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네이버 웹툰 《 사변괴담》의 에피소드별 줄거리를 정리한 문서다.2. 에피소드
2.1. 숙모(1 ~ 6화)
한국 전쟁 초반인 1950년 7월, 주인공 영남의 가족은 피난민을 따라서 작은 아버지 이갑석의 집으로 향한다. 작은아버지의 좌익 활동으로 그동안 교류가 없었지만, 전시 상황이라 하는 수 없이 몸을 의탁하러 가게 된 것.그러나 다다른 동네는 이미 다 불 타 있어서 망연자실 하는데, 다행히 이갑석의 집은 멀쩡히 있는 상태. 하지만 이갑석과 그 가족들은 보이지 않고 흰 소복에 충혈된 눈, 찢어진 눈꼬리의 사나운 인상의 모르는 여자만 있었다.
영남의 아버지가 누구냐고 묻자 자신이 집주인이라던 여자는,영남 아버지가 이갑석의 형인 것을 알자 그제서야 아주버님이라고 인사를 차리며 이런 저런 아야기를 한다. 이갑석의 전처는 빨갱이 남편 싫다며 자식과 함께 도망갔다는 얘기와 이갑석은 몸을 피해 빈 집에 숨어 있다가 하필 우파 토벌대가 그 집을 불태우면서 화상을 입어 전신에 붕대를 감은 반 시체 신세가 되었다는 것을 알린다.
그녀는 이어서 동네가 다 빨갱이 동네라 토벌대가 다 죽이고 불태웠다고 하는데, 이 집만 남아있어서 의아해 하는 영남 아버지에게 자신이 사정사정해서 봐줬다는 이상한 말을 한다.[1]
이 수상쩍은 이갑석의 처 때문에 주인공 일가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데, 그 와중에 그녀가 하루 묵게 해달라는 피난민의 청을 매몰차게 거절하고 쫓아내면서, 비어 보이는 방은 얼씬도 하지 말라는 말에 수상함을 느낀다.
그날 밤, 소변을 보러 나온 영남은 지붕 위에 피투성이의 남녀, 그리고 아이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 중 남자는 그를 쳐다보더니, 손으로 불이 켜있는 가지 말라고 했다는 방을 가리킨다.
영남이 그 방의 문틈을 훔쳐보자, 방에는 숙모가 촛대 앞에 앉아있고 벽에는 노란 부적들이 붙어 있고 피가 잔뜩 튀어 있었는데, 이 중에 이갑석, 이갑석 처, 이갑석 아들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숙모가 인기척에 뒤돌아보자 몸을 숨긴다.
방을 나온 숙모가 다시 들어가자 다시 방을 들여다 보려는데, 기괴한 웃음소리들이 들리는 것을 알고 잽싸게 방에 들어간다.
한편, 영남의 아버지는 동생을 보면서 좌익을 하다가 뭔 이 꼴이 됐냐며 한탄하는데, 팔에 이상한 점이 있고 어렸을 적 장난하다 생긴 목의 흉터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제수씨를 찾아가서 자기가 아는 갑석이가 아닌 것 같다고 묻는다.
그러자 무서운 표정으로 바뀌는 그녀는 거짓말을 했다며 잠깐 이야기를 하자고 헛간으로 들어가는데, 바로 도끼를 들어서 아버지의 머리를 쪼개버린다.
그날 밤, 영남이는 머리에 피를 흘리는 할머니가 빨대를 들고 피를 너무 흘렸다며 빨대로 자신의 목을 찌르려는 악몽을 꾼다. 그리고 잠깐 밖에 나오는데 숙모가 지게에 기다란 것을 싣고 어디론가 가는 것을 목격하고, 간밤에 봤던 방이 잠겨 있는 것을 보고 창호지에 구멍을 내서 방을 훔쳐 보는데, 이갑석 형이라는 부적이 새로 붙어 있는 것을 본다.
마침 뭐하냐고 묻는 어머니에게 이 얘기를 하자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는 어머니는 아버지가 어디 갔냐고 묻는데, 모른다고 하자 산에 나물 좀 뜯으러 간다면서 동생을 잘 보고 있으라고 하고 집을 떠난다.
한편 숲속으로 들어간 어머니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다가갔더니 동서가 땅을 파고 있는 것을 목격하는데, 뭐하냐고 묻자 거적떼기에 쌓인 것을 묻는다고 하고, 뭐냐고 묻는 말에 직접 확인해보라고 한다. 거적을 들여다 본 어머니가 남편인 것을 알고 경악한 순간, 그녀는 삽으로 후려쳐서 죽여버린다.
돌아온 숙모는 아이들에게 혈액순환에 좋다며 칡을 주고 먹으라고 하고, 마사지를 해주는 등 다정하게 군다. 영남이 부모님은 어디 갔냐고 묻자 남쪽으로 먼저 갔다며 니들은 나중에 데리러 올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영순이 잠든 사이 몰래 방을 빠져나온 영남은, 숙모가 "이갑석이 내외 옆에 묻었고, 애들 재워서 어머니 방에 업어다 놓으면 어머니가 대롱으로 모가지에 딱 꽂아 빨아먹기만 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방을 들여다 본다.
방 안에는 제단이 있고 단지가 놓여져 있었는데, 단지에서 일전에 봤던 할머니 귀신이 튀어나오는 것을 목격하고 공포에 질려서 뒷걸음질친다. 그리고 다시 방을 들여다 보는데,
부적들 중 이갑석 형, 형수가 있다는 것을 안 영남이 부모님이 세상에 없음을 직감하고 흐느끼자, 할머니 귀신이 영남이 뚫어둔 구멍으로 다가오고, 영남은 영순을 깨워서 황급히 도망가려고 하는데 이미 숙모가 와 있었고, 몽둥이로 후려쳐서 영남을 기절시킨다.
영남은 이갑석의 방에서 깨어나는데, 이갑석이 깨어나서 그의 팔을 잡더니 "너 이 새끼 친탁이야 반탁이야"라고 묻고, 영남은 황급히 도망친다.
숙모는 어딘가에서 도끼를 갈고 있는 소리가 울리는데, 영남은 그 의문의 방에서 영순이 잠들어 있고 어머니가 그 앞에서 다소곳이 앉아 있는 것을 목격한다. 엄마에게 안겨서 울면서 어디 갔었냐고 하는데, 어느새 엄마는 시체같은 얼굴에 빨대를 입에 물고 있었다.
손에 잡힌 목침으로 후려치자 쓰러진 엄마는 할머니 귀신으로 바뀌는데, 할머니 귀신은 '빨갱이한테 도끼로 맞아서 대가리가 쪼개져서 피가 철철 흐르는데 어차피 빨갱이 자손이니 저 어린 년(영순) 피나 쪽쪽 빨아먹으면 좋겠다'고 신세한탄처럼 하자 분노한 영남은 촛대를 들고 부모님이 빨갱이가 아니라며 귀신을 마구 구타하고 영순을 깨운 다음 빨리 나가자고 한다.
그러나 이때 숙모가 들어와서 본색을 드러내고 빨갱이는 씨를 말려야 한다며 도끼를 휘두르는데, 영남은 운 좋게 목침으로 막고 영순을 피신시키지만 숙모가 두번째 공격을 날리려고 하는데...
영순이 울면서 하지 말라며 숙모의 다리를 감싸면서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마침 영남의 옆에 놓여있던 촛대에 눈을 관통당한다.
그러자 단지 속의 귀신은 그녀를 마구 구박하고, 영남은 단지를 들어서 그녀의 머리를 후려치고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반시체 같았던 남자가 나와 있었고, 그는 어머니가 피 빨아먹기 힘들었겠다고 하더니 아무 답이 없자 빨갱이 새끼들이 왔다면서 마치 전장에 있는 것처럼 난리를 피운다.
영남은 그가 눈까지 붕대로 가려져 있으니 그냥 가려고 했으나 눈의 붕대는 이미 풀려 있었고, 짚고 있던 지팡이로 영남을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영남은 도망치라고 한다.
남자가 영순을 따라 쫓아가자 영남은 휘날리는 그의 붕대 끝을 잡고, 발 끝이 돌에 걸려서 넘어지는 바람에 붕대가 다 풀리면서 남자의 머리까지 함께 여러 번 돌아가다가 아예 몸에서 분리되어 나온다.
모든 일이 끝난 다음, 영남은 영순이 부모님 어디 갔냐고 묻자 모른다고 하고 그제서야 어린이답게 울어 제낀다. 그 소리를 듣고 빨치산 대원 3명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진짜 이갑석을 동무라고 칭하면서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쫓아왔다는 남자의 시체는 완전히 썩어 있어서 이게 어떻게 사람을 쫓아오냐며 헛소리로 치부하고, 함께 이갑석의 집으로 향하는데 멀쩡한 줄 알았던 집은 다 불 타 있었다.
빨치산은 이 집이 원래 이갑석의 집이었지만, 토벌대 대장이자 제일 악질인 오동팔에게 이갑석을 잡은 공으로 주어졌다고 하며, 숙모의 시체도 발견하고 이 사람은 이갑석의 처가 아니라 오동팔의 처 길녀라는 것을 알려준다.
길녀가 뼛가루를 뒤집어 쓰고 있는 것을 보고 영남에게 이야기를 들은 빨치산은 완전히 씌였다며 무당이라도 찾아야겠다고 한다.
빨치산 대원들은 여기에 오동팔에게 보복해서 지서 채로 불태워서 전신에 화상을 입었는데, 시신에 왜 계속 붕대를 갈아줬는지를 의문스러워 한다.
그런데 이후 길녀는 시어머니와 함께 빨치산을 죽여댔고, 이 행각은 돌돌이라는 대원이 길녀의 공격을 피하고 할머니를 먼저 죽여버려서 끝이 났고, 할머니의 시신이 사라졌고 그렇다면 길녀는 남편의 시신, 시어머니 유골과 함께 다 탄 집에 살았던 것이냐며 의아해한다.
빨치산 대원들은 여전히 아이들이 헛것을 보았다고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산에 가서 살자고 하는데, 영남은 반동 분자로 몰릴까봐 부모님이 북으로 갔다고 하지만, 영순은 남쪽으로 갔다고 하면서 자신들이 본 것이 다 진짜라고 주장한다. 빨치산이 귀신 같은 것은 없다고 강조하는 순간...
빨치산 대원들 뒤에서 길녀의 등에 업힌 할머니 귀신이 나오더니, 대원들이 경황이 없는 틈을 타 순식간에 전부 도륙해 버리고 주인공 남매만 남는다.
그리고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떠는 남매를 보고 "새끼 빨갱이도 죽여야지"라고 하는 순간... 베옷을 입고 삼지창을 들고 얼굴에 훙( 薨)[2] 자가 부적처럼 새겨진 두건을 쓴 남자가 나타나서 그 몸은 대훙관님의 것이니 더 이상 산 것들의 세상을 떠돌지 말고 니가 있어야 할 곳으로 가라며, 안 그러면 자신이 보내주겠다고 호통을 친다. 그러자 귀신은 황급히 도망치고, 그 자리엔 길녀의 시신만 남는다.
의문의 남자는 주인공 남매에게 너희들의 부모는 이미 죽었지만 자신이 죽었지만, 죽지 않은 곳으로 잘 인도할테니 너희들도 죽지 말고 잘 살라고 이야기한다.
날이 밝아오자 주인공 남매는 피난민들의 대열에 합류해서 더 남쪽으로 향하고, 해가 질 때가 되자 주인공의 부모를 포함,[3] 길녀가 죽인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의문의 남자를 따라서 어디론가 길을 떠난다.
2.2. 첩(7 ~ 24화)
어느 산골, 주인공 백석봉은 굴비를 들고 첩 서홍춘의 집을 찾는다. 홍춘이 요리를 하는 동안 그녀가 아끼는 저고리를 찾아서 부적에 감싸여 있는 것을 집어넣고 "나의 본처가 된 소감이 어떠냐"고 잡담을 하면서 밤을 보내고 "어머니가 손주를 위해 장을 보러 갔다"는 말을 하고 떠난다. 그리고 집에 온 홍춘은 방에 처녀귀신이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도망 나가는데, 귀신은 홍춘을 따라온다.몇 주 전, 무당을 찾아간 백석봉의 어머니는 "손주가 생기지 않는데 며느리(옥순)는 애쓰려고 하지도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다 어머니는 무당에게 "그래서 아들이 첩을 얻었다"고 하면서 "손자를 볼 수 있냐"고 묻자, 무당이 모시는 동자보살이 나타나서 "며느리들을 다 데려와라. 직접 봐야 안다."고 답한다.
그리고 무당은 아들 중달이 7월에 전사했다면서, 총각으로 죽어서 한스럽다고 "과부댁에라도 장가를 보냈어야 했다"고 한탄한다. 무당집을 나와서 귀가하던 어머니는 "과부한테는 귀신 될 놈 떠넘겨도 되냐"며 혼자서 뒷담화를 한다.
홍춘의 집, 야심한 밤에 문식과 인민군 모자를 쓴 남성이 내려와서 먹을 것을 달라고 요청한다. 홍춘은 감자를 내미는데, 문식은 어릴 때부터 그녀를 봐왔고 사모했는지 "어머니가 각시될 사람한테 주라고 했다"며 은반지를 내민다. 홍춘이 거절하자 그녀가 첩이 됐다는 사실까지 언급하면서 자극하고, "함께 산에 가서 혁명전사가 되어 당당히 살아보자"고까지 말한다. 홍춘이 이를 거부하자 잣나무와 잠깐의 언쟁까지 빚어지는데, 결국 문식은 "우리 추억을 버렸듯이 버리라"면서 눈물을 흘리며 떠난다.
다시 백석봉의 집, 가족들은 우익 청년단원들에게 빨갱이에게 밥을 줬다는 혐의로 고초를 겪는다. 이때 석봉의 어머니는 "며느리가 뭘 모르고 밥을 줬다"고 책임을 전가하고 석봉도 동의하지만, 청년단원에게 "지 살려고 아내를 판다"고 경멸을 당하고 더 맞는다. 이때 M자 머리의 외지인으로 보이는 청년이 이걸 바라본다.
집에 돌아온 석봉은 맞아서 턱이 아프다며 누워 있는데, 밥을 먹고 있는 며느리 옥순이 얄미운 어머니는 옥순의 얼굴에 밥알을 뱉고 호통을 치고 석봉은 그만 하라며 홍춘에게 가겠다고 하자 어머니는 옥순에게 셔츠를 다리라고 명령한다.
홍춘에게 가는 석봉의 뒤를 의문의 청년이 뒤따른다. 석봉은 팥떡을 사와서 홍춘에게 먹여주며 훈훈한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만, 홍춘은 석봉이 소심해서 다른 사람 눈을 의식해서 공비가 활개치는 때인데도 외딴 곳에 집을 얻어줬다며 첩으로서 심적 괴로움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석봉이 문식이 주고 간 은가락지를 발견하자, 팔아 치우라고 얘기한다. 밤을 같이 보내려고 하자 기생집마냥 밤에 왔다 아침에 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자, 석봉은 "아들 하나라도 낳아주면 본처가 될 수 있다"고 하고 그녀는 고민 끝에 임신했다며 거짓말을 한다.
석봉 내외와 어머니, 그리고 홍춘은 무당 집을 찾아가서 고추가 있는지 봐달라고 하는데, 아기 동자는 "새 생명이 생기면 옥황상제가 써주시는 生자가 보이는데 안 보인다"고 하는데, 대신 옥순의 이마에 보인다고 한다.[4] 시어머니가 "너 임신했냐"고 묻자 옥순은 "애가 설 일이 없었다"고 답하고, 홍춘에게 묻자 홍춘은 분노하면서 돌팔이라고, 자기가 첩이라서 애 배는거라고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는 거냐며 판을 뒤엎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시어머니는 옥순을 데리고 장을 보러 다니면서 손주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5] 무당은 죽은 아들 중달의 귀신이 울적해해서 달래주려고 하는데, 동자보살는 "나라 지키다 죽은 몽달귀신 앞에 마누라를 둘 씩이나 데려와서 그런거 아니겠냐"며 이유를 묻는다.[6]
한편 시어머니는 옥순에게 홍춘에게 가져다 줄 요리를 지시하면서 "섭섭하게 생각 말라. 누굴 탓하겠냐?"고 얘기하고, 옥순은 설움에 눈물을 훔친다.
무거운 음식 보따리들을 들고 홍춘의 집으로 가려는데, 의문의 청년이 가는 길이라며 "싼 값에 짐을 운반해 드리겠다"고 제안하고, 석봉은 수락한다.[7] 산길을 걸으면서 석봉은 옥순에게 무당집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묻는데, 아니라고 하자 "만일 그랬다면 누가 본처가 될지 행복한 고민을 했다"고 하자 옥순은 애가 안 섰다고 자기가 본처가 아니냐며 석봉을 추궁하면서 만만치 않은 성격임을 보여준다.
홍춘은 밥 맛이 없다며 투덜대자 석봉은 다시 해오라고 하는데, 그러자 옥순은 다 들으라는 듯이 "첩이 먹을 음식을 본처가 만드는 게 어딨냐"며 소리를 지르고 홍춘이 달려와서 서로 머리끄댕이를 잡고, 석봉은 "홍춘이의 태중에 백씨 가문의 아들이 있다"며 옥순의 뺨을 때려서 멈추게 하고 지게꾼 청년은 이를 밥을 먹으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청년은 옥순에게 "왜 당하고만 사냐"고 묻는데 옥순은 "애 때문에 참는 거다"라고 한다. "시어머니에겐 왜 이렇게 잡혀 사냐"고 묻자 그녀는 "남편은 전혀 안 무섭지만 시어머니는 무섭다"며 가스라이팅 당한 모습을 보이고, 청년이 시어머니에게도 대들라고 권하는데 그럴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 모습을 빨치산들이 바라보고 있었고, 그들은 수시로 이 산길을 왔다갔다하는 석봉을 보고 망원 짓[8]을 하는 것이라고 오해를 하게 된다.
돌아온 옥순은 시어머니에게 호되게 혼나고, 그 다음날은 지게꾼도 없이 혼자 음식을 지고 산길을 가는데 청년단원들과 마주하게 된다. 청년단원은 빨갱이한테 밥 줬다는 혐의로 혼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이젠 아예 싸서 바치냐"면서 구타해서 지서로 끌고 가는데, 오해가 곧 풀리고 지서장은 "어떻게 하면 첩을 둘 수 있냐"며 은근히 물어보고 이 모습이 문식에게 포착되면서 망원이라고 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빨치산들을 또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인민군 모자를 쓰고 머리가 등 뒤로 180도로 꺾여있는 남자와 승려 복장을 하고 있는 지게꾼 청년이었다. 인민군 모자를 쓴 남자는 문식이 홍춘에 목 메는 남자임을 확인시켜주고, 청년은 "살아있는 것들의 욕망이 저렇게 어리석은 거다. 잘 봐두라."고 혀를 찬다.[9]
집에 돌아온 옥순을 시어머니는 또 다 니 탓이라며 혼을 내고, 석봉은 "홍춘이 기다릴테니 혼자 간다"며 길을 나섰다가 문식과 잣나무[10]를 만나게 된다. 석봉은 자신들이 밥을 줘서 고초를 겪었다고 어필하지만 문식은 석봉을 알아보고 그를 계속 추궁하며, 첩을 만나러 간다는 말을 차마 못하고[11] 거짓말로[12] 무마하는 것을 보자 그의 수상쩍은 행동과 전날 청년대 지서장과 대화를 나누던 것까지 얘기하면서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옆에 있던 잣나무는 그 지경이 됐는데도 울면서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을 보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서 몸을 뒤졌는데, 문식이 준 반지가 나오고 석봉이 "잡동사니이니 버리거나 팔아치워도 된다"고 하자 격분해서 그를 칼로 찌르고 방치한다. 그러나 석봉은 살아 있어서, 기어서 집으로 돌아왔고 기겁한 어머니는 옥순에게 업고 병원에 가자고 했는데, 이때 리어카를 끌고 청년이 등장해서 데려다 드린다고 권한다. 청년은 옥순과 읍내로 향하는 길에 잠시 쉬어가자고 하는데, 옥순이 "한시가 급한데 뭘 쉬어가냐"고 하자 청년은 "아저씨가 숨이 곧 넘어갈 것 같은데, 여기서 푹 쉬어서 죽어버리면 아저씨는 죽지만 당신(옥순)은 살 수 있다. 어떻게 하겠냐?"고 묻는다. 옥순은 남편을 위해 목숨을 버릴 생각은 전혀 없지만, 청년이 쉬고 싶어서 헛소리를 하는거라고 치부하며 길을 재촉하고, 석봉이 죽으면 시어머니가 자길 죽일 거라고 한다. 청년은 "생과부가 시엄마 무서울 게 뭐 있냐"며 한탄조로 얘기한다. 병원에서는 다행히 석봉의 상처가 깊지 않아서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청년이 "살았네"라고 한 순간 산 속의 문식과 잣나무는 석봉이 남긴 핏자국을 보고 죽은 척 한 거였다고 생각한다.
돌아오는 길, 옥순은 "이제 나는 죽는 거냐?"고 청년에게 묻는데, 청년은 "이미 늦어서 죽을텐데 그 생각을 해서 뭐하냐"고 답한다. 기분 나빠진 옥순은 "왜 그런 소릴 하냐"고 되묻자 청년은 "시어머니한테 겁먹지 않으면 혹시 살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한다. 시어머니는 아들이 살아났다는 것에 감사해하며 옥순에게 "절대 석봉이 있는 곳을 말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으며[13] "서방 잡아먹은 년 소리 듣기 싫다면 입 닫아라. 저번처럼 말하면 내 손에 죽는다."고 협박한다. 그날 밤, 문식과 잣나무가 집에 쳐들어오고[14] 시어머니와 옥순을 무자비하게 구타해서 석봉의 행방을 묻는다. 시어머니는 옥순에게 눈빛으로 협박하고, 옥순이 결국 끝까지 모른다고 하자 문식은 바로 머리에 총을 쏴서 옥순을 죽여버렸고, 시어머니는 조상님께 "아들을 살려주셔서 감사하다"며 기도를 올린다. 그날 밤, 인부들은 옥순을 파묻으면서 "끝까지 말 못하게 한 할망구, 미련하게 답 안 한 며느리, 쏴버린 공비 다 제 정신이 아니다. 이 난리 중에 누가 제정신일 수 있겠냐?"며 한탄한다. 다음날 낮, 문식은 은가락지를 바라보면서 그 연원에 대해 잣나무와 이야기를 나누고, 분기가 치밀어 올라서 홍춘과 석봉을 다 죽여버리겠다면서 홍춘의 집으로 향한다. 홍춘은 1주일째 석봉이 안 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치장하고 석봉의 집으로 향한다. 담벼락을 기웃거리다가 사정을 듣고 앓아 누운 석봉의 어머니를 보고, 병원에서 석봉에게 이야기를 듣는다. 석봉은 "일이 이렇게 됐으니 자네 집에 들어가서 살아야겠다. 이제 자네가 본처다."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홍춘은 "첩살이보단 시집살이가 낫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는데, 석봉이 얘기해준 자신의 가족을 다 꿰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자 문식을 떠올리고 밥 달라고 또 올 것을 생각하며 "귀신은 뭐 하냐"고 혼잣말을 하는데, 문식은 퀭한 얼굴로 나무에 메달려 있었다.
다시 1화의 시점, 홍춘은 귀신을 보고 놀라고 왜인지 석봉과 그의 어머니는 얼굴이 엉망인채로 홍춘의 집으로 향하고, 귀신에게 깔려서 공포에 질려서 입도 못 닫고 있는 홍춘을 보고 경악한다. 석봉은 그녀에게 냉수를 주며 달래고, 어머니는 "애 낳다 죽은 조상 귀신이야. 동자보살이 '임신해서 몸이 쇠하면 보이다가 없어질 수 있다'더라."며 안심시켜준다. 그러나 그날 밤 방문을 열고 이불까지 파고드는 귀신에 홍춘은 잠을 못 이루고, "부적이라도 붙이면 안 되냐"고 하는데 "임신하면 그러는거 아니다"라며 어머니가 만류하고 "앞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잘 먹고 잘 지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귀신은 목욕통에도 나타나고, 삼신 할머니께 절을 해야 한다며 남쪽으로 절을 2번 하자 "오냐 새아가"란 말을 듣는 이상한 경험을 자꾸 한다.[15] 그 후에도 모자는 홍춘을 잘 먹이고 뭐든 잘 해주는데, 그녀는 그러면서도 계속 귀신을 보지만 익숙해져서인지 아무렇지도 않아 하고 이상하게도 어머니가 자꾸 "귀신이 보이냐"며 홍춘에게 묻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석봉 모자가 장을 보러 나갔을 때 홍춘은 자신이 아끼는 저고리 안에서 석봉이 넣어놨던 부적 주머니를 발견하는데, 치아가 3개 들어있고 자신을 따라다니는 귀신이 치아가 3개 없는 것을 확인하자 이제까지 자꾸 귀신이 잘 보이냐고 물었던 것을 떠올리며 걱정이 아니라 잘 붙어있나 확인하는 거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모자가 시장에서 돌아와 홍춘에게 국화빵을 내민다. 홍춘이 먹고 나니 의식이 흐려지는데, 어머니가 "굿빨 잘 받으려면 잘 먹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기절한다.
다시 이전 시점, 청년은 빨갱이라고 청년단원들에게 맞는 석봉과 옥순을 보면서 무당이 봤던 것처럼 옥순이 시체 안색에 이마에 붉은 生을 새기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청년 시점에서 이야기가 다시 전개된다. 청년은 '생시'라는 사실상 좀비들을 부리고 있는데, 옥순이 천부님이 정하신 날에 죽고 살아나는 존귀한 생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생시들을 부려서 그녀를 뒤쫓고 있었다.[16] 생시들은 "첩(홍춘)이 아이를 가졌다. 본처(옥순)를 쫓아낼 기세다. 보통이 아니다."라고 하고, 청년은 "옥순이 여한없이 죽고 다시 살아야 대훙관 님[17]의 일을 잘 할텐데 사나운 시어머니에 첩까지 골치 아프다"고 독백한다. 그리고 앞선대로 청년은 지게꾼으로 동행하면서 옥순에게 "시어머니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은근히 종용한다.[18] 돌아와서 시어머니에게 혼나는 옥순을 보고 삯으로 감자를 받아와서 생시들에게 나눠 먹으라고 준다.[19] 그리고 인근 산에서 교전이 일어나는데, 청년은 승복 차림으로 생시들을 부려서 시신을 가져오고, 의식을 시작한다.[20] 잠깐 생시들이 나무껍질이나, 짐승을 생으로 먹는 장면을 지나가던 주민의 시점으로 보여주고[21], 청년은 커다란 白자를 앞에 두고 의식을 시작해서 생시들을 깨워내고, 의식을 치렀는데도 깨어나지 않은 시신이 있자 죽은 지 사흘이 지나면 깨어날 수 없다며 갖다 묻으라고 지시한다. 수십~수백은 되어 보이는 생시들이 깨어나는데 "혹시 서홍춘이라는 여자를 아는 사람이 있느냐?"라고 묻자 앞서 나왔던 목이 꺾인 인민군 모자의 생시가 나서서 함께 관찰했던 것. 백석봉이 칼에 찔린 후 죽지 않으니 죽여야 하냐고 묻자, 청년은 대원님의 15계명 중 10번이라며 '물살명(勿殺明, 생명을 살해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죽으면 주워가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석봉이 집에 들어가자 청년은 옥순이 공비들에게 죽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석봉을 병원에 데려다 주면서 그녀를 살려보려고 했지만, 결국 옥순은 문식에게 죽임을 당하여 산에 묻히고, 청년은 그녀의 무덤을 파헤친다.
옥순이 죽은 날로 추정되는 밤, 끙끙 앓고 있는 석봉의 어머니 방 문에 갑자기 문을 열어달라는 옥순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머니는 진짜 옥순이라면 올 곳이 아니라며 그녀를 쫓아내는데, 말소리가 더이상 안 들리자 창호지에 구멍을 뚫는데 밖에서 옥순이 칼을 들고 손가락을 내리치려고 하고 있었다.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데, 구멍으로 눈을 대고 안 보이니 갔다고 안심하고 눈을 뗀 찰나 식칼이 쑥 들어오는 것을 보고 경악한다. 청년은 생시가 된 옥순에게 "칼까지 갖고 와서 왜 그냥 가냐"고 하자, 옥순은 "생각날 때 찾아오려면 안 죽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답한다. 청년의 본거지로 돌아온 옥순이 "나를 죽인 놈한테 가게 해달라"고 하자, 청년은 "가서 잘못을 빌게 하고, 빌지 않으면 죽여라"고 하는데, 부관 생시는 "그녀가 뭐가 다르길래 물살명도 어기냐"고 묻지만 청년은 "나도 모른다. 대훙관님이 알려주실 것이다."라고 하자 부관은 "생시 차별한다"고 투덜댄다. 문식이 홍춘과 석봉을 죽이러 잣나무도 두고 떠난 시점, 옥순은 소변을 보고 뒤늦게 문식을 따라간 잣나무 앞에 나타나고 "나 죽인 놈 어디갔냐"는 말에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하며 총으로 후려치는데, 옥순은 끄떡하지 않고 목을 움켜쥐고, 우두둑 소리가 나는데... 옥순은 홍춘의 집을 멀리서 바라보는 문식에게 말을 걸고, 무언가를 휙 던지는데 잣나무의 머리통이었다. 문식은 경악하지만 이내 옥순의 가슴에 총을 쏘는데, 그녀는 억지로 울면서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며 총을 뺏은 다음, 자신에게 빌라고 하지만 문식은 돌을 들고 그녀를 공격하려고 한다.[22] 그러자 옥순은 문식의 팔을 잡아서 부러뜨려버린다. 경악한 문식은 옥순의 요구대로 빌지 않고 도망가려는데, 청년의 말을 상기한 옥순은 총을 집어던져서 문식의 목을 꿰뚫는다.
그리고 석봉의 어머니에게 이웃 웃말댁이 주먹밥을 들고 문병 오는데, 어머니는 "옥순이 간밤에 찾아왔었다"고 한다. 웃말댁은 믿지 않는데 어머니는 칼로 쑤셨다며 창호지의 흔적을 보여주고 "무슨 원한이 있었길래 저러냐"는 뻔뻔한 소리를 하는데, 웃말댁은 "며느리가 떠나기 전 하직인사 온게 아니겠냐"고 하고 어머니도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간다"고 한다. 웃말댁은 집을 떠나면서 "며느리 생전에 구박한 게 켕겼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날 밤, 잠을 자던 어머니 옆에서 옥순이 주먹밥을 씹고 일전처럼 밥알을 어머니 얼굴에 뱉어서 깨어나게 한다. 그러면서 맛 없는 게 자기 요리 못 한다고 핀잔주던 웃말댁 솜씨라며 눈깔을 뽑을지 주먹으로 골통을 부술지 씩씩대는데, 경악하는 어머니에게 진짜 옥순이라며, 자기 죽인 공비의 목을 꺾어서 나무에 매달고 왔더니 마음이 좀 편안해져서 안 죽일 거라며, 원래는 배를 갈라서 창자를 뽑아서 홍춘에게 갖다주려고 했다며 어제는 문을 안 열어준 게 잘한 거라고 조롱한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아들이랑 잘 살라면서, 홍춘은 선산 여기저기에 잘 묻겠다고 하며 알아듣냐고 뺨을 후려친다. 그리고 자주 오겠다며 방을 나선다. 그리고 석봉에게 이 얘기를 하지만, 당연히 제 정신이 아닐거라고 생각해서인지 진단을 권유받는다. 그 이후, 어머니는 칼을 들고 옥순을 맞이했지만 생시가 되면서 괴력이 생긴 옥순이 주먹으로 방바닥을 깨뜨리자 찌그러지고, 그녀는 얘기했던 대로 화나는 일이 생각날때마다 시어머니를 찾아가서 두들겨 팬다.
참다 못했는지 무당집을 찾아간 석봉의 어머니. 무당은 "옥순의 무덤을 확인해보라"고 하고, 방법이 없겠냐는 말에 "동자님에게 물어보겠다"고 하는데, 무당은 "동자님께서 오늘 방법을 잘 생각해 보겠다고 하시니 내일 오라"고 한다. 옥순의 무덤을 찾아간 어머니는 무덤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경악하고, 이때 저 멀리에서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듣는다. 다시 찾아온 무당집, 무당은 "며느리가 너무 원통하게 죽어서 떠나지 못하고 해코지 하는 것이다"라며 천도굿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이 너무 크니 같이 떠날 제물이 필요하다고 하며, 첩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손주를 임신했다는 것도 거짓말임을 알리고, "홍춘이의 기가 너무 세니까 조상 귀신이 붙어서 기를 죽여놔야 한다"며 작품 초반에 나왔던 부적을 주고 천도굿 날까지 꼭 붙어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후 옥순은 석봉에게도 찾아와서 그를 괴롭혀서, 어머니는 아들에게 무당에게 들은 말을 해주고[23] 이전 편에서 나온대로 홍춘의 집으로 옮겨가게 된 것. 두 모자는 홍춘이 자신들을 속였다는 것을 알고 홍춘이 붙은 귀신 때문에 괴로워 하는 것을 보면서도 가끔은 방조하고, 무당의 조언대로 제물이 상하지 않게 잘 챙겨줬다. 어느 날 옥순이 홍춘의 집까지 찾아오는데, 모자는 천도굿을 하겠다며 "홍춘을 길동무로 붙여주려고 준비하러 와 있다"면서 천도굿 날까지 오는 것을 참아달라고 부탁한다. 이 얘기를 들은 청년은 옥순에게 "진짜 뉘우쳤을지 두고 보라"고 하는데, 옥순은 "누굴 제물로 바치냐"며 못마땅해하지만 따르기로 한다. 다시 이전 시점, 국화빵을 먹고 기절했던 홍춘은 묶여서 창고 안에서 깨어나고, 무당이 의식을 도울 두 청년과 아낙들을 동행하고 찾아온다. 무당이 굿상을 차리는데 석봉 모자는 그 모양새가 혼례식 같아서 의아해 하는데, 무당은 모자에게 "굿이 잘 되게 눈을 꼭 감고 빌라"고 하는데, 그러자 동행한 청년들이 바로 그들을 후려쳐서 기절시킨다.
무당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다시 전개되는데, 사실 굿 자체가 무당의 음모였다. 몽달귀신이 된 중달은 처음 홍춘이 찾아왔을 때 보고 반했고, 동자보살은 옥순에게 시달리던 석봉의 어머니가 찾아왔을 때 "중달이 형아를 홍춘에게 장가 보내자"는 계획을 무당에게 얘기하고, 석봉의 어머니에게는 "내일 다시 오라"고 지시한다. 그날 밤, 무당은 어느 처녀의 무덤을 파서 치아 3개를 빼내고 처녀귀신이 따라오는 것을 확인한다.[24] 이 치아를 홍춘에게 들려주고 천도굿으로 위장하고 사혼굿을 벌이면 그 귀신이 홍춘을 죽여서 각시령으로 만들고, 혼인을 시켜서 제 한을 대신 풀어주게 되는 것. 그리고 동자보살은 석봉의 어머니에게 "홍춘을 제물로 삼아야 한다"고 유도했고, 새색시답게 잘 먹이고 씻기고, 무당의 선산이 있는 남쪽에 절을 시키고 했던 것.[25] 굿이 시작되고, 놔뒀던 신랑 허수아비에 중달이 깃들고, 처녀귀신이 찾아와서 홍춘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무당의 의도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귀신은 갑자기 홍춘을 놔주고 석봉의 어머니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일전에 자신에게 귀신을 붙이려던 음모를 알아챈 홍춘이 부적을 어머니의 옷에 숨겨놨기 때문으로, 무당은 "거기가 아니야!"라고 절규한다.
그 순간, 청년과 옥순, 그리고 부관 생시가 굿 현장으로 향한다. 청년이 "어떻게 할거냐"고 묻자 옥순은 "모르겠다. 노인네가 저렇게까지 한다니 너무 심했나 싶기도 하다."라며 홍춘의 집으로 향하는데, 석봉의 어머니와 중달이 신랑신부 혼례복을 입고 하늘에 떠있는 것을 목격한다. 졸지에 죽어서 아들보다도 어린 남자에게 결혼을 당해버린 석봉의 어머니, 할망구에게 장가를 들게 된 중달, 어머니를 잃은 석봉, 총각귀신 아들을 할망구에게 장가보내게 된 무당까지 다 황망해 하며 뒤늦게 본 청년과 생시도 당황해 하는데, 울부짖던 석봉은 어머니에게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늘에서 새아버지랑 잘 살라"고 하고, 무당이 "누가 새아버지냐"면서 격노하자 석봉은 "할머님이 이렇게 만든거다"라며[26] 개그를 연출한다. 결국 영혼들은 이승을 떠나버리고, 전후 상황을 모르는 옥순은 또 농락당했다고 생각하고 분노하며 석봉이 끝까지 옥순에게 "네가 살아 돌아온 탓이다"라며 화를 내자, 옥순은 "네 놈 아니었으면 죽지도 않았다"면서 석봉의 머리통을 박살내 죽여버린다. 이를 보고 경악한 동자보살은 석봉의 어머니 말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시체를 살려내는 청년을 보면서 왜정 때 소탕됐던 사특한 놈들의 잔당이라는 것을 떠올리지만, 청년은 발터 P38 권총을 꺼내 무당과 보조하던 청년과 아낙들을 다 죽여버린다. 남은 홍춘을 보면서 옥순에게 "죽이고 싶으면 죽이라"고 하는데, 옥순은 그녀를 그냥 보내주며 "괘씸하고 못됐지만 꼬락서니가 나보다 한심해서 그랬다"고 답하고, 청년은 "대훙관님이 당신(옥순)을 참 좋아하시겠다"고 하며, 옥순은 "대훙관이 누구냐"고 묻는다. 이후 현장을 찾아온 다른 공비들은 의아해 하지만, 옥순이 널어놓은 문식의 시체를 보고 선전포고로 인식하고 전투를 벌인다. 생시는 아지트에서 "옥순 덕분에 시체 풍년"이라며, 더 주워오길 귀찮아하고 "방도 다 찼다"고 하니까 청년은 "안 그래도 채우려면 비워야 한다. 피수궁에 한 번 가려고 했다."며 백백교와 연관성을 또 드러낸다.
한편 도망친 서홍춘은 밤에 산길을 걸으면서 "이제 어딜 가야 하나"라며 한탄하는데, 갑자기 동자보살의 얼굴이 나타나더니 울지 말라고 달래고, 그녀는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는다. 무당을 잃은 동자보살이 홍춘에게 옮겨 탄 것으로 보이는데, 홍춘이 기가 셀 뿐만 아니라 초반에 무당을 만났을 때 임신을 속인 것을 지적받고 행패를 부릴 때 마치 동자보살을 본 것처럼 쬐끄만 게라고 하고 절을 올릴 때도 무당의 조상신 목소리를 듣는 것을 보면 영적으로도 어느 정도 틔인 것으로 보이니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2.3. 몽금포(25 ~ 37화)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그 중 71수용소를 주 배경으로 한다. 다른 수용소들은 대부분 친공파에 장악당했는데 이 수용소는 반공의 세도 강해서 팽팽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듯. 주인공 격인 오길남과 황범구는 정보원이 우파 청년단 1대대장 백석두의 최측근 '두꺼비'에 의해 살해당해서 파묻힌 것을 확인하고, 임학도 대대장에게 두꺼비는 죽여서 경고를 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승낙 받는다. 둘은 두꺼비와 부하로 추정되는 남자를 잡아와서 살해하기 전 마지막 말을 묻는다. 이때 부하는 충청남도 홍성군 출신의 일개 농사꾼으로 징병당했다가 포로로 잡혀서 인민군에 징병됐다가 다시 포로로 잡혀서 수용소에 들어온 다음에는 고향에 가려고 청년단에 가담했다고 밝히는데, 범구는 제네바 조약을 얘기하면서 그렇다고 미제에 부역하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며 그를 살해하고, 평양 출신이라는 두꺼비는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지 못하고 빨갱이에게 죽는 불효자를 용서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죽으면서[27] 동족 상잔의 비극을 보여준다. 일이 끝나고 둘은 럭키 스트라이크를 피우면서 미제 물건으로 연명하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며, 과거 전장에서 처음 만난 때를 회상한다. 그리고 수용소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과 함께, 변소의 오물을 나르는데 그 사이로 시체 조각이 보이면서 당시의 참상을 보여준다.낮에 수용소 벽은 자식들의 행방을 수소문하거나 물물거래를 하는 피난민들로 가득한데, 친공 포로 송만수는 평안북도 의주군 출신이라는 노인이 이홍석이란 사람을 찾는 것을 보고 그를 안다고 거짓말을 해서 그의 어머니가 만들었다는 떡을 받아서 밤에 몰래 먹다가 오길남에게 걸리고 벌로 감찰대원 솥뚜껑에게 무자비한 구타를 당한다. 만수는 부친이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내려왔다면 그 이홍석도 악질 반동분자일텐데 그 떡 뺏어서 좀 먹은 게 이렇게 맞을 죄냐고 항변하지만, 황범구는 일리가 있다면서도 부모의 애끓는 마음을 이해 못해서야 무슨 혁명을 하겠냐며 이의를 거부하고 다음날 부모에게 제대로 얘기하라고 명령하고 만수는 이에 대해 원한을 품는다. 이후 범구와 길남은 담배를 피고 이 얘기를 하면서 고향을 생각하는데, 길남은 자신은 고향( 서울)으로 돌아가지 못할텐데 부럽다고 하자 범구는 전쟁이 끝나면 같이 자신의 고향인 황해도 장연군 몽금포에 가서 살자며 몽금포 해변의 아름다움을 묘사한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하자 길남은 자신의 어머니도 기다릴 것이라고 그리움을 드러내고, 범구는 고향에 가기 전까진 우리 어머니를 어머니로 여기라고 말해준다. 이후 친공 포로들과 국군 경비병 간의 만담이 잠깐 나오고 뒤늦게 끼어든 길남이 서울 뺀질이(...)답게 경비병의 화를 돋구는 데 성공한다. 그 직후, 길남은 피난민들 사이에서 "황범구를 찾읍니다. 황해도 장연군 몽금포."라는 팻말을 걸고 떡을 팔고 있는 할머니를 보고 경악한다.
할머니에게 말을 건 오길남은 황범구 얘기를 하는데, 같이 있냐는 말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짓말을 한다. 그런데 방금 그를 찍은 경비병에게 제지당해서, 밤에 다시 보기로 약속을 잡는다. 밤에 다시 만난 할머니는 자신은 이념은 모르고 아들의 행방만 찾으러 왔다며, 큰 아들은 전장에서 죽었고, 남편은 국군 노무자에 끌려갔다가 다리병신이 되어서 어린 자식들을 돌보고 자신만 아들의 행방을 찾으러 내려왔다고 얘기한다. 길남이 황범구는 송환될 텐데 어머니만 남는 게 아니냐고 하자, 그럼 아버지와 동생들을 돌볼 수 있을테니 자신은 통일되면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않겠냐고 답한다.[28] 한편, 수용소의 감찰대장 허덕보는 독사[29]가 두꺼비를 죽인 게 맞는데 보복을 할 방법을 궁리하는데, 부대대장은 일단 솥뚜껑을 제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덕보는 두꺼비가 죽었는데 책임을 못 묻는 이유가 시체를 못 찾았기 때문 아니겠냐며, 솥뚜껑을 유인해서 흔적도 안 남기고 죽이면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유인하냐는 말에 씩 웃는데... 알고 보니 원한을 품은 송만수를 포섭해 놓은 상태였고, 그는 변을 보고 있던 솥뚜껑을 도발해서 반공포로들이 있는 곳으로 유인했고 솥뚜껑은 도륙당한다.[30]
다음날, 오길남은 황범구를 만나 샀던 떡을 주면서 "어머니가 너를 찾으러 왔다면 어떻겠냐"며 떠본다. 범구는 떡이 어머니가 해준 것과 맛이 똑같다면서, 어머니가 그런 반동분자일 리가 없고 찾아올 리도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솥뚜껑의 행방을 찾는데, 이미 1대대에서 반공청년당 증서까지 받은 송만수는 프락치가 솥뚜껑을 유인했다는 거짓 정보를 퍼뜨린다. 1대대는 범구만 죽이면 수용소를 평정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한편 범구는 유약한 대대장은 백석두을 이길 수 없으며 이대로는 다른 회색 대대들도 포섭되어서 끝장이라며 빨리 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길남은 밤에 범구의 어머니를 만나서 떡을 먹으면서 대화를 하는데, 그녀는 차라리 국군이 밀고 올라가서 자신이 함께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어머니는 자식과 함께 있어야 한다며 자식과 기약없이 떨어져 살면 사는 게 아니라는 애끓는 모성을 드러낸다. 그리고 길남의 고향이 서울인데 38선이 그어지면서 북쪽으로 홀로 갔었다며 "우리 어머니도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을까요?"라고 회한을 드러내자 공감해준다. 그러다가 꾸벅 졸고 경비병이 깨워서 일어나는데, 범구의 어머니는 온데간데 없었다. 이때 범구는 임학도에게 허덕보 감찰대장을 바로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학도가 뒷감당을 어떻게 하냐며 망설이자 어차피 전쟁은 터진다며 관철시킨다. 그러자 학도는 대신 쥐도새도 모르게 없애버리라고 명령하는데, 허덕보는 다음날 발가벗겨진채로 수용소 정문에 메달린 시신이 되어서 발견된다. 이 광경을 본 학도는 범구를 찾으라고 지시하는데, 그는 피투성이가 된채로 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 전날, 황범구의 어머니는 오길남과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감찰대장을 죽여, 죽여서 널어놔, 이놈 저놈 다 볼 수 있게라고 명령조로 얘기하는데, 길남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막사에 들어가서 잡담을 나누며 범구와 떡을 나눠 먹는다. 그러다가 범구에게 똑같은 말을 하고, 그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리를 뜨며 길남은 다시 원래 대화를 나누던 자리로 돌아가서 잠이 든다.
임학도 대대장은 바로 황범구를 추궁하는데, 그는 생각이 있어서 그랬다며 그의 추궁을 무시한다. 그리고 대대장들의 회의가 열리는데, 이때 백석두은 대대장들 앞에서 범구의 독단적인 행동임을 널리 알려지게 몰아간다. 그리고 다시 밤, 오길남은 범구를 찾았다며 어머니에게 얘기하는데 위험에 처했으니 숨기 전에 한번 보시라고 얘기한다. 그러자 어머니는 흐느끼는데, 길남이 위로하려고 하자 또 다시 명령조로 2대대장을 죽여, 그래야 범구가 살아, 범구는 죽으면 안 돼라고 한다. 허석도를 죽였을 때와 똑같이 길남은 범구에게 전달하고, 다음날 학도는 알몸으로 수용소 정문에 거꾸로 메달린 시체로 발견된다.
왜 그랬냐는 오길남의 질문에 황범구는 명확히 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임학도는 유약한데 앉아서 죽을 수 없었다고만 얘기한다. 한편 대대장 회의에서 백석두는 여단장의 추궁을 듣는데, 범구가 저지른 일이라고 하자 그놈이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그럴수 있겠냐며 핑계로 생각하고 군사재판에 회부한다고 한다. 그러자 석봉은 본색을 드러내서 밖에서나 계급이 높아서 여단장으로 대접했지 여기서는 힘 센 놈이 판사라며 여단장을 죽이고, 다른 대대장들을 위압해서 71수용소의 사업 기조를 반공으로 정하기로 하며 2대대와의 전쟁을 선언한다. 그리고 3대대장을 여단장으로, 공석이 된 2대대장엔 부대대장[31]이, 부대대장엔 황범구가 임명된다.
그리고 오길남은 황범구에게 그의 어머니를 만났다는 얘기를 하며, 혁명정신이 약화될까봐 일부러 얘기를 안 했다며 사과한다. 그런데 그간 나눴던 대화를 들은 범구는 그걸 다 얘기했냐며 반문하더니 밤에 만나러 가는 것을 거부하고 어머니보단 혁명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며 이제까지와는 달리 공적인 느낌으로 "오길남 동무"라고 부르고 회의를 하러 가면서, 어머니는 벙어리다란 충격적인 말을 한다. 그날 밤 길남은 범구의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는데, 이때 우리 범구 어쩌냐며 흐느끼는 그녀를 보며 이상한 기시감을 느끼고 자기가 이 얘기 두번째로 하냐며 반문하는데, 그녀는 "그럴 때 있어. 그럴 때 있어." 라고 답하고 하늘에 별이 몽금포만큼이나 많다며 말을 돌린다. 길남이 무심코 하늘을 쳐다보는데, 범구의 어머니는 소름끼치게도 혀를 내밀고 약올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낮, 멍때리고 있는 오길남에게 송만수가 와서 좋은 선물을 주겠다고 하고 그를 백석두에게 데려간다. 석봉은 그가 서울 출신이고 홀어머니가 있다는 것을 알고 기뻐하라며 연합국이 '자유 송환' 원칙으로 바꿨다는 사실을 알린다.[32] 그러면서 이제 어머니를 볼 수 있겠지만 우리 측으로 와야 한다며 황범구를 유인하거나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름이 새겨지지 않은 반공청년단증을 내민다. 그날 밤, 과거 범구와 나눈 대화를 상기한 길남은 단증을 구겨서 창살 밖으로 던져 버리는데, 누군가가 이걸 줍는다.
다음날, 오길남은 황범구를 만나러 가고[33] 어머니를 안 만나냐고 묻는데, 중대한 일이 터졌다며 이미 들었던 자유 송환 방침에 대해 얘기한다. 한편 1대대에서는 절대 북쪽으로 가겠다는 놈들이 나오면 안 된다며 포로들을 대상으로 '반공' 또는 태극기 문신을 새기는데,[34]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는 포로들은 빨갱이로 몰아 즉결처분하면서 사제무기는 또 피를 머금는다.
오길남은 황범구의 어머니와 다시 대화를 나누는데, 그녀는 범구가 너무 바빠서 오지 않았다는 말에 괜찮다고 하며 자유 송환이 이루어지면 길남이도 집에 갈 수 있냐고 묻는데, 길남이 사실 어머님을 보고 자기도 흔들렸지만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며 북으로 가겠다며 어머니는 통일되고 보면 된다고 하자 엄마가 아들 보고 싶어하겠지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을거라며 엄마 때문에 생각을 바꾸지 말고 범구랑 함께 잘 해보라며 이제까지 모성을 강조했던 것과 반대의 말을 한다. 그리고 경비병이 달려와서 이러다가 미군 총 맞고 죽는다고 그녀를 내쫓고 길남이 뺀질인줄 알았는데 헛똑똑이라며 이러다 죽는다고 꾸짖는데, 길남이 사정을 얘기하자 떡 팔려고 여기저기 기웃대며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한다. 길남은 럭키 스트라이크 한 갑을 던져주며 지난번에 놀렸던 것에 대해 사과하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고 소란이 일어나서 경비병이 달려가며 대화는 중단된다. 다음날 길남은 범구에게 이 일을 얘기하고 이제 더 오시기 힘들 거라고 얘기하자, 범구는 갑자기 길남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혁명동지로 생각하는데 너도 그렇냐고 묻더니, 함께 가자고 한다.
그날 밤, 둘은 함께 철책으로 가지만 황범구의 어머니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때 오길남은 어제의 소란을 얘기하며 범구 어머니가 미군의 총을 맞은 게 아닐까 걱정할까봐 얘기 안 했다고 하는데, 범구는 이제껏 들은 얘기를 다시 해보라고 하더니, 다 듣고 대뜸 범구의 죽빵을 날린다. 그러더니 어떤 멍청한 놈이 자기 뒷조사를 엉망으로 했다며 " 아버지와 큰 형은 일제에 태평양 군도로 끌려가서 개고생을 하다가 아버지는 팔을 잃고 큰 형은 돌아오지 못해서 어머니는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고, 똑똑하고 공부를 잘 했다는 큰 형은 보통학교도 못 나오고 농사만 지었고, 그는 누나 셋 밑에 큰 형의 막내라 동생도 없었다." 라면서 자신의 개인사를 자세히 얘기 안 한 게 다행이라며 송만수의 거짓말을 근거로 길남을 의심했음을 밝히며, 길남이 백석두를 만난 것도 추궁한다. 결국 길남이 실토하자 자기 죽이려고 사람 데려왔냐고 한판 붙으러 나오라고 하며 그의 부하들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길남은 단증도 이미 버려버린지라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때 경비병이 그들을 제지하는데, 길남이 말 좀 해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길남이 들었던 얘길 똑같이 반복하고 떡 팔려고 여기저기 거짓말하고 다니는 양반이라고 말 해주는데, 떡을 씹으면서 이 얘기를 한다. 벙찐 황범구는 떡장수가 자기 이름이랑 출신은 어떻게 아냐고 묻지만 경비병이나 오길남이나 이건 알 도리가 없었고, 총소리에 대해 묻자 "할머니가 총에 맞아 죽은 게 아니라 양키가 죽었다"고 답하는데, 총알이 아니라 총을 몽둥이처럼 써서 맞아 죽어서 미군이 난리가 났다고 알려준다. 경비병이 적당히 하라고 하고 떠나자 범구는 길남에게 먼저 화해의 악수를 청하지만 백석두와 대화를 나눈 것을 미리 안 알린 건 실수라며 앞으로 잠재적인 프락치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날 밤, 야산에선 누군가가 손으로 죽은 2대대장 임학도의 시신을 파내는데... 파내는 사람은 역시 죽은 감찰대장 허덕보였다. 그리고 전편에서 나온 것과 비슷한 생시들이 부활하는 아지트가 나오는데, 훙(薨)자가 새겨진 두건을 쓰고 푸른색과 옥색 두루마기를 입은 사람들이 있으며 푸른색 두루마기가 의식을 치른다. 곧 생시 3구가 일어나서 어디론가 향하자 옥색 두루마기는 자기는 언제 할당량을 채우냐면서 부러워 한다. 포로수용소가 머릿수만 많지 다 죽여서 토막내거나 파묻어버리니 살려낼 수 없다며, 대훙관 님이 기대가 큰데 실정을 모른다고 혀를 찬다. 그나마 파내온 2대대장의 시신도 사흘이 넘어서 살려낼 수가 없다고. 옥색 두루마기가 두건을 벗어던지며 갖다 버리라고 하고 푸른 두루마기도 두건을 벗는데... 옥색 두루마기는 황범구의 어머니라고 한 할머니, 파란 두루마기는 의주 출신 이홍석의 아버지라고 한 남자였다. 푸른 두루마기는 71수용소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며 달래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채웠냐고 묻자 이홍석이란 놈이 성질이 사나워서 잠깐 건드리니까 전쟁을 일으켜서 시체가 다섯트럭이 나와서 횡재했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사실 의주 출신도 아니었다고, 대훙관 님도 제대로 된 정보를 줘야 일을 할 거 아니냐고 푸념하고 옥색 두루마기도 몽금포 출신이라는 것만 알고 투입돼서 자칫하면 오길남이 갈 뻔했는데 경비병을 만나서 간신히 살렸고 허벅지에 총알도 맞았다며 공감하는데, 그 순간 "거기가 오지에다 사람도 많아서 정보원들이 다 알아보지 못했다, 서운타 생각하지 마라"고 하며 붉은 옷을 입고 머리를 기른 미남자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둘은 대훙관님이 다 보고 계셨다고 놀란다. 이후 푸른 두루마기는 할당량이 다 찼으니 피수궁에 가서 비우겠다고 하며 71수용소도 시작하라고 하고, 옥색 두루마기는 백석두와 황범구가 독이 바짝 올라서 곧 엄청나게 죽일거라고 기대한다.
다시 수용소, 담배를 피우는 오길남에게 송만수가 다가와서 생각 해봤냐고 묻는데 길남은 오히려 그를 잡아오고 가슴에 '멸공'을 문신으로 새긴 것을 보고 배반자를 다시 공화국의 품에 안기겠다며 밑에 '반대'를 문신으로 새기고 낄낄댄다.[35] 대대장 회의에서 백석두는 엄밀히 동격인 대대장들을 쥐 잡듯이 몰아붙이며 전쟁이 임박했으니 처신 잘하라고 경고한다. 밤에 황범구의 어머니를 만나던 철책에 가서 생각에 잠긴 오길남, 갑자기 송만수가 그의 머리통을 각목으로 내리치는데, 빗맞았는지 오길남은 바로 단도를 들고 반격 채비를 갖춘다. 구속됐던 만수는 일부러 똥을 싸고, 더럽다면서 풀어주자 자신을 죽일 문신을 새긴 포로를 제압하고 눈에 문신 바늘을 꽂아서 죽이고 탈출했던 것. 그는 여자라고 하면서 주의를 돌린 다음 길남의 단도를 뺏는데, 바로 죽이지 않겠다며 황범구를 죽이는데 협조하라고 위협하는데 단증을 버렸다고 하자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솥뚜껑을 죽이는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실토하고, 자기를 죽일 수 있는 문신을 새겼으니 앙갚음을 하겠다고 한다. 그 순간 경비병이 등장해서 만수를 위협해서 쫓아내는데, 또 떡을 씹고 있었다. 길남이 경비병에게 황범구의 어머니의 정체를 묻지만 그는 전혀 모르고, 다시 찾아올거라며 기다리라는 말만 남긴다. 그리고 만수는 문신를 도려낸다.[36] 이후 백석두는 가슴에 태극기 문신을 새긴 자신의 대대원이 철조망에 팔을 벌리고 죽은채로 메달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선전포고로 간주한다. 그런데 이 시체는 사실 생시였고, 황범구의 어머니는 다가와서 수고했다고 격려한다.
결국 새벽부터 71수용소 내에서 전면전이 벌어진다. 황범구의 어머니는 옥색 두루마기를 입고 두건을 쓰고 인근 산 정상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며 서로 잘 죽일 수 있게 해달라는 끔찍한 기도를 올리고, 결국 미군이 나서서 진압하면서 혈겁이 끝이 나고 황범구의 어머니는 아예 춤을 추면서 이 광경을 바라보며 잘한다며 섬뜩한 표정을 짓는다. 상황이 정리된 후 시체를 싣은 트럭이 줄지어 나간다. 2대대 지휘부에서는 성과가 나쁘지 않지만 백석두를 죽이지 못하면 의미 없다고 평가하고, 황범구는 석두의 아지트를 찾았다며 특공대를 보내서 목을 따면 끝이라고 계획을 밝힌다. 매장지에서 황범구의 어머니는 생시를 부려서 시체들을 끌어내고 푸근한 미소를 짓는다.
오길남은 다시 황범구의 어머니를 만나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정체와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묻지만 그녀는 떡을 내밀며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한다. 길남이 떡을 먹으면서 황범구의 계획을 얘기하자 친공이 이기면 고향엔 못 돌아가는거 아니냐고 하는데, 길남은 고향의 어머니는 잠시 뒤로 하고 의리를 지키겠다고 답한다. 그러자 범구는 그렇게 생각할까? 라고 반문하면서 계속 지켜봤다며 건물 벽에 숨어있는 포로를 나오게 한다. 포로는 아주머니는 누구냐며 경계하고 길남에게도 자신에 대해선 알 것 없다고 하는데, 같이 먹으면서 얘기하자는 말에 떡을 집어먹더니 황범구의 특별지시로 길남을 감시 중이었다고 순순히 자백한다. 그러자 황범구의 어머니는 포로에게 머리를 철책 밖으로 내밀라고 하는데, 바로 그 머리를 잡아서 뽑아버린다. 이상하게도 길남은 이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아하고 대신 다시 정체를 묻는데, 아무도 아니라고 하자 길남은 엄마처럼 자신를 지켜주니 우리 엄마 하라고 한다. 그녀는 이내 아들이 전쟁터에 나가고 대문을 바라보며 애만 태웠는데 전사통지서가 왔다며 일전에 길남이 버렸던 청년증을 던져주고, 난 아들을 잃었으니 엄마가 아냐.라며 네 엄마한테 가라고 답하며 얼어죽을 의리 타령하지 말고 황범구가 죽은 포로 시체를 찾기 전에 먼저 가라며 떡을 주는데, 이걸 먹으면 다 고분고분 시키는대로 한다며 죽은 놈도 말을 듣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군소리 말고 가라고 살아서 엄마 봐야 할 거 아니냐며 손을 내젓는데, 왜 거짓말을 했냐는 물음에도 그 덕에 엄마한테 가게 되지 않았냐며 별거 아니라는 듯이 답하고 반공 쪽으로 가면 다시는 못 본다고 하니 자길 다시 보면 안 된다며 가라고 재촉한다.
오길남은 황범구를 찾아간다. 지키고 있던 초병들에게 떡을 먹이고 서로를 찔러 죽이라고 하고 황범구와 마주하고 떡을 건네며, 아직도 그 떡장수를 만나냐는 질문에 먹고 살기 힘들어서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며 둘러댄다. 범구는 처음엔 망설였지만 결국 떡을 집어 먹는데, 맛있다며 어머니 생각난다고 하자 자신에게 끄나풀을 붙였는지 묻는다. 범구는 경비병에게 뇌물을 주고 말을 맞췄을지 몰라서 그랬다고 순순히 자백하고, 길남은 백석두에게 가자고 얘기한다. 범구는 순순히 따라오면서 이제 죽는거냐고 묻는데, 길남이 그럴 거라고 하자 몽금포에 가서 불쌍한 어머니도 만나고 해질녘 백사장도 거닐어야 한다고 아쉬워하자 길남은 무덤덤하게 너무 늦었으니 잊어버리라고 답한다. 결국 범구는 무릎꿇린 채로 석두에게 참수 당하는데, 길남은 머리가 자기 발밑에 굴러 떨어지자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는지 주저앉으며 경악한다.[37] 송만수는 길남이 단증도 숨기느라 애먹었다고 말을 보태고, 석두는 길남이 71수용소의 영웅이라며 여단장이 포상할 것이라고 치하한다.
이후 송만수는 오길남에게 술을 따라주면서 그의 공에 감탄하며 치하하고 어떻게 했는지 묻는데, 술기운이 오른 길남은 모르겠다면서 충격이 여전한 모습을 보인다. 만수는 오다가다 만난 친구보다는 고향의 어머니가 중요하지 않겠냐며 그를 위로하고, 길남은 황범구가 어머니가 자기 찾아오면 반동이라고 안 보겠다고 했고, 말로만 몽금포 몽금포 했지 어머니를 하나도 그리워하지 않았다며 그런 놈 때문에 왜 북으로 가겠냐며, 자기는 그럴 바엔 어머니한테 가겠다며 그렇게 해주겠다는 쪽으로 붙었다고 소리치고 만수는 맞장구를 치면서 다시 한번 길남의 활약을 칭송하고, 뒤늦게 문신을 새겨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문신을 보여주는데, '반대'에 흉측한 칼집이 나있는 것을 본 길남이 뭐냐고 묻자 당신 때문에 그런거라고 답하고, 길남이 미안한 기색을 보이자 괜찮다며 털어내자고 하고 문신을 하러 간다. 길남의 가슴에 태극기를 새기는데 너무 아프다고 하자 만수는 예술은 아픔 속에서 태어나는거라고 하고 길남은 술을 다시 들이키는데, 새기고 나니 허전하다면서 양 옆에 새기자면서 술을 한 잔 더 주고 태극기 양 옆으로 '멸', '공'을 새긴다. 완성 후 여전히 허전하다며 자기처럼 밑에 뭘 새기자고 하는데, 인사불성이 된 길남은 아프다면서 알아서 하라고 하고 잠들고 만수는 무언가를 지시하는데...
다음날, 철책 옆에서 잠들어있던 오길남은 2대대원의 발길질에 깨어난다. 그들은 황범구의 행방을 묻는데, 길남의 가슴팍에서 문신의 끄트머리를 보고 옷을 벗긴다. 그리고 전날 밤, 송만수는 추가로 문신을 하는걸 보면서 낄낄 웃으면서 "나 보통내기 아니라고, 목에 칼을 갖다대고 뱃가죽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멀쩡할 줄 알았냐 박쥐새끼야?"라고 하면서 태극기 밑엔 바로 황범구를, 그리고 위에 X자를 새겨놓았다. 그제서야 이를 알게 된 길남은 항변할 새도 없이 살해당하고, 의식이 사라졌다가 다시 되찾고 나니 앞에는 아주머니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 다시 보면 안 된댔지, 결국 그 꼴을 하고 다시 보는구만"이라고 말하며 죽었는데 다시 살렸다고 알려준다. 살해당한 길남은 "나는 황범구 부대대장 동지를 반동에게 팔아넘긴 악질 배신자입니다."란 팻말이 걸린채로 철책에 걸려 있었는데, 생시들을 데려온 아주머니는 "앞으로 자빠져도 똥구멍에 자갈 낄 놈"이라고 욕하고 지 엄마한테 갈 수 있게 그렇게 다 해줬었다고 허탈해하며 시신을 가져와서 살린 것. 살아난 길남은 허탈한지 벽을 보고 드러누워서 백(白) 자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 아주머니에게 이제 엄마 보러 서울 못 가는거냐고 묻자 그런 꼴로 어떻게 가냐고 대답하는데, 엄마 보고 싶다고 한탄하며 왜 자기한테 잘 해주냐고 묻자 아주머니는 우리 아들 좋은데 가라고, 라고 답한다.[38]
둘은 동틀녘에 산꼭대기에서 포로수용소의 전경을 바라본다. 길남이 저 많은 동무들이 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라고 묻자 아주머니는 이 난장판 세상에 그런걸 누가 알겠냐며, 하늘이 정해준대로 될거라고 답한다. 길남이 범구가 그렇게 몽금포에 가고 싶어했는데 자기 때문에 못 가게 됐다고 한탄하자, 아주머니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돌아가고 있을 거야, 물결 따라 흘러흘러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몽금포 앞바다 백사장으로 말야."라고 답하며 조각난 시신들이 들어있을 똥통들을 비우러 바닷가로 나르는 포로들의 모습, 그리고 몽금포 앞바다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림자의 모습이 겹치면서 에피소드가 끝난다.
2.4. 식구(38 ~ 49화 )
하늘을 전투기가 가로지르고, 피난민 행색의 한 여성과 두 남자가 보이는데, "히꼬끼다!"[39]라고 외친다. 처음 장면에서 한복을 입고 있던 여인이 셔츠와 바지를 입고 망태기를 메고 다시 등장하는데, 폭격을 맞은 것처럼 사람들이 죽어있는 현장 앞에 서있다. 여인은 시신 중 하나의 벌린 입에서 금이빨이 비치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가, 갑자기 옆을 바라보고 성난 표정을 짓더니 막대기를 들어서 자신의 등을 후려친다.다시 해질녘의 산 속, 두 남자와 아주머니 하나가 길을 간다. 앞서가던 남자가 맨 뒤에서 걷던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하며 어디쯤이냐고 묻고, 어머니가 산 속 깊이 오니 어딘지 모르겠다고 하자 다리 아프다고 좀만 쉬어가자고 한다. 그러자 두번째 남자는 언제 공비 놈들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며 안 된다고 하자, 어머니는 빨갱이 놈들 조심해야 한다며, 애고 어른이고 막 죽인다고 하지만 처음 말을 한 남자는 "사람은 우리가 더 죽이는데 뭘."이라며 섬뜩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자 둘째 남자는 그 놈들은 총을 들었다며 형을 만류하고, 어머니도 총 든 놈들을 무슨 재간으로 감당하냐며 그 말을 한 춘배라는 남자에게 동의한다. 이때 이들은 처음 등장했던 처녀와 마주치게 되는데, 아주머니는 처녀에게 피난가는 길인데 먹을 것은 싸들고 왔으니 아가씨 집에서 하루 묵어도 되냐고 묻고 춘배는 호주기[40]가 하도 폭격을 퍼부어서 그걸 피해서 산에 들어왔다고 부연한다. 춘배의 채근에도 답이 없던 그녀는 결국 승낙하고, 아주머니는 얼굴도 이쁜데 마음도 이쁘다며 기꺼워한다. 길을 걸으면서 그녀는 표정이 다시 일그러지면서 등을 막대기로 후려치는데, 다른 이들이 왜냐고 묻는데 대답을 않는다.
산 속 초가집에 도착한 가족들은 방을 잡고 살 것 같다며 안도하고, 쉬시라는 처녀에게 아주머니는 처녀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겠다고 부른다. 처녀는 안 그래도 된다고 하지만 아주머니는 고집을 꺾지 않으며 아들들도 데리고 나오는데 처녀는 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등을 후려친다. "끅끅끅끅끅끅"이란 이상한 소리가 나는 방 앞에서 그녀는 손님 왔다고 하는데, 문이 열리자 시체처럼 마른 할머니가 있다. 아주머니가 사정을 설명하지만 할머니는 그러라고 건성으로 답하고 정임이라고 처녀를 방으로 불러서 문을 닫는다. 아까의 이상한 소리와 함께 할머니는 정임에게 "너는 뭐하는 기집애야! 느그 오빠 배고파서 죽겄다고 하잖아!"고, "끼니 때되면 째깍째깍 밥 차려와야지 뭐 하니라고 싸돌아다녀!"라고 호통치는 소리, 그리고 때리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밖에서 듣는 일가족은 "오빠?"라며 의아해한다.
연이어 "느 아버지" 몰골이 피죽 한 그릇 못 얻어먹은 것처럼 됐다며 질책하며 때리는 소리가 이어지고, 정임은 그만 하라고 소리치고는 "나도 힘들어 죽겠다, 이렇게라도 안 하면 속병이 들 것 같아서 그런다, 맨날 나한테 왜 그러냐"고 항변하는데 어머니는 너 말고 누구한테 그러냐고 하면서 정임이 잘 하겠다며 아버지든 오빠든 걱정말라고 하자 예의 끅끅거리는 소리가 다시 난다. 밖에서 듣던 피난민 가족은 아버지란 말에 의아해하고, 춘배는 할망구가 미쳤다고 생각하고, 수돌은 끅끅거리는 소리를 불쾌해하는데 정임이 문을 열고 나온다. 아주머니는 엿들을 생각은 없었고 들려서 그랬다고 변명하며 아까는 혼자 산다고 그랬는데 아버지와 오빠가 있었냐며 묻는데, 정임은 피난길에 폭격을 맞았는데 어머니가 정신이 온전치 않아서 그런다고 답한다. 아주머니는 고생이 많다며 착하다고 하는데, 정임은 아니라고 하면서 또 막대기로 등을 후려친다.
이후 피난민 가족들은 감자를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정임은 약초를 캐고 토끼나 꿩도 잡아서 팔아서 먹고 살았다고 하는데, 그거나 팔아서 보리나 살 수 있겠냐고 묻고 춘배가 차라리 피난민 수용소가 낫지 않겠냐고 하자 그녀는 가끔은 큰 걸 잡기도 한다고 답한다. 가족들은 아가씨가 그걸 어떻게 잡냐며 무슨 큰 거냐며 멧돼지, 사슴를 순서대로 묻자 둘 다 아니라고 해서 순간 정적이 흐르는데 아주머니가 아무튼 효녀라고 대화를 끊는다. 그리고 공비가 없냐고 묻는데 없다고 답하자 다행이라고 안도한다.
이후 손님방에 다시 들어간 피난민 일가. 큰아들은 잠이 들고, 춘배는 단도를 꺼내서 날을 들여다보는데 아주머니는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저런 생떼같은 아이를 잃었으니 얼마나 아까워서 정신줄을 놓지 않았겠냐고 탄식하고, 정임이 쟤도 온전치는 않아 보이더라고 하더니, 세상이 이렇게 무법통 난리천지니 "우리 같은 사람들헌테는 얼마나 좋아"라며 섬뜩한 웃음을 짓는다. 아들들은 동의하면서 그만큼 사람을 많이 죽였는데 아무도 잡으러 온 사람이 없지 않냐며 동네마다 널린게 송장인데 누구한테 죽었는지 알게 뭐냐며 섬뜩한 대화를 이어간다. 이때 벽을 넘어 또 끅끅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수돌은 짜증을 내고 춘배는 그냥 죽여버리자는 제안을 하는데 아주머니는 집에 남자 없고, 찾아오는 놈 없고, 공비 없으니 얼마나 좋냐며 여기 오래 있어야 한다고 나대지 말라고 만류한다. 그리고 수돌이 계집애도 삼삼하다고 하자 춘배가 음흉한 웃음을 흘리는데, 두 아들이 싸우자 아주머니는 난리 끝날 때까지 조용히 지내야 하니 지랄들 말라며 만류하고, 춘배가 그냥 둘 다 죽여버리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하자 왜 이리 사람을 못 죽여 안달이냐고 일침한다.
시간이 흐른 것으로 보이는 어느 밤, 아주머니와 수돌만 방에 있는데 아주머니는 금반지를 보며 흐뭇해한다. 이때 옆 방에서 또 끅끅거리는 소리와 함께 오빠가 목마르다는데 뭐하냐며 정임이에게 호통치는 소리가 들리고 수돌은 기분 나빠하고 아주머니는 정임이는 이 밤에 어디 갔냐며 의아해한다. 그리고 피 묻은 주머니에 들어있는 패물들이 보이는데, 아주머니는 오늘 횡재했다며 어떻게 그렇게 있는 집 사람들을 딱 만났냐며 흐뭇해하는데[41] 그러다가 시신에서 금이빨을 안 뽑아온 것을 뒤늦게 깨닫고 나가있는 춘배 대신 수돌에게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수돌은 내일 가면 되지 귀찮게 한다며 투덜대며 산길을 걷는데 길을 잃고, 냇가를 발견하는데 정임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한편 순돌의 어머니는 늦은 밤 예의 "끅끅끅끅" 소리와 함께 정신 나간 정임 엄마의 헛소리라는 오빠와의 대화를 듣는데 마치 자신들을 두고 하는 얘기들 같아서 꺼림칙해한다. 그래서 방문을 여는데, 정임 엄마는 여전히 혼자였고 노려보자 어디 편찮으신거 아닌가 싶었다며 얼버무린다.
목욕을 하던 정임은 수돌을 보고 미소를 짓고 옷을 챙겨 입으며, 수돌이 말을 걸려고 하 일단 기다리라고 한 다음 "갈까?" 라고 하며 어디론가 향한다. 정임은 어디 가던 길이냐고 물어보더니, 다른 사람한테 알려지면 부끄럽다며 이렇게 같이 있는 건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수돌이 그러겠다고 한 순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윽고 수풀 사이에서 웃통을 벗고 도끼를 든 창백한 인상의 남자[42]가 나타나고, 정임은 어느 순간 사라져있는데 남자가 도끼를 들고 수돌에게 달려든다. 한편 춘배는 시체에 칼질을 하며 쾌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마침 소리 지르며 도망가는 수돌을 목격한다. 수돌은 누가 자길 죽이려고 쫓아온다고 하는데 아무도 없었고, 뒤늦게 엄마가 금이빨을 뽑아오라고 했다며 목적을 상기한다. 집에 돌아온 정임의 허리춤에는 다람쥐 몇 마리가 걸려 있었는데, 수돌의 엄마는 그거 잡느라고 밤 늦게까지 돌아다녔냐며 혀를 차지만 정임은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답한다. 그리고 감자를 씹어 먹는데, 방에서는 정임 엄마가 다람쥐를 생으로 씹어먹고 있었다.
다시 정임의 집으로 돌아온 수돌과 춘배. 수돌은 정임을 보고 왜 먼저 갔냐며 입 모양으로 묻지만 정임은 미소만 짓는다. 수돌은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려 하지만 금이빨을 안 가져왔다며 면박만 듣는다. 그날밤, 춘배는 엄마는 자기가 훔쳐온 패물들엔 관심을 안 가지며 금니에만 관심이 있냐고 투덜대는데, 엄마는 송장 입에서 바로 뽑은 것이니 귀한 것이며 전란 후에는 구할 수도 없을거라며 비뚤어진 윤리관을 드러낸다. 그리고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던 공터[43]에서 수풀 사이에서 사람의 상반신이 불쑥 나타나더니, 시체 하나를 수풀로 가져가고 또 "끅끅끅끅" 소리가 난다.
다음날 아침, 엄마는 춘배에게 수돌은 또 어디 갔냐고 묻는데 춘배는 어디 덮칠 계집 없는지 싸돌아다니는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 시점 수돌은 아낙 하나를 마주치는데, 그녀는 얼굴에 큰 점이 있는 약초꾼 하나를 본 적 없냐며 며칠째 집에 안 들어와서 찾는 중이라고 한다. 수돌은 본 적 있다며 어디론가 향하는데, 아낙은 의심스러워하며 어디 사냐고 묻고, 여기에 저~쪽에 산다고 성의없게 답하고 아무 것도 없는 곳으로 간다니까 그런가? 하는 걸 보고 사람 살리라며 도망친다. 그러나 돌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자, 다가오는 수돌에게 가까이 오면 죽어버리겠다며 하나만 먹어도 바로 죽는다는 살수잽이 열매라는 것을 내민다. 그러나 수돌은 코웃음 치고 바로 아낙을 후려치고 나중에 누구를 죽여야 겠다며 열매를 뺏고,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어제 그를 쫓아왔던 남자가 돌을 들어서 머리를 후려치고, 수돌은 깨어나자 목에 쇠사슬이 걸린 채로 철장 안에 갇혀있단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낙이 말한 대로 얼굴에 큰 점이 있는 약초꾼이 비쩍 마른 상태로 죽어 있는 것을 본다.
수돌은 사람 살려달라고 외치지만 소용이 없었고 정임이 들어온다. 그녀는 살려달라는 말에 그럴거면 잡아오지도 않았다며 코웃음 치고, 이윽고 수돌을 쫓았던 정체불명의 남자가 쫓아온다. 정임은 그를 '광수'라고 부르며, 약초꾼 남편이 죽은 것을 보고 내버리라고 지시한다. 수돌은 패물들이 많다며 살려달라고 빌지만 정임은 다 필요 없고 너가 필요하다며, 내일은 고깃국을 주겠다며 감자를 준다. 분노한 수돌은 사람 살려달라고 자꾸 외치지만 소용이 없자, 정임에게 약초꾼 아내를 만난 얘기를 하면서 엄마도 날 찾을거라며 감성에 호소하기 시작한다. 정임은 엄마가 너 구박하는거 보니 찾긴 커녕 없어진 것도 모를거라고 일축하지만, 순돌은 그래도 엄마가 그러겠냐며 하자 그녀는 자기 엄마는 오빠 순필이밖에 모른다며 지겹다고 마음을 일부 터놓는다. 순돌은 춘배가 강도질로 뭘 자꾸 엄마에게 갖다주니 춘배만 찾는다며 답하는데, 정임은 너는 밥만 축내니까 그럴거라며 자기는 식구들을 혼자서 다 먹여살린다며 고달픈 심정을 토로하고 다시 막대기를 들어서 등을 때리는 이상한 행동을 한다. 그러자 순돌은 엄마랑만 같이 사는줄 알았는데 오빠는 뭐냐고 묻는데, 그녀는 오빠도 같이 살지만 이건 비밀이고, 오빠는 막 사람을 죽이는 미친놈이기 때문에 얘기할 수 없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오빠는 엄마의 목숨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한다. 순돌은 어이 없는 상황에 다시 분노를 토하면서 정임에게 살려달라고 빌지만, 정임은 자기 연민에 빠져서 가족들에 대한 미움을 토로하고 우리 식구들은 나 없이 살 수 없다는 이상한 말을 하면서 순돌을 놔두고 눈물을 훔치며 창고를 떠난다. 한편 수돌의 엄마와 춘배는 이 놈은 어딜 갔냐는 얘기를 하지만 춘배는 계집애 하나 제대로 찾은 것 같다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데, 밖의 평상에서 정임이 아버지와 대화하면서 모노드라마를 찍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겉으로 보기엔 영락없이 달을 쳐다보며 혼자 지껄이는 모양새라 보던 춘배와 엄마는 갑자기 정임이 "에?" 하다가 뒤를 쳐다보는 것을 보고 황급히 문을 닫는다. 정임은 진지 잡수러 가자더니, 창고에 수돌의 목에 관이 꽂혀 있고 정임은 상체를 내리고 뒤돌아서 앉아 있는데 정임의 등에는 사람의 얼굴이 붙어서, 관을 통해 수돌의 피를 빨아먹고 있었다.
정임과 남자는 다시 창고를 찾고, 수돌은 자기 보고 웃고, 옷을 벗고 있었으니 우리 연애한거 아니냐며 살려달라고 빈다. 그러나 정임은 밥을 다 먹었으니 잘했다고 하고, 연애란 말에 왠지 예민해하며 개새끼라고 욕설을 뱉으면서 남자의 뺨을 때린다. 수작을 일축한 정임은 몸이 실해야 한다며 고깃국을 내민다. 보노루 고기라고 하는데, 한참 먹던 수돌은 고깃국에서 금니를 발견하고 먹던 것을 게워내고, 정임은 보노루가 주워먹었나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다음날, 춘배와 엄마는 수돌을 찾아 나선다. 그러다 수돌은 숲속에서 정체모를 남자가 사냥한 토끼를 들고 가는 것을 보게 되고, 누구냐고 묻는데 남자는 불성실하게 답하고 갈길을 가며, 춘배는 저 놈이 금니를 가져간게 아니냐며 미행에 나선다. 결국 창고와 갇혀있는 수돌을 발견하는데, 기진맥진했는지 깨어나지 않자 혹시 방금 그놈이 가둬둔게 아닌가란 의심을 하며 나오자 그 남자가 도끼를 들고 있었고, 그제서야 과거 춘배가 얘기한 '도끼 든 강도' 였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남자는 살고 싶으면 도망치라고 얘기하는데, 춘배는 거부하고 격투가 벌어진다. 춘배는 단도라는 무기의 잇점에 더 빠른 몸놀림으로 남자를 제압하고, 난도질을 하며 광기에 빠진다.
다시 전 화에서 시신들이 쌓여있는 곳, 도사 차림의 남자[44]와 중절모를 쓴 남자가 시신을 바라보고, 정임 엄마가 어떻게 쓸 수 없겠냐고 묻는데, 해봐야 겠지만 사흘이 지나면 지나면 소용이 없으니 알맞는 여인의 송장도 구해오라고 답하고 정임 엄마는 연신 감사해하며 순필에게도 인사하라고 하자 또 끅끅댄다. 도사는 자기가 아니라 근동위라는 중절모 남자에게 감사하라고 하는데, 조 선생께서 교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니 반드시 약속을 지키라는 대법사님의 말씀이 있었고 대훙관님도 각별히 신경쓰라는 말을 전한다. 그러자 정임 엄마는 바깥 양반도 기뻐할거라며 우리 모자도 이제 사람답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며검은 머리를 산발한 순필의 모습이 처음으로 보인다.
다시 현재 시간대, 춘배는 칼질을 멈추고 순돌을 꺼내주려 하는데 열쇠가 없는 것을 보고 저 놈이 가둔게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때 정임과 마주치고 자신이 습격을 받았으며 창고 얘기를 꺼내는데, 정임은 모른다고 잡아떼자 춘배는 수돌이 거기 잡혀 있는데 열쇠가 없어서 엄마 도움을 청하겠다고 하고 먼저 들어가라고 한다. 정임의 집에 온 춘배는 엄마와 함께 창고로 다시 돌아오지만, 송장이 사라지고 철창도 비어 있는 것에 의아해하며 정임이 한패라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수돌 엄마는 그걸 헛소리로 치부하며 돌아와서 정임을 찾는데, 정임 엄마의 방문을 벌컥 열자 정임 엄마가 화를 낸다. 수돌 엄마는 자초지종을 설명하다가 정임 엄마 입 안에 빛나는 금니 두개를 보게 되고, 바로 부엌에서 칼을 들고 와서 정임 엄마를 찌르고 금니를 빼내려고 한다. 그런데 이불 속에서 손이 하나 나와서 그녀의 발목을 잡고, 수돌 엄마가 깜짝 놀란 사이 다른 손이 나오고 비명소리와 함께 문에 엄청난 양의 피와 끔찍한 소리가 난다.
해질녘 정임은 눈치챈 것 같은데 어떻게 둘러댈지 고민하면서 집에 돌아온다. 엄마한테 왔다고 하는데 목에 칼을 맞은 어머니, 그리고 목과 몸통이 분리된 수돌 엄마를 보면서 한숨과 함께 눈물을 흘리다가, 막대기를 들고 나대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며 이불을 마구 두들겨 팬다. 그러자 엄마가 깨어나서 오빠한테 무슨 짓이냐며 호통을 친다. 정임은 제발 자기한테 물어보고 하라며 화를 내지만 엄마는 저 년이 나를 이 꼴로 만들었는데 가만히 있냐고 하자 죽지도 않는데 어떠냐고 받아친다. 아버지 끼니를 챙겨야 하는데 죽이면 어쩌냐고 눈물을 흘리는데 작은 아들놈 있지 않냐고 하자 큰 아들놈 다 먹고 나면 작은 아들놈 먹이려고 했는데 이러면 가만히 있겠냐며 허탈해 한다. 둘 다 잡아놓으면 되지 않냐는 말에 정임은 이 난리통에 우리 입 풀칠하기도 힘든데 두놈을 어떻게 먹이냐며 격노하고, 자꾸 이러면 진짜 도망가버릴거라고 하자 엄마는 그 도망을 입에 달고 사냐며 도망쳐서 아버지 먹일 재간 있냐고 코웃음을 친다.
곧 돌아온 춘배는 방에 들어가려는데 평상에서 나물을 다듬고 있던 정임은 어머니 안 돌아왔다고 답하고, 춘배가 정임 엄마의 방 문을 여니 목도리를 하고 역시 나물을 다듬고 있었는데 문 안쪽에 튄 피를 발견한다. 춘배는 정임에게 우리 엄마 죽였냐며 묻고, 화 안 낼테니 답하라고 하자 정임은 식은땀만 흘리는데... 이때 정임 엄마의 방문이 열리는데 수돌 엄마의 발목을 잡았던 손이 문 밖으로 나오고, 순필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데 바로 위에 정임 엄마의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정임 가족의 과거 이야기. 정임의 아버지 조일호는 정미업으로 꽤 큰 돈을 벌었지만 지인의 소개로 백백교를 알게 된 이후로 가세가 기울었다. 그리고 1936년 마지막 재산인 경성부 앵정정 1정목[45]의 대지 120평 자택을 교주에게 바쳤다. 그리고 "대원님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우리 식구가 흩어지지 않고 영원히 함께 할 것임을 약조해 주셨다."며, 아끼던 딸 정임은 교주에게 바치고 본인은 피수궁에 들어가서 서로를 알뜰히 여기며 오순도순 살 날만 기다렸다고 한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 전용해의 악행이 드러나고 백백교는 소탕되었으며, 해방 후 전쟁이 발발하고 정임 가족이 피난을 가면서 1화의 장면과 연결된다. 그러나 폭격이 지나가자 정임은 몸을 피했지만 엄마와 오빠가 하반신이 사라진채로 널브러진 것을 보고 기절한다. 이후, 누군가가 조 선생님과 약속을 지키라는 대원님의 분부가 있었다며 조 선생님과 정임이, 사모님과 순필이는 각각 서로 아끼고 도우며 살아야 하며 만의 하나 둘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나머지도 죽는다며 이게 자신의 최선이라고 한다. 눈을 뜬 정임은 창백한 얼굴의 엄마와 오빠를 보고, 아빠의 행방을 묻는다.
다시 현재, 상반신이 서로 붙어있는 정임 엄마와 순필이 손을 빠르게 놀리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춘배에게 달려든다. 춘배가 상상하지 못한 광경에 얼어있는 동안 순필은 몸을 날려서 춘배를 담에 처박고, 춘배는 황급히 칼을 꺼내서 순필의 옆구리를 쑤시자 분노한 정임 엄마는 안면에 주먹을 꽂아넣는다. 정임은 황급히 죽이지 말라고 말린다.
다시 의식을 차린 춘배는 수돌과 똑같은 꼴로 갇혀 있었고, 정임이 이제 저 놈밖에 없고 산에 사람이 씨가 말랐으니 아껴 드시라고 대화를 나눌때 깨어나서 그 꼴을 보고 경악한다. 정임은 식사를 내밀고, 춘배는 네 등의 아버지한테 자기도 저렇게 피를 빨리냐며, 너네 식구들은 어떻게 된거냐며 그렇게 흉측한 건 처음 본다고 말을 건다. 식구들이 다 저꼴이니 네가 먹여살릴 수 밖에 없겠다며 젊은 나이에 불쌍하다고 혀를 차자 정임은 눈물을 비치는데, 그 순간 춘배는 금가락지를 씹고 정임은 보노루가 주워 먹은거라고 둘러대는데 그는 이미 어머니가 차고 있었던 걸 기억했다. 고깃국을 보며 다시 엄마 이렇게 했냐고 묻고 말을 안 하자 괜찮다면서, 자기 친엄마가 아니라 밖에서 낳아온 자식이고 10살 때 왔는데 자길 싫어해서 이것저것 주위에서 훔쳐서 가져다주고, 좀 커서는 사람들을 칼로 위협해서 돈이나 패물을 뺏어다 주면 잘했다고 해서 신나서 더 저질렀다고 과거를 털어놓는다. 그러다가 문득 수돌이가 강도짓을 했다면 똑같이 좋아하긴 커녕 두들겨 팼을거라며 자긴 남의 새끼니까 방치했을거라고 냉소한다. 그러자 엄마도 싫고, 사람 죽이는 것도 싫고,[46] 뭐 가져다주는 것도 지긋지긋하다고 하자 정임은 그럼 왜 하냐고 묻는데 춘배는 식구니까, 라고 답한다. 정임은 여기에 지랄한다고 하자 춘배는 네 덕에 벗어났으니 짐짓 자포자기한 것처럼 넌 도망치라고 하는데 그녀가 아무말 없는거 보며 자기한텐 뭐라고 그랬으면서 라며 혀를 찬다. 그러자 정임은 드디어 속내를 토로하는데, 매일 엄마와 오빠 먹을걸 찾고 밤엔 아빠 피 먹여주고 제물이 시름시름 죽어가면 또 어떻게 구해야 하나 고민해야 하는데 식구들은 절대 죽지도 않아서 끝이 안 보인다며 절망을 내비친다. 그러자 춘배는 엄마랑 오빠는 잘만 뛰어다니는거 보면 먹을것도 구할수 있지 않냐며 그냥 버리고 도망치라고 하는데, 정임은 아빠가 죽으면 자기도 죽는다며 피를 구할 수 없어서 그러기 어렵다고 답한다. 그러자 춘배는 잠시 고민 끝에 자신과 도망가서 같이 살자며 피를 계속 구해주겠다며, 이게 장인어른 몇 끼 식사가 되고 똑같은 삶을 사는 것보다 낫지 않겠냐고 설득한다. 결국 정임은 춘배를 풀어주고 함께 창고를 나선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춘배는 바로 태세를 전환하고, 정임에게 뭘 보고 믿었냐고 묻는데 그녀는 믿어서가 아니라 더 나빠질게 없다고 생각한거라고 답하고 춘배의 위협에도 약속을 지키란 말만 반복한다. 다시 걷기 시작한 춘배는 니네 가족들은 어떻게 된거냐고 묻는데 정임은 말하자면 길다며 여길 빨리 떠나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앞에 의문의 남자가 가로막으면서 정임에게 엄마한테 돌아가라고 얘기한다. 춘배가 저 놈 한패 맞냐며 안 죽는 놈이냐고 묻는데, 정임은 그렇다면서 그의 정체가 생시임이 밝혀진다. 생시는 정임이 저리 비키란 말에 자신이 훙관님에게 받은 첫번째 임무는 너희 식구들을 항상 함께 있게 하라는 것이라며 거부하는데, 정임이 자기 말을 듣는 것도 임무라고 하자 그건 2번이라고 답한다. 그러자 생시는 불쌍한 네 엄마를 생각하라고 하고 정임은 니가 할소리냐며 벌컥 화를 내는데...
생시의 이름은 광수였고, 원래는 국군 병사로 인민군 진격에 부상으로 낙오됐다가 정임을 만났지만 그녀가 짱돌로 기절시키면서 피를 빨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자 춘배가 했던 것처럼 그녀를 꼬셔서 탈출하자마자 도망쳤다. 그 때문에 조일호는 이틀간 굶게 돼서 핼쓱해진걸 엄마가 보고 그 사실을 알게 됐고, 어차피 그들 가족을 본 광수를 살려둘 수 없어서 엄마와 순필이 쫓았는데 광수는 부상과 실혈로 멀리 못 가고 쓰러져 있어서 화난 순필이 죽여버렸다. 이후 훙관은 이 얘기를 듣고 광수를 머슴으로 되살려주고 정임 가족을 지키는 임무를 주었다. 정임은 이 일 때문에 가족들의 빈축을 샀기 때문에 그녀 역시 광수를 미워하게 됐다.
그러자 춘배는 자기가 거의 죽일수 있다며 단도를 들고 나서는데, 광수는 다른 손으로 권총을 꺼내서 겨눈다. 그러자 정임은 알겠다고 집에 돌아가겠다고 하고 이제 1번 명령이 이행됐으니 자기 말을 들으라며 총을 버리라고 지시한다. 광수는 정임에게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지만 정임은 총을 버리고 도끼를 건네고 누우라고 다시 명령한다. 광수가 그대로 하자 그녀는 너도 이렇게 사는거 괴롭지 않냐며, 죽고 싶지 않냐고 묻자 광수는 회한에 찬 표정으로 "죽지 못해 살아있을 뿐이야, 너처럼"이라고 답하고 눈을 감는다. 정임이 춘배에게 도끼를 내밀면서 목을 자르라고 하자 춘배는 그럼 죽긴 하냐며 놀라고, 그럼 넌 왜 그렇게 사냐고 묻자 나 힘들다고 엄마 목을 자르냐고 하고 춘배는 그럴수도 있다는 만담을 잠깐 나눈 후 광수의 목을 자른다. 그리고 잠시 쉰 후 춘배는 목을 자르면 되는거였다며 기분나쁜 미소를 짓더니 정임 집에 가자고 하는데, 정임이 경악하자 윗도리를 가지러 간다더니 총을 쏘고 대가리를 잘라버릴 생각을 하며, 두개를 자르면 어떨까 상상하며 길을 재촉한다.
정임은 대경하며 춘배를 말리려다 육박전을 벌이지만 중과부적으로 밀리고, 집을 향해 뛰어가고 춘배는 이죽대면서 뒤쫓는다. 정임이 다급하게 엄마를 부르지만 춘배가 쏜 총알이 문 옆을 관통하고, 정임을 따라잡은 춘배가 그녀를 구타하자 엄마 그리고 조순필이 권총을 난사하기 시작한다. 황급히 피한 춘배는 총이 있었냐며 경악하는데 정임이 넌 이제 죽었다고 하자 그녀를 인질로 잡고 총을 버리라고 나선다. 그러나 순필은 총을 쏘고 하필 정임의 허벅지에 맞는다. 엄마는 경악하고, 정임은 아프다며 엄마를 부르며 흐느끼고, 춘배는 그 고생을 시켜놓고 이리 되니까 딸이고 뭐고 없다며 이러니까 얘가 처음 보는 나같은 놈이랑 도망가려고 한다며 비웃는다. 정임 엄마는 한참 딸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다가, 피어나지 못한 내 새끼를 산골짜기에 붙잡아두다가 다리 ㅂㅅ 만들게 생겼다며 이윽고 뭔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 살겠냐며, 이제껏 미적거려서 미안하다며 사죄하고 그 청년 따라가서 잘 살라고 하더니 순필의 머리에 총을 쏘고, 밖으로 나와서 순필에게도 고생 많았다며 함께 가자고 사죄한 다음 도끼로 머리를 잘라낸다. 그러자 엄마는 피를 토하고 정임이 달려오지만, 네 아버지도 뜯어서 같이 가고 싶지만... 이라며 그간 애썼다며 꽃처럼 예쁘게 살라고 하고 숨을 거둔다.
정임의 엄마가 자살해버리자 춘배는 자기 같은 놈한테 딸을 맡기냐며 혀를 차고 저런걸 죽이는 걸 또 해볼 수 있겠냐며 또 사이코패스의 면모를 드러낸다. 그러면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는 정임에게 앓던 이 빠진 것처럼 속 후련하지 않냐고 묻는데, 정임이 바로 부정하지 못하자 거보라며 식구가 원래 "좋은데 마냥 좋지만은 않고, 싫은데 마냥 싫어하면 안 될 것 같은 것"이라며 위로인지 비아냥인지 알 수 없는 말을 건넨다. 그리고 곧 약속한대로 아버지를 뜯어내주고 자기도 손맛좀 느껴보자며 칼을 들이대는데, 정임이 떨어진 권총을 쳐다보자 허튼짓하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정임은 권총을 향해 몸을 날린다. 춘배는 방아쇠를 당기지만 총알이 떨어져 있었고, 정임은 권총을 겨냥하며 네가 엄마를 죽였다며 방아쇠를 당기지만... 역시 빈 총이었다. 긴장이 풀린 춘배와 정임은 그리고 동시에 방에 놓여있었던, 순필이 들고 있던 총을 바라보는데, 춘배가 먼저 선수를 쳐서 정임을 걷어차고 총을 획득하고 이제 장인 어른께 제대로 인사드리자며 다가오자 정임은 다른 방으로 몸을 숨기고 춘배는 여유롭게 방에서 하자며 다가온다. 좁은 방 안에서 숨을 곳이 찬장밖에 없어서 다가오는데, 순간 정임이 문을 걷어차면서 춘배는 쓰러지고 거기엔 정임이 따발총을 들고 있었으며, 뒷편엔 무기가 가득했다. 순간 춘배는 처음 정임네 집에 왔을 때 공비는 없냐고 묻고 없다니까 용케 없다며 다행이라고 대화를 나눴던 것을 떠올리며, 무기들 옆엔 인민군 군모가 놓여있었다.[47] 이윽고 따발총이 불을 뿜는다.
이후 피투성이가 된 정임은 망연자실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데, 조일호가 또 밥타령을 했는지 분노하면서 등을 때린다. 한편 아낙은 수돌이 갇혀 있는 건물을 발견하고 경악해서 남편의 행방을 묻는데, 피폐해진 수돌은 자신을 죽여달라고 하고 남편은 자신이 먹은 것 같다고 얘기하자 그녀는 분노하며 자리를 떠난다.[48] 다시 홀로 남겨진 수돌은 그녀를 보고 뒤늦게 살수잡이 열매를 떠올리고 먹어서 자살한다. 정임은 아빠 밥 주고 돌아와서 엄마를 볕 좋은 곳에 묻어주겠다며 창고로 향하고, 이후 관이 꽂힌채로 죽은 수돌과 피를 토하고 죽은 조일호와 정임의 모습이 차례로 비친다.[49] 이후 앞서 보인 근동위와 백백교 인사가 봉분을 만들어서 가족들을 장례 지내고 어린 것이 고생을 너무 많이 한데다가 못할 짓 같아서 정임을 되살리진 않았으며 이 가족들은 이제 오순도순 함께 잘 살거라는 대화를 나눈다. 결국 생전 가족 때문에 인생이 망가진 정임은 죽어서도 가족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독자들이 모두 본작에서 가장 안타까운 에피소드로 꼽는 작품. 특히 이전 에피소드에서는 사람이 더 무섭고 백백교는 초자연적인 힘으로 여기 끼어서 이득을 취했다는 느낌이었는데, 이 에피소드에서는 현실과 같이 한 가족을 박살내놓는 사이비종교의 면모에 들어주겠다는 소원도 뒤틀린 형태로 들어주는 사악한 면모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2.5. 최대감 살인사건(50 ~ 67화)
어느날 밤, 잠들어있던 최대감 위로 그림자가 드리운다. 눈을 뜬 최대감은 누구냐고 반문하는데, 그림자는 날 못 알아보냐고 도리어 반문하고 최대감은 뒤늦게 알아보고 놀라서 어떻게 살아있냐고 놀란다. 그림자는 그 놈이 마음이 바뀌었는지 순순히 풀어줬다며, 이제 일을 작당한 년놈들을 싸그리 다 죽이고 내 것을 되찾을 것이며 너가 시작이라며 주먹질을 한다. 다음날, 최대감은 눈이 퉁퉁 붓고 아픔을 느끼면서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아들 최대봉에겐 측간 가려다가 넘어진 것이라며 둘러대고, 담배를 피면서 어떤 놈이 분명 잘 마무리한다고 했는데 거짓말을 한거냐며 채비를 갖추고 나선다. 해거름(노을 질 때) 어디 가시냐는 며느리 심씨 말에 금방 돌아올 것이라고 하며 나섰지만, 최대감은 시신으로 발견되고 양촌 지서 부지서장 홍문수 경사, 조순필 순경, 대한청년단 양촌리 고문 오덕만이 출동해서 시신을 살핀다. 오덕만은 나이가 있는 만큼 타살은 아닐 것이라 보지만 조순필은 주머니에서 양갱을 발견하고, 이후 병원에서는 독극물 때문이라는 사인을 내놓고 이에 홍문수는 본격 수사에 들어간다.그러나 최대봉은 부친이 나갔던 것도 모르고 있었고, 함 서방도 일찍 잠들어서 돌아오는 것을 몰랐다고 해서 뒤늦게 병원에서 부친의 시신을 보고 통곡한다. 홍문수는 독 양갱을 얘기하면서 평소 최대감이 군것질거리를 직접 사먹는지 묻자 양반 체면을 따져서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하자, 그렇다면 아는 사람이니 준 양갱을 받아 먹었을 것이라며 그만큼 최상조를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는 사람이 없냐며 질문한다. 그리고 아들은 왜정 때 벽돌 사업으로 꽤 재미를 본 송석철이란 사람이 경영하는 소나무표 벽돌이란 회사에 근무하며, 며느리는 몸이 안 좋아서 친정에 가 있다는 답을 듣고 오덕만을 통해 들은 사돈 집안과 사업 자금 문제로 인한 갈등을 묻자, 남사스러워하면서도 그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이제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원래대로 진행하면 되겠네? 라고 묻자 이미 앞서 얘기한 송석철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사돈댁과 소원할 법 하지만 아들이 워낙 며느리를 아껴서 잘 지낸다는 말까지 한다.
한편 양촌지서에선 오덕만이 인민군 부역자들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면서 주동자를 찾아내고 즉결처형을 하고 있으며 홍문수는 끔찍하단 표정을 짓는다. 이때 조순필이 최상조가 죽던 날 읍내에서 봤다면서 사람 하나를 묶어서 데려온다. 그는 최상조가 어떤 남자와 얘기를 하는 걸 봤는데, 인상착의를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최상조가 언성을 높이면서 멱살까지 잡고 소리를 질렀다는 얘기까지 하며 보면 알 수도 있다고 하는 순간... 오덕만이 들어오더니 등을 걷어차고 빨갱이가 개수작 부리지 말라며, 사람 십수명을 죽인 놈이라며 데리고 나가서 바로 총살해 버린다.
이후 홍문수는 최대봉의 사돈이자 최길석의 장인인 김범출을 만나는데, 김범출은 최대봉의 주장과 달리 분노하면서 딸은 아프지 않고, 돈독히 지내고 있지도 않다며 딸이 본가에 온 이유는 화가 나서 그렇다고 하는데, 이유가 씨받이를 2번 하고도 아이가 안 생겨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아이가 생겼다고 해서 가봤더니 울길래 씨내리를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데려왔다고 하며, 그렇게 얻은 자식들을 자기 자식이라고 하는 미친 집안이라며 욕설을 퍼붓는다. 씨내리에 대해서는 어두운 방에서 가리고 관계를 해서 모른다고 답하며, 홍문수는 첫번째 용의자로 김범출을 적는다.
다음날 출근한 홍문수에게 조순필은 읍내 장터에서 칠성이라는 자가 자신이 최대감집 씨내리였다고 떠들고 다닌다는 소문을 전한다. 고칠성이란 남자는 술에 얼큰하게 취한 채로 조사를 받는데, 씨내리를 했을 때 당시 일을 치르고 나오자마자 누군가가 자루를 뒤집어 씌우고 몽둥이로 두들겨 패더니 트럭에 실어서 전쟁터로 데려갔으며, 하필 그곳이 철원 삼지창 고지라 포탄을 맞고 손목이 날라갔다며 갈고리로 대체한 왼손을 내밀어 보인다. 홍문수가 억울하다는 고칠성에 맞장구를 쳐주자 상이용사의 처우까지 내세우며 처지를 한탄하는데, 그래서 홧김에 양갱을 준거냐며 유도 질문을 하지만, 고칠성은 자기 먹을 것도 없는데 그러겠냐며 중신할범은 반드시 죽여버리겠다고 하고 홍문수는 그 말은 대충 넘기며 두번째 용의자로 고칠성을 메모한다. 그러다가 중신할멈이란 새로운 인물을 듣자 더 자세히 묻는데, 고칠성은 그 사람이 자신에게 일을 제의했고 소개비 받으려고 팔아먹으려고 한 것이라며 투덜댔다. 그러자 홍문수는 어제 저녁부터 밤까지 어디 있었냐고 묻는데, 술먹고 집에서 자고 있었으며 집주인이 피난 간 집에 혼자 산다고 하자 현장부재증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일단 잡아 넣으라고 한다.
그리고 최대감의 집, 최대봉은 부친이 좋지 않게 갔고 가계도 어려워서 가급적 조용히 상을 치르려고 한다고 답한다. 그러다 홍문수가 고칠성을 아냐며 묻자 차를 입에서 뿜으며 당황해 하는데, 홍문수가 김범출과 고칠성에게 들은 결과를 바탕으로 그 때문에 상을 간소하게 치르는거냐고 묻자 소문이 도는 게 두려워서 그런거라며 긍정한다. 그리고 홍문수에게 아버님의 죽음과 관계가 있냐고 묻자 홍문수는 그에게 듣는 자초지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하자 이야기를 시작한다. 길석이 결혼 후에도 자식 소식이 없자 최상조가 초조해하기 시작했으며,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분위기가 고조될 때 길석이 행여나 끌려가고 자칫하면 대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조급해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독자든 뭐든 다 징집한다는 말을 듣고 돈을 변통해서 오덕만을 찾아서 군대를 뺐지만 이후 피난 가기도 전에 인민군이 들이쳐서 산에 숨겼고, 빨갱이들이 자꾸 아들을 내놓으라고 난리를 쳐서 고초를 많이 겪었다고 설명한다. 이후 인민군이 물러나자 부친이 위기감을 느꼈는지 중신할멈을 통해서 씨받이를 소개 받았고, 두번 해도 안되자 아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씨내리를 하기로 했는데 이때 길석에겐 비밀로 부쳤다고 한다. 그렇게 소개받은 사람이 고칠성이었던 것.
고칠성은 인물 체격 좋고, 소학교를 나와서 멍청한 정도까진 아니고, 옷을 벗겨 보니 실하기까지 해서 결국 씨내리로 낙점되는데, 이때 고칠성의 주장과 달리 이미 어릴때 사고로 손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며 최대봉은 상이용사를 사칭하고 다녀서 고칠성이 동네에 미친놈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이후 최길석은 만취시켜서 재우고, 며느리 김청자에겐 얼굴을 보려 하지 말라고 당부한 다음 일을 치르자마자 함서방이 구타해서 바로 전장으로 실어보낸 다음 제발 죽게 해달라고 간단한 굿도 했다고 한다. 홍문수는 기막힌 이야기에 혀를 차지만 최대봉은 효도인줄 알고 했다고 하며, 그러나 업보인지 고칠성이 돌아와서 협박하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술값을 뜯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안 그래도 어려운 살림에 감당을 못 하고 최대감이 더이상 줄 수 없다고 끊은 후 고칠성이 사방에 떠들고 다니기 시작했던 것. 그러면서 그 때문에 장례도 일찍 끝내는 것이니 아들 길석이가 실제로 그랬다는 것을 모르게 해달라고 호소한다.
그 순간, 최길석 직장 상사인 송석철 사장이 조문을 온다. 그는 최대봉에게 위로를 건네면서 사모님도 미인이라며 칭찬을 하고, 머슴인 함서방에게도 정중히 인사를 건네고, 홍문수와도 인사를 나누고 집에 대해서도 격조가 느껴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송 사장은 가업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직업의 한계 때문에 업신여기는 사람이 많아서 최씨 집안과 손을 잡았고, 이제 휴전 후에는 벽돌 수요가 늘어날테니 최길석의 명석한 두뇌를 쥐고 조국 재건 사업에 나설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다. 최대봉과 덕담을 나눈 다음에 최길석이 10대 독자라는 말을 꺼내고, 힘들게 얻은 자식이라고 하자 자신도 2대 독자라 양자라도 들일까 고민하고 있다고 하는데 최길석은 "씨받이라도 하시는 게 어떠냐?"는 말을 던지고, 송석철은 조선시대도 아닌데 심지어 씨내리도 한다는 말이 있다고 받자 최길석은 "씨내리는 모르지만 아직도 씨받이를 하는 구태스러운 집안을 알고 있다"는 묘한 말을 한다.
지서로 돌아온 홍문수는 오덕만에게 고칠성을 군부대로 끌고 갔을때 이야기를 묻는데, 그는 최대감과 안면이 있으니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고 바로 자루를 뒤집어 씌워서 손이 없는 것도 몰랐으며, 어제 잡아왔을 때도 어차피 자기 얼굴도 모르니 굳이 말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모른척 했다고 답한다. 그리고 깨어난 최길석을 다시 심문하는데 최길석은 돈 주는 영감을 왜 죽이냐고 항변하고, 홍문수는 오덕만이 족쳐보겠다는 말을 뒤로 하고 그를 석방한다. 그 직후, 함서방이 지서를 방문해서 오덕만을 찾는데 지서 밖에서 무언가 대화를 나누다가 오덕만이 권총을 꺼내자 도망가고, 홍문수는 이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오덕만이 돌아오자 무슨 연유인지 묻는데 함서방의 큰아들 부부가 보도연맹에 끌려가서 처형당했다고 자꾸 시비를 건다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둘러댄다.
최길석은 홍문수에게 할 말이 있다며 대포집으로 불러낸다. 그는 여기저기 중신 서주면서 벌어먹는 중신할매의 존재를 얘기하며, 며칠 전 읍내에서 그녀와 할아버지가 싸우는 것 같았다는 정보를 전하고 홍문수는 이전에 최대감이 어떤 사람을 만났다는 제보를 했던 것을 떠올린다. 최길석은 할멈과 최대감에 얽힌 악연을 얘기하는데, 첫째 아들이 국민방위군에 끌려가서 죽었고 그 전에 최대감에게 아들을 빼달라고 빌었는데 과거 인민군 때문에 고충을 겪은 최대감은 아무 것도 안 하는 게 능사라고 생각해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할멈은 장남을 잃은 게 그 때문이라고 해서 원망하게 됐다는 것. 그러자 홍문수는 씨받이로 도움을 받지 않았냐? 고 운을 띄우는데 최길석은 부끄러워하면서 씨내리는 고칠성 미친놈의 헛소리라며 부정하고 손을 봐주려고 했지만 할아버지가 그냥 두라고 했다고 한다. 아무튼 그는 할멈이 범인이라고 생각하며, 다리가 불편한 둘째 아들과 과자 가게를 하고 있으니 찾아가보라고 한다.
할멈이 운영하는 '삼포제과'[51]를 찾아간 홍문수는 할멈의 둘째 아들이 유일하게 잘 만든다는 센빼를 대접받고 최길석에게 들은 것을 묻는다. 할멈은 처음엔 부정했지만 이내 억울하게 죽은 아들을 원통해하며 최대감이 생전 자꾸 귀찮게 하면 둘째 아들도 군대에 쳐넣겠다고 협박했다고 토로하고, 홍문수가 자연스럽게 고칠성 얘기를 꺼내자[52] 자기는 알선만 했을 뿐 나쁜 일을 한 것이 아니라며 고칠성이 최대감을 협박한 것도 모자라 만만한 자신에게도 행패를 부리고 과자를 삥뜯었다고 하며 최대감도 그 돈이 대수라고 소문을 내게 만드냐며 투덜댄다. 그리고 최대감 사망 며칠 전 만났다는 것은 누가 얘기했는지는 모르지만 거짓말이라는 묘한 말을 한다.
다음날, 이른 시간에 최길석이 삼포제과의 과자를 들고 지서를 찾는다. 할멈을 만나러 갔는데 없었다고 하는데, 과자를 나눠주던 홍문수는 무심코 요깡을 건네받고 먹다가 전날 할멈이 다른 건 필요 없고 센빼만 들고 오라는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리고 증거로 수집한 양갱을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포장지가 똑같은 것을 확인한 즉시 할멈 신병 확보를 지시하지만, 이미 늦어서 할멈은 나무에 목을 멘채로 발견된다.
홍문수는 할멈의 시신을 보고 스스로 목을 멘게 아니라 교살당하고 자살로 위장된 것이라고 설명한다.[53] 바로 고칠성이 지서로 끌려오고 오덕만은 초벌을 한거라며 무자비하게 두들겨 패는데, 홍문수는 이전에 할멈은 꼭 죽일거라고 했던 것을 다시 언급하며 사망 추정시각에 뭘 했냐고 묻자 똥팔이란 사람과 술을 먹었다고 한다. 똥팔이
그의 말로는 중신 할멈이 과부를 처녀라고 속여서 중신 서주는 고약한 수법이 있었고, 함서방의 첫째 아들도 피해자였는데 문제는 그녀의 전 남편이 월북한 좌익 인사고, 38선이 그어진 이후엔 월남했다가 간첩 혐의로 잡혀서 부부가 보도연맹에 가입해야 했고 결국 학살당해서 함서방이 구덩이를 뒤져서 아들 부부의 시신을 찾아서 장사 지냈으니 보통 원수겠냐고 하자 홍문수는 오덕만과 함서방이 얽혔던 일을 상기한다. 지서로 돌아온 홍문수가 오덕만에게 묻자, 그는 함서방을 모르는 것도 아니니 대충 조사해서 묻어줬지만 보도연맹에 가입시키는 건 어쩔 수 없었다며 앙심을 품는 건 이해가 가능하단 투로 답하고, 일전에 총을 들이댔던걸 얘기하자 자식 생각날때마다 와서 지랄을 하는데 적당히 하면 안 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함서방과 할멈이 했던 대화를 얘기하자, 자길 왜 들먹이냐며 일축하고 죽이고 싶긴 했을거다, 라고 하는데... 이후 함서방이 송석철의 공장에서 끔찍한 시체로 발견된다. 시체는 칼보다 더 굵은 무언가로 전신이 찢겨 있었다고 해서 갈고리를 떠올리는데, 최대봉은 최길석에게 전할 말이 있어서 함서방을 보냈다고 하며 둘의 알리바이도 확인된다. 유력 용의자들이 서로를 다 죽인 것으로 추정되어 가장 동기가 확실한 고칠성이 유력 용의자로 다시 부상하는데, 오덕만 고문은 본인이 연루된 씨내리 건이 살인의 동기가 되면 곤란해지니 고칠성이 범인으로 부각되는 걸 곤란해하지만 홍문수는 일단 그의 신병을 확보하기로 한다.
그리고 김범출의 집, 김범출의 아내는 혼이 빠진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고 놀란 김범출이 달려오니 송길석의 처이자 그들의 딸인 김청자가 대들보에 목을 메고 자살해 있었다. 김범출은 분노하면서 송길석이 온 다음부터 침울해 있었다며 그 놈 때문이라고 하고, 홍문수는 대포집에서 울고 있던 최길석을 찾는다. 그는 가끔 아내를 찾아가서 용서를 빌고 아들을 위해서라도 돌아와 달라고 간청했으며 장인도 그걸 원했는지 말리진 않았다고 했는데, 고칠성이 함서방을 갈고리로 죽인 것 같다며 씨내리라고 떠들고 다니는 미친놈이라고 얘기했었다며 그 끔찍한 얘기를 듣고 자살한 것 같다며 자책한다. 다시 지서, 조순필은 청소를 하면서 김청자는 씨내리가 손 하나가 없다는 것을 알았지 않겠냐고 하고[58] 홍문수는 죽은줄 알았던 고칠성이 돌아왔다는 것을 최길석과 대화를 통해 알고 그가 함서방을 잔인하게 죽인데다가 자신의 치욕을 떠들고 다니니 버틸 수 있었겠냐며 씁쓸해한다.
홍문수와 오덕만은 과자를 먹으며 길을 걷던 똥팔이를 부르고, 고칠석이 어디 갔냐고 묻는다. 함서방의 사망 추정 시간엔 그 때문에 맞았으니 술을 사내라고 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의 집을 찾는데 그는 이미 내뺀 상태였고, 여기서 최대감과 할멈을 살해하는데 쓴 것으로 보이는 양갱과 동앗줄을 발견하지만 동앗줄이 달라서 홍문수는 의심한다. 그러나 오덕만은 고칠석의 알리바이는 똥팔이 말 뿐이라며 자신이 손을 본다고 하고 대신 씨내리 사건에서 자기 이름만 빼달라며 협상을 시도하고, 똥팔이에게 권총을 들이밀며 진술을 강요한다.
한편, 최대감의 작고 초라한 상여를 송석철과 최길석이 바라본다. 송사장은 괜찮겠냐고 묻는데 최길석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씨받이 같은 더러운 짓을 해서 아내가 죽은거라며 증오하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으며, 고칠성도 함부로 지껄인 말에 사람 목숨이 오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겠다며 이를 간다. 그러자 송 사장은 고칠성은 함 서방 죽인 것만으로도 큰 벌을 받을 것이라며 사람은 증오해도 자신의 앞길을 막지는 말라는 충고를 건넨다.
한편 지서에서 홍문수는 고칠성을 어떻게 찾을지 고민하는데, 오덕만은 조직을 활용하면 금방 찾을 수 있다며 대신 자기 이름만 빼달라고 요청하며 홍문수는 총 좀 그만 들이대라고 핀잔을 준다. 이때 얼굴이 엉망이 된 똥팔이가 들어오는데, 이어서 폭행 사건이라며 최길석이 함께 연행된다. 최길석은 유치장에 갇히고 똥팔이는 합의를 거부하자 조순필은 조사를 마치고 똥팔이를 돌려 보내는데, 그 직후 송석철이 들어와서 송길석의 안부를 묻고 양동팔과 합의를 하겠다고 요청하는 반면 뒤늦게 온 최대봉은 부친의 장례식에 오지도 않았다는 이유로 배신감에 치를 떨며 콩밥 먹여야 한다며 최길석을 성토한다. 그런데 송석철은 최길석의 역정을 들면서 그 알량한 양반 집안을 유지하느라 뭘 했는지 세상 사람들이 다 안다고 고함을 치고 조부 때문에 짝을 잃었다고 역성을 드는데... 이 광경을 본 오덕만은 최대봉보다 송석철이 더 아비 같다고 하자 홍문수는 송 사장이 일련의 사건에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시점, 송 사장의 벽돌공장에서는 창백한 인상의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 가고 있다.
이후 홍문수는 송석철 사장의 소나무표 벽돌 공장에 대해 탐문한다. 그런데 이전 송우암 사장 때는 현지인들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외지인들만 써서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거라는 이상한 말을 듣는다. 이전 송우암 사장 때 일했던 사람을 찾아가자 그는 송석철은 송우암의 친아들이 아니라 데려다가 아들처럼 키우고 자살할 때 유언으로 회사까지 물려준 것이며, 송석철도 회사를 물려받으면서 자식인냥 원래 불리던 이름 '돌쇠'에서 따와서 이름을 지은 것. 그리고 본명은 변광세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회사를 물려받은 다음 외지인들을 불러오면서 자신을 쫓아냈다는데, 이에 항의하자 두들겨패고 쫓아냈다는데 이 외지인들이 기이하게 힘이 세서 사람들을 막 던져서 날려보낼 정도라 꼼짝도 못 했다고 한다. 그리고 밤낮없이 공장을 돌려서 엄청난 양의 벽돌을 실어나른다는 말도 덧붙인다.
다시 지서로 돌아온 홍문수. 송석철이 다시 찾아와서 최길석이 주먹밥도 안 먹고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고 국밥이라도 안 주냐고 묻자 홍문수는 명색이 유치장인데 그럴수 없다고 일축한다. 그러자 송석철은 보석금조라며 식사라도 하시라며 봉투를 건네는데, 홍문수는 선생도 주먹밥을 드시게 해야 하나 고민된다며 단호하게 물리친다. 이때 오덕만이 내일 갑자기 다른데로 가게 됐고 전쟁통이라 어디인지도 모른다며 이별주 한잔 못해서 아쉽다고 말을 건네는데, 그러면서 과거 자신이 관여한 씨내리가 한 건이 더 있다고 한다. 그러자 홍문수는 밖에서 얘기하자며 데리고 나간다. 그날 저녁, 오덕만이 해장국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송석철은 복면을 쓰고 감시하고 있었다.
불꺼진 본부에서 생각에 잠겨있던 오덕만을 송석철이 밧줄로 목을 졸라서 교살을 시도한다. 그러자 홍문수가 변광세라고 부르며 위협사격을 하고, 그가 손을 들자 오덕만이 얼굴에 한방 먹이고 총을 들어서 제압한다. 그러면서 너무 늦었다고 투덜대자 흔적이 남아야 살인미수가 되지 않겠냐고 답한다. 전 화의 대화는 송석철을 유인하기 위해서 꾸몄던 것.
오덕만은 변광세를 처리할 당시엔 '방위대'란 이름으로 왜놈 순사들을 도왔다는 말을 한다. 그때 함서방이 패놓은 변광세를 산 속으로 끌고 가서 더 패고 움직이지 않자 잠깐 담배를 피면서 쉬고 있었는네, 갑자기 도망가다가 절벽 같은 산비탈에 굴러 떨어져서 죽었겠거니 하고 다음날 와봤더니, 시체가 없어서 최대감에게는 해치웠다고 보고했던 것. 송석철은 자신을 지나가던 송우암 전 사장이 발견했고, 자신의 행방을 알릴 수 없으니 조용히 복수의 칼날을 갈고 친아들인 최길석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서 살았을 것이라고 추리한다. 여기서 송석철은 그윽한 눈빛으로 최길석을 쳐다보는 본작 특유의 개그를 연출하고, 최길석은 그렇게 웃지 말라며 질색한다. 그 후 최길석이 결혼한 후 씨내리라고 주장하는 고칠성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난 것을 본 송석철이 분노해서 복수의 시간이 왔다고 생각했을거라고 추론하자 송석철은 탐정기담을 많이 보셨냐며 정확하다고 긍정한다. 그러면서 고칠성이 자신과 똑같은 처지이니 범죄를 저지르고 다 덮어씌울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얘기하는 것도 최대봉에게 자신이 최대감을 상대로 복수를 하는 것임을 정확히 알려주기 위함이라 만족한다고 한다. 다만 오덕만을 직접 처치하지 못해서 아쉽다며 언젠가 기회가 꼭 올 것이라고 하는데, 오덕만은 분노해서 빵에서 평생 썩을 것이라고 하는데도 웃자 든든한 빽이라도 있냐며 이죽댄다. 어쨌든 홍문수는 추리를 이어서, 송석철이 이후 자신을 모르는 최대봉에게 귀인으로 접근했을 것이며 최대감, 중신 할멈, 함 서방, 그리고 (그 시점에선 누군지 몰랐을) 오덕만을 복수의 대상으로 삼고 오덕만을 알아내기 위해서 첫 화처럼 오덕만을 찾아서 협박을 가했고, 읍내에 나오는 최대감을 미행해서 오덕만임을 알아냈을 것이라고 추론한다.[59] 이후 중신 할멈에게 거액[60]을 주면서 살인을 교사했을 것이라고 하는데, 송석철은 센베를 쓰려고 했는데 할멈이 제과점에서 너무 유명하니 임의로 양갱으로 바꾼 것만 다르다고 진술한다. 그러자 최길석은 살인자라며 송석철의 멱살을 잡고 송석철은 최길석의 얼굴을 후려치는데, 최대봉이 발끈하자 자식 교육 중이라며(...) 방해하지 말라고 한다. 이후 변광세는 최길석의 상사 송석철로서 태연하게 상갓집을 방문했는데, 문제는 그의 얼굴을 아는 함서방이 있었다는 것.
그러나 변광세는 어차피 자신은 송석철이고 공식적으로는 오덕만 손에 죽었으니 행랑아범인 함서방이 알아봤자 상관 없다는 생각이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함서방은 그를 바로 알아보고 신변의 위협을 느꼈지만 최대봉에게 얘기할 순 없으니 오덕만과 중신 할멈을 연이어 찾아갔는데, 오덕만은 청부살인을 했다는 과거가 밝혀지는 걸 원치 않아서, 중신 할멈은 살인자니까 그를 바로 내쫓았다. 그러자 송석철은 자신을 숨기기 위해 할멈을 바로 살해했고, 이때 할멈이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한 대가를 요구해서 그 대담함과 교활함에 놀랐다고 진술한다. 홍문수는 그에게는 20년 넘게 별려온 복수가 더 중요했다는 것을 꿰뚫어봤을 것이라고 추론하며 자살처럼 꾸미기 위해서 조력자가 있었냐고 묻지만 송석철은 이에 대해선 얼버무리는데, 최길석이 금수만도 못한 작자라고 분노하자 송석철은 분노하면서 최대봉에게 아들 교육을 어떻게 시킨거냐고 호통치고, 최대봉은 쭈그러지면서 죄송하다고 하는 막간 개그를 연출한다. 그 다음 홍문수는 오덕만은 고칠성을 의심했지만 똥팔이의 진술로 알리바이가 확실해서 배제했다고 하는데, 오덕만이 너무 믿는거 아니냐고 하자 겁 많은 놈이라 믿는다고 하고 오덕만이 과거의 변광세 살인에 비하면 고칠성을 군대에 보내버린 건 아무것도 아니니 더 부각시키려고 하는거라며 논파한다. 그리고 할멈이 죽기 전 최길석을 자신한테 보내서 중신 할멈이 최대감을 죽인 것이라고 얘기하게 하려고 시켰을 것이라고 하는데, 최길석은 그렇다고 하고 이때 송석철이 최대감과 할멈이 싸우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걸 얘기하자니 남의 집안 험담 같아서 대신 얘기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대감과 할멈이 같이 있는 걸 목격했다는 건 송석철의 거짓말인게 밝혀지면서 이라고 하면서 할멈의 말이 사실이었다는 것 또한 밝혀진다. 또한 최길석은 삼포제과의 과자를 사들고 지서에 찾아가라는 것도 송석철의 꼬드김에 의한 것이라고 밝히며 살인자에게 놀아난 자신에게 자괴감을 느껴한다.
송석철이 오덕만은 왜 수사에 협조했냐고 묻자 홍문수는 잘 협조하면 보고서에서 지워주기로 했다고 답한다. 그러자 송석철은 오덕만이 잡혀 들어가면[61] 자신이 복수를 할 수 없다며 내 복수는 당신까지니 몸 건강히 있으라고 하는데, 오덕만이 즉결처형 당하고 싶냐고 분노하자 아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니 할테면 해보라고 한다. 최대봉이 자기 아들이라고 외치자 송석철은 당신 부인과 낳은 내 아들이라고 하고, 최길석은 당신같은 천박한 장사꾼 자식이 아니라며 뼈대있는 최씨 집안 10대손이라고 항변한다.
이후 홍문수는 오덕만과 약속한대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오덕만은 지서장이 돌아오면 얼굴도 못 본 부지서장이 큰 일을 뚝딱 해치워서 깜짝 놀랄거라고 치하하는데 순둥이 백면서생이라 서울 구경하느라 땡땡이 칠 위인도 아니고 평생 시계 ㅂㅇ[62]인 사람이 왜 늦는지 의아해하는 순간... 지서장이 등장하는데, 창백한 얼굴에 행색이 엉망이라 오덕만은 노숙이라도 했냐면서 의아해한다. 지서에 들어오자 조순필은 경례를 붙이고, 홍문수가 먼저 보고 전 소개를 하려는데 대뜸 무자비하게 뺨을 올려붙여서 그를 쓰러뜨리고 송석철 사장과 최길석을 풀어주라고 명령한다. 오덕만이 당황해서 일단 보고를 들어보시라고 하자 역시 싸대기를 날리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 정신을 차린 홍문수가 그들의 혐의를 얘기하려고 하자 또 뺨을 때릴 자세를 취하고 홍문수는 황급히 말을 주워담는데, 이때 지서로 지서장과 비슷하게 창백한 인상의 고칠성이 들어와서 자기가 3명을 다 죽였다고 진술하고 지서장도 진범이 나타났다고 거든다. 홍문수는 똥팔이가 알리바이를 증명했는데 무슨 헛소리냐고 하지만 고칠성은 그가 거짓말을 한거라고 답하고 대질신문을 해보겠냐고 하자 똥팔이는 자기가 죽였다며 둘러멘 망태기에서 똥팔이의 머리를 꺼낸다. 놀란 오덕만과 조순필은 총을 꺼내 겨누는데, 지서장은 오덕만에게 총을 달라고 하더니 고칠성의 머리를 잡고 끌고 나가면서 이런 흉악범은 즉결처분이라며 입구까지 끌고 나가서 머리에 총을 쏴서 처형한다. 이를 황망하게 바라보던 홍문수는 지서장이 저런 광인인걸 왜 말 안 했냐고 묻는데, 오덕만은 저런 사람 아니었다며 당황해하고 얌생이처럼 생긴 것과 달리 엄청난 힘에 놀라한다. 송석철이 와이루를 엄청나게 먹였다고 추정하는데, 한편 오덕만은 고칠성이 모자란 놈인줄 알았지 저런 미친놈인건 몰랐다고 하고 홍문수는 그의 왼팔에 갈고리가 아니라 오른손이 붙어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황망해한다.
송석철은 신세 많이 졌다고 느물거리면서 석방되고, 최길석은 계속 있겠다고 하는데 지서장이 나오라고 고함을 지르자 뛰어서 도망친다. 송석철이 그를 잡으라고 소리치고 지서장이 쫓아가는데[63] 입구쯤 가서 죽은 줄 알았던 고칠성이 일어나서 최길석을 쫓는 것을 목격한다. 어쨌든 송석철은 떠난다.
그리고 최대감의 집, 최대봉은 침묵을 지키다 손자 경손이를 돌보고 있는 심씨 부인에게 왜 말 안 했냐고 묻는다. 그러자 심씨 부인은 "왜 (홍문수에게) 말했냐"라고 질문해야 한다고 하는데, 며느리 김청자가 겁많은 자신은 못 했던 것을 한 것을 보고 최씨 집안에 또 같은 일이 일어날까봐 그랬다며, 경손이에게 자식이 안 들어서면 시아버지 최대감이 그랬듯 당신도 최길석에게 똑같은 일을 강요할까봐 그랬다고 한다. 최대봉은 그래서 최길석을 얻어서 대를 이을 수 있었다고 하자 심씨는 경손이는 길석이 자식이 아니고 길석이는 당신 자식이 아니며, 그 대는 이미 최길석 때 끊어졌고 시아버지 최대감은 길석이를 애미 없는 애로 만들 뻔했지만 당신은 경손이를 애미 없는 애로 만들었다며 그 죄를 어찌 감수하겠냐고 책망한다. 괴로워하던 최대봉은 아무리 그래도 길석이는 자기 자식이라며 송사장과 담판을 짓고 오겠다며 집을 떠난다.
한편 황당하게 범인을 풀어준 지서엔 정적만이 감돌다가 홍문수가 먼저 송석철과 부패경찰 지서장을 체포하러 송석철의 공장으로 가자며 자리를 뜬다. 오덕만은 마뜩치 않아하지만 송석철이 복수하러 올 수 있을거란 말에 함께 하고, 마침 면회하러 찾아온 최대봉과 함께 공장으로 향한다. 홍문수와 조순필, 오덕만과 최대봉은 조를 짜서 흩어져서 공장을 수색하는데 홍문수는 리어카를 끌고 가는 노인을 발견하고 거기에 실린 양동이에 사람의 팔다리가 삐죽 튀어나온 걸 보고 대경해서 바로 권총을 겨누는데, 그러자 노인이 바로 달려들고 홍문수가 가슴팍에 총을 쏴서 저지하지만 노인의 오른팔엔 갈고리가 달려 있었고, 홍문수는 함서방의 죽음과 관련된 수상쩍은 정황들을 떠올린다. 이때 송철석이 등장해서 두 놈 다 죽이라고 말하는데, 노인은 알았다며 송석철을 돌쇠라고 한다. 바로 직후 조순필이 노인을 맡고 홍문수는 송석철을 쫓는다. 그러다 종적을 놓치고 작은 창고로 들어가는데, 독자들에게 익숙한 생시들이 빽빽히 서있다. 홍문수는 그 중 하나의 두건을 벗기는데, 그러자 생시는 주먹으로 홍문수를 쳐서 날리고 총을 몇발이나 쏘는데도 다가와서 끄떡없이 목을 조르고 홍문수는 곧 기절한다.
이후 홍문수는 병실에서 깨어나고, 조순필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공장에서 쓰러진지 일주일이 됐다는 말을 듣고 또 송석철이 범행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살했고 유서로 최석길에게 공장을 물려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갈고리 노인은 무엇인지, 왜 송우암처럼 송석철을 '돌쇠'라고 부르는지, 그가 함 서방을 죽인건지, 갈고리는 고칠성의 것이었는지, 송석철은 왜 노인에게 자신들을 죽이라고 한 것인지 질문을 퍼붓지만 조순필은 노인은 자신이 제압하려던 중 도망가 버리고 송석철은 죽어서 알 수 없다고 답하며, 오덕만은 머리가 없는 채로 발견됐고 몸에서 홍문수의 총탄이 나와서 자신은 감시하는 중이며 깨어나는대로 연행해 오라는 지서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답한다. 황당해진 홍문수는 자신의 결백을 항변하지만 조순필은 노인과 싸우는 중이라 보지 못했고, 오덕만에게 돈을 받고 보고서에서 이름을 지워줬는데 둘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서 죽였다는 누명을 썼다는 것도 알게 된다. 홍문수는 조순필이 난색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 노인 같은 놈들이 잔뜩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지서로 가기 전에 공장을 들렀다 가자고 간청해서 수갑을 찬채로 공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 창고엔 아무도 없었고, 최길석이 다가와서 쾌차하셨냐고 묻는다. 사람들이 어디 갔냐고 묻자 최길석은 "제 공장에는 난리통에 사람들이 뿔뿔에 흩어져서 사람들이 없으며, 송석철 전 사장도 그리 말했다"고 답한다. 허탈한 표정으로 공장을 나선 순간, 홍문수는 오덕만의 머리를 들고 왼팔에 붙은 오른손을 흔드는 고칠성을 목격한다.
홍문수는 황급히 차를 세우라고 하고 공장으로 달려가고 조순필도 따른다. 고칠성은 메롱이라며 약올리고 어디론가 달아나는 것을 조순필도 보는데, 그가 사라진 방향엔 최길석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있다가 아직 안 갔냐고 묻는다. 둘은 그를 무시하고 흩어져서 수색을 하다가, 홍문수는 고칠성은 왜 저 꼴이고 왜 숨기냐고 묻지만 최길석이 죽은 고칠성을 왜 찾냐고 태연하게 반문하자 멱살을 잡고 따져묻기 시작한다. 최길석은 홍문수가 오덕만을 죽였다고 한치도 의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과거 송석철에게 치를 떨었던 것과는 180도 다른 태도로 최대봉에게도 감사하지만 사람은 자기 근본을 알아야 한다고 답하는데, 그러자 홍문수는 자살한 처 김청자를 들먹이며 고칠성을 죽이겠다고 다짐했던 건 잊었냐고 묻자 살인 용의자가 이래도 되냐고 조순필한테 대신 따지는데, 조순필은 자신이 잘못 판단했다며 수갑을 풀어준다. 최길석은 어이없어하며 지서장도 아는거냐고 따지지만 홍문수는 지서장이 너한테도 돈을 받아먹었는지 알아보겠다고 하고, 고칠성을 빼돌릴 생각 말라며 아직 전시니까 겁없이 경찰에게 까불면 머리에 총알구멍을 내주겠다고 위협하고 떠난다. 돌아가는 길, 조순필은 잘못 판단했다는 것에 사과하고 홍문수는 뭐가 잘못된건지 한탄하다가 함께 있었던 최대봉은 오덕만의 죽음에 뭐라고 얘기하냐고 묻는데,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자 그리로 가기로 한다.
최대봉을 찾아간 그들은 최길석이 고칠성을 숨겨주고 있다며, 이 역시 중범죄이고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해줘야 도울 수 있다며 진술을 종용한다. 최대봉은 기왕 아버지와 가문을 버리고 재물을 선택했으면 앞가림이라도 잘 해야 하는데 못하는 못난 놈이라고 혀를 차며 보여줄게 있다고 하는데... 작은 방으로 들어가고, 거기에는 최대감이 살아서 앉아 있었다. 경악한 경찰들을 뒤로 하고 최대봉은 최길석이 겪는 어려움을 도와주러 지서에서 나온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는데 최대감은 최길석은 송석철 아들이니 단념하라고 한다. 방을 떠나고 최대봉은 저런 이들을 '생시'라고 부른다며 그날의 일을 말하기 시작한다. 오덕만과 창고에서 묶여있는 최길석을 발견했고, 오덕만이 송석철을 찾아 나간 사이 줄을 풀고 깨우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다 총소리가 들리고 송석철이 들어오면서 자신이 오덕만을 죽였고, 오랜 시간 기획한 복수가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최길석과 오순도순 잘 사는 것만 남았다고 하자 최길석은 천한 장사치의 아들로 사는 것은 싫다고 질색하는데, 송석철의 등 뒤로 최대감이 나타난다. 경악한 최대봉에게 최대감은 전할 말이 있어서 꿈속에 나타난 것이라고 하며 뺨을 후려치는데, 아프다고 하자 그러니까 꿈이라는 개드립을 친다.
최대감은 꿈(?) 속에서 어떻게 여기 계시냐는 자식의 의문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최길석은 송석철을 씨내리로 시켜서 낳은 아들이라고 알려준다. 최길석은 저런 사람의 아들이라니 꿈이라 다행(?)이라고 하자 송석철은 그렇다면 너를 죽여서 네 할아버지처럼 만들어서 자신을 평생 모시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을 한 순간, 두 남자가 창고로 들어온다. 단발의 남자는 옆에 있던 거구의 대머리 남자를 북두사자라고 칭하며 송석철을 쳐 죽이라고 명령한다. 여기까지 얘기를 듣던 홍문수는 '북두사자'란 단어에 의아해하며 혹시 옆에 있던 남자가 공명사라고 불리지 않았냐고 묻고 최대봉은 그렇다고 한다. 그러자 홍문수는 그 놈들은 진작에 소탕됐다고 의아해 하지만 일단 얘기를 더 들어보자고 한다. 아무튼 북두사자는 바로 송석철을 때려 죽여버렸고, 공명사는 최길석에게 송석철 사장이 친부로서 공장을 물려준다면 받을 의향이 있냐며 있다면 내일 아침 찾아오라고 얘기해주고, 최대봉에겐 부친은 이제 할 일을 다 했으니 머리를 잘라 묻을 것이며 생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이를 유일하게 죽일 방법이라고 얘기해준다. 그렇지만 모시고 싶다면 그래도 좋다고 하고, 북두사자를 시켜서 처리하려고 하자 최대봉은 바로 모셔가겠다고 답한다.
다시 집, 최대감은 눈 떠보니 살아있었으며 자신의 말과 행동은 송석철과 공명사가 시키는대로 하게 되어있다면서 호기심을 갖지 말라고 해서 안 가졌고 지금도 궁금하지 않다고 한다. 최길석은 격앙돼서 자신이 최대봉의 친자가 아니고, 경손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면 최대봉은 최대감의 친자이긴 하냐며 이렇게 억지로 10대까지 이어온거 아니냐고 따져 묻다가 최대봉에게 한대 맞고 친부도 아니면서 왜 때리냐고 하는 동안, 최대감은 이건 저승에 간 조부에게 묻지 않고는 모른다며 자신을 저승에 보내달라고 한다. 그리고 아침, 공장을 가보니 죽은 송석철이 살아나서 최길석에게 공장을 물려준다는 유언장을 쓰고 있었다. 공명사는 자신들이 백백사원이라는 수련도장 소속이며, 대법사란 사람이 이렇게 생시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까지 들은 홍문수는 그제서야 십수년 전 소탕당한 백백교를 떠올리지만, 이들은 그냥 흉악한 범죄조직이었지 죽은 사람을 살리는 요술을 부리진 못했다고 의아해하고 최대봉도 제트기가 날고 원자폭탄이 터지는 시대에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게 말이 되냐는 투로 동의한다. 결국 공장은 최길석의 소유가 되었고, 최길석이 어색하게 웃자 공명사는 송석철 눈치 볼 것 없다며, 송우암은 대원님이 직원을 자기네 사람들로 바꾸고 수익의 절반을 바치란 명령을 거부해서 지금과 같이 생시가 되고 공장을 물려줬고 이때 송석철은 눈 깜짝 안 했다며 비웃는다. 이 말을 들으며 홍문수는 공장에 관해서 탐문해본 내용들의 아귀가 맞아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송석철은 갑자기 개인적인 복수를 한다며 여기저기 들쑤시며 결국 경찰까지 불러들였으니 살려둘 수 없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다시 지서로 돌아온 홍문수는, 소총과 권총을 챙기더니 범인이 살아났으니 그냥 있을 수 없다며 조순필에게 송석철 잡으러 가자며 나선다.[64]
다시 공장으로 돌아온 둘은 일단 홍문수가 봤던 생시들이 보관된 창고로 향한다. 일전과 달리 생시들이 서있었고, 홍문수는 과거 경험을 살려서 두건을 들춰서 콧수염만 확인하라고 지시한다. 콧수염이 있는 생시를 발견하자 끌고 나와서 꽁꽁 묶어놓는데, 이때 송우암과 송석철이 대화를 나누며 지나간다! 두건을 벗겨보니 콧수염이 있는 다른 생시였고, 깨어난 생시는 곧 밧줄을 끊고 달려든다. 그러나 채비를 제대로 한 홍문수가 총을 쏴서 저지한 동안 조순필이 목을 날려버리고, 송우암은 송석철에게 피하라고 지시하고 달려들지만 똑같이 목이 날라가고 이어서 고칠성이 등장하고 곧 창고로 달려가서 생시들을 깨워서 달려들게 한다. 두 경찰들은 생시들과 혈전을 벌이는데 갑자기 최길석이 등장해서 그만하라고 외치고 싸움이 중단된다. 최길석은 남의 사업장에서 이러면 되냐며 사무실로 안내하는데, 홍문수는 공무집행방해와 경찰 살해시도로 즉결처분할수도 있지만 살 기회를 주겠다며 송석철을 내놓으라고 한다. 그러자 최길석은 이전의 태도와 달리 친부를 어떻게 내놓냐는데, 공장이 탐나서 너를 먹이고 입힌 아버지는 안중에 없냐고 하자 세상 가장 값진 선물로 사죄할거라고 받아친다. 홍문수는 부정을 저버린 패륜을 저버리고 보상이 되겠냐고 묻는데, 최길석은 이해 못하겠지만 충분할거라며 자신은 두 아버지들을 증오하면서 동시에 연민한다고 하고 고칠성에게 그들을 배웅하라고 지시하고, 고칠성은 죽기 싫으면 나가라고 협박한다. 또 농락당한 홍문수는 야포 몇 방이면 저 공장은 끝이고, 백백사원도 반드시 찾아내서 폭격 요청으로 싸그리 태워버리겠다고 이를 갈며 공장을 떠난다.
그리고 최길석은 최대봉을 찾아서 생사를 관장하는 훙관이란 사람이 친자 여부를 볼 수 있다고 알려준다. 그러나 최대봉은 친자가 아닐지도 모르니 기뻐할 수 없다고 답하고, 최길석은 겪어보니 견딜만 하다고 답한다. 최대감과 훙관을 찾은 최대봉, 훙관은 한참 주문을 흥얼거리더니 결과가 나왔다며, 상제께서 최대봉은 최상조의 친자가 맞다고 알렸다고 선언한다. 최대봉은 감격하며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연발하는데, 옆에서 최길석은 공명사에게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할아버님은 증조할아버님의 친자일까요?" 란 의문과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안도하는 최대봉의 얼굴로 에피소드와 시즌1이 끝난다.[65]
2.6. 학도병(68 ~ 71화)
어느 한적한 마을, 인천 상륙 작전이 성공하고 9.28 서울 수복도 이뤄진 시점이라 인민군들은 거지꼴이 되어서 소부대 단위로 패주하는 상황으로 보이며, 마을 사람들은 이를 바라보며 잡담을 나눈다. 이를 바라보는 두봉, 일봉 엄마 부부와 딸 삼봉, 그런데 두봉의 불투명한 형상으로 피투성이 남자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는 결국 이렇게 후퇴를 한다고 한탄하고, 두봉이 재봉이가 무사해야 한다고 걱정하자 눈치가 빨라서 괜찮을 것이고 틀림없이 낙동강 전선 어딘가에 살아있을거라며 위로한다. 그러자 두봉은 너를 그렇게 허망하게 잃고 재봉이마저 잃으면 살 수가 없다며, 학도병 간다고 했을 때 강제로 문 잠그고 안 보냈어야 했다고 되뇌인다. 옆에서 보고 있던 딸은 아버지가 또 저런다고 그러고, 어머니는 당신 또 일봉이랑 얘기하냐며 혀를 찬다. 그날 밤, 어머니는 터주 앞에서 물을 떠놓고 빨갱이 짓 하다가 허무하게 가버린 일봉의 극락왕생과 재봉의 무사귀환을 기도한다.다음날, 어머니는 딸 삼봉이에게 광에 가서 소쿠리를 가져오라고 하는데 문득 보니 앳된 인민군 병사가 따발총을 들고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머니도 그를 목격한다. 삼봉은 둘째 오빠 닮았다고 하고, 인민군 병사는 눈물을 흘리며 나가면 죽는다며 숨어있게 해달라고 애원한다.
가족들은 밥을 먹이고 신상을 묻는다. 병사는 백근묵이란 이름에 철원 갈말 출신이라고 하는데, 어머니는 둘째 아들을 떠올리며 눈물 짓고 삼봉은 아버지에게 철원이 어디냐고 묻자 포천 위라고 답한다. 이후 가족들은 그의 처우를 논의하는데, 어머니는 둘째 아들을 떠올리며 눈물 짓고 삼봉은 쟤도 고향과 기다리는 부모가 있을테고 저렇게 어린데 공산주의가 뭔지 알았겠냐며 그냥 총 주니까 따라다닌거 아니겠냐고 설득한다. 두봉은 고민 끝에 먼 곳에서 온 친척이라고 둘러대고 틈을 봐서 내보내자고 결론을 내고, 숨어있다가 들키면 더 의심스러우니 재봉이 옷을 줘서 밖에서 생활하게 하자고 결론을 내린다.
그 후 근묵이 나무를 하는데 대한청년단 단원이 부하 한명과 집에 들어온다. 병천과 용남이라고 하는 이들은 빨갱이 피해다니느라 고생했다며, 원래부터 친분이 있었는지 형님이라고 부르며 둘째 아들 학도병 입대했다고 빨갱이들이 괴롭히지 않았냐고 안부를 묻더니 이내 첫째가 빨갱이짓 하다가 죽었으니 잘 봐줬겠다며 묘하게 신경을 긁는 말을 하고 일봉의 귀신은 부친 옆에서 이를 말없이 지켜본다. 그러다가 병천은 근묵에게 관심을 갖는데, 먼 친척인데 피난 내려갔다 아직 안 돌아갔다고 하자 마침 나타난 삼봉에게 묻는다. 두봉은 먼 친척이라며 여러차례 주의를 돌리려고 하지만 병천은 넘어가지 않고, 마침내 어디서 왔냐고 묻자 들은대로 포천 위에 철원이라고 답하자 이북? 이라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인민군보다 먼저 내려가야 피난이지 따라서 내려온건 부역 아니냐며 상식적인 질문을 하는데 그러자 두봉은 포천 밑에 철원리라는 동네가 있다고 둘러댄다. 한참 침묵하던 병천은 알겠다며 자기 일이니 기분 나빠하지 말라며 자리를 뜬다.
이후 근묵은 울면서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하고, 두봉은 둘러댄 신분을 다시 외우라고 신신당부한다. 어머니가 다시 재봉을 떠올리며 눈물 짓자 그제서야 재봉이 학도의용군으로 전선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근묵은 포항에서 진치고 있던 국군 학도병이랑 붙었는데 얼마 안 되는데 기세가 대단해서 애먹었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잘 싸우니 살아있을거라고 위로한다.
다시 마루에서 두봉은 일봉과 대화를 나눈다. 일봉은 다시 부친을 위로하고 그는 또 널 보내고 둘째까지 보낼 수 없다며 한탄하는데 그러자 일봉은 그러게 저한테 왜 그러셨냐고 원망하는데, 두봉은 눈물을 쏟으며 미안하다고 되뇌이지만 일봉은 이렇게 귀신 만들어놓고 미안한게 무슨 소용이냐며 원망한다. 이를 어머니와 아이들이 바라보다가 근묵이 삼봉에게 연유를 묻자 해방되고 빨갱이짓을 하다가 입산했다가 얼마 안 있어서 체포됐는데, 두봉은 이미 병천에게 돈을 쥐어줘서 사흘 후쯤 풀어주게 되어있다면서 단단히 혼나보라고 놔뒀는데 약속을 어기고 전부 처형당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병천이 다시 집을 찾아서 두봉을 찾는데 산에 가서 없다니까 대뜸 근묵을 데려오라고 요구한다. 그러더니 가까이 오라고 하더니 바로 이마에 권총을 들이댄다. 방금 논두렁에 숨어있는 인민군을 잡았는데 이런 어린 놈이랑 같이 있다가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고, 포천 지서에 전화했더니 철원리란 지명은 없다고 살기등등하게 위협한다. 죽음의 공포에 근묵은 울면서 실토하고 살려달라고 비는데, 병천은 괜히 첫째가 빨갱이 짓을 한게 아니라며 어머니의 뺨을 후려치고 다 확 죽여버리겠다며 분노한다. 이를 산에서 나무를 해온 두봉이 바라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일봉은 우리 가족 다 죽게 생겼다며 뇌까리더니 저 놈이 와이루 받아먹고 자기 처형당하는 걸 손놓고 바라보고 있었다며 자기가 죽은 건 아버지 탓이 아니라 저 놈 탓이라고 부추긴다. 이내 두봉은 낫으로 병천의 멱을 따버린다.
그날 밤, 두봉과 근묵은 병천을 산에 암매장한다. 작업을 하면서 두봉은 일봉에게 낮에 한 말을 다시 한번 확인받고, 일봉은 원수를 갚아서 마음이 너무나 좋아서 편히 떠날 수 있게 됐다며 사라지고 두봉은 눈물을 흘리며 좋은 곳에 먼저 가 있으라고 한다. 집에 오는 길에 두봉은 근묵에게 일봉이 자기한테만 보인다고 얘기하고, 죽고 나서야 옳은 말을 해서 병천을 해치우고 다 살았다고 하자 근묵도 맞장구친다. 그런데 집에 오자 삼봉이 재봉의 친구이자 함께 전장에 간 박종만이 돌아왔다고 알리고 두봉은 헐레벌떡 달려간다. 그리고 삼봉은 근묵에게 철원에선 왜정 때도 이밥만 먹었냐고 묻는데, 근묵은 그렇다고 하며 집에 가면 입쌀 한 가마니 가져다주겠다고 답한다.[66]
종만은 한 눈을 잃었는지 안대를 하고 다리를 다쳐서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다며 마루에 앉아서 두봉을 맞이한다.[67] 재봉과는 애초에 다른 부대였고 포항으로 갔다고 들었는데 작전이 워낙 긴박하게 바뀌어서 확실치 않다며, 전사 통지가 없는걸 보면 무사하지 않겠냐는 말에 학도병은 군번도 없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데 그런게 있겠냐고 답한다. 근묵에게 들은대로 학도병이 그렇게 잘 싸웠다면 괜찮지 않겠냐고 하자 종만은 총쏘는 법도 제대로 못 배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자 부모는 무너지고, 종만은 재봉이 일봉이 빨갱이짓 하다 죽었으니 만회하려고 입대한거라 말릴 수 없었을거라며 위로한다. 삼봉은 흐느끼는 부인에게 근묵이가 학도병들이 그렇게 잘 싸웠으니 ㅂㅅ이 되어도 종만이처럼 재봉은 돌아올거라고 위로한다.
그 후 두봉은 근묵을 앉혀놓고 국군이 진작에 38선을 넘어간 것 같으니 철원도 안전할테니까 오늘 밤에 바로 떠나라고 한다. 근묵은 삼봉에게 약속한 쌀을 주러 언젠가 다시 찾아뵙겠다고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한다. 그러자 잠을 좀 자두라고 돌아서려던 두봉은 일전에 얘기한 포항 전투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데, 그제서야 거기 근묵이 있었다는 걸 깨닫고 어디가 이겼냐고 묻고 근묵은 머뭇거리다가 자신들이 이겼다고 답하고 학도병들은 어떻게 됐냐고 묻자 아무래도 우리쪽 병력들이 많다보니... 라고 말끝을 흐린다. 이후 두봉은 마루에서 흐느끼는데, 그의 옆에 교복 차림의 불투명한 형상의 재봉이 앉아있었다.
흐느끼던 두봉은 재봉에게 죽었냐고 묻자 재봉은 포항에서 총 맞고 죽었다고 답한다. 이때 일봉 엄마가 근묵이 총을 어떻게 하냐고 묻자 이걸 파묻으면서 재봉과 계속 대화를 나누는데, 저 총에 맞아 죽었고 죽은 정황을 묻자 근묵과 나눈 대화와 일치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날 밤, 근묵과 두봉 가족은 작별인사를 한다. 일봉 엄마는 다시 한번 둘째 아들을 떠올리며 흐느끼고, 재봉은 옆에서 자길 죽였는데 밥도 주고 자기 옷도 준다며 투덜대는데 두봉은 널 죽게 한 건 내 탓이라고 자책한다. 그러자 재봉이 아버지 탓이 아니라 저 놈 탓이라고 하자 동의했다가, 삼봉이 쌀 얘기를 하며 꼭 놀러오라고 하자 버럭 화를 내며 길을 재촉한다.
말없이 길을 걷는 중에도 재봉은 계속 자기는 죽었는데 저 놈은 몸성히 고향에 돌아간다며 투덜댄다. 이를 흘려 들으며 걷던 두봉은 어느 시점에서 혼자 가라며 근묵을 보내는데, 근묵은 다시 한번 감사해하며 재봉이가 돌아오면 자기 얘기 해달라며 동무하겠다고 한다. 이 단어를 곰씹던 두봉의 눈에, 아까만 해도 멀쩡한 형체였던 재봉이 팔 하나를 잃고 피투성인채로 나타나서 이 꼴로 만들어놓고 동무 하자며 원망한다. 눈을 꼭 감고 외면하던 두봉에게 근묵은 왜 그러냐고 묻는데, 이내 두봉은 핏발선 눈으로 자신은 재봉이 돌아올 희망을 다 버렸으며, 철원도 히꼬끼가 도라무깡으로 다 불질러버려서 사람들이 다 타 죽어버렸다며 너도 희망을 버리라고 한 다음, 돌을 들어서 근묵을 죽여버린다.[68]
집에 돌아온 두봉은 아내의 물음에 잘 보내줬다고만 답하고 방에 드러누웠다가 잠든다. 그런데 다음날, 아내와 삼봉의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재봉이 돌아왔다! 심지어 다친 곳도 없이 멀쩡한 상태. 두봉은 황망해하다가 포항에 있지 않았냐고 묻는데 그의 부대는 거길 지나서 다른 곳에 갔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해진 두봉의 얼굴, 그리고 죽어 널브러진 근묵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에피소드가 끝난다.[69] 작품에서 처음으로 백백교가 등장하지 않는 에피소드이며 동족상잔의 비극을 그려내는데 집중했다.
2.7. 관(72 ~ 78화)
인민군이 장악한 어느 마을, 공개 총살형이 진행된다. 숨죽이며 쳐다보던 마을 사람들은 이후 시신들 사이에서 가족들을 찾는데, 덕선은 시신을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자 옆의 시어머니는 동길이라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비명을 지르고, 이내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그러자 저편에서 빨간 완장을 차고 있던 김홍태가 달려와서 쓰러진 아주머니를 업고 사라진다. 이를 바라보던 마을 노인들은 저 빨갱이가 친구였냐며, 근데 친구가 죽을 땐 뭐하고 있었냐고 혀를 찬다.찾아온 의사는 누워있는 어머니에게 눈을 떠보라고 하자 눈을 깜빡이는 것을 보고, 의식은 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다며 충격이 크고 연세가 있으니 회복이 어려울거라며 며느리가 맘을 단단히 먹으라고 당부하고 떠난다. 계속 흐느끼던 덕선에게 홍태가 힘내라고 하자 어머님 똥오줌이나 치우면서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힘을 내냐고 화를 낸다. 시어머니가 가 소리에 눈을 뜨고 쳐다보자 홍태는 들으시니까 조심하라고 하지만 덕선은 매정하게 어차피 옴싹달싹 못 하지 않냐고 하더니...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홍태가 먼저 볼에 뽀뽀를 한다.[70] 이내 홍태는 좀만 참으라며 당 간부가 돼서 호사시켜주겠다고 하는데, 덕선은 사람들이 욕하겠다고 하자 이렇게 젊고 예쁜 과부가 시모 똥오줌 받아서 세월 보내야 하는데 당 간부 만나서 재가 좀 한다고 손가락질 하겠냐며 위로한다. 이들은 시어머니가 의식이 있고 쳐다보는 걸 아는데도 시어머니는 어떻게 하냐는 말에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며 언제 가실지 모르지 않냐고 하고, 이후 홍태는 어머님도 젊어서 과부 돼서 아시지 않냐며 덕선이 너무 미워하지 말라며 동길이 처형 때는 실제 토벌대에 협력했을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고 했다가 덕선을 차지하기 위해서 방치했다는 것을 암시하고, 이 천인공노한 광경을 보면서 동길 어머니는 눈물만 흘린다.
그날 밤, 멍하니 누워있던 동길 어머니는 갑자기 손가락이 꿈틀대더니 살벌한 표정을 짓는다. 다른 방에서 잠들어있던 덕선은 뭔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깨서 밖을 봤다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잠드려는데, 다시 문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디엔가 끌리는 스윽하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을 보고 밖을 내다보니... 동길 어머니가 입에 식칼을 물고 기어서 그녀의 방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상상을 초월한 광경에 경악한 덕선은 말도 못하고 벽에 붙어서 부들부들 떠는데, 동길 어머니는 서방, 자식 먼저 보내고 살아서 뭐하냐며 너랑 같이 저승 갈거라고 되뇌이며 들어오려는데... 마비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지라 상체만 이용해서 섬돌을 넘어 들어오려다가 팔이 미끄러져서 들고 있던 식칼에 턱을 박아서 허무하게 죽어버린다.
한편 홍태는 당직인지 인민위원회 사무실[71]에서 낙동강 전선은 뚫렸는지, 나중에 경남도당에 가거나 부산이 해방되면 거기도 좋다~ 는 생각을 하다가 귀신처럼 등장한 덕선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자초지종을 들은 홍태는 우는 덕선을 달래며 시체는 어떻게 했냐고 묻는데, 너무 무서워서 그냥 뛰쳐나왔다니까 누가 보면 어떡하냐고 나무란다. 이때 누군가가 달려와서 덕선은 일단 건물 벽 뒤로 숨는데, 마을사람이 동길이형 어머니가 칼에 찔려 죽었고 형수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그녀가 죽이고 도망간 것 같다고 한다. 식은땀을 흘리던 홍태는 일단 인민위원회 사람들을 불러오라고 하고 덕선은 산에 있을 때 쓰던 아지트로 데려가서 숨긴다. 처음에 덕선은 사실대로 얘기하겠다고 하지만, 홍태는 그랬다간 즉결처분 당할 것이라고 만류하고, 어떻게든 살리겠다며 일단 조용히 숨어 있으라고 하고 아지트에서 나온다.[72] 이후 동길의 집, 인민위원장은 악질 반동의 집에 관까지 들이는 호사는 탐탁치 않지만 홍태의 우정이 갸륵해서 봐준다고 하며 장례는 치를 수 없으니 얼른 매장하라고 지시한다. 관을 앞에 둔 홍태는 죄송하다며 덕선이랑은 잘 살테니 저세상 가서 다 잊고 동길이랑 재밌게 잘 사시라는 말을 뻔뻔스럽게 늘어놓는데, 이후 무언가를 떠올리고 생각에 잠긴다.
다음날, 홍태는 인민위원장을 찾아 어렸을 때 인연을 들먹이며 동길 어머니를 선산에 묻겠다고 요청하고 허락을 받는다. 그리고 밤에 아지트를 찾아가서 덕선을 관 속에 넣어서 동네를 빠져나간 다음 풀어준다는 계획을 제시하는데, 당연히 덕선은 극렬히 거부하지만 홍태는 자신의 출세를 포기하고 하는거라며 다그치고, 결국 흐느끼던 그녀는 수락한다. 결국 둘은 몰래 집으로 들어오고, 덕선은 시어머니의 시신 옆에 눕고 관에 못을 박는다. 다음날, 종구 아재[73]와 관을 내오는데 너무 무겁다며 투덜대며 목탄 트럭에 관을 싣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종구는 혼자 할 수 없다며 같이 가겠다고 하고, 인민위원장은 힘든 일을 혼자 떠맡지 말라고 푸근한 미소
한편 트럭을 타고 떠나는 홍태는 덕선 걱정 때문에 불안한 판에 귓가에서 자꾸 벅벅벅 하며 손톱으로 긁는 듯 하는 소리를 듣는다. 옆의 동지가 그에게 눈치를 주고 현 전황에 대해 잡담하는 것을 듣던 홍태는 결국 이 소리 들리냐고 묻는데, 그 순간 트럭은 폭격을 당해서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홍태는 다리에 부상을 입는다. 생존자들은 밤의 산길을 걸어서 도망치는데, 홍태는 다리 부상에 더해 덕선에 대한 걱정,[74] 결국 정체모를 소리로 더 피폐해지다가 쓰러져버리자, 일행은 홍태가 차라리 미군 포로가 되면 살 수라도 있을테니 잘 됐다며 권총 한 자루를 주고 꼭 살아 돌아오라고 한다. 홍태는 덕선에게 갈 수 있어서 차라리 잘 됐다며 길을 재촉하다가 어느 초가집을 발견하는데, 웬 스님이 살고 있었고 홍태는 총을 겨누며 먹을 것을 달라고 하다가 쓰러지는데 귓가엔 계속 그 소리가 울리고 관 벽을 손톱으로 긁는 장면이 보인다.
그리고 다시 깨어난 홍태는 사흘이 지났다는 것을 알고 경악한다. 그리고 다급히 스님에게 사람이 물과 음식을 안 먹고 얼마나 버틸 수 있겠냐고 묻는데, 스님은 일주일은 가능하지 않겠냐며 사람이 명이 질기다는 말을 하고 홍태는 다시 귓가를 울리는 소리에 눈을 질끈 감는다. 홍태는 스님의 걱정을 뒤로 하고 바로 덕선을 찾아 떠나려는데, 스님은 갑자기 생시에 대해 들어본 적 없냐며 묻는다.
====# 스토어 미리보기 #====
당연히 모르는 홍태에게 스님은 생시에 대해 설명해주지만, 스님이 별 소리를 한다며 흘려 듣는다. 진짜 가려는 채비를 하는 홍태는 여전히 벅벅 긁는 소리를 듣는데, 스님은 보살님께 소리가 들린다며 빨리 가봐야 할 것 같단 묘한 말을 한다. 놀란 홍태는 자신이 듣는 벅벅 긁는 소리에 대해 얘기하는데, 스님은 그게 아니라며 자기가 죽었다는 여자가 비좁고 갑갑하니 빨리 꺼내달라고 한다고 답한다. 홍태는 덕선이 결국 죽었구나 싶어서 슬퍼하자 스님은 빨리 가서 편히 해주라고 당부하며 떠나는 그에게 농사꾼처럼 보이게 밀짚모자를 주고 생시를 조심하란 경고를 남긴다.
며칠에 걸쳐 산길을 걷고, 가끔은 군인들을 피해서 숨기도 했던 홍태는 비가 내리는 날 밤 결국 무덤 앞에 다다른다. 너무 늦었다며 덕선에게 사죄하고 슬피 울다, 관을 파헤치고 뚜껑을 여는데... 덕선이 퀭한 얼굴에 눈을 부릅뜨고 절규하는 표정으로 누워 있었다. 홍태는 다시 울며 사죄하고 이제 편하게 해주겠다며 덕선을 꺼내려는데, 덕선의 시선이 돌아오더니, 홍태의 팔목을 붙잡는다! 너무 놀란 홍태는 뒤로 나가 떨어지는데, 덕선은 그에게 왜 이렇게 늦었냐며 원망의 말을 하고 그제서야 홍태는 스님이 생시에 대해 한 얘기를 떠올리고 삽을 들어 올리지만 덕선은 몸을 움츠리며 왜 그러냐고 할 뿐이었다. 그러던 덕선은 홍태의 발목을 잡고 내가 죽은 줄 알고 놀랐냐며, 살아 있다고 하는데 홍태는 스님이 '생시는 사람을 해친다'는 말을 떠올리고 덕선의 가슴팍에 총을 쏘고, 결국 그녀와 함께 쓰러진다. 덕선은 눈을 까뒤집으며 홍태의 이름을 부르며 비명을 지르는데, 이때 홍태는 또 스님의 충고를 떠올리고 삽을 들어서 내리찍어서 덕선의 목을 자른다.
홍태는 슬피 울며 덕선을 묻고, 동길 어머니와 덕선의 봉분을 만들고 떠난다. 그러자 무덤에서 한 사람의 형상이 나타나는데... 손 끝이 피투성이가 된 동길 어머니는 이제야 널찍하니 편안하다며, 비좁고 갑갑하다며 관뚜껑을 그렇게 긁어댔는데 이제야 나타나냐며 홍태를 욕한다. 즉, 홍태가 들었던 환청은 덕선의 것이 아니었던 것. 그리고 떨어져나간 머리를 한 손에 든 덕선의 형상이 나타난다. 동길 어머니는 니 ㄴ이 이제야 죽었다며, 꼬락서니가 볼만 하다며 조소하고 덕선은 면목 없다고 시선을 피하다가 홍태가 왜 자길 죽였을까 의문을 표하지만 동길 어머니는 낸들 아냐며 쏘아붙이고 이내 덕선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한편 산길을 걷던 홍태는 인기척을 느끼고 총을 겨누는데, 그 사람은 이전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었던 조정임이었다. 그녀는 길을 잃었나 해서 말을 걸었다며 혼자면 조심해야 한다며, 스님의 생시에 대한 경고가 오버랩되면서 에피소드가 끝난다. 결국 홍태는 오해로 살아있던 덕선을 죽인 것이고, 정임을 만났으니 운명이 정해졌으며, 덕선은 죽어서도 시월드에 시달리게 되었다. 직전 에피소드처럼 백백교가 직접 등장하진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암시되었으며,[75] 일부 독자들은 정임의 재등장에 반가워했다.
2.8. 숯막골(79 ~ )
[1]
당연하지만 당시 토벌대는 조금만 의심이 들거나 그냥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도 무고한사람도 망설임없이 고문하거나 죽이고 진짜 좋게 끝나도 구타와 함께 온 동네 망신을 주고 정상적으로 살기 힘들게 한다. 그런데 좌익활동을 한 사람의 마누라가 사정했다고 토벌대가 그냥 넘기는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래도 가족들이 심신이 지치고, 갈데도 없으니 그냥 넘어간모양.
[2]
죽을 훙
[3]
길녀와 이갑석의 가족들도 같이 있다.
[4]
그런데 창백한 얼굴에 눈을 감고 입을 벌린 마치 시체 같은 얼굴에 이마에 生자가 빨간 글씨로 써진 섬뜩한 모습이다.
[5]
본처 앞에서 대놓고 그녀가 아니라 첩이 애를 봤다고 하는데, 시장 상인들도 혀를 찰 정도로 아무리 그 시대라도 도를 넘는 모욕인 듯.
[6]
동자보살은 중달을 '형'이라고 칭하는데, 어머니보다 말을 더 잘 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7]
그 와중에 석봉은 짐보따리를 모두 옥순에게 들게 하고, 어머니는 "옥순이가 짐을 나르면 되지, 굳이 돈을 들여 짐꾼을 쓰느냐"고 하는 파렴치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감탄하게 했다(...).
[8]
당시 용어로 스파이를 뜻하는 듯.
[9]
이 남자는 문식과 처음 같이 다녔던 빨치산으로, 교전 중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10]
원래 문식이 함께 다니던 인민군 모자를 쓴 빨치산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 후 함께 다니는 빨치산의 별명인 듯.
[11]
석봉의 성격 탓도 있지만, 전쟁 중에 첩질이나 하고 다닌다는 게
작은 사회인 시골에 알려지면서 평판이 훼손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12]
문식도 이 동네에서 오래 나고 자랐는지 홍춘의 아버지가 남자 형제만 7명이고 이름까지 다 알고 있다.
[13]
이때 "알아봤자 읍내로 어떻게 가냐"고 하는데 무시당한다.
[14]
구경꾼들도 몰리는데, 청년이 얼굴에 분을 바르고 승려 복장을 하고 쳐다보고 있었다.
[15]
이때 어머니는 석봉에게 "왜 애를 놀리냐"고 하고, 석봉은 "절 잘 받았다"며
개드립으로 무마한다.
[16]
다시 전 화를 보면, 홍춘의 집이 나올 때 숨어있는 귀신들이 이 생시들임을 알 수 있다.
[17]
전 에피소드에도 등장했다.
[18]
이때 그도 무당(애기동자)처럼 임신했다는 홍춘의 이마에 生자가 없는 것을 보고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당과 같은 영안을 갖고 있는 듯.
[19]
국군 군복 차림의 한쪽 눈이 뚫린 생시에에 주는데, 거의 청넌의 부관 격이다.
[20]
이때 전 에피소드에서처럼 薨자가 써진 두건을 뒤집어 쓰며, 시신을 가져올 때는 마치
강시의 원전이 됐던 것처럼 대나무 2개 사이에 시신의 팔을 묶고 나른다.
[21]
그 와중에 '덕철이 사돈댁의 고종 조카 사위'라고 덕철이도 몰라볼사람을 알아봤지만, 이미 죽은 사람이라 잘못 봤겠거니 하고 그냥 지나간다. 사실
한국 전쟁 전후만 해도
한 마을에 대체로 같은 가문 집안 사람들끼리 살았으며, 집안 사람들끼리는 의무적으로
족보나 항렬, 촌수를 외웠어야 했다. 또한 옆집에 살아도 서로 데면데면한 요새와 달리, 예전에는 같은 동네에서 농사나 축제 등 여러 모임을 통해 서로 같은 마을에 사는 공동체라는 인식이 있었기에, 노인처럼 다른 사람의 먼 촌수의 친척임에도 얼굴이나 이름을 알 가능성이 높았다.
[22]
사실 자기 손에 죽었던 사람이 나타나서 전우의 머리통을 던지면서 잘못을 빌라고 하는데 정신이 멀쩡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23]
그 와중에 두
만악의 근원들이 왜 한을 품었는지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뻔뻔함으로 독자들을 감탄케 했다.
[24]
옥순의 시신을 확인한 시점에 석봉의 어머니가 본 비명을 지르는 사람이 무당이었던 것.
[25]
석봉 모자를 구속한 이유는 천도굿이 아니라는 것이 행여나 밝혀지면 의식을 방해할까봐 그런 듯.
[26]
"새아버지의 어머니니까 나에게는 할머님이다"라고.
[27]
해방 이후만 해도
평양은 '조선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로 기독교 우파의 세가 강했다.
[28]
실제로 많은
이산가족들이 분단이 이렇게 오래 갈지 몰랐다가 영영 가족들을 다시 못 보게 되었다.
[29]
황범구의 별칭인 듯.
[30]
이때 무심한 표정으로 시체를 잘게 자르라고 지시하는 부대대장의 모습이 끔찍하다.
[31]
솥뚜껑을 살해하는 현장에 있었던 인물.
[32]
이로 미루어보면 작중 시간대는 전쟁 거의 막바지인 1953년 6월일 것이다.
[33]
경계를 강화해서인지 들어오기 전 몸수색을 받게 한다.
[34]
실제로도 있었던 일이다.
[35]
마치 어린이들이 '무지개 반사' 하는 것 같은 유치한 짓이 포로수용소 내에서는 생사가 갈리는 문제임을 보여주면서 이념 싸움의 허망함을 보여주는 듯.
[36]
처음엔 얍삽한 배신자로 보여서 곧 처참하게 죽을 것 같은 송만수가 자신을 지킬 무력도 상당하고 문신을 스스로 도려낼 만큼 깡과 생존의지도 엄청나다는 걸 보여주는 게 반전.
[37]
처음 황범구가 허석도를 죽였을 때도 피투성이가 되어서 가만히 앉아있는 채로 발견된 것을 보면, 세뇌의 목적이었던 일을 마치고 나면 정신이 돌아오는 것으로 보인다.
[38]
아주머니가 사교 조직의 일원이고 인간인지도 의심스러운 모습들을 보였지만 오길남을 이용해서 71수용소에 불을 붙이는 공작도 다 길남을 경유해서 황범구에게 지시했고, 71수용소에서 전투가 벌어져서 대규모의 시신을 획득한 시점에서 그녀의 임무가 끝났음에도 또 와서 길남에게 살 길을 알려준 것을 보면 단순한 보상 차원이건, 정말로 자신의 아들과 겹쳐봤건 간에 오길남을 생각한 것은 진심으로 보인다. 작중 배경은 일제강점기가 끝난지도 7~8년 밖에 안 된 시점이라, 아주머니가 길남에게 들려줬던 아들의 이야기와 비슷한 사례는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39]
일본어로 비행기.
[40]
미국 공군 소속의
F-86,
P-80 슈팅스타,
호주 공군 소속의
글로스터 미티어, 또는 당대의 직선익 제트기 전반을 가리킨다. 당시 영부인이었던
프란체스카 도너 여사의 모국은
오스트리아지만
오스트레일리아와 헷갈려서 '호주댁'이라고 알려졌고, 당대 사람들은 이박사 처가집에서 구해주려고 비행기를 보내줬다며 당시 UN군 공군기들을 '호주기' 또는 '이박사 처갓집 비행기'로 불렀다. 여담이지만 당시 진짜 이박사 처갓집은
전범국으로 분할 통치를 받고 있어 군대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예나 지금이나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두 나라를 헷갈리는 것은 흔하다.
[41]
춘배가 칼을 휘두르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 가족은 피난민을 강도살인하는 집단인 듯.
[42]
독자들은 잘 알겠지만 전형적인 생시의 모습이다.
[43]
춘배가 칼질을 했던 곳으로 보인다.
[44]
이전 에피소드들에서 백백교 관계자들의 복색이다.
[45]
오늘날의
서울특별시
중구 인현동2가에 해당한다.
[46]
사실 이건 거짓말일 공산이 커보인다.
[47]
이때 과거 정임이 생시에게 권총을 건네주며 꼭 필요할 때만 써야 한다는 회상도 나온다. 정황상 공비들 역시 춘배 일가처럼 정임네를 찾아왔다가 다 당한 것으로 보인다.
[48]
아마도 그 말을 진짜 믿어서가 아니라 자신을 욕보일 뻔한 놈이 놀리는 것 같아서 분노하고, 갇혀있는 꼴을 보니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떠난 듯.
[49]
다만 수돌 때문임은 분명치 않은데, 이전에 정임이 인체에 치명적인 허벅지에 총을 맞았기 때문에 과다출혈로 사망하며 조일호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애초에 죽은 사람 피는 먹일 수도 없는데 수돌이 죽은지 모르고 피를 먹여서 그럴수도 있다. 만일 죽은 사람 피도 괜찮았다면 정임이 덜 고생했을 것이기 때문.
[50]
오랫동안 일했는지 이 사람이 '대감님'이라고 부른게 결국 최대감으로 불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하며, 경찰들을 맞이할때도 '작은 대감님'이라고 칭해서 조순필이 슬쩍 비웃는다.
[51]
삼포는 일본어로는 '미우라'인데, 해방 후 일본인 주인으로부터 구입하거나 불하하거나 한 듯. 할멈도 그에게서 배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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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홍문수가 그녀의 원한관계를 근거로 용의자로 의심하는 티를 내서 바로 진술을 끌어내고, 다리 저는 둘째 아들을 어떻게 군대에 넣겠냐고 투덜대자 손 없는 고칠성도 넣었는데 할 수 있지 않았겠냐며, 순사가 이 정도도 모르고 왔겠냐며 유도 심문과 정보 우위를 이용해서 진술을 이끌어내는 화술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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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독자들은 젊어 보이는 홍문수가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는 게 수상하다고 의심했으나, 이런 검시에 대한 지식은 조선 시대에도 있었고, 무엇보다 홍문수가 젊어보이는 나이긴 하지만 부지서장이 될 정도면 관련 경험이 없지 않을테니 귀찮아서 자살로 치부하고 치워버릴 생각이 아니었다면 모를리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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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인지 함서방은 자신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며, 할멈은 캥기는 건 니가 더 하지 않냐며 그러다 오덕만에게 총 맞아 죽는다고 하고 함서방은 자기도 이판사판으로 나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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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름도
의도하고 지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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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아이가 다섯이라 하나 더 낳는 것은 대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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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다시 돌아온 아이에겐 '섭섭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아빠랑
붕어빵이라 홍문수가 영문을 알겠다는 개그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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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 안에서 관계를 해서 얼굴은 몰랐어도 손 하나가 없다는 것은 알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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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첫 화의 초반부는 심씨 부인이 최대감이 눈에 멍이 든채로 나갔다는 부분에서 추리해낸 것으로 보이며, 초반부에 최대감을 목격했다는 사람을 오덕만이 쏴죽인 이유가 여기서 밝혀진다.
오덕만은 자신이 연루된 것을 감추고 싶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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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천식 치료비로 쓰라고 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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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세를 떠나서 오덕만이 이 사건과 관련된 송석철 살인 미수, 고칠성 납치는
최소 십수년 전 일이라 애초에 잡혀갈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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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왔다갔다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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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지서장은 송석철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심지어 아들한테 소릴 지른다고 때리기까지 하는데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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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세상 다 귀찮은 표정으로 의무를 다 하려는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독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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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대봉에게는 아들과 며느리를 잃은 것도, 아내의 일침도 아무 의미가 없었고 자신은 최씨 집안의 대를 이은 사람이라는 것이 중요했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인간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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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철원이 좋은 쌀의 산지이긴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일본제국이 조선에서 쌀을 집중적으로 수탈했으며 특히 이들이 생생하게 기억할
태평양 전쟁 시기에는 말할 것도 없었을텐데 근묵이 쌀밥을 먹었다는 것은 그가 보통 집안 자식이 아니거나, 철원이 고향이라는 것이 거짓말이라 그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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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을 차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관절이나 인대를 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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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의 죽음 때문에 공산주의자들이 주로 쓰는 '동무'란 단어에 이성의 끈이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 마치 재봉이 죽인 것처럼 연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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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봉이 본 귀신들 자체가 그의 죄책감이 만든 환상이었던 것. 자세히 보면 귀신이 한다는 말은 다 그가 이미 전해들은 정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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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밝은 독자들은 초반에 동길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 덕선이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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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이오시프 스탈린과
김일성 액자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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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수를 만류한 이유는 일전의 대화를 보면 홍태가 혈혈단신인데 인민군이 점령했을 때 공산진영에 섰기 때문에 인생을 바꿀 기회도 잡았는데, 사실대로 얘기하게 된다면 덕선과의 관계가 들통나서 자신의 입지가 훼손되고 출세도 물건너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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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는 것도 그렇고 이들과 오래 알던 동네 사람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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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물을 먹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물으며, 잠시 쓰러졌을때는 울어버리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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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생시에 대해 알고 있던 스님은 선악이 모호하게 표현되어서 의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