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19 04:13:42

에브로 강 해전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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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배경3. 전투 경과4.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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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기원전 217년 봄, 그나이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칼부스가 지휘하는 로마 함선 55척과 하스드루발 바르카의 부관 히밀코가 지휘하는 40여 척의 카르타고 함대가 에브로 강 어귀에서 맞붙은 해전.

2. 배경

기원전 218년 가을, 이베리아 반도로 진군한 그나이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 칼부스의 로마군 2만여 명은 키사 전투에서 한노의 카르타고군 11,000명을 가볍게 격파하고 에브로 강 북쪽의 모든 이베리아 부족들을 복종시켰다. 하지만 병력이 한정되었기 때문에, 에브로 강을 도하하지 않고 본국에서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한편, 형 한니발 바르카를 대신하여 히스파니아 속주를 지킬 책임을 맡았던 하스드루발 바르카는 카르타고에 복종한 이베리아 부족들로부터 병력을 소집하고 카르타고군을 대거 모집해, 로마군을 몰아내기 위한 원정을 계획했다. 당시 히스파니아에 배치된 카르타고 함대는 32척의 퀸퀘레메(quinquereme: 양쪽에 각각 50개의 노가 있는 갤리선)와 5척의 트리레메(trireme: 삼단 노선)였다. 하스드루발은 기원전 218년 겨울 동안 10척의 퀸퀘레메를 추가하고, 더 많은 선원을 모집했다.

기원전 217년 봄, 하스드루발은 카르타고 노바에서 에브로 강 북쪽의 로마군을 향한 원정을 단행했다. 그는 육군을 지휘했으며, 부하 히밀코가 함대를 이끌었다. 원정대는 해안선을 따라 진군하여 에브로 강 어귀에 도착한 뒤, 장차 강을 건너 로마군을 격파하려 했다. 그나이우스 스키피오는 정찰병으로부터 적의 이같은 움직임을 전해듣고, 적군이 강을 도하하기 전에 먼저 행동하기로 마음먹고, 숙영지였던 테라고나에서 함대를 출격시켰다. 당시 로마군은 35척의 트리레메가 있었고, 그리스 동맹 도시 마실리아가 파견한 함대 20척이 함께 했다. 이리하여 에브로 강 해전의 막이 올랐다.

3. 전투 경과

카르타고 함대는 에브로 강에 도착한 뒤 강둑에 정박했고, 선원들은 함대에 필요한 연료를 마련하기 위해 배를 떠났다. 마실리아의 함선 2척이 먼저 가서 정찰하던 중 닻을 내리고 있는 적 함대를 발견한 뒤, 즉시 돌아와서 스키피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스키피오는 선별된 군단병을 함선에 탑승시킨 뒤, 남쪽으로 계속 항해해 에브로 강에 진입했다. 하스드루발이 앞서 보낸 정찰병들은 로마 함대의 접근을 알아채고 봉화를 올려 임박한 위험을 알렸다. 히밀코는 급히 선원들을 불러모아 배에 탑승시켰고, 카르타고 함대는 강으로 무질서하게 출격했다. 하스드루발은 그들을 격려하기 위해 육군을 강둑에 배치했다.

로마 함대는 적 함대를 향해 거세게 돌격했다. 카르타고 선원들의 항해술은 적을 능가했지만, 갑작스러운 기습을 받은 터라 자신들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었고, 역시 항해술이 뛰어난 마실리아 선원들이 적 함대가 기동성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견제했기 때문에 별 소용이 없었다. 군단병들은 적 함선에 배를 바짝 붙인 뒤 과감하게 뛰어들어 적군을 도륙했다. 그 결과 4척이 침몰했고, 2척이 포획당했다. 카르타고 선원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강가로 도피한 뒤, 배를 버리고 달아났다. 로마 함대는 강가에 버려진 적선들에 바짝 다가가서 갈고리를 걸어서 끌고 갔는데, 이때 끌려간 함선이 23척에 달했다고 한다. 하스드루발은 적 함대가 아군 함대를 박살내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걸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4. 결과

에브로 강 해전은 히스파니아 속주에 배치된 카르타고 해군의 몰락을 초래했다. 하스드루발은 적이 해상에서 습격할 걸 두려워해 카르타고 노바로 철수해야 했다. 게다가 카르타고군이 또 패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베리아 반도 곳곳에서 부족민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에브로 강 북쪽으로의 원정을 완전히 포기하고 반란 진압에 몰두해야 했다. 그 후 기원전 217년 가을에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가 8,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형 그나이우스 스키피오와 합세했다. 스키피오 형제는 이후로 본국으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히스파니아 원정을 단행해, 카르타고의 이 지역 지배권을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