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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자전( 字 典)은 한자를 설명하기 위해 제작된 사전이다. 옥편( 玉 篇), 한자사전 혹은 한한사전[1]이라고도 불린다. 원래 뜻대로라면 '한자사전' 또는 '한한사전'이 가장 제대로 된 명칭이겠지만, 옥편과 자전은 모두 특정 사전이 유명해져 일반 명사처럼 쓰이는 사례이다.'자전(字典)'이란 명칭은 1716년 청나라 강희제 때 편찬된 강희자전에서 비롯되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주로 '옥편(玉篇)', '자서(字書)'라고 불렀고, '자전'은 곧 강희자전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였다. 강희자전이 한자사전의 대명사가 되면서부터 그 뒤에 나오는 한자사전들은 죄다 'OO자전'이란 명칭을 붙여 나오기에 이르면서 '자전'이 한자사전을 가리키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 옥편(玉篇)'은 543년 중국 양나라 사람 고야왕[2]이 편찬한 한자사전의 이름이다. 옥편이 너무나 유명해진 나머지 한국에선 여전히 '옥편' 또한 한자사전을 가리키는 단어로 많이 사용한다. '옥편'은 고야왕이 직접 지은 제목이 아니다. 그가 집필한 초판을 본 당시 양나라 임금이 매우 감탄하며 마치 구슬을 꿰어놓은 것처럼 귀한 물건이라 하여 '옥편'이라고 불렀더니 그대로 저서의 제목이 되었다.
2. 사용법
한자는 부호가 워낙 많거니와 글꼴에서 순서를 정할 수 없으므로 문자 순서대로 정렬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전은 의미의 기본이 되는 부수(강희자전 기준 214자)를 대신 사용하고 부수를 제외한 획수와 모양으로 찾도록 하였다. 이 글자의 부수가 뭔지 모르는 경우를 대비하여 자전에는 총획수를 통해서 찾거나[3] 본문과는 별개의 페이지에서 음가별로 모아놓는 방식을 제공하지만... 그래도 찾긴 힘들다. 현대의 포털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한자사전에서는 필기 인식 기능이 제공되어 종이 옥편보다 찾기가 훨씬 편해졌다.3. 구시대적인 훈풀이
현대어 기준으로 한자사전의 훈풀이가 낡은 편이다. 이를테면 '가로 왈( 曰)'[4], '선거[5] 병( 浜)', '지게 호( 戶)'[6] 등이 이런데, 상당수가 사어(死語)로 된 뜻풀이이다. 이는 한자의 훈이 굉장히 보수적이라 언어 변화를 매우 뒤늦게 따라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뜻을 알아듣기 힘들 때가 있지만 그렇게 큰 문제는 없다. 고어(古語) 연구에 종종 활용되고, 오히려 '옛날 고유어가 이거야?' 하며 신기해하는 일도 있다. '山'의 훈이 '뫼'임이 대표적인데[7], '뫼'는 옛날에 쓰이던 고유어이다.[8] 물론 한자어 훈풀이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위에서 예로 든 한자 중에선 '선거 병(浜)'과 '백성 민(民)'의 훈이 모두 한자어이다.그 밖에도 女(계집 녀), 者(놈 자)같이 옛날에는 비속어가 아니었으나 현대에 와서 비속어가 된 뜻이 들어있기도 하다.
비속어는 아니지만 貸(빌릴 대)는 아직도 '빌려줄 대'가 아니다. 빌린다는 뜻은 借(차)이다.[9] '호피무늬 호(虍)' 역시 현대에는 ' 호피무늬'의 뜻이 ' 표범 털가죽 무늬'로 뜻이 변해서 맞지 않는다.
世(인간 세)의 '인간(人間)'[10]은 '인류' 말고 '인류가 사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 홍익인간(弘益人間)'은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요새는 '세상 세'라고도 하며, 윈도우에서 한자를 변환할 때 '世'는 '대[11] 세'로 적혀 있다.
'인( 因)하다'는 사어는 아니지만 현실에서는 '인하여(서)/인해(서)', '인한'으로만 변화하다 보니 '인할 인'의 '인할'은 사실상 낡은 훈풀이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사례와 해설은 훈을 혼동하기 쉬운 한자 참고.
4. 나무위키에 문서가 존재하는 자전
5. 온라인 자전
6. 기타
-
대부분 자전은 해당 사항이 없겠지만 가끔씩 독특한 것들이 들어간 자전들이 있다. 어떤 자전은 역대 중국 군주들의 계보도뿐만 아니라 쓸데없이 하나라부터 사작하여 춘추전국시대의 주요 나라들과 오호십육국, 오대십국 등 여러 나라들이 병립한 시절을 포함하여 청나라까지 까지 다 설명해놓았다. 한나라,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 청나라의 관직을 비교하고 지도까지 첨부하여 때에 따라 한자사전이 아니라 중국사사전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
물론 이 자전을 사용할 경우
- 학교괴담 중 책 읽는 어린이상의 어린이가 밤마다(혹은 보름달이 뜰 때마다) 책을 한 페이지씩 읽으며, 다 읽으면 학교가 무너진다는 전설이 있는데, 보통 이 자전 같은 엄청 길고 재미없는 책을 올려놓는다는 개그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이 중 자전은 마음의소리에서 조석이 제시한 해결책으로 나왔다.
[1]
한자를 한국어로 풀이했다는 뜻에서 한한(漢韓)사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한자를 일본어로 풀어냈다고하여 한화(漢和)사전이라고 한다.
[2]
임금이 아니라 성이 고(顧) 씨에 이름이 야왕(野王)인 학자였다.
[3]
부수도 음도 확실히 모를 경우에 유용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執이란 글자(잡을 집, 土부 8획)를 부수도 음도 모르는 상태에서 찾아보려면 획수를 세어 11획(幸 8획 + 丸 3획)에서 찾아보면 된다. 하지만 수다스러울 절 같은 한자는 획이 너무 많다.
[4]
'
가로{橫}', '
세로{縱}' 할 때 '가로' 말고 '
말{言}'을 뜻하는 말이다.
성경처럼 오래 전에 번역된 단어들이 쓰인 책에서 '~said'를 '~ 가로되'(또는 '가라사대')로 번역해놓은 것을 생각하면 된다.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고전소설을 읽다 보면 '(보통 높으신 분이) 가로되(말하기를)'라는 표현이 징그럽게 많이 나와서 익숙해질 수는 있다. 사실
가로로 죽 늘어져 있는 모양이라 '날 일(日)'과 모양을
구분할 때 도움이 되긴 한다.
[5]
배 대는 곳을 일컫는 한자어(船渠)이다.
[6]
등짐 운반 도구 말고 (출입)문을 뜻한다. '무지개'에 흔적이 남아 있는데, '물(ㄹ 탈락)로 이루어진 지게(문)'의 뜻이다. 원래 양 쪽으로 여는 문이 '門'이고 한 쪽으로 여는 문은 '戶'인데, 나중엔 크기에 따라 큰 것은 '門'을, 작은 사립문 따위는 '戶'를 썼다. '문호(門戶)를 개방한다'의 '문호'도
동의어를 겹쳐 쓴 것.
[7]
참고로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어문회에서 '뫼 산'과 '메 산'은 둘 다 정답으로 인정되지만, '뫼'는 '무덤{墓}'이라는 뜻의 훈이고, '산(山)'을 가리키는 훈은 '메'라고 주장한 바가 있다. 즉, '뫼 산'이라고 하면 산소(山所), 선산(先山)에서처럼 '무덤'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의 훈이라는 것.
[8]
현대어에는 '메'가 되었는데, '메'는 '두메산골', '
멧돼지' 같은 일부 단어를 제외하고는 역시 사멸하고 있는 추세이다.
[9]
貸에는 '빌리다(借入)'와 '빌려주다(借出)'의 뜻이 모두 있으므로 빌릴(借入) 대란 훈음이 오류는 아니다. 다만, 현대 한국어에서는 주로 빌려준다는 뜻으로 사용되므로 문제.
[10]
현대 중국어에서도 '人間'은 '세상'을 뜻하는 말이고, 동물과 비교되는 '인간'을 표현하고 싶으면 '人類'라고 해야 한다. 일본어에서는 그대로 '人間'이라고 하며, 발음은 '
닝겐'이라고 한다.
[11]
'代'로 쓰며, 당 태종의 이름 '
이세민'으로 말미암아 '世'가 '代'로 피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