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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1DA3B2><colcolor=#FFF> 이름 | 한국어 | 터키식 커피 문화와 전통 | |
튀르키예어 | Türk kahvesi | ||
영어 | Turkish coffee culture and traditio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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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번호 | 645 | ||
등재연도 | 2013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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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 <colbgcolor=#FFFFFF,black>Turkish coffee(터키쉬 커피) |
튀르키예어 | Türk kahvesi(튀르크 카흐베시) |
그리스어 | Ελληνικός καφές(엘리니코스 카페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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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 土耳其咖啡(투얼치카페이) |
일본어 | トルココーヒー(토루코 코-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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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튀르크 커피(Türk kahvesi) 또는 터키시 커피(Turkish coffee)란 튀르키예에서 유래한 달임식 커피를 말하며 넓게는 달임 커피(decoction coffee) 전부를 총칭하는 말이다.[4] 제즈베로 달이는 것이 좁은 의미의 튀르키예 커피라면 '커피의 원조'라 할 때는 제즈베 커피가 아닌 달임 커피를 의미한다.2. 명칭
'튀르크 커피' 또는 '터키시 커피'란 튀르키예의 관점에서 튀르키예 식의 커피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이를 그리스와 키프로스, 그리고 보스니아에서는 각각 자국식 명칭으로 부른다. 18~19세기에 이슬람에서 튀르키예를 거쳐 유럽 고위층들에게 퍼져나갔다. 이때 다양한 이름도 함께 생겼는데 일단 원조를 찾아보면 이슬람이나 튀르키예가 맞다. 세계 최초의 카페도 오스만 제국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리스, 키프로스, 보스니아에 커피가 전파된 시기도 오스만의 지배 시기다.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그리스에서도 오 투르키코스 카페스, 즉 '튀르키예 커피(ο τουρκικός καφές)'로 불렸다.[5] 하지만 1974년 키프로스 전쟁 당시 군사독재 정권이 극단적인 민족주의 정책을 실시했는데 이때 최초로 커피를 만든 건 그리스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리스 커피라는 말이 생겼다. 이후 그리스 본토 커피 회사들의 애국 마케팅 전략으로 사람들의 인식도 1980년대 이후 서서히 바뀌게 되었다. 어느 옛 그리스 영화에는 한 신사가 카페에서 "튀르키예 커피"를 주문하자 주인 이외에 일동 모두가 "그리스!" 라고 강조하는 장면이 있다. 물론, 국제적으로 커피는 아라비아 쪽이나 북아프리카 쪽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그리스인이 만들었다는 주장은 국제적으로 환영받지 못한다.
그런 고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된 이름도 영어로도 터키쉬 커피다. 그리스에서 항의했지만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디어 믹스 중에선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에서 나온 린 민메이의 영상으로 부르는 노래 "은빛 달,붉은 달"에서도 "토루코 코히(터키쉬 커피) 향기에 취해...."라는 가사가 나올 정도로 해외에선 주로 터키쉬 커피가 압도적으로 알려져있다.
3. 커피의 시초
물에 가루를 넣고 끓인다는 지극히 간단한 원리의 추출법으로, 달임커피라고도 한다. 100여 년 전만 해도 달임식 외엔 별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아시아건 유럽이건 북미건 중남미건 가장 대중적인 방식이었던 만큼 온갖 설비가 추가된 현재도 이 방식을 고수하는 지역이 흔하다. 특히 지갑 얇은 제3세계에서는 준비 비용이 저렴한 것도 장점으로 작용하며 유지비용도 마찬가지다. 복잡한 기계가 아닌 드립 커피나 모카포트도 필터와 가스켓 등 교체를 요구하는 소모품이 있지만 달임커피는 냄비만 멀쩡하면 된다.이후의 수많은 커피 추출 방법은 달임 커피를 응용한 것이다.
튀르키예 커피에서 물의 끓는점을 상승시켜 빠르게 우려내면 모카포트가 된다. 튀르키예 커피는 불과 끓는 물이 개방되어 있었는데 보일러와 전용 가스켓으로 물을 가두고 기압을 올려 끓는점을 상승시켰다.이렇게 물은 100도에서 끓지 않고 더 높은 온도까지 올라가게 되었고, 이 고압고온의 물을 단숨에 커피 가루에 통과시켜 커피를 추출한다.
100도에서 약간 식은 온수로 우려내면 프렌치 프레스 커피가 된다. 18세기 유럽으로 전해진 튀르키예 커피는 처음에는 튀르키예식으로 제즈베와 이브릭을 사용해서 직화로 팔팔 끓여서 우렸지만 커피를 끓이면 제대로 타이밍을 조절하지 못할 경우 향이 날아가고 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이브릭을 은이나 도자기로 만든 다음, 살짝 식혀서 90-95도 정도의 뜨거운 물과 커피를 이브릭에 따로 담고 우려내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커피가 다 우려지면 찬물을 조금 추가하는데 이렇게 하면 커피가 마시기 좋은 온도로 식고 앙금이 가라앉는 효과가 있다. 18세기 중엽에는 미분을 완전히 걸러내기 위해 리넨재질의 양말과 스타킹에 커피를 담아 우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프랑스식 커피라고 불렀고 이것에서 더 발전한 게 프렌치프레스다.
미분처리문제로 필터로 끓인 커피를 걸러내면 드립 커피가 된다. 커피 발전사에서 흔하게 알려진 스타킹과 천으로 걸러내는 방식이 바로 원시적인 드립 커피다. 원래 뜨거운 튀르키예 커피를 그대로 걸러내다가 멜리타 여사가 전용 장비를 개발하면서 널리 퍼졌다.
4. 튀르키예 커피의 변천사
오스만 제국에 커피는 예멘을 통하여 유입되었다. 이미 당시 아라비아반도에는 메카에 수십개의 커피하우스가 들어설 정도로 커피가 보편적이었고 메카 성지순례를 다녀온 오스만인 무슬림들을 통해서 커피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으나 오스만 제국이 예멘을 정복하고 커피 재배지를 통치하기 시작한 후 커피는 오스만 제국 권역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1543년 예멘 태수 외즈데미르 파샤(Özdemir Paşa)가 임기를 마치고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길에 자신이 좋아하던 커피 원두를 가지고 가면서 커피는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널리 퍼지기 시작했으며 그로부터 10년 후인 1554년에 이스탄불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개업하면서 일반에도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최초의 튀르키예 커피는 카흐베 카자느(Kahve kazanı, 커피솥)라고 불리는 내부에 주석을 코팅한 구리재질의 거대한 솥으로 끓였다. 당시에는 아직 핸드밀 같은 도구가 없었기 때문에 주철이나 구리로 만든 프라이팬에 생두를 볶고 소우단(Soğudan, 식힘통)이라고 불리는 나무통에서 볶아진 원두를 식힌 다음 커피 절구(Kahve dibeği)에 넣고 빻은 다음 밀가루용 채에 쳐서 고운 가루만 모아서 사용했다. 1552년 메흐메트 황자의 할례식과 잔치를 묘사한 책인 Sûrnâme-i İntizâm에서 커피하우스를 묘사한 그림을 보면 커피를 끓인 솥에서 커피집 주인이 국자로 커피를 떠서 중국산 청화백자에 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가 16세기 후반에 이르면 귀윔(Güğüm)과 이브릭(İbrik)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브릭은 목이 길쭉한 형태의 주전자로 본래 세수대야와 한 세트로 구성되어 이슬람 예배 전에 세정의식(Abdest)을 하거나 손님이 오면 식사하기 전 손을 씻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던 도구였으나 아랍권의 달라흐(Dallah)의 영향으로 오스만 제국에서도 커피를 끓이는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사실 솥으로 끓이는 커피는 맛도 떨어지고 국자로 퍼담을 때 커피가 지저분하게 묻는 단점이 있어서 이런 식으로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16세기 후반의 기록들을 보면 금속공들이 구리, 황동, 은으로 커피용 귀윔과 이브릭을 만들어 팔았다고 전한다.[6] 이 귀윔과 이브릭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솥은 커피하우스에서 뜨거운 물을 끓이거나 신선한 물을 보관하는 목적으로 바뀌었다. 이는 1656년 이스탄불을 여행한 프랑스 작가 장 테베노(Jean Thévenot)의 여행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당대의 풍속화나 유럽인들이 그린 풍물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브릭으로 커피를 끓이던 시절에는 거대한 이브릭에다가 한꺼번에 커피를 끓인 다음 손님에게 내올 때는 보다 작고 예쁜 서빙용 주전자에 옮겨담아 내왔다. 당시의 서빙용 이브릭 유물들을 보면 당대 오스만 제국의 예술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서빙용 이브릭을 사용하는 풍습은 당시 커피가 서유럽권으로 전해지면서 함께 넘어갔고 오스만 제국 양식의 영향을 받은 아라베스크 문양이나 꽃무늬가 가득한 화려한 커피포트가 만들어졌다. 이 유행은 유럽에서는 20세기 초반까지도 이어졌다.
1720년 튤립 시대의 파디샤 아흐메트 3세의 아들들의 할례식을 묘사한 Sûrnâme-i Vehbi에서도 당시 사람들이 이브릭에 커피를 끓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18세기 중반에 이르러 커피를 대량으로 로스팅하고 시중에 판매하는 상인들이 등장하고[7] 핸드밀이 발명되어 일반 소비자들이 소량의 원두를 필요할 때마다 구입해서 직접 원두를 갈고 커피를 끓일 수 있게 되자 더 작은 커피주전자가 필요해졌는데 이때 발명된 물건이 제즈베(Cezve)이다. 제즈베는 아랍어로 '한 모금의 물'을 의미하는 자즈와(جَوْزَةُ, jazwa)에서 비롯된 단어로 튀르키예 커피 1잔(80ml 정도)에서 최대 6잔(400ml) 정도를 준비할 수 있는 작은 냄비를 의미한다. 이전의 이브릭들은 최소 1리터 이상의 용량을 자랑했던 만큼 확실히 크기가 작아졌다. 1763-1764년 사이에 이스탄불과 이즈미르의 스웨덴 대사관에서 통역사로 근무한 이냐시우스 도손(Ignatius d'Ohsson)의 책에는 당시에 튀르키예 커피를 제즈베에서 끓였음을 기록하고 있다. 제즈베가 보편화되자 기존의 커피 이브릭은 끓는 물을 담는 보조용도로 전락했고(이전의 커피 솥처럼)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유행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커피 위에 뜨는 거품인 크레마를 중요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는 크레마같은거 신경쓰지 않고 그냥 팔팔 끓여 마셨다.
초창기의 제즈베에는 뚜껑이 달려 있었다. 당시에는 장작불에 바로 이브릭이나 제즈베를 올려놓고 끓였기 때문에 나뭇재가 날려 커피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뚜껑이 있어야 했으며 잡을 때 손을 데는것을 막기 위해 지금의 제즈베보다 훨씬 더 긴 접이식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그러다가 19세기 중엽, 숯불을 태운 재를 사용하거나 알콜램프로 끓이는 방법이 보편화되면서 제즈베의 뚜껑은 사라지고, 손잡이는 보다 짧아져서 오늘날에 이른다.
한편 커피를 마시는 잔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초창기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청화백자를 최고로 쳤으며 서민들은 경덕진 청화백자를 모방하여 만들어진 치니(Çini)잔을 사용했다. 그러나 18세기에 이르러 커피잔을 맨손으로 잡는것은 품위없다는 풍조가 돌면서 봉투(Zarf)라고 불리는 은, 황동, 구리재질의 화려한 장식을 한 커버를 쓰는 것이 상류계급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19세기에 이르면 서구화의 영향으로 세브르 자기를 비롯한 서유럽산 자기가 오스만 제국에서도 유행했고 손잡이 달린 유럽식 커피잔이 쓰이기 시작해서 오늘날에 이른다. 한편 옛 오스만 제국의 커피 문화가 남아있는 보스니아나 아랍권에서는 여전히 손잡이 없는 커피잔을 쓰는데 보스니아인들은 손잡이 없는 커피잔을 쓰는 이유로 잔을 잡을 때 엄지와 검지가 자연스레 초승달 모양을 만들게 되고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은 무슬림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함이라는 문화적 상징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상징은 정작 튀르키예인들에게는 없어서 흥미로운 점이다.
5. 만드는 법
제즈베(Cezve) 혹은 브리키 | 이브릭(İbrik) |
아랍의 dallah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프랑스식 은제 커피포트의 모습. 아래에는 불을 피울 수 있게 발이 달려있는데, 당시에는 은의 변색을 막기위해 알코올램프를 사용했다. | 튀르키예의 ibrik 디자인의 영향을 받은 로코코양식의 은제 커피포트 |
튀르키예 커피 추출 도구는 뚜껑이 없는 '제즈베(Cezve)'와 뚜껑이 달린 '이브리크(İbrik)'로 구분된다. 특히 제즈베를 체즈베라고 국적불명의 발음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튀르키예어의 c는 ㅈ 발음이 나기 때문에 제즈베가 맞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이브릭'라고 묶어서 부른다. 그런데 한국에서 판매되는 튀르키예 커피 도구를 보면 99% 뚜껑이 없다.
사실 이 둘을 혼동하는건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령 그리스어로는 커피 끓이는 도구를 브리키(το Μπρίκι)라고 하는데 튀르키예어의 İbrik에서 유래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의 제즈베와 똑같다. 이게 유럽으로 퍼지면서 둘을 혼동하게 되었다. 특히 이브리크는 튀르키예 밖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튀르키예에서조차 골동품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더더욱 보기 힘들며 비싸다.[8]
맛있는 튀르키예식 커피를 끓이고 싶다면 제즈베가 필요하다. 제즈베의 재질은 보통 안 혹은 안팎 모두 주석을 코팅한 동이다. 동은 전열성이 높기 때문에 빨리 열이 달아오르고 두께에 따라 굉장히 천천히 식기 때문에 동제 제즈베를 쓸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커피 맛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이소 매장에 가면 볼 수 있는 2000-3000원짜리 스테인레스 제질의 인도산 밀크포트(milkpot)가 바로 '제즈베'다(!). 의외로 쉽게 볼 수 있다. 이마저도 귀찮다면 냄비나 주전자로 끓여도 된다.
집에서 튀르키예 커피 간단하게 끓이는 법 보기
- 에스프레소잔에 물을 계량해서 사람 수만큼 제즈베나 주전자에 담는다. (두당 1컵)
- 한 컵당 튀르키예 커피 가루(에스프레소용 가루보다 더 가늘게) 2티스푼과 필요한 만큼의 설탕을 넣는다. 튀르키예에서 보통 튀르키예식 커피를 시키면 보통은 한 컵당 설탕 한 티스푼을 넣는데 설탕은 줄여도 되고 더 넣어도 된다.
- 스푼으로 저어서 설탕을 녹인다. 커피는 잘 풀어져서 물이 끓을 때 커피 입자가 골고루 닿게 해야 한다. 단, 커피를 젓는 과정은 오직 이때에만 해야지 커피를 불에 올려놓은 다음에 저으면 커피 향이 다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커피를 불에 올린 후에는 절대로 저어서는 안 된다. 즉, 커피와 설탕을 완전히 물에 잘 섞이게 한 다음에야 3번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
아주 약한 불에서 끓이되 끓어올라서 거품이 나기 시작하면 재빨리 제즈베를 들어서 거품이 가라앉도록 한다. 아차하면 순식간에 넘쳐 버리기 때문에 불을 잘 보고 있어야 한다. 가게에서는 아래에서는 불이 타고 있는 뜨겁게 달군 모래를 쓰기도 한다. 모래면 아무 데나 놓아도 되고, 잠깐은 손잡이를 안 잡아도 된다.
거품이 가라앉으면 다시 불가에 올려놓고 끓인다. 이때 거품이 더 올라오면 아까의 과정을 반복한다. 보통 튀르키예 커피의 추출과정은 커피를 불에 올릴때부터 시작해서 7-9분정도 걸린다. 모카포트나 다른 커피들에 비해 오래걸리니 인내심을 갖고 해야 맛있는 커피를 얻을 수 있다. -
한 3~4번쯤 거품이 올라갔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하면 좋은 향이 날 것이다. 만약에 튀르키예 커피 특유의 센맛이 싫다면 이 과정을 줄이자. 커피가 끓어오르자마자 꺼내면 비교적 덜 쓴맛을 얻을 수 있다. 이제 완성이다. Afiyet olsun! 아니면 Καλή όρεξη! (튀르키예어, 그리스어: 맛있게 드세요) 커피를 서브할 때는 웃국만 따르지 말고 커피 찌꺼기를 컵바닥에 깔아야 한다. 이렇게 마시는 게 더 진하고 향이 강하다.
제대로 우렸다면 크레마가 형성되어 있을 것이다. 튀르키예에서는 이 크레마를 보고 제대로 크레마가 생기면 커피를 끓여온 미혼여성에게 "이제 시집갈 준비가 되었구나" 하고 칭찬하는 전통이 있다. 4의 과정을 너무 오래 반복하면 향이 다 날아가 버리고 강한 맛만 나게 되니 주의하자. 자신없으면 그냥 거품이 처음 끓어오를 때 바로 꺼내서 5초 정도 기다렸다가 잔에 따르면 그나마 실수하지 않을 수 있다.
이브릭을 사용하던 시절의 튀르키예 커피 끓이는 법은 조금 다르다. 사실 이브릭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원래 튀르키예에서 이브릭은 세수를 하거나 압데스트(abdest, 이슬람 기도를 하기 전에 하는 세정의식)를 하거나 손님이 왔을 때 환대하는 의미로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기 전에 손을 씻게 할 때 쓰는 물주전자이다. 이브릭에는 항상 세숫대야처럼 생긴 그릇이 세트로 끼는데 옆에서 하인이 이브릭을 들고 천천히 물을 부으면 손으로 물을 받아서 손을 씻거나 세수를 하는 목적으로 쓰였다. 하지만 아랍에서는 달라흐(dallah)라고 부르는 커피 주전자가 이미 쓰이고 있었고 오스만 제국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이것을 사용했다. 달라흐의 모습 생김새가 이브릭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것도 이브릭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이브릭이라는 이름도 같이 넘어갔다.
진짜 원조 튀르키예식이라면 이브릭째로 불 위에 올려놓고 끓여내지만이때 이브릭 뚜껑은 열어 놓야지 안 열면 끓어오를 때 대참사가 벌어진다.
보스니아식 커피는 끓이는 법이 다르다. 먼저 주전자나 냄비에 물을 끓이고, 제즈베에 커피가루만 넣고 먼저 살짝 열을 가해 볶아 커피향을 활성화시키고 끓는 물을 그 위에 부은 뒤 숟가락으로 커피를 살살 젓고 1-2분정도 살짝 열을 가해 끓이는걸로 마무리한다. 처음부터 찬물을 제즈베에 넣고 끓이는 튀르키예식과 가장 큰 차이점은 끓는 물을 커피에 넣는다는 점이다. 본래 이 방법은 카페같이 대량의 커피를 끓여야 하는 곳에서 거대한 솥이나 사모바르에 미리 물을 끓여놓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그때그때 제즈베에 커피와 물을 담아 끓여내던 방법에서 비롯되었다.
5.1. 집에서 만들때 필요한 장비
튀르키예 커피 장비 자체는 드립커피나 에스프레소에 비해 매우 간결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본적으로 물와 커피를 담고 끓일 제즈베[9], 에스프레소잔 크기의 튀르키예 커피잔[10], 그리고 원두를 분쇄할 그라인더만 있으면 충분하다.그라인더는 아주 가늘게 갈 수 있는거면 다 좋기 때문에 오히려 미분을 대량으로 발생시키는 싸구려 그라인더가 이럴 때 더 유용하다. 그래서 튀르키예에서 판매하는 튀르키예 커피 전용 핸드밀(원두 크기 조절이 불가능한 것)은 모양도 예쁘고 가격도 싸다. 딱히 필요한 기술도 없기 때문이다.[11] 다만 튀르키예 커피 수준으로 가늘게 갈 때 들어가는 팔힘은 드립커피 갈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게 들어가므로 계속 갈다보면 팔뚝 근육이 오르는걸 볼 수 있다. 커피 그라인더는 대략 17세기 쯤에 발명되었으며 그 이전이나 대량으로 원두를 갈아야 할 때에는 아예 돌이나 황동으로 만든 절구로 빻아서 사용했다. 현재도 아랍, 에티오피아의 전통 커피는 절구로 원두를 빻아서 사용하는데 튀르키예에서도 디벡 카흐베시(Dibek kahvesi)라고 인기를 끌고 있다. 절구로 커피를 빻으면 그라인더로 갈때 필연적으로 생기는 열이 발생하지 않아서 커피의 맛을 보존하는데 좋다고들 한다. 다만 절구를 가지고 튀르키예 커피 수준으로 가늘게 빻으려면 상당한 힘과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전통적으로 튀르키예 커피는 오스만 제국 시절에는 자국령이었던 예멘산 원두를 사용해 왔지만 19세기 이후 브라질산 원두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현재 튀르키예 본토에서 커피 수요는 브라질산 아라비카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한국에서 튀르키예의 맛을 재현하고 싶다면 참고할 것. 전통적으로 주철로 만든 프라이팬에 직접 로스팅한 것을 식히고 즉시 그라인더나 절구에 넣고 분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분쇄된 원두를 소량 구입해서 쓰는것이 일상적이라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참고로 로스팅정도는 이탈리안 수준으로 새까맣게 볶은 것이 선호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프라이팬에 로스팅하던 시절의 전통이기도 하고 현실적인 이유는 핸드밀로 갈든 절구로 빻든 이쪽이 더 쉽게 분쇄되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커피용 원두 분쇄도는 밀가루나 말차 수준으로 가늘어야 제맛이 난다. 에스프레소 기계에 쓰는 수준의 분쇄도로도 마실 때 까끌까끌하게 목을 긁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부드럽게 넘어가지도 않기 때문에 튀르키예 커피용으로 나온 그라인더가 아닌 기존 그라인더나 핸드밀 혹은 절구를 쓸 경우에는 채를 쳐서 고운 가루만 모으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튀르키예 커피용으로 분쇄된 원두를 구할 수 없으니 에스프레소용 그라인더에서 최대한 가늘게 설정해서 쓰거나 튀르키예식 핸드밀을 구해서 쓰는 방법밖에 없다. 의외로 믹서기 형태의 그라인더도 유용할 수 있다.
아마존에서는 Turkish Coffee Maker라는 이름으로 전기제즈베를 팔기도 한다. 가격은 30~40달러 선. 워낙 커피추출법이 단순해서 그런지 제작 원리는 영락없는 전기주전자와 다를 바가 없다.
6. 맛
튀르키예 커피의 영향으로 유럽권은 한국과 일본보다 커피를 더 진하게 마시며 커피 미분에 대해서도 한일보다 더 관대한데 미분이 많더라도 마지막 한모금만 마시지 않으면 OK라는 마인드다.평소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지만 튀르키예인들은 잔칫날이 되면 헤이즐넛가루나 계피가루 같은 향신료를 커피 속에 넣어 마시기도 한다. 보통 '탕약'처럼 쓴맛을 연상시키지만 얼마든지 달게 만들 수 있다. 만약 커피가 얼마나 달 수 있는지를 시험해 보고 싶다면 튀르키예나 그리스의 한 카페에 자리잡고 앉아서 "Lütfen çok şekerli bir fincan türk kahvesi veriniz!(뤼트펜 촉 셰케를리 비르 핀잔 튀릌카흐베시 웨리니즈)" 혹은 "Ενας πολύ γλυκός Ελληνικός καφές παρακαλώ!(에나스 뽈리 글리꼬스 엘리니꼬스 카페스 빠라칼로)"[12] 라고 주문해 보자. 달다 못해 쓴맛이 난다는 게 어떤 건지 확실히 깨우칠 수 있을 듯하다. 이렇게 경악할 수준의 단맛을 내는 게 가능한 이유를 설명하자면, 튀르키예의 디저트는 공포스러운 단맛으로 유명하며, 홍차도 튀르크 커피와 비슷한 이유로 오랜 시간 끓여내 떫어진 홍차를 중화시키기 위해 각설탕을 여러 개 녹여서 먹는다고 한다.
추출해내는 방법을 보면 알겠지만 커피를 매우 곱게 갈아서 처음부터 물에 넣고 끓여서 만들기 때문에 카페인 함량이 다른 커피에 비해 높다고 한다. 그러므로 약발은 붕붕드링크급이니 남용하지 말자. 튀르키예 커피 1 온스(fluid ounce)당 카페인 함량은 대개 25mg 정도라고 하며 이를 컵(8온스)으로 환산한다면 200mg이니 상당히 높긴 하다. 참고로 미국 스타벅스에서 파는 15온스짜리 트리플샷 에너지(Triple Shot Energy) 캔커피 하나에 카페인 220mg이 들어 있다.
7. 비슷한 것
자매품(?)으로 비슷한 종류의 커피가 몇 종류 더 있다.7.1. 튀르키예 내에서 마시는 종류
7.1.1. 가지안테프의 메넹기치 커피
튀르키예에서도 특히 식문화가 발달한 지역인 가지안테프(Gaziantep)에서는 피스타치오의 아종인 매넹기치(Menengiç)를 갈아서 튀르키예 커피와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지만 맛은 다른 일종의 커피(?)를 만들기도 한다. 커피가 귀했던 시절에 대용 커피로 개발되었다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우유와 견과류가 들어가기 때문에 고소하면서도 튀르키예 커피처럼 찌꺼기를 거르지 않고 마시기 때문에 식감이 유사하다. 최근 10년 전만 해도 안텝에서만 마셨고 안텝 사람들만 알던 커피였으나 현재는 튀르키예 전국에서 볼 수 있고 메넹기치를 로스팅해서 파는 공장들도 생겨서 마트나 동네 슈퍼에서도 메넹기치 가루를 쉽게 살 수 있게 되었다. 제즈베에 물 대신 우유를 담고 끓인다는 것 외에는 튀르키예 커피와 끓이는 법은 같다.7.1.2. 므라
샨르우르파 지방을 중심으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널리 마시는 므라(Mırra)라는 커피도 있다. 튀르키예 커피처럼 원두를 볶아서 준비하는 건 같지만 튀르키예 커피와는 달리 원두를 거칠게 갈아낸 다음에 황동재질의 귬귬(Gümgüm)이라고 부르는 특유의 대형 주전자에 오랫동안 끓인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3~4리터 들이 거대한 귬귬에 끓일 경우 적어도 2시간 이상은 푹 끓여야한다. 자세히 보기므라에는 설탕을 넣지 않고, 대신 카르다몸 ( 튀르키예어로는 kakule)이라는 생강 비슷한 향이 나는 향신료를 넣는데 시리아를 비롯해 아랍에서 마시는 커피도 이와 같은 종류이다. 원래 므라 문화가 아랍인들을 통해 전래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므라를 대접하는 샨르우르파 사람들의 모습. 복장이 아랍인스러운 것도 이 지방에 거주하는 다수민족이 아랍인이기 때문이다.
7.1.3. 하타이식 커피
위의 므라와 비슷하지만 오랫동안 푹 고으지 않고 마신다. 이미 한 번 로스팅된 원두를 즉석에서 한 번 더 볶고 갈아서 끓이기 때문에 커피가 더 다크하고 독하다.7.1.4. 쉬바리 커피
튀르키예어로 Süvari는 기병이라는 의미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다나에서는 기차역 커피(Gar kahvesi)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 튀르키예 커피보다 더 진하고 특이하게 튀르키예에서 차를 마실 때 쓰는 허리 잘록한 유리찻잔에 서빙한다는 차이가 있다.7.1.5. 담라 사크즐르 카흐베
일반 튀르키예 커피에 천연고무 향신료인 매스틱( 튀르키예어로 damla sakız, 담라 사크즈)을 넣는다. 자일리톨 비슷한 매스틱 특유의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주로 에게해 지방에서 많이 마신다.7.1.6. 마니사의 질벨리 카흐베
일반 튀르키예 커피 위에 아몬드가루를 뿌려서 서빙한다. 마니사 지방의 향토커피로 본래 이 동네에서만 마시다가 최근 들어 다른 지역에서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7.1.7. 타타르식 커피
본래 크림 타타르들이 마시던 커피로 튀르키예 커피 위에 카이막을 한 조각 얹어서 마신다. 커피잔도 다른 커피들에 비해 큰데 타타르어로 토스타카이(Tostakay)라는 작은 사발에 연한 커피를 담고 그 위에 카이막을 띄우는 것이 정석이다.7.1.8. 병아리콩 커피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커피 물량이 부족해지자 병아리콩(nohut)을 볶아서 일종의 대용 커피를 만들어 마셨던 것에서 비롯되었다. 현재도 갈리폴리 전투의 격전지였던 차낙칼레 일대에서 향토 커피로 소비되고 있다.7.2. 튀르키예 밖에서 마시는 종류
7.2.1. 아라비아 커피
아랍에서는 전술한 므라와 비슷하지만 훨씬 연한 커피를 마시는데 이게 아라비아 커피(القهوة العربية, 알 까흐와 알 아라비야)다. 기본적으로 강배전을 원칙으로 하는 튀르키예 커피나 므라와 달리 아랍식 커피 원두는 연갈색이 나는 정도로 약하게 볶아서 쓰는데 이것을 절구로 거칠게 빻은 다음 달라흐(Dallah)라는 커다란 황동제 주전자에다 물과 함께 넣고 오랜 시간 동안 장작불 위에 달여서 우려낸다. 이때 카르다몸이라는 생강 비슷한 향이 나는 향신료를 한두알 넣거나 계피를 넣고 끓이기도 하며 두바이 같은 곳에선 이런 아랍식 커피 믹스를 팔기도 한다. 거의 두 세시간씩 우려내도 커피 물의 색깔은 연갈색 정도로 매우 연하게 나온다. 사실 커피 색이 진한 건 커피빈을 로스팅했기 때문인데 원래 커피는 로스팅하지 않은 생두를 잘 말렸다가 로스팅 없이 마셨던 전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커피빈을 로스팅한건 본래 다른 나라에서 수출된 커피빈을 심어서 자체생산하려는걸 막기 위해 고안된 방법이었다. 현재도 에티오피아, 예멘산 커피는 오직 로스팅된 것만을 합법적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되어 있다.7.2.2. 에티오피아 커피
암하라어로 커피를 의미하는 ቡና(부나)는 커피콩과 커피음료 모두를 의미한다. 가장 오래된 커피 재배지인 만큼 튀르키예 커피의 원조라고 할 수 있으나 디테일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꽤 다르다.
에티오피아식 커피는 제베나(ጀበና)라는 질그릇 주전자에 끓이는데 초록색의 원두를 프라이팬으로 로스팅하고, 식히고 즉시 절구에 빻아서 디개싱이 안된 원두로 커피를 끓이기 때문에 맛이 상당히 다르며 튀르키예 커피와 달리 원두를 곱게 갈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끓어오를때 생기는 거품의 양이 상당하기때문에 제베나는 거품 넘치지말라고 목이 길고 높은 것이 특징이다. 커피가 끓고 거품이 생기고나서도 몇 분간 계속 끓여 맛을 진하게 만들어서 마신다는 것도 튀르키예식과는 다르다.
7.2.3. 카우보이 커피
카우보이 커피도 달임식이다. 천이나 양말을 써서 추출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그런 게 아니라 로스팅한 원두를 거칠게 갈거나 빻아서 15배 정도의 물에 넣고 끓이는 방식이다. 도구가 마땅치 않고 복잡한 건 피해야 할 상황에 적합한 커피다. 남북 전쟁 시기의 군대식 커피도 이런 식으로 끓였다. 링크의 영상을 보면 원두가 거진 그대로 물에 둥둥 떠다닌다.굵은 소금 수준으로 분쇄한 커피를 사용하는 카우보이 커피 레시피도 있다. 이 경우는 프렌치 프레스에 더 가깝다.
(번역)
1. 커피 1잔(약 8 온스 / 240ml) 기준, 굵은 소금 크기의 굵게 분쇄 된 커피 2 테이블 스푼 [12.5-14g]을 사용합니다.
2. 냄비에 물을 필요한만큼 많이 넣고 끓입니다. 끓인 후에는 불을 끄고 30 초 동안 물을 가라 앉힌 다음 커피를 추가하십시오.
3. 커피를 물에 직접 숟가락으로 넣고 저어 5 분 동안 그대로 두십시오.
4. 5 분 동안 추출한 후 커피를 저어주거나 냄비를 부드럽게 휘젓고 천천히 커피를 따르십시오. 커피의 미분을 줄이려면 저은 후 5분 더 기다리십시오.
8. 그 외
무슬림들이 새벽기도 때 애용한다고 한다.커피가루가 지저분하게 남는 특성 때문에, 튀르키예 아저씨들이 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커피 마시며 필터 대용으로 써먹기 위해서라는 괴한 농담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도 커피 마실 때 보면 수염에 커피가루가 꽤 묻는다.
튀르키예에는 커피를 끓이는 모습으로 미래의 신부를 결정하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양가 부모가 상견례를 할 때 신랑 측에서는 신부의 부모에게 초콜릿을 선물로 주고 신부는 튀르키예 커피를 끓여서 대접하는데 그 모습으로 신부의 가정교육과 요리솜씨를 점친다는 것이다.[13] 이는 오스만 제국 시절의 전통에서 비롯된 풍습으로, 이쪽 동네에서도 조선 시대처럼 결혼 첫날 밤에나 신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신부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동네 목욕탕에서 시어머니 될 사람이 신부감에 대한 소문을 듣거나 이렇게 요리솜씨나 손님 대하는 예절을 평가하는 방법 정도로 한정되어 있었던다. 과거에는 필라프(pilav)라는 볶음밥을 벽에 붙여 보기도 했다고 하는데 제대로 지은 밥은 들러붙지 않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요리에서는 '바클라와' 같은 달콤한 과자를 먹을 때는 항상 설탕을 넣지 않거나 조금 넣은 튀르키예 커피를 곁들인다.
한편 전술했듯이 튀르키예 커피를 마시고 나면 커피 찌꺼기가 많이 남는데 남은 양과 찌꺼기가 그린 모양을 보고 점[14]을 친다고 한다. 재미삼아 보는 점이지만 집시들 중에선 직업적으로 커피점(kahve falı)을 보는 사람도 있는데 튀르키예인이라면 거의 누구나 좋아한다.
이러한 전통문화 덕분에 튀르키예 커피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자세히보기
최초의 드립 커피 도구인 드리퍼를 개발한 멜리타 벤츠가 처음 드리퍼를 만든 이유도 튀르키예 커피의 찌꺼기를 걸러내기 위해 종이를 사용하여 걸러냈던 것에 착안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사막의 전투종족인 베두인족도 마찬가지로 튀르키예 커피를 즐기는데 잔칫날에는 설탕을 왕창 넣은 커피를 마시고 누군가의 장례식 같은 슬픈 날에는 설탕을 넣지 않은 쓴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튀르키예에 있는 카페에서 시키면 생수 한 병을 덩달아 같이 준다. 생수를 주는 이유는 마신 후 입을 가셔서 입안을 깨끗이 하여 다시 마실 때 입맛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는 이스탄불뿐만 아니라 튀르키예의 거의 모든 커피 전문점 또는 찻집에서 공통적으로 제공한다. 그러니 만약 종업원이 물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꼭 달라고 할 것. 에스프레소 마실 때 물을 주는 나라도 있다.
보수적인 스타벅스조차도 튀르키예에서는 튀르키예 커피를 따로 판매하는데 다른 커피보다 저렴하다. 그리고 생수가 나온다.
고베에 있는 우에시마 커피 본사에 있는 카페에서는 잘 만든 튀르키예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수가 적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도 튀르키예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이 몇 군데 존재하고 있다.
방송매체에서 뜨거운 모래에 제즈베를 박아넣고 끓이는 모래커피가 자주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모래커피가 굉장히 오래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뜨겁게 달군 모래에 커피를 끓이는 방법은 카페에서 주문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왔을 때 쓰는 방법이다. 가스불이나 전통적인 알코올램프는 한번에 제즈베 한 개만 끓일 수 있지만 모래를 데워놓으면 몇 개든지 끓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더 줄이기 위해 아예 사모바르나 솥 같이 거대한 물 끓이는 도구에 항상 물을 끓여놓고 주문 들어올 때마다 커피가루와 끓는물을 넣고 대충 저은 다음 불 위에 올려서 1분내로 끓여서 내는 속성방법도 있다. 모래 말고 숯불로 끓이는 방법도 있는데 이쪽이 모래커피보다는 더 오래된 방법이다.
9. 둘러보기
[1]
그리스식 커피라는 뜻이다. 이유는 후술한다.
[2]
튀르키예 국경과 가까운
바투미를 중심으로 수요가 있다. 민족주의자들은 해당 지역 이름을 따서 아차룰리 카바라고도 부른다.
[3]
아라비아 커피(القهوة العربية)가 존재하기는 하는데 튀르크 커피와 여러모로 다르다. 자세한 사항은 후술한다.
[4]
다만 달임 방법 자체가 튀르키예에서 유래한 것은 아니고 당연히 커피의 원조인 에티오피아가 더 빨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임 커피의 대표 이미지를 튀르키예가 가지고 있는 건 유럽 커피 문화에
오스만 튀르키예가 큰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달임 커피 문화가 옛 오스만령 지역들에 보존되어 있으며 원조 에티오피아 방식과는 다른 독립적인 레시피를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5]
보스니아에서도 일반적으로 Bosanska kahva라고 부르지만 튀르키예 커피라는 뜻의 Turska kahva도 통용된다.
[6]
귀윔은 이브릭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밑바닥이 평평해서 직화로 올려놓고 쓰기에 더 적합하며 오늘날에도 난로 위에 올려놓고 물을 끓이거나 하는 목적으로 종종 쓰인다.
[7]
오스만어로 커피 볶는 집이란 뜻으로 타흐미스하네(Tahmishane)라고 불렸는데 오늘날에도 고풍스러운 커피집 상호로 종종 보인다.
[8]
한편 다른 유럽 언어로는
튀르키예어인 제즈베에서 비롯된 단어가 더 널리 쓰인다. 가령
세르보크로아트어로는 제즈바(džezva, djezva, đezva, џезва),
알바니아어로는 xhezve(제즈베),
불가리아어로는 джезве(제즈베),
우크라이나어로는 джезва(제즈바),
아르메니아어로는 ջազվե(자즈베)이며 그리스어와
루마니아어만 각각 μπρίκι(브리키), ibric(이브리크)로 다르다. 심지어 키프로스식 그리스어로는 τζ̌ισβές (지즈베스)라고도 불린다. 튀르키예 커피가 영미권으로 알려졌을 때 그리스어 명칭이 먼저 전해지고 그것이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이브릭이란 단어도 같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여담이지만
러시아어로는 турка(투르카)인데 튀르크에서 비롯된 단어로 보인다.
[9]
작은 크기의 단수냄비여도 충분하다.
[10]
한국에서
다도에 쓰이는 도자기 찻잔을 써도 된다. 오스만 제국 시절의 커피잔은 손잡이가 없고 동양의 찻잔과 닮았는데 당시 찻잔들은 오스만 제국이 자급하기 이전에는 중국산
청화백자류를 수입해왔기 때문이다. 18세기 이후에야 손잡이가 달린 커피잔을 쓰기 시작했다.
[11]
다만 살때 가급적이면 황동재질로 된 것이 좋다. 힘을 들여서 갈기때문에 그라인더에 필연적으로 열이 발생하는데 그라인더 몸체를 만들 때 전열성이 높은 황동을 쓰는 것은 마찰열을 빠르게 식히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힘들더라도 조금 천천히 손잡이를 돌리는 것이 열의 발생을 줄일 수 있어 더 좋다.
[12]
튀르키예어와
그리스어로 각각 "아주 단 커피 주세요!"라는 뜻이다.
[13]
여기서 신부 될 사람은 신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커피에 설탕 대신 소금을 넣거나 커피를 대접하다가 옷 위에 쏟아 버리거나 하는 식으로 표현한다. 그럼 신랑과 신랑 부모는 신부의 마음을 눈치 채고 혼담을 접는다. 벌거벗은 세계사 튀르키예 패널인 제브뎃에 의하면 현재 튀르키예에는 이 풍습이 아직도 남아 있으며 이제는 반대로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소금을 넣는 식으로 재미있게 발전했다고 한다.
[14]
그중 최고의 점괘이자 운수대통은 바로 커피 잔과 접시가 아주 딱붙은 것이며 튀르키예에선 운명자의 잔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