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 Potestas |
1. 개요
고대 로마의 정치제도에 귀속된 직함의 권한을 일컫는 라틴어 용어. 흔히 '권력', '권한'으로 번역된다.2. 상세
칙령을 공포하고 소송 당사자에게 조치를 취하는 등 로마 행정관의 권한을 의미하는 단어로, 19세기 역사학자 테오도르 몸젠은 "공권력은 로마인 사이에서 임페리움과 포테스타스로 불렸다"고 밝혔다. 고대 로마 학자들은 고대 로마의 정치제도에 귀속된 관직들 중 수석 조영관, 법무관, 집정관, 독재관, 기병장관은 포테스타스와 임페리움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했고, 재무관, 호민관, 평민 조영관, 감찰관 등 다른 관직들은 포테스타스만 가지는 것으로 간주했다.로마사를 처음 접한 이들은 포테스타스를 행정관의 권위를 상징하는 임페리움과 종종 혼동하곤 하는데, 많은 로마 법학자 및 변론가들이 두 용어의 의미를 대중에 설명하는 데 공을 들인 걸 볼 때 당대 로마인들 역시 많이 헷갈려 했던 듯하다.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포테스타스를 "행정관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법률적 관념"이라고 설명했고, 페스투스는 "국민이 개인에게 공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부여한 권한"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울루스 겔리우스는 포테스타스를 행정관이 보유한 실질적인 힘이라고 설명하면서, 호민관이 원로원을 소집할 수 있는 권리는 임페리움이 아니라 포테스타스에 의해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로마 학자들은 포테스타스를 임페리움과 별개의 개념으로 간주했다.
로마의 각 행정관은 로마법에 정해진 대로의 권력을 부여받았으며, 더 많은 권력을 가진 행정관이 더 적은 권력을 가진 행정관보다 중요하게 평가되었다. 집정관은 민사 및 군사 문제 모두에서 최고의 권한을 가졌으며, 위기 상황에서 선출된 독재관 역시 집정관을 포함한 다른 어떤 행정관보다 많은 권력을 가졌다. 각 행정관은 낮은 순위의 행정관이 취한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차단할 수 있었다. 동등한 권한을 가진 두 행정관이 서로의 조치에 반대할 경우, 더 많은 권력을 가진 행정관이 중재할 수 있었다. 다만 어떤 행정관도 원로원이나 민회의 결정을 거부할 수 없었다. 로마 제국 수립 후, 로마 황제는 로마군 전체에 대한 포테스타스를 부여받았으며, 호민관 특권(Tribunicia Potestas, 트리부니키아 포테스타스)을 통해 로마 시민을 관리하는 권한 역시 부여받았다.
게르만족의 대이동 이후, 로마 제국의 영역 각지에 정착한 게르만인들은 로마의 정치 체제를 본땄다. 살리 프랑크족의 왕 킬데리크 1세는 제2 벨기카 속주의 군사 및 시민 지도자로서 포데스타스를 행사했으며, 킬데리크 1세의 무덤에서 발견된 금색 십자형 비골과 인장 반지는 로마 황제에게 수여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램스 주교 레미가 킬데리크 1세의 아들 클로비스 1세에게 보낸 서신에는 "당신은 방금 제2의 벨기카 행정부를 접수했다. 당신이 당신의 부모님처럼 되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킬데리크가 적어도 로마 속주에 속한 벨기카 속주의 제2의 군사 및 시민 지도자로서 로마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중세 초기, 유럽 사회는 로마의 정치 이론 대부분을 수용했다. 교황은 아우크토리타스(auctoritas)로 식별되는 영적 힘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었고, 신성 로마 제국 황제는 포테스타스로 식별되는 현세적 힘을 가진 것으로 간주되었다. 볼로냐, 밀라노를 비롯한 일부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은 포테스타스를 행정관의 직함인 포데스타(podestà)로 변형하여 사용함으로써, 신성 로마 제국에 대한 독립성을 강조했다. 12세기 후반과 13세기 동안 대다수 이탈리아 도시들은 포데스타의 통치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법 권한에 국한되다가 16세기 초에 사라졌다. 20세기, 트렌토와 트리에스테 시는 최고 행정관에게 포데스타라는 명칭을 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