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싱가포르의 언어에 대해 서술하는 문서.2. 상세
싱가포르의 공용어는 영어, 표준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이고 싱가포르에서 국어는 말레이어인데 로마자로만 쓴다. 싱가포르의 모든 공문서는 영어 단독이거나 네 언어로 모두 나오며 공교육에서도 네 언어를 모두 가르치는 방식을 채택한다.정부는 1950년대부터 이중언어교육제도를 도입하여 영어, 표준중국어, 타밀어, 말레이어를 동일하게 취급했으나 정부의법률/교육 언어는 영어로 했고, 1965년 독립 시부터 영어를 제1국어로 정하고 1987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를 제1국어로 쓰도록 했다. #
2015년 기준 싱가포르인의 36%가 일상 언어로 영어를 쓰며, 34%가 표준 중국어, 10%가 말레이어, 3%가 타밀어를 쓴다. 이는 자신이 가장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언어 하나만을 고른 것으로, 일상 언어로 영어를 쓰는 싱가포르인이라도 중국어나 말레이어 역시 학교 교육으로 배워서 어느 정도 안다. 참고로 싱가포르의 민족구성은 중국계 74%, 말레이인 13%, 타밀인 9% 정도이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2010년에 비해서 제1언어가 영어인 사람이 16%나 증가해 48.3%를 기록했다. 표준 중국어도 증가했다. 타 언어는 감소해서 말레이어, 타밀어 등의 사용자는 모두 대폭 감소했다. 그리고 중국어 방언 사용자들의 수도 감소했다. 표준 중국어만 소폭 상승했는데 중국계 싱가포르인 가정에서 2세 이상으로 가면서 표준중국어로 소통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고임금의 사무직 직업에선 영어가 필수이고 저임금의 육체노동인 공사장 인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남아시아나 중국 대륙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흔하다. 서비스업의 경우 영어가 제1언어라 영어로 우선 무엇이든 물어보는 편이며 동양인을 중국인이나 대만인으로 생각하고 표준 중국어로 물어볼 수는 있다.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영어를 배우게 하는 편이며 학교 교육 등으로 결과적으로 영어 이외의 언어는 사용자가 감소하고 있다. 물론 각자 민족 언어도 가정에서 구사하지만 영어를 못 하는 사람들은 교육을 못 받은 노인 세대의 자연사 등으로 급감하고 있다.
다양한 언어 교육이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 때문에 어학연수 목적지로 최고라고 볼 수 있다. 영어,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고, 법규가 엄격하여 치안도 좋다보니 선호도가 높다.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우는 것만 봐도 메리트가 있다.
싱가포르 인구의 74%를 차지하는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은 보통 광동어, 객가어, 민어 등 남방 방언을 많이 쓰지만 다른 언어를 쓰는 중국계 주민들과는 표준 중국어를 쓰고 타 인종과는 당연히 영어를 주로 쓴다.
중국어 회화를 할 때에도 자주 쓰지 않아 모르는 중국어 단어는 영어 단어를 써서 말하는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이 많다. 한문은 읽기조차 힘들어하는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이 많고 한문으로 작문은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이는 표어문자를 사용하는 중국어 특성에 더불어 가정에서 입말로만 중국어를 배워 온 탓이다.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은 표준중국어 회화는 충분히 가능하나, 전문 용어나 복잡한 문장은 영어로 말하고, 영어를 섞어서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이게 그 유명한 싱가포르식 싱다린이다. 또한 영어를 좀 더 편하게 생각한다만 10~20대 사이의 젊은 층들은 표준 중국어 강화 교육으로 인해 이전 세대보다 훨씬 유창하게 중국어를 구사 가능하다.
정확히는 한자를 잘 못 읽고 영어와 중국어를 혼용해서 조금 긴 단어는 영어로 말하는 등 이중언어 습관이 들린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사람들을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얀 바나나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국계 미국인, 한국계 캐나다인 중에서 재외국민을 위한 한국어 학교를 다닌 부류들이나 고려인, 조선족, 재일교포 등 한국어를 보존해온 교포들의 한국어 능력과 비슷하다.
3.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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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P와 가까운 싱가포르식 영어. 영상 자료의 내용은 1987년 싱가포르 MRT 개통에 관한 것이다. |
영어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이자 다른 싱가포르 내 공용어에 비해 우선되며, 영국식 영어를 규범으로 삼는다. 영어는 학교 교육에서도 사용되고 관청, 공항, 사기업, 외교 등에서도 쓰이며 법적 문서나 공문서도 영어가 우선시될 정도로 중요하다. 또한 각 정부 기관 사이트는 전부 영어만 지원된다.
싱가포르인들의 영어 표현, 억양은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다르다고 느껴질 수 있다. 싱가포르가 전통적으로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영국식 영어를 기준으로 한다. 영국 외에도 호주, 뉴질랜드의 영향력이 강하고 호주 영어와 뉴질랜드 영어의 영향 역시 강하게 받는다. 또 싱가포르식 영어에는 영국식 영어를 기반으로 광동어, 객가어, 민남어, 말레이어 표현도 섞여있고 특유의 억양이 있어서 외국인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도 많다. 당장 영국인이나 캐나다인, 호주인, 뉴질랜드인 등 싱가포르식 영어에 익숙한 원어민들도 몇몇 표현은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독립 이후 리콴유는 싱가포르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완전한 영어권으로 만들고 민족 간 소통을 위해 영어 위주 교육 정책을 실시했다. 당시 리콴유는 19세기부터 싱가포르에 이민 온 여러 사람들이 시대가 지나면 영어를 모어로 삼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싱가포르는 민족 문제로 말레이시아에서 쫓겨난 나라라서 인종 간 통합에는 영어라는 링구아 프랑카가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봤고, 그의 정책은 점차 성공했다.[1]
그래서 독립 당시 영어를 일상적 언어로 쓰는 싱가포르인은 20% 정도였는데 2020년대 현재 가정에서 영어를 구사하는 비중이 48.3%가 되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같은 영국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 미얀마, 브루나이, 미국 식민지였던 필리핀에 비해 영어 구사력이 높다는 것을 보면 굉장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중국계 싱가포르인이나 말레이인 노인 중에서 저학력자들의 경우는 영어를 몰라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기는 한데 이들이 점차 노령화 등으로 줄어들면서 영어를 모르는 사람의 숫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영국식을 기준으로 삼다보니 미국식 영어에 대한 시선은 좋지 않지만 미국 드라마, 미국 영화를 수입하다보니 미국식 영어도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알아먹는다. 물론 철자나 여러 규범은 영국식이 기준이다. 그래서 공식 문서에는 영국식 영어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교육 수준과 경제 수준이 높은 만큼 공용어로 영어에 대한 접근성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우수하다. 특히 영어는 싱가포르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준 언어일 뿐만 아니라 아예 국어 비슷한 언어인 만큼 싱가포르인의 영어 실력은 아시아 내에서 상위권이다. 무엇보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중산층들은 영어권 출신 주민들과 매우 비슷하게 구사할 수 있고, 리콴유 - 리셴룽 내각의 영어 공용화 정책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의 영어 구사 능력은 뛰어나다.
영어가 제1언어이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TOEFL 점수는 가장 높다. 평균이 거의 98~100점을 오간다. 읽기 24, 듣기 25, 말하기 24, 쓰기 26 정도 수준이다. TOEIC은 필리핀과 동남아시아 1~2위를 다툰다. 사실 싱가포르는 영어 원어민에 준하게 취급되어 영미권 유학 시 IELTS, 토플이 면제된다. 위의 점수는 반은 재미 삼아서 쳐서 나오는 스코어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이 사회의 주 구성원이라 영어가 공용어이긴 해도 중화권 국가라 곳곳에 동양 문화가 스며들어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계 싱가포르인은 통성명을 할 때 서구권처럼 이름, 성 순이 아닌 한국, 대만, 일본처럼 성, 이름 순으로 통성명을 한다. 통성명뿐만 아니라 여권, NRIC 카드[2]와 같은 신분증과 공문서에도 항상 이름이 성, 이름 순으로 기재가 된다.
중국계 싱가포르인들 중 영어명도 같이 갖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3] 이들 역시 통성명을 할 때 영어 이름, 중국식 성+중국식 이름 순으로 소개를 한다거나 공문서에 이름을 이 순서대로 기입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가장 유명한 싱가포르인인 리콴유의 영어명은 Harry였는데 이름을 Harry Lee Kuan Yew로 기재한다는 식.
반면 중국계 미국인이나 캐나다인의 경우 본인의 중국식 이름을 미들네임으로 취급을 해서 Harry Kuanyew Lee, 혹은 Harry K. Lee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는 중국계만 그렇고 인도계 싱가포르인, 말레이인 등 중국어도 모르는 타 인종이나 백인 이주민들은 아무 해당사항 없이 이름+성으로 표기한다.
3.1. 싱글리시
자세한 내용은 싱글리시 문서 참고하십시오.싱가포르인들이 쓰는 영어는 영국식 영어에 기반을 하고 있긴 하나 RP가 아닌 싱글리시에 가까운 억양이라 주로 미국식 영어만 배우는 한국인 여행자 입장에서 꽤나 알아듣는 데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사실 한국인들이 배운 미국식 영어를 싱가포르인들이 알아듣는 경우도 미국 문화를 많이 접한 10-20대가 아닌 30대 이상이면 좀 어렵다. 자존심 때문에 미국식 영어를 무시하는 풍토가 있어서이다. 물론 영국식 영어, 호주 영어, 뉴질랜드 영어의 경우 싱가포르인들이 자주 접해서 곧잘 알아듣는다.[4]
싱글리시는 사실 피진에서 출발한 크레올이라기보단 일종의 심한 사투리로 굳어진 방언으로 보면 된다. 한국어 기준에서는 표준어를 배운 외국인이 한국 밖에서 쓰이는 중앙아시아 한국어, 재일 한국어, 미주 한인어, 연변 조선어 등을 접하거나 한반도 내에서 가장 이질적인 제주어를 접한 상황과 비슷하다. 이 중 제주어는 아예 표준 한국어와 완전히 이질적이라 소통조차 안 되는데 싱글리시는 소통이 안 되진 않는다.
싱글리시는 광동어, 민어, 객가어, 말레이어, 타밀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에 영어권 주민들인 영국인, 미국인, 캐나다인, 호주인, 뉴질랜드인, 아일랜드인들과 의사소통하는 데 대부분 문제가 전혀 없지만 단어나 표현 등에서의 차이로 문제가 생긴다는 인식이 있어 정부 차원에서 싱글리시 퇴출 운동까지 벌어져 교육 프로그램을 동원하기도 한다. 이 정책 덕분에 싱글리시는 지상파 방송 등에서는 중국어 방언들과 함께 사용이 금지된다. 억양에서만 고유 억양이 있지 표현, 단어는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인문지리학이나 언어학 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러한 싱가포르의 방언 억제 정책을 고유언어 말살 정책이라며 반발한다. 그렇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영국식 영어와 표준중국어 사용으로 사회 통합이 빨라지고 외국인과의 의사소통도 용이해졌다는 이유로 이를 적극 밀어붙이고 있다. 이제는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만 좀 특이한 억양의 말레이시아식 영어를 쓴다.[5]
사실 같은 영어권 내에서도 영국식 영어, 미국식 영어 외 다양한 방언이 있고, 프랑스어 역시 본토 프랑스어와 프랑코포니 내 프랑스어의 차이가 있으며 심지어 한림원이 버젓이 스페인에 존재하는 스페인어조차 남아메리카 일부 국가 스페인어는 서유럽 지역의 스페인어와는 완전히 이질적이다. 이들 역시 싱글리시와 같이 특정 지역에 정착하면서 타 언어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참고로 Mediacorp의 CNA의 뉴스 아나운서들이나 기자들의 억양을 보면 특히 인도계 싱가포르인과 말레이인, 5060대의 중국계 싱가포르인 앵커들은 싱글리시 억양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표현은 정확하나 한국인이 듣기에 특유의 억양이 좀 웃길 뿐인데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
싱글리시는 표준 영어와 발음 및 문법 요소에 차이가 있어 한국인들이 배경지식 없이는 알아듣기는 쉽지 않지만 명사/동사 등을 겨우겨우 섞어서 콩글리시를 현지인에게 말해도 알아 듣는다. 물론 대답도 싱글리시로 대답하는데, 명사/동사만큼은 그래도 강조해서 말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다. 물론 비즈니스 등으로 만날 때나 공식 석상에서는 싱글리시를 들을 일은 없다.
4. 중국어
4.1. 표준 중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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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계 싱가포르인의 표준중국어 인터뷰 |
중국어는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왔다. 표준어는 중국 대륙, 대만과 같은 표준 중국어이다. 싱가포르가 규정한 표준중국어는 싱가포르 표준 화어[6]라고 하며, 중국의 보통화(普通话)나 대만의 국어(國語)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20년 기준 중국계 싱가포르인의 40.2%가 가정에서 표준 중국어를 구사한다. 여기서 40.2%는 중국 대륙인들의 비중은 얼마 안 되고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 중에 싱가포르 영주권을 취득하거나 싱가포르로 귀화한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이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및 중국계 인도네시아인들과 통혼을 하여 출생한 자녀들의 케이스도 있다. 나머지는 가정에서 영어를 구사하지만 학교 교육으로 표준 중국어 및 간체자를 배웠다.[7]
사실 싱가포르 언어 통계는 자신이 편한 언어로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계 싱가포르인은 영어 + 표준 중국어 + 본인들 방언의 3가지 언어를 배우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익숙해져 있다. 당장 중국 대륙인과 대만인과도 같이 표준 중국어로 소통한다. 싱가포르 사람끼리는 영어로 소통하다가도 중국인을 만나면 중국어로 언어를 금방 바꾸는 코드 스위칭이 나타나는데 특히 대학가와 기업에서 심하다.
물론 한자를 읽는 건 힘들어하는데 정확히는 정체자를 읽기 힘들어한다. 한국계 미국인, 한국계 캐나다인들도 젊은 세대는 한글을 못 읽고 못 쓰는 것과 똑같다. 간체자는 교육으로 다들 배워서 알며 대만, 홍콩과의 교류로 인해 정체자를 아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자는 공식적으로는 간체자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체자를 호적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고 중국 대륙과 달리 비공식적으로 일상에서 정체자도 자주 혼용한다. 실제로 상호를 정체자로 적거나 글의 제목은 정체자로, 내용은 간체자로 쓰는 경우도 발견된다. 반대로 제목과 내용 모두 정체자로만 쓰는 경우도 있다.
사실 싱가포르의 표준중국어는 강제로 이식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예 헌법에서부터 공용어를 중국어(Chinese Language)가 아니라 표준 중국어(Singaporean Mandarin)로 적시해 놨지만 싱가포르 인구의 75%를 차지하는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은 원래 표준중국어 사용자가 아니다. 싱가포르의 중국계 인구 중 관화권에 연고를 둔[8] 주민들은 적다. 그럼에도 이렇게 표준중국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의 방언이 광동어, 객가어, 민어로 다르기 때문에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지정한 것이다. 그리고 싱가포르가 중국, 대만 등 타 중화권 주민들과의 교류를 위해 표준중국어를 공용어로 정한 것이다.
사실 싱가포르는 중국계 싱가포르인이 많은 만큼 표준중국어가 현재 싱가포르에서 제1공용어라고 할만한 영어에 앞서 공용어가 될 뻔했다. 중국어를 앞세워서 뭉친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의 입김이 센 탓이었다. 하지만 리콴유는 다민족 사회인 싱가포르 내 갈등을 해소하는 것과 중국어보다는 영어에 미래가 있다고 여기면서 영어를 공용어이자 제1언어로 밀고 중국어를 제2언어로 밀었다.
이러한 리콴유의 영어 우선 정책에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은 심심치 않게 반기를 들었으나, 문제는 막상 이렇게 졸업한 뛰어난 인재들이 중국어를 제외하고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영어가 시급한 싱가포르에서나 혹은 같은 자본주의에 당시 영국 땅으로서 영어를 쓰는 홍콩에서 일자리를 못 구하는 경우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 당시 홍콩은 보통화는 전혀 쓰이지 않는 완전한 광동어 사용지역이었으며 모든 대외업무는 영어로 진행했다.
그런 이유로 시간이 흘러 싱가포르의 모든 대학들이 영어만 쓰는 형태로 바뀌었다. 지금은 이름을 제외하곤 중국어를 찾아볼 수 없는 난양이공대학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든다. 이는 넷플릭스에 있는 xin yao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9]
중국어의 지위가 딱히 높진 않아서 한국인들은 거의 영어를 쓰며 지내고 중국어는 따로 배우지 않으면 잘 모른다. 중국에서 거주하거나 공부한 한국인들이 싱가포르가 중국어가 통할 것이란 생각에 싱가포르를 두드리다가 영어가 안 돼서 탈락하는 경우가 꽤 많다. 실제로 중국 대륙인 이주노동자들이 단순 노동직 정도만 가능한 이유도 언어 문제, 교육 수준 탓이다. 대신 중국 대륙인 엘리트들은 영어 구사력도 높아서 현지에서 선진국 시민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그래도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이 영어만 구사 가능하고 중국어를 아예 못하진 않는다. 진짜 표준 중국어를 모르고 영어 + 자기네 방언( 민남어, 광동어 등)만 구사할 수 있는 사람도 중년 및 노년층 중에 식자층에 좀 있기는 한데 고촉통 전 총리가 그런 경우로 민남어와 영어만 구사할 수 있었던 사람이라 같은 중국계 싱가포르인끼리의 대화에도 영어를 쓰던 사람이었다. 반면에 리콴유는 정계에 입문하고 나서 표준 중국어를 학습해서 표준 중국어 구사가 가능했다. 그 아들인 리셴룽은 어릴 때부터 표준 중국어 학교에 입학했고 밖에서는 영어를 쓰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둘 다 능통하게 쓴다.
젊은 중국계 싱가포르인은 최근 중국어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중국어 교육이 강화된 세대이기에 이전 세대들보다 표준 중국어를 더 잘하는 경향도 보인다.
4.2. 싱다린
한편 광범위한 언어 접촉의 결과 싱가포르만의 비표준 구어도 새로 등장했는데 이건 싱가포르식 화어(新加坡式華語), 싱다린(Singdarin) 등으로 지칭된다. 싱다린은 표준 중국어에 영어 단어가 많이 섞인 구어이다. #물론 말레이어나 다른 중국어 방언인 만남어, 객가어, 광동어 등에서 온 외래어들도 포함돼 있다. 이것부터는 진정한 동남아시아의 중국어인데 기존 중국 대륙에 없는 개념을 언급하기 위한 외래어들이 유입되었다. 애초 싱다린은 표준 중국어와 일부 문법에 차이가 있고, 어휘에서도 차이가 있는 편이다.
전술했듯 표준 중국어가 기반을 둔 베이징 방언이 쓰이는 베이징 및 허베이성 일대와 기후가 크게 달라 여러 단어가 신설되었다. 아열대인 대만이나 남방 장쑤성, 저장성, 푸젠성, 광둥성 일대에서 쓰이는 방언에나 있던 각종 열대 과일이나 동물, 식물들에 대한 단어를 대거 차용했으며 그걸로도 모자라 말레이어를 대거 끌고 왔다.[10]
그리고 옆 나라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이나 타 동남아시아 중국계 사회들도 그렇듯 민남어를 쓰는 현 푸젠성 출신 및 대만인들과 똑같은 푸젠 계열 중국인이 다수였기에 중국 본토인들은 싱다린에서도 민남어 억양이 많이 들린다들 말하고는 한다. 대놓고 중국계 싱가포르인들의 표준 중국어 발음이 얼(兒)화를 아예 안 쓰다보니 대만의 표준중국어와 같다고 한다.
4.3. 기타 방언
중국계 싱가포르인의 대다수는 광둥, 푸젠, 하이난 등 중국 동남부 해안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기 때문에 중국계 싱가포르인 사이에서는 중국어 방언이 많이 쓰인다. 2012년 기준 5대 방언은 민남어, 조주화, 광동어, 객가어, 해남어이다. 특히 이중 과반수 이상은 민남어 화자이고 그 다음이 광동어 및 객가어 화자다.광동어의 화자 규모는 어느 정도 있고, 홍콩과의 교류가 많아서 생각보다 많이 쓰인다. 그리고 싱가포르와 붙어있는 조호르바루에도 광동어 화자가 많다. 홍콩 영화, 홍콩 드라마, 광동어 음악이 유입되면서 광동어 역시 많이 쓰인다. 더구나 홍콩인들이 1997년 홍콩 반환과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의 실패 이후 부자들을 중심으로 싱가포르로 대거 이주했으며 싱가포르 MRT가 최근 영어 + 화어 + 말레이어 + 타밀어로 나가던 각종 안내방송에 광동어를 추가했다. 그 정도로 홍콩에서 많이들 내려왔다.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인 리콴유의 영문 이름마저 관화가 아닌 민남어식 독음이고, 많은 중국계 싱가포르인들도 자신의 이름을 로마자로 표기할 때 방언 발음에 기준해서 쓴다. 예를 들어 성이 Chan, Tse, Tang, Wong, Lam, Chau, Law, Lau, Kwok, Ng 등이면 광동어 화자이고 Tan, Ong, Lim, Goh, Chua, Phua, Ang, Toh, Liew, Siow, Koh, Teo, Quek[11], Liew, Poh 등이면 민남어 화자이며 Chin, Tsai, Chong 등은 객가인이다.[12]
이 방언들도 싱가포르에서 독자적으로 변형되면서 싱가포르식 민남어, 싱가포르식 광동어 등의 새로운 방언 형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리콴유 시대 이후 싱가포르가 영어를 국가 전체의 제1공용어로 밀기 시작했고, 중국계들끼리는 표준 중국어로 서서히 소통 언어를 통일해나간 경향 때문에 2000년대 이후 중국어 방언의 영향력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과거 20세기까지만 해도 싱가포르에서는 중국어 방언, 특히 민남어(복건화)의 세력이 강했고 중국계들 사이에서 주류 언어로 쓰일 만큼 영향력이 상당했다. 아닌게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중국계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10명 중 7명은 민남어권 출신(조상이 민남어권 출신인 경우를 포함)일 정도로 싱가포르 사회에서 중국 남방 방언의 영향력은 상당히 강했었다.
이렇게 싱가포르에 정착한 중국계 인구 대부분이 방언을 쓰는 남부 출신이었다 보니 옛날에는 방언의 영향력이 컸지만, 싱가포르 정부의 영어 우선 정책과 더불어 중국계들 사이에서도 여러 방언을 쓰는 사람들이 섞여서 서로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문제 때문에 서서히 표준 중국어로 언어를 통일하기 시작하면서 방언의 영향력이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싱가포르 언어 통계를 보면 1990년에는 중국계 싱가포르인 중 일상 언어로 중국어 방언을 쓰는 인구 비율이 50.3%에 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이 비율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2020년에는 11.8%까지 감소했다. 반대로 표준중국어는 1990년 30.1%에서 2020년 40.2%로 증가했다. 특히 영어는 1990년 19.3%에서 2020년 47.6%로 매우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그만큼 요즘 젊은 세대로 내려올수록 중국계라도 영어가 중국어보다 더 편한 사람이 많고 중국어를 쓰더라도 방언보다는 표준중국어(화어)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상술했던 것처럼 중국계들의 혈통이 혈통인지라 본인이 표준중국어를 더 편하게 여긴다 해도 최소 부모나 조부모 세대는 방언(민남어, 광동어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 자체는 들으면 무슨 뜻인지 아는 경우도 많고 유창하진 않더라도 본인 역시 조금이나마 할 줄 아는 사람들도 있다.
5. 말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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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내 말레이어 |
말레이어는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의 단독 국어이다. 싱가포르군, 싱가포르 경찰청, 싱가포르 민방위대[13] 등 각 기관의 구호라든가 지명 등에서도 말레이어가 자주 쓰이고 있으며 싱가포르 국가인 전진하는 싱가포르도 말레이어 가사만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독 국어라는 지위는 명목상으로만 남았다. 다들 알다시피 싱가포르의 제1언어는 영어다. 차라리 영어를 하나도 모르고 표준 중국어만 알고 있어도 싱가포르 내에서 어느 정도는 생활이 가능하나, 말레이어만 알고 있다면 싱가포르 내에서 생활하기가 매우 불편하다.
영국 통치 시절 싱가포르는 영국의 해협식민지 중 경제적으로 가장 번영했기 때문에 싱가포르가 말레이어권 문화[14]의 중심지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시절과 독립 후 있었던 여러 혼란 끝에 말레이어는 명목상의 국어라고 명시되어 있을지는 몰라도 필수적인 언어의 영역에서는 빠졌다. 이는 중국계 싱가포르인의 숫자가 워낙 많은 것과 말레이인 비중이 줄어든 것도 있고 무엇보다 리콴유 전 총리의 영어 우선 정책의 영향이 컸다. 영어가 민족 간 소통어 역할을 하면서 자연히 영어만 쓰게 되었고 말레이어는 뒷전이라 이젠 말레이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어쨌든 국어로 지정된 언어라 말레이어에 대한 관심이 없지는 않다. 중국계 싱가포르인, 인도계 싱가포르인이라고 해도 학교에서도 그래도 헌법에서 정한 국어인 말레이어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아주 약간씩이라도 어느 정도는 말레이어를 구사할 줄 안다. 중국어의 경우 중국계가 아니면 아예 배우지도 않아 타 인종은 전혀 모르는 것과 반대다. 특히 주변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를 합해 수 억 인구가 전부 말레이어를 쓰므로, 한국에서 중국어, 일본어를 많이 배우듯이 '교류 많고 인구 많은 옆 나라 언어' 특성상 수요도 있으니만큼 다른 인종이라 하더라도 말레이어를 배워둬서 나쁠 것은 없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인들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어를 구사하거나 중국계 싱가포르인의 가사도우미로 말레이시아인, 인도네시아인을 고용할 때도 말레이어를 쓴다. 말레이시아인, 인도네시아인들도 싱가포르에 오면 말레이어를 쓰며 싱가포르 역시 말레이어권에 속한다.
그리고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싱가포르 정부는 이웃 나라인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와 경제 협력을 추구하며 말레이어 교육에도 힘을 쓰고 있다. 사실 도시국가는 독자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지라 이렇게 이웃 나라하고 연계가 불가피하며 그 파트너는 영어권과 중화권을 제외하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와 같이 같은 말레이어를 공유하는 국가들이다.
2020년 통계에 따르면, 특이하게 인도계 싱가포르인 인구의 6%가 가정에서 말레이어를 사용한다. 이 경우는 무슬림 계통으로 말레이계와 윗대에서 통혼한 경우들도 있고 그렇진 않더라도 같은 움마 공동체에서 말레이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경우들도 있다.
싱가포르의 표준 말레이어 규범은 대부분의 경우 말레이시아의 표준 말레이어와 같다. 당연하지만 싱가포르가 원래 말레이시아의 1개 주로 출발했기 때문에 표준 말레이어 규범을 말레이시아 본토 기준으로 따르는 것이다. 말레이어의 경우 말레이시아 본토와 인도네시아, 사바 및 사라왁, 그리고 브루나이가 각기 방언 차이가 있으며 이 중 브루나이 방언이 가장 이질적이다.
6. 타밀어 및 기타 인도계 언어
인도계 싱가포르인들의 언어인 타밀어의 경우 공용어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인도계가 고작 9%밖에 되지 않는데다 배워도 인도 타밀나두 주나 스리랑카로 갈 때 빼면 별로 써먹을 기회가 없는 탓에 다른 인종들은 타밀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인도계 싱가포르인의 과반은 타밀어를 쓰지만 그 외에도 말라얄람어, 펀자브어, 구자라트어, 싱할라어, 힌디어, 우르두어 등이 극소수 인도계 싱가포르인 사이에서 쓰인다.
7. 관련 문서
[1]
중국어 방언 여럿과
말레이어 일부 방언인 부기스어 등이 소멸되는 부작용도 있었다.
[2]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거의 유사한 신분증이다.
[3]
특히 MZ세대의 경우 영어 이름을 기본으로 많이 쓴다.
[4]
이는
한국인들이
미국식 영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리노이 등 중서부 지역 영어와
캘리포니아 등 서해안 영어에 가깝기 때문에 그런 면이 있다. 동부나 남부 출신의 영어는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한국인들도 알아듣기 쉽지 않다. 그나마 동부 지역은
뉴욕,
보스턴,
워싱턴 D.C.와의 교류로 인해 한국인 비중 낮은 남부에 비해서는 익숙하다.
조지 부시의 남부 사투리 심한 연설은
미국인들도 서부나 동부 사람들은 알아듣질 못해 그를 심하게 조롱한 면이 있었다.
[5]
싱가포르인인 줄 아는 사람들 상당수가 사실은 말레이시아인들이다. 싱가포르에는 말레이시아 이주민이 아주 많은데 그들은 거의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고 겉으로 아무 구분이 안 되어 배경지식 없이는 잘 모른다.
[6]
新加坡標準華語
[7]
그러나
정체자도 많이 통용된다.
[8]
본인이 관화권 출신이거나 조상이 관화권 출신으로 싱가포르에 대대로 살고 있는 경우
[9]
성균관대학교 등
한국에는 난양공대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오기도 하는데,
중국 대륙인과 달리 공식 석상에서는
영어를 쓴다.
홍콩인,
마카오인들은 자신들끼리는
광동어를 쓰고,
중국계 싱가포르인,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나
대만인들은 자신들끼리는
표준 중국어를 쓰지만
중국 대륙인들과 구별하기 위해 일부러 영어를 쓴다. 그래서
한국인들도
중화권이나
동남아시아에 대한 지식 없이도
중국 대륙인들과
홍콩인,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중국계 싱가포르인,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대만인들을 구분할 수 있다.
[10]
람부탄이나 치쿠라산, 망고, 파파야 등은
말레이 반도식 화어에선 대놓고 아예 말레이어를 그대로 들여왔다. 람부탄이나 치쿠라산 등은 중국본토 최남단인
광둥성이나
하이난성에도 흔하지 않다.
[11]
한국에선 희귀 성씨인
국씨를
민남어로는 Quek,
광동어로는 Kwok이라고 영문표기에 쓴다.
[12]
차이잉원(前 대만총통)의 성씨가 Tsai로 표기된다.
[13]
한국의
소방청에 해당하는 소방구조본부로
소방차 및
구급차를 운영하고 전시에는 민방위 통제를 맡는다. 병역의무가 있는 싱가포르인 남성들은 National Services라고 여기서 근무도 하는데 싱가포르군은 군대가 작아서 전투병 숫자가 많지 않고 정예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14]
말레이 문학이나 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