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29 17:53:36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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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콜로라도육식잉어)
Colorado pikeminnow, Colorado squawfish
파일: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jpg
학명 Ptychocheilus lucius
Girard, 1856
<colbgcolor=#fc6> 분류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조기어강(Actinopterygii)
잉어목(Cypriniformes)
황어과(Leuciscidae)
파이크미노우속(Ptychocheilus)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P. lucius)
멸종 위기 등급
파일:멸종위기등급_취약.svg

1. 개요2. 특징3. 생태4. 인간과의 관계
4.1. 콜로라도강의 훼손과 의도적인 멸종 사업

[clearfix]

1. 개요

잉어목 황어과 어류의 한 종. 북아메리카 황어과 어류 중 최대종이자 그중 몇 안되는 육식어종, 그리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2. 특징

정상적으로는 길이 2m에 45kg까지 성장한다.[1] 그러나 후술하겠듯이 인간의 환경 파괴와 의도적인 멸종 시도(!)로 인해 대형 개체들이 유전자풀에서 아예 씨가 말라버려, 한때는 30cm조차 다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기도 했었다. 최근에는 80-90cm정도의 개체들도 간간히 발견되고 있지만, 1.5m 를 넘는 진정한 대형 성어들을 다시 보려면 적어도 수십년은 더 회복되어야,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르다.

빠른 물살에 잘 적응해, 몸은 날렵한 유선형이며 꼬리는 제비꼬리형으로 빠르게 유영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길고 악간 상하로 납작한 머리가 몸길이의 1/4를 차지하며 눈과 입이 크게 발달되어 있다.

3. 생태

한때는 콜로라도강의 본류와 거의 모든 지류들에 서식했지만, 현재는 본류의 하류권 (Lower Colorado River)에서는 완전히 멸종되었고[2], 본류의 상류권 (Upper Colorado River)과 대부분의 지류들에서도 여러곳에서 사라져 제한적으로만 분포한다. 물이 탁하고 수온이 높으며 원활하게 흐르는 강에서만 사는데, 치어는 강변 유속이 느린 곳에, 준성체와 성체는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빠른 계류에[3] 주로 서식한다.

콜로다로 강의 최상위포식자이며[4], 어린 시절에는 수서곤충이나 기타 무척추동물을 먹지만 성장하면서 다른 물고기을 주식으로 삼기 시작하여, 30cm을 넘어서면 거의 다른 물고기만 잡아먹는다. 주로 빨판고기와 다른 잉어과 어종들을 포식하며, 이빨이 없지만 입이 제법 크기 때문에 성어들은 몸 길이의 절반쯤 되는 물고기도 통째로 삼킬 수 있다.[5] 과거에는 강변 절벽에 둥지를 튼 제비를 잡아먹기도 했었는데, 어린 제비들이 이소할 때 강물에 빠진 것들을 삼켰다고 한다.

산란은 초여름에 여울의 바닥에 하며, 산란처를 찾아 강 상류까지 먼 거리를 거슬러 오른다.

수명이 40년을 넘는 대신 성장속도가 느려 태어난지 8년은 있어야 첫 번식이 가능하다. 물고기는 기본적으로 더 크게 성장할수록 번식력이 증가하므로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게 되려면 이보다도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4. 인간과의 관계

아파치족, 주니족 등 미국 남서부 사막지역의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흔히 잡아먹던 어종 중 하나이다. 미국 서부 개척기 당시 남서부의 개척자들도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를 식용으로 많이 이용했었으며 "흰 연어"로 불리기도 했다.[6] 또한 취미낚시의 1류 대상어로도 잠시나마 빛났던 적이 있었다. 육식어종답게 루어도 잘 공격하고, 북아메리카에서 낚시로 잡을 수 있는 민물고기 중 가장 큰 편에 속하며, 계류어종인 만큼 빠른 물살 속에서 차고 나가는 손맛이 강렬했기 때문에 도전해 볼 만한 대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좋은 취급은 잠시뿐이었다.

4.1. 콜로라도강의 훼손과 의도적인 멸종 사업

콜로라도강과 지류들에 수많은 댐들이 들어서면서 이 물고기에게는 본격적으로 시련이 시작되었다.[7] 산란기 이동 경로가 막힌 것도 있지만 그 외에도 강 자체가 너무나도 훼손되었는데, 댐 상류에 생성된 거대한 저수지들은 흐르는 물에서만 사는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에게는 생지옥이 되어버렸고, 또한 댐에서 방류되는 물은 댐저수지의 심층에서 파이프로 분출되는 물, 수심이 인공적으로 깊어진 바람에 수온이 바닥을 찍은 물이다.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는 미국 남서부의 사막기후에서 진화한 만큼 수온이 높은 환경을 필요로 하고, 따라서 방류수에 의존하는 댐 아래쪽의 강 역시 이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렸다.

더 큰 문제는 외래종 어류였다. 낚시인들은 콜로라도강의 토종 어류들을 새로운 대상어로서 개발하면서도 이들을 “ 잡어”로 간주하며 이미 유럽이나 미국 동부에서 인기있던 대상 어종들에 집착했다. 그리고 이들의 요구를 충당하기 위해 낚시용으로 무지개송어 갈색송어[8], 더 최근에는 찬넬동자개, 작은입우럭, 월아이와 같은 외래 육식어들이 콜로라도강과 지류들에 방류되었다. 다 성장한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는 이들이 노릴 엄두를 못 내는, 아니 역으로 이들을 잡아먹을 수도 있는 최상위포식자이지만, 알이나 치어는 반대로 잡아먹히기 때문에[9] 성체로 자라나는 개체들이 거의 없어져 번식 개체군이 급감하였다.[10]

그리고 외래종 방류는 상상하기도 힘든 2차적 피해를 초래했는데, 바로 인간에 인한 의도적인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의 멸종 시도였다. 송어의 도입과 함께 미국 동부의 낚시문화가 서부까지 퍼지자 현지 낚시인들이 한때 소중히 생각했던 토종 낚시대상어들을 이제는 혐오하기 시작한 것이다. 토종 물고기들의 알과 새끼들이 무지개송어에게 잡아먹혀 멸종위기에 처하는 와중에도, 낚시인들은 오히려 토종 물고기들이 외래종 무지개송어의 알과 새끼를 먹어치워 씨를 말리는 유해종이라고 정반대로 인식하게 되었고[11], 결국에는 생태계 교란종이자 외래종인 무지개송어를 보호하기 위해 토종 "잡어"들을 모조리 멸종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말았다.

이런 그릇된 주장을 무려 미국 어류및야생동물관리국(...)이 직접 앞장서서 내세웠다. 끋내 1962년에 기어이 강에 독극물을 대규모 방류하기로 하여, 미 육군까지 동원한 토종물고기 멸종시키기 작전 일어나고야 말았다. 이 거대한 삽질로 인해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뿐만 아니라 혹등처브와 같은 다른 어종들도 고의적 몰살 대상이 되었고 결국 박멸 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나, 토종 어류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그린 강(Green River)[12]의 대부분에서 물고기들의 씨가 말라버렸다.[13]

개척기 초반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가 가지고 있던 대상어종으로서의 위상과 송어 도입 이후의 처참한 대우를 비교해 보면, 애초에 낚시인들이 특정 어종은 "낚시 대상어"라고 하고 다른 어종들은 "잡어" 라고 여겨 "해롭다", "잡을 가치도, 보호할 가치도 없다"라고 구분하는 행위 자체가 어자원의 실제 생태적이나 경제적 가치가 아니라 단순한 무지식, 선입견, 편견에 기반되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 만약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가 낚시 대상어로서의 가치를 부정당하지 않았었다면 지금쯤은 시베리아의 타이멘이나 아르헨티나의 도라도처럼 민물 빅게임 낚시관광산업의 기반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송어를 거의 신격하는 낚시전통에 집착한 미국 정부와 낚시인들이 "파이크미노우는 유해종이며 나쁜 물고기"라는 인식을 세뇌시키고 좋은 낚시 어종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한 종을 자신들 손으로 몰살시켜 버린 것이다. "잡어"라는 편견에 인한 어종간 구분이 얼마나 끔찍하고 비논리적인지를, 낚시인들이 낚시 문화를 개선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물고기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1973년에 미국 정부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여 보호와 복원을 시작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었다. 상술한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이미 콜로라도강의 대부분에서 복원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까지 가 버렸고[14] 남아있는 곳에서도 전체 수와 번식 개체수 모두 추락해 겨우 연명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보전계획은 그나마 복원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는 세 강들[15]에서 잔존하는 개체군들을 최대한 보전하고, 필요하면 방류사업을 통해 더 보태 주는 것이다.[16]

21세기에 들어서 이런 노력들이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개체군이 입은 피해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과거의 괴물급 크기로 다시 성장할 수 있는지는 무리수이며, 외래어종에 인한 치어의 높은 사망률은 아직 큰 장벽이다. 다만 현재는 기후변화로 인해 콜로라도강의 수온이 다시 올라가면서 무지개송어와 갈색송어가 살 수 없는 환경이 조금씩 조성되어가고 있다.[17] 문제는 이렇게 되면 송어들은 못 버티지만, 작은입우럭이나 찬넬동자개와 같은 다른 외래어종들에게는 역으로 더 적합해진다는 것이다.[18] 최근에는 월아이가 치어의 또 다른 외래종 포식자로 부상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 이런 외래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댐과 같은 장애물로 차단하는 것인데,[19] 애초에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댐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임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또한 계속되는 잘못된 "잡어"박멸 정책 역시 복원을 뒷걸음질하게 하고 있다.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에는 훨씬 더 작지만 압도적으로 더 흔한 친척이 있는데, 미국 북서부에서 서식하는 북부파이크미노우이다. 이 종은 댐저수지에서도 잘 살기 때문에 미국 북서부의 강들에 댐이 들어서며 더 번성하게 되었는데, 이 댐들로 인해 연어들의 숫자가 감소하기 시작하자 미국 어류및야생동물관리국이 북부파이크미노우들이 연어 치어들의 씨를 말린다고 누명을 씌워서, 지역에 따라서는 죽여 없애라고 현상금까지 배포하고 있다.. #[20]. 게다가 낚시인들이 몇 인기 대상어종들을 빼면 물고기들을 구분할 지식도, 관심도 없기 때문에 이 정책은 북부파이크미노우뿐만 아니라 친척인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 파이크미노우도 아닌 여러 히치아족의 토종어류들, 심지어는 아예 잉어과도 아닌 서커류들까지 다 같은 고기라고 동일시로 여겨져 전부 다 외래종이나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잘못 인식되는 결과를 초래했다.[21] 결국 아직까지도 많은 낚시인들은 "환경 보호"를 위해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를 잡히는 대로 죽여 없애거나[22] 여려 곳에서 복원 시도를 치열하게 반대하고 있다.

상술했던 댐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수자원 고갈 역시 지속되는 문제이며, 기후 변화와 엮여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제법 엄중한 보호와 복원사업이 뒷받치고 있음에도 앞날이 아직 어두운 상황이다.


[1] 우리나라에서 작은 물고기들을 흔히 뭉뚱그려 "송사리"나 "피라미"라고 부르듯이듯이 영미권에서는 작은 민물고기들을 흔히 "minnow"로 뭉뚱그려 그르는 일이 흔하다. 그런데 "minnow"는 어류학에서는 잉어과 어류들을 통칭하여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에, 대중 사이트나 뉴스에서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를 소개할 때 "거대 포식성 송사리/피라미"라는 식으로 부르는 일이 많다. [2] 이로 인해 멕시코에서는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3] 특히 깊은 물골이나 물살이 복잡해지는 소에서 [4] 성어의 경우, 외래 육식어종들을 포함해도 콜로라도강에는 이들을 잡아먹을 만큼 큰 어종이 없으며, 크기와 서식지 특성상 대형 맹금류나 북아메리카수달도 성체를 노리기는 어렵다. [5] 다만 날렵한 체형상 체고가 높은 어종은 잡아먹기 힘들어한다. [6] 워낙 컸기 때문에 다른 토종 어류들에 비해 먹을 게 많이 나오고, 잔가시 바르기도 더 쉬웠기 때문이다. [7] 사실 콜로라도강의 토종어류 대부분이 멸종위기이거나 심하게 감소한 상황이다. [8] 이들은 댐 건설 이후에 방류되었는데, 댐에 인한 수온 하강이 콜로라도강의 토종 어류에게는 악재이지만 연어과 어종들에게 저수온은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9] 이는 거의 모든 육식어종에 적용된다. 경골어류는 성어와 치어의 크기 차이가 압도적인 경우가 많아서 성체는 포식자가 없다 해도 치어는 쉬운 사냥감일 뿐이다. [10]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의 경우, 번식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성체 암컷들은 잡아먹히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상황이었다. 다른 토종 물고기들은 기존에 있던 번식개체들마저 잡아먹혔기 때문에 이보다도 더 큰 피해를 보았다. [11] 사실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의 성어는 무지개송어 성체까지 잡아먹을 크기가 되지만, 주식은 연어과 어종이 아니라 다른 잉어과 어종들과 빨판고기류이고 다른 물고기의 알에는 아예 관심이 없다. 애초에 무지개송어가 선호하는 차가운 물에서는 콜로라도파이크미노우가 살지도 못한다. [12] 콜로라도강의 중요 지류 중 하나 [13] 국내에 비유하자면, 환경부 블루길 큰입배스를 보호한다고 붕어, 메기, 쏘가리, 가물치 등을 생태계 교란종으로 몰아간 후 대한민국 육군 공병들을 동원해서 독극물을 강에 풀어 전부 죽여 없애버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14] 특히 외래종 포식자들로 인해 치어 방류가 아예 불가능한 장소가 많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준성체급을 방류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15] 콜로라도강 본류의 상류권, 그린 강의 상술한 박멸계획 해당 구간보다 더 상류에 있었던 지역, 콜로라도강의 또 다른 주 지류인 산후안 강(San Juan River). [16] 사실 타 어종 연구 결과 치어방류의 경우 많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해야 하지만, 이 종의 경우는 워낙 위급한 상황이라 이것저것 다 하고 있다. [17] 말할 필요도 없지만 기후변화로 생태계 복원이 되는 것은 예외적 케이스며, 대부분의 수계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은 심각한 환경문제이다. [18]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수온이 토종 어류들이 살 정도는 아니면서 이런 외래종들에게는 살 맛이 날 정도로 오를 수도 있다. [19] 외래종을 박멸시키는 게 최선이지만, 낚시인들의 반발이 뻔하기 때문에 놔두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많이 방관하는 상황이다. [20] 북부파이크미노우의 주식은 연어의 치어가 아니라 다른 잉어과 어류이다. 정작 연어 치어들을 아작내는 것들은 컷스로트송어, 이 지역에서는 토종인 무지개송어, 그리고 이곳에서도 외래종인 작은입우럭과 월아이인데, 이들은 모두 인기 대상어종들이라서 그냥 놔두는 것이다. [21] 이들 중에서 실제 외래종이나 생태계 교란종은 하나도 없다. 그 북부파이크미노우마저도. [22] 보호종이므로 명백한 불법 행위이다. 문제는 이를 단속할 방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