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01 12:35:45

담딘 수흐바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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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딘 수흐바타르
Дамдины Сүхбаатар[1][2] | ᠳᠠᠮᠳᠢᠨ ᠤ ᠰᠦᠬᠡᠪᠠᠭᠠᠲᠤᠷ[3]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Sukhbaatar.jpg
<colbgcolor=#b90000> 이름 몽골문자: ᠳᠠᠮᠳᠢᠨ ᠤ ᠰᠦᠬᠡᠪᠠᠭᠠᠲᠤᠷ
키릴문자:Дамдины Сүхбаатар
출생 1893년 2월 2일
파일:청나라 국기.svg 청나라 치하 몽골 후레[4]
사망 1923년 2월 20일 (향년 30세)
파일:복드 칸국 국기.svg 복드 칸국

1. 개요2. 활동3. 평가4. 여담

[clearfix]

1. 개요

몽골의 정치인, 군인, 혁명가. 20세기 몽골 인민공화국 국부로 대우받았으며, 21세기 지금도 몽골에서는 독립영웅으로 대우받고 있다.

2. 활동

1893년 2월 2일 가난한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16세 때 후레 러시아 국경도시 캬흐타를 잇는 역전마차의 마부가 되었으며 채 20살이 안 된 1911년 몽골이 일단 중국으로부터 독립하자 몽골군에 입대했다. 러시아 혁명의 영향으로 공산주의자가 되었고 1918년 정부 인쇄소의 식자공이 되었다.

1919년 몽골은 중국 군벌 쉬수정이 주도한 외몽골 출병으로 인해 자치를 취소당하고 1921년까지 중화민국의 직접 지배를 받게 되었다. 이에 그는 1920년 처이발상 등과 몽골 인민당을 결성해 중국으로부터의 무장독립운동을 시작했다. 그 와중에 러시아가 제1차 세계 대전과 혁명으로 제정이 무너지고 내전이 일어나자 러시아 적군에 쫓기던 러시아 백군의 일파인 로만 폰 운게른슈테른베르크 복드 칸을 구출시켜 일종의 연합 정권을 구축하였다. 이후 운게른과 복드 칸은 중화민국으로부터 몽골을 독립시키 위해 노력했고 그들의 바람대로 중국과 소련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희망에 부풀었다.

파일:수흐바타르 레닌.jpg

그러나 중국 군벌이건 러시아 백군이건 몽골 독립엔 관심없다고 생각한 수흐바타르는 1921년 인민의용군을 결성해 본인이 인민군 총사령관에 오르고 먼저 몽골-러시아 국경지대에서 아직도 얼쩡대던 중국군을 먼저 격파한 뒤 블라디미르 레닌과의 협상을 통해 러시아 적군의 지원까지 받아 6월 30일에 수도 후레(울란바토르)까지 진격해 러시아 백군을 격파해 운게른을 축출하고 7월 10일 후레에서 인민정부를 수립하고 몽골 독립을 선포했다.

파일:수흐바타르 말.jpg

이때 수흐바타르와 보토, 단잔 등의 인민당 관계자들은 복드 칸 겨울궁전에 찾아가 복드 칸을 알현하고 복드 칸에게 국가원수 겸 군주로서의 지위는 유지하되 시대 변화에 맞추어 인민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건의를 올렸으며 쫄은 복드 칸은 이를 수락했다. 사실상 정권을 접수한 인민당이었지만, 복드 칸도 중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싸운 인물 가운데 한 명인 데다 종교적인 권위도 함께 지녔기 때문에 당시 몽골인들의 높은 신망은 고려해 예우를 해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몽골은 복드 칸이 1924년에 사망한 뒤에야 몽골 인민공화국을 선포했다.

수흐바타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산주의 국가로 거듭난 몽골에서 군무상이 되었다.

그러나 허망하게도 몇 년 안가 1923년 2월 20일, 30세 생일을 맞고 고작 18일 만에 결핵으로 요절하고 말았다. 여담으로 이를 두고 지금도 몽골에선 허를러깅 처이발상이 담딘 수흐바타르를 독살했다는 식의 음모론이 종종 도는데 명확한 증거가 있는건 아니라 믿거나 말거나 수준이다.[5]

인생을 종합해보면, 평범한 젊은 인쇄공이 단 3년 만에 중화민국과 러시아 백군이란 두 거대한 외적을 몰아내 몽골을 독립, 건국한 후 요절한 셈인데, 일각에서는 이런 독특한 행적에 '동아시아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 중 하나'라고 평하기도 한다. #

3. 평가

담딘 수흐바타르는 독립전쟁을 이끌어 공을 세운 후 일찍 요절해 딱히 이렇다 할 과(過)도 없었기 때문에 공산주의 체제가 끝나고 민주화된 1990년 이후에도 몽골의 개국공신, 독립영웅 대우를 받고 있다. 울란바토르 중심 광장에는 수흐바타르의 동상이 서 있다.

일각에선 몽골을 공산화해 결과적으로 소련 위성국이 되었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반대측에선 독립을 이룬 게 사실상 한족이 주류인 중국에 합병당하고 땅 빼앗기다시피 한 내몽골이나 러시아 부랴트보다는 훨씬 나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스탈린이 몽골 내정에 많이 간섭하긴 했지만 소련의 위성국이 되지 않았으면 후일의 민주화도 요원한 것은 사실이었고 욕은 후임자 대신 다 먹어 주었으며 이후 공산정권 자체도 중간에 산자수릉깅 저릭 암살당한 것을 제외하면 결과적으로 무혈 민주화라는 해피엔딩으로 해체되었으니 지금 와선 굳이 그를 열렬하게 깔 이유가 남아있는 세력도 별로 없다.

정리하자면 평범하게 살던 한 노동자가 생애 마지막 3년을 정말 정열적으로 화려하게 불태우고 순식간에 사라진 셈이지만 그가 남긴 잔불들은 이후 몽골 현대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고, 젊은 나이에 조국의 독립과 공산화를 완수한 뒤 요절해버려 몽골의 영웅이 되었다는 점에서 체 게바라와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4. 여담

파일:attachment/투그릭/tug13.jpg
오늘날 몽골 화폐 칭기즈 칸과 담딘 수흐바타르의 얼굴이 들어가있다.

요절한지 오래되었고 활동기간도 워낙 짧다 보니, 몽골에서의 명성에 비해 그에 대한 자료는 꽤나 부족하다. 사진은 있긴 하지만 많진 않으며, 대부분 그림이 많고, 동영상, 목소리 녹음본 등은 전무하다.

몽골의 수도이기도 한 울란바토르(Улаанбаатар)라는 도시 이름은 몽골어로 '붉은 영웅'이라는 뜻으로 수흐바타르를 기리기 위해 지은 이름이다. 몽골 동남부에 위치한 수흐바타르 아이막, 북부 러시아 국경도시 수흐바타르 시도 그의 이름에서 딴 지명이다. 울란바토르 중심에 있는 수흐바타르 광장도 그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수흐바타르 광장의 연혁을 보면 재미있는데 담딘 수흐바타르가 이 도시로 개선할 때 말이 지금의 동상 자리에 오줌을 쌌고 이걸 길조로 여긴 몽골인들이 그 자리에 말뚝을 박아 놓았는데 후에 도시정비사업을 하면서 이 말뚝이 발굴되어 말뚝이 있던 곳에 수흐바타르 동상을 세워두고 그 동상을 중심으로 광장을, 광장 북쪽에 몽골 국회의사당을 만들었다고 한다. 몽골 훕스골 호수에 있는 몽골군의 유일한 함정인 수흐바타르도 그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내륙 해군 문서 참조.

몽골에서 칭기즈 칸과 수흐바타르의 우열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이해 관계까지 얽혀들어 상당히 복잡하다. 몽골의 민주화를 이끈 민주당 등지에서는 민족주의 등으로 칭기즈 칸을 좀 더 추켜세우는 한편[6] 공산주의 시절 집권 여당이었던 몽골 인민당같은 구 공산당 계열 정당에선 수흐바타르를 좀 더 추앙하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2013년 수흐바타르 광장의 이름을 민주당이 집권한 울란바토르 시의회에서 '칭기즈 칸 광장'으로 바꾸었다가 인민당의 강한 반발을 샀고 2016년에 행정법원이 제동을 걸어 원래 이름으로 환원한 바 있다. 수흐바타르를 추앙하는 쪽의 견해를 살펴보면 칭기즈 칸의 업적이 위대하기는 하나 그는 오래 전 인물이고, 수흐바타르가 몽골을 독립시키고 근대국가로 출발시켰으니 현대 몽골인들에겐 그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보며, 수흐바타르는 침략자를 물리친 수호자였다는 점에서 더 높게 보는 경우도 있다.

수흐바타르가 사망한 후 그의 시신은 몽골의 국립묘지인 알탄올기 묘지에 안장되었으나, 1954년 수흐바타르 광장에 영묘가 세워지면서 동료였던 허를러깅 처이발상과 함께 영묘에 안장되었다가 2005년에 수흐바타르 광장을 칭기즈 칸 광장으로 리모델링하면서 철거되었다. 영묘가 있던 자리에는 칭기즈 칸의 동상이 세워졌고, 수흐바타르와 처이발상의 시신은 몽골의 티베트 불교 성직자 감독 아래 화장되어 알탄올기 묘지에 재안장되었다.


[1] 키릴 문자 표기. [2] 몽골식 이름은 '부계명 + 자기 이름'으로 직역하면 '담딘의 자식 수흐바타르'란 뜻이다. '-ы' 또는 '-ийн'은 몽골어에서 소유격을 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몽골식으론 '담디니 수흐바타르'가 정확한 표현이지만 한국식으로는 '담딘 수흐바타르'가 맞다. 한국은 몽골과 반대로 사람 이름에 소유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3] 몽골 문자 표기. [4] 몽골 울란바토르. [5] 이오시프 스탈린 블라디미르 레닌을 독살했다, 식인을 했다, 하는 음모론이 도는 걸 보면 저 동네에서 은근히 도는 음모론이다. [6] 몽골이 공산화되었을 시절엔 소련 때문에 칭기즈 칸을 내세울 계제가 아니었던 점도 한 몫 했다. 이는 분리주의로 흐를 수 있는 민족주의를 경계한 거대 연방국인 소련(소비에트 연방) 특성에 더불어, 과거 러시아가 공국연합 시절 몽골 제국의 수부타이군에게 대판 깨지고 여러 지역이 식민지화되어 몽골-타타르의 멍에 시기를 보낸 흑역사가 있던 점도 한 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