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12 21:04:32

베네뮌데 후작부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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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배경3. 전개
3.1. 라인하르트의 반격3.2. 리히텐라데 후작의 방문3.3. 테러3.4. 결말
4. 뒷이야기5. 미디어믹스
5.1.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5.2. OVA5.3. 후지사키 류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외전 <별을 부수는 자>의 에피소드
클롭슈톡 사건 베네뮌데 후작부인 사건 레그니처 상공 조우전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외전 2권 <별을 부수는 자> 6장
    •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19~21화
    • 은하영웅전설 OVA 11화
  • 시기 : 우주력 795년, 제국력 486년 5월 17일

은하영웅전설에서 일어난 사건. SE 795년, RC 486년에 발생한 은하제국 내의 범죄사건으로, 과거 황제 프리드리히 4세의 애첩이었으나 지금은 총애를 잃은 주산나 폰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는 안네로제 폰 그뤼네발트 백작부인을 질투한 나머지 암살하려다가 적발, 자신이 처형된 사건이다. 단,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 및 OVA에서는 SE 796년, RC 487년의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 직후에 벌어진 일로 묘사된다.

2. 배경

본래 황제 프리드리히 4세의 애첩이었던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소녀티가 사라지자,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프리드리히 4세의 관심에 멀어지고 이후 그뤼네발트 백작부인이 프리드리히 4세의 총애를 독차지하면서 완전히 밀려나게 되었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천한 신분 주제에' 자신에게서 황제의 사랑을 빼앗아간 안네로제를 증오했고, 그 증오는 그녀의 동생 라인하르트 폰 뮈젤에게로 번져갔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라인하르트를 살려두었다가는 훗날의 우환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여 아직 남아 있는 궁정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라인하르트를 암살하려고 했다.

그러나 행성 카프체란카에서 벌어진 1차 암살 시도는 라인하르트의 반격으로 헬더 대령과 후겐베르크 대위가 사살당하면서 실패했으며, 두 번째로 헌병장교 그레고르 폰 크룸바흐 소령을 통한 2차 암살 시도마저 실패했다. 원작의 암살 시도는 이 두 번 뿐이지만 OVA에서는 사프하우젠 자작가와 리텐하임 후작가의 광산 소유권을 두고 벌어진 결투 재판에서 암살자를 고용하여 결투 대리인이 된 라인하르트를 암살하려고 했고,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판에서는 대놓고 야음을 틈타 암살자 무리를 보냈다가 격퇴당하기도 했다.

그렇게 암살이 실패하는 사이 라인하르트는 동맹과 제국을 통틀어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여 우주력 795년이 되자 제국군 대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루돌프 폰 골덴바움 이래로 내려오는 명문 귀족가문 로엔그람 백작가를 잇게 되었다. 설령 궁정 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베네뮌데 후작부인이라도 과거처럼 암살 시도를 했다가는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러자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다시 안네로제로 눈을 돌려, 남매를 세트로 제거할 계획을 세웠다. 그것은 바로 궁정의사 글레저를 통해 안네로제가 다른 사내의 아이를 임신하도록 만들어 불륜을 저지른 것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안네로제가 밀통한다면 후궁에게 허락되지 않는 불의인 만큼 당연히 사형당하고, 연좌제에 의해 라인하르트도 함께 제거할 수 있다는 것.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글레저에게 사례를 약속하며, 최대한 천하고 추악하고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있으며 성병까지 있는 악조건을 갖춘 사내의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시키라고 의뢰했다.
그 말에 글레저는 일이 이상하게 흘러감을 눈치챘다. 그는 지금까지 그저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푸념이나 들어주고 맞장구나 치면서 쏠쏠한 수입을 올리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 치졸하고도 끔찍한 계획을 듣고는 그녀가 선을 넘었다고 느끼고 살아남기 위해 슬슬 발을 뺄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미친 계획이 성공할 리도 없을 뿐더러 성공한다고 해도 과거의 영광 따위는 돌아올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들키면 100% 처형, 그것도 완벽한 대역죄로 몰려 3대 일가가 싸그리 몰살당할 일이었다.[1]

결국 베네뮌데 후작부인과 손을 끊기로 결심한 글레저는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요구를 따르는 척 하면서, 라인하르트와 리히텐라데에게는 따로 『궁중의 B 부인이 G 부인에게 해의(害意)를 품고 있다. 주의하라.』는 익명의 투서를 보내 위험을 경고했다. 안 그래도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껄끄러워하던 리히텐라데와 라인하르트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응을 시작했다.

3. 전개

3.1. 라인하르트의 반격

우주력 795년 5월, 클롭슈톡 사건의 뒷수습이 완전히 마무리되었다. 볼프강 미터마이어 소장은 라인하르트, 브라운슈바이크, 에렌베르크의 삼자 물밑협상을 통해 5월 9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석방되었다. 다음날에는 라인하르트 폰 뮈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오스카 폰 로이엔탈, 볼프강 미터마이어 네 사람이 라인하르트가 살던 림베르크 슈트라제의 2층 방에 모여 유대감을 다졌다. 여기서 라인하르트는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모략과 음모에 대해 처음으로 밝혔다. 두 사람은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집요한 증오에 전율하면서도 그런 중대사를 자신들에게 털어놓은 것을 신뢰의 증표로 여기며 감동하였다.

로이엔탈은 글레저 의사가 밤중에 남의 눈을 피하여 이따금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저택을 방문한 것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했다. 바로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임신했다는 소문을 퍼트리는 것. 그러면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명예는 추락할 것이고 그럼 그쪽에서 어떠한 반응을 보일 것이 자명했다. 라인하르트는 로이엔탈의 간계를 받아들여 궁정에 헛소문을 퍼트리고, 글레저 의사에게는 5월 13일 밤에 『그대의 죄상은 내 손안에 있다』는 익명의 편지를 보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5월 14일,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비번이라 쉬고 있는 글레저에게 TV전화를 걸어서 화를 내며 "이 소문, 혹시 당신이 낸 거 아니냐?"라고 따졌다. 당연히 글레저는 어이없다는 듯이 부정하면서도 속으로는 '맞아, 그런 방법도 있었거늘.'하며 아쉬워(?)했다. 안 그래도 고압적인 후작부인을 상대하는데 지친데다가 후작부인을 노리는 적의 공격에 말려들기 싫은 글레저는 더 이상 욕심부리지 않고 몸을 빼기로 판단했다. 결론을 내린 글레저는 안네로제를 먼저 추방시킨 다음에 처치해야 한다고 장광설과 미사여구를 섞어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속였다.

3.2. 리히텐라데 후작의 방문

우주력 795년, 제국력 486년 5월 16일 오후에 국무상서 겸 재국재상 대리를 맡고 있는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 후작이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저택을 방문했다. 리히텐라데 후작이 응접실로 들어오자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그를 환대했다. 그러나 리히텐라데 후작은 냉랭하게 시외에 있는 장원을 하사할 테니, 황궁 노이에 상수시의 저택에서 나가 행복한 여생을 보내라는 황제 프리드리히 4세의 뜻을 전달했다. 이는 출궁으로도 모자라 사실상 황제의 총희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의미였다.

이 날벼락 같은 조치에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미쳐 날뛰며 '안네로제가 나를 모함해서 쫓아내려 한다'라고 의심하지만, 오히려 리히텐라데 후작은 "그뤼네발트 백작부인은 매우 정숙한 사람이라 그녀가 누구를 욕하거나 헐뜯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헌데 왜 당신은 정반대로 행동해서 황제 폐하께 더 혐오감만 주느냐"라고 일갈했다.[2]

그런데 리히텐라데의 일침을 들은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폭발, 안네로제가 황제를 홀렸다고 단정하고 극도의 증오감을 드러냈다. 깜짝 놀란 리히텐라데는 바로 일어나서 안락의자 뒤에 숨은 뒤 "앞으로 계속 문제를 일으키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는데,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예전에는 자기 앞에서 설설 기던 사람이 이제 와서 황제의 대리인을 칭하며 설교를 늘어놓는다고 생각하여 바로 쫓아내버렸다.

발광하는 베네뮌데 후작부인에게 기겁한 리히텐라데 후작은 간신히 그녀의 집을 떠나 보조관 바이츠가 기다리고 있는 차량에 타고, 그 모습에 바이츠는 "암여우의 꼬리를 밟으신 듯 하군요?"라고 어떻게 보면 무례하다고 꾸짖을만한 말을 건넨다. 그러나 리히텐라데는 화를 내긴 커녕 슬쩍 웃어주면서 그렇다는 투로 넘어갔다. 리히텐라데가 "저 후작부인을 어떻게든 해야할 것 같은데... 이대로 두면 더 시끄러울테고."라며, 근심을 토로하자 바이츠는 쉬운 방법이 있다며 남자를 맺어주면 되지 않겠냐고 한다. 당연히 리히텐라데는 그 대답에 어이없어하면서 한때 황제의 총희였던 후작부인이 누구에게 만족하겠냐며 미덥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바이츠는 억지로라도 맺어주면 되지 않냐고 하자 리히텐라데도 좋은 방법일지 모른다며 한번 생각해보자고 마음 먹었지만, 정작 장본인인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이성을 잃고 집안의 가재도구를 죄다 부수며 안네로제를 죽여버릴거라고 외치고 있었다.

3.3. 테러

5월 17일, 안네로제와 도로테아 폰 샤프하우젠, 마크달레나 폰 베스트팔레 라인하르트 폰 뮈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를 대동하고 베스트팔레 남작부인의 애인들 중 하나가 출전한 피아노 콩쿠르를 구경하러 갔다. 남작부인의 애인은 2위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였다. 일행은 입상을 축하하고, 극장 부속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뒤 안네로제, 샤프하우젠, 베스트팔레는 큰 랜드카에,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는 작은 랜드카를 타고 노이에 상수시로 복귀했다.

그런데 폭우를 헤치며 노이에 상수시의 북쪽 통용문으로 향하던 도중, 갑자기 우라늄 238 대전차 라이플 탄이 날아와 큰 랜드카를 공격했다. 큰 랜드카는 오른쪽문이 날아간 뒤 빙글빙글 돌다가 궁전 벽에 충돌했고, 운전수는 비명을 지르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나마 비 때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빗맞았기에 망정이지, 제대로 맞았으면 탑승자 전원이 즉사했을 것이다. 라인하르트는 누이에게 망토를 씌워준 뒤 자세를 낮추도록 하고, 키르히아이스와 함께 블래스터를 뽑아 폭우를 은폐물 삼아 기습하는 암살자들을 하나하나 쓰러뜨렸다.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가 암살자들을 상대하는 사이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가 병사들을 이끌고 달려와 라인하르트 일행을 구하고 암살자들을 제압했다. 그리고 미터마이어가 현장에서 체포한 한 자객의 입에서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돈과 출세를 미끼로 이 사건을 사주했음이 드러났다. 라인하르트는 그 여자가 살아있는 한 안네로제는 생명의 위협에 놓이게 되고, 그렇다면 자신과 키르히아이스도 전투에 전념할 수 없으니 베네뮌데를 고발하기로 했다. 샤프하우젠 자작부인과 베스트팔레 남작부인은 자신을 암살하려 한 베네뮌데 후작부인에 격노했지만, 안네로제는 라인하르트가 전진에만 마음을 쓰지 않고 가끔은 적이라도 상대의 마음과 삶을 헤아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침묵했다.

3.4. 결말

다른 누구도 아니고 황제의 총희, 귀부인 둘, 군인 2명을 살해하려 한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국무상서 리히텐라데 후작은 이 사건을 전해듣고 비서인 바이츠를 글레저 의사에게 보낸다. 글레저는 이런 사태를 예상했듯이 자신은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협박하여 마지못해 일을 돕긴 했지만 설마 그뤼네발트 백작부인을 암살하려고까지 할 줄은 몰랐다면서 증거로 그동안 후작부인이 도모한 모든 일에 대해 녹음한 것과 서류를 내밀면서 무고함을 주장했다.[3] 이로써 암살미수사건을 포함해 그동안 그뤼네발트 백작부인을 노리던 모든 악질적인 증거까지 완전히 드러나 후작부인은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애초에 이 암살미수로 그뤼네발트 백작부인 말고도 샤프하우젠 자작부인과 베스트팔렌 남작부인까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기 때문에 후작부인이 처형을 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건의 전모에 대해 보고받은 프리드리히 4세는 무표정하게 포도를 먹으며 "주산나가 그렇게까지 힘들었을 줄이야."라고 말할 뿐이었다. 재상대리 리히텐라데 후작은 "폐하. 외람된 말씀이오나, 가난한 평민 계집이라 해도 연인의 사랑을 잃는 것은 두려운 법이옵니다. 하물며 일천만승의[4] 군주이신 폐하의 총애라면 보석 산보다도 귀중하게 여길 것은 당연할진대, 이를 잃고 분노한 것도 무리는 아니옵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게 은근히 "그러니까, 이 모든 게 황제 당신이 이 여자 저 여자 건드린 탓이잖아?"라는 비아냥이 담겨져 있었다. 아무 말없이 듣던 프리드리히 4세는 " 괴롭지 않게 끝낼 수 있도록 해라."라는 명령으로 베네뮌데 후작부인에게 사형 판결을 내린다. 상술한 대로 황제의 총희를 건드리는 것도 대역죄인데다가, 다른 무고한 귀족부인들까지 위험했으며 나아가 제국군 대장인 라인하르트도 하마터면 위험했는데 골덴바움 왕조에서 장군도 대역죄가 아닌한 황제의 어명없이 함부로 해치는 것도 금지되어있던 만큼, 그야말로 후작부인은 대역죄를 여럿 한번에 저지른 셈이었다. 그렇기에, 제국재상 대리인 리히텐라데 후작 역시 사형을 피할 수 없다고 봤기에 군말없이 처형명령을 지켰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데려오기 위해 출동한 궁내성와 전례성 관리들은 그녀가 반항하지 않고 따라오도록 하기 위해 안네로제가 불의의 사고로 죽었으며 황제가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찾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 안네로제의 부고를 들은 후작부인의 얼굴에는 활기가 넘쳐났고, 황제가 자신을 부른다는 소식에 더더욱 기뻐하며 시녀를 불러 20분이나 화장을 했다. 하지만 기쁨에 차서 길을 나선 후작부인은 오래가지 않아 차량이 황제의 침전이 아닌 곳으로 가는 것을 알아차렸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어디로 가냐고 묻자 전례부 관리들은 냉혹하게 재판장으로 가고 있으며, 후작부인의 그뤼네발트 백작부인 암살 미수 혐의에 대한 재판이라는 것도 밝힌다. 멘붕한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그 계집(안네로제)이 멀쩡한거냐?"고 질문하자, 이번에도 전례부 관리들은 안네로제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하다고 차갑게 대답한다.[5]

후작부인의 재판은 전례상서 요한 디트리히 폰 아이젠후트 백작의 저택 응접실에서 열렸다. 아이젠후트 백작이 주관했고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라인하르트 폰 뮈젤, 궁내성 고등참사관 보든 후작, 황궁경찰본부장 샤헨 백작, 대법원 판사 브룩도르프 법학박사, 궁정의사 올렌부르크 의학박사, 국무상서 비서관 바이츠, 황실 시종장 카르테나 자작, 황궁경찰관 6명, 전례성 직원 4명이 '관객'으로 참석했다. 아이젠후트 백작은 끌려온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탄핵을 무시하고 사형을 선고하되 자결로 집행하고 후작위에 걸맞은 예우로 장례를 치르라는 프리드리히 4세의 칙명을 전했다.

그러나 후작부인은 순순히 죽지 않았다. 후작부인은 관객으로 임석하고 있던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을 가리키며 자기 아이를 죽인 살인마라고 규탄했다.[6] 브라운슈바이크도 분노와 허세를 담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지만 황궁경찰관은 상관의 지시가 없어서 그냥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잉크병을 잡아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 던졌고 브라운슈바이크는 피했지만 옆에 있던 다른 귀족들을 덮쳐 줄줄이 넘어지고 얼굴에 잉크가 묻는 촌극이 벌어졌다.

미쳐 날뛰는 후작부인을 보고 임석자 전원이 질려 있는 사이 다음 성토 순서는 라인하르트가 되었고, 후작부인은 " 그년의 동생!"이라는 말만 하며 라인하르트의 얼굴에 을 뱉었다.[7] 희미하지만, 침에 향기가 났는데 후작부인이 향내구슬을 입에 머금고 늘 몸을 가꾸고 언제라도 황제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 수있었다. 그래도 침에 얼굴에 맞은 건 엄청 기분나빠할 일이지만 라인하르트는 오히려 얌전하게 가만히 있었다. 이제 곧 죽을 팔자인 후작부인에게 모욕을 줘봐야 필요도 없지만, 목숨처럼 귀한 누나를 해치려던 이 여자에 대하여 그렇게까지 만든 황제 탓이 크다고 여긴건지 아무런 대꾸도 없이 무감정하게 봤을 뿐이었다.

이때까지 멍하게 보던 황궁경찰본부장 샤헨 백작이 나서서 '충분히 즐기셨을테니 이제 막을 내려야겠다.'며 후작부인의 난동을 수습했다. 상관의 지시를 받은 황궁경찰관들이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붙잡고 강제로 독주를 입에 들이부었다. 후작부인이 손가락을 입에 넣어 독주를 뱉으려 하자 경찰관들은 손목을 잡아 강제로 손가락을 끌어냈고,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증오를 담은 눈빛으로 째려봤지만 조금 뒤 의식을 잃고 숨을 거두었다. 궁정의사 올렌부르크 박사가 후작부인의 상태를 살핀 뒤 사망을 선고하면서 궁정재판을 끝냈다.

재판에 참석하지 않고 국무성에서 보고를 들은 리히텐라데 후작은 이로써 "꽃밭을 해치는 잡초"가 하나 사라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비서인 바이츠가 씁쓸하게 "골칫거리가 사라지면 곧이어 다른 골칫거리가 나타나는 법."이란 말을 한다.

4. 뒷이야기

5월 19일, 라인하르트는 출정에 앞서 프리드리히 4세에게 출정 인사를 하기 위해 노이에 상수시에 입궐했다. 그런데 프리드리히 4세는 라인하르트의 야심을 꿰뚫어보는 듯한 알 수 없는 말을 하더니, "로엔그람 백작 대신 베네뮌데 후작이 되는 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다. 당황한 라인하르트는 최대한 겸손하게 백작조차 분에 넘치며, 후작은 구름 위의 신분이라 내 손이 닿지 않는다고 거절하였고, 결국 로엔그람 백작가를 계승했다. 이때 프리드리히 4세의 언사에서 비치는 의도를 보면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처형을 기회로 삼아, 라인하르트의 지위를 더 높여주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어쨌든 이번 사건으로 궁정의 적을 제거한 라인하르트는 제국력 486년 7월, 로이엔탈, 미터마이어, 키르히아이스를 데리고 동맹령 원정에 나섰다. 그리고 여기서 쌓은 공적으로 당당히 로엔그람 백작가를 계승하였다. 그리고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최후는 라인하르트를 제거하려는 귀족들에게 경고가 되었는데, 제4차 티아마트 회전에서 라인하르트를 죽이는 데 실패한 플레겔 남작이 라인하르트를 모살하기로 한 에렌베르크와 브라운슈바이크의 밀약을 거론했다가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가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비참한 최후를 거론하며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5. 미디어믹스

5.1.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

3권에 등장하는 사건이며 리히텐라데 후작이 후작부인을 찾아가, 황궁에서 퇴거하라는 지시를 전달하는 장면까지는 원작소설과 같다. 덧붙여진건 "하필, 이 때에 외출이라니....."이라며 속마음으로 라인하르트는 착잡해했지만, 미소지으며 오랜만에 궁궐 밖에 나가고 싶어하며 한달을 기다려왔다고 좋아하는 누님 얼굴을 보니 도저히 나가지 말라고 할 수 없었다. 때문에 라인하르트는 경호원을 따로 두고도 시간을 내 키르히아이스와 같이 누나를 경호하고자 동행했다. 마침, 반란군과 큰 전투도 없어 이렇게 시간을 낼 수 있었다는 생각도 한다. 덤으로 원작과 달리 비텐펠트도 우연히 밤중에 습격받아 암살자들을 느긋하게 쓰러뜨리는 키르히아이스와 라인하르트를 보고 사정을 듣게되는 게 추가되었다. 이 과정이 좀 웃기는게 충직한 부관인 오이겐이랑 라인하르트를 미행했기 때문에 끼어든 거였다. 여기서, 라인하르트 각하 빠돌이같이 찬양하다가 왜 그 분 곁에 재수없는 빨강머리가 있다느니 투덜거리며 밤중에 따라간 것. 오이겐은 제발 그만두라고 간청하던 와중에 갑자기 암살자들에게 습격받은 둘을 보고 엉겁결에 끼어든 거였다. 라인하르트는 그런데 밤중에 자네 둘은 왜 여기 있나?라고 질문하자 오이겐이 얼른 "아, 야간 산책 중이었습니다!" 라고 다급하게 말하곤 그만 실례했다며 부랴부랴 비텐펠트 손을 잡고 같이 그 자리를 피한다.

또한, 테러의 결행에 있어서는 코믹스판 오리지널 인물로서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명령을 받은 후작가의 집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바주카를 손수 쏴서 안네로제의 리무진을 저격한 것도 집사였다. 소수의 암살자들이 범행을 시도했을 뿐이고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를 쉽게 제압하지도 못한 원작과 달리, 만화판에서는 다수의 차량과 인원들이 중화기로 무장하여 두 사람을 완전히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라인하르트는 "네가 누군지 다 알겠어. 이런 짓을 해서 성공해봐야 네 주인도 비참한 최후만 당할 뿐이야."라고 경고하지만, 집사 역시 쓴웃음이 섞인 미소를 잠깐 띄면서 그런 건 이미 알고 있다는 듯한 반응과 동시에 마지막 발포 명령을 내리려 했다.

하지만 구원부대를 이끌고 나타난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에게 역관광을 당해 순식간에 제압되며, 살아남은 부하들은 죄다 달아나고 멘붕한 집사 앞에 로이엔탈이 블래스터를 겨누고 나타났다. 사로잡힌 집사가 자백할 필요도 없이, 베스트팔레 남작부인이 그가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집사라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신분이 확인되었다. 곁에서 이를 들은 미터마이어는 "역시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지시냐?"라고 심문하고, 로이엔탈 역시 "출세라도 보장받았나?"라면서 암살에 가담한 이유에 대해 묻는다. 결국 체념한 집사는 암살 미수가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사주라는 것과 자신이 가담한 이유까지 모든 걸 털어놓는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출세? 저 같은 자가 출세한다고 얼마나 대단한 일이 생길까요?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분과는 신분이 다릅니다. 그분은 나 같은 건 쳐다보지 않으니까"라고 숨겨둔 속마음까지 털어놓았다. 라인하르트도 이건 전혀 예측못했는지 "너...?"라고 되뇌일 정도였다.
파일:미치하라 카츠미.베네뮌데의 집사.jpg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집사

사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집사가 이렇게 실패할 확률이 더 높고 설령 성공한다고 해도, 황제의 총희를 살해하려한 반역죄로 처형당할 게 뻔한 대규모 암살 사건을 벌인 이유는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정작 황제의 전 총희라는 높은 신분의 베네뮌데는 하인에 불과한 그를 같은 급의 사람으로도 보지 않았고, 집사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베네뮌데와 이어질 생각 따윈 꿈도 못 꾸며 하인의 자리에만 만족하고 있었다.[8] 평생을 가도 베네뮌데 후작부인과 함께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안네로제의 암살 시도를 크게 벌여 실패하면 가장 좋고, 성공하더라도 문젯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게 하여 어느 쪽이든 베네뮌데 후작부인과 자신 모두 사이좋게 저승길로 가게 만든 것이다.[9] 결국 집사는 "이렇게 된 건 그분 탓이야. 지나간 과거를 잊지못하고 증오에만 미치셨으니. 나로선 그분을 막을 수도 없었어. 그래, 그분과 함께 살 수는 없지만, 함께 죽을 수는 있다."라고 회한 섞인 유언을 남기고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교전 중에 상처를 입은 흔적이 일체 없었고 체포될 때에도 멀쩡했던 걸 보면, 입 안에 독약을 숨겨두고 있다가 음독자살했을 가능성이 확실하다.

재판 과정의 전개 역시 원작과 별 차이는 없으나, 속여서 데려오는 부분은 통째로 삭제되었다. 브라운슈바이크를 비난하는 장면도 없으며, 안네로제와 라인하르트를 비난하기는 하되 라인하르트의 얼굴에 침을 뱉는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숨을 거두면서 프리드리히 4세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환상을 보면서 행복에 겨운 얼굴을 하여 미디어믹스 중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가장 가련하게 묘사된다.미소지으면서 "폐하......!"라고 말하며 숨을 거두는데 그 자리에 있던 황궁경찰이나 귀족들은 후작부인이 가리키며 죽은 곳을 쳐다보니 아무 것도 없었기에 그녀가 본 환상이라는 걸 확인해준 셈이다. 이런 후작부인의 죽음을 전해듣은 프리드리히 4세는 무표정하게 술을 들이키면서 "짐도 곧 따라가겠다, 먼저 가서 기다려라, 주잔나."라는 대사를 한다.(원작에서는 리히텐라데에게 고통없이 끝내주라는 명령을 내린 뒤, 즉 후작부인이 죽기 훨씬 전에 중얼거렸다.)

그리고 원작처럼 안네로제는 그녀를 이해하고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용서할 수 없냐고 부탁하는데, 라인하르트는 그 말을 들은 즉시 "그저 나만 노렸더라면 저도 용서할 수 있었지만 내게 너무나도 소중한 누님을 해치려고 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라며 거부한다. 그러자, 안네로제가 마음 속으로 "어쩔 수 없구나...라인하르트. 억지로 강요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난 후작부인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단다. 만약에 너희 둘(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이 없었더라면 바로 내가 후작부인처럼 되었을지도 모르니까..."라고 생각하는 게 추가됐다.

5.2. OVA

본편 11화 단 한 화에서 모든 문제를 싸그리 몰아서 처리했다. 여기서는 글레저가 아예 등장하지 않으며, 후작부인과 함께 음모를 꾸미는 주체가 플레겔 남작이다.

OVA에서도 퇴거 통고를 받는 부분까지는 거의 동일하며, 한 가지 다른 점은 원작의 글레저가 후작부인에게 진심으로 충성하는 게 아니라 돈이나 벌려고 하는 데 반해 플레겔은 라인하르트와 안네로제를 제거하는 데 이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연관되었다는 증거는 전혀 남기지 않았다.

OVA의 암살시도는 원작이나 코믹스와 달리 유괴로 진행되었다. 라인하르트가 시찰 도중 부상을 입었다는 가짜 연락을 넣고, 동생에게 가기 위해 차를 타고 나온 안네로제를 숲속에서 납치한 것. 산속에 있는 별장에서 안네로제를 기다리던 후작부인은
"내일 아침, 넌 마을에서 시체가 되어 발견될 거다. 어디 사는 말뼈다귀인지도 모를 사내놈과 몸을 포개고 누운 채로. 사람들은 수군거릴 테지. 역시 그뤼네발트 백작부인 어쩌고 해도 결국은 천출이라고. 폐하 몰래 천한 신분의 남자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고!"

라는 전형적인 악당의 대사를 하며 독주를 먹이려고 한다. 그런데 이때 안네로제가 이상한 길로 간다고 생각한 키르히아이스, 미터마이어, 로이엔탈 세 사람이 뒤를 쫓아와 별장에서 총격전이 벌어진다. 별장 밖에서 망을 보던 후작부인의 부하 둘이 세 사람의 총에 맞아 쓰러지고, 별장 내부로 돌입한 이들이 안네로제를 돌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후작부인은 도리어 안네로제를 인질로 한 채 이들에게 무기를 버리라고 요구했다. 키르히아이스가 바닥에 총을 내려놓는 찰나 뒤늦게 도착한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 두꺼비집의 전원을 내려버리고, 순간 찾아온 어둠 속에서 총격전이 재개되나 더 이상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고 후작부인 일당은 창문으로 도망쳤다.

증거가 너무도 확연했으므로 황제는 사형 판결을 내리며,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막았어야 했는데...어차피 짐도 곧 간다. 적어도 아직 아름다울 때 가서 기다리도록 해라, 주산나..."라며 속으로 탄식한다.

재판 양상은 원작보다는 코믹스와 비슷하다. 속여서 데려오는 부분도 없고, 사산한 자기 아이 때문에 브라운슈바이크를 비난하는 장면도 없다.[10] 다만 안네로제와 라인하르트를 비난하는 장면은 있으며, 라인하르트의 얼굴에 침을 뱉는 장면도 있다.[11] 또한 이 장면에서 재판을 주관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었던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나머지 1명은 브룩도르프) 후작이 후작부인의 행동을 일부러 잠시 방치, 마치 라인하르트를 의도적으로 골탕먹이려는 듯한 연출이 있는데 정말 그런지는 미지수이다.

OVA에서는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죽음이 좀 더 비극적으로 조명된다. 강제로 독주를 마시게 된 것까지는 같은데, 죽기 직전 주위를 둘러보다가 프리드리히 4세는 이 자리에 없음을 알게 된 후 제발 돌아와 달라며 단지 전처럼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라는 말을 남기고 죽는다.[12] 그래서인지, OVA에서는 라인하르트가 베네뷘데 후작부인이 자결한 것을 알리자 안네로제가 라인하르트에게 후작부인을 용서해주라고 하는 장면도 있다. 심지어 "그 여자는 누님을 죽이려고 했잖아요!"라며 의문과 항의가 섞인 말을 하는 라인하르트에게, 후작부인이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 이유까지도 정확히 짚어 말해주었다.

5.3. 후지사키 류 코믹스

통째로 잘렸다. 덕분에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수명도 늘어나서 프리드리히 4세의 죽음과 립슈타트 전역의 결말, 라인하르트의 개혁을 목격하고 황제 납치 사건에 참여, 은하제국 정통정부의 요인이 된다.


[1] 사실 애초에 시도조차 하기 어렵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글레저에게 "의사의 지위를 이용해서 안네로제를 검진할 때" 수정을 시키라고 했는데, 인공수정은 그렇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시술이 아니다. 당장 계획 실행이 늦어져 베네뮌데가 타박하자 글레저는 "황제의 애첩을 검진할 때는 오진을 막기 위해 여러 의사가 동시에 들어가며, 그 사실을 당신이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느냐"고 일깨워서 진정시켰을 정도였다. 차라리 독살이 그보다 더 쉬우면 쉬웠지 더 어려울 수는 없을 것이다. [2] 리히텐라데 후작은 이 시기에 제국 재상대리로서 라인하르트에 대해 경계와 은연 중의 후원 두 가지를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때쯤에는 라인하르트의 찬탈 조짐이 뜬소문으로나마 돌고 있었던지라 경계를 더 했다. 그런 리히텐라데조차 안네로제를 옹호했으니 그만큼 베네뮌데와는 달리 안네로제가 처신을 잘 했다는 증거이다. [3] 글레저는 이미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남자의 정자를 구해오라고 했을 때부터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걸 눈치챘기 때문에, 미리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범행을 증명할 증거를 차곡차곡 모아왔다. 실제로 글레저는 베네뮌데의 푸념을 들어주며 맞장구만 쳐줬을 뿐 암살미수사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4] 一天萬乘. 고대 주나라에서 천자 전차 1만 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여기서 유래하여 천자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 [5] 번역판에 따라서 번역이 죄다 다르다. 을지서적판에선 "손톱자국 하나 안 났습니다."로, 서울문화사판에선 "전혀 다치지 않으셨습니다."로, 이타카판에선 "머리카락 한 올까지 멀쩡합니다."라고 대답한다. [6]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과거 황제의 아들을 사산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당시 시중에는 이 아이가 사실은 살아서 태어났으나, 제위 계승의 경쟁자를 원하지 않는 브라운슈바이크의 사주를 받은 담당 의사가 태어나자마자 죽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사형 판결을 받고 브라운슈바이크를 성토한 것은 이것 때문이다. [7] 사실 베네뮌데 후작부인과 라인하르트와의 관계는 그게 다다(...). [8] 코믹스에서 글레저가 베네뮌데를 만난 뒤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집사에게 "집사인 당신이 지금 후작부인의 광기어린 행동을 막을 수 없겠소? 이대로 두다간 후작부인의 파멸이 닥쳐올거요."라고 설득하지만, 집사는 착잡하게 "그분이 저같은 것의 말을 듣을까요? 저는 그저 그분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요."라고 대답하며 베네뮌데를 말리는 걸 포기했다. 그 말대로 질투에 정신이 나가버린 베네뮌데 후작부인은 아무리 말려도 듣는 척조차 안할 게 분명했다. [9] 물론 그렇다고 집사가 얌전히 있던 베네뮌데 후작부인을 충동질한 것은 결코 아니다. 애초에 질투에 미쳐서 가만히 있던 안네로제를 임신시키려는 터무니없는 계획을 세웠다가 역공당해, 황제에게마저 황궁에서 나가라는 조치를 받은 건 오로지 베네뮌데 후작부인의 자업자득이였다. 집사는 그저 궁지에 몰려 이성을 잃은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그 계집을 죽인다고 할 때 군말없이 따르겠다고 했을 뿐이다. 당장 아래의 "이렇게 된 건 다 과거를 잊지 못하고 증오에만 미친 그 분(베네뮌데 후작부인) 탓이다."라는 유언을 봐도, 집사 역시 베네뮌데의 근거없는 질투심이 모든 사태의 계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베네뮌데가 안네로제에 대한 원한이든 뭐든 다 포기하고 조용하게 물러나서, 물질적으로 부족함없이 살아간다면 집사는 평생 그녀의 곁을 충실하게 돌보았을 터였다. 겨우 집사에 불과한 사람이 바주카포도 잘 다루고 부하들을 지휘하는 능력을 보면, 군사적 재능이 꽤 있는 능력자였던 듯 한데 결국 주인을 잘못 만나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10] 아무래도 플레겔이 베네뮌데의 작업을 도왔던 점 때문인 듯하다. 만일 사산한 아이 때문에 브라운슈바이크를 증오한다면 그 친척인 플레겔을 신뢰할 리 없기 때문이다. [11] 원작이나 코믹스와는 달리 어쨌든 이 사건의 핵심은 베네뮌데 후작부인이 안네로제와 라인하르트에게 증오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니 그 부분을 강조한듯. [12] 참고로 이 사건은 궁중 암투였기 때문인지 비밀리에 집행되었고, 사인은 급사로 발표되었다는 내용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