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8 14:30:28

푸앵카레 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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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

파일:external/www.reed.edu/CLIV.jpg
푸앵카레 원반을 나타내는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스허르의 작품

1. 개요

Poincaré disk model

앙리 푸앵카레 쌍곡 공간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모델.

2. 설명

반지름이 1인 원판 위에서 다음의 설정을 주어 만드는 공간이다.
  • 점: 열린 원판 위의 점 (경계는 포함하지 않는다.)
  • 직선: (1) 원판의 중심을 지나는 직선 또는 (2) 원판과 직교하는 원[1] 중 원판의 내부에 속해있는 원호
  • 선분: 위에서 정의한 직선의 일부분
  • 각: 두 곡선에서 그은 (통상적) 접선이 이루는 각
이 이상한 설정의 정당성은 다음과 같이 비직관적인 '거리'의 세팅에서 온다.
  • 거리: 원점에서 멀어질수록 거리의 배율이 무한히 높아진다. 정확히 말하면 원점에서부터 거리가 [math(r = \sqrt{x^2+y^2})]인 곳에서 거리의 배율은 [math(\displaystyle \frac{1}{1-r^2})]이 된다. 리만 기하학 관점에서 엄밀하게 서술한다면 리만 계량(Riemannian metric)이 [math(\displaystyle ds^2 = \frac{dx^2+dy^2}{(1-r^2)^2})]로 주어진다고 얘기할 수 있다.
대충 이야기하자면 원판의 원점에서 출발해서 0.01만큼 갔을 때 원판상에서도 대략 0.01만큼[2] 움직인 것처럼 보이지만, 만약 절반 정도까지 왔으면 3/4배의 배율이 적용되어 0.01만큼 이동했다고 해도 원판상에서는 0.0075밖에 못 간 것이다. 만약 원판의 중심에서 0.99만큼 떨어져 있다면 원판 안에서의 거리 배율 차이는 약 50배가 되어, 원반 안에서 0.01을 갔다고 생각해도 밖에서는 그 1/50밖에 간 걸로 안 보인다. 이 배율은 원반 끝으로 갈수록 증가하므로, 아무리 걸어나가도 원반 안에서는 결코 끝에 도달할 수 없다. 즉 푸앵카레 원반 안의 세계는 무한히 뻗어나가 있으며 그 넓이도 무한하다.

사실 푸앵카레 원반에서의 선분 개념도 위 거리 개념을 적용했을 때의 최단 거리[3]으로 유도되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엄밀히 이걸 증명하려면 미분기하학을 알아야 한다. (사실 구면에서 대원이 최단거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마냥 쉽지만은 않다.) 또한 평행선 공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공리를 만족시킨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평행공리와 연관된 부분만을 제외한다면 의외로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푸앵카레 원반에는 아래와 같이 다양한 성질들이 있다.
  • 푸앵카레 원반도 의외로 균일한(homogeneous) 공간이다. 길이가 같은 선분 AB와 CD가 있을 때, AB를 CD로 겹쳐 놓는 합동변환이 존재한다. 이건 공리에도 있는 거지만, 처음 볼때는 원반의 중심과 경계에 가까운 점 위에서의 상황이 동일하다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다.
  • 대신에 닮음변환의 개념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닮음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는 평행선 공리가 증명되어 버린다.
  • 평행공리를 부정하기 위한 기하학답게 원반 내의 직선은 무한히 많은 평행선이 존재한다.
  • 구면삼각법과 비슷하게 쌍곡선함수를 사용한 사인 법칙 코사인 법칙이 존재한다. 다만 지구라는 현실적인 쓰임새가 있어 고대 그리스 때부터 연구되어 온 구면삼각법과는 달리 딱히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 삼각형의 넓이에 대해서는 다음 공식이 있다. (원판의 반지름이 달라지면 여기에 반지름의 제곱을 곱한다.)
    [math( S = \pi - (\angle A + \angle B + \angle C) )]
    일반적인 다각형에 대해서도 (외각[4]의 총합 - [math(2\pi)])가 넓이가 된다. 증명은 구면과는 다르게 초등적인 방법이 없고, 보통은 미분기하학의 가우스-보넷 정리에 기대는 것이 편하다.
    • 즉 특별히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보다 작다. 세 내각의 조합은 0보다 크며 합이 180보다 작은 조건 하에선 얼마든지 바뀔 수 있지만, 세 내각이 정해지면 변의 길이도 자동적으로 정해진다. 즉 AAA 합동조건을 생각할 수 있다. 이건 구면도 마찬가지.
  • 미분기하학을 배웠다면 모든 점 위에서 곡률이 -1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
수학자들에게 추앙받는 예술가 에셔의 다양한 작품들(특히 Circle Limit 계열)이 푸앵카레 원반을 사용한 것으로, 삼각형으로 푸앵카레 원반을 테셀레이션한 모양을 띄고 있다. 겉으로 보면 전혀 그렇게 안 보이지만, 원반 안의 삼각형들은 모든 각의 크기가 같고 변의 길이도 같은 합동이다. 물론 각의 크기가 같다고 정해질 필요는 없다. 각이 얼마든지 작아질 수 있으므로 한 점 주변에 똑같은 삼각형을 몇 개든지 붙일 수 있는 것이다.
  • 파라콤팩트인 {∞,n}, {n,∞}, {∞,∞}의 경우 다각형이 원반의 끝에 닿게 된다.

푸앵카레 원반을 3차원으로 확장시킨 푸앵카레 공(Poincaré ball)[5]도 존재한다. 콤팩트인 {3,5,3}, {5,3,4}, {4,3,5}, {5,3,5}를 나타낼 수 있으며 파라콤팩트의 경우 경계선에 속하게 된다. 논콤팩트의 경우는 푸앵카레 공 안에서도 구멍이 뚫린 형태로 나타내진다.
4차원 이상의 푸앵카레 초공도 존재하며 {5,3,3,3}, {3,3,3,5}, {5,3,3,4}, {4,3,3,5}, {5,3,3,5}를 여기에 나타낼 수 있다. n=2 이상의 자연수일때 푸앵카레 5차원 공의 경우 전부 파라콤팩트 이상이 되며 6차원 이상은 모두 논콤팩트라 구멍이 뚫리게 된다.

허수 차원으로 넓히자면 2차원에서 iπ/λ각형이라 할때 푸앵카레 선에서 하이퍼볼릭 다각형이며 3차원에서도 iπ/λ각형을 사용할 경우 구멍이 뚫린 형태가 나타난다.


[1] 직교원(orthogonal circles)이란 두 원의 교점에서 접선을 그었을 때 직각으로 만나는 두 원을 말한다. [2] '대략'이라고 한 이유는 원점에서 이동하면서 동시에 거리가 미묘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3] 정확히 말하면 측지선(geodesic) [4] (외각)[math(=\pi-)](내각) [5] 2차원의 경우 둘레를 , 속이 꽉 찬 것을 원반이라고 하듯, 3차원의 경우 겉부분은 , 속이 꽉 찬(solid) 것은 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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