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왜색( 倭 色)은 일본 문화나 일본풍을 부정적으로 일컫는 말이다.왜색이라는 단어는 일본에 대한 비하 표현으로 주로 사용하는 접두사 왜(倭)가 붙었다. 그러므로 보통 '왜색이 짙다'는 말은 대개 부정적인 표현으로 사용한다. 중립적이나 긍정적으로 일본 문화를 이야기할 때는 일본색, 일본식, 일본풍 등으로 부른다.[1]
주로 한국이나 다른 나라 등 '일본이 아닌 나라'에서 만든 작품에 일본 문화스러운 묘사가 나올 경우 한국 한정으로 일뽕 혹은 왜색 논란이 나오는 편이다. 이는 일본에 대한 한국만의 특수한 정서에서 기인한다. 다만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세계적으로 소프트파워가 매우 강대하고, 실제로 해외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로 많이 각인된 나라이기에 세계의 각종 미디어에서 일본 문화는 심심찮게 등장하는 편이다.[2] 이에 따라 그나마 타 국가 작품에서 일본 요소가 나오면 그저 일부 한국인들만 불편하고 끝나는 선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만든 작품에 일본적 요소가 들어갈 경우 그 즉시 사회적 이슈 1순위가 되며 언론에서도 좋은 소재거리가 된다.
평범하게 일본 영화나 일본 드라마처럼 아예 일본에서 제작된 멀쩡한 창작물에 대해서는 왜색이란 표현이 붙지는 않는다. 어느 나라든 자국 작품에 자국 문화가 들어가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럽기 때문. 물론 그것조차 불편한 사람들 역시 항상 존재한다.
일본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서 그것 자체만으로 어떠한 잘못을 지니는 것은 아니나, 한국 측에서 이런 것을 지적한다고 해서 마냥 과민반응으로 치부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 한국은 일제강점기 등 역사적인 문제나 현대의 한일관계처럼 특수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3] 그러나 문제는 이게 종종 어긋난 방향으로 지나쳐서 공론화가 되기도 하는 등 한국의 인터넷과 언론이 쉬지 않고 불타오를 수 있도록 장작을 넣어주는 떡밥이 된다.
2. 내용
전체적인 일본 문화를 모두 왜색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현대의 일본 문화를 왜색이라고 칭하는 경우는 메이지 유신 이후 제국주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나 소설로 주로 한정되는 편이고 대개 사무라이, 가부키, 닌자, 게이샤, 음양사, 무녀 등 일본의 고전 문화 요소가 컨텐츠에서 드러날 때 왜색이 짙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전체적인 작풍과 분리되거나 아예 일체화한 느낌으로 등장할 때는 괜찮다. 예를 들면 적이나 아군으로 일본 출신 닌자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혹은 주인공들이 사는 곳이 일본풍 도시라거나 하는 등.과거에는 일본 관련 물건을 사용하거나 매체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 일빠로 몰아가거나 보이콧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정작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로는 많이 줄어든 편이다. 그래도 유아~청소년 대상 컨텐츠에서 그런 게 있으면 문제 삼거나 자체 검열하는 경향은 남아있다. 하지만 서양 쪽에서 들어온 와패니즈 계열 애니에서 나오는 왜색은 잘 따지지 않는 편인데, 어차피 한일과는 무관한 제3자가 만든 것인데다 양키센스로 재해석된 경우도 많아 굳이 개입하기엔 당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용인해주는 편에 가깝다.
한국인의 왜색 거부는 1998년 국민의 정부 시기부터 이루어진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기점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완화되었는데, 그래도 2000년대 초반까지는 국민 정서상 일본색이 지나치게 강하면 배제하거나 최소한 로컬라이징하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그러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런 정서가 크게 변하기 시작했는데, 일본적인 요소 자체를 거부한다기보다는 주로 일제강점기 미화 관련된 요소를 걸러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즉, 근대 일본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몇몇 다이쇼 로망 작품[4]이나 노골적으로 일본 제국을 치켜세우며 미화하는 극우 미디어물 등 한국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을 제외한 전통 요소나 현대 요소는 적당히 수용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국산 게임에서 일본어를 쓰는 닌자 캐릭터가 대놓고 나와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2020년대에 들어선 아예 일본 게임과 비슷한 스타일로 제작된 블루 아카이브와 같은 게임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2023년 7월 12일부터 일본 대중문화가 완전히 개방되면서 이러한 일본적인 요소 검열 등은 더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각종 서브컬처나 이미지가 서양 세계에서 먹혀든 탓에 서구권 창작자들이 와패니즈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잦다. 이런 성향이 영화에 들어갈 경우 정도에 따라서 한국에서의 평가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라스트 사무라이. 그래도 단순히 닌자가 나오거나 일본도가 나오는 정도는 큰 논란이 생기지 않는다. 지 아이 조를 봐도 그렇다.
일제강점기가 배경인 영화인 경우에는 일본에 대한 묘사가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는데, 정도에 따라서 친일에 대한 논란에 오르게 된다. 청연이나 마이웨이가 대표적인 사례. 다만 이 둘 중에서는 마이웨이가 그나마 논란의 정도가 덜한 편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했다는 일본산 작품들 중에는 왜색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드래곤볼이라든가 포켓몬스터[5], 파이널판타지, 로보텍(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북두의 권, 슈퍼 마리오 시리즈, 젤다의 전설 시리즈, 원피스[6], 헬로 키티가 대표적인 예. 이런 작품들은 일본인들만 이해할 수 있는 유머나 일본 문화 노출 등이 적어서 글로벌화에 무리가 없었던 것도 한 몫 한다.
그러나 나루토나 이누야샤, 바람의 검심 -메이지 검객 낭만기-, 귀멸의 칼날처럼 일본풍 그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메가히트한 작품들도 있다. 이 작품들은 일본 문화가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서양권에서 더욱 히트한 케이스. 또 나루토는 닌자와 일본 신화를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주요 등장인물들의 복장이나 작품의 분위기가 상당히 현대적, 다문화적(또는 비현실적)으로 퓨전되어 있어서 한국에서도 특별한 거부감 없이 크게 성공한 작품이다. 정치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킬만한 내용이 없었던 것도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도 슈퍼 마리오 3D월드부터 일본풍 스테이지가 나오기 시작했고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에서도 카카리코 마을을 보면 일본식 건축물이 서 있으며 몬스터 헌터 라이즈에서 거점 역할을 할 카무라 마을을 보면 일본풍을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품에 자연스럽게 넣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연히 '일본풍 요소가 들어갔다'는 자체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합당하지 못하다. 일본에서 일본인들이 만든 작품에서 일본풍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 성조기가 들어가고 미군 찬양이 들어간다 한들 그 어떤 한국인이나 외국인도 그것을 문제삼지 않는다. 애초에 타국에서는 미색, 중색 등 왜색에 대응되는 용어를 안 쓴다.[7] 이는 창작자가 태어나고 자란 환경에 영향을 받고 이러한 영향이 창작물에서 은연중에 드러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인지하기 때문이며 이것은 범 지구적 상식이다. 오히려 해당 국가의 문화를 좋아하며 새로운 시도를 칭찬하는 경우도 많다.[8] 이러한 상식을 "나는 애국자니까 일본 문화가 싫다."라는 이유로 왜색 논란에 불을 지피는 것은 한국인의 시민의식에 침을 뱉는 자폭행위나 다름없다. 한국 사극에서 한옥 기와집이 등장했다고 일본인들이 비판한다면 한국인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비난 분위기가 과열되면 한국의 전통문화까지 왜색이라고 비난받는 억울한 케이스가 생기기도 하는데, 적지 않은 경우는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이기도 하다. 이런 오해는 대개 고려, 조선시대보단 삼국시대 이전과 관련해서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애초에 삼국시대 등 고대엔 문화 분화가 뚜렷해지기 전이라 한반도계 국가들은 당나라 등 중국계 국가들과 대립하는 것과는 별개로 문화적 영향을 받았기도 했고, 일본 열도의 왜국은 백제, 고구려 등의 영향을 받는 일이 흔했다.
일부 한국산 창작물에서는 어색할 정도로 왜색이나 이와 유사한 요소가 발견되어 대중의 반발을 사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작가가 일본산 매체를 자주 접하여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묘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9] 예를 들면 한국 학교와 일본 학교의 특징을 한데 섞는다든가[10], 한복을 입고 나왔는데 기모노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부분이 있거나, 누가 내 뒷담화를 하면 재채기가 나오는 것, 어떠한 것을 깨달을 때 ‘그렇지!’라 외치며 한 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하여 쫙 펴고 다른 한 손은 주먹을 쥐어 주먹 쥔 손의 새끼손가락 쪽으로 펼친 반대편 손바닥을 툭 치는 행동, 누군가가 본인을 부를 때 “네? 저요?”할 때 검지로 본인의 코를 가리키는 행동 같은 일본식 풍습에서 유래한 연출을 하는 등. 물론 한복 같은 경우는 실제로 기모노를 그렸다기보다는 엄연히 한복의 한 갈래인 옷을 잘 알아보지도 않고 기모노와 닮았다는 이유로 까기도 한다. 특히 조선시대 이전의 복식을 그렸음에도 기모노로 오해받아 논란이 되는 경우도 많다. 흔히 알려진 기모노는 중국 당나라 복식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마찬가지로 한복도 당나라의 영향을 받은 고대로 가면 디자인에서 공통점이 있는데, 대중들은 '한복'이라고 하면 조선시대 후기와 말기에 등장한 한복만 떠올리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작화만으로도 왜색이라며 물의를 빚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비롯한 대다수 2D 매체를 일본 작품으로 접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일어나는 오해다. 현대 오타쿠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재미까지 있는 국내 작품이 좀처럼 없다 보니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2D 그림체=일본 스타일=오타쿠스러운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한국의 창작자들 가운데 일본산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며 이쪽으로 꿈을 갖게 된 케이스도 많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스타일 등에 영향을 받을 수는 있으나, 단순히 그림체가 비슷하다 하여 왜색으로 몰고 가는 것은 지나친 것이며 쉽게 해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다.
일본 문화 요소를 엄격히 규제하거나 큰 거부감을 보이는 나라는 일본의 식민지배의 역사적+사회적 후유증이 강하게 남아있는 한국이랑 북한 정도 밖에 없다. 한국은 왜색이 있는 작품을 싫어해서 수입사 차원에서도 왜색이 아주 짙은 작품은 보통 수입을 하지 않는다.[11] 그렇기에 중국에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외로 중국은 전혀 규제 안 한다. 심지어 덩샤오핑 시절부터 이미 일본 문화에 대한 규제를 풀었던 나라가 중국으로, 한국보다 15년은 앞서 규제가 풀렸다. 애초에 현재의 공산당 중국은 중일전쟁 덕택에 오히려 국공내전에서 승리해 정권을 잡을 수 있게 된 국가이기도 하며, 식민지도 아닌 사실상 승전국이었기에 일본에게 열등감을 그렇게 오래 유지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의 국부인 마오쩌둥부터가 일본더러 "당신들은 우리에게 사과할 필요 없다. 당신들 덕택에 우리가 중국을 지배할 수 있었다"는 식의 발언을 했으니, 거부감이 적을 수밖에 없다. 중일전쟁때 공산당쪽 사람들이라고 안 죽은 건 당연히 아니기에 중국 민간에서는 "일본인 출입금지"라고 써진 음식점도 있는 등 반일감정 자체는 여전히 베어 있으나, 당장 자기들의 국부부터가 저렇게 말하고 일본을 인정했는데 감정이 희석되는 건 빠를 수밖에 없다.
기타 국가들에서는 대부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아동 매체의 경우에는 4Kids Entertainment의 경우처럼 한국보다도 심해 보이는 검열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 예를 들어 크레용 신짱은 한국에서는 현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식되지만, 시리즈가 인기가 있는 다른 나라들(인도, 동남아, 스페인 등)을 보면 인물들의 이름이나 삽입곡 등이 원판과 똑같이 방영된다. 사무라이나 닌자, 스시 같은 일본의 간판 전통문화는 아동 매체에서도 단골 상품이기도 하다.
3. 비판
3.1. 인종차별·혐오성 용어
일단 왜색이라는 단어 자체에서부터 이미 일본이라는 국가와 그 문화에 대한 적개심과 멸시를 담고 있다. 일본인들 스스로가 오래 전부터 왜(倭)라는 명칭의 사용을 거부해 왔지만 한국에서는 워낙 국민들에게 반일, 혐일 정서가 밑바탕에서부터 깔려 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고, 심지어는 공적인 자리에서도 큰 거부감 없이 사용되기까지 한다.[12]만일 일본인들이나 중국인들이 한국 문화가 자국에서 유행하는 것에 대해 한류(韓流)가 아니라 춍류(조센류)라고 지칭하거나 방쯔류(가오리방쯔류) 등으로 불렀을 때, 또는 짱깨, 지나의 경우 처럼 한국인들이나 일본인들이 중국의 문화에 대해 중국 문화로 호칭하지 않고 짱깨 문화 또는 지나 문화라고 불렀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를 가정해 본다면 상당히 모순적인 태도라고 볼 수 있다.
3.2. 문화착시와 한국적 요소에 대한 오해
피해자 세대에게 트라우마를 상기시키지 않기 위한 주 목적을 넘어 그저 일본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까이게 되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직접 겪어보지 않은 후손 세대들에게 더욱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일본의 어떤 점을 배척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배우기 보다는 어른 세대로부터 일본 문화를 무조건 차단하는 것만 배우고 그것이 '좋은 행동'이라 배우며 자랐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모르면서 단편적으로 왜색처럼 보이는 것들만 조건반사적으로 배척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왜색 배척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특이하다 싶으면 왜색이라는 말과 함께 그것의 주체에게 사상검증 수준으로 공세가 들어오기도 한다.이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러 외교 마찰로 인해 한일관계가 악화되었던 2010년대에도 계속해서 벌어졌다. 그나마 2020년대 들어 한일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된 이후로는 10대 학생들과 20대~30대 청년층들을 중심으로 이에 반발해 역사와 문화를 분리하여 보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일본 문화에 거부감이 적은 청년층들을 예스 재팬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너무 과거사 문제에 연연하면서 일본의 문화를 배척하는 것은 반서방 및 친중 레드팀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중국은 왜색에 너그러운 편이다.) 이들의 주된 논지이다. 다만, 큰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는 남성층과 달리 X 등의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20~30대 여성층 사이에서는 일본 문화에 대한 반발과 거부감이 남아 있는 편인데, 이런 인식 차이가 발생하는 예시 중 하나가 다이쇼 로망에 대한 검열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대개 여초 커뮤니티들이 상호 팬덤간 세력 싸움에서 도덕적 우위를 명분삼아 상대 세력을 공격하는 일이 잦고, 이때 주로 사용하는 명분이 반일과 애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평소에는 일본과 관련된 것들을 별 거부감 없이 이용하기 때문에 이중성과 내로남불에 대한 지적과 비판 역시 상존한다.
축구 경기장의 북마케도니아 깃발이나 태양의 집중선 그림 같은 것을 보면 모두 욱일기라고 비난하는 것도 그것들 중의 하나다. 버거킹의 킹크랩 버거가 출시되자 버거 포장지의 대게의 모습이 욱일기를 닮았다는 주장이 흘러나와 버거킹이 포장지를 바꿨다는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해 루리웹에서 한 회원이 버거킹 포장지가 욱일기와 닮았다며 실패한 디자인이라고 주장하자 다른 회원이 '그럼 대게는 실패한 디자인의 생물이군요' 라고 비아냥으로 맞받아친 이야기가 유명하다.
자국의 문화를 보존하려는 자세와 외래 문화에 대한 일정 수준의 위화감은 어느 나라 누구에게나 있지만,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한국 특유의 왜색을 배척하는 태도는 거꾸로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K-POP, 삼겹살, 막걸리 등이 호응을 얻는 것을 반기는 자세와 대비돼 모순되는 것으로도 지적된다.
또한 일본색 배척에만 주의을 기울인 나머지 자국의 문화를 배우는 데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졌기 때문에 후술하는 한국문화를 왜색으로 오해하며 배척하는 문제점도 일어났다.
심지어는 한국의 것, 혹은 범 동아시아적인 문화 요소를 일본만의 것으로 착각하고 왜색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이런 일이 생기는 까닭은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적인 것에 대해 무지하고 조선시대 말기 사극 등에서 볼 수 있는 극히 일부의 문화 양식만을 한국적인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한복 역시 기본적으로 사람이 입는 옷이므로 특정 시대에 고정될 수가 없다. 서구 문물이 들어오던 개화기에도 한복은 계속 변했고 지금도 개량이 시도되는 등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문화에 대한 무지와 한국적인 것의 의미를 협소하게만 받아들이는 성향이 더해져 문제를 만드는 일이 잦다.
이런 사람들은 조선시대 말기의 것만 한국적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조선시대 이전의 건축, 복식, 생활 양식은 흔히 떠올리는 한국적인 이미지와 차이가 큰데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작정 중국식이다, 일본식이다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의 건축 양식이나 생활 양식만 봐도 건물의 규모가 복층인 경우도 많고, 훨씬 크고 단청을 붉게 칠하거나 옻칠과 비단 등으로 중국, 일본 못지않게 화려하게 장식했다. 무거운 온돌이 널리 보급된 것은 조선시대부터라 그 이전에는 양식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한옥이 단층 위주라는 인식도 온돌이 널리 보급된 조선시대 가옥을 보고 하는 이야기이지, 그 이전에는 복층 건축물도 흔했다.
한복도 마찬가지로 흔히 아는 조선시대의 한복과 그 이전의 한복은 복식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상당히 다르다. 특히 머리 모양에 대한 편견이 가장 심한데 모든 시대에서 얹은머리나 쪽머리를 한 것이 아니며 흔히 생각하는 그 모양새와 많이 다르다. 고대부터 시대를 막론하고 이어진 머리는 상투나 귀밑머리 정도밖에 없다. 심지어 고구려 때는 단발머리를 묶고 다니기도 했다. 보기 그런데 창작물에서 조선 이전의 양식에 가까운 주거 형태나 장식, 한복, 머리 모양이 나오면 왜색이 아니냐며 일단 까기 바쁘다.
이와 관련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쪽이 백제 문화와 관련된 것들인데, 애초에 고대 일본 문화 자체가 백제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에 둘의 문화적 특징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교조주의적인 인식을 가진 대중 때문에 백제 문화를 제대로 구현하면 왜색이라는 비난을 받기 일쑤라 제대로 된 문화적 활용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일본에서 백제 문화를 더 열심히 연구하는 아이러니한 일도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대중의 문화에 대한 배타적 태도는 오히려 한국 문화의 활용폭을 조선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자충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미스 유니버스 이지선의 전통의상이 한복이 아니라 기모노라는 주장이 나온 뒤부터 일부 무지한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은 사건이다. 당시 이지선이 입고 나온 의상은 고구려시대의 한복과 조선 후기 무녀복[13]의 절충 형태로 만들어진 의상이었는데, 민간에 흔히 알려져있는 치마저고리와는 형태가 달라서인지 기모노라는 억지 비난이 쏟아졌다.[14] 스타일리스트가 이에 대해 직접 해명하였으나, 그 네티즌들은 계속해서 "내가 알아보지 못하는 한복을 내세우면 안된다"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링크된 해명 기사를 봐도 댓글들 상당수가 가관이다.
물론 고구려와 조선의 한복을 퓨전하면서 두 시대의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옷이 되어 대중들에겐 더 어색할 수 있었다는 점은 지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앞으로 한국인들에게 대중적인 인지도가 없는 한국 문화는 결국 잊혀질 수밖에 없게 된다. 한국인 본인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배우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내치려 하는데 어떻게 존속할 수 있겠는가? 왜색 운운하면서 외국 문화 방어에는 매우 신경쓰지만 정작 자신들의 문화는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문제점이다.
사실 이런 일은 아직까지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철릭을 기모노로 오해하거나[15], 가슴가리개를 오비(기모노 허리띠)로 오해하거나[16], 웹툰 미호이야기에서 나온 한복을 기모노라고 하거나 라이트노벨 나와 호랑이님의 캐릭터 강세희가 입은 한복치마를 하카마라고 한다. 범 아시아적으로 사용한 종이우산과 ㅠ자형 나막신을 보고 일본 것이라 하거나, 한복은 무조건 조선시대의 것만 한복이라며 조선 이전의 한복을 보고 한푸나 기모노라고 욕하는 경우도 있다.
2015년도에는 7월 경 일러스트레이터들 사이에서 한국검 의인화 일러스트 합작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한 작가가 그린 백제풍 환도를 의인화한 일러스트의 캐릭터가 판자형 나막신을 신고 있어서 일부 트위터 유저들 사이에서 "환두대도 의인화 캐릭터에 게다를 신기느냐"는 비난의 여론이 일었다. 하나 나막신 문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ㅠ' 모양 판자형 나막신은 고대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매우 비슷한 형태로 공유하던 물건으로, 백제와 일본의 고대 나막신의 형태는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 판자형 나막신을 신긴 것은 최소한 신발 고증에 있어서는 삼국시대 배경에 조선시대 짚신을 신기는 발고증 사극보다도 적절한 고증이 아닐 수 없다. 논란 도중 해당 일러스트를 그린 작가가 직접 삼국시대 나막신 관련 논문과 관련 유물 사진[17]을 트윗하면서 비난하던 이들은 모두 트윗을 내렸고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네이버에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웹툰 문아를 연재하고 있는 팬마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옷이 일본옷 같다"는 댓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것에 분노하여 '둥근 소매와 옷깃의 동정이 달린 것은 조선시대부터이다'라는 설명이 달린 고려 복식에 대한 간단한 도식화(원 사진은 삭제됨)와 함께 "고중세 배경에 흔히 알고있는 한복이 나오면 그건 틀린 고증이다. 작품에 나오는 한복은 일본옷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수많은 관련 사례 중 서브컬쳐 쪽에서 특히 유명한 사건으로는 2009년 다음 만화속세상의 환상스케치라는 작품에 등장한 한복을 두고 일부 유저들이 옷 무늬와 매듭과 뒤로 맨 허리띠가 일본풍이라며 맹비난하고, 작가를 인신공격하는 상황에까지 이르자 한 유저가 논문급 해명자료를 들고 오자 비난하던 무리들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 것이다. ( 스크랩된 아카이브 페이지)
그럼 어찌하여 왜색복식논란이 일어났는가. 모르기 때문이다. 위의 사료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중국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어 유사한 것들도 많다. 헌데 이 유사성을 모르는 상태에서 일본것을 먼저 접하고 한국것을 나중에 접했다면 당연히 일본것을 따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만약 조선 초중기의 한복양식으로(저고리는 길고 배래는 직선이며 소매는 길고 소맷부리통은 넓음) 그렸어도 지적이 나왔을 것이다. 왜냐면 우리에게 익숙한 한복양식은 조선후기때 완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끈목을 이용한 전통매듭의 경우 이쪽을 별도로 상세히 공부하지 않았던 학생이라면 일본매듭과 우리전통매듭의 유사성을 알지 못할 수도 있을테니 일본 것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 문제는 결국 다음 사람들이다. 해당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나타낸 것이지만 아무것도 몰라 조용히 있던 위인들이 그제서야 대대의 나비묶음을 기모노 오비라 칭하고 한복의 연화당초무늬를 일본무늬라 하며 최초글 작성자의 생각을 애초부터 자신도 생각했었던 듯 말하는 분들의 모습이란 참 어이가 없을 뿐이다. 환상스케치 복식논란. 그 오해와 진실(아카이브)에서 |
당시 작품의 왜색 논란이 터진 이후 게시판 여론은 매우 좋지 않았다. 한복에는 허리띠가 없다느니[18] 하는 무지한 발언을 하던 부류들이 해명자료 게시글이 올라온 뒤로는 전부 잠잠해져서 최소한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복식과 장식이 왜색이라는 비판은 완전히 사라졌다. 네티즌들이 한국의 것, 혹은 한국의 것에서 비롯한 것을 무지로 인해 왜색으로 단정짓고 왜색에 대한 배척 심리와 군중심리가 더해져 잘못된 물타기를 벌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일련의 현상들은 대중들이 전통 복식을 포함한 전통 문화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 지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건 비단 복식 분야로 한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발달한 문화 요소(건축, 전통문양, 공예 등)를 왜색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동아시아 혹은 자국의 문화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이 큰 원인이다. 정작 이런 무지는 결국 자기들이 그토록 막고 싶어하는 일본 넷우익 등의 선동 세력들의 좋은 먹잇감과 지지 기반을 형성하는 역효과를 불러오는 수도 있다. 한국인들 스스로가 자국의 것을 일본 것이라 생각하는 마당에 일본 넷우익이나 혐한들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결국 자국에 대한 무지함이 자국을 잡아먹으려는 세력에게는 힘이 되는 꼴이다.
여담으로 이런 현상은 한국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중국에선 전통 의상인 한푸 중 대중들에게 덜 익숙한 시대의 한푸에 대해 기모노나 한국의 한복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분청들이 저질렀던 소한푸사건(烧汉服事件)같은 병크가 아주 대표적인 케이스. 중국 명절인 중양절을 맞아서 한푸를 입은 여성을 덮쳐 기모노라며 옷을 강제로 벗겨 빼앗고 불태워버린 사건이 있다. 2010년 10월 16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반대로 2020년 이후 중국에서 민간 주도의 한족주의 운동이 일어나면서 기모노와 한복을 한푸의 일종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주된 타겟은 한복이지만, 기모노 역시 당나라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펴는 중이다.[19] 물론 한국과 일본은 이를 헛소리 취급하고 있고 서구권 등의 다른 나라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이는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왜색에 대한 반감과 국수주의가 중국에서도 비슷하게 형성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4. 관련 문서
[1]
일본 현지에서는
화할 화(
和) 한자를 써서 표현한다. 화풍, 화식,
화과자,
화변기 등등. 일본 독음은 '
와'인데
와규의 와가 이것이다. 즉 일본 품종 소란 뜻.
[2]
영화에
햄버거나
핫도그가 나온다고 해서 그것을
미뽕 영화로 치부하지 않는 것과 같다. 한국인에게 미국 문화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처럼, 많은 외국인에게는 미디어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권으로 중국이나 일본의 것을 차용하는 것이 전혀 특별하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3]
한중관계 또한 비슷하게
6.25 전쟁이나
동북공정 등 중국이 저지른 짓이 있는데도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중국의 태도를 보면 당연히 반감이 들 수밖에 없기에
조선구마사 사태처럼 한국이 배경인 한국 미디어에서 중국색이 등장하거나 중국 자본으로 인한 PPL 등이 등장하는 걸 지적하는 한국인들 보고 예민하다고 일축하는 건 맞지 않듯이 말이다. 실제로 이런 논란이 생길 때마다 중국에서는 '한국인들이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이중적이고 뻔뻔한 태도를 보여 한국인들의
혐중감정을 더욱 부채질한다. 그렇게 말하는 중국인들은 한국과 역사적으로 항상 갑의 관계를 유지한 가해자의 위치에 있었음에도
한국방송에서 아무 의미없이 '마오' 한마디 했다고 벌때같이 몰려드는 피해망상적인 태도를 가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극히 모순적인 발언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이걸 한국한테만 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비슷한 사례들에 몰려가서 분탕치는 것이
분청 중국인들의 일상이다. 때문에 2020년대 이후 반중 및 혐중 감정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4]
그나마
사쿠라 대전
OVA는 원작부터가 대체역사물일뿐더러 제국주의 미화와 상극인 작품이고
귀멸의 칼날은
다이쇼 시대 재현 오류 탓에 다이쇼 시대 색채 자체가 매우 옅어서 무사히 한국에 들어왔다.
[5]
하지만
무인~
AG 초기에는 왜색이 짙어서 국내 미방영분이 많았다.
[6]
와노쿠니 편 제외
[7]
하지만 K-POP, J-POP같이 해당 국가의 특정 문화를 가리키는 용어를 따로 지정하여 쓰는 경우는 있다.
[8]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에서
쿠파성을 이전의 중세 유럽 성 대신 일본 성으로 묘사한 것도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해당 게임 테마가 세계여행이기도 하고.
[9]
과거
요구르팅의 사례처럼 의도적으로 일본색을 집어넣는 사례도 존재하지만 이럴 경우 논란이 더욱 거세진다.
[10]
샤이닝스타의 주역들이 입는 교복이 현실의 한국 여학생 교복이 아니라 치마가 A자형 미니스커트인 일본 여학생 교복의 형태로 나온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11]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게 아주 심해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시리즈,
디지몬 시리즈 등 아동용 애니에서는 일본 문화가 조금이라도 보이기만 하면 전부 미방영 처리할 정도였으나 일본 문화 개방 정책으로 2010년대부터는 일본 문화에 대한 반감이 다소 옅어지면서 기모노, 신사 등 일상적인 일본 문화 요소는 검열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투니버스의 경우에는 오히려 지상파보다 조금 나을 뿐인 왜색 검열을 보여주고 있지만...
[12]
그나마 현재는 외교 관계를 고려하여 대놓고 입 밖에 내는 경우는 많이 줄었지만,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방송에서도 공공연히 왜색이 어쩌고 하는 표현을 거리낌없이 사용해 왔다. 물론 현재도 입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문서 등에서는 왜색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거부감이 거의 없다.
[13]
흔히 승무복이라고 부르는 칠성거리/제석거리용 무복으로, 기본적인 색 배열이 상의-흰색 하의-빨간색으로 일본
무녀(Miko) 복식과 유사하다. 이 또한 무지한 이들에게는 왜색으로 치부받기도 한다.
[14]
그 당시 자칭 한복전문가라고 주장한 네티즌들의 비판 내용이 참 가관이었는데, "한복이 소매가 왜 넓냐", "옷깃이 왜 넓냐", "왜 몸매가 드러냐느냐", "치마가 왜 풍성하지 않느냐" 등등...
한복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고려 이전을 다룬 사극을 본 적이 없거나 거기에 나온 한복을 한복이 아니라 기모노로 인식하지 않고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지적을 할 수는 없다.
[15]
철릭은 오히려
몽골에서 들어온 옷이며
고려 말 한때
몽골풍이 유행하면서 한복으로 흡수되었다.
[16]
걸그룹
티아라가 명절 때 입고 나온 한복을 보고 이런 소리가 나온 적이 있다.
[17]
나막신 문서 상단에도 올라와있는 임당동 유적과 능산리사지 출토품.
[18]
이게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주장이냐면, 고구려 벽화만 보더라도
한복은 원래 허리띠가 기본이었을뿐더러 조선시대 양식 한복에도 허리띠가 여러가지 남아있다. 당장 도포나 창의 등 겉옷 위에 매는 세조대나 관복 위에 매는 각대만 해도 사극에서 허구한 날 나온다. 군복이 나올 때면 광대나 전대도 버젓이 나온다.
[19]
기모노가 당나라 한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건, 흔히 기모노 하면 떠오르는 스테레오타입이 완성된
에도 시대 중후기 이후의 일이 아니라
나라 시대의 일이다. 흔히 알려진 에도 시대 중후기 이후의 기모노는 당나라 한푸보다는 차라리 한나라 한푸와 더 유사한 형태이며, 그마저도 한나라 한푸의 직접적인 영향이 아니라 일종의
수렴 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