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카잔(던전앤파이터)의 작중 행적을 기록한 문서이다.1.1. 과거
"히스마! 일어나거라!"
"...인간? 인간 따위가 감히 나의 잠을 깨우다니..."
히스마를 정면으로 맞이한 카잔의 포효
소멸의 신이기 이전, 인간이었던 카잔은
데 로스 제국의 전신이자 지금은 멸망한 '펠 로스 제국'의 버서커이자 대장군이었다. 그는 무력이 출중하고 인망이 깊어 그의 측근인 '
카렐린'과 '
레오니트'를 비롯해 휘하의 부하들에게 절대적인 충심을 얻는
명장이었고, 당대에 비교할 데 없이 출중한 마법을 구사하는 대마법사 '
오즈마'와는 둘도 없는 친우였다. 이 두 사람은 훌륭한 전공과 우애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도
바칼이 아라드를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 파견한
세 마리 용 중 맏이인 '
광룡 히스마'가 펠 로스 제국을 침략한다. 사도의 분신이자 세 형제 중 가장 흉포했던 히스마의 광란에 펠 로스 제국은 50년에 달하는 세월을 시달리며 위기에 봉착하지만, 당대 최고의 명장이었던 카잔과 오즈마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토벌에 나서고 격전 끝에 결국 히스마를 무찌르고 제국 제일의 영웅이 되었다. "...인간? 인간 따위가 감히 나의 잠을 깨우다니..."
히스마를 정면으로 맞이한 카잔의 포효
"마물에게 이긴 2쌍의 이리[1]를 찬양한 노래가 왕에 위에서 울려퍼지고, 연로한 사자인 국왕은 언젠가 이리들 손에 멸할 것이다 "
어느 점술가의 예언
두 사람은 승전보를 울리며 당당히 제국으로 복귀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한 점술가가 거짓된 예언을 팔메리어 황제에게 들려주었다. 예언의 내용은 반역을 꾀하는 2쌍의 이리에 의해 연로한 사자가 멸하게 된다는 것이었고 황제는 예언이 가리키는 것이 카잔의 힘과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인망이라 여겨 그를 반역자로 몰아간다. 순식간에 반역자라는 누명을 쓴 카잔은 자신을 따르는 부관들과 휘하 부대를 이끌고 도주하여 저항에 나서고, 펠 로스 제국은 카잔의 체포를 오즈마에게 위임한다. 하지만 친우와 칼을 맞대고 싶지 않았던 오즈마는 황제와 오해가 있을 것이라며 카잔을 설득하고, 부관 레오니트 역시 인망이 높은 카잔과 카렐린을 비롯한 장군들이 황제에게 상소를 올리면 그 영향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 판단하여 황궁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그렇게 황제의 앞에 선 카잔은 황제가 이미
점술가의 꼭두각시가 되어 자신들의 말 따위는 귀 기울여 듣지도 않는 상태임을 뒤늦게 깨닫고, 황제는 그들이 자신을 겁박하고 왕좌를 노린다고 대노하여 카잔과 오즈마를 구속한다.[2]어느 점술가의 예언
붙잡힌 카잔은 가족이 연좌제로 처형당하고 양 팔의 힘줄이 뽑혀나가는 모진 고문을 받았으며 오즈마는 두 눈이 뽑히고 황제에게 약혼녀를 빼앗기고 말았다. 카잔은 이미 모든 것을 체념한 상태였기에 오히려 초연했으나, 오즈마는 그렇지 못했다. 일견 침착해 보였던 그는 있지도 않은 죄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자신의 처지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고 급기야 세상을 원망하기에 이른 것이다. 언제나 오즈마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카잔이지만 이번 만큼은 그조차도 오즈마의 고통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오즈마와 카잔이 각자의 유배지로 버려질 때 오즈마는 마치 실성한듯 카잔에게 반드시 다시 만나러 오겠다며 광소를 내지었고 카잔은 아무 말 없이 죄책감이 실린 미소로만 답한다. 하지만 오즈마의 절규는 단말마가 아니었다. 그는 추방 전, 자신의 원망에 이끌려 온 사신과 거래하여 인류사에 다신 없을 혼돈의 신이 되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 후 카잔은 스트루 산맥의 춥고 외진 곳으로 추방당했고, 사신과의 계약을 통해서 혼돈의 신이 된 오즈마는 숨이 멎어가는 카잔의 앞에 나타나 약속대로 그의 목숨을 거두고 소멸의 신으로 만들었다. 그가 죽은 후 마지막 까지 카잔의 결백을 주장하던 카렐린은 힘줄이 뽑힌 다리를 이끌고 설산의 정상에 방치된 그의 시체를 부둥켜안은 채 사망하고, 부관 레오니트는 자신의 실책으로 주군인 카잔과 동료였던 카렐린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단검으로 자결한다.
"검은 대지라... 이야기는 여러번 들었지만, 직접 와보는 건 처음이오. 역사서에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지.
옛 제국에게 사냥개처럼 쓰이다 버려진 카잔과 오즈마의 이름과 함께 말이오."
반 프란츠 황자
카잔 사후 펠 로스 제국은 카잔과 오즈마에 대한
기록말살형을 내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면에 감춰진 진실이 서서히 밝혀졌고 두 사람이 생전에 쌓은 영웅담과 신화는 80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전되어 우화가 되었다.[3] 펠 로스 제국의 후계라고 볼 수 있는
데 로스 제국의 제1황자
반 프란츠 또한 오즈마와 카잔의 행적에서 대해서 '그들을 타락하게 만든 책임은 펠 로스 제국에 있다'는 소신을 내비쳤다.옛 제국에게 사냥개처럼 쓰이다 버려진 카잔과 오즈마의 이름과 함께 말이오."
반 프란츠 황자
1.1.1. 퍼스트 버서커: 카잔
1.2. 카잔 증후군
오즈마에 의해 소멸의 신으로 변모한 카잔은 정작 인간을 멸종시키겠다는 오즈마의 계획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그 또한 세상을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고, 그 나름대로의 방향으로 복수를 시작했다. 그가 죽고 난 후 아라드에는 카잔 증후군이라는 괴질이 돌기 시작했고 카잔이 세상에 뿌린 이 저주는 위장자와 같은 위협이 도사리는 아라드를 더욱 난장판으로 만드는 데에 일조했다. 허나 일개 명계의 존재가 현세에 간섭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제8귀신 '문의 주인 카론'은 그의 영혼을 속박하고 아홉 귀신의 시련을 내린다.[4] 이 아홉 귀신의 시련이 도대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귀신과 소통하여 그들의 힘을 사용하는 소울 브링어들이 카잔의 화신체를 소환하는 것으로 보아, 그들의 부름에 응하여 힘을 빌려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인류에 전쟁을 선포한 오즈마가 100여년에 달하는 성전 끝에 봉인되고, 선두에서 성전을 이끈 성안의 미카엘라는 혼돈의 왕좌에 봉인된 오즈마를 곁에서 감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검은 대지에 깊숙히 스며든 피의 저주 때문에 그의 신성력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 반면 오즈마는 혼돈의 왕좌에 걸린 봉인 속에서 착실히 힘을 축적하고 있었다. 오즈마가 봉인된 장소는 검은 대지, 즉 혼탁한 기운이 가득한 그의 영지였기 때문이다. 마침내 충분한 힘이 모였을 때, 오즈마는 봉인을 깨트릴 기회를 잡기 위해서 땅속에 파묻힌 수많은 위장자들을 일으켜 미카엘라를 기습한다.
“이제 그만두게, 오즈마.”
“봉인을 부수기 위해 힘을 소모하길 노린 것인가? 자네답지 않게 영악한 짓을 해주었군.”
감춰진 성전 中
평범한 위장자 따위는 당연히 미카엘라의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위장자들을 상대로 얼마 남지 않은 신성력마저 쏟아낸 미카엘라는 이내 봉인을 지킬 여력을 잃게 된다. 그 기회를 오즈마가 놓칠 수가 없었고 마침내 응축한 힘으로 미카엘라의 봉인을 깨려는 순간, 그에게 카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그만하라고 말이다. 오즈마는 명계에 있어야 할 친우의 목소리를 환청으로 치부하고 봉인을 깨트리려 했지만 곧이어 명계에서 날아온 소멸의 사슬이 오즈마를 단단하게 옥죄었다.“봉인을 부수기 위해 힘을 소모하길 노린 것인가? 자네답지 않게 영악한 짓을 해주었군.”
감춰진 성전 中
카잔은 오즈마가 힐더의 꼭두각시처럼 이용만 당하다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여 그는 오즈마가 봉인을 깨기 위해 힘을 소모하던 때를 노린 것이다. 오즈마는 자신의 힘 만으로는 절대 풀지 못할 봉인을 응시하며 카잔과 복수심이 담긴 문답을 나눈다. 이후 미카엘라는 다시금 심신을 가다듬어 카잔의 사슬로 유지된 봉인을 더욱 견고히 했고 카잔은 친우를 지키기 위해 명계의 규율을 거스르고 봉인을 지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와 미카엘라조차 봉인에 생긴 작은 균열로 미약한 혼돈의 힘이 새어나가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1.3. 체스트 타운
욕망에 눈 먼 인간들아. 나를 깨운게 너희들인가? 무엇을 바라고 억겁의 잠에서 나를 깨웠는가.
너희가 지금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는지 알기나 하는가!
기껏 붙잡고 있던 혼돈의 힘이 날뛰는 것을 이젠 더 이상 막기 어렵겠구나..!
혼돈의 봉인이 약해졌다... 깨어나지 말게, 친구여...
카잔
너희가 지금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는지 알기나 하는가!
기껏 붙잡고 있던 혼돈의 힘이 날뛰는 것을 이젠 더 이상 막기 어렵겠구나..!
혼돈의 봉인이 약해졌다... 깨어나지 말게, 친구여...
카잔
그렇게 카잔이 오즈마의 봉인을 지키기 시작한 지 수백 년이 흐르고, 검은 대지에 차원의 문 하나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나타난 그림시커 최초의 7인 ' 황혼의 미라즈'는 혼돈의 왕좌에 자신이 알지 못하던 봉인 하나가 추가된 것을 눈치챈다. 그녀는 그것이 카잔의 '소멸의 사슬'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그림시커는 사도 오즈마의 봉인을 풀기 위해 검은 교단의 협조 하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그림시커 온건파는 체스트 타운 깊숙한 지하에 위치한 검은 신전에서 카잔을 아라드에 강림시키는 의식을 치른다. 그림시커의 간부인 ‘영매 아이락’은 영체 상태로 혼돈의 왕좌에 접근하여 카잔의 봉인과 그의 혈기가 자신을 밀어내는 것을 재확인하고, 시로코의 사념을 품고 있는 그림시커 최초의 7인이자 버서커인 ' 잿빛의 로젠버그'의 몸에 카잔을 빙의시킨다. 허나 사도의 힘을 가진 로젠버그조차 자신에게 강림한 카잔의 영혼을 감당할 수 없었고, 카잔 강림과 동시에 로젠버그는 사망, 카잔은 아홉 귀신의 형상을 한 불완전한 모습으로 현세에 강림한다.
강제로 현세에 끌려나온 카잔은 격분하여 날뛰기 시작하고, 모험가를 비롯한 제국-프리스트 조사대에 의해 카잔이 빙의된 로젠버그의 육신을 파괴해 카잔의 강림을 저지한다. 하지만 이미 오즈마를 묶어 놓던 힘이 상당히 풀리고 말았기에 깨어나지 말라는 한탄과 함께 오즈마의 부활을 예고하며 사라진다.
1.4. 추방자의 산맥
검은 교단과 그림시커는 로젠버그의 선례를 보고 '카잔의 영혼이 너무나도 강력하여, 그 어떤 육체로도 카잔을 현세에 강림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가 완전하게 강림하지 않는 한 오즈마 부활은 요원했기에, 두 집단은 한 가지 해답에 다다랐다. 바로 카잔 본인의 육체를 매개체로 삼아 강림 의식을 치르는 것.하지만 카잔의 시체의 위치는 오리무중이었고, 검은 교단은 최상위 위장자인 순혈자 데바스타르와 맹혈자들을 스트루 산맥에 파견하여 수색을 시작한다. 사이퍼들을 위장자로 만들어 수색 마법을 발동시킨 데바스타르는 벌레 데샹의 사망과 동시에 산맥 깊숙한 곳에 있는 어떤 성채에 카잔의 시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곳은 우시르 교단의 본거지인 네메시스의 성채였고, 데바스타르와 위장자 군단은 이곳에 공세를 집중시켜 카잔의 시체가 안치된 소멸의 관에 다다른다. 직후 기를 쓰고 그의 뒤를 쫓은 인파이터 모험가와 오베리스 로젠바흐, 루실 레드메인이 데바스타르를 쓰러트리나, 시간을 정지시키며 나타난 공포의 아스타로스가 소멸의 관을 강탈해 사라지고 만다.
1.5. 검은 연옥
에픽 퀘스트 끝에 동영상에서 공포의 아스타로스를 시작으로 절망과 파멸의 기사가 소멸의 관을 검은 대지로 운구한다. 그리고 검은 교단들도 그 뒤를 따라 검은 대지로 들어간다.1.6. 2차 검은 성전 전야
"긴 세월,
광기의 분노 앞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지만 인간의 욕심은 사그라들지 않더군.
하지만 증오로 세상을 뒤엎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깨어나지 말게, 친구여."
아직도 세상을 증오하는 친우에 대한 카잔의 한탄.
검은 연옥에서 혼돈의 문이 열려 소멸의 관은 검은 대지로 운구되었고, 공포의 아스타로스는
공포의 성지 그라우벤에서 카잔 강림 의식을 시행한다. 그리고 이를 깨달은 카잔은 무기를 집어들어 검은 교단의 뜻에 순응하기로 한다. 한낱 귀신에 불과한 그로서는 그들의 의식을 막을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오로 세상을 뒤엎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깨어나지 말게, 친구여."
아직도 세상을 증오하는 친우에 대한 카잔의 한탄.
1.7. 제2차 검은 성전
생을 뒤로한 자들이 찾는 세계에는 붉은 달만이 나를 비추고
신념과 맹세를 위해 내달린 내 과업은 업보가 되어 나를 짓누르는구나.
아홉 귀신의 시련이 족쇄가 되어 내 발목을 붙잡지만...
하지만 말이네.
그 시련을 뒤로하고서라도 자네를 붙잡아야만 했네.
시련의 시간이 늦춰질수록 내 그림자에 드리운 죄의 무게는 무거워졌지만,
증오로 모든 걸 내버린 친우의 말로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으니까.
제국을 향한 증오는 나 또한 끊어진 힘줄이 들끓을 만큼
멈춰버린 심장이 울음을 토할 만큼 형형하게 남아있지만.
사랑하는 이와 그 이를 바라볼 수 있던 두 눈을 잃은 자네의 심정만은 못할 것이네.
차라리 내가 모든 걸 짊어지고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잃을 것 없는 내가 모든 걸 짊어지고 가면 편했을 것을...
그녀의 속삭임에 흔들리는 자네를 보며, 모든 것이 내 죄인 것만 같았네.
텅 빈 영혼만 남은 자네가 그 영혼마저 내던지려는 것을 보고 있을 수가 없었어.
차라리 내 영혼을 태워서라도 자네만큼은 온전히 남겨두고 싶었는데...
이미 생의 모든 과업을 이고 이곳에 불려진 나는 자네의 발목을 붙잡는 것밖에 할 수 없었네.
그리고 그 날이 오고 말았지.
세상에 몇 번이고 경고했던, 오지 않기를 바랐던 그 순간이.
명계에서 붉은 달이 사라지던 날, 나 또한 달과 함께 이곳에 닿았고,
무뎌지고 흐릿해진 줄로만 알았던 제국에 대한 분노가 생살에 각인된 것처럼 타올랐네.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지.
자네는 그곳에서 지켜보게나.
자네의 업보를 내가 다 짊어질 테니.
그날의 기억처럼 붉게 흐르는 하늘 아래에서
그날의 후회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내 손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겠네.
그리고 그 뒤에 모든 죄를 내가 지고 가겠네.
명계의 부름이 나를 찾기 전까지...
검은 교단의 예상대로 카잔은 자신의 육체에 성공적으로 강림하고, 그는 결국 오즈마의 말대로 인간들이 일을 자초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신념과 맹세를 위해 내달린 내 과업은 업보가 되어 나를 짓누르는구나.
아홉 귀신의 시련이 족쇄가 되어 내 발목을 붙잡지만...
하지만 말이네.
그 시련을 뒤로하고서라도 자네를 붙잡아야만 했네.
시련의 시간이 늦춰질수록 내 그림자에 드리운 죄의 무게는 무거워졌지만,
증오로 모든 걸 내버린 친우의 말로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으니까.
제국을 향한 증오는 나 또한 끊어진 힘줄이 들끓을 만큼
멈춰버린 심장이 울음을 토할 만큼 형형하게 남아있지만.
사랑하는 이와 그 이를 바라볼 수 있던 두 눈을 잃은 자네의 심정만은 못할 것이네.
차라리 내가 모든 걸 짊어지고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잃을 것 없는 내가 모든 걸 짊어지고 가면 편했을 것을...
그녀의 속삭임에 흔들리는 자네를 보며, 모든 것이 내 죄인 것만 같았네.
텅 빈 영혼만 남은 자네가 그 영혼마저 내던지려는 것을 보고 있을 수가 없었어.
차라리 내 영혼을 태워서라도 자네만큼은 온전히 남겨두고 싶었는데...
이미 생의 모든 과업을 이고 이곳에 불려진 나는 자네의 발목을 붙잡는 것밖에 할 수 없었네.
그리고 그 날이 오고 말았지.
세상에 몇 번이고 경고했던, 오지 않기를 바랐던 그 순간이.
명계에서 붉은 달이 사라지던 날, 나 또한 달과 함께 이곳에 닿았고,
무뎌지고 흐릿해진 줄로만 알았던 제국에 대한 분노가 생살에 각인된 것처럼 타올랐네.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지.
자네는 그곳에서 지켜보게나.
자네의 업보를 내가 다 짊어질 테니.
그날의 기억처럼 붉게 흐르는 하늘 아래에서
그날의 후회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내 손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겠네.
그리고 그 뒤에 모든 죄를 내가 지고 가겠네.
명계의 부름이 나를 찾기 전까지...
카잔은 이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 즉 오즈마가 세상을 멸망시키기 전에 자신이 죄를 전부 짊어지고 모두를 죽이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단 자신이 살아있다면 소멸의 사슬로 이루어진 봉인은 깨지지 않을 것이니, 오즈마가 힐더의 계획대로 조종당하는 것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5] 명계의 부름이 자신을 저지하기 전에 일을 완수해야 했기에 카잔은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제국-프리스트 연합군과 모험가를 막아선다.
루실 레드메인과 아드라스를 일방적으로 제압하는 카잔 |
소멸의 신이 자신의 육체에 직접 강림한 만큼 상상을 초월하는 신위를 보이며 토벌단을 압도한다.[6] 하지만 토벌단의 수는 많았고, 결정적으로 토벌단에는 수많은 시련으로 연단되고 진:각성/진:자각을 통해 새로운 경지에 올라선 모험가도 있었던지라 카잔도 점차 지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귀검사는 카잔 증후군 때문에 카잔에게 누구보다도 이를 갈 정도로 증오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버서커가 특히 그 경우를 보였다. 반면, 백귀의 왕이 된 진:소울브링어의 경우, 명계의 룰을 어기고 현세를 혼돈에 빠뜨리는 데 일조했다며 명계의 룰에 따라 처벌한다는 집행 선고를 내렸고, 다른 모험가는 몰라도 카론과 계약할 정도로 명계의 힘을 경지까지 도달할 정도로 쓸 수 있는 진:소울브링어에게 그 카잔이 존대까지 쓰며 왜 자신과 싸우냐면서 설득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한 진:소울브링어의 답변은 "거슬리니까."라며 안중에도 취급할 가치가 없는 잡귀로 취급하는 점이 걸작.
1.7.1. 최후
"친우여... 명계에서... 지켜보겠네..." (그라우벤에서 사망 시)
진:소울브링어가 카잔의 죄를 지적했듯이 명계와 아홉 귀신의 규율을 몇 번이나 어기고 명계에서 뛰쳐나가 난동을 부리는 그를 카론은 매우 못마땅하게 보고 있었고,[7] 결국 카잔이 기진하자 카론은 진:소울브링어를 통해 명계의 귀문을 열어 현세에 강림한다. 카론의 존재를 확인한 카잔은 그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줄 것을 간청하나 카론은 일언지하에 거절, 블레이드 팬텀을 불러들여 그를 강제로 붙잡아 육신째 명계로 연행해간다.[8]
소멸의 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대한 힘을 쌓았던 카잔이라도 그저 망자에 불과했고, 명계의 법칙을 벗어날 수는 없었기에 결국 그는 카론에 의해 영원히 봉인당하는 결말을 맞이했다.[9]
이후 카론은 진:소울브링어에게 혼돈을 잠재우라는 말을 한다. 카잔 증후군으로 현세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오즈마의 파멸을 막기 위해 명계의 규율을 수시로 어겨온 카잔에게는 오즈마의 소멸이야말로 카잔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이자 최악의 형벌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오즈마는 사도라는 어마무시한 존재가 된 터라 명계의 규칙이 적용될 수 없었다.
카잔의 추방은 마지막까지 오즈마를 봉인했던 소멸의 사슬이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봉인에서 해방된 오즈마는 해방된 기쁨보다 카잔이 명계에 연행되고 봉인당했다는 것에 분노와 슬픔을 느낀다. 그러나 이어서 다가올 자신의 운명을 확신하게 되었기에 그는 이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10]
"카잔...명계에서...지켜보게나...."
혼돈의 신 오즈마, 모험가에게 소멸하기 전 마지막으로 카잔에게
혼돈의 신 오즈마, 모험가에게 소멸하기 전 마지막으로 카잔에게
1.8. 대마법사의 차원회랑
"..누가 감히 날...!"
카론의 패턴으로 소환됐을 시 대사
모험가가 대마법사의 차원회랑에서
대마법사 마이어의 발자취를 쫒아 기억 속 과거의 명계를 찾아갔을 때 다른 다섯 귀신의 봉인 비석과 함께 나타난다. 생자가 명계에 발을 들이는 것은 순리에 어긋나는 금기였기에 여섯 귀신은 모험가 일행[11]을 막아서고, 카잔은
시란이 전력으로 펼친 넨가드를 일격에 분쇄해버린다. 제 아무리 모험가의 실력이라도 온전한 힘을 낼 수 있는 여섯 귀신의 본체를 상대로는 유혈 사태를 피할 수 없는 상황,[12] 하지만 이 때 명계의 문지기이자 절대자인 '문의 주인 카론'이 저주 서린 말로 카잔과 함께 여섯 귀신을 돌려보내고, 모험가 일행은 위기를 모면한다.카론의 패턴으로 소환됐을 시 대사
[1]
한 쌍은 둘을 뜻하고 두 쌍은 넷을 뜻한다. 카잔과 오즈마를 가리키는 거라면 한 쌍의 이리라고 해야 해야 하는데 2쌍의 이리라는 점에서 카잔과 오즈마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이 맞는다. 오타일 가능성이 있으나, 황제가 아이리스의 예언을 듣고 사리분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2]
카잔과 오즈마를 구속한 것은
아이리스 포츈싱어, 즉
힐더였다.
[3]
카잔과 오즈마는 아라드에 큰 재앙을 내린 악신들임에도 이런 평가가 나오는걸 보면 그만큼 그들이 생전에 쌓아올린 위업과 다사다난한 인생사가 큰 인상을 남겼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를 보아 사람들은 대장군 카잔과 대마법사 오즈마, 그리고 소멸의 신 카잔과 혼돈의 신 오즈마를 별개의 존재처럼 여기는 모양.
[4]
다만 이때 끌려간건 아니고 수백년 후, 최초의 소울브링어
신관 지그가 광폭의 블라슈를 소환하는 대가로 자신을 제물로 바쳤을 때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
[5]
카잔은 오즈마가 가족과 연인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잃은 것, 그리고 그가 타락하는 걸 막지 못했다는 것에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오즈마가 봉인에서 해방되어 더 큰 업보를 짋어지거나 토벌당해 사망하면 친구를 두 번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처절하게 움직였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오즈마는 이미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고, 카잔이 그걸 막으려고 행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오심과 복수심을 버리지 못해 복수만 할 수 있다면 힐더에게 이용당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6]
위의 짤에서도 볼 수 있 듯이 버서커의 시초인 만큼
버서커의 기술들을 사용한다.
[7]
카잔이 힘을 거의 소진한 미카엘라를 대신해 소멸의 사슬로 오즈마를 구속하자 오즈마는 명계의 그늘을 벗어나 힘을 행사한 카잔이 카론에게 제재받을 것을 걱정했다. 카잔은 이미 카잔 증후군을 아라드 대륙 전역에 퍼뜨린 대가로 아홉 귀신의 시련을 받은 상태였다.
[8]
이미 카잔 증후군으로 오랫동안 간접적으로 명계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한술 더 떠 현세에 강림해서 하려는 행위가 모든 인간의 말살이니 카론은 당연히 카잔의 간청을 들어줄 리 없었다.
[9]
신이라 하더라도 명계의 법칙에 묶인 자는 카론에게 있어 그저 관리대상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 카론은 자기 차원에 한해서 힘을 행사할 수 있고, 대리자를 통해서만 물질계로 힘을 투사할 수 있다지만 기본적으로 신이며, 그 권위 역시
사도에 못지 않은 존재다. 반면, 카잔의 경우는 어디까지나 오즈마의 힘을 얻어 신으로써 성립된 존재였기 때문에 차이가 명확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카잔은 죽고 귀신이 된 이후에 신이 되었다. 한 마디로 오즈마가 카잔을 신으로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거둔 그 시점에서 카잔은 이미 명계의 규율에 묶여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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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마는 자신이 죽으면 친우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 비통해한다. 충성을 바친 국가에게 배신당해 가족을 잃은 카잔과 연인을 빼앗기고 타락한 오즈마지만, 결국 그런 두 사람은 모든 걸 잃었기에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전락하고 죽는 순간까지도 회답할 정도로 서로의 우정을 버팀목을 삼아 버텼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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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일행 중에는
그 자신과 오즈마를 망친 원흉 중 하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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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는 카잔이 2차 검은 성전에서 만났던 때보다 더욱 강해졌다고 당황했다. 물론 카잔을 손수 명계로 보내버린 전적이 있는 소울브링어는 감히 자신에게 또 칼을 겨누냐며 코웃음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