 옷이 무더기로 쌓여있었다.
오필리아는 열쇠로 돌벽을 열어 칼을 챙겼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는 듯했지만, 굶어서 배가 몹시 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그 방의 식탁 위에 있는 진수성찬에 결코 손을 대선 안 된다는 판의 지시를 무시하고 포도알에 손을 대려 한다.[20] 요정들이 황급히 앞을 가로막고 손사래를 치지만 오필리아는 인상을 찡그리며 날파리 쫓듯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하고는 두 개를 집어먹고 요정들은 절망한다.[21] 그러자 괴물이 깨어났고 오필리아와 함께 온 요정 셋 중 둘은 괴물이 다가오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려고 정신 없게 괴물의 주위를 날다가 그만 뜯어먹히고 만다.[22]
어린 아이 울음 소리를 내며[23] 자신을 쫓아오는 괴물을 보고 기겁한 오필리아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요정과 함께 가까스로 도망쳐 나온다. 그러나 오필리아가 포도를 먹느라 시간을 끄는 바람에 모래시계의 모래는 이미 아래로 다 떨어져버려서 문이 닫혀버린 상태. 하는 수 없이 새로 문을 그리다가 분필이 부러졌으며, 다시 그린 문은 천장에 달려 있어 의자 등받이를 딛고 올라가야 했다. 괴물이 천장에 매달린 오필리아의 발을 잡으려다 간발의 차로 놓쳤는데, 눈이 손바닥에 있어 쫓아오다가 몇 번 멈춰 팔을 뻗어 앞을 보느라고 지체했기에 가까스로 탈출이 가능했던 것이다.[24]
요정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판은 규칙을 어긴 것에 대해 오필리아에게 화를 내더니 "당신은 절대로 지하 왕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고 이 세계의 인간들처럼 늙어서 죽게 될 것입니다!"라며 그녀의 눈 앞에서 사라진다. 한편 메르세데스는 숲속에서 게릴라군의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동생 페드로와 긴밀히 내통하여 비달의 계획을 방해한다. 사실 메르세데스뿐만 아니라 카르멘의 주치의도 게릴라군의 일원으로서 첩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주치의는 메르세데스와 함께 몰래 숲으로 가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빼돌린 항생제와 다른 보급품을 전달해준다.[25] 그리고 다음 날 게릴라군은 비달의 처소와 진지를 습격한다. 이때 창고도 털어갔는데 자물쇠가 부서지지 않고 깔끔하게 열린 모양이었기 때문에 비달은 창고 열쇠를 갖고 있는 메르세데스가 첩자임을 알게 된다.
비달 역시 이에 대한 반격으로 숲 근처의 게릴라군을 잔인하게 죽이고 게릴라군의 일원을 사로잡아 혹독하게 고문한 끝에 첩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26] 비달은 고문으로 폐인이 된 게릴라군을 치료한 뒤 다시 심문할 생각으로 주치의를 불러들인다. 이때 주치의의 가방에 들어있는 항생제 앰플이 게릴라들이 갖고 있던 것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고 주치의가 반군을 돕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달은 방에서 앰플을 비교하여 확인을 마친 뒤, 곧장 카르멘의 상태를 확인하러 간다. 그때 오필리아가 카르멘의 침대 아래에 놓은 만드레이크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는데 만드레이크를 그만 비달에게 들키고 만다.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보고 경악한 비달이 그것을 빼앗아 내팽개치려 하자 오필리아는 "판이 그러라고 했다"며 울먹인다. 그런 오필리아에게 비달은 "동화만 보더니 완전히 미쳤다!"고 화를 낸다. 결국 카르멘이 일어나 자기가 딸을 혼내겠다며 비달을 내보낸다.
비달은 카르멘의 상태가 비교적 안정된 상태임을 확인한 후에 게릴라를 고문하던 창고로 돌아간다. 주치의는 게릴라 포로의 요청을 받아들여 약물로 그를 안락사시킨 뒤였다. 비달은 분노하면서도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는 듯이 저쪽에 붙는 것보다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어째서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하느냐며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묻는다. 그러자 주치의는 "아무런 의문 없이 오로지 복종만을 위한 복종을 하는 것은 당신 같은 족속이나 가능한 일이오, 대위"라고 당당히 말하고는 고문실을 박차고 나간다.[27] 적반하장도 유분수인 비달은 자신에게 등을 돌려 떠나는 주치의의 등에 권총을 뽑아 쏘아버리고, 가슴에 총을 맞은 의사는 고통스러운 듯 몇 걸음 걸어가다 사망한다. 해당 장면
모녀만 남겨지자 카르멘은 오필리아에게 "현실은 차가우며 동화 같은 건 없다"면서 오필리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드레이크의 뿌리를 끝내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 그러자 여지껏 잠잠하던 만드레이크 뿌리가 불에 타며 고통스런 비명을 질러댄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카르멘의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되어 진통이 시작된다.
하녀들이 소식을 비달에게 알리자 비달은 급한 대로 군의관을 불러들이고, 그녀는 군의관의 집도 하에 비달의 아들을 출산한 직후 사망한다.[28] 아내가 죽고 의붓딸이 슬퍼하는데도 비달은 자신의 아들에게만 신경을 쓰는 냉담함을 보인다.
카르멘의 장례식이 끝나자 메르세데스는 비달이 자신의 정체를 눈치 챈 것을 알고 오필리아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온다. 오필리아는 "혼자 남겨지기 싫다, 데려가달라"고 호소하고 오필리아를 동정한 메르세데스는 오필리아까지 데리고 야반도주를 하려다 붙잡히고 만다. 비달은 오필리아를 방에 가두면서 "누가 애를 구하러 오면 애부터 죽여라"라고 명령하고 메르세데스는 고문으로 취조하려고 결박해둔다.
하지만 그가 방심한 사이 메르세데스는 언제나 앞치마의 상단부를 말아접어 지니고 있던 식칼[29]로 결박을 풀고 그를 찔러 제압하고는 "오필리아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비달의 입에 칼을 넣어 왼쪽 뺨까지 찢는 큰 상처를 남기고 도주한다. 숲속으로 도망간 메르세데스는 비달의 명을 받은 그 부하들에 의해 곧 포위되지만 때마침 페드로가 이끌고 온 게릴라군이 비달의 부하들을 사살하고 그녀를 구출한다.
비달은 입가에서 뺨까지 난 찢어진 상처를 손수 실로 꿰매고 거즈를 붙인 뒤 진정제로 쓰기 위해 상비한 브랜디를 마신다. 그러나 꿰맨 뺨의 실밥 사이로 브랜디가 다 새어 나와 거즈가 젖고 알코올 성분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30]
그 날 밤 방에 홀로 갇혀 슬픔과 외로움에 빠진 오필리아 앞에 판이 다시 나타나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 갓 태어난 남동생을 미로까지 데려오라고 한다. 첫 번째 임무를 완수했을 때 오필리아가 석상에 그려진 아기에 대해 질문했는데, 그 아기가 바로 남동생이었던 것이다. 오필리아는 몰래 비달의 방에 들어가 비달의 술잔에 주치의가 카르멘에게 줬었던 약을 다량으로 넣고 아기를 안은 채 조용히 나가려 했으나 공교롭게도 게릴라군이 들이치며 낸 폭격 소리 때문에 비달에게 들켜버리자 곧바로 도망친다.
페드로가 이끄는 게릴라군이 계속 들이닥쳐 수류탄이 터지고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지며 수적 열세에 밀린 부하들이 죽어가는 상황인데다 진정제 때문에 비틀거리면서도 비달은 자기 아들을 안고 도주하는 오필리아만을 쫓아간다.[31] 그 직후에 허겁지겁 저택으로 진입한 메르세데스와 게릴라군은 제일 먼저 오필리아부터 찾지만 그녀의 방엔 분필로 그려진 문만이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판의 도움으로 오필리아는 추격전 끝에 가까스로 비달을 따돌리고, 숲 속의 미로에서 기다리고 있던 판은 오필리아가 두 번째 임무에서 가져온 칼을 들고 지하 세계의 문을 열려면 죄 없는 사람의 순결한 피가 필요하니 아기의 피를 뿌려야 한다며 오필리아에게 남동생을 달라고 재촉한다.[32] 판은 피 한 방울이면 충분하다며 설득하지만 남동생을 해칠까봐 걱정된 오필리아가 끝까지 거부하자 "정 그렇다면 공주님 뜻대로 하십시오."란 말을 남기며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33]
오필리아에게 다가온 비달은 그녀의 품에서 자신의 아들을 빼앗자마자 그녀를 무자비하게 총으로 쏴 버린다.[34] 그리고 유적 한가운데 쓰러져 피를 흘리는 오필리아를 방치한 채 아들을 품에 안고 숲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숲을 나오자마자 메르세데스가 이끌고 온 게릴라군과 마주치게 된다.
살기등등한 그들이 이미 자신의 부하들을 모두 전멸시켰으며 자신 역시 죽게 될 것임을 알게 되자 비달은 메르세데스에게 아기를 건네주며 "내 아들이다. 내가 죽거든 그 아이에게 내 이름과 내가 죽은 시간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며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시계를 꺼낸다.[35] 하지만 메르세데스는 "아니, 이 아이는 너의 이름도 모를 것이다."라고 냉정히 되받아친다. 그 직후 페드로가 비달의 얼굴에 총을 쏴 비달을 사살한다. 총알이 비달의 오른쪽 뺨을 통과하자 비달의 눈이 붉어지는데 이 역시 비달이 뺨의 상처를 손수 꿰매는 씬과 더불어 끔찍하면서도 리얼한 씬으로 꼽힌다.
직후 메르세데스는 아기를 품에 안은 채 페드로와 함께 미로로 들어가 오필리아를 찾는다. 그러나 너무 늦은 탓인지 오필리아는 죽어가는 상태였고, 메르세데스는 눈물을 흘리며 오필리아에게 허밍으로 자장가이자 영화의 첫 신에서 흐르던 그 슬픈 노래를 불러준다. 이때 오필리아의 피가 미로의 안으로 떨어지는 연출이 나온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맨 시작에 나왔는데, 오필리아의 죽음은 결국 처음부터 예정된 것이었다.
화면이 바뀌며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오필리아를 누군가가 부른다. 오필리아가 눈을 뜨자 눈 앞에는 휘황찬란한 왕궁의 모습이 있었고, 자신 역시 상처도 없이 멀쩡하고 옷과 구두도 바뀌어 있었다. 오필리아의 순결한 피가 미로의 지하에 떨어지자 정말로 지하 세계의 문이 열린 것. 그곳에선 공주의 아버지인 지하 왕국의 왕과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왕비, 그리고 판을 비롯한 백성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왕은 남의 피를 희생하는 대신 자신의 피를 흘리는 것이 마지막 가장 어려운 시험이었다며 그녀를 칭찬하고 판과 다른 백성들도 모두가 오필리아를 크게 반겨준다.
그렇게 공주는 지하 왕국으로 돌아갔고, 정의와 온화함으로 평화롭게 왕국을 다스리니 온 백성이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지상에 남긴 작은 흔적들은 어느 곳을 보아야 하는지 아는 자에게만 보인다고 한다.
다시 화면이 바뀌어 미로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던 오필리아는 결국 죽게 되고, 메르세데스는 안타까움과 비통함으로 오열한다. 그리고 내레이션과 함께 잔뜩 시든 무화과 나무의 가지에 꽃 하나가 피는 장면[36]이 비춰지면서 영화가 끝난다.6. 해석
이 작품을 보고 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과연 오필리아가 본 그 모든 것이 혼자만의 환상이었는지, 아니면 실제 일어난 일이었는지, 혹은 판타지가 전부 실제였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가 실제였는지에 대한 문제다. 작중 초현실적인 장면들은 이야기책을 좋아했던 오필리아가 상상했던 장면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일단 크게 생각할 것 없이 영화 내용 자체로만 보자면 마지막 내레이션에서 진짜 있었던 일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해주었으니 엔딩은 오필리아가 자기 희생으로 시험을 통과해 지하왕국에 돌아가게 되어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래 내용들 외에도 수많은 떡밥과 상징적인 모양, 숨겨진 의미들이 있기에 완벽하게 정해진 답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영화에서 현실과 환상을 교차시키면서도 중간중간 겹치게 만듦으로써 관객들 스스로가 원하는 답을 선택하도록 유도했으므로 어느 쪽을 믿을지는 관람객의 몫이다. '진실은 어느 곳을 보아야 하는지 아는 자에게만 보인다'고 영화를 매듭짓는 내레이션을 보면 감독이 열린 결말을 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감독인 델 토로 자신이 영화에 삽입한 '진짜였다'는 근거는 마지막 엔딩의 꽃, 비달의 방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 분필로 그린 문과 미로에서 비달을 따돌린 장면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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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의 심리
오필리아는 영화 시점 이전에 이미 봉제공인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가 내전 때문에 죽었을 가능성이 높지만[37]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어린아이에게 심대한 충격이 되었을 것은 자명하다. 친아버지가 봉제공이었다는 사실에서 이전까지 오필리아는 그다지 유복하게 생활하지는 못했을 테고 전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왔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오필리아의 바람과는 반대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어머니는 재혼을 결정했고 그 상대인 비달 대위는 오필리아의 마음에 굉장히 안 드는 사람으로, 초면에 어린아이의 악수를 받아주기는커녕 "악수는 오른손으로 하는 거란다" 따위의 냉랭한 말만 날리고 그 후로도 따뜻한 면모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38] 게다가 비달이 아니더라도 산장에는 모르는 사람들뿐이라 오필리아가 심리적으로 기댈 만한 인물은 어머니 카르멘, 메르세데스[39] 정도밖에 없는 상황인데, 카르멘조차도 딸과 남편의 사이를 중재하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오필리아에게 그다지 협조적인 태도가 아니니 이 정도면 어른이라도 큰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환경이다. 특히 어머니 카르멘 사망 후의 오필리아는 전쟁이란 끔찍한 현실 앞에서 의존할 곳 없는 정신이 무너지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열 살 남짓인 나이를 생각해보면 오필리아는 아직 정치적 사리분별을 할 만큼 성숙하지는 않았지만 비달 측 인물들에게서 이미 일종의 비인간성을 감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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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달 대위의 강박관념
비달의 배경이 명확하진 않지만 대사를 보면 아버지가 참전용사[40] 그것도 계급이 꽤 높았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고 군인 가문이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산장의 다른 인물들이 하는 이야기로 미루어보면 아버지는 전쟁영웅이었고, 거기에 대한 강박관념인지 아버지와 비슷한 길을 가게 된 비달은 이후 손님들이 "아버지가 죽어가는 와중에 아들에게 자신의 죽은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 시계를 부숴버렸다"는 식의 일화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회중시계에서 드러나는데, 누군가가 회중시계와 아버지의 유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비달은 그런 일은 없었다고 일언지하에 부정해버리면서도 막상 본인이 죽을 때나 시계를 손질하는 모습을 보면 꽤 시계를 아낀다. 거기에 이 회중시계는 내려친듯이 유리에 금이 가있는 걸 보아 정황상 아버지의 무용담에 나오는 유품인 듯하다.[41] 아버지에 대한 애증 내지는 아버지를 넘어서려는 욕구가 강했음을 알 수 있고 그런 집착은 유품인 회중시계로 이어지고 시계에 대한 집착은 시간/시각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비달 대위의 또 다른 강박증은 아들에 대한 집착인데, 줄거리에 설명되어있듯이 1.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아들이라 지레짐작하고,[42] 2. 아들은 반드시 아버지가 있는 곳에서 태어나야 하며, 3. 아들은 아버지가 죽은 시각을 알고 기억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본인의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가 대를 이어 내려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혈육인 아들을 중시하는 것이 도를 넘어 혈연이 아닌 오필리아는 당연히 냉대, 카르멘은 사랑하는 아내가 아니라 그저 아들 낳는 도구 취급이다. 아내와 의붓딸뿐만 아니라 산장 전체에서도 비달 대위와 권위에 의지한 군림이나 아첨/아부가 아닌 인간적인 관계로 맺어진 인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가업과 성씨를 이어 나가는 데 해당이 안 되는 아내, 수양딸 같은 여성에게는(카르멘의 전 남편이 공화파였다는 가정 하에) 정복의 대상물 겸 자식 생산 수단이란 점 외에는 아예 관심도 없고, 그나마 그 아들이란 존재도 잔술한 가업과 대를 잇는다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조건하에서만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며, 이런 뚜렷한 목적 외의 따뜻한 가정 생활, 가족에 대한 애정이란 불필요한 '나약함'으로 치부하고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를 집안에 까지 끌고 들어와서 가정에서도 병영에서도 폭군으로 군림하는, 마치 파시스트 가부장적 권위주의 인간상을 캐릭터 하나로 몰아 넣은듯한 인물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러한 비달 대위의 묘사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본인이 어린 시절에 반군국주의 성향의 스페인 공화파 망명객들을 통해 듣고, 훗날 직접 공부하여 알게 되며 간접 체험한 치열한 현실 고발적 역사 의식에 기반해 있다.
극중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은 오필리아의 경험을 관객들이 진실로 받아들일지, 환상으로 해석할지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는데, 환상적인 사건들(판, 요정, 두꺼비, 식인괴물 등이 등장하는 장면)은 공교롭게도 언제나 오필리아가 혼자 있을 때만 나온다. 그리고 현실의 상황이 오필리아에게 안 좋게 돌아갈수록 환상 역시 기묘하게도 오필리아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또는 그 반대로도) 볼 수 있다. 현실 vs 망상에 관련된 떡밥들을 간추리자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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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세계로 통하는 문에 그려져 있는 오필리아와 아기
초반에 판이 문을 보면서 자신과 오필리아가 그려져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다가 아기는 누구냐는 오필리아의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하는데, 이후에 태어난 남동생을 데려와야 했고 둘(오필리아, 남동생) 중 하나를 선택해서 희생시켜야 하는 것이 과제였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단순 망상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명백히 후반부에 이어지는 떡밥이 된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정도 시나리오가 짜여진 오필리아의 망상이었다면 별 다른 연관성 없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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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에서 나온 벌레를 보고 요정이라 하는 장면
분명 누가 봐도 벌레인 대상을 두고서 어머니에게 요정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은 순수한 동심에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지만 오필리아가 이미 정상이 아님에 대한 암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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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필로 통해 이동하는 장면
열쇠를 찾기 위해 괴물이 있는 곳으로 가는 장면이야 그냥 환상이었을 수 있다고 쳐도 도망치다 붙잡혀 엄중한 감시하에 놓였음에도 방을 탈출해 양아버지의 방으로 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진실로 해석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그 분필은 비달이 직접 보았고 그 후 오필리아의 방에서 분필로 그린 문이 발견되었다. 어떻게 그 방으로 침입했는지 과정은 전혀 나오지 않지만 대위가 특별히 감시하라고 지시까지 한 방에서 어린아이 혼자서 빠져나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생각해보자.[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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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잡아먹는 괴물
기괴하게 움직이며 걸어다니는 괴물인 페일 맨은 부상을 입은 비달 대위가 걷는 모습과 유사하다. 손바닥에 눈이 달린 괴물 장면에서 식탁 근처에 쌓여 있는 잡아먹은 희생자 아이들의 신발은 모양과 색이 가지가지가 아니라 모두 똑같이 생겼는데, 그 구도와 형태가 아우슈비츠에 전시된 희생자들의 신발 더미와 일치한다. 즉, 페일 맨은 나치들의 탐욕이 뭉쳐져 만들어진 파시즘 그 자체로, 총력전과 이데올로기적 대립으로 인해 사회가 찢어지면서 일반적으론 웬만큼 격렬한 전쟁이라 해도 어느 정도는 보호 받기 마련인 어린이마저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스페인 내전, 이를 넘어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현실이라 볼 수 있다.
오필리아가 바라보는 환상 속 세계 전반은 스페인 공화국이 존재했을 때의, 혹은 계속 이어졌다면 볼 수 있는 일견 이상적인 세계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은 스페인 공화국 하에도 여러 사회문제가 존재했거나 아니면 각종 적색테러 등을 시사함으로써 그 환상 세계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의미를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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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중에 벽이 갈라져 비달을 따돌리는 장면
환상이 아니라 진실이라고 해석하는 관객들이 두 번째로 확실한 근거로서 내놓는 장면인데, 정말 이 모든 게 환상이라면 아기를 안은 어린 아이가 일직선의 미로 길에서 성인인 양아버지를 이런 방식으로 따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비달은 메르세데스에게 칼로 입은 자상이 있었고, 오필리아가 약물을 넣은 술을 마시고[44] 몽롱해하는 등 여자애 하나도 제대로 추격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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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레이크의 뿌리
이 또한 상당한 떡밥. 오필리아 엄마의 침대 밑에 둔 이 기괴한 식물에 대한 비달과 엄마의 반응으로 보아 이 식물은 실존하는 것은 분명하고, 이 식물을 침대 아래에 놓자 실제로 오필리아의 엄마의 상태가 잠시나마 회복되었다. 반면 실제로는 만드레이크가 아니라 그저 오필리아가 숲에서 주워온 사람처럼 생긴 나무뿌리였고 오필리아의 눈에만 마법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비쳤을 수도 있다고 반박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피 섞인 우유에 담겨있는 나무 뿌리처럼 생긴 것이 의미 불명하게 침대 밑에 놓여진 것을 보고 기괴하다 생각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테니까. 침대 밑에서, 그것도 난로 근처에 놓여졌기 때문에 상해 버렸을 우유를 꺼내어서 냄새를 맡아 본 비달은 헛구역질까지 했다. 하지만 뿌리가 난로에 던져져서 불태워지자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고 곧이어 엄마는 배를 움켜지며 쓰러지는데 단순 오필리아의 망상으로 치부하기에는 순서와 타이밍이 너무나도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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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세계의 왕과 왕비
지하세계의 왕비는 다름 아닌 오필리아가 가장 사랑했고 그리워하는 그녀의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이다.[45] 만약 모든 것이 환상이라면 왕의 모습은 현실세계 오필리아의 원래 아버지인 봉제공일지도 모른다. 오필리아가 왕을 보자마자 태연하게 아버지라고 불렀기 때문. 그러나 이것은 오필리아 스스로가 자신이 국왕의 친딸이자 달이 낳은 모안나 공주의 환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도 높다. 새아버지인 비달과 달리 이야기 속의 지하왕국 국왕은 또 하나의 친아버지로 받아들이고 있었기에 거부감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오필리아 역시 판이 처음에 국왕이 당신의 아버지라고 하자 자기 아버지는 봉제공이라며 강하게 부정하지만 오필리아가 인간이 아니며 왼쪽 어깨의 점이 그 증거라고 하고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자 자신이 공주라고 굳게 믿는 모습을 보인다.[46]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또 다른 친아버지가 국왕이라는 오필리아의 믿음이 자신이 알고 있던 유일한 부모님의 모습을 국왕 부부에게 투영하도록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으니 만약 왕비뿐 아니라 국왕까지 두 사람 모두가 오필리아의 부모님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면 이에 대한 심리적인 정당성을 부여한다. 다시 말해 엔딩에서의 지하세계로의 귀환 장면은 오필리아가 죽기 직전 자신의 간절한 염원이 빚어낸 환상일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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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진실이라는 근거로 여겨지는 요소로 오필리아가 새 집에 도착한 첫 날 밤 미궁에서 판에게 받은 책은 산장에 있던 물건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전에 오필리아가 들고 온 물건은 절대로 아니다. 그리고 오필리아 말고 다른 사람들이 본 바 없는 다른 의혹의 물건들(분필 제외)과 달리 책의 존재는 메르세데스나 다른 사람들도 분명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다른 사람이 확인한 적이 없으므로 유적에서 빈 책을 주웠거나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책 중 하나에 오필리아의 상상을 더해 환상을 봤다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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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오필리아가 살고 있는 시대는 현재 스페인 내전이 끝난 지 얼마 안 됐고 바깥 세상에서는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사회적으로는 그냥 내전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봐도 될만큼 각박하고 피비린내 나던 시절이다.[47] 그로 인해 이 모든 것이 "전쟁이 끝났는데도 계속 사람들을 죽이는 미치광이 프랑코 정권하의 스페인과, 그러한 프랑코 정권에 순종하는 냉혈한이자 인간쓰레기인 양아버지"라는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어린 오필리아의 자기방어적 현실도피가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쟁 때문에 미쳐버리거나 정신이 나가버리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걸 보면 설득력 있는 의견. 이게 사실이라면 판에게 항변하던 오필리아가 비달의 눈에는 혼자 허공을 보고 떠들어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많은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의 주인공들 중 아동 학대나 전쟁, 왕따 등 정신적으로 피폐하거나 비극적인 환경에서 자라오다 마법이나 판타지의 세계를 맞닥뜨리는 사람이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 전쟁이란 상황 하나만으로 오필리아가 미쳤을 거라 단언할 순 없다. 또한 비달은 요정 같은 건 없다고 생각했기에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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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영화에서 오필리아가 죽는 과정을 보면 오필리아가 총에 맞고 쓰러짐 → 지하왕국으로 감 → 현실세계에서 미소를 띠고 죽음. → 지하왕국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내레이션. 여기까지의 스토리를 보면 이 모든 것이 오필리아의 상상이라는 해석과, 혹은 모두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로서 판타지가 진실이라는 해석이 있다.
일단 영화의 끝에 가서 밝혀진 최종 시험은 오필리아의 자기희생이었으며 그로 인해 지하세계의 공주로 복귀할 수 있었다고 나오는데, 영화에서 나왔던 여러 장면들을 위에 해석하여 나열해놓은 것처럼, 이 이야기는 진실/환상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영화든 간에 결말을 판단하기 위해선 감독의 의도, 즉 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와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한다. 판의 미로라는 영화는 어린 아이의 망상과 상상으로 끝날 뿐인 괴로운 현실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잿더미 위에서도 분명한 희망/진실은 존재한다고 알리고 싶었던 것인지, 관객 스스로의 해석에 달려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스페인 근현대사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엄마 카르멘은 비달로 대표되는 국민진영에 정복당한 동화 같은 환상은 이제는 믿지 않는 스페인 그 자체, 혹은 제2공화국 시기를 보낸 무기력한 기성세대, 진짜 아빠[49]는 공화진영, 의사는 계급적으로는 국민진영에서 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념적으로는 민주주의에 대한 이상을 간직하고 그걸 호소할 수 있는 중산층, 전문직, 지식인. 오필리아는 아직 살아는 있으나 50년대를 지나 결국에는 소멸당할 운명의 제2공화국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는 이들과 그 복고에 대한 희망, 오필리아가 보는 동화 속 세계에서 판이 주는 첫 번째 시험은 제2공화국의 다 잘 될 것만 같았던 정부 수립 초기,[50] 두 번째 시험은 환상적이긴 하되 사실 알고보면 절대 이상적이지는 않았던 제2공화국의 실상[51], 세 번째 시험은, 빡센 고난에도 불구하고 미래로 전해지는 제2공화국 자체의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비달과 카르멘의 아들이 중요한데, 비록 프랑코 정권의 후예라는 딱지는 달고 있지만 어찌되었건 왕정복고와 민주주의를 이루어낸 미래세대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52] 순수한 피를 바치고 오필리아가 희생된 것은 어찌되었건 순수한 피를 대가로 큰 틀에서 제2공화국의 이상만은 실현된(혹은 왕국의 공주로 복귀하는) 미래를 의미할 수도 있고, 사실은 오필리아의 몽상으로 아이는 살렸으되 자기는 죽은 개죽음으로 볼 수도 있다.[53]
7.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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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코어 98 / 100 | 점수 8.7 / 10 | 상세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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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도 95% | 관객 점수 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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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84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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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8.0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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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3.6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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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97% |
끔찍하면서 눈부시고 끝내 가슴이 미어지는
- 박평식(★★★☆)
- 박평식(★★★☆)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많은 평론가들이 그의 최고작으로 꼽는 걸작이다. 2006년 칸 영화제에서 첫 상영되었을 때[55] 22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56]. 토론토 국제영화제 초연 시에도 기립박수를 받았다. 최고의 판타지 영화로 불리는 반지의 제왕을 제치고 장르 내에서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져가는 경우도 상당하다.
미국 극장 개봉 시 자막 영화임을 숨기고 개봉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인들은 웬만해서는 자막 달린 외국어 영화를 잘 안 본다. 미국인들에게 외국 영화를 보게 만들려면 최소한 영어로 더빙을 하거나 아예 영어판으로 리메이크를 해서 개봉해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스페인어 음성에 영어 자막을 달아 개봉했으며, 예고편(트레일러)에는 영어 음성을 넣어 마치 영어 영화인 것처럼 속였다. 관객이 일단 객석에 앉은 후에는 음성이 스페인어건 뭐건 간에 영화 끝날 때까지 붙들어놓을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이 작품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어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로튼 토마토 95%, 메타크리틱 98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임지를 비롯한 주요 매체가 2006년 최고의 영화 내지는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았으며 로저 이버트는 "역대 최고의 판타지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4/4의 별점을 주었고 자신의 가장 위대한 영화 리스트에도 등재했다. 2010년 엠파이어지는 "동화, 파시즘에 대한 비판, 호러, 판타지, 기묘하게 아름답지만 병적인 이야기, 이 영화를 어떤 시각으로 읽든 이 뒤틀린 걸작은 척 노리스도 때려눕힐 만한 감성의 펀치를 선사한다"는 말을 덧붙여 역대 최고의 영화 100선 중 5위로 선정했다. 이동진은 "이보다 깊고 슬픈 동화를 스크린에서 본 적이 없다"는 평가와 함께 별 5개 만점을 주었고, 2010년 기준 IMDb에서 21세기 영화들 중 평점이 가장 높은 20개의 작품을 자신의 평가순대로 배열했을 때 이 영화를 1위로 뽑았다.
8. 수상
- 79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노미네이트 / 미술상, 촬영상, 분장상 수상
- 멕시코 아리엘 어워드 작품상 포함 9개 부문
-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비영어 영화상 포함 3개 부문
- 스페인 고야 어워드 7개 부문
- 전미비평가협회상 최우수 작품상
- 스페이시 어워드 최우수 작품상
- 콘스텔레이션 어워드 최우수 SF 영화, TV, 또는 미니 시리즈 상
- 판타스포르토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 벨기에 영화 평론가 조합 그랑프리
9. 흥행
9.1. 대한민국
대한민국 누적 관객수 | ||||||
주차 | 날짜 | 관람 인원 | 주간 합계 인원 | 순위 | 일일 매출액 | 주간 합계 매출액 |
개봉 전 | -명 | -명 | -위 | -원 | -원 | |
1주차 | -명 | -명 | -위 | -원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2주차 | -명 | -명 | -위 | -원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3주차 | -명 | -명 | -위 | -원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4주차 | -명 | -명 | -위 | -원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명 | -위 | -원 | ||||
합계 | 누적관객수 532,097명, 누적매출액 2,964,144,548원[57] |
9.2. 북미
<rowcolor=#ffffff> 역대 북미 개봉 비영어 영화 흥행 수입 TOP 10 | ||||
<colbgcolor=#353535><colcolor=#ffffff><rowcolor=#ffffff> 순위 | 영화 | 개봉년도 | 국가 | 수익(달러) |
1위 | 와호장룡 | 2000 | 대만, 홍콩, 중국, 미국 | $128,078,872 |
2위 | 인생은 아름다워 | 1998 | 이탈리아 | $57,563,264 |
3위 | 고질라 마이너스 원 | 2023 | 일본 | $56,418,793 |
4위 | 영웅 : 천하의 시작 | 2004 | 중국 | $53,710,019 |
5위 | 기생충 | 2019 | 대한민국 | $53,369,745 |
6위 | 사랑해, 매기 | 2013 | 멕시코 | $44,467,206 |
7위 | 판의 미로 | 2006 | 멕시코 | $37,634,615 |
8위 | 아멜리에 | 2001 | 프랑스 | $33,225,499 |
9위 | 무인 곽원갑 | 2006 | 홍콩 | $24,633,730 |
10위 | 일 포스티노 | 1995 | 이탈리아 | $21,848,932 |
출처: 박스오피스 모조 |
10. 국내 배급사의 낚시성 홍보 논란
#예고편 영상
2006년 11월 30일 한국 개봉시 배급사인 프라임 엔터테인먼트가 이 제목에다가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라는 의문의 부제를 붙여놓고[58], 글씨체도 지극히 디즈니스러운 아동용 판타지 내지는 모험물처럼 보이게 바꿔놓았다. 즉, 15세 이상 관람가인 이 영화를 판타지 가족영화인 것마냥 선전한 것이다. 그래서 가족 단위로 왔던 사람들이 그 잔혹한 내용에 관람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었고, 아이들이 울면서 영화관을 뛰쳐나간 적도 있다.
영화의 시작부터 면도칼로 면도하는 모습이 매우 을씨년스럽고 무섭게 묘사되어있으며 초반부에 바로 기마대의 말이 사람 가슴을 밞아 부숴 죽이는 모습이 그대로 나오면서부터 이미 이 영화가 정상적인 가족영화가 아니라는걸 눈치채고는 매우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개봉 당시는 해리 포터와 불의 잔(2005년),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2006년) 등이 히트한, 소위 할리우드-디즈니계 판타지 블록버스터 전성기의 끝물이었다.[59]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포스터만 보고선 이 영화를 당연히 해리 포터나 나니아 연대기, 캐리비안의 해적 등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권선징악형 동화계 판타지물로 착각한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판타지를 좋아하던 청소년 및 20대들 역시 관람 중 큰 충격을 받았다.[60] 그 때문에 불매 운동을 하자는 사람들까지 있었을 정도이다.
그래도 한국에서 아주 망한 건 아니다. 한국에서 흥행이 아주 망했다고 많이 알려졌는데 대한민국 총 관객 수는 53만 명. 델 토로 감독 영화가 한국에서 대박을 거둔 것도 당시만 해도 없었고 헬보이나 크로노스 등등 매니아들에게 호평을 받았을 뿐. 게다가, 할리우드도 아닌 스페인-멕시코 영화라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저런 낚시성 홍보 덕분에 선전했다는 평도 있을 지경이다.
흥행은 꼭 나쁘지 않았지만, 낚시질 같은 저 포스터와 홍보는 정말로 엄청 욕을 먹었으니 이처럼 배급사가 잘못된 홍보를 했던 게 문제였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는 가족영화로 낚시질 하느냐 뭐냐며 평도 그다지 좋지 않다. 네이버 등에서 평점이 낮은 이유도 이러한 잘못된 마케팅에 낚인 사람들의 화풀이식 1점 몰표 때문이다. 단기간에 관객몰이를 위해 작품성을 무시하고 벌인 이기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되려 망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배급사로선 자업자득인 셈이다. 그래도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가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영화의 가치를 알아본 많은 사람들이 후한 평점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만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홍보했을 때도 스페인 내전이 배경이라는 건 싹 감추고 판타지 부분만 광고하는 건 흔히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한국처럼 낮은 등급으로 개봉되었는데 프랑스의 심의 기준이 세계적으로 관대한 편임을 감안해야 한다. 웬만큼 잔인한 영화도 12세 등급을 받으니 말이다. 그 외에도 일본, 아이슬란드 등의 국가에서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되기도 했다.
문서 최상단에 있는 2019년 재개봉판 포스터의 경우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라는 부제는 유지하고 있지만 포스터는 다행히도 홍보 문구에 '잔혹한 판타지 세계'라고 명시하고, 제목도 붉은색으로 바꾸는 등 한층 섬뜩한 분위기를 가미해 아동용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11. 한국어 더빙 방영
2008년 12월 26일 KBS 명화극장에서 한국어 더빙판으로 방영되었다. 2009년 12월 24일에 성탄특선으로 한번 더 방영했다.성우진은 다음과 같다.
- 이선 - 오필리아(이바나 바쿠에로)
- 강구한 - 비달 대위(세르기 로페즈)
- 차명화 - 멜세데스(마리벨 베르두)
- 배정미 - 카르멘(아리아드나 길)
- 안종국 - 판( 더그 존스)
- 김창주 - 페레이로 박사(알렉스 앙굴로)
- 성창수 - 세레노(세자르 베라) / 노인(치초 캄필로)
- 류다무현 - 가르세스(마놀로 솔로) / 해설(파블로 아단)
- 김혜주 - 요리사(페파 페드로체)
- 최창석 - 페드로(로제 카사마오르)
- 최하나 - 요리사(롤라 게토)
- 박영재 - 노인의 아들(마일로 타보아다)
12. 기타
판의 이름의 Pan은 사실 Faun이며, 본래 제목을 영어로 번역하면 "Faun's Labyrinth"이다. 하지만 델 토로는 다른 단어인 아기 사슴(Fawn)과 비슷한 단어인 Faun 때문에 영어를 쓰는 관람객들에게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로 인해 영화의 제목의 Faun 대신 Pan이라고 바꾼 것. 출처 다만 라틴어 유래 언어가 아닌 그리스어 형태로는 PAN이 맞는다.기예르모 델 토로는 멕시코인이고 판의 미로는 멕시코에서 만든 영화다. 델 토로가 전작 악마의 등뼈에 이어 이 작품에서도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멕시코와 스페인이 같은 스페인어권인 것 외에도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스페인 내전 당시 소련과 함께 공화파(반파시스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몇 안 되는 나라[61]로, 내전 와중에는 공화파 인사들이 자신들의 자녀들을 멕시코로 피신 시켰고 내전에서 패배한 공화파들이 대거[62] 이주해 망명정부를 수립하기도 했다. 이 정부는 1976년까지 지속되었다. 또한 이렇게 멕시코로 넘어온 스페인 망명객 중 지식인이나 예술인들이 많아서 멕시코 영화 발전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델 토로가 존경하는 루이스 부뉴엘이 가장 유명하다.
나의 모국인 멕시코는 스페인 내전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나처럼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던 아이들 중에는 스페인 내전 이후 멕시코로 망명해온 가족의 아이들이 많았고, 내게 아버지와도 같았던 이도 스페인의 망명자였다. 스페인 내전은 1930년대에 일어났지만 그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많은 가정이 아버지와 아들을 잃었고, 형제가 형제를 살해했다. 스페인 내전은 잔인한 방식으로 가족을 파괴했던 것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
기예르모 델 토로
델 토로는 이외에도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품으로 1973년작 스페인 영화 벌집의 정령을 언급했다. 출처 프랑코 정권 치하에 나왔던 해당 작품은 아동 영화라는 구실로 검열을 피해서 교묘하게 프랑코 정권의 권위주의와 인권탄압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델 토로의 아이디어 노트 |
제작비나 스케줄이 풍족하지 않아 상당히 빡빡하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시간이 12주밖에 없었기 때문에 밤낮으로 일해야 했고 일주일에 3kg씩 빠졌다고 한다. 깨알 같은 마이클 무어와 피터 잭슨 드립
이바나 바케로(Ivana Baquero) |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에 나오는 곡 메르세데스의 자장가(Nana de Mercedes, 나나 데 메르세데스).
메르세데스 역을 맡은 마리벨 베르두는 이 영화의 프로듀서 중 한 명인 알폰소 쿠아론의 이 투 마마에 출연했다. 쿠아론이 델 토로한테 추천해 준 모양.
2016년 크라이테리온 콜렉션에서 10주년 기념 블루레이를 출시했다. 새로 그린 일러스트가 표지와 2k 디지털 마스터, 10주년을 기념해 새로이 제작된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그 외에 잉크하트 원작자 코넬리아 푼케가 진행하는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다. 리뷰가 떴는데 기존판보다 화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한다.
2019년에 코넬리아 푼케와 콜라보하여 소설판이 출간됐고 2023년에 국내에도 정발되었다.
13.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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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6.
[1]
발음은 '엘 라베린또 델 파우노' 정도에 가깝다.
[재개봉]
[3]
기예르모 델 토로는 이전
악마의 등뼈부터 스페인 내전이라는 소재를 통해 파시스트와 독재라는 극단적인 위협에 노출된 아이를 메인 테마로 썼다. 이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에서
무솔리니의 이탈리아 정국 당시 피노키오 이야기로 이어진다.
[4]
판은 목신(牧神)이다.
[5]
더그 존스는 시나리오를 좋아했지만 스페인어를 할 줄 몰라서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델 토로는 발음대로 대사하는 걸 추천했지만, 결국 분장을 한 채 5시간씩 스페인어를 연습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는 Pablo Adán이라는 연극 배우가 더빙했지만 존스가 연습한 게 헛되지 않아서 입 맞추는 작업이 상당히 편했다고 한다.
[6]
사실 프랑코 정권의 핵심 집단은 파시스트라기보다는 자기와 인맥이 닿는 우익 성향의 군부였다. 오히려 파시스트라고 할 수 있는 정통
팔랑헤 세력은 프랑코에게 이용만 당하다 2차 대전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자 자연스레 소멸당한다. 반면 군부는 심지어 지금까지도 프랑코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있는 조직이다.
[7]
공화파 게릴라들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 항전했는데, 최후의 공화파 잔당들은 1960년대까지 존속했다.
[8]
당시엔 Policía Armada.
[9]
비달의 아버지가 물려준 것으로, 아버지가 죽기 전에 자신이 죽는 시간을 표시하겠다며 깨뜨린 것을 수리해 들고 다니는 것이다. 비달은 금이 간 데다 바늘도 움직이지 않고 톱니바퀴 소리만 나는 이 시계를 틈만 나면 바라보면서 굉장히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시간에 대한 강박 관념과 아버지에 대한 컴플렉스로 보인다.
[10]
다만 수염의 경우 면도한 지 하루 이틀, 심지어는 반나절 만에 다시 거무룩하게 자라는 사람도 있는 데다 비달 역시 몸에 털이 많은지라 면도를 자주 하지 않으면 금방 지저분하게 될 것이다.
[11]
그런데 저 음악을 부르는 가수는 정작 스페인 내전에서 무정부주의자로 공화정부 쪽에서 싸웠다.
[12]
후반부에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아들이 맞긴 했다만, 비달이 무슨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예측했을 리는 없다.
[13]
오필리아의 친아버지가 공화파로 국민파에 맞서다 죽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 해석이 사실이라면 비달은 적의 아내를 빼앗는 비열한 짓까지 저지른 셈이 된다. 다만 카르멘이 비달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걸로 봐서 남편은 공화파가 아니었거나, 공화파인 남편을 뒀다고 해도 남편에게 딱히 찬동하지 않았다거나, 남편이 공화파인 걸 몰랐다거나 셋 중 하나로 보인다.
[14]
기예르모 델 토로의 인터뷰에 따르면 "판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자연과 같은 존재"라고 한다.
[15]
판의 뿔과 비슷하게 생겼다.
[16]
판과 페일 맨은 특수 분장으로 이루어진 반면, 두꺼비는 CG와 애니매트로닉스를 조합해 촬영했다.
[17]
나무 뿌리로 들어가기 전 드레스를 버릴까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나갔지만 바람이 불어 진흙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18]
전설처럼 인간과 닮은 모습을 한 뿌리를 지닌 식물이다. 이때 만드레이크는 마치 동물처럼 팔다리같이 생긴 부분을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19]
영화에서 많은 관객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캐릭터로 손꼽힌다. 앙상한 나체의 몸에, 흉측하게 늘어진 피부, 얼굴에 있는 것이라곤 두 콧구멍과 입뿐인 생물이다. 이 괴물 앞에 있는 테이블의 접시 위에 두 개의 눈알이 놓여 있는데, 괴물은 두 눈알을 자기 손바닥에 박은 후 손등을 얼굴에 대고 앞을 본다. 블루레이 특전영상인 코믹스에 따르면 채워지지 않는 탐식에 집착하다가 저승의 밀실에 갇히게 되었다고 한다. 산해진미를 눈앞에 두고도 먹지를 못했기에 몸은 앙상해져갔고 마음은 악독해졌으며, 원하는 것은 오직 순결한 피 뿐이었다. 자루에 담긴 황금 단도를 소중하게 여기고 보관하였는데 이 단도는 자길 물리칠 유일한 무기이기도 하고, 동시에 자신을 지탱시켜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단도가 없어지면 괴물도 쓰러져서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메이킹 필름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감독의 주문대로 열심히 만들어오자 정작 기예르모는 얼굴 부분을 싹 밀어버리고 눈과 입, 콧구멍만 남기라고 지시해 특수 효과팀이 멘붕했다고 한다. 그래도 막상 결과물이 잘 나오니 특수 효과팀은 감독 말대로 하길 잘했다고 했다.
[20]
오필리아가 첫 번째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어머니가 준 옷을 더럽혀서 벌로 굶게 된 것은 바로 이 부분과 연결되는 복선이었다.
[21]
많은 관객들이 전날에 오필리아가 굶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바람에 이 장면은 상당히 유명한 발암 장면으로 꼽힌다. 게다가 요정들이 식겁하고 말려대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니네들이 그러든 말든 난 이거 먹을 거야! 하는 태도까지 보여대서 더욱 발암을 불러일으키는 부분. 하지만 영화 속 오필리아만한 어린 아이라면 전날 굶지 않았더라도 눈앞에 차려진 맛있어 보이는 음식 앞에서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게 별로 이상하지 않을 나이라서, 어른들 입장에선 물론 답답하긴 하지만 개연성이 크게 떨어지는 장면은 아니다.
체호프의 총 이론이 설명하듯 동화를 비롯한 모든 작품에서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짓은 반드시 하기 마련이다.
[22]
괴물이 요정을 뜯어먹을 때 하필 목부터 뜯어먹고 살점이 찌익 늘어지는 묘사까지 나와서 더욱 소름끼친다. 여담으로 이 장면도 오필리아가 포도 먹는 장면만큼은 아니어도 관객들이 은근히 답답해하는 부분이다. 오필리아가 빨리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있느라 시간이 낭비되었고, 이 때문에 요정 둘이 시간을 벌다가 희생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 오필리아가 너무 겁에 질려서 몸이 잠시 굳는 상태에 빠졌기에 도망을 빨리 못 친 것일 수도 있다.
[23]
아기가 우는 소리와 짐승 특유의 그르렁거리는 울음을 함께 낼 때도 있다.
[24]
상술한 대로 단도가 괴물의 존재와 직결되어 있으니 괴물은 오필리아가 무사히 빠져 나간 이후 소멸되었을 것이다.
[25]
단순한 치료가 아닌 절단 수술까지 시행하는데 마취제가 없어서 와인을 마시게 하고 그걸 마취삼아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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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힌 게릴라는 말을 심하게 더듬었는데, 비달은 고문 도구를 보여주며 겁을 준 뒤에 더듬지 않고 '하나, 둘 셋'을 말한다면 풀어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둘까지는 성공하나 셋을 말하기 전에 말을 더듬자 비달은 망치로 게릴라의 턱을 후려친 후에 고문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실패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거나, 성공해도 풀어줄 생각이 없었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27]
최초이자 유일하게 대위의 편협함과 무정함을 꾸짖는 대사로 그 의사의 유언이 되었다. 더불어 작중에서 주치의는 국가 권력과 반군 어느 쪽에도 확실히 속하지 못하고 강한 권력과 신념, 본인의 안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일반 시민을 대표하기도 한다. 비달 대위의 만찬에 참여한 것으로 보아 나름 지역 유지 대우도 받는 인물인데, 이는 실제 역사적으로 혁명의 적은 아닌데 나약하기 짝이 없다는 평을 좌파로부터 받은 공화파 성향 부르주아 중산층에 대한 클리셰를 대변하기도 하는 묘사다.
[28]
만약 비달이 주치의를 죽이지 않아서 카르멘이 예정대로 주치의의 집도 하에 출산했다면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군대라는 곳에는 원체 남자가 절대다수인데다 진료가 필요할 상황은 대개 부상이니 군의관도 대부분 외과나 내과에 특화된 사람들이고 산부인과 부분에는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비달이 카르멘을 간접적으로 죽인 셈이었다. 다만 판의 처방으로 인해 오필리아가 만드레이크를 카르멘의 침대 밑에 놨을 땐 카르멘의 상태가 호전되었는데, 주치의의 처방은 카르멘이 이를 그대로 행해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다. 주치의가 약을 잘못 썼는지, 만드레이크와 달리 주치의의 약은 그냥 카르멘에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주치의가 의도적으로 카르멘의 상태를 악화시키려는 조치를 취했는지는 불명. 이를 볼 때 주치의가 있었다 해도 카르멘이 살 가능성이 썩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29]
작중 앞치마 상단부를 돌돌말아 식칼을 챙기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실제 허리까지 오는 앞치마를 입을 때 흔히 접어 입기도 하는 부위다 보니 별 의심을 안했다.
[30]
촬영할 땐 인조 피부를 덧댄 후 상처 사이로 보이는 진짜 피부를 CG로 지우는 방식으로 찍었는데, 비달을 연기한 세르지 로페즈가 직접 그 인조 피부를 꿰맸다고 한다. 그러다 자신의 뺨에 진짜로 상처가 날 수 있었는데도 용감하게 촬영했다며 스탭들이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31]
비달이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의 대를 잇겠다는 집념을 우선시함을 보여준다.
[32]
이때 오필리아를 쫓아온 비달의 시점으로 화면이 전환되는데,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떠들고 있는 오필리아를 보게 된다. 이 장면 때문에 오필리아가 그동안 만났던 초자연적 존재들이 실제인지 아니면 환상인지 대한 의견과 해석이 갈린다.
[33]
이 장면이 의미심장한게 그 전에 판은 오필리아가 자기 지시사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공주님이라고 해도 화를 내고, 특히 두 번째 임무를 마친 뒤엔 "당신은 원래 세계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인간처럼 늙어 죽게될 것입니다!"라며 거의 폭언에 가까운 식으로 말했다. 그런데 이때만 유독 자기 뜻대로 안 하고 아이를 살리겠다는 오필리아에게 몇 번 화내는 '척'만 하더니 굉장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럼 그러시라고 한다. 즉 남동생을 죽이라는 마지막 시련 자체가 일종의 훼이크였던 것이다.
[34]
비달은 아들을 되찾은 시점에서 굳이 오필리아를 죽일 필요가 없었다. 오필리아는 비달에게 따라잡힌 시점에서 더 이상 비달에게 해를 끼칠만한 어떠한 수단도 없었다. 그래서 비달이 아이를 되찾은 후 오필리아가 다시 쫓아오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면 굳이 몸통이 아니라 발이나 다리를 쏴도 그만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비달은 기어코 오필리아의 몸통을 쏴버렸다. 즉 거슬리면 어린애도 무자비하게 죽여버리는 그의 잔인함을 알 수 있다.
[35]
비달이 최후의 순간에도 자신의 아들로 자신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집착을 가진 것을 보여준다.
[36]
첫 번째 임무를 임할 때, 두꺼비 때문에 잔뜩 병들었던 그 나무이다. 또한 꽃이 피던 자리는 오필리아의 드레스가 걸려져 있던 자리로 보이고 있다. 직후 요정으로 보이는 대벌레가 꽃 옆으로 날아와 앉는 건 덤.
[37]
만약 참전했다면 봉제공이라는 직업상, 주로 바르셀로나 같은 대도시에서 살았을 테고 그런 만큼 만약 참전했다면 대도시에서 주로 활동한 공화파 세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 남편이 비달 대위의 군복을 지었다"는 카르멘의 대사를 보면 내전으로 인해 죽었을지언정 공화파로서 참전했다고 확단할 수는 없다. 물론 내전이 터지기 전에 딱히 정치적으로는 접점이 없었던 그냥 동네 제봉사와 손님 관계였을 수도 있다.
[38]
실제로 악수할 때는 별달리 오른손을 쓸 수 없는 상황(가령 오른손을 다쳤다든지, 모종의 이유로 오른손에 든 물건을 왼손으로 옮겨들거나 내려놓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등)이 아닌 한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예절에 맞기는 하다. 하지만 스페인 내전과 관련해서 독해하는 해석으로 보면 좀더 의미심장한 점이 있는데, 당시 왕당파와 나치 세력은 기존 예절 그대로 오른손으로 악수를 했지만 공화파는 반대로 왼손으로 악수를 했다는 점이다. 만약 오필리아의 가족이 공화파였다는 가정이 사실이라면, 오필리아는 오른손에 책을 들고 있었다는 점도 있겠지만 기존에 (친아버지나 아버지 친구들 등 역시 공화파일 가능성이 높은)주변 어른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서 왼손을 내민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유가 뭐였든 간에 오필리아가 왼손을 내민 것은 당연히 파시스트인 비달의 성질머리를 긁을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이 장면은 오필리아와 비달 사이의 큰 벽을 초장부터 드러내는 장치로 볼 수 있다.
[39]
정말 넓게 잡으면 의사 선생님 정도인데 이나마도 사실 별 접촉은 없었다.
[40]
스페인은 모로코 식민지 형성 과정에서 프랑스와 손을 잡고서 현지 독립군 세력과
리프 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거 전쟁영웅이 양산되었는데 그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당시 스페인군은 그냥 월급이나 축내는 막장이었지만, 그나마 진짜 군대 소리 들은 것이 이 과정에서 모로코에 눌러앉게 된 병력들이었고, 이들은 엘리트주의에 젖어 '아프리카파'라는 자기들만의 파벌을 구축하게 된다. 물론 당시는 스페인 군 전체가 질적으로 약체화 된 걸 제대로 된 군제 개혁 같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질적 개선을 할 생각은 안 하고, 오히려 싸움 좀 졌다고 막 부상하는 시민 사회가 감히 군인한테 대든다는 권위주의적 똥별 마인드가 팽창했던 집단이라 그 모로코 리프 전쟁에서도 불세출의
베르베르 게릴라 지휘관 압드 엘 카림에게 한창 깨지면서 한때 명목상이나마 유럽 열강의 군대가 원주민들에게 털려
멜리야까지 후퇴했다가 프랑스군이 구원투수로 들어오면서 겨우 이겼다. 그리고 뒤돌아 보면 이런 연속 된 졸전의 경험은 스페인군이 외부에서 군대로서 겪은 실패로 인해 실추된 권위를 민간 사회에 갑질하여 회복하려는 악순환의 동기 부여적인 사건이 되어 버렸다.
[41]
대위는 시계를 손질할 때 직접 시계 내부까지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버지의 의지대로 멈춰있어야 할 시계를 고쳐서 움직이게 만들어 버렸다고 볼 수 있다.
[42]
자신의 절대적인 기준에서 다른 가치나 관점은 일체 받아들이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비달 대위의 또 다른 특성과도 이어지는 부분이다. 자신이 아들이라 했으니 아들이어야한다. 토끼를 사냥하다 잡혀온 아버지와 아들 장면에서 잘 드러나듯이 작중 비달은 남의 주장에는 일체 관심이 없으며 듣지도 않으며 본인의 생각과 피상적인 것만을 보고 이해한다. 여담으로
이동진 평론가는 작중 주치의가 비달에게 말한 마지막 말을 빌려 '생각(타인에 대한 이해, 가치, 정의 등)이 없는 인물' 이라고 했다.
[43]
그나마 현실적인 가정은 감시를 맡긴 부하가 오필리아를 동정해 도망치라면서 꺼내줄 가능성 정도겠지만 그런 장면이나 복선은 없다.
[44]
오필리아는 비달의 술에 약물을 한두방울도 아니고 꽤 많이 집어넣었다.
[45]
배우도 지상세계의 어머니인 키르멘과 동일하다. 그리고 지하세계의 왕비는 아기를 안고 있으며 지상에서도 카르멘이 아이를 낳다 죽은 것, 오필리아가 죽기 전 갓난 남동생에게 지하세계의 왕자 자리를 약속한 것까지 따지면 아기를 안은 왕비는 어머니와 이부남동생을 동시에 반영했다고 볼 수도 있다.
[46]
두꺼비에게도 스스로를 모안나라고 소개하고, 동생에게도 자신이 공주가 된 후 왕자의 자리를 주겠다고 한다.
[47]
페드로가 속한 공화파 레지스탕스가 동굴 은신처에 숨어 있을 때 한 콧수염 단 대원이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 운운하는 걸로 보아 작품 배경은 1944년, 즉 스페인 내전 자체는 끝난 지 5년이나 됐지만 전쟁으로 인한 극도의 핍박, 가난, 그리고 프랑코 정권의 보복적 폭정은 오히려 정점에 달했던 시점이다.
[48]
이것도 판타지 장르에서 종종 등장하는 클리셰다. 현실주의자거나 환상 속 존재를 전혀 안 믿는 사람들의 경우 환상 속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나오는 것.
[49]
그리고 메르세데스와 동료 마키(공화진영 지지 성향 스페인 게릴라)
[50]
오필리아가 유일하게 살아있는 상태에서 제대로 통과한 시험이다. 오필리아가 두꺼비를 무찌른 후부터 두 번째 시험 전까지가 제2공화국 초기라 볼 수도 있다.
[51]
특히 두 번째 시험에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포도를 먹으면서 결국 손눈알 괴물에게 요정들이 먹히는 꼴을 초래한 판이 냉정하게 낙제판정을 매긴 것은 제2공화국 치하나 내전기에서 벌어진 적색테러에 대한 비판으로도 볼 수 있다.
[52]
특히 마지막에 말라버린 무화과나무에서 꽃이 피는 장면을 이것과 연관짓는 해석도 있다.
[53]
이 몽상 부분에 대한 해석도 원래 오필리아는 요정 왕국의 공주가 맞는데 사실은 2차 시험에 떨어진 시점에서 그 이후는 망상이라고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처음부터 망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제2공화국에 대한 견해도 이 요정 왕국에 대한 평가와 그 맥락을 같이 할 수 있다.
[54]
별 5개로 이동진 평론가의 최고 점수다.
[55]
그것도 비경쟁이 아닌 경쟁 부문이었다!
[56]
아쉽게도 본상은 수상하지 못했다
[57]
2019년 5월 19일 기준
[58]
작중 흐름만 보면 꼭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3개의 열쇠(임무)의 실상을 알고서도 저렇게 가볍고 희망차 보이는 부제를 일부러 달았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59]
이어 2008년부터는
아이언맨(영화)를 시작으로 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가 블록버스터의 대세가 된다.
[60]
심지어는 본국인
멕시코에서도 이런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 멕시코의 극장들은 폭력 묘사가 강하니 주의하라는 표지를 포스터에 붙였다고 한다.
[61]
스페인 내전 문서에도 있지만,애초에 지원국이 프랑스, 소련, 멕시코 이렇게 3개 밖에 없고, 프랑스는 초기에 조금 지원하고 다시 대대적인 지원을 한 후 끊겼으니 사실상 소련과 함께 유이하게 지원한 국가인거다.
[62]
약 2만여 명 내외
[63]
델 토로의 반박과는 별개로 멕시코-스페인은 뿌리 깊은
가톨릭 문화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