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지

유유: 갑자기 주부 1명이 필요해졌는데, 누가 적임이라 보시오?
하무기: 유도민(劉道民, 유목지의 아명)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유유: 나도 그를 알고 있었소.

유유: 내가 막 의거를 시작했는데 마침 힘겨운 일이 생겨서 군리 1명이 매우 갑자기 필요해졌는데 경은 누가 그 직무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오?
유목지: 귀댁이 비로소 들어서서 군리는 실로 유능한 인재가 필요한데, 급작스러운 시기에 저만큼 적합한 인재가 없을 것입니다.
유유: 경이 능히 스스로를 굽히니 나의 일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소.

피침이 막 도착했는데 피침의 말을 따를 수 없습니다.

그대는 피침의 말을 따를 수 없다고 했는데, 무슨 뜻이오?

옛날 진나라가 정치를 잘못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더불어 환현의 찬탈까지 있어서 천명이 이미 떠났습니다. 공께서는 황조를 부흥시켰으니 그 공로가 만대에 이르렀습니다. 이미 큰 공을 세우셨으니 마땅히 큰 지위를 얻으셔야 합니다. 지위가 크고 공로가 높으면 오래 끌 수 없습니다. 공의 지금의 형세로 봤을 때 어떻게 겸손하고 양보하여 자신의 힘을 약화시키고 변방을 지키는 장수가 될 수 있겠습니까? 유의와 맹창은 공과 함께 포의(布衣)에서 일어나 함께 대의를 세웠으며, 원래 임금을 바로잡고 공을 세워서 부귀를 얻으려고 했습니다. 일에는 전후가 있기 때문에 한때의 공을 논하는 것은 자신을 맡기도 진심으로 탄복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 신하와 군주의 구분을 미리 확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힘이 서로 필적하면 결국 서로를 삼키게 됩니다. 이전에 왕밀을 양주자사로 제수한 것은 임시변통으로 나온 것이지 어찌 시종의 대계가 반드시 이렇게 돼야만 하겠습니까? 지금 만약 다른 사람을 다시 양주자사로 제수한다면 반드시 다른 사람의 견제를 받을 것입니다. 한번 권력을 잃어버리면 더 이상 얻을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께서는 공로가 크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공을 통제할 수 없으며, 의심과 두려움이 뒤섞이고 사악한 것이 교차하여 장래의 위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조정 대신들의 논의가 이러하니 의당 양주자사는 자신이 맡아야 한다고 대답해야 하지만 말을 하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단지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은 재보가 매우 중요하고 흥망성쇠가 재보에게 달려 있으니 마땅히 잘 선택해야 한다. 이 사안은 중대하여 공론만 할 수 없으니 신이 잠깐 입조해서 여러 사람과 의논하겠다'고만 대답하십시오. 공이 수도로 돌아가신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공을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넘기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