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중국어가 생소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과연 그 많은 한자를 어떻게 입력할까 하는 것은 상당한 호기심의 대상이다. 현재 중국어는 한자의 발음을 입력하고 한자로 변환하거나, 한자의 자형을 각 글쇠에 할당한 이후 이를 입력해 하나의 한자로 조합하는 방식의 IME를 사용하여 한자를 입력하고 있다.2. 역사
중국어권은 글자수가 많은 한자를 썼던 특성때문에 근대 시기 중국어 기계화와 전산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면 중국어의 타자기는 2,000자짜리 인쇄 원통이 부착된 소형 인쇄기에 가까웠고( 실제 사용 동영상), 차라리 손으로 쓰는 것이 훨씬 빨랐다.컴퓨터 시대에 들어서면서 중국어권의 컴퓨터공학자들은 수많은 한자를 IME를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하고자 하였다. 우선 키보드 각 글쇠에 한자의 자형을 할당하고 글쇠를 입력해 한자로 조합하는 방식이 시도되어 1970년대에 창힐수입법 개발로 첫 결실을 보았다. 뒤이어 한자의 발음을 표기하는 한어병음과 주음부호를 통해 한자를 입력하는 방식의 입력기가 개발되면서, 단시간에 한자를 입력할 수 있게 되어 중국어도 기계화가 이루어졌다. 또한 이러한 입력기들은 처음에는 한글자씩 입력하는 방식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성능이 향상되어 단어 단위로도 입력이 가능해졌고, 중국어의 빠른 입력을 가능하게 했다.
컴퓨터는 두벌식, 휴대폰은 삼성전자 '천지인', LG전자 '나랏글', 팬택 'SKY'을 비롯한 휴대전화 입력기[1]를 사용하는 한글에 비해 중국어는 상당히 많은 입력기가 있다. 아래에 소개된 입력기 말고도 여러 잡다한 방법들이 있으니 참고. 결론적으로는 빠르게 치면 분당 200~250자 정도 나오는 수준이다. 굉장히 느려 보이지만 잘 보면 입력 단위가 한국어 입력기와는 달리 '타'가 아니라 '자'이다. 한국어 타자와 '음절'로 비교해도 그렇고 한자 특유의 압축성을 고려하면 크게 밀리지 않는다.
3. 소리에 기반한 입력방식
3.1. 병음수입법
핸드폰에서의 병음 입력
한어병음을 이용하여 발음을 입력하면 해당 발음의 한자가 뜨고 거기서 해당 한자를 입력하는 방법. 일본어의 로마자 입력 모드와 비슷하며, 로마자 입력을 사용하므로 영미권의 QWERTY 자판과 같은 것을 사용한다. 아래 설명할 솽핀(双拼) 입력기에 대응하여 취안핀(全拼)이라고도 부른다. 중국 대륙에서 가장 보편적인 입력 방식이다.
성조까지 칠 수 있지만 그러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거의 치지 않으며, ü는 한어병음에서 사용하지 않는 v로 입력한다.[2]
한어병음과 QWERTY 사용법만 알면 바로 입력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나, 단점이라면 동음이의자/어가 많다면 일일이 찾아야하는 불편함과 타수가 늘어난다는 점이 있다. 가령 西安(Xi'an)이나 预案(yu'an) 같은 단어는 그냥 xian과 yuan이라고 치면 한 음절짜리 xian과 yuan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xi'an, yu'an과 같이 사이에 어포스트로피(')를 입력해 줘야 하는데, 요즘 나오는 입력기들은 그냥 xian이라고만 쳐도 한 음절짜리 xian에 해당되는 후보와 두 음절짜리 xi'an에 해당되는 후보를 한꺼번에 제시해 주기도 한다.
입력기의 발전 덕분에 자주 쓰는 단어나 국가 이름, 고사성어, 심지어 문장(!) 같은 건 그냥 성모만 쳐도 바로 후보 단어가 떠서 입력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다. 예를 들어 cc만 쳐서 曹操를 입력하거나, mshshj로 魔兽世界도 입력할 수 있다. 이러한 타자법을 중국에서는 젠핀(简拼)이라고 부른다.
피처폰 시절 키패드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버튼 하나에 서너 개의 글자를 배당해, T9 방식과 유사하게 버튼을 입력하면 해당되는 병음들의 조합으로 쓰고자 하는 글자와 단어를 유추하는 방식이다.[3] 이 방식은 단어의 경우, 경우의 수가 많아 일일이 원하는 병음이나 한자 단어를 찾아야 하지만, 단문장을 한번에 입력할 경우 경우의 수가 점점 줄어들어 그런 수고가 조금 줄어든다. 그리고 눌러야 하는 버튼의 수도 많지 않아 어느 글자가 어느 번호에 배당되어 있는가만 외우면 오타의 위험도 적고 빠르게 입력할 수 있다. 때문에 대화면 스마트폰이 보급된 현재도 두벌식보다 천지인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이 있듯이, 중국인들 중에서도 쿼티 대신 이러한 입력 방식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존재한다.
이 방법은 원래 표준 중국어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방언 화자는 이용하기 불편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l, f/h, n/ng 등 일부 방언 화자들이 헷갈리기 쉬운 발음들은 구분 없이 같이 표기해주는 소위 퍼지 병음(模糊拼音, Fuzzy pinyin)이라는 기능이 예전부터 대부분 입력기에 존재해왔으며, 요즘은 방언 병음을 기준으로 한 입력기도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광동어 입력기는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데, 월병에 근거하며 삼성 키보드에서 지원한다. 아이폰의 경우 iOS 16부터 지원.
중국 대륙에서 주로 쓰이는 입력 방식인 만큼 간체자 위주로 사용되지만, IME 설정에서 번체자를 입력하게 설정할수도 있다.
Microsoft Windows에서 지원하는 중국어 간체 IME의 기본 입력 방식이지만, 중국인들은 마이크로소프트 IME보다는 써우거우(Sogou) 입력기 등 서드파티 IME를 따로 설치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3.1.1. 솽핀(双拼/雙拼, Double pinyin)
병음 입력에서 파생된 입력 방식으로, 병음의 성모를 한 타로만 입력하고 운모를 한 타로만 입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撞을 일반적인 병음 입력법으로 입력하려면 z-h-u-a-n-g 여섯 타로 입력해야 하지만, 솽핀 방식에서는 zh-uang 두 타로 해결된다. 자판 배열이 굉장히 다양한데 여기서 볼 수 있다.밑에 설명할 주음부호 자판과 비슷하게 타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익숙해진다면 타자가 빨라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병음만 알면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병음 입력과 달리 자판 배열을 외워야해서 학습 장벽이 높은 편이다. 또한 성모만 쳐도 어지간한 자주 쓰는 단어 내지 문장들은 나올 정도로 입력기가 발전한 현재, "타수가 줄어든다"는 장점 역시 예전만큼 뚜렷하지 않은 편.
3.2. 주음부호 입력
출처
표준 중국어의 발음을 표기하는 중국의 독자 문자인 주음부호를 통해 입력하는 방식. 기본 원리는 병음 입력기와 똑같다. 이전에는 키보드로 성조를 반드시 입력해야만 했지만, 요즘은 굳이 성조를 입력하지 않아도 단어를 유추하여 추천해준다.
대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으로, 로마자와 주음부호를 동일한 속도로 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주음부호 입력법이 확실히 좀 더 편하다. 병음보다 타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더 빠르다.
배열은 맨 위에 소개된 대천식(大千式)이 가장 보편적이며, 그 외에도 몇 가지 배열이 있다. 한국어 위키백과 참조
한국어의 초성체처럼 주음부호를 이용한 통신체도 있다. 자세한 사항은 주음부호 문서 참고.
4. 자형을 조합하는 입력 방식
4.1. 창힐수입법
자세한 내용은 창힐수입법 문서 참고하십시오.1976년에 대만에서 개발된 중국어 입력기. 중국어 키보드 입력기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다.
4.1.1. 빠른창힐
정식 명칭은 속성수입법(速成輸入法) 또는 간이수입법(簡易輸入法)이다.창힐수입법 입력 코드의 처음과 끝만 타이핑 하기 때문에 숙련 시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방법.
중국어 정체자 Windows의 기본 자판으로 설정되어 있다.
4.2. 오필(五笔/五筆) 입력
중국의 발명가 왕융민(王永民)이 1983년 고안해낸 입력 방식. 그의 성을 따서 왕마오필(王码五笔)이라고도 불린다.
병음과 주음부호와 달리 자형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입력 후 한자를 일일이 찾아서 선택해야하는 번거로움이 거의 없고[4], 특히 벽자(僻字)를 입력할때 이러한 장점이 훨씬 두드러진다. 다만 극악의 자판 배열로 인해 학습 장벽이 병음 입력보다 현저히 높고, 입력하려는 한자의 필순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여 단점 역시 뚜렷하다. 병음 입력과 비교했을때 속도는 느리지만 정확한게 특징.
1980년대와 90년대에는 컴퓨터의 저장용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상용구나 단어를 많이 저장할 수 없어, 병음 입력기는 문장은 커녕 단어 하나 입력할때도 한 글자씩 입력하고 한자를 일일이 찾아봐야 했기 때문에 입력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오필 입력은 태생적으로 그런 문제가 없어 속도가 현저히 빨랐으며, 이 때문에 대륙에서는 오필이 제일 보편적인 입력 방식이었고 학교 컴퓨터 시간에서도 오필 입력을 필수로 가르쳤다. 하지만 2000년대에는 컴퓨터의 용량이 커지고 입력기에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까지 활용되면서 병음 입력기의 정확성과 속도가 빠르게 발전하며, 오필 입력을 하는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고, 현재는 병음으로 입력이 어려운 벽자나 전문용어가 많이 쓰이는 전문 분야에서나 쓰이게 되었다. 과거에 흥행했던 중국어 오필 입력기, 왜 사라졌나?
다만 홍콩에서는 아직도 창힐수입법과 함께 많이 사용한다. 광동어를 주로 쓰고 있기 때문에 표준중국어 발음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병음과 주음부호 입력이 정착하지 않아서 아직도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 한자를 입력할 일이 많은 한국의 승려들도 간혹 배운다 카더라. 한국에선 카시오 엑스워드 전자사전에서도 잠깐 사용했었다.
4.3. 필획(笔画/筆劃) 입력
휴대폰에서의 오필획
과거 피처폰 시절 휴대전화에서 병음 입력법과 함께 널리 사용됐으며, 한자를 필순에 따라 一, 丨, 丿, 丶, 乛의 다섯 가지 구성 요소로 분해하여, 이 키를 조합해서 해당 한자를 입력하는 방식. 광동어 화자들은 이 입력기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1 | 一과 亠,氵의 마지막 획 |
2 | 丨、亅 |
3 | 丿 |
4 | 丶、㇏ |
5 | 乙、乛、乚、𠃌、乀、乁 등 꺾인 획 |
6 | 通配(획순을 모를 경우 건너뛰는 키) |
4.4. 대이수입법(大易輸入法)
자세한 내용은 대이수입법 문서 참고하십시오.4.5. 사각호마검자법
자세한 내용은 사각호마검자법 문서 참고하십시오.본래 목적은 옥편이나 사전에서 글자를 찾기 위한 것이나, 입력용으로도 간간히 쓰인다.
5. 기타 입력 방식
5.1. 필기 입력법
손으로 직접 써서 입력하는 방법. 과거에 기술적인 문제로 인식률이나 인식 속도가 낮았으나 현재는 이런 문제는 많이 해결되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터치스크린 환경에 적합하며, 일반적인 키보드와 마우스 환경에선 입력이 어렵다(마우스로 가능하긴 하나 상당히 힘들다). 또 필획이 많은 한자는 손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중국어 배우는 외국인이 쓰기는 편하다. 모르는 한자를 보면 발음이 뭔지 몰라도 그대로 모양을 따라 하면 알아서 그 글자를 찾아주므로 사전으로 찾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원래 한자의 획순을 비슷하게나마 따라가야 인식이 잘 되지, 한자의 모양을 그대로 따라 그리다 보면(...) 제대로 인식이 되지 않거나 생뚱맞은 한자를 후보로 내놓는 경우도 수두룩해서 역시 한자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중국인 가운데 병음을 배우지 못했거나 배웠어도 익숙하지 않은 노인, 방언 화자 등도 필기 입력법을 사용한다.
macOS에서는 트랙패드로 하는 것을 지원하는데, 아이폰과 굉장히 유사하게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