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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의
1970년도 Voodoo Child 라이브 Dallas Arbiter사의 퍼즈 페이스(Fuzz Face) 이펙터로 만들어낸 사운드로 빈티지한 퍼즈 사운드를 보여준다. |
뮤즈의
Plug In Baby Z.Vex사의 퍼즈 팩토리(Fuzz Factory) 이펙터로 만들어낸 사운드로 (상대적으로) 현대적인 느낌의 퍼즈 사운드를 보여준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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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퍼즈(Fuzz)는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기타에 주로 사용되는 드라이브 계통의 이펙터이다.오버드라이브나 디스토션과 그 원리는 거의 동일하지만 결과물(소리)은 크게 다르며, 오버드라이브와 디스토션이 앰프의 볼륨(과 게인)을 끝까지 올렸을 때 나오는, 과열된 진공관이 만들어내는 일그러진 시원시원한 소리를 낸다면 퍼즈는 마치 음질이 깨지고 찢어지는 듯한,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충분히 불쾌하게 느낄 수도 있을 법한 사운드를 낸다.[2]
2. 역사
본래 일렉기타를 연주하는 뮤지션들 중 찢어지는 드라이브 사운드를 원하는 기타리스트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 찢어지는 소리를 얻기 위해 앰프 캐비닛의 스피커 콘을 칼로 찢거나 구멍을 내어 특유의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3] 당연히 그 앰프는 그들이 원하는 찢어지는 소리가 났지만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었다. 게다가 매번 스피커를 찢을 때마다 똑같이 찢는 건 불가능 했기에 공연마다 소리가 다른 일도 있었다. 이 찢어지는 사운드는 몇몇 기타리스트들 사이에서 제법 많이 사용되었다.한편 1960년, 미국의 가수 마티 로빈스가 'Don't worry'의 기타 파트를 녹음하던 중 프리앰프에 이상이 발생하여 입력된 사운드가 뭉개지는듯이 변형되었는데, 이 소리가 의외로 괜찮아서 그대로 녹음했던게 히트곡이 되어버렸다.
위에서 언급된 스피커 콘을 인위적으로 찢어 만든 사운드, 그리고 이 프리앰프 이상으로 발생한 기타 사운드를 재현하기 위해 최초의 퍼즈 페달인 깁슨 마에스트로 FZ-1 퍼즈-톤이 개발되어 1962년 출시되었다. 초창기에는 판매량이 매우 저조했으나, 1965년 롤링 스톤즈의 키스 리처즈가 '(I Can't Get No) Satisfaction'에서 록 역사상 가장 아이코닉한 것 중 하나로 꼽히는 리프를 이 FZ-1 페달로 연주한 후, 급 인기를 얻으며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기 시작한다.
FZ-1이 인기를 얻자 이를 모방한 퍼즈 페달들이 나왔다. 이들 중 1966년 출시된 톤 밴더는 지미 페이지와 피트 타운젠드가, 퍼즈 페이스는 지미 헨드릭스가 사용하면서 해당 기타리스트들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형성, 클래식 기타 톤의 전형이 되었고, 1969년 처음 출시된 빅 머프는 특유의 두텁고 크리미한 톤으로 퍼즈계의 큰 일가를 이루게 된다.
3.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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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y Music의 드라이브 계통 이펙터 사운드 데모 및 설명 2분 20초 부근부터 클린 사운드(어떠한 이펙터도 거치지 않은 기타 및 앰프 톤), 9분 30초 부근부터 퍼즈[4]를 건 기타 사운드이다. 같은 계통 식구들인 오버드라이브는 2분 40초경에, 디스토션은 5분경에 등장한다. |
스퀘어 파형의 특성상 배음이 홀수 위주로 생기게 되어서 사람에 따라 매우 듣기 거북할 수 있지만, 파워 코드를 중점적으로 운용하던 당시 록 음악의 일렉트릭 기타 주법과 궁합이 매우 좋았고, 찰현악기에나 나올수 있는 엄청난 길이의 서스테인을 얻을 수가 있게 되는데, 이게 당시로서는 대단히 혁명적인 소리였다. 전술했듯이 퍼즈는 후에 나오는 디스토션이나 오버드라이브 이펙터의 원조격이고 그 원리도 거의 동일하다.
기타 이펙터라는 장르가 제대로 형성되기 이전부터 만들어진 페달이기에 대체적으로 사이키델릭하고 빈티지한 음색을 내며, 6,70년대 록 음악에 잘 어울리는 소리라고 할 수 있지만 특유의 사운드 때문에 소닉 유스나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같은 80년대 이후 인디 음악 록 밴드들에게도 시대를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만 특유의 찢어지는 날 것의 음색 탓에 현대의 대중적인 음반 등에서 퍼즈를 사용한 기타 사운드를 듣기는 많이 힘든 편이며, 빈티지 사운드를 표방하는, 상대적으로 매니악한 음반정도는 가야 퍼즈 사운드를 들어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탓인지 다른 드라이브 계통 페달들 중에서도 유독 강성 매니아가 많아 견고한 팬덤이 형성되어 있으며, 지금도 이들을 저격하는 빈티지 퍼즈의 복각 카피 제품, 혹은 굉장히 모던하고 많은 기능을 지원하는 새로운 퍼즈가 나오고 있다.
내부 구조적으로 분석해본다면 퍼즈는 크게 트랜지스터를 주요 부품으로 활용한 종류와 오피앰프 (연산 증폭기)를 주요 부품으로 활용한 종류로 나뉘며, 트랜지스터를 활용한 퍼즈들은 또 게르마늄 트랜지스터를 활용한 퍼즈와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활용한 퍼즈로 분류된다. 트랜지스터를 활용한 퍼즈는 퍼즈는 가장 퍼즈다우며, 빈티지한 성향이 강하다는 평이 많으며, 오피앰프를 활용한 퍼즈는 그 회로 매커니즘이 오버드라이브, 디스토션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설계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5] 디스토션적인 색채가 조금 더 강한 퍼즈 디스토션 계통 페달들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6]
베이스 기타에도 궁합이 매우 좋은 드라이브다. 그저 음색이 왜곡되어 강하게 들리는 정도인 디스토션, 오버드라이브에 비해 퍼즈는 음색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리기 때문에 베이시스트들이 존재감 있는 연주를 원할 때 사용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메탈리카의 클리프 버튼, 뮤즈의 크리스 볼첸홈. Hysteria의 메인 베이스 리프에서 들을 수 있다.
4. 유명한 퍼즈들
오버드라이브/ 디스토션보다 훨씬 역사가 긴 이펙터군이기 때문에 정말 수많은 제품들이 나와있고, 각각의 개성도 강한 편이다. 디스토션과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점잖은 소리를 내는 제품부터 말 그대로 소리가 개박살이 나는 제품까지 사운드의 스펙트럼도 매우 다양한 편.4.1. 마에스트로 퍼즈-톤 (Maestro Fuzz-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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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슨 마에스트로의 마에스트로 퍼즈-톤 FZ-1A |
4.2. 톤 밴더 (Tone Bender)
톤 밴더 MK I | Sola Sound의 톤 밴더 MK II | VOX의 톤 밴더 MK III |
최초의 톤 밴더인 톤 밴더 MK I은 매우 소량만이 생산되었으며, 개중에서도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진 약 십수대는 페달 인클로저를 목재로 만든 것으로도 유명한데 사진, 이 목재 인클로저 톤 밴더 MK I은 현재 생산분 대부분이 소실되었으며, 현재 톤 밴더의 최초 개발자인 게리 허스트가 소유하던 단 하나의 개체만이 생존한 상태이다.
이후 여러 회사들에서 해당 회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파생작들이 탄생하였는데, 아래에 나올 퍼즈 페이스의 회로는 일부 부품들의 값이나 사용된 트랜지스터의 종류를 제외하면 회로가 톤 밴더 MK.1.5와 거의 빼다 박았을 정도로 동일하며, 기타 앰프 제조사로 유명한 마샬에서 1960년대에 생산하였던 마샬 수파퍼즈 (Marshall Supa Fuzz) 또한 기본적으로는 톤 밴더 MK.2 회로에 기반을 주고 있다.
4.3. 퍼즈 페이스 (Fuzz 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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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las-Arbiter제 오리지널 퍼즈 페이스 | Dunlop에서 현행 생산중인 퍼즈 페이스 미니 |
마치 얼굴처럼 보이는 기묘한 생김새가 일품인 페달. 지미 헨드릭스가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 제품으로, 지미 헨드릭스 외에도 에릭 존슨, 조 보나마사등의 걸출한 기타리스트들이 사용하였다.
현재는 원 생산사인 Dallas-Arbiter가 아닌 Dunlop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오리지널과 동일한 크기의 퍼즈 페이스와 함께 페달보드 세팅에 용이한 미니 버전 또한 함께 생산되고 있다.[7] 좀 더 빈티지한 음색의 게르마늄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제품과, 약간 더 현대적이고 온도에 따른 톤 변화가 적은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제품으로 나뉜다.
4.4. 빅 머프 (Big M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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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식 오리지널 빅 머프 | 나노 빅 머프 |
명실상부한 일렉트로 하모닉스(Electro-Harmonix)사의 대표 제품으로 일단 풀 네임은 빅 머프 파이(Big Muff Pi)이다. 빅 머프라는 페달보드에 올릴 엄두조차 내기 힘든 크고 아름다운 부피가 특징이며, 커트 코베인, 존 프루시안테, 빌리 코건 등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퍼즈 페달의 일종으로 분류되기는 하나, 디스토션스러운 음색도 강하게 나는 제법 독특한 음색이 특징이다.
현재는 이러한 쓸데없이 커다란 부피를 줄인 파생작인 리틀 빅 머프, 나노 빅 머프도 함께 생산되고 있으며,이 머프 시리즈를 더욱 확장시켜 메탈 머프같은 다양한 드라이브 페달들을 생산중이다.
4.5. 옥타비아 (Octa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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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헨드릭스가 사용하던 오리지널 로저 메이어 옥타비아 페달 | 현행 생산중인 로켓 시리즈 옥타비오 퍼즈 |
최초의 옥타비오 페달은 앞서 언급한 테크니션 로저 메이어에 의해 개발되었으나, 이후 1970년대에 미국의 타이코브라헤(Tycobrahe)에서 로저 메이어의 오리지널 회로를 기반으로 개발한 동명의 제품이 소량 생산되었다. 많은 옥타비아류 퍼즈들이 이 타이코브라헤에서 재해석한 회로에 그 근간을 두고 있으며, 타이코브라헤의 오리지널 옥타비아는 빈티지 이펙터 애호가들 사이에서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4.6. 유니복스 슈퍼-퍼즈 (Univox Super-Fuzz)
4.7. 컬러사운드 오버드라이버 (Colorsound Overd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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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퍼즈 팩토리 (Fuzz 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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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하모닉 퍼콜레이터 (Harmonic Percol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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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로도 유명한 기타리스트 스티브 알비니가 사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
곡 시작부에 나오는 심각하게 일그러지는 듯한 효과음도 퍼즈 팩토리 이펙터로 만들어낸 것이다.
[2]
원 의미인 fuzz는 보통 보풀, 솜털이란 의미로 번역되며, 기타 소리에 마치 보풀이 묻은 듯 한 느낌이라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3]
해 볼 필요야 없겠지만 기타 소리가 아닌 일반 오디오라면 엄청 지저분하고 끔찍한 소리가 난다.
[4]
시연에 사용된 제품은
Electro-Harmonix사의
빅 머프 이펙터이다.
[5]
오피앰프를 통해 신호의 크기를 증폭시키고, 이를
다이오드를 활용한 클리핑으로 찍어 누르는 매커니즘
[6]
간혹
RAT 페달을 퍼즈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는데, 랫 또한
오피앰프와
다이오드를 활용한 내부 구조를 지닌다.
[7]
버즈비
기어타임즈에서는 미니 버전의 외관을 두고 웃는 얼굴에서 방독면 쓴 얼굴로 바뀐 거 같다는 평을 내렸다.
[8]
그가 이 페달을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특이한데, 자신이 사용하는
맨슨 커스텀 기타 내부에 아예 이 이펙터의 보드를 통째로 내장하여 기타에 달린 노브들로 이펙터 값을 조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9]
이 뒤틀리는 듯한 소리는 뮤즈의
Plug In Baby 극초반부에서 들을 수 있다. 실제 퍼즈 팩토리를 구입해서 이 특징적인 인트로를 직접 시도해본 사람들 말로는 비슷하게 소리내기가 정말로 어렵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