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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판타지/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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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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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0세대: PC통신 시기
2.1. 이전: 한국 장르 판타지와 게임2.2.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핵심 문법 제시2.3. 왜 처음엔 실패했는가?
3. 도서대여점 시기
3.1. 1세대: 《 유레카》와 장르군 형성
3.1.1. 당시 게임의 영향3.1.2. 초기 인기작을 통한 장르 구체화3.1.3. 무협의 영향3.1.4. 고등학생 주인공과 유희적 게임
3.2. 2세대: 퓨전 게임 판타지, 싱글플레이 게임 판타지3.3. 3세대: 《 달빛조각사》를 통한 주류화
3.3.1. 현실의 영향3.3.2. 청년 주인공의 대두3.3.3. 신자유주의적 담론의 반영3.3.4. MMORPG의 영향
4. 4세대: 웹소설 게임 판타지
4.1. 위축과 신생 장르와의 혼합
4.1.1. 겜판소 위축의 이유4.1.2. 상태창과 타 장르의 결합
4.2. 클리셰의 변화
4.2.1. 다양한 게임 장르의 등장4.2.2. 인방물과 게임 · 현실의 평면화4.2.3. 인앱 결제의 재현4.2.4. 게임빙의물의 활성화

1. 개요

게임 판타지는 시기에 따라 특징이 나뉘며,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 0세대 게임 판타지
    90년대 말, 게임 판타지의 원형을 제시한 작품들. 개별 작품의 성취였으며 신뢰있는 클리셰를 형성하는 것 즉 장르로 실체화하진 못했다.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최초의 게임 판타지로, 가상현실 MMORPG 설정과 인게임의 시간 증폭을 제시했다.
    • 유레카: 위의 설정을 다양한 게임 경험과 융합시킨 게임 판타지의 실질적 원형.
  • 1세대 게임 판타지
    00년대 초, 고등학생 주인공과 판타지, 유희의 공간으로 가상 현실 게임을 다룬 작품군. 상술된 0세대 게임 판타지의 클리셰를 장르로 실체화하였다.
  • 2세대 게임 판타지
    00년대 초중반, 퓨전 게임 판타지를 통해 1세대와 3세대 게임 판타지의 교두보가 된 작품군.
  • 3세대 게임 판타지
    00년대 중후반, 청년 주인공과 스펙, 노력 등 신자유주의적 현실 담론을 도입한 작품군.
  • 4세대 게임 판타지
    10년대 이후 웹소설 장르로 안착한 게임 판타지 작품군.

2. 0세대: PC통신 시기

2.1. 이전: 한국 장르 판타지와 게임

게임 판타지는 단순히 게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로 여겨지곤 하지만, 그 바탕에는 게임 문화와 친숙했던 한국 장르 판타지 소설 태동기의 초기 작가군이 존재한다. 게임 체험을 초창기 한국 판타지 소설에 접합해왔던 작가군이 존재하였기에, 이후 게임과 판타지의 결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던 것이다.

90년대 하이텔 환타지 동호회를 통해 결집한 한국 장르 판타지 창작자들은 게임과 밀접한 연관을 띄고 있었으며 게임 경험을 장르 판타지 창작의 모티브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이같은 상황에는 70-80년대의 시대적 상황과 특히 전두환 정부 교육용 PC 사업, 게임 사업이 영향을 주었다.
  • 전두환 정부의 PC 보급과 게임 정책 실패
    1983년 8월 16일, 전두환 정부는 3S 정책과 오락기 감전 사고를 배경으로 한 전자 오락실 양성화 정책[1][오]을 발표하였고, 같은 해엔 '정보산업의 해'라는 가치를 걸고 교육용 PC 사업과 국산 게임 제작을 개시하였다. 그러나 이 정책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었다. PC, 오락기 등 하드웨어 보급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하드웨어를 채울 소프트웨어의 준비에 실패했기 때문이다.[3]

    대표적으로는 양성화 정책이 무허가 업체를 방관하는 식으로 진행되어 컴퓨터 제조 능력 함양에 실패했다는 점,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국산화를 추진하던 게임 업체들이 사업을 중단한 점, 정교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오락기 전자기판 즉 신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구형 모델만 재생산 하였다는 점들이 꼽히며, 마찬가지로 교육용 PC 사업과 함께 준비되던 스포츠, 위인, 애국 컨셉의 국산 게임 제작계획도 대부분 중단되었다.[오][5]

    그 외에도 여러 문제가 겹치며 80년대의 게임 정책은 실패하였고, 한국의 게임 산업은 80-90년대 중반까지 규모를 논하는 의미가 없는 정도의 수준으로 평가받는다.[6]
  • 해외 게임의 불법 복제
    이처럼 오락기, PC같은 하드웨어가 보급되었으나 정작 소프트웨어가 부재한 상황의 해결책으로 해외 매체의 불법 복제가 대두된다. 상술된 것 처럼 한국 비디오 게임은 정책적 실패와 초기 산업의 한계로 인해 개발 인력, 기술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대신할 해외 매체가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 때 해외 매체 즉 해외 비디오 게임 시장을 주도하던 나라는 일본이었고 따라서 한국에 일본의 게임이 다수 들어오게 된다.

    헌데 이는 당시 기준으로 불법 이었다. 일본 게임은 당시 한국의 왜색, 반일정서로 인해 법적으로 직접 유통을 금지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대안으로 불법 복제가 대두되었던 것이다. 당시 이를 도맡은 것은 세운상가였으며 때문에 7-80년대 한국 게임 문화는 세운 상가를 중심으로 구축된다. 곧 용산전자상가도 활성화되면서 87년엔 용산전자상가, 세운상가는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 게임의 메카가 되었다.[7]

    전두환 정부는 왜색을 억제하는 국산 PC 소프트웨어, 게임 정책을 개시하려 했으나 정책적 실패를 겪었고, 때문에 외려 당시 젊은 세대들이 불법 복제된 일본 게임에 더욱 친숙해지는 역설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는 대학이나 연구소, 연구원을 바탕으로 PC 플랫폼이 생긴 해외와 다른 모습이었다.[8]
  • 얼리어답터, 마니아 정체성의 장르 판타지 창작자 형성
    이처럼 미흡한 PC 교육 정책, 그리고 세운, 용산상가를 통해 얼리어답터이자 서브컬처 마니아 정체성을 기른 청년 세대는 80년대 말-90년대 초 동안 PC통신에서 창작된 초기 판타지 소설의 주역으로 자리잡으며[9], 자신이 체험한 이국적 체험을 텍스트로 이전, 재현하고자 했다.[10]
    • 예를 들어, 많은 초기 한국 판타지 소설은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 반지의 제왕, TRPG, 일본 창작물, RPG 게임의 영향을 받아 창작되었다.
    • 하얀 로냐프 강의 작가 이상균은 울티마 온라인의 체험을 모방한 2차 창작이었다고 언급한다.
    • 가즈 나이트의 작가 이경영은 중학교 시절 플레이한 게임의 감각을 소설로 옮겼다고 설명한다.
    • 한편 1999년 작 아듀스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판타지화한 소설을 표방하며, 출판사의 리뷰 문구는 PC통신 상에서부터 판타지 소설 창작과 게이머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음을 노골적으로 시사한다
      • '(중략) 이들에게 오락과 문학은 혼재되어 있다. 판타지 소설은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에 열광해 게임에 빠져 살던 소년이 어느 날 게임을 소재로 통신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고 같은 게임을 즐기는 독자가 그 글을 조회하는 것과 같은 경로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 변두리 환경의 영향[ㅇ]
    이처럼 한국 판타지 소설 창작 과정에선 게임 체험이 계속 호명되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는 게임 체험 뿐만아니라 당시 한국 장르 판타지의 현실도 영향을 끼쳤다. 당시 한국 장르 판타지씬은 문학의 변두리이자 매니아적 서브컬처로 장르의 외연적, 내연적 확장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비교적 친숙했던 게임 체험의 비중이 높아졌던 것이다.
    • 당시 장르 판타지는 미답지여서 절대적인 자료가 부족했다. 당시 판타지 자료는 외국 자료를 번역하여 불법으로 가져올 수 있는 소위 얼리어답터, 어학능력, 개인 PC, 수도권 거주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소수에 의해 유통되었고, 때문에 적을 수 밖에 없었다.
    • 당시 한국 문학은 문단을 중심으로 형성된 리얼리즘 문학이 중심이었으며, 군부 독재, 분단 체험 등의 현실을 중심으로 다뤘다. 이로 인해 판타지적, 환상적 예술은 비현실적이고 비판기능이 없는 사치행위라고 비판받았으며, 판타지에 관한 논의나 유통은 문학의 양지에서 쉽게 이뤄질 수 없었다.

때문에 PC 통신상에선 국내 장르 판타지 개척과 한국형 판타지의 창출이라는 이념 하에 RPG 게임, 영화, 만화 등의 판타지 정보를 광적으로 수집하여 재현하는 행위가 일상화되었으며, 게중 게임이 특히 강화되어 초창기 한국 장르 판타지를 이끌어온 '하이텔 환타지 동호회'는 게임 문화, 그 중에서도 TRPG 게시물이 너무 많아져서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RPG 동호회로 분리하기도 한다.

즉 당대 판타지 창작자들의 외연적, 내연적 확장은 현실적으로 제한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제한적으로 수집된 해외 매체의 복제와 체험의 재현 양상, 그 중에서 게임 매체의 체험과 반영이 두드러졌던 것이다.
  • 게임 그 자체를 배경으로 한 소설의 등장
    이처럼 게임과 친숙하고, 게임 체험을 반영해온 초창기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 판타지와 결합된 게임 그 자체를 다룬 소설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보통 이 양상은 세가지로 구분된다.
    • 게임을 핵심 소재로 삼은 소설
      탐그루(1998)는 가상인격 세헤라자드가 구축한 가상의 이야기와, 소드 앤 매직의 프로게이머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다만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즐기기보단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는 정도로 그친다.
    • 게임이 아닌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 주목한 소설
      샴발라전기(2000)는 국방 연구소에서 개발한 전쟁 시뮬레이션 '샴발라'를 다루며, 샴발라 내부에는 자신들이 프로그램이란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인공지능이 살아간다. 다만 그 자체는 게임으로 설정되지 않았으며 가상 공간의 재현에 중점을 둔다.
    • 놀이의 공간으로 만들어진 게임 세계를 다룬 소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1999)은 상용 게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체감형 가상현실 MMORPG를 소재로 한다. 주 이야기는 서스펜스와 스릴러, SF지만 인게임 팔란티어와 그를 접한 주인공의 초기 태도는 전형적인 게임과 게이머에 해당한다.
이 중 세번째 모델, 즉 놀이의 공간으로 만들어진 체감형 가상현실 게임과 뇌파, 시간 증폭 클리셰를 제시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게임 판타지 장르의 효시가 된다.

2.2.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핵심 문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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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 시기에는 최초의 게임 판타지 소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 등장하였으며 게임 판타지의 핵심 문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흥행에 실패하며 본격적인 장르 형성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후술되지만 만화 유레카를 통한 변조를 거치고 나서야 게임 판타지 정립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1990년대 중후반, 장르 소설의 바람이 불며 한국 판타지 소설의 기반이 자리잡힌다. PC통신상에 바람의 마도사, 드래곤 라자, 퇴마록 등 초기 판타지 소설이 유행하였고 이후 출판과 흥행을 밟아가며 한국 판타지 장르의 골격을 형성하게 된다. 이처럼 1990년대 중후반의 판타지 붐에는 많은 판타지소설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는데, 게중에는 최초의 게임 판타지 소설인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도 껴있었다.

1999년에 출판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게임 속의 또다른 자아, 그리고 게임과 관련된 살인 사건을 다룬 최초의 게임 판타지 소설이다. 헌데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스릴러를 표방하는데다가 전체적인 스토리 소재도 현재의 게임 판타지 소설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인다.[12] 그럼에도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 최초의 게임 판타지 소설으로 꼽히는 이유는 한국 장르문학에서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을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중심소재로 활용한 첫 소설이며[13], 이 소설에서 제시설정들이 2000년대의 작품들에 의해 변조되는 과정[14]을 거치며 게임 판타지 소설의 장르적 관습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15]
  • 게임과 현실을 오가는 스토리
  • 인게임의 시간 증폭.

이러한 설정이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에서 제시된 바 있고, 게임 판타지 소설은 위의 설정을 공유하며 이야기와 설정을 전개해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게임 판타지 소설은 시작부터 장르로 자리잡진 못한다.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한 소설은 판타지나 SF, 스릴러의 독특한 시나리오에 불과했으며 출판시장에서 동종의 장르 출판이 연이어지는 일 또한 없었던 것. 가상현실 MMORPG라는 클리셰를 복제한 작품들이 창작되고, 게임 판타지 소설이란 장르개념으로 자리잡는건 이로부터 4년이 지난 후의 일이다. 즉 최초의 게임 판타지와 최초의 게임 판타지 장르 활성화에는 4년이라는 시간 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2.3. 왜 처음엔 실패했는가?

이처럼 게임 판타지는 등장 이후 한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99년대 전후는 유명소설이나 심지어 스타크래프트를 그대로 갖다붙인 판무협[17] 이 나돌정도로 저작권 개념이 빈곤한 시대였는데, 옥스타칼니스의 소재를 빌려가거나 영향을 받은 소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는 옥스타칼니스의 흥행부진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하도 팔리지 않아서 재고가 불태워지기 까지 할 정도였던 것이다.[18]

헌데 2000년대가 지나며, 가상현실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들이 갑자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누구나 조금씩 건들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겜판소라는 붐이 일어나버렸다. 처음에는 외면받던 장르가 몇년이 지나니깐 갑작스레 붐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한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왜 인기를 끌게 된 걸까? 무엇 때문에 처음엔 실패했던 걸까? 그냥 소설로서 재미가 없어서? 혹은 매트릭스를 기대하고 들어왔는데 그저 애들이나 하는 게임을 하고있어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건 당시엔 생소했던 온라인 게임의 용어, 개념, 문화의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는 좋은 사례가 게임 판타지의 초반부다. 수많은 게임 판타지들이 초보자 몬스터 사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때 게임을 해본 사람과, 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던지는 의문은 큰 차이를 보인다. 보통 게이머와, 비게이머의 질문은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인다.
  • 게이머들은 '게임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에 의문을 던지는 편이다.
    • '어느 몬스터가 더 경험치를 주나?' '다른 더 좋은 사냥터는? 이렇게 하면 더 사냥을 잘 할수 있지 않을까?'
  • 하지만 비 게이머들은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부터 던진다.
    • '왜 몹들을 잡아야 하는데? 왜 레벨을 올려야 하지? 몬스터는 뭐야?'

이러한 차이는 한가지를 알려준다. 게이머들은 자신이 해본 게임의 플룻을 통해 레벨을 올리면 더 많은 보상과 자유가 있단걸 학습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겐 그게 왜 존재해야 하는지조차도 의문이란 것이다. 즉 게이머들은 게임 시스템과 문화, 개념에 대해 이미 이해하고 있으며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설명과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 판타지는 비 게이머를 배려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게임이니깐 그렇다.라는 식으로 서로 룰을 알고있음을 전제하고 시작된다. 이는 최초의 게임 판타지인,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에서부터 두드러지는 특징이다.[19] 이처럼 게임 판타지는 처음부터 독자를 게임경험이 있는 대상으로 상정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이는 무협과 비슷한 사례인데, 사회적으로 게이머 독자들이 많을 때에는 효과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낸다.

그리하여 나타난 결과가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흥행부진인 것이다. PC통신상의 연재때에는 게임문화에 익숙한 독자들이 충분했기에 흥행하였지만, 그 당시 출판 시장의 독자들은 게임의 시스템, 개념, 문화를 어색하게만 읽었고 몰입하기가 힘들었으며, 그 결과 재고가 불태워질 정도로 냉담한 시선만을 받게 되었다. 이런 출판에서의 실패로 인해, 옥스타칼니스를 벤치마크한 소설들이 연거푸 나타날리 없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이 상황이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PC통신 상 판타지 소설들도 모두 같은 생소함을 겪었음에도 출판 시장에서 나름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또한 가상현실 SF 담론이라던지, 컴퓨터 게임 문화도 주목받고 있었기 때문에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가상현실 게임 판타지는 대중들에게 참신한 소재로, 관용적으로 읽혀질 수도 있었다.

따라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흥행 실패는 대중의 게임 이해뿐만 아니라, 당시 마이너 장르였던 판타지에서도 비교적 마이너한 게임 판타지 장르였다는 점, 모험과 성장보단 SF, 스릴러, 추리등에 주목했던 점들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마이너 시장인 장르 판타지하에서 더욱 마이너한 장르와 서사를 사용했기 때문에 주목받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것.

정리하면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온라인 게임 소재로 1990년대 당시의 대중에게 익숙하게 받아들여지지 못했으며, PC통신 발 장르 소설이라는 마이너 시장에서도 마이너 장르, 서사를 사용한 작품이었다. 이 마이너 성격은 흥행에 영향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PC 통신에서의 반응에 비해 흥행 부진을 겪으며 장르적 복제도 유행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런 옥스타칼니스의 마이너 성은 만화 유레카를 통해 재발굴된다. 게임 마니아였던 만화가 손희준은 만화 유레카에서 게임 매체를 오마쥬하며 옥스타칼니스의 설정, 클리셰도 오마쥬하였고, 이러한 유레카의 흥행이 온라인 게임 문화가 확산되던 00년대 시기의 인터넷 소설 장르 향유층들과 맞물리며 가상현실 MMORPG를 소재로 삼는 판타지 소설 즉 게임 판타지의 활성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 활성화 시기에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장르 향유층에게 모범적, 선도적 작품으로 재발굴, 재언급되며 게임 판타지에 또다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00년대 인터넷 소설에 존재하던 정통 판타지 담론의 일종으로, 현재의 작품들이 본받아야 할 작품성, 기준을 지닌 선도적 작품으로 언급되기도 한 것이다. 다만 정통 판타지 담론처럼, 모범적 작품으로서의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실제 장르 창작과 유행에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하였다.

3. 도서대여점 시기

한편 2000년대에 이르러 상황이 돌변한다. 인터넷이 보급되며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 1998년 ~ 2000년 동안 한국에선 온라인 게임 체험이 폭발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하였으며[ㅇ2],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보다 게임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나아가,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선 게임 팬픽션을 연재하는 등 게임 관련 창작또한 더욱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이처럼 2000년대에 이르러 게임에 대한 사회적인 이해와 포용력이 높아지며 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 판타지의 단점은 장점으로 변하게 된다.[21] 낯설고 어색했던 게임의 묘사와 위업이 친숙함과 대리만족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이 상황에서 2000년대 초[22] 유레카》에 영향을 받아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 한 인터넷 판타지 소설이 차츰 활성화되었고, 그중 더 월드 조아라의 전신인 유조아에서 큰 인기를 끌며 초기 클리셰와 장르적 입지를 정립하게 된다.

2000년대 후반엔 달빛조각사라는 메가히트작이 나오면서 겜판소는 퓨전 판타지, 이고깽 영지물의 2세대 판타지에 이어 주류장르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후 3세대 판타지소설의 주류장르가 된 게임 판타지는 퓨전화의 양상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장르로서 활발히 퍼져나가게 되었다.

3.1. 1세대: 《 유레카》와 장르군 형성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후 나타난 체감형 가상현실 게임 소설로는 01년도 중후반부터 연재를 시작한 《이디스(2003)》가 있다.

'이디스'라 명명된 특수 접속 도구를 활용하여 체감형 가상현실 판타지 게임을 진행하는 《이디스》는 01년도 중후반부터 인터넷 연재를 시작하였고, 이후 2003년 3월 출판되었다. 한편 《이디스》는 《 유레카》 표절 의혹에 대해 연재 시점으로부터 2년전부터 소설을 구상하였음을 밝혀 실질적으로는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과 비슷한 연혁을 가지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이디스의 설정은 던전 앤 드래곤과 기존 판타지 소설, 창세기전, 그리고 작가가 하였던 여러 온라인, 머그게임들의 영향을 받았다.

이후로도 유조아 혹은 인터넷 소설 카페 등지에서 조금씩 가상현실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이 연재되기도 하며, 1999년도~2000년 부터 연재를 시작하였던 《 유레카》의 팬 커뮤니티에선 01년도부터 유레카의 시스템과 세계관을 차용한 팬픽션 게임 소설들이 생성되기 시작한다.

한편 이디스나 유레카 팬픽션 소설들이 여럿 연재되었으나, 게임 판타지란 장르가 발아하기 시작한 것은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출간 이후 4년이 지난 2003년 무렵 부터이다. 03년 한 해 동안 《이디스》를 비롯해 《 더 월드》, 《이터널 월드》,《러/판 어드벤처》,《리얼 판타지아》,《엘레멘탈 가드》,《 어나더 월드》등 10여종의 작품이 출판되며 개별 작품의 연재를 넘어 게임 판타지라는 작품군의 지위를 형성한 것이다.[23]
파일:REQyM5T.png 파일:659457065.jpg
이처럼 게임 판타지 작품군이 쏟아지는 가운데, 겜판소의 유행과 정립을 이끌어 낸것은 유조아의 인기작 《 더 월드》로 여겨진다. 2003년도 초중반 《더 월드》를 필두로 게임 판타지들이 인기를 얻으며 유행 장르로 부상하였기 때문이다.[24]

이러한 게임 판타지중 인기작이었던 《더 월드》는 기존 판타지, 무협, 퓨전 판타지 소설[25], 그리고 리니지, 라그나로크를 비롯한 온라인 게임, 2000년 경 연재를 시작한 만화 《 유레카》의 영향을 받은 소설이었다.[26] 그 외 영향 매체로는 작중에서 언급되는 일본의 가상현실 게임 만화 브레이크 에이지가 꼽혀진다.[27]

한편 더 월드가 영향을 받은 《유레카》는 나름의 방식으로 수많은 게임매체를 집대성한 작품이었다. 고전게임 머드 게임, 온라인 게임, 다양한 게임매체, 심지어 《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나 《탐그루》와 같은 관련 소설까지 모두 자양분으로 삼아 만들어진 작품이었던 것이다.[28]

즉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계보를 알 수 있다.
*1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게임 판타지의 문법을 최초로 제시하였다.[29]
*2 《유레카》는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을 포함한 다양한 게임매체를 오마쥬, 집대성하였다.
*3 그 집대성된 설정이《더 월드》를 비롯한 겜판소에 영향을 주었다.
*4 그 중《더 월드》가 흥행하며 겜판소의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

즉 겜판소는 장르 형성에 이르기까지 소설>만화>소설이라는 변조를 겪은 셈이다.

다만 《더 월드》를 위시한 게임 판타지의 시간 증폭 클리셰는 《유레카》에서 다뤄지지 않으므로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에서 영향을 받아 자리잡은 것으로 여겨진다.[30] 그러나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임 판타지도 다수 창작된 만큼, 시간 증폭 클리셰가 완전히 자리잡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실시간과 시간 증폭으로 양분되어있던 게임 속 시간 클리셰는 결국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 제시하고 《더 월드》류의 게임 판타지가 활용한 시간 증폭의 주류화로 마무리 되는데, 이는 당대 게임 판타지 향유층의 특성 때문이었다. 00년대 초 게임 판타지의 주 향유층은 학생이었으며 이들은 학업 스트레스에서 이탈하기 위해 게임 판타지를 향유하곤 했다. 그러나 실시간 클리셰는 게임을 한 만큼 시간을 소비해야 했기에,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결국 밤을 샌다든지 학교에 가지 못하는 등 부작용을 종종 언급하곤 했다. 따라서 짧은 시간으로 더 많이, (표면적으로)더 정상적으로 즐길 수 있을 인게임 시간 증폭 클리셰가 매력적인 설정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또한 이들이 00년대 중후반 성인이 되며 겪은 노력 신자유주의적 위기는 게임 속에서 더 오래, 더 효율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시간 증폭 클리셰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했다. 동시에 이들이 학창 시절 겪었던 게임에 대한 비판과 현실, 특히 게임을 하느라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어진다는 체험을 극복할 수 있는 핍진성을 제공하기에 게임 판타지 향유층은 시간 증폭 클리셰를 선호하게 되었다.

한편 2002년도 일본에서 출시된 .hack시리즈가 겜판소, 특히 《더 월드》의 형성에 영향을 준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이는 초창기 게임 판타지 소설인 《 더 월드》의 제목과 인게임의 명칭이 동일하다며 표절, 패러디로 오해받은 사건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러나 닷핵은 더월드와 실질적인 유사점이 부족하며, 겜판소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 유레카보다 발매시기가 늦은데다 유레카만큼의 영향을 읽기 힘들다. 따라서 닷핵은 겜판소 형성에 핵심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더월드의 작가 현오는 설정집 후기와 닷핵 팬덤의 표절제기에 대한 답변을 통해 만화 유레카를 인지하고 있으며, 닷핵은 더월드를 15편 가량 연재하고 나서야 존재를 알게되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팬카페 문의 답변
  • 다만 표절 제기 과정과 작가 현오의 답변은 한국 닷핵 팬덤이 게임 판타지 향유층의 일부였다는 점을 시사하며, 때문에 현 시점에선 확인하기 어려운 동시기 인터넷 연재 게임 판타지 소설중엔 닷핵에도 영향을 받은 소설이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3.1.1. 당시 게임의 영향

이처럼 게임 판타지는 시작부터 세계관 내에 다양한 게임매체와 장르를 퓨전하는데에 주저함이 없었으며, 특히 10~20대인 주인공, 길드전 등 당시의 게임 체험이 반영되곤 하였다.[31]

이는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 즐겨 쓰이던 장르적 모방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상술된 한국 장르 판타지와 게임 문단처럼 많은 초기 한국 판타지 소설이 D&D, 반지의 제왕, TRPG, 일본 창작물, RPG 게임의 영향을 받아 창작되었으며, 몇 작가는 직접적으로 울티마 온라인의 체험을 모방한 2차 창작이었다던지, 중학교 시절 플레이한 게임의 감각을 소설로 옮겼다고 설명하기도 하였다. 1999년 작 아듀스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판타지화한 소설을 표방하며, 출판사의 리뷰 문구는 PC통신 상에서부터 판타지 소설 창작과 게이머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음을 노골적으로 시사한다
'(중략) 이들에게 오락과 문학은 혼재되어 있다. 판타지 소설은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에 열광해 게임에 빠져 살던 소년이 어느 날 게임을 소재로 통신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고 같은 게임을 즐기는 독자가 그 글을 조회하는 것과 같은 경로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즉 모방과 (게임) 체험의 반영은 한국 판타지 소설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왔으며, 이러한 판타지 소설의 관습이 온라인 게임 체험을 반영하는 게임 판타지의 관습으로 연장된 것이다.

때문에 게임 체험 뿐만아니라 게임 문화 자체가 소재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프로게이머의 대두, 리니지, 디아블로, 바람의 나라같은 게임 속 아이템의 현거래의 출현과 주목[32]은 게임을 통해 먹고 사는 주인공 즉 다크게이머 소재의 원형이 되어진다.

3.1.2. 초기 인기작을 통한 장르 구체화

이후 달빛조각사에 이르기 까지, 게임 판타지 소설은 간간이 연재/출판되며 게임 판타지의 장르화를 밟아간다.
  • 신마대전
    한편 게임 판타지 초기에 영향을 준 소설로는 신마대전이 꼽힌다. 특수한 히든 클래스, 히든 피스 개념을 사용하거나 주인공의 성격, 다크게이머의 원형적인 형태를 보이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 레이센
    초인공지능에 의해 실시간으로 조절되는 게임 환경, 특이한 히든 클래스, 현실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게임 경제, 다크게이머 목적으로 시작하는 주인공들을 제시한 바 있다.[33]
  • 그 외에도 어나더 월드, 아르카디아 대륙기행, 섀도우 월드, 올마스터, 반, 커넥션, TGP 1 등의 소설이 간간히 출판되며 인터넷 연재 게임 판타지 소설에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2003 ~ 2006년도 동안 생산된 겜판소들을 통해 게임 판타지라는 장르 클리셰가 정립된다.
  • 히든 피스
  • 히든 클래스
  • 가상현실 MMORPG
  • 초인공지능이 분석하고 운영하는 인게임.
  • 뇌파로 접속하는 게임 접속기 캡슐 등.

그러나 장르적인 형태와 유행, 클리셰를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판타지는 흥행 실적을 거두지 못하던 장르였다. 이러한 문제는 2007년도 달빛조각사가 출판되고 메가히트하며 해결되며, 게임 판타지는 2007~2010년대 도서대여점 시장의 주류장르로 발돋움한다.

3.1.3. 무협의 영향

판타지는 무협과 결합하고, 무협은 신무협으로 변용되기도 한다. 이 같은 퓨전화 속에서 다양한 장르가 실험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실험작들이 유행하여 정착하면 차원이동물, 이세계 환생물, 기갑물같은 장르가 되는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잊혀지는 것이다. 즉 퓨전화는 많은 장르 데뷔 무대로 쓰여진다. 게임 판타지도 마찬가지로 게임 판타지, 퓨전 판타지라는 이름 하에 시작되었고 유행하여 자리잡게 된다.

때문에 게임 판타지 소설의 대표적인 설정에서는 판무협의 영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판타지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종족들의 클리셰적인 도입.
  • 무공에 가까운 스킬, 마법의 묘사와 단련.
  • 판무협에서 구축된 직업관과 용어, 개념의 적용 등.

이러한 클리셰의 차용은 《 더 월드》, 《 어나더 월드》, 《사선》, 《 레이센》 등 초기 겜판소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인데 이들의 판타지, 무협 세계관은 온라인 게임보다 기존 판협지의 설정을 갖고 있다.

또한 이러한 클리셰의 차용은 2000년대 초반 게임 판타지 소설의 장르 성립에 기여한다. 2000년대 초반의 게임 판타지 소설은 게임의 흥행 뿐만 아니라, 기존 장르 소설의 개념도 차용함으로써 독자층을 끌어들여 장르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원동력을 통해 게임 판타지는 발달하고, 현재의 입지를 얻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달빛조각사 이후의 게임 판타지 소설에서는 기존 판타지 소설 무협소설의 영향은 세계관 배경 설정 등으로 축소되고, 대신 후술될 MMORPG 현실의 영향이 훨씬 커진다.

3.1.4. 고등학생 주인공과 유희적 게임

2000년대 초 1세대 게임 판타지 소설은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하며, 지루한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게임을 즐기는 내용을 주로 다뤘다. 당시 게임 판타지 향유층은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고등학생들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더 월드, 이디스를 비롯한 00년대 초의 게임 판타지 소설은 주인공을 고등학생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잦았으며, 주인공은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이라는 정체성 하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탈출하거나 피하기 위해 가상현실 게임에 접속한다. 혹은 게임이 국가의 기간산업이나 다름없게 되어 게임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명예와 부를 얻거나, 이미 얻은 상태인 모습을 보인다.[ㅇ2]
마찬가지로 소설의 인게임은 게임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실제 게임에서 채우지 못한 욕망을 반영한다. 이들은 작가가 즐겨한 소설이나 게임의 설정을 합쳐낸다던지, 게임 속 독특한 세계관을 묘사하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완벽한 게임이라는 수식어를 덧붙인다. 기술적 한계로 인해 자유도가 제한되던 당시의 게임에 반하여 흥미로운 이스터 에그, 히든 피스같은 변칙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완벽하다고 설정된 게임 세계의 균열을 내기도 한다.
이에 반해, 비슷한 시기 권태용의 레이센에서는 일찍이 게임을 통해 돈을 번다는 동기와 주제가 제시되기도 하며[35], 신마대전은 주인공 라딘이 게임을 통해 돈을 벌고, 현거래를 장악해 게임 세계를 암약하려하는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이같은 현실 특성은 이후 3세대 게임 판타지의 메인 코드로 부상한다. 고등학생 향유층들이 나이를 먹으며 청년이 되자, 청년으로서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욕구를 게임 판타지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청년 주인공의 대두 문단 참고.

3.2. 2세대: 퓨전 게임 판타지, 싱글플레이 게임 판타지

한편 2003년도부터 활발하게 창작되기 시작한 게임 판타지에선 퓨전 판타지와 비슷한 맥락으로 퓨전 게임판타지가 창작되기도 한다.

이러한 퓨전 게임 판타지의 초기작으로는 인터넷 연재 되었던 《서먼 오브 카드 몬스터(2002)》라던지, 《그들만의 어드벤처(2003)》 등이 있다. 이러한 소설들은 퓨전 판타지나 이고깽과 게임이 융합한 형태라 할 수 있다.

퓨전 게임 판타지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는것은 2005년 부터이다. 올마스터 커넥션이 출판되고 인기를 끌면서 퓨전 게임판타지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2007년도 달빛조각사가 장르의 시장성을 터트리기 전까지 기존 게임 판타지들과 함께 인터넷 연재공간에서 게임 판타지 장르를 견인하였으며, 특히 게임을 이세계화 함으로써 웹소설에 대두될 현실(1차 세계)과 이세계(2차 세계)의 밀접화 문법, 그중에서도 상태창과 게임, 이세계, 현실의 결합이라는 장르적 선례를 보인다.

한편 2000년대 중후반 조아라 노블레스를 통해 싱글 플레이 게임 판타지들이 유행하기도 한다. 이들은 조아라의 노블레스 정액제와 19금 패러디를 기반으로 발달하였으며, 이를 통해 웹소설 시대를 열 나는 귀족이다, 메모라이즈가 연재될 노블레스 정액제 즉 성인 웹소설의 토대를 활성화시키고 유지한다.

한편, 이들은 현재엔 게임빙의물이란 양식으로 통합, 변형되어 사용되는 상태이다.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게임빙의물 문서
번 문단을
퓨전/싱글 플레이 게임 판타지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3.3. 3세대: 《 달빛조각사》를 통한 주류화

파일:달조.png
유레카》와 《 더 월드》는 게임 판타지 소설의 모체를 형성하였고, 이후 퓨전 게임 판타지가 등장하며 기존의 게임 판타지 작품군과 함께 장르를 견인하였다. 이처럼 견인된 게임 판타지는 시장성 없는 마이너 장르라는 한계를 맞이했으나, 2007년 《 달빛조각사》가 등장하면서 청년 세대의 고충을 다룬 3세대 게임 판타지로 재정립되고 장르적 유행을 일으킨다.

더 월드》가 게임 판타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장르 내부에서도 게임 판타지라는 정체성과 장르적 관습이 공유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판타지는 《 달빛조각사》가 출간되기 이전까지는 시장성이 없는 장르라 평가되고 있었다. 이는 남희성 작가의 인터뷰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달빛조각사는 그의 5번째 작품입니다. 2005년에 떠오른 영감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 쓰기 시작했답니다. 재미있는 건 당시 여러 출판사가 계약을 꺼렸답니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출판업계에서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은 3000권도 안 팔리던 때라 '시장성이 없다'고 본 것이지요. 로크미디어란 출판사만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첫 책이 2007년 나왔는데요. 이후 얘기는 잘 아시겠지요? 남 작가와 출판사 모두 웃을 수 있었답니다. 49권이 발간되는 동안 출판물로만 누적 매출액이 60억원에 육박할 정도였으니까요.
― 출처 : 매출 30억 게임소설 뒤엔 글지옥과 매일 사투 사연이
이처럼 게임 판타지는 《 달빛조각사》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3000권도 안 팔리는 비주류 장르였으며, 웹 연재의 반응에 비해 대여점에선 반품을 많이 겪는 장르기도 했다. 때문에 《 달빛조각사》 역시 게임 판타지 소설이라는 이유로 다른 출판사가 계약을 꺼리는 가운데 로크미디어가 손을 내밀어 출간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 달빛조각사》가 6,7권 이후 어마어마한 흥행을 일으키면서 상황은 반전됐고[36], 《 달빛조각사》의 흥행에 힘입어 그와 비슷한 아류작이나 다른 게임 판타지 소설들이 창작되기 시작하면서 게임 판타지 소설은 비주류에서 주류 장르로 떠올랐다.

그리고 《 달빛조각사》의 뒤를 이어 《 아크》, 《 대장장이 지그》, 《 하룬[37] 등의 게임 판타지 소설 히트작이 연달아 쏟아지며 게임 판타지 소설은 리즈 시절을 맞았고, 마침내 《 달빛조각사》 이전 판타지 소설 시장을 지배하던 퓨전 판타지 이고깽, 영지물의 2세대 판타지 소설 시대를 끝내고 3세대 판타지 소설인 게임 판타지의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한편 달빛조각사의 유행을 통해 겜판소는 현실화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게임은 주인공의 유희 혹은 모험의 공간, 현실의 자아와 게임의 자아가 충돌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현실 극복의 수단, 정직한 노동 수단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의 게임 판타지 소설들로부터 그려졌던 게임을 통한 현실의 상승[38]은 달빛조각사의 유행을 기점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달빛조각사 흙수저이자 소년가장으로서 빚더미에 앉아있던 주인공 이현이, 가상현실게임 로열 로드를 통해 현실을 극복하고 역전하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이때 로열로드는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도 불합리한 현실을 바꾸지 못했던 이현에게 노동에 정당한 보상을 지불하고, 노동을 할수록 정직하게 보상을 내어줌으로써 현실의 가난을 극복하게 하는 공간, 수단으로 그려진다.[39][40]

이처럼 달빛조각사는 게임을 통해 현실을 적극적으로 바꿔나가는 소설이었고, 이러한 달빛조각사가 공감을 받고 유행하며 게임 판타지 소설의 게임은 더욱 현실과 밀접한 공간, 현실 극복의 수단이 되어간다. 이러한 현실화의 흐름은 이후 헌터물, 전문가물, 현대 판타지로 대표되는 현재의 웹소설까지 이어지며 장르를 지배하는 주류 정서가 되기도 한다.

3.3.1. 현실의 영향

3세대 게임 판타지는 현실성을 강화하며, 대표적인 코드로는 두가지가 꼽힌다.
  • 청년 주인공의 대두
  • 신자유주의적 담론

이같은 현실성 반영 코드는 3세대 게임 판타지의 주류 코드로 자리잡으며, 나아가 한국 판타지 소설이 현실성과 욕구 충족을 코드로 삼으며, 나아가 이를 중점으로 하는 웹소설로 발달하게 된 결절점으로 여겨진다.

3.3.2. 청년 주인공의 대두

2000년대 초와 2000년대 중반의 게임 판타지 소설은 추구하는 주제와 성격에서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인 차이점은 주인공의 나이 변화, 그리고 나이에 따라 변화한 게임을 대하는 태도이다. 이 변화 가운데 겜판소는 점점 게이머 현실이 어색하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며 나아가 현실적인 욕구를 게임에 반영하고, 충족하기 시작한다. 과거엔 비교적 소수였던 ( 레이센, 신마대전등에서 제시된) 현실적 고충, 담론이 장르의 핵심 코드가 된 것이다.
  • 청년 주인공과 청년적 고충의 도입
    3세대 게임 판타지는 주인공을 청년으로 설정하며, 청년이 갖는 실직, 구직난, 가난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게임에 접속한다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이들 주인공은 게임을 노동으로 인식하며 게임을 즐기기 보다 노동을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즉 이들은 놀이로서의 욕망을 충족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욕망을 충족하는데 더 관심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게임적인 즐거움은 미뤄지거나 나아가 배제되기도 한다. 이같은 변화는 고등학생으로서 게임을 즐기던 1세대 게임 판타지의 주인공 코드와 상당히 달랐다.[41]
  • 등장 이유
    한편 게임 판타지의 주인공이 고등학생에서 청년으로 변한 이유는 게임 판타지 향유층이 나이를 먹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42] 2000년대 초 게임 판타지 소설 향유층들은 학생인 경우가 많았으나, 이들이 나이를 먹으며 청년이 되자, 청년으로서의 인식을 겜판소에 넣기 시작한 것이다.[43]
  • 다크 게이머 클리셰의 대두
    이처럼 즐기는 게임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욕망을 충족하는 것은 주류 클리셰의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 게임 판타지 소설은 공정하고 완벽한 게임이라는 룰 가운데 제작진이 숨겨둔 히든 피스, 이스터 에그를 사용했다면, 이 시점의 게임 판타지 소설들은 게임의 공정성과 순수성을 흔들고 게임을 즐기는게 아니라 이용하는 음지의 직업 다크 게이머 클리셰를 줄곧 사용한다.[44]

    물론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이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닌데, 게임적인 특성이 짙은 히든 클래스요소가 여전히 사용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 이처럼 00년대 동안 게임 판타지 소설은 게이머와 현실이라는 두가지 주제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인다.[45]
  • 현실 담론의 반영
    그 외에도 한국의 게임 문화는 00년대 중후반에 이를수록 모험과 즐김이란 성격보다는 스펙, 능력주의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에는 00년대 중후반의 게임 문화의 변화, 그리고 신자유주의적인 현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간주된다. 게임 판타지 소설 창작, 소비의 동기중 하나가 개인이 경험한 게임 시스템의 재현인 만큼, 00년대 중후반의 게임 판타지 소설은 능력주의로 변화하기 시작한 00년대 중후반의 게임 문화에 영향을 받으며 능력, 스펙주의라는 플룻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자세한 사항은 후술될 # 신자유주의적 담론의 반영참고 바람.

  • 이후의 영향
    이 변화의 흐름은 게임적 리얼리티가 능력주의로 완전히 정착한 10년대에 이르며, 게임을 현실론으로 완전히 통합시킨 레이드물, 상태창 현대 판타지, 한국식 이세계물로 이어진다.[ㅂ] 이처럼 능력주의가 게임의 문화가 되는것을 넘어, '게임적 리얼리티'가 되어 버린 2010년대의 시점에선[ㅂ] 게임 판타지에서 한발 나아간 레이드물이 등장하는데, 즉 더이상 게임과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없을정도로 게임도 능력주의화 된 것이다.

    레이드물의 시초인 나는 귀족이다가 능력주의를 강조하던 와우의 레이드 구조에 강하게 영향 받았음을 생각하면, 게임을 잘하거나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스펙과 노가다, 다크게이머같은 능력주의로의 변화는 그 전단계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3.3.3. 신자유주의적 담론의 반영

한편 게임 판타지는 2000~10년대의 현실 특히 스펙, 자기계발, 능력주의 담론에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48]

초기 게임판타지는 단순한 판무협의 연장 혹은 현실과 다른 세계, 즉 디지털 가상 세계로서의 신비함, 모험성이 강조되곤 하였다. 게임을 현실의 연장선이나 매체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지금과 달리, 게임 속 세상을 이세계처럼 모험하고 즐기거나, 예측 불가능한 현실로 묘사하는 초창기 게임 판타지 소설들이 그 예시중 하나다.

한편 2000년대 후기에 접어들며, 게임 판타지는 점점 현실을 대체하는 계발공간, 결핍 해결의 공간으로 묘사된다. 이에는 신자유주의적인 분위기 하에서의 결핍과 노동관념[ㅎ] 그리고 '~미쳐라'류의 자기계발 서적 붐으로 대표되는 자기 계발 담론[50]이 영향을 끼친다. 달빛조각사 이래로 터쳐나온 수많은 게임 판타지들의 노동, 성장 플룻이 대표적인 사례.

이처럼 한국의 현실이 경쟁과 성취, 노동을 중시함에따라 게임 판타지도 게임을 통해 경쟁하고 노동하며, 성취, 성장하는 서사를 다루기 시작한다.

예를들어, 겜판소의 주인공들은 게임을 통해 사건을 겪거나 즐긴다기보단, 현실에서 해결되지 못한 사회적, 재산적인 결핍, 실패를 해소하려 한다. 마찬가지로 겜판소의 주인공들은 현실을 통해 성장하기보단, 게임을 통해 자신을 정량적으로 판단하고 계획적으로 성장시키며 이에서 보상과 만족을 느낀다. 이들의 노력, 성장, 경쟁은 상태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되고 평가된다.

또한 주인공들은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당대의 자기계발 담론, 신자유주의 사회가 강조하던 노력을 그대로 실행한다. 주인공은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인내심있고 성실하게 사냥과 성장을 반복하며, 침식도 거르며 끝없이 훈련하고 도전하고 제어한다. 이처럼 게임속에서 성장시킨 주인공의 캐릭터는 현실이 주지 못했던 보상을 줄 뿐만 아니라, 현실의 주인공에게까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51]

이는 당시대에 RPG보다 유행하였던 게임장르인 RTS, FPS보다 RPG가 겜판소의 배경 인게임으로 기용되던 이유중 하나이기도 한데, 장르적 관습도 관습일뿐더러 인내성과 성실성 즉 파밍과 사냥, 레벨업구조를 지닌 RPG는 이런 시대적인 현상, 욕구를 반영하기 적절하였다.[52][53]

이러한 서사가 확산된데에는 달빛조각사가 중요한 결절점으로 꼽힌다.[54] 이를 활용한 달빛조각사가 공전의 대성공을 거두면서, 차츰 시도되던 자기계발, 성장, 성취와 대리만족이란 서사가 본격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 이는 장르소설의 후신격인 웹소설중 남성향 웹소설의 주류 정서로 확장되기에 이른다. 자세한 사항은 상태창의 역사 항목 참고.

그리고 이러한 정서들은 게임 판타지 소설이 쇠퇴한 이후의 한국 웹소설에서도 변형이 되었을지언정 여전히 건재하다.[55] 정량화된 상태창은 대표적인 유산이며, 2020년대로 오면서 사이다 정서까지 흡수하여 예전보다 노력 부분을 축소시키고 더 빠르게 성취를 이루게 만드는 경향도 생겼다. [56]

3.3.4. MMORPG의 영향

파일:바츠 해방전쟁 포스터.jpg
7년 전 바츠 해방전쟁을 추억하며 2011년 NC소프트에서 선보인 아트컷.[57]
후술하겠지만, 바츠 해방전쟁은 게임 판타지의 내러티브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2000년대 게임 판타지의 유행에서 MMORPG를 빼놓고 논하는 건 불가능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의 온라인 대전 게임이 유행하는 2010년대와 달리 게임 판타지가 유행했던 2000년대 한국의 가장 인기 게임 장르는 단언컨대 리니지 시리즈, 아이온: 영원의 탑,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포함한 MMORPG였다.

물론, 그 이상으로 압도적 인기를 끌고 있던 게임은 단언컨대 스타크래프트 였었으나, 당장 전세계에서 스타크래프트 이상의 인기를 얻은 워크래프트 3가 한국에서는 영 기를 펴지 못한 것과, 디아블로 2가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2대 국민게임급의 입지를 자랑했던 것을 감안하면 당시의 한국의 대세 게임 장르는 MMORPG였다.[58]

게임 판타지 소설이 1990년대와는 다르게 2000년대에 들어서 공감받고 인기를 얻을 수 있던 이유도, 당시 MMORPG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들 사이에서 폭넓게 공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 판타지 소설에서 묘사되는 게임 컨텐츠인 길드전, 파티 플레이, 공성전, PK, 통제, 작업장, 현질, 노가다 등은 실제 당시 MMOPRG에서 실제로 게이머들이 겪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당시 게임 판타지 소설이 즐겨 쓰는 레퍼토리였던 최강 길드가 된다, 게임 지존이 된다, 악역 길드를 물리친다는 서사구조 역시 현실의 온라인 게임에서 일어난 사건인 바츠 해방전쟁이 기원이라 할 수 있다.

바츠 해방전쟁은 당시 리니지 2의 바츠 서버를 장악하고 있던 DK혈맹의 횡포에 일반 플레이어들이 반발해서 결국 공성전을 통해 DK혈맹을 몰아내고 서버를 해방시킨 실제 사례였는데, 이러한 바츠 해방전쟁의 사례는 게임 판타지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서버를 통제하고 일반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악역 길드를 몰아내고 게임의 영웅이 된다는, 게임 판타지 장르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서사구조로 차용되어 사용되게 된다.

2000년대 당시 게임 판타지 소설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 게임은 리니지 시리즈 길드 시스템, 공성전, PK, 통제, 현금거래, 최강 아이템, 만렙 제한 없는 레벨업 등의 리니지와 유사한 설정이 2020년 현재까지 게임 판타지 소설에 사용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게임 판타지 서사 구조의 핵심이라 할수 있는, 서버를 통제하는 악역 길드를 물리친 주인공이 게임 지존이 된다는 클리셰의 기원인 바츠 해방전쟁 역시 리니지 2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다음으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달빛조각사, 아크 등에서 보이는 작품 속의 게임 스토리 진행[59], 월드 이벤트 묘사, 업적 시스템, 평판 시스템, 파티 플레이, 오픈 월드 세계관, 전문 기술, 자유도, 위상 변화 시스템 등에 영향을 미쳤다. 리니지와 와우 다음으로는 마비노기가 게임 판타지 소설 속 생활, 생산 컨텐츠 전반과 노가다, 스킬 수련 설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게임 판타지에 등장하는 게임 묘사에는 리니지 시리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마비노기를 포함한 당시 MMORPG 게임의 영향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게임 판타지 소설은 2000년대 당시에 유행했던 MMORPG의 컨텐츠, 문화, 사건을 클리셰, 서사로 충실히 반영하여 작성된 작품이었으며, 때문에 당시 게이머였던 독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으며 게임 판타지 소설이 주류 장르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4. 4세대: 웹소설 게임 판타지

웹소설 시기의 겜판소는 위축과 현실화로 정리할 수 있다. 2000년대 대여점 시기의 황금기를 지나 2010년대의 웹소설 시기에 접어들며 위축되고 쇠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장르적인 영향력은 오히려 강해졌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게임 클리셰의 차용. 상태창, 레벨과 같이 겜판소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던 클리셰들이 다른 장르로 확산된 것이다. 현재의 유행장르인 헌터물, 성좌물, 한국식 이세계물, 게임 빙의물등은 겜판의 핵심이었던 게임 클리셰들을 적극적으로 가져다 사용하고 있으며, 여타의 판타지 장르들조차도 상태창과 성장요소를 빈번하게 차용하곤 한다. 이처럼 겜판소 클리셰를 차용한 장르들은 대체장르로서 기존 겜판이 위축되는데에 영향을 끼친다.

또한 겜판소는 이전과 달리 현실 문화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존 게임 판타지의 주 무대는 게임이었다. 아무리 현실적인 이유로 게임을 시작했더라도 현실보다 게임, 현실의 인물보다 게임 속 캐릭터가 주목받았던 것이다. 때문에 현실의 이야기보단 게임 속 이야기에 집중하였고, 현실의 성취보다 게임의 성취가 이뤄지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 쯤으로 묘사되곤 하였다.

그러나 이젠 게임에서 주목받으면 현실의 인물이 주목받게 되며, 게임의 승리와 성공은 즉시 현실의 승리, 성공으로 연결된다. 또한 궁극적인 성취는 현실 주인공의 승리와 획득에 집중되어있다. 그 외에도 현실의 문화를 강하게 접목시키는 변화 또한 일어났는데, 이는 후술될 인방물로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다만 게임 판타지가 2000년대 전성기 시절보다는 위축되었다고는 해도 이고깽, 영지물, 차원이동물 같은 다른 대여점 시대 장르처럼 완전히 소멸한 건 아니다. 문피아에서는 확실히 거의 몰락한 상태지만, 카카오페이지에서는 템빨 달빛조각사의 영향으로 2020년까지는 꾸준하게 밥만 먹고 레벨업, 디버프 마스터, 닳고 닳은 뉴비, 던전 포식자, 잠만 자도 랭커, 나는 될놈이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랭커의 귀환, 하드캐리 서포터, 리더(Reader)-읽는자 등의 게임 판타지 소설의 수요와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 겜판소 최후의 보루였던 카카오페이지에서조차 게임 판타지 소설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으며, 헌터물, 아카데미물, 탑등반물 등의 다른 장르에 밀리면서 2020년대부터는 웹소설 시장에서 게임 판타지 소설의 비중이 축소되었다.

반면에 웹툰 시장에서는 템빨(웹툰), 달빛조각사(웹툰) 등 게임 판타지 소설의 웹툰화가 활성화되고 인기를 끌면서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99강화나무몽둥이 등의 게임 판타지 웹툰이 인기몰이를 하는등 오히려 웹소설 시장에서 사장되기 시작한 장르가 웹툰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하는 경향이 보이고 있다.

2020년대 이후 게임 판타지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은 인방물 작품으로 2020년대 이후 대다수의 게임 판타지는 인방물이 주류고 가상현실 게임은 보조거나, 주인공이 게임을 플레이해도 인터넷 방송인을 겸하는 경우가 대세가 되었다.

4.1. 위축과 신생 장르와의 혼합

2000년대 후반 리즈 시절의 위상에 비해, 2010년대 중후반의 겜판소는 상당히 위축되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시장과 독자, 그리고 현세대의 사회문화가 변하며 기존 게임 판타지 소설이 갖던 장점을 상당수 잃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는 겜판소의 근간인 게임에 대한 인식이 변한 탓이 컸다. 변두리 문화에서 주류 문화로까지 상승한 게임은 더이상 동떨어진 세계가 아닌 모두가 알고 공유하는 세계가 되었으며, 가상현실이 아닌 현실의 연장선이 되어 버린 것이다.

때문에 이세계적인 낭만과 모험을 노래하거나, 게임을 통해 현실을 역전하는 보상을 강조하던 겜판소는 과거에 비해 장점이 줄어들수밖에 없었고, 그에 반해 현실성을 보다 비중있게 다루는 헌터물, 성좌물, 게임빙의물 등 겜판소의 설정이 혼합된 새로운 장르의 탄생에는 가속도가 붙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4.1.1. 겜판소 위축의 이유

이처럼 겜판소가 위축되고, 혼합장르에 박차를 가하게 된 이유는 몇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게임 세대의 변화와, 장르를 지배하는 인게임, 낭만, 클리셰가 현세대와 맞지 않는 단점이 그것이다.
  • 세대 변화
    과거 게임을 즐기는데 치중되어있던 2000년대의 세대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겜판소에 깊은 공감을 할수 있었고 이것이 겜판소가 중흥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현세대의 게이머들은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는것에서 나아가 구경하기도 하고, 방송하기도 하며, 게임 영화, 게임 웹툰, 게임 원작 소설, 게임 팬덤 등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매체를 향유하는 능동적이고 광범위한 세대로 변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성좌물, 인방물이 나타난 것에 반해 게임을 플레이하는게 주된 이야기인 겜판소는 점점 큰 흥미를 끌기 어렵게 되었다.
  • 인게임 문제
    겜판소는 대다수가 MMORPG였다. 이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00년대의 한국게임이 MMORPG가 명실상부한 주류였다는 점이 한 원인이다. 많은 독자와 작가들이 MMORPG를 즐겨왔고, 때문에 이들의 공감과 몰입감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MMORPG 겜판소가 주로 사용되어질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편 겜판소의 유행작은 대부분 MMORPG에서 발생되어졌는데 이렇게 MMORPG 겜판소에서 생성된 클리셰를 다른 겜판소들이 차용하고 이를 반복하며 장르적인 형식화가 이루어지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현세대에 이르러 주류게임의 장르는 MMORPG에서 MOBA와 같은 실력 장르로 변하였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등이 떠오르면서 PC게임 시장의 영향력을 잠식해나갔고, 이에 PC게임이 주류인 MMORPG들은 점차 고리타분하고 오래된 게임으로 여겨지게 되었다.[60] 즉 현 세대의 공감을 사기 어려운 게임이 된 것이다. 때문에 MMORPG를 답습하는 겜판소는 점차 현세대가 공감하기 어려운 장르가 되어갔고, 이에 따라 장르적인 기피도 시작되었다.

    또한 모바일 게임이 대두됨과 함께 현질, 다시말해 현실에서 돈을 벌어서 가챠 / 뽑기에 투자하는 것이 게임성의 한 부분이자 실력 향상 수단으로 자리잡은것도 크다. 과거엔 불법이자 다크 게이머클리셰에서나 언급되던 불공정행위인 현질이 합법적인 게임의 시스템중 하나로 자리잡았을 뿐더러, 게임 어딘가에 숨겨져있다는 히든 피스, 히든 클래스조차도 대체하게 된 것이다. 또한 노가다를 통한 주인공의 성공과 성장에 대한 로망이 백날 노가다 < 현질 한방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설득력을 상실하게 된것도 겜판 인기 하락에 한몫하고있다.
  • 주류 정서의 변화
    한편 2000년대 중후반의 겜판소들은 현실의 결핍을 게임을 통해 해소하려는 대리만족 클리셰를 선호했다. 이들은 게임을 통해 재화를 벌어들이거나, 게임보다는 캐릭터의 성장과 더 큰 보상을 위한 노동을 즐기는 등 현실적인 욕구 해소를 위해 겜판소를 창작, 소비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2000년대의 유행장르였던 RTS, FPS보다 노동이 우선되는 RPG가 인게임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점차 스펙, 자기계발, 노동 담론은 2010년대에 부각된 헬조선, 흙수저 담론에 밀려나기 시작했으며, 현실은 정당한 노력만으론 변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량적인 노동을 통해 강화되는 게임 판타지는 점차 주류 장르에서 밀려나기 시작했으며, 마찬가지로 장르독자들은 게임을 통해 현실을 변화시킨다는 게임 판타지의 클리셰에도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물론 피라미드 구조 하에서 남들보다 위에 올라가고 싶다는 욕망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그 수단으로 정직한 노력보다는 치트적인 방식 쪽이 선호되게 된 것이다.
  • 게임을 통한 보상이라는 한계
    달빛조각사 이후로 겜판소들은 대부분 게임을 통해 현실을 역전한다는 설정을 갖곤 하였다. 이들은 게임에서의 노력을 통해 정직한 보상을 받으며, 이를 통해 패배한 현실을 역전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과 현실이 분리되는 경향이 강했던 2000년대에는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곤 하였다.

    그러나 2010년대에 이르러 게임 방송, 스트리머, 프로게이머 문화가 정착되고 게임이 현실의 연장선이 되어가며 게임을 통한 보상과 현실의 역전이라는 설정은 매력을 다수 상실하게 되었다. 이제 게임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세계란걸 누구나 알며 게임에서의 보상이 현실로 이어지는 것은 어느정도 상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을 통해 보상을 받고 현실을 역전하는 겜판소의 구조는 더이상 이전같은 흥미를 끌기 어렵게 되었고, 때문에 겜판소는 게임과 현실이 동일시되며 보상이 현실로 즉각 나타나는 헌터물등의 신생 장르들에 의해 서서히 주류 장르에서 밀려나게 된다.

    또한 2020년대에 들어 쌀먹충이라는 개념이 널리 퍼지게 되면서 게임을 통한 보상이라는 것 자체도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돈 벌려고 게임하는 주인공에 대한 독자들의 시선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버렸다.
  • 구시대적인 낭만
    00년대 중반부터는 현실성이 대두되었으나, 겜판소들은 기본적으로 온라인 게임 초창기에 부각되던 낭만을 주 소재로 삼았다.게임 판타지 소설이 RPG 게임을 배경으로 했던 것도 RPG 게임을 배경으로 해야만 기존의 판타지 소설 전통을 이어가는 서사 - 새로운 세계를 누비는 낭만적 모험이나 인간관계의 발전 등 - 을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사이버스페이스라는 부각받던 개념[61]을 소설로서 구현하려던 수단이기도 했다.

    이러한 낭만이 존재했던 2000년대 초기에 영향을 받았기에, 겜판소는 '게임을 탐험하고 업적을 이루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독자들이 대리만족과 보상을 느낄 수 있었다. 2000년대엔 게임속의 친구를 현실에서 직접 만나거나, 게임속에서의 연인이 현실의 연인이 된다던지, 혹은 게임속에서의 결혼식, 장례식등도 주의깊게 다뤄지고 기사화되는 편이었다.

    허나 시간이 지나면서 게임속의 낭만은 해체되기 시작했다. 게임은 이세계가 아닌 현실의 연장선이며, 미지와 모험으로 가득한 세계가 아닌 결국 현실의 인간군상들이 존재하는 거기서 거기인 세계인 것이다. 또한 게임속의 변화도 더이상 즐기기보단, 해체하고 분석하여 활용하는데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과거 신맵이 나오면 모험과 탐험을 즐기던 유저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빠르게 공략하고 분석하여 남들보다 더욱 많은 이득을 얻기위해 행보하는 유저들이 주류를 이룬다.[62] 특히 한국 게이머들에게는 게임을 즐기기보다는 남들을 이기고 위에 오르기 위해 플레이하는 태도가 팽배했기 때문에 한국 게임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극심했던 것이다.[63]

    뿐만 아니라 주류게임들도 모험과 서사보다는, 경쟁과 팀워크를 통한 승리, 성취감을 낭만과 주제로 제시하기 시작했으며, 게임 캐릭터라는 가상의 자아보다는 그를 플레이하는 현실의 인간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페이커 같은 프로게이머라던지, 혹은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베트남 참전 용사 스트리머'의 인기처럼.

    이처럼 장르를 관통하던 주제, 낭만이 변해가고 있지만, 겜판소는 대체로 2000년대의 낭만과 2000년대 중반의 현실론이 어색하게 공존하는 편이었고, 이후 보다 현실적인 대리만족과 전개를 추종하면서도 게임적인 요소를 덧붙인 현대 판타지, 헌터물이 대두되며 겜판소는 공감과 몰입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초창기 온라인 게임[64]에 대해 유저들이 가졌던 낭만과 환상이 깨지고 이미지가 온갖 부정적인 것과 결합되게 되면서 생긴 실망감, 환멸감[65] 사이버펑크 장르[66]가 21세기 초반에 쇠퇴하게 되었었던 정서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 현실성의 결여와 고착화된 클리셰
    웹소설 시장은 현실성에 보다 공감하고 열광하게 되었으나[67], 겜판소는 게임과 현실이 이중전개가 됨에도 불구하고 설정, 스토리전개들이 명백히 현실과는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을 뿐더러 결국에 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주려면 MMORPG식 시스템을 차용해야 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시스템에 따라오는 성장 요소들이 MMORPG의 퀘스트-보상/히든 보상 등의 일반적인 클리셰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고, 때문에 현대 판타지와 같이 현실성을 요구하게 된 시장의 흐름과 맞물리기 어려워져 이에 따라 장르적인 후퇴가 시작된다.

4.1.2. 상태창과 타 장르의 결합

상술되었듯 201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 정통적인 겜판소는 위축되었지만, 한편으론 전례없이 장르소설계에 활발한 영향을 주게 되었다. 겜판소 자체 보다는, 겜판소의 설정을 추출하여 타 장르에 결합하는 방식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의 결합은 주로 '게임 시스템+타 장르'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 무협을 예로 들자면, 무협의 모든 무공과 공능이 수치화, 스킬화되어 하나의 창으로 보여지고 주인공이 이를 선택하여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일본 라이트 노벨이 보여온 게임시스템 설정과도 유사해 보이지만, 한국에서 일어나는 타 장르와의 결합은 단순한 장르적인 퓨전을 넘어 한국의 독특한 사회현상, 문화와 결합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JRPG의 영향을 받은 일본 라이트 노벨과는 달리 MMORPG의 영향을 받은 한국의 판타지 소설들은 같은 게임 시스템 설정을 차용하더라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차이점이 존재하는 편이다.
  • 헌터물
    현대 판타지와 게임 판타지 소설이 결합하며 나타난 신생 장르. 현실에 몬스터가 나타나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헌터들이 몬스터 사냥을 한다는 내용. 스토리는 주로 게임 플레이처럼 레벨업과 아이템 파밍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상위 랭킹 헌터들과 경쟁하고, 승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처럼 겜판소의 장르 자체는 과거에 비해 위축되고 말았지만, 게임 시스템, 스테이터스와 같은 게임묘사와 설정은 타 장르와 활발히 혼합되고있다. 이는 타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장점을 극대화하고, 기존 겜판소에서 발생하던 문제또한 상당수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 게임 판타지의 게임묘사를 차용하여 직관적인 이해와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겜판소는 게임묘사를 통해 이해와 몰입감을 높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묘사되는 인게임 자체와 클리셰가 고리타분해지며 독자의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중에서 장점만을 즉 게임묘사만을 추출하여 현재 주목받는 장르들에 접목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실적인 느낌과 현세대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으면서도, 게임묘사를 통해 직관적인 이해와 몰입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또한 작가도 짧은 연재주기를 골자로 삼는 현재의 시장에 발맞추어 어느정도 필력을 보완할수 있게되었다.
  • 또한 게임이라는 주제는 핍진성에 관대하게 만들 수 있다.
    게임이기 때문에 판타지, 무협, 현실물에선 허용되기 어려운 상황을 손쉽게 납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이 현실성있는 장르와 혼합되면 적절한 완충장치가 될 수 있었다. 현실을 영위하면서도 비현실적인 요소를 게임이라는 이유로 납득시키는 한편, 제한적인 현실의 핍진성을 넘어서 다양한 상황과 스토리를 유발하기에 편리했기에 겜판소의 '게임'이라는 주제, 설정이 현실성을 기조로하는 다양한 장르에 혼합되기 시작했다.
  • 이처럼 타 장르와 혼합되는 게임은 싱글플레이성격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MMORPG와 같이 대규모 다중 접속을 상정하는 게임 설정이 도리어 밸런스문제로 역풍을 받기 쉬운 탓이었다. 게임이라 핍진성에 관대하지만, 독자들이 보았을때 '어 저 아이템, 직업, 스킬, 퀘스트, 설정이 좀 밸런스 붕괴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겨나면 곧즉 핍진성이 무너진다는 모순적인 상황이 겜판소를 감싸고 있었다. 그러나 싱글 플레이 성격의 게임이라는 주제, 설정을 도입하면 밸런스 문제가 주인공 개인에게만 국한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편이었다. 따라서 핍진성을 유지하고 폭넓은 이야기를 제시하기에 보다 편리하였기에, 현실적인 장르에 가미되는 게임설정은 기존의 MMORPG성격보다는 싱글플레이 성격위주로 나타나게 되었다.

때문에 현재의 겜판소는 겜판소 자체의 활성화보다는, 타 장르와의 결합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4.2. 클리셰의 변화

웹소설 시대에 이르러 게임 판타지는 인터넷 방송 갑질, 회귀, 사이다 같은 2010년대 이후에 나온 트랜드들을 흡수하거나, 게임 자체의 장르나 성격이 변화하기도 한다.

예를들어 게임을 통해서 주인공이 타임어택이나 막장 플레이, 슈퍼 플레이 등의 신컨을 보여주고 그걸 또 인터넷 방송으로 송출해서 호응을 얻고 명성을 얻는다던지, 회귀를 통해 게임을 재공략하거나 약자였던 설움을 해소하는 등의 클리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그 사례중 하나.

《솔플의 제왕》, 《 BJ대마도사》, 《 천재의 게임방송》, 《 걸그룹 소설 아닌데요?》 같은 작품들이 2010년대에 이르러 변화를 겪은 게임 판타지를 잘 드러내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의 경쟁적 성격 또한 2000년대보다 강화되어 묘사되는 편이다. 이에는 레이드, 과금을 필두로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위주로 변화된 현실의 MMORPG 게임 문화와 2010년대 이후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AOS, 배틀로얄장르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4.2.1. 다양한 게임 장르의 등장

기존 MMORPG의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받은 게임 판타지와 달리, 웹소설 시대의 게임 판타지는 실제 게임 스트리밍에 강한 영향을 받아 콘솔 게임, 패키지 게임같은 싱글 플레이 게임과 여러 온라인 게임등을 자유롭게 오가며 플레이 하기도 한다. 보통 이 경우 인방물과 결합되어 나오는 편.

이러한 다양한 게임 장르이 등장하는 데에는 인터넷 방송 유튜브, 트위치 같은 게임 방송과 영상 매체, 스팀. 오리진같은 PC 게임 플랫폼들의 영향이 있다. 이러한 매체들은 특정한 유행에 휩쓸리던 게임의 접촉 양상을 바꿔놓았고, 보다 손쉽게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접할 수 있게된 현재의 작가와 독자들이 나타나며 기존 비주류였던 게임장르가 재발견되고 소설에서 등장되거나 소재로 삼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현재 유행하는 게임 장르의 변화도 영향을 끼친다. 00년대 중후반에는 판타지장르의 MMORPG가 크게 유행하였고, 이에 영향을 받은 게임 판타지 소설은 판타지 MMORPG를 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10년대에 이르러 MMORPG의 유저층이 AOS, FPS, 서바이벌 등 다양한 게임장르로 퍼져나가게 되자, 이에 영향을 받아 유사 장르를 표방하는 소설들 또한 생겨나고 있다.

다만 최근 유행 게임장르의 도입은 다변화 양상중 하나일 뿐, MMORPG만큼 성공적이고 규모있게 정착하진 못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겜판소는 겜판소 장르 자체의 활성화보다는 게임 시스템과 타 클리셰, 장르와의 결합 위주로 활성화되는 편. 단적인 예로 다양한 게임 장르가 등장하는 소설은 인방물과 결합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헌터물, 게임빙의물 등과 결합하고 있기도 하다.

게임 판타지 요소의 영향을 받은 상태창이 현대 판타지와 결합한 전문가물에 다시 게임 판타지가 결합되는 모습도 보인다. 전문가물의 하위장르로 프로게이머물이 등장하는데 프로게이머물은 전문가물의 하위 장르로 구분해야 할 지, 게임 판타지의 연장선으로 봐야 할 지 애매할 정도로 장르가 혼합되었다.

4.2.2. 인방물과 게임 · 현실의 평면화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를 주인공으로 삼는 인방물과 겜판소의 가상현실게임이 결합된 사례.

겜판과 결합된 인방물의 특징은 상태창 주로 흡수하는 타 장르들과 달리, 겜판소의 가상현실 게임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인방물에선 다크 게이머 주인공이 스트리머 주인공으로 대체되며, 주인공은 개인적인 목적, 주로 돈을 벌기 위해 가상현실게임을 인터넷 방송 소재로 삼게 된다.

이러한 인방물과의 결합은 2000년대와 2010년대의 게임에 대한 인식차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편이며,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게임과 현실의 평면화이다. 과거 게임 판타지는 로그인을 통해 현실과 게임을 어느정도 분리했지만, 인방물의 게임 판타지는 게임과 현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평면화되는 것이다.
  • 과거 1,2세대 겜판들이 게임을 현실의 인간이 가상세계라는 '이세계'를 탐험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인연과 업적을 이룬다는 낭만을 이루는 공간으로 여기곤 했다. 그러나 인방물은 현실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해서 게임 캐릭터보다는 현실의 스트리머 본인이 더 주목받는 등 10년대의 게임 인식과 문화를 반영하는데 적극적이다.
  • 또한 주인공은 게임을 하면서도 동시에 방송을 진행하며, 채팅과 후원을 통해 게임 속에서도 현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주인공은 게이머이면서도 게임 캐릭터이자 동시에 현실의 스트리머이다. 시청자들은 게임의 바깥에 있지만 채팅과 후원, 미션을 통해 게임에 간섭한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 과거 다크 게이머를 통해 노동과 그를 통한 자아실현의 장이었던 게임은 나아가 놀이와 노동이 융합된 공간으로 변한다. 주인공은 게임을 즐기면서도 돈을 벌고, 돈을 벌면서도 게임을 즐긴다. 방송을 통한 시청자들과의 소통, 그리고 노동/놀이에 대한 보상인 도네이션/후원이 대표적이다.
  • 반대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보스에게 무한히 도전하거나, 수십 시간 씩 기계적으로 플레이 하며 후원을 받기도 한다. 스트리머 주인공은 게임에 접속해서도 어떻게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러한 인방물의 양상은 과거 달빛조각사를 통해 구체화되었던 게임 판타지 내부 신자유주의 경쟁의 심화로도 볼 수 있다.[68] 탐색과 놀이의 공간이었던 게임은 이제 현실이 잠식하였고, 다크 게이머와 인게임 플레이로 아슬아슬하게 유지되었던 유흥으로서의 놀이는 없어진 채 오로지 신자유주의 경쟁이 심화된 시장이란 극단으로 게임을 재현하는 것이다.

4.2.3. 인앱 결제의 재현

2010년대 중반 이후 현실 게임 문화가 바뀌면서 게임 판타지의 성격과 문화도 상당수 바뀌었다. 게중엔 게임 아이템 구입이 일부가 된 게임 플레이, 즉 인앱 결제 방식/서사의 재현이 있다.[69]

과거 게임 문화는 공평한 밸런스를 추구하고, 부분 유료 이후의 플레이를 반칙, 치팅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게임 판타지에도 줄곧 등장했는데, 주인공의 주요 직업이었던 다크 게이머가 대표적이다.[70] 스스로 노력해서 아이템을 획득하는 게 아닌, 아이템을 현실의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는 다크 즉 떳떳하게 양지에서 활동할 수 없다는 인식을 담은 네이밍이었다. 그 외에도 주인공은 게임에서 아이템을 획득해 팔지만, 그 자신은 아이템 구입을 그리 자주 하진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곤 했으며, 동시에 아이템보다 실력이 뛰어난 인물로 묘사되곤 했다. 이는 결국 템빨은 치팅이자 반칙이라는 당대 게임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인앱 결제 즉 과금을 동반하는 모바일 게임이 메이저해진 결과, 과거 치팅이자 반칙적 플레이로 여겨지던 자본 경쟁도 게임 플레이의 일부가 되는 변화가 일어난다. 대표적인 예로는 템빨 용어가 있다. 과거엔 실력을 과금, 캐시, 게임 아이템 거래로 매꾼다는 의미로 템빨이 비하 용어로 쓰였으나, 모바일 게임에선 그 템빨이 오히려 상식이 되어버린다. 게임에서 인앱 결제를 하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금과 인앱 결제 체험은 웹소설 게임 판타지, 그리고 상태창과 게임 요소를 차용한 현대 퓨전 판타지 웹소설에서 재현된다.
  • 《뽑기로 강해진 SSS급 헌터(2017)》는 마나를 소모하여 모바일 게임의 가챠 시스템을 재현한 뽑기 능력을 사용한다.[71]
  • BJ대마도사(2018)》는 랜덤박스, 과금 경쟁에서 누구나 선망했을 강운을 발휘하며 승리한다. 또한 그 자신도 아이템 구매에 서슴없는 편이다.
  • 괴담동아리(2020》는 텍스트를 통해 가챠, 룰렛 시스템을 이미지화 하기도 한다.

즉 과거라면 개연성 없는 운빨이라던지, 불공정한 게임 시스템으로 인식되었을 랜덤박스, 가챠 시스템이 현재엔 게임의 이미지이자 플레이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상술되었듯 게임 판타지 뿐만 아니라 현대 퓨전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에서 드러나고 있다. 각 장르에서 게임의 인앱 결제 체험이 반영되는 것이다.

4.2.4. 게임빙의물의 활성화

한편 게임 판타지의 갈래중 하나였던 퓨전 게임 판타지 그리고 싱글 플레이 게임 판타지 웹소설 시대에 이르러 게임빙의물이라는 장르로 진화하였다. 주인공이 게임 속에 빙의해버림으로써, 가상현실 게임이 이세계로 대체되는 것이다. 동시에 게임 캐릭터로서의 성격과 능력은 가져감으로써, 주인공은 사실상 게임 캐릭터로서 이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이처럼 게임 빙의물은 게임이라는 설정을 통해 핍진성과 세계관, 주인공의 행동방식이나 특전을 납득시키는 한편, 게임이 아닌 이세계라는 배경을 통해 게임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인식되는 세계관과 서사를 사용한다. 동시에 주인공은 현대인이자 게이머로서, 게임이었던 이세계를 탐험하면서도 이방인 즉 검은머리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게임 캐릭터의 능력과 설정 플레이, 그리고 이세계에 남아 있는 게임 요소를 통해 게임 플레이의 감각을 유지하기도 한다.

때문에 게임빙의물은 명백히 말하면 게임이 아니지만, 사실상 모험과 탐색, 성장, 게임 플레이라는 과거 게임 판타지의 컨셉을 물려받은 장르군이다. 이에서 나아가 근원적인 서사 즉 정통 판타지를 웹소설에서 구현한 장르로 재주목받기도 한다. 웹소설 사이다와 게임빙의물 그리고 WRPG식 판타지 서사를 결합한 게임 속 전사가 되었다가 대표적인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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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도 대중 소비 문화와 광고, 우리역사넷 [오] [한국 테크노 컬처 연대기](14) 전자오락실 점령한 ‘갤러그 전성시대’,주간경향, 오영진, 2016 [3] 한편 PC 보급 정책, 오락기 양성 정책이 동시에 시행된 것은 80년대 기술 시점에서 게임기와 컴퓨터의 기술적 수준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일부 업체는 게임기, 전자기판 개발에 따른 승인 비용, 세금 납부에 해당되지 않으면서도 기술적 차이가 별로 없는 컴퓨터 제조로 시선을 돌린다. 앞의 경향신문 칼럼(한국 테크노 컬처 연대기). 오영진. 2016. [오] [5] 삼성 반도체는 오락실이 있어 가능했따?! / 오락실의 역사. fig.1 [6] 1990년대 한국 PC 게임 산업: PC 게임 개발자들의 도전과 응전. 2017. 남영. [7] 이융희. 앞의 연구. (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46p. [8] 이융희. 앞의 연구. (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47p. [9] 한국 장르 판타지의 태동기를 이끌었던 하이텔 환타지 동호회의 절반 이상은 10대였으며, 3분의 1은 20대가 주축이었던 것으로 회고된다. 앞의 연구. 이융희. 48p [10] 이융희. 앞의 연구. (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47-48p. [ㅇ] 이융희. 앞의 연구. (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48-50p. [12] 다만 그 당시의 게임 문화와 지금의 문화의 차이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13] 기획회의 458호. 2019.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14] 후술되지만 만화 유레카를 통한 변조. 그리고 03년도 경 온라인 게임 소설이 유행할 때 장르의 명작, 모범례로 제시되며 끼친 영향. [15] 단 겜판소의 성립에는 여러 문화적 요인도 함께한다. 당대의 SF 관련 매체들이 대표적이며, 특히 겜판소에서 흔히 사용되는 클래스, 스텟, 아이템, 파티와 같은 시스템 요소들은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보단 머드 게임과 2000년대 온라인 게임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16]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가상현실을 다룬 서적인 스티븐 옥스타칼니스의 실리콘 미라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 [17] 박영창 작가의 라파엘 전기. [18]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에 입소문을 타서 재고를 찾는 기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저주받은 걸작 소리가 괜히 나온게 아닌 것이다. [19] 주인공 캐릭터인 보로미어는 첫 등장 챕터에서부터 이미 캐릭터를 육성한지 꽤 시간이 흐른 상태다. [ㅇ2] 요다#장르 비평선01 #판타지 #게임 #역사. 이융희. 2021. [21] 연민학지 14권 | 게임소설과 영웅소설의 서사구조 연구〉고훈, 연민학회(2010) [22] 정확히는 2003년 초. 그전에도 이디스 등 관련 소설 연재가 드물게 있어왔으나 03년도에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23] 이융희. 앞의 연구(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54P [24] 2002년 12월 투데이 베스트에선 판타지, 무협 장르가 주로 보이지만, 2003년 6월 투데이 베스트에선 더 월드, 패럴라이즈 월드, 파인드 사가, 생명의 가이아 등 게임 판타지 다수가 베스트로 올라온 것이 보인다. [25] 더 월드는 프롤로그에서 드래곤 라자를 언급하기도 하며, 작중 주인공은 퓨전 판타지에서 흔히 쓰이던 고등학생 주인공이었다. 마찬가지로 게임 속 세계관은 기존 판타지/무협의 퓨전에 해당한다. [26] 예를 들어 감도가 떨어지는 수면모드라던지, 설정집에서 유레카의 히든피스를 언급하거나 그 오마주인 블랙피스가 대표적이다. [27] 작중에서 다른 게임으로 브레이크 에이지의 인게임 데인져 플레넷이 언급된다. [28] 예를 들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처럼 반사된 주문이 배리어를 무시한다던지,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처럼 케르베로스 제압 장면이 연출되고 주조연의 이름이 보로미르로 설정되는 등 여러 오마쥬가 모습을 보인다. 그 외에도 드래곤 퀘스트 이스 시리즈, 울티마 온라인등 여러 게임들이 오마쥬되었으며, 이는 스토리 작가 자체가 자타 공인 겜덕으로, 최소 90년대부터 고전 RPG로 시작하여 각종 매체를 섭렵한 인물이었으므로 가능했던 일이다. [29] 한국의 장르 판타지인 게임 판타지를 가리키는 맥락인 점 유의. [30] 게임 판타지가 활성화되던 00년대 초엔 장르 판타지 향유층 사이에선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을 게임(소설) 장르의 명작, 시초로 조명하고 모범례로 제시하는 모습이 동시다발적으로 관찰된다. 이는 당대 장르 판타지 향유층이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에 대해 인지하고, 당대의 게임 소설을 동일한 갈래로 보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한편 장르 판타지 향유층은 모범작, 명작의 설정을 장르 헤게모니로 삼고 모방하는 관습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게임 판타지 향유층도 명작이자 모범례인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의 설정을 모방하기 시작한다. 다만 이 영향은 다른 장르 판타지 헤게모니처럼 클리셰 일부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에서 게임 판타지 장르에 전파된 클리셰는 소설의 주제였던 무의식의 대립이라든지 SF 스릴러가 아니라 가상현실게임의 시간 증폭 클리셰였던 것이다. 유사한 사례로는 《드래곤 라자》가 있는데, 《드래곤 라자》가 제시한 클리셰 중 장르 헤게모니가 된 것은 하이 판타지 서사와 주제의식이 아닌, 10 클래스 마법, 용의 울음소리처럼 지엽적인 것이었다. [31] 이융희. 앞의 연구(한국 게임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32] "게임 아이템이 뭐길래"..올 현금거래 1조 넘을듯 2006. [33] ㅅㅇ) 장르문학 주요 설정의 "최초 작품"들 [ㅇ2] [35] 물론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게임을 즐긴다. 정모 일행이 독특한 히든클래스를 가진 것도 게임을 통해 돈을 벌기보단 일단 즐기다보니 그리 되었다는 설정이다. [36] 작가는 블로그 후기를 통해 조아라에서 웹연재 당시 반응은 좋았으나 출판 성적은 좋지 못하였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7~8권에서 완결시킬 의도로 계속 연재하였으나, 6,7권 출판 이후 구매량이 늘어나며 1권부터 증판을 시작하였고 두세달 간격으로 전권 증판이 이뤄졌으며, 신권 발행마다 판매부수가 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작가 블로그 후기 [37] 이 넷을 합쳐 4대 겜판소라고 일컫는다. [38] 예를들면 레이센 혹은 어나더 월드에서 그려진 게임을 통한 현실의 상승. 혹은 여타의 소설들에서 그려졌던 게임을 통한 명성의 획득, 히로인과의 연결 등. [39] 물론 로열로드는 단순한 노동의 공간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위드의 동료들은 게임을 통해 친해지고 위드와 실제로 만나 친분을 갖기도 하며, 게임을 반대하는 부모님들에게 로열로드를 체험시켜 여가의 일환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위드는 게임속의 조각술을 통해 현실의 부호에게 조각을 해줘 감동을 이끌어내기도 하며, 검치들은 스승을 따라 로열로드를 하며 무사수행을 하거나 게임을 통해 연인을 만들기도 한다. 서윤은 사회성의 치료를 위해 로열로드를 시작하기도 한다. 로열로드는 정직한 노동의 공간임과 동시에, 레이센의 묘사처럼 '단순한 놀이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진 셈. [40] 번외로 남희성작가는 달빛조각사를 쓰기 시작하던 시기를 책 출간이 한달만 밀리면 월세가 밀리고, 밥값도 없던 상황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를 반영하여 달빛조각사의 주인공 위드는 가난했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버텨내는 생존 능력이 탁월하단 설정이 부여되었다고 한다. # [41] 이융희. 앞의 연구(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62p [42] 이융희. 앞의 연구(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62p [43] 물론 겜판소가 장르로서 형성되며 차츰 다른 장르의 창작자, 독자들도 해당 클리셰에 관심을 갖고 소비하기 시작하였다는 점도 꼽힌다. [44] 이융희. 앞의 연구(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64p [45] 이융희. 앞의 연구(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65p [ㅂ] 한국와 일본의 판타지 장르 비교를 통한 마스터플롯 연구 이세계물과 그 파생 장르를 중심으로 2021 박인성, MMORPG 게이머 문화의 차별과 능력주의 연구 World of warcraft 의 레이드 콘 텐츠와 게임 분석 플랫폼을 중심으로 2018 송무석, [ㅂ] [48] 한국 혼합현실 서사에 나타난 ‘디지털 사이보그’ 표상 연구-웹소설을 중심으로- 2020. 유인혁. [ㅎ] 한국 가상현실 게임소설의 스토리텔링. 김후인, 이민희, 한혜원 2018 [50] 유인혁. 앞의 연구. 2020. 413p [51] 물론 장르소설은 퓨전 판타지 이래로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했다. 겜판의 그것은 이세계에서의 여행, 모험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던 퓨전 판타지에서 한발 더 나아갔을 뿐, 전체적인 대리만족의 흐름은 여전했다. [52] 유인혁. 앞의 연구. 2020. 410p [53] 한편 인내와 성실은 당시 한국 RPG게임에서도 흔히 요구되곤 하였다. 당시의 게임은 헬렙, 사렙처럼 특정 구간을 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런 노동을 즐기는 게임 문화가 자리잡혀있었기 때문. 무과금 유저, 초보자 만렙 등의 특별한 노력에 주목하기도 하였다. [54] 유인혁. 앞의 연구. 2020. 407p [55] 정량화는 전투가 많이 나오는 남성향 쪽이 더 심하지만, 성공신화 자체는 남성향/여성향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정서라고 볼 수 있다. 단지 성공의 수단으로 주로 택하는 것이 좀 다를 뿐이다.(무력 vs 신분이 높은 사람과의 연애/결혼) [56] 더불어 '호구'가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 이기심을 정당화하는 가치관, 약자에 대한 멸시의 정당화 등이 2020년대 한국 웹소설의 특징적 정서들이다. [57] 아무래도 당사자이다보니 의미에 집중한 것을 알 수 있다. 아래의 바츠혁명전 일러스트와 비교하면 가장 특징적이고 자랑거리인 내복단의 묘사가 잘 된 편이지만, 역으로 사실관계에는 문제가 있다. DK는 자진 해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2차 바츠전쟁의 육혈혈맹을 역시 DK의 후신으로 봐서 적은 것이라면 뒷맛이 좀 안 좋다. 아래의 전시회에서는 저 문구와 액자틀이 빠진 형태의 대형 그림으로 전시되었다. [58] 디아블로 2 자체는 MMORPG가 아닌 것으로 정의되지만, 어디까지나 기술적 영역의 정의이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의 인식이나 실제 게임 방식, 게임 내외의 경제 구조는 MMORPG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59] 달빛조각사의 경우에는 악신 엠비뉴 교단과 관련한 스토리 진행 등 [60] 리니지, 아이온, 검은사막, 아키에이지의 평가를 생각해보면 좋다. [61] 물론 현재진행형이다. 메타버스 같은 것도 결국 사이버스페이스와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으므로. [62] 이런 흐름은 게임 자체에도 나타난다. 한국 MMORPG의 대표작인 메이플스토리는 출시 초기에는 신비의 대륙을 모험한다는 느낌을 살리면서 큰 인기를 몰았지만 2010년대부턴 게임의 낭만이 해체되고 보스 공략, 레벨업, 스펙경쟁이 주 컨텐츠로 떠올랐다. 2000년대의 게임은 메이플스토리처럼 하나의 세계를 모험한다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효율성을 배제하고 실제 세계처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지만 2010년도에는 효율적인 사냥과 동선이 중요해지면서 맵에 모험적인 요소와 장애물은 전부 사라지게 되었다.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도 '옛날에는 맵만 돌아다녀도 재밌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들 많이 말한다. [63] 한국 게이머들이 '한국인들의 게임실력'과 '극단적 효율 추구'를 예찬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이면에는 이러한 그늘이 존재했다. 때로는 학생들 사이에서 게임의 등급(롤 티어 등)은 입시교육에서의 성적을 대신하여 타인에게 우월감을 느낄 수 있는 표지가 되기도 했다. 극단적인 능력주의는 무능이 죄라는 왜곡된 인식으로 롤 등의 게임에서 실력이 나쁜 사람에게 패드립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는 집단 최면을 가져오는 등 게임계에서도 수많은 병폐를 만들었다. [64] 인터넷이나 PC통신 전반에도 적용된다 [65] 채팅이나 인터넷을 통한 만남과 연애에 대한 이미지가 과거와 크게 바뀐 것과 일맥상통한다. [66] 게임 판타지 소설은 특히 해외에서는 사이버펑크와 연관이 깊다. [67] 이 현실성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스토리가 전개되고 영향을 주는 토대가 현실인, 즉 대리만족의 무대가 동떨어진 이세계에서 보다 직접적인 현실로 옮겨진 점도 있고, '갑-을,사이다 클리셰'처럼 현실의 문제를 강하게 반영하는 의미 등도 있다. 인과관계나 현실적인 반영만으로 보기엔 복합적인 의미의 현실인것이다. [68] 앞의 연구(한국 게임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이융희. 73P [69] 이융희. 앞의 연구(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68p [70] 이융희. 앞의 연구(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66p [71] 이융희. 앞의 연구(게임 판타지 장르의 미시사 연구) 68-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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