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26 23:59:16

폴로 셔츠

카라티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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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폴로 셔츠를 입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

1. 개요2. 역사3. 실용성과 격식

1. 개요

가는 이랑직의 튼튼한 면포로 만든 셔츠. 흔히 셔츠 옷깃에 앞이 트인 디자인으로 단추가 1~4개가 달린[1] 스포티한 디자인의 반소매 혹은 긴팔 셔츠를 의미한다. 피케(piqué) 면을 이용했기에 피케 셔츠로 불리기도 하며, PK셔츠라는 콩글리시 표기도 종종 쓰인다. 아님 그냥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흔한 명칭은 카라티.[2] 폴로티, 피케티란 명칭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는 반팔 디자인이 많지만 긴팔 폴로 셔츠도 나온다.[3] 실용성과 내구성, 통풍성이 좋은 편이라 남성복으로 널리 애용되며, 여성들도 골프나 테니스 등의 스포츠 웨어 및 캐주얼웨어용으로 많이들 입는다.

2. 역사

19세기 인도에 진주해 있던 영국군이, 인도인들끼리 마상 구기 시합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해보자!" 하고 영국식 폴로 경기를 만들어냈다. 이들의 당시 상의는 두꺼운 면으로 만든 긴팔 셔츠로 강렬한 햇살과 더위 때문에 큼지막한 칼라가 달려 있었다. 그런데 말 위에서 정신없이 폴로를 하면 바람 때문에 칼라가 자꾸 얼굴에 부딛혔다. 때문에 폴로를 할 때는 칼라를 고정할 수 있는 단추를 달아 이를 막았다.

이후 이들 영국인들이 본국에 돌아와서 폴로 경기를 선보였을 때, 영국 날씨는 인도처럼 덥지는 않았지만 폴로용 셔츠는 이미 경기 유니폼화되었기 때문에 영국 폴로선수들은 이를 그대로 입었다. 하지만 이 운동복을 처음으로 상품화한 것은 영국인이 아니라 미국 회사인 브룩스 브라더스인데, 19세기 말에 창업주의 손자인 존 E. 브룩스가 영국에서 폴로 경기를 구경하다가 칼라에 버튼이 달린 면 셔츠의 실용성을 알아채고는 할아버지에게 이 셔츠의 상품화를 제안한 것. 하지만 이 "폴로용 셔츠"를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폴로 셔츠에 보다 가까운 형태로 재탄생시킨 것은 브룩스 브라더스도 아니고 폴로 선수도 아닌 프랑스 테니스 스타 '르네 라코스테'였다.

라코스테는 폴로용 셔츠를 테니스 경기용 셔츠로 사용하기 위해 몇가지 개조를 가했는데, 첫째로 "피케(pique) 코튼"이라는 기계 직조된 면으로 재질을 바꿈으로써 셔츠가 보다 시원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경기 중에 셔츠가 바지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셔츠 아랫단의 뒷쪽이 앞쪽보다 긴 "테니스 컷"을 디자인하였고, 그때까지는 긴팔이었던 폴로용 셔츠를 반팔로 만들었다. 또한 카라를 접었다 폈다 하며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목 뒷부분을 보호할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였다. 라코스테는 자신의 상징인 악어(라코스테의 별명이 "악어"이었다) 그림을 새긴 이 셔츠를 입고 1926년 US 오픈에서 당당히 우승함으로써 미국과 유럽에 이 특이한 셔츠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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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라코스테와 수잔 렝글렌의 혼성 복식 경기 모습.

1933년에 라코스테가 자신의 패션 브랜드인 라코스테를 론칭하였을 때 당연히 이 셔츠는 라코스테의 주요 제품 중 하나였는데, 이만큼 개조를 했으면 당연히 " 테니스 셔츠"라고 불러야 할 것임에도 라코스테는 "원래 폴로용 셔츠에서 유래한 옷이므로 폴로 셔츠"라고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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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코스테 폴로 셔츠 초창기 모델.

이후 한동안 폴로 셔츠는 고급 남성복으로 백화점이나 전문 남성복 매장에서만 판매하였으며, 지금처럼 누구나 즐겨 입는 옷은 아니었다. 미국 대통령인 아이젠하워도 골프복으로 라코스테 폴로 셔츠를 즐겨 입었는데, 이 모습이 언론에 종종 실리면서 미국의 골퍼들은 모두 라코스테 폴로 셔츠를 유니폼처럼 입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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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리 라코스테 폴로를 자주 입었던 아이젠하워(오른쪽). 왼쪽은 당시 프로골퍼였던 아놀드 파머. 참고로 파머가 입고 있는 펭귄 그림 셔츠는 한국에서 "먼싱웨어"라 널리 알려진 "펭귄" 셔츠이다. 그리고 아놀드 파머 역시 나중에 자신의 패션 브랜드인 '아놀드 파머'를 론칭한다.

한편 프랑스 브랜드인 라코스테가 본가인 영국을 제치고 폴로 셔츠를 독점하는 것이 눈꼴 시었는지(...), 영국 테니스 스타인 프레드 페리 역시 1952년에 윔블던에서 자기 브랜드의 폴로 셔츠를 선보이며 ' 프레드 페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게 된다. 그리고 이 페리의 폴로 셔츠가 바로 오늘날의 대중화된 폴로 셔츠의 기원쯤 되는데, 이 옷은 가슴에 자수로 새겨진 로고(이전의 라코스테 폴로 셔츠는 따로 제작된 로고가 가슴에 부착되어 있었다)가 특징이었고 무엇보다 가격이 쌌다. 여태까지는 유한계급의 스포츠웨어로만 애용되던 폴로 셔츠를, 서민과 청소년도 즐겨 입는 평상복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한편,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우리가 "폴로 셔츠"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 폴로 랄프 로렌"은 오히려 가장 늦게 등장한 신참(?)이었다. 1972년에 미국 뉴욕에서 론칭된 "폴로" 브랜드(오늘날에는 "랄프 로렌"이라고 불리지만 론칭 당시 브랜드 네임은 "폴로"였다)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위해 상류층의 스포츠였던 폴로 경기를 아예 브랜드 네임으로 이용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왜 이게 대담함인가 하면 이 셔츠를 "폴로 셔츠"로 이름 붙인 것은 당시 스포츠 패션웨어계의 거물로 자리잡고 있던 프랑스의 라코스테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라코스테는 소송을 걸었고, 폴로와 라코스테는 1980~90년대 내내 길고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결과는 폴로(랄프 로렌)의 승리였으며, 이로 인해 "폴로"나 "폴로 셔츠"는 특정 브랜드의 제품명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일반명사가 된 것이다. 다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로 인해 "폴로"는 차별화를 위해 "랄프 로렌"으로 브랜드 메인네임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이야 랄프 로렌이 나름 중고가 브랜드로 인식되지만, 론칭 당시만 하더라도 "폴로" 브랜드 셔츠는 라코스테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저렴한 대중 브랜드였고, 덕분에 미국 청소년들은 폴로 브랜드의 폴로 셔츠를 평상복으로 즐겨 입었다. 그리고 이들이 자라 대학에 가서도 폴로 셔츠를 계속 즐겨 입었기에 폴로 셔츠는 미국 대학 남학생들의 유니폼 비슷하게 자리잡았으며, 이후 폴로와 라코스테의 재판 결과를 본 미국 기업들도 "폴로 셔츠 아무나 만들어도 되는겨? 그럼 우리도 우리 회사 로고 새겨서 유니폼으로 써도 아무런 문제 없네?아싸" 하고 사원들의 유니폼으로 자사 로고가 새겨진 폴로 셔츠를 사용하기 시작, 오늘날에는 많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폴로 셔츠를 입고 활동하게 되었다.

3. 실용성과 격식

폴로 셔츠는 운동복이었으므로, 셔츠와 달리 여유를 두는 것이 정석이다.
  • 길이 : 꺼내입을 경우 셔츠 뒷쪽 아랫단이 엉덩이의 중간 정도인게 평균이다. 물론 핏이나 코디에 따른 차이는 있고, 총장은 다른 핏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주기에 너무 내려가거나 너무 올라가지만 않으면 된다.
  • 소매 : 소매가 너무 헐렁해서도 안되고 너무 꽉 끼어도 안된다. 팔과 소매 사이에 손가락 한두개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있는 크기가 최적이다. 물론 팔이 너무 가늘거나 너무 우람해서 그것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겠지만.
  • 전체적인 핏 : 몸매가 드러날 정도로 폴로 셔츠가 딱 맞는 것은 좋지 않다. 너무 헐렁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핏이 가장 좋다.[4] 참고로 폴로 셔츠 핏으론 레귤러, 슬림, 오버핏 등 다양한 명칭이 있는데, 이런 명칭을 떠나 브랜드마다 치수는 제각각이라 직접 입어보고 핏감을 키우는게 좋다.

일반적인 셔츠보다는 편하며, 카라가 달려 라운드 티셔츠보다는 조금 더 단정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유니폼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오염에 강하고 내구성도 좋아 한 번 구매하면 색이 많이 바래거나 하지 않는 이상 꾸준히 오랜 시간 입기 좋은 아이템이다. 사람은 목보다 머리가 크기 때문에 일반 티셔츠는 입고 벗을 때 목 부분이 늘어나 결국 보기 흉하게 되어 버려야 하는 고질적 단점이 있지만, 폴로 셔츠는 입고 벗을 때 단추를 조금 풀어주면 머리가 널널하게 통과하므로 목이 늘어날 일이 없다. 관리만 잘 하면 몇 년이고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열악한 해외 현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유니폼처럼 입는 셔츠이며, PMC나 사복경호원 같은 경우 튀지 않으면서도 활동성과 내구성이 우수한 복장으로 애용된다. 이렇다 보니 태양광 차단이나 땀의 급속 건조 같은 기능을 부여한 섬유로 만들어진 폴로셔츠도 많은데, 그런 처리 없이도 피케 천 자체가 제법 시원하고 발한성도 좋은 편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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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도 즐겨 입는 폴로 셔츠.

남녀노소 모두 입을 수 있으며 정장바지, 데님, 치노, 슬랙스, 반바지 등 하의의 형태와 재질을 가리지 않고 매치되는 극강의 범용성을 가진 셔츠다. 청바지 위에 셔츠단을 밖으로 내어 입으면 편안한 캐주얼 룩이 연출되며 카키바지나 정장바지 위에 셔츠단을 바지 안으로 넣고 입으면 세미-비즈니스 캐주얼 정도의 격식이 갖춰진다. 실제 마트나 가게 점원 등이 많이 입고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복장 제한이 없는 종목의 감독일 경우 정장 다음으로 종종 애용하기도 한다.

단, 아무리 단정히 차려입어도 폴로 셔츠는 세미-비즈니스 캐주얼 수준의 격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바람"이라고 초대장에 적혀있을 경우 폴로 셔츠는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당신이 그 자리에서 가장 상급자라면 폴로 셔츠 뿐만 아니라 라운드 티셔츠심지어 난닝구를 입고 가도 별 탈 없겠지만, 그게 아닐 경우 "저 친구 대단한걸?" 하는 말을 (여러가지 의미로) 듣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 재킷 필수"라고 지정된 경우, 폴로 셔츠는 피하고 드레스 셔츠 남방을 입도록 하자. 아니면 차라리 호기롭게 크루넥 티셔츠 위에 캐주얼한 느낌의 자켓을 입던지. 다만 기본적으론 폴로 셔츠가 자켓과 함께 입도록 나온 제품은 아니지만, 체격 등의 개인 조건에 따라 폴로 셔츠와 자켓 조합이 어울리는 사람도 있을 순 있다.[5] 물론 그런 차림이 허용되는 직장이나 동네 구경, 여행 등을 갈때 입는거 아닌 딴에야 격식 차리는 공간에선 튀긴 할테지만. 다만 자켓 말고 가디건이나 셔츠 환절기 같은 때 폴로 셔츠 위에 입으면 디자인에 따라 제법 괜찮은 조합이 될 수도 있다. 참고로 폴로 셔츠를 어설프게 바지 안에 집어넣었다간 삽시간에 아저씨 패션이 될 수도 있으니 넣을거면 잘 넣어 입고 아님 빼서 다니자. 또 드물게 폴로 셔츠 위에 넥타이를 매는 사람도 있는데, 정석은 아니니 가급적 피하도록 하자.

폴로 셔츠는 홑겹으로 입는 경우가 많다. 이는 언더셔츠를 입으면 피케 천이 을 빨아들여 모세관 현상으로 증발시켜 버리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인 점도 있다. 다만 그 땀 때문에 일부러 속옷을 겹쳐입는 사람도 있고, 한창 더운 여름엔 홑겹으로 입어도 축축해지긴 한다. 또 유두가 보이거나 체격이 왜소한 사람의 경우 레이어드용으로 안에 겹쳐입기도 하는데, 겹쳐입을 경우 색감 등의 문제로 안이쁘거나 두께에 따라 여름엔 심히 더워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세탁거리가 는다 그러니 유두는 테이프로 해결하거나 레이어드 한다면 민소매 등 얇은 옷을 입고, 혹은 걍 레이어드 안해도 될만한 두께나 세미 오버핏 등 핏 맞는 폴로 셔츠를 하나 구하자. 사실 초보자들이 핏과 색을 잘 못맞춰서 그렇지 이런 것들만 잘맞춰도 보정 효과를 꽤 볼 수 있다.

원래는 피케 면으로 만드는 것이 정석이지만 고급형은 실크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고, 정장 브랜드나 업무용 등의 경우 레이온이나 혹은 폴리에스터 같은 합성섬유로 좀 더 얇고 시원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단, PMC처럼 위험직 종사자의 경우 반드시 으로 된 폴로 셔츠를 입는데, 사제폭발물 등으로 공격당할 경우 합섬은 불타면서 몸에 달라붙기 때문이다.


[1] 이 특유의 단추는 있는데 셔츠 카라가 없는 셔츠는 헨리넥이라고 따로 분류한다. [2] 물론 지금에 와선 카라티 소재로 피케면 뿐만 아니라 마, 폴리에스터, 혼방 등 여러 소재가 쓰이고 있다. 디자인도 기본인 무지형 외 슬릿넥, 오픈카라형 등 다양하고, 출시도 캐쥬얼부터 정장, 스포츠 브랜드까지 폭넓게 출시되고 있다. [3] 정장 브랜드쪽에 많은 편이다. [4] 마침 이 문서 맨 위의 모델(디카프리오)이 제법 괜찮은 핏의 폴로 셔츠를 입고 있다. [5] 폴로+자켓을 입을시, 폴로는 상대적으로 타이트한 핏, 셔츠단은 바지 안에 단정하게 집어넣은 뒤 벨트로 마무리하는 방법도 있다. 셔츠 컬러가 후줄근하게 늘어지지 않도록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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