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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Pan-Turanism
범투란주의 또는 투라니즘은 고대사를 바탕으로 한 우랄-알타이 범민족주의를 일컫는다. 투란은 중앙아시아의 선사 사회를 가리키는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알타이 제어나 우랄어족을 중심으로 돌궐, 몽골, 퉁구스, 핀란드, 에스토니아, 헝가리에서 한반도나 일본까지 고대 유라시아 북반구 지역에서 유목/수렵채집 문화로 생활했던 기마 유목민족이 기원이라고 보는 민족주의이자 가설이다.[1] '범우랄-알타이주의'라고도 하며 이에 속하는 어족을 우랄알타이어족이라고 칭한다. 튀르크족이 아닌 사람들과 함께 하는 범민족주의로, 실제 튀르크 계열 민족 간의 단결을 추구하는 범튀르크주의와는 학술적으로 엄밀히 구분하여 따지는 편이다.
그런데 알타이어족설은 이미 상당 부분이 반증된 가설로서 학계에서도 소수의 지지자들을 제외하면 모두 외면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퉁구스어족, 몽골어족, 튀르크어족, 한국어족, 일본어족을 각각 독립된 어족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며 이들 사이의 유사성은 그저 언어동조대 정도로만 여겨진다.[2] 알타이어족설의 입지부터가 위태로운 상황인데, 하물며 우랄-알타이어족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기마민족'이란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투란주의는 한국과 일본 유사역사학의 기원이기도 하다. 일본은 투라니즘의 영향 이후 일본인의 뿌리를 대륙의 유목민족, 특히 몽골과 연관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미나모토노 요시츠네 = 칭기즈칸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유사역사학으로 확인할수 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 때 친일파인 의사이자 유사역사학자였던 최동에 의해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며, 현재도 기승을 부리는 환단고기등 국내 유사역사학계의 근원이 된다. 환빠들은 투라니즘을 인용하며 언어의 유사성. 즉 우랄-알타이어족으로 과거 한민족이 세계를 지배했다고 주장하며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백제등 북방계 고대 한민족 국가들의 역사를 미화하고 강조하며 신라, 가야도 유목민족 이 기원이였다고 증명하려 한다. 또한 이 민족들의 기원들을 유사역사학으로서 흉노와 연관짓는 가설들도 주장한다.
흔히 튀르키예가 한국의 형제의 나라라는 요지의 말이 나오는데 다름아닌 이 범투란주의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2. 역사
범투란주의가 생겨나게 된 곳은 의외로 오스만 제국이나 튀르키예가 아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었다.본래는 오스트리아-헝가리가 아시아계 민족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장한 이데올로기였으나 정작 오헝 제국에선 제대로 된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오히려 이웃한 오스만 제국에서 이를 범튀르크주의와 결합하여 당시 러시아 제국의 남하 정책( 크림 전쟁)과 러시아 및 발칸반도에서 세르비아 등 슬라브 국가들이 범슬라브주의를 제창하며 반튀르크 전선을 펼치자 이에 견제와 대항 의식으로서 내부에 널리 퍼지게 된다.
이후 구스타브 욘 람스테트라는 핀란드 학자가 우랄-알타이 이론을 주장, 민족주의가 발흥하기 시작한 핀란드인들이 퍼트리면서 크게 퍼지게 된다.
본래는 아나톨리아반도 내로 이주한 튀르크인을 포함한 튀르크계 민족들과 마자르족, 핀족 등 우랄계통이 중심이었으나 이후엔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의 퉁구스, 몽골, 일본, 한국도 포함되었다. 여기에도 러시아의 부동항을 향한 확장 정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지만 동시에 당시 동아시아에서 무섭게 확장하고 있던 일본 제국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일본 역시 고대사에서 반도에서 이주한 기마 문화를 가지고 있던 야요이인이 정주민이던 조몬인을 밀어내고 일본에 정착하면서 투란주의에 따르면 일본은 몽골과 같은 기원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렉산드로스 3세, 나폴레옹, 히틀러가 정복한 영토 총합계보다 4배 이상 더 거대한 영토들을 정복하며 세계를 정복했던 몽골 제국과 일본을 동치하며 일본은 마침내 대동아공영권을 내걸며 팽창욕을 거리낌없이 드러내게 된다.
21세기에 들어서서는 튀르크 계열이 다수를 차지하는 중앙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에서도 나타났다. 대표적인 예가 카자흐스탄이다. 과거 소련의 일원이었다가 소련 붕괴 후 독립하게 된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의 확장주의에 맞서 범투란주의로 공동 연맹체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대통령부터 역사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는 등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교과서에서도 튀르크인들끼리 하나의 형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3. 특징
기원에서 알 수 있듯 유목민 중심주의적이며, 이라크, 시리아의 북부 지역에도 튀르크계가 거주하며, 워낙 튀르키예와 시리아, 이라크가 외교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음에도 2017년 시리아 북서부는 물론, 최근 2018년 2월 이후부터 이라크 북부를 튀르키예가 사실상 범투란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점령하면서 외교적인 갈등으로도 번지기도 한다.또한 위구르, 캅카스 일대의 튀르크계 민족들의 독립을 응원하거나 지지하기도 했으며, 유목민족 제국들의 역사가 그러했듯 대부분 유라시아에 걸쳐 있었고 경우에 따라 더 멀리 북아프리카까지 점령/지배했던 시대도 있었기 때문인지 그 시절의 옛 영토를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이를 제국주의라고 까는 이들도 있다.
또한 중국, 러시아, 이란, 아랍 국가들, 심지어 때로는 인도 등 남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데 언급된 나라들은 모두 튀르크계와 대립하거나 싸웠던 적이 있었던 나라들이다.
4. 유사역사학 논란
튀르키예의 범투란주의 또한 과도한 유목민 찬양으로 인해 과거 튀르크인이 차지한 땅을 회복해야 한다는 환빠같은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때문에 터키 내에서도 범투란주의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서구권의 인터넷에선 핀란드의 유사역사학자들이 범투란주의를 그 근거로 삼는다는 데서 착안하여 한국의 환빠들과 엮어 환핀대전이라는 밈이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에도 시오니즘과 더불어 투란주의에 가깝게 동화된 시오니스트들도 있는데, 이스라엘의 유대인들 중에서는 튀르크계 출신들의 유대인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나 캅카스 일대에서 온 튀르크계 유대인들은 범투란주의의 영향을 받기도 했었다. 실제로 극우 유대인들 중에서도 투란주의 성향을 띄기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튀르키예 뿐 아니라 다른 튀르크 제족권 지역 및 일부 국가에도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편이다. 중국의 위구르 분리독립운동가 중 몇몇은 투라니즘인 사람도 있고, 아제르바이잔도 아르메니아와 국경 문제 및 영토 분쟁이 나타날 때만 한정으로 범투란주의를 연상시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카자흐스탄도 투란주의 비슷한 유라시아주의라는 이념으로 카자흐스탄에 사는 여러 민족들의 단합을 주장한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