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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Vǫlsunga saga북유럽 신화에 속하는 이야기로 볼숭 씨족(Vǫlsunga)[1]의 시조의 탄생부터 볼숭가의 며느리에 해당되는 구드룬의 인생역정까지를 담은 산문이다. 독일어로는 뵐중 사가(Völsunga saga)라 읽는다.
원래 북유럽 신화는 천지창조부터 대파멸이 일어나는 라그나로크까지 주로 아스가르드에 사는 신들이 복닥대는 이야기인데, 이 볼숭 일족의 사가는 미드가르드, 즉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일종의 '외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유럽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많은 예술가들이 이 사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남겼으며 현재에도 창작물이나 서브컬쳐에 많이 인용되고 있다. 바그너의 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바로 이 볼숭 일족의 사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니벨룽의 노래에 나오는 이야기를 일부 첨가한 작품.[2] 이 외에도 노르웨이의 문호 헨리크 입센의 희곡 헬겔란드의 바이킹(The Vikings at Helgeland)이 볼숭 일족의 사가에 나오는 시구르드와 브륀힐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870년에는 윌리엄 모리스와 아이슬란드의 학자 에이리쿠르 마그누손에 의해 최초의 영어 번역본이 출판됐으며, 윌리엄 모리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로 이 사가를 재작성한 서사시 "볼숭 일족의 시구르드의 이야기, 그리고 니블룽 일족의 몰락"(The Story of Sigurd the Volsung and the Fall of the Niblungs)도 발표했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톨킨은 어린 학생이었던 시절에 모리스와 에이리쿠르가 번역한 볼숭 일족의 사가를 읽었고, 이 경험은 베오울프와 더불어 훗날 그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됐다.[3] 또한 톨킨 역시 볼숭 전설을 자신의 스타일로 변주한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전설(The Legend of Sigurd and Gudrún)' 이라는 작품을 남겼다.[4]
원래 북유럽 신화는 특유의 잔혹함과 폭력성으로 유명한데, 이 볼숭 일족의 사가에도 그런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나마 일관된 이야기로 정리하면서 원래의 전승에 있는 충격적인 상황들을 많이 다듬었지만 여전히 오늘날 관점으로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내용들이 난무한다.
2. 성립
이 사가가 문서로 정착된 시기는 대략 13세기 후반으로 보고 있다.[5] 하지만 볼숭 일족의 사가의 뼈대를 구성하는 이야기들은 이보다 훨씬 이른 시기인 10세기나 그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운문 에다(古 에다)나 룬스톤 등에 이미 등장하고 있다. 학자들은 5세기경 훈족에 의해 부르군트 왕국이 (일시적으로) 멸망했던 사건이나 6세기 메로빙거 왕조의 유명한 앙숙이었던 브룬힐다(Brunhilda)와 프레데군다(Fredegunda)의 싸움 등의 역사적 사건에서 볼숭 일족의 사가를 구성하는 중요한 캐릭터와 이야기들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이 전승이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는 북유럽 신화에 편입되었었으며 기독교가 좀더 일찍 보급된 독일 지역에서는 니벨룽의 노래로 이어진다.운문 에다(옛 에다)를 비롯해 각종 북유럽 신화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원래 볼숭 씨족의 이야기를 비롯한 이들 이야기는 구전을 통해 전해진 것이기 때문에 내용이 다 다르고 서로 모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작가들이 볼숭가에 속한 인물들에 대한 각종 전승을 모조리 수집해서 첨삭과 각색을 통해 일관된 이야기로 구성한 결과물이 바로 볼숭 일족의 사가이다. 이때 스토리상의 개연성을 높이고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원래의 신화에 없던 이야기들이 다수 창작되어 추가되었는데, 덕분에 사료로서의 가치는 희생되었지만 문학작품으로서의 가치는 매우 높아졌다.
한편 사가에 나오는 헬기는 원래 볼숭가 이야기와는 상관없는 별도의 전승에 속한 인물이었는데 후에 볼숭가 이야기에 편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구르드와 브륀힐드의 딸로 잠깐 언급되는 아슬라우그는 에다나 볼숭 일족의 사가 이전부터 "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두번째 아내가 된 용살자 시구르드의 딸" 이라는 설정으로 당시의 노르드인들과 볼숭 혈통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6]
3. 줄거리
레리르는 오랫동안 아내와 사이에 자식이 없자 신들에게 아들을 점지해주길 기도한다. 프리그는 그 기도를 듣고 오딘에게 부탁했고, 오딘은 발키리 중 하나인 흘료드에게 사과 하나를 주어 레리르에게 보냈다. 흘료드는 까마귀로 변신해 사과를 전했고, 레리르의 아내는 이 사과를 먹고 임신해 볼숭을 낳게 된다. 이 볼숭의 탄생은 범상치 않았다. 보통 아기는 10개월이면 태어나지만 어째서인지 볼숭은 몇년이 지나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인 레리르는 볼숭이 태어나는 것만 기다리다가 전투에서 전사했고, 홀로 남은 아내는 애 낳기만 목빠지게 기다리다가 그만 병에 걸렸다. 그녀는 죽어가던 도중 자식만은 꼭 낳아야겠다고 생각해 제왕절개로 볼숭을 낳고 사망한다.(당시 기술력을 보면 제왕절개를 하고 나서 수습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볼숭이 태어나는데만 무려 6년이 걸린 셈.다행히도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어렵게 태어난 볼숭은 이후 뛰어난 영웅이 돼서 자신의 가문을 일으킨다. 그리고 볼숭의 아내도 비범한데, 바로 볼숭이 태어나는 계기가 된 사과를 전한 발키리이자 거인의 딸인 흘료드(Hljóð). 볼숭과 흘료드는 장남 시그문드와 장녀 시그뉘를 낳고 이후 9명의 아들을 더 낳는다. 볼숭의 아들 시그문드는 오딘이 내려준 검 그람(Gram)을 두고 시게일 일족과의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볼숭과 흘료드가 결혼한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항목 순으로 읽어보면 된다. 시그문드 - 시구르드 - 브륀힐드 - 구드룬. 이 항목들의 내용을 연결하면 볼숭 일족의 사가 전체의 내용이 된다.
3.1. 특징
북유럽의 수많은 전설 속에서도 손꼽히는 영웅 가문인데다가 오딘의 피를 이은 가문인 만큼 고대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왕국의 왕들은 자신들이 볼숭 일족의 후예라 자칭하기도 했다. 필리포스 2세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자신들을 아킬레우스의 후예라 부르던 것과 비슷한 이치. 하지만 어째서인지 볼숭 일족은 영웅 가문으로 영광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가 불행한 최후를 맞는다(...) 내용만 보면 '볼숭가(家)의 수난사'라고 제목을 붙여도 될 정도.볼숭이 자기 딸 시그뉘를 시게이르에게 결혼시킨 것이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볼숭, 그리고 시그문드를 제외한 모든 아들들이 시게이르에게 죽었으며 그나마 시그뉘는 (어쩔 수 없었지만)[7] 오빠 시그문드와 근친상간을 해서 아들 신표틀리를 낳았으며 시그문드가 복수를 완료할 때 자신도 시게일을 따라 불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그럼 복수에 성공한 시그문드와 신표틀리가 행복했냐면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시그문드는 시그니가 죽은 후 보르그힐드(Borghild)와 결혼했는데 이 보르그힐드는 신표틀리가 자신의 형제를 죽인 일로 앙심을 품고 신표틀리를 독살해 버렸다. 이 일로 시그문드는 보르그힐드를 추방하고[8] 새 아내 효르디스(Hjordis)를 만나서 잘 사나 싶더니만 이번에는 일전에 효르디스에게 딱지를 맞은 링비(Lingvy) 왕이 쳐들어 와서 싸우다가 갑자기 난입한 오딘이 창으로 시그문드의 무기를 쳐서 부러트리는 바람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식 얼굴도 못 보고 죽는다.
그리고 시그문드의 유복자로 태어난 시구르드는 불행의 절정이다. 시구르드와 브륀힐드 문서 참조.
시구르드는 구드룬과 결혼해서 시그문드와 스완힐드를 낳는데, 이 둘도 불행하게 죽는다. 시구르드의 아들 시그문드(할아버지와 이름이 같다)도 아비 못지 않은 불행한 삶을 살았다. 왜냐하면 고작 3살 나이에 아빠의 연인이자 원수인 브륀힐드의 요구로 삼촌들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스완힐드는 유복자로 태어났고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아버지 뻘인 왕에게 후처로 시집가게 된 것도 모자라 왕의 전처가 낳은 아들과 몰래 사귀다가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이처럼 볼숭가 사람들은 죄다 불행하게 죽었는데, 그나마 시그문드의 셋째 부인이자 시구르드의 엄마인 효르디스만 풍파를 면했다.[9]
볼숭 일족의 사가에는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통해 볼숭 일가와 인연을 맺은 니플룽(Niflungr)가문의 이야기도 자세히 나오는데, 이 가문도 꽤나 험한 고난을 겪게 된다. 그나마 니플룽가의 최연장자인 규키 왕과 그림힐드는 불행한 죽음을 겪지 않지만 자식들이 문제.[10] 사실 그림힐드야말로 니플룽 가문의 불행의 가장 큰 원인제공자인데, 자신의 마법과 속임수로 당대 최고의 사위(시구르드)와 최고의 며느리(브륀힐드)를 동시에 집안에 들이는 겹경사를 맞았지만 자신의 속임수가 들통나면서 결국 사위와 며느리 모두 잃게 된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시구르드가 죽은 후 아내였던 구드룬이 오빠들에게 원한을 품자 그림힐드는 분노를 진정시키는 마법약을 먹인 후 아틀리(Atli)왕과 결혼시키는데, 이 아틀리왕이 시구르드의 보물을 차지하려고 규키 왕의 아들들을 몰살해 버린다. 이후 아틀리도 구드룬에게 죽으며 그의 자식들은 아틀리보다도 먼저 구드룬에게 살해당했다. 결국 그림힐드로 인해 니플룽 가문은 망해버렸다.[11]
구드룬의 삶은 볼숭 일족과 니플룽 일족을 통틀어 가장 기구하다. 그나마 본인은 죽지는 않지만 사는 내내 풍파와 불행이 연속적으로 닥치는데, 세 번 결혼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남편을 제외한 두 남편과 모든 자식들이 하나같이 처참하게 죽는다. 심지어 자신이 혈육을 죽이는 경우도 있는데,[12] 이럴거면 차라리 일찍 죽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북유럽의 바이킹들은 싸우다가 죽는 것을 가장 명예롭게 생각했는데, 이 기준으로 볼숭 가에서 가장 명예롭게 남은 자를 꼽아보면 볼숭과 시그문드 정도다.
4. 해석
사실 전술한 볼숭 일족의 사가의 비극적 성격은 다른 신화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요소로, 이와 같은 비극성은 신화 특유의 철저한 숙명론에 기반하고 있다. 볼숭 일족의 사가에서 볼숭 일족과 시게일 일족이 사투를 벌이게 만든 것도 오딘이었고[13] 마지막에 구드룬이 요낙왕과의 사이에서 낳은 세 아들을 모두 죽게 만든 것도 오딘이었다. 이런 신화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은 인간이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도 주어진 운명, 즉 신의 뜻은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특히 신화에서 영웅들의 몰락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인간의 관점에 아무리 위대하고 뛰어난 업적을 남긴 영웅일지라도 인간인 이상 본인의 힘으로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시그니와 브륀힐드를 비롯해서 미래를 보고 경고하는 캐릭터들이 종종 등장하지만, 작중에서 이 예언들을 바탕으로 재난을 피해가긴커녕 시구르드처럼 운명에 맞서려다 실패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서 파멸하는 일들이 클리셰 수준으로 등장한다.우리에게 좀더 친숙한 그리스 신화에서도 아가멤논의 아트레우스 가문이나 오이디푸스 가문 등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볼숭 일족의 사가와 마찬가지로 친족 살해나 근친상간 등의 온갖 패륜으로 가득차 있으며 대부분의 영웅들이 비참하게 파멸하는데, 내용은 전혀 다를지라도 북유럽 신화와 그리스 신화는 숙명론이라는 관점에서 일맥상통하고 있다.
한편으로 볼숭 일족의 사가에서는 명검 그람이나 안드바리의 반지(안드바라나우트)가 일종의 맥거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궁극의 보물들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싸움이 벌어지고 서로 죽고 죽이고 하지만 정작 이 보물을 차지한 사람들도 행복해지기는 커녕 다들 비참하게 파멸하고 죽는다. 인간의 지나친 욕망이 스스로를 나락으로 이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다만 신화에서 이와 같은 소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과도하게 욕심 부리지 말라'는 상투적인 교훈을 제시하기 보다는 '어차피 인간은 저런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고 서로 싸우고 죽고 죽이는 존재'라는 또 다른 운명론을 설파하려는 것으로 보면 된다.[14]
5. 등장인물
5.1. 볼숭 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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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Sigi)
오딘이 미드가르드에 내려와서 얻은 아들.[15] 이웃인 스카디[16]의 노예 브레디(Bredi)가 자기보다 사냥을 잘한다는 사실이 꼬와서 죽여버린 뒤에 눈더미에 암매장 해버렸다. 그러나 노예를 찾아나선 스카디에 의해 결국 사실이 들통났고 이로인해 시기는 무법자로 낙인찍혀 추방당한다. 아버지 오딘이 추방길에 동행해서 이런저런 도움을 준 덕분에 유명한 전사로 이름을 떨치고 마침내 후날란드에 정착해 왕이 됐으나 말년에 아내의 형제들에게 살해당한다. 한국 한정으로 브레디를 죽인 일을 까면서 " 시기라는 이름값을 한다."는 개드립을 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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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리르(Rerir)
시기의 아들. 외삼촌들을 죽여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후날란드의 왕이 되었다. 그러나 어렵게 얻은 아들을 보기도 전에 전장에서 전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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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숭(Vǫlsungr)[17]
레리르의 아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재치고 가문을 대표하게 된 인물. 자세한 내용은 개별 항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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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료드(Hljóð)[18]
요툰 흐림니르(Hrímnir)의 딸이다. 발키리 시절 오딘의 명으로 까마귀로 변신해서 레리르와 왕비에게 다산의 사과를 전해줬고, 그 결과 볼숭이 태어났다. 후에 볼숭이 장성하자 그와 결혼하게 되어 시그문드, 시그니를 낳았고 이후 아들 아홉 명을 더 낳았으나 그 이후로는 언급이 없다. 발키리였기에 볼숭의 곁에서 같이 싸우다 전사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지만 해당 파트에서 시게일에게 초대받은 사람은 볼숭과 아들들뿐이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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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뉘(Signý)
볼숭의 장녀. 시그문드의 쌍둥이 남매. 가우틀란드의 왕 시게이르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예지력을 통해 시게이르와의 결혼이 가문에 파멸을 가져올 것을 깨닫고 발로 뛰어 참극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아버지 볼숭이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기에 가족들은 몰살당하고, 본인은 원수의 자식을 둘이나 낳게 되었는데, 시그뉘는 두 아들을 시그문드에게 보내 복수의 날에 시그문드를 도울 전사로 키우려 했지만 아이들이 하나같이 약해빠졌기 때문에 수련을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시그문드가 아들들의 실패를 알리자 시그뉘는 그렇다면 살려둘 가치가 없으니 그냥 죽여버리라고 말한다. 두 번의 실패 끝에 시그뉘는 결국 자신을 찾아온 볼바와 겉모습을 바꿔서 정체를 숨긴 채 시그문드를 찾아가 동침하는 근친상간을 범하고, 그 결과 순수한 볼숭 일족인 신표틀리를 낳게 되었다. 후에 복수가 성공하여 시게이르가 죽자, 시그문드에게 신표틀리를 낳게 된 진실을 밝히고, 복수를 이루기 위해 자식들을 죽이고 근친상간을 하는 등 너무 많은 일을 저질렀으니 자신은 이제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원치않게 시게이르와 결혼했지만, 마지막엔 스스로의 선택으로 죽을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말을 남기며 오빠와 아들에게 작별의 입맞춤을 한 뒤 불타는 시게이르의 성으로 걸어들어가 자살한다. 볼숭 일족의 사가의 주연급 여성 캐릭터들이 대부분 그렇듯 시그뉘 역시 복수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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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뉘와 시게이르의 네 아들
시그뉘의 아이들이라 볼숭의 후손인 건 맞지만, 시게이르의 피로 디버프를 먹은 건지 모두 범부 취급 받는다. 신표틀리보다 먼저 태어난 두 형제는 복수를 위한 전사로 키우기 위해 시그문드에게 보내졌으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고, 쓸모 없으니 그냥 죽여버리라는 시그뉘의 요청에 따라 시그문드에게 처분당한다. 신표틀리보다 늦게 태어난 두 명은 나중에 시그문드와 신표틀리가 복수를 하러 성에 잠입했을때 숨어있던 그들을 발견하고 이걸 시게이르에게 알려줬다가, 계획을 망칠 걸 우려한 시그뉘에 의해 시그문드와 신표틀리 앞에 끌려가서 죽게 된다. 하지만 시그문드는 "아무리 그래도 이번에는 네 아이들을 죽이지 않겠다." 고 거부하지만 옆에서 듣고 있던 이부형 신표틀리가 눈 깜짝 할 사이에 검을 뽑아 동생들을 죽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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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그힐드(Borghildr)[21]
시그문드의 첫 번째 아내. 시그문드와의 사이에서 헬기와 하문드를 낳았다. 그러나 신표틀리가 결혼 문제로 인해 일어난 다툼으로 우발적으로 보르힐드의 동생을 죽이게 되자 분노하여 신표틀리를 독살하고 만다. 이로 인해 시그문드의 명으로 후날란드에서 추방되었고 얼마 가지 않아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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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르디스(Hjǫrdís)[22]
시그문드의 두 번째 아내. 에일리미 왕의 공주로 경국의 미녀로서 명성이 자자했다. 후에 링비와 시그문드의 혼인 경쟁에서 승리한 시그문드와 결혼하게 되고, 그의 아들을 임신한다. 그러나 남편 시그문드와 아버지는 링비와의 전쟁에서 전사하고, 시그문드는 그람의 파편을 효르디스에게 맡겨 아들에게 물려주라 유언을 남긴다. 이후 그 전장을 방문한 덴마크의 왕자 알프의 보호를 받아 그의 왕국에 몸을 의탁하게 되고, 거기서 아들 시구르드가 태어난다. 그가 장성한 후에 고이 보관하고 있던 보검 그람을 시구르드에게 물려준다. 그나마 볼숭가와 인연이 있는 사람 중에는 비교적 무난한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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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표틀리(Sinfjǫtli)[23][24]
시그문드와 시그뉘의 근친상간을 통해 얻은 아들. 순혈 볼숭 일족의 전사로 시그뉘가 복수를 위해 낳은 자식이었으며 시그문드와 함께 시게이르와 그 일족을 전부 죽임으로서 태어난 목적을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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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Helgi)
시그문드와 보르그힐드의 아들. 고대의 영웅 헬기가 환생한 인물. 태어나자마자 노른에게서 위대한 왕이 될거란 예언을 듣고, 전쟁터에서 돌아온 시그문드에게 헬기라는 이름과 함께 다스릴 영토와 검도 받는다. 15세의 어린 나이에 볼숭 가와 반목하던 훈딩 가문의 왕을 죽여서 훈딩 왕을 죽인 헬기(Helgi Hundingsbane)로 알려진다. 헬기는 노르드 민족에게 인기가 많은 영웅이었기에 각종 사가에서 등장해 독자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으며, 이때문에 후대에 볼숭 가문에 편입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 고 에다와 마찬가지로 훈딩 왕을 쓰러트리고 시그룬과 사랑에 빠지는 전사로 나오지만, 최후와 환생에 대한 부분은 생략됐고 시그룬과 결혼해서 자기 영지를 돌보며 잘먹고 잘사는 것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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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문드(Hámundr)
시그문드와 보르그힐드의 아들이자 순서상 헬기의 동생이라고 한다. 태어나자마자 온갖 좋은 건 다 받고 태어난 형 헬기와는 다르게, 별다른 존재감이 없다. 이후에 브륀힐드가 언급하는 해왕(Sea-king) 하키와 하그바르드의 아버지인 하문드와 동일인물인지는 불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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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라우그(Áslaug)[26]
시구르드와 브륀힐드의 딸. 일찍이 시구르드의 딸로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와 결혼해 볼숭의 피를 이은 대담한 아들들을 낳았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었다. 스노리 스튀르들뤼손의 신 에다에서도 "시구르드가 젊어서 본 딸이며, 흘륌달리르에 있는 헤이미르(Heimir)왕의 궁전에서 자랐고, 이후 유명한 가문들의 시조가 됐다"고 언급된다. 본작에서도 브륀힐드가 군나르와 결혼하기 전에 그녀의 대부이자 형부인 헤이미르에게 그녀를 맡기고 떠난다. 자세한 내용은 개별 항목으로.
5.2. 니플룽(니블룽)[27] 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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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키(Gjúki)
부르군트의 왕.[28] 그림힐드의 남편이며 군나르, 호그니, 구드룬, 구토름의 부친이다. 왕국에 도착한 시구르드를 환영하고, 그를 사위로 삼자는 그림힐드의 말에 동의하는 모습을 제외하면 인상적인 행적은 별로 없으며, 어느 순간부터 군나르가 가장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때 시구르드를 사위로 맞고 얼마 안가서 죽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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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힐드(Grímhildr)
규키 왕의 부인, 즉 왕후이며 마법에 능통한 마법사이기도 하다.[29] 볼숭 가와 니플룽 가에서 벌어진 온갖 비극의 원인제공자 역할을 한다. 시구르드가 가진 파프니르의 보물과 무력을 탐내서 그에게 기억을 잃는 약을 넣은 맥주를 먹여 약혼녀 브륀힐드를 잊게 만든 후 자신의 딸 구드룬과 결혼시킨다. 또 아들 군나르에게 찾아가서 시구르드의 약혼녀였던 브륀힐드에게 청혼하길 부추긴 뒤, 마법으로 기억을 잃은 시구르드를 군나르로 변장시킨 후 불의 장벽을 넘어 브륀힐드를 데려오도록 한다.
구드룬의 말에 따르면 그림힐드는 자기 나름대로 브륀힐드를 딸처럼 아낀 듯하나, 당연하게도 브륀힐드 본인은 그림힐드를 구드룬이나 군나르 앞에서 대놓고 모욕할 정도로 증오한다. 이후에 군나르가 시구르드를 죽이기 위해 구토름에게 약을 먹여서 난폭하게 만들 때도 마법으로 거들어준다.[30] 또 구드룬이 시구르드를 잃고 복수심에 사로잡히자, 역시 약으로 오빠들이 시구르드를 죽인 기억을 날려서 그녀의 분노를 잠재운 후 아틀리와 반강제로 결혼시킨다. 허나 이는 결국 니플룽 일족을 결정적으로 몰락시키고 만다. 그림힐드가 만든 기억상실의 물약은 무시무시한 효과를 보여줬지만, 지속기간은 생각보다 짧은지 희생자였던 시구르드와 구드룬 모두 몇 년 지나지 않아 기억을 되찾는다.
최후가 묘사되는 본작의 다른 빌런들과는 달리 그림힐드가 이후로 어떻게 살다 갔는지는 묘사되지 않는다. 다만 그림힐드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니플룽 일족이 완전히 망해버렸기에 그녀 역시 이 운명에 휘말려서 죽었다거나, 가족들이 모두 죽어버린지라 어딘가에 의탁해서 외롭게 살다 갔을 거란 추론은 가능하다.[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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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나르(Gunnarr)
구드룬의 오빠이며 시구르드의 매형이다. 시구르드의 약혼녀였던 브륀힐드를 사모했으며 시구르드가 약을 먹고 브륀힐드에 대한 기억을 잃자 그의 도움으로 브륀힐드와 결혼한다. 브륀힐드의 진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아버지 규키와 함께 부들리를 찾아가서 브륀힐드와의 결혼시켜주지 않으면 약탈과 방화를 저지르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34] 이후 사기결혼을 당한 것을 알게 된 브륀힐드가 "너희 때문에 난 남편을 둘이나 섬기게 됐으니 해결해라"면서 군나르를 협박하자, 동생 구토름을 시켜 시구르드를 죽이고 그가 갖고 있던 보물을 손에 넣는다. 브륀힐드가 시구르드를 따라 자살한 뒤에는 그녀의 자매인 오드룬과 사랑에 빠졌으나, 아틀리가 둘 사이를 반대한 바람에 포기하고 글라움보르(Glaumvǫr)라는 여자와 재혼한다. 호그니와는 달리 자식들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보면, 브륀힐드에게서도, 글라움보르에게서도 자식을 보지 못한 듯 하다.
몇 년 뒤 구드룬과 재혼한 아틀리는 니플룽 족이 가진 시구르드의 보물을 탐냈고, 이를 차지하기 위해 군나르와 그 형제들을 초청한 후 함정에 빠뜨린다. 이미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던 군나르는 보물들을 모조리 라인 강에 숨겨뒀고, 이를 알고 분노한 아틀리는 군나르를 결박해 뱀굴에 던져버리는데, 군나르는 구드룬이 던져준 마법의 비파를 뜯어 뱀들을 잠재우려했으나 미처 잠들지 않은 뱀에게 물려서 결국 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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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그니(Hǫgni)
규키와 그림힐드의 둘째 아들. 니벨룽의 노래에서 주군의 명예를 위해 지크프리트를 죽인 하겐에 해당하는 인물이나, 호그니는 정반대로 시구르드와의 맹세와 우애, 그리고 동맹으로서의 가치를 중요히 여겨서 그를 죽이는데 반대하는 입장이었다.[35] 이 때문에 브륀힐드를 형인 군나르를 죽이려 했으며, 시구르드의 살해를 부추기고, 집안에 불화를 가져온 존재라고 생각하며 아니꼽게 여긴다. 물론 브륀힐드 입장에서는 누가 누구 탓을 하냐 싶겠지만.[36] 훗날 군나르와 함께 아틀리의 함정에 빠져 체포된 후, "호그니의 심장을 가져오면 보물이 어디있는지 알려주겠다."는 군나르의 요구로 심장이 도려내져서 죽게 된다. 아내 코스트베라와의 사이에서 솔라르(Sólarr), 스네바르(Snævar), 흐니플룽(Hniflungr)이라는 아들들을 두고 있었으나, 솔라르와 스네바르는 아버지와 함께 아틀리의 초대에 동행했다가 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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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름(Guttormr)
규키 일가의 막내.[37] 고토름(Gotthormr)이라는 표기도 있다. 규키의 아들들이 시구르드와 의형제의 맹세를 맺을 당시엔 너무 어려서 의식에 참여하지 못했고, 이로인해 훗날 맹세에 얽매인 형들을 대신해서 시구르드를 죽일 암살자로 선택된다. 구토름은 시구르드를 죽이면 황금과 다스릴 땅을 주겠다는 형들의 꼬드김에 넘어가, 뱀과 늑대의 살점으로 만든 약을 섭취하고 여기에 그림힐드의 주술까지 더해져서 그야말로 시구르드를 향한 살의 하나만으로 움직이는 몸이 된다. 그러나 기세좋게 시구르드를 죽이러 갔다가 그 맹렬한 눈빛에 겁을 먹어(...) 두 번이나 내뺐고, 밤이 깊어 시구르드가 잠든 뒤에야 비로소 그를 암살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고통으로 잠이 깬 시구르드는 도망치는 구토름을 향해 마지막 힘을 짜내서 그람을 던졌고, 이를 맞은 구토름은 그 자리에서 상반신과 하반신이 절단돼서 죽어버린다.[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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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움보르(Glaumvǫr)와 코스트베라(Kostbera)
각각 군나르와 호그니의 아내. 아틀리가 사절을 보내 군나르와 호그니를 초대하자 불길한 꿈을 꿨다며 남편들이 초대에 응하지 않도록 설득하지만, 이 작품의 예언이 그렇듯 무시당한다. 코스트베라에게는 오르크닝(Orkningr)이라는 형제가 있었는데, 상기한 아들들과 함께 호그니를 따라 아틀리의 왕국에 갔다가 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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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니플룽(Hniflungr)[39]
호그니와 코스트베라의 아들. 고모 구드룬과 함께 아틀리를 죽여서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 이후 행적은 불명이나 니플룽 일족이 망한걸 보면 끝이 좋진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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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디르(Hamdir), 소를리(Sǫrli), 에르프(Erpr)
요낙 왕과 구드룬의 아들들이자 규키 가문의 피를 이은 마지막 일원들이다.[40] 함디르와 소를리의 경우에는 각각 수닐다의 형제 암미우스(Ammius)와 사루스(Sarus)가 모델이다. 이부누나 스완힐드의 복수를 위해 요르문레크 왕을 죽이러 갔으나, 가는 길에 쓸데없이 내분을 일으켜서 막내인 에르프를 죽여버리는 바람에[41] 요르문레크 왕의 사지는 잘랐으나 머리를 치지 못했고, 결국 숨통이 붙어있던 요르문레크가 근위병들을 불러서 형제들을 포위했다. 일찍이 함디르가 "어머니가 아틀리와의 사이에서 낳으신 두 형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이 일이 훨씬 수월했지도 모를 일입니다!"라고 원망한 것을 보면, 이쪽의 머릿수가 딸리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런 실책을 저질렀다.
그래도 구드룬이 준 날붙이가 듣지 않는 마법의 갑옷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으나, 갑자기 나타난 늙은 외눈박이 남자가 고트족에게 "이 바보들아. 날붙이가 듣지 않으면 돌로 쳐 죽이면 되지않겠냐."고 조언을 해준 바람에 모두 살해된다. 이를 두고 오딘이 직접 발할라로 데려가려 한 거라는 분석도 있고, 반대로 자신의 혈족인 볼숭 가문을 파멸시킨 니플룽 일가에 대한 복수, 혹은 모두 죽어야만 하는 것이 그들에게 정해진 운명이기에 이를 실현한 걸로 해석하기도 한다.
5.3. 부들룽 일족[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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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리(Buðli)
브륀힐드와 아틀리의 아버지. 아틸라의 형제였던 블레다가 모티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큰 비중은 없으나 부르군트 뺨치는 강대한 왕국을 다스리는 군주로 묘사된다. 오딘과는 별개의 인물이지만, 브륀힐드에게서 전장에 나설 기회를 박탈하고, 결혼을 강요하며, 이를 통해 그녀가 불의 고리에 스스로 감금되길 자처하게 만든 것이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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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륀힐드(Brynhildr)[43]
발키리였으며 시구르드와 약혼했지만 본의 아니게 군나르의 아내가 된다. 자세한 내용은 개별 항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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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크힐드(Bekkhildr)
브륀힐드의 자매. 전사인 브륀힐드와는 다르게 가정을 돌보는 일에 주력했기 때문에 이름이 갑옷의 힐드라는 뜻의 브륀힐드와는 달리, 긴 의자(Bekkr)의 힐드라는 뜻의 베크힐드라고 한다.[44] 흘륌달리르의 군주 헤이미르와 결혼해서 알스위드(Alsvid)라는 아들을 낳았으며, 이 아들이 시구르드와 함께 사냥을 다닐 정도로 장성한 걸 보면 자매인 브륀힐드와 나이차가 꽤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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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Atli)
브륀힐드의 오빠이며 훈족의 왕으로 구드룬의 둘째 남편이 된다. 모델은 실존 인물인 아틸라. 니플룽족이 소유한 파프니르의 보물을 탐낸 나머지, 축제에 초대한다는 거짓말로 군나르와 호그니를 자신의 왕국으로 불러들인 후 보물을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그래도 명분은 필요했는지 무작정 내놓으라기보단 파프니르의 보물은 원래 시구르드의 것 → 그러니 시구르드 사후에는 그의 아내였던 구드룬이 상속받는게 도리임 → 즉 구드룬의 현 남편인 나에게도 그 보물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45] 하지만 니플룽족이 이 요구를 받아들일리가 없었고, 아틀리는 그들이 영웅 중의 영웅인 시구르드를 죽인 것에 대한 보복이기도 하다면서 그들을 공격했다. 결국 두 진영 사이에 전투가 벌어진 끝에 아틀리가 승리해서 군나르와 호그니를 포로로 잡아들였다.
아틀리는 보물을 숨겨둔 곳을 알려주면 무사히 돌려보내주겠다고 형제들을 회유했지만, 형제들이 아틀리에게 보물을 넘기느니 차라리 죽겠다고하자 그들을 잔인하게 처형한다. 이에 화가 난 구드룬은 아틀리와의 사이에 낳은 두 아들을 살해해서 그 피와 인육을 아틀리에게 몰래 먹인 후, 호그니의 아들 흐니플룽을 시켜 아틀리를 살해한 뒤, 아틀리의 왕국에 불을 질러서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든다. 고 에다와 독일계 전승에서는 헬케(Helche)/에르카(Erka)/헤르캬(Herkja)라는 전 부인 혹은 정부가 나오기도 한다. 빌런답게 잔악하고 탐욕스러운 캐릭터지만, 그래도 오빠라고 니플룽족이 여동생 브륀힐드를 가지고 논 것에 진심으로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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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룬(Oddrún)
브륀힐드와 아틀리의 자매. 브륀힐드 사후에 매부였던 군나르와 사랑에 빠졌으나, 아틀리의 반대로 인해 맺어지지 못했다. 고 에다에는 오드룬이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는 "오드룬의 애가"(Oddrúnargrátr)라는 시가 있으나, 본작에서는 등장없이 언급에 그친다.
5.4. 기타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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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Óðinn)
볼숭 일족의 조상. 본작에서는 주로 익명의 나그네의 모습으로 갑툭튀해서 등장인물들을 돕거나 벌하며, 아예 죽음으로 몰아넣기까지 한다. 등장하는 장면 자체는 적지만 대부분의 주연 캐릭터들의 운명에 아주 깊이 엮여있으니, 그 비중은 짧지만 매우 굵다고 할 수 있다.
- 레긴(Reginn)
- 파프니르(Fáfn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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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게이르(Siggeir)
가우틀란드의 왕이자 시그뉘의 남편. 결혼식 날 오딘이 바른스토크에 꽂아넣고 간 보검을 뽑지 못한 일로 자존심이 상한데다, 자신과는 달리 가볍게 보검을 뽑아든 처남 시그문드에게 황금을 줄테니 검을 팔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일로 볼숭 일가에 앙심을 품게 된다.[46] 이후 가우틀란드로 돌아간 시게이르는 장인 볼숭과 아홉 명의 처남들을 자신의 왕국으로 초청한 다음, 그들이 해안에 도착하자 숨겨뒀던 군대로 하여금 기습해서 볼숭을 죽이고 처남들은 생포한다. 시게이르는 잡아온 처남들을 처형하려 했으나, 형제들을 한 명이라도 살리려 했던 시그뉘가 "당신에겐 저들이 느리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는게 더 즐거울테니 그렇게 해달라."고 설득하자, 이를 받아들여 처남들을 숲에 묶어두고 늑대로 변신할 수 있었던 자신의 어머니로 하여금 하루에 한 명씩 잡아먹게 만들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살아있던 시그문드는 시그뉘의 도움을 받아 시게이르의 어머니를 죽이고 탈출했으며, 이들 남매의 계획으로 인해 시게이르의 아들들이 모두 죽고, 마지막엔 시게이르도 시그문드의 방화로 성 안에서 일족과 함께 타 죽는다. 처남을 잡아먹으러 간 어머니가 죽은데다, 아들들이 열 살만 됐다하면 실종되는 일이 세 번이나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시그뉘를 의심하거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은근히 허술해보이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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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미르(Heimir)
흘륌다리르(Hlymdalir)[47]의 왕이며, 브륀힐드의 자매 베크힐드의 남편이다. 베크힐드와의 사이에서 본 알스위드(Alsvid)라는 아들이 한 명 있다. 브륀힐드의 형부이자 대부이기도 하며[48], 이후에는 대를 이어 그녀의 딸 아슬라우그를 맡아서 키워준다. 고 에다의 "헤이미르가 브륀힐드를 두려움 없는 여인으로 길러냈다."는 구절을 바탕으로, 시구르드를 길러낸 레긴처럼 브륀힐드를 방패여전사로 훈련시킨 스승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학계에서는 티드렉의 사가, 베오울프, 위드시스(Widsith) 등에 등장하는 영웅 하이메(Heime, Hama)와 동일 인물로 본다. 하지만 전승마다 디테일은 조금씩 달라도 같은 기원을 가졌다는 게 확연히 보이는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헤이미르는 티드렉과의 인연이나 과거사 같은 게 전혀 묘사되지 않기에 하이메와 동명이인인가 싶을 정도로 공통점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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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낙(Jónakr)
구드룬의 세 번째 남편. 아틀리를 향한 복수를 마치고 실의에 빠져 바다에 투신했으나, 결국 목숨을 끊는데 실패하고 해안으로 떠내려 온 구드룬을 구한 후 그녀와 결혼해서 세 아들을 낳는다. 왕이지만 왕국의 이름이나 대략적인 위치가 밝혀지진 않았다. 벨로우즈의 운문 에다 번역본의 각주에 따르면 슬라브어에서 기원한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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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문레크(Jǫrmunrekkr)
고트족의 왕으로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딸 스완힐드의 미모에 대한 소문을 듣고 아들 란드베르(Randver)[49]와 조언가 비키를 대신 보내서 청혼한다. 하지만 귀국길에 비키의 꼬드김으로 인해 스완힐드와 란드베르는 사랑에 빠졌고, 귀국 후 비키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은 요르문레크는 란드베르를 목 매달아 죽인다. 그 직후 홧김에 아들을 죽인게 실수라는걸 깨닫고 좌절하지만, 또다시 '이 모든게 스완힐드 잘못이다.' 라는 비키의 꼬임에 넘어가 스완힐드도 말발굽으로 짓밟아 죽인다. 화가 난 구드룬은 요낙 왕과의 사이에 낳은 세 아들을 보내 요르문레크 살해하려 하지만 실패한다.[50] 이 요르문레크 왕은 실존인물이었던 동고트 왕국의 왕 에르나마리크(Ermanaric, 미상 ~ 376)이 모델이다.
6. 기타
한국에선 볼숭 일족의 사가의 내용 전체를 다룬 작품이 굉장히 적은 편으로 대부분이 시구르드의 이야기부터 구드룬의 복수까지만을 다루는 편이다. 볼숭 일족의 사가만을 다루기 보다는 북유럽 신화 전체를 다루며 마지막에 끼워넣는 식으로 다루는 편이 많기 때문이다.- 만화로 보는 북유럽 신화에서는 6권에 걸쳐서 시조 시기부터 시작해서, 아틀리를 향한 구드룬의 복수까지 다뤘다. 다만 어느 정도 각색을 거치거나 니벨룽의 노래쪽 설정[51]과 니벨룽의 반지쪽 설정[52]을 가져온 부분도 있다.
- 이만배의 웹툰 본격 북유럽 신화 만화에서 안드바리의 반지 이야기의 후일담으로 시구르드의 파프니르 퇴치부터 니플룽 가문의 몰락까지 다뤘다.(85화~102화)
- 이만배의 웹툰 볼숭가 사가(Vǫlsunga Saga)는 시조인 시기부터 볼숭 일족의 사가 전체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1]
즉 "볼숭가 사가"의 정확한 번역은 "볼숭 씨족의 사가"다.
[2]
대부분의 내용을 볼숭 일족의 사가에서 차용했고 니벨룽의 노래에서 차용된 내용은 주로 제 4부(신들의 황혼)에 집중되어 있다. 니벨룽의 반지의 2부(발퀴레)는 지크문트, 즉 시그문드가 시게일의 음모에서 홀로 살아남아 헤매는 부분부터 시작된다.
[3]
톨킨은 영문학자일 뿐만 아니라 북유럽 신화 매니아로 이 방면 연구에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다. 애초에 그가 남긴 작품 거의 모두가 북유럽 신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반지도 이 사가에 나오는 안드바라나우트(Andvaranaut), 즉
안드바리의 반지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안두릴 역시
그람이 모티브다.
[4]
참고로 시구르드와 구드룬의 전설은 소설이 아니라 서사시인데, 톨킨은 이 작품의 서문에 이 전설과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사실상 논문)를 작성해 놓았다. 영어가 된다면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5]
참고로 현존하는 볼숭 일족의 사가의 최고본(最古本)은 1400년경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필사본이다.
[6]
라그나르-아슬라우그의 다섯째 아들인 '뱀눈 시구르드'는 하그다크누트라는 아들을 낳았으며, 이 하그다크누트의 아들이 바로 역사상 덴마크의 초대 국왕인
고름 가믈리이다. 비슷하게 뱀눈 시구르드의 손녀인 라근힐드의 아들이 노르웨이의 초대 국왕인
하랄 1세라고 한다. 심지어 중세
아이슬란드인들은 둘째 '굳센 비요른'의 증손자가 아이슬란드로 건너왔고, 그 후손 중 하나가
토르핀 카를세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7]
시게이르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빼돌려 시그문드에게 맡겼는데 볼숭의 혈통이 반쪽짜리인 탓인지, 아니면 시게이르의 피가 디버프를 먹인 탓인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고, 이를 쓸모없다고 여긴 시그니는 시그문드를 시켜서 자식들을 죽여버린다.
[8]
보르그힐드는 추방당한 뒤 곧 죽었다. 다만 자신이 낳은 헬기(Helgi)는 성장해서 영웅이 된다.
[9]
정확하게는 시그문드가 죽은 후 덴마크 왕과 재혼을 했는데 그 이후 별 이야기가 없다. 말 그대로 무소식이 희소식.
[10]
사실 규키 왕은 배경으로만 나올 뿐 사가 내에서 역할이 전무하다.
[11]
고 에다에서 시구르드와 브륀힐드의 사후를 다룬 브륀힐드의 저승 가는 길에서 만난 거인 여자가 브륀힐드에게 너의 행적으로 인해 니플룽 일족은 망할 것이라고 말하는데 세계관상 예언은 반드시 맞으므로 니플룽 일족은 정말로 망한 것이 확실하다. 운문 에다에서도 구드룬의 세 아들이 죽자 "규키 가문의 대가 끊겼다."고 확인사살한다.
[12]
두 번째 남편인 아틀리를 살해하는 파트에서 자신의 자식들을 죽인다.
[13]
오딘이 시게일과 시그니의 결혼식에 와서 명검 그람을 나무에 꽂아 놓고 뽑은 사람이 임자라고 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14]
실제로 시구르드 같은 경우는 자신이 파프니르를 처치하고 얻은 보물들 보다는 브륀힐드를 더욱 소중하게 여겼다. 반면 그림힐드, 군나르 같은 이들은 (다른 이유도 물론 있지만) 시구르드가 차지했던 보물을 노리고 구드룬을 이용해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들도 역시 보물을 노린 아틀리에게 죽고, 그런 아틀리도 구드룬에게 죽는다.
[15]
스노리가 에우헤메로스주의(Euhemerism)와 기독교적 시각을 담아서
아스 신족을
트로이를 떠나 북유럽으로 온 인간 왕족으로 해석한 산문 에다의 서문에서는, 시기를 오딘과
프리기다 사이에서 태어난 세번째 아들로 소개했다. 덧붙여서 맏형은 베그데그(브리튼을 침공한
유트족 군주 헹기스트의 조상), 둘째 형은
벨데그다.
[16]
남성이며 여신
스카디와는 별개의 존재로 보이나, 이쪽도 눈과 사냥에 관련된 여신인지라 이 에피소드가 스카디의 신화 중에서 잊혀진 에피소드가 변조된 것이 아닌가 하는 학자들의 분석도 있다.
[17]
게르만계 전통에서는 씨족이나 가문의 이름은 명사 뒤에 접미사 -ung이나 -ing를 붙여서 만들기에 가문명이 아닌 사람 볼숭의 이름은 원래 볼시(Vǫlsi)로 추정된다고 한다. 독일어는 뵐중(Wölsung).
[18]
다른 이름은 리오트(Ljod)
[19]
이후에 시그문드가 복수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후날란드의 왕좌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있었던 것을 보면 흘료드가 그 시점에서 부재중인 것은 확실하다. 시그뉘가 결혼하기 전에 죽었거나, 위의 추측대로 볼숭과 함께 전사했거나, 볼숭이 죽은 뒤에 후날란드를 지키다가 외적에게 죽었거나, 그것도 아니면
대장장이 뷜란트의 아내처럼 아이들을 낳은 뒤에 전장이 그리워 다시 발키리로 돌아갔을 수도 있다.
[20]
독일어는 지크문트
[21]
독일어는 보르길트
[22]
독일어는 히외르디스(Hjördis)
[23]
독일어는 진표틀리(Sinfiötli)
[24]
베오울프에서는 Wæls(=볼숭) 일족의 피텔라(Fitela)라는 이름으로 언급된다. 이를 두고 원래는 이름이 단순히 표틀리였으나 시그문드와 두운을 맞추기 위해 앞에 Sin을 추가한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그 외에 스칸디나비아의 옛 민요에 등장하는 Svend Felding 이 신표틀리의 변형된 형태로 추정되기도 한다.
[25]
독일어는
지크프리트.
[26]
고대 노르드어 발음으로는 오슬로우그 혹은 어슬로우그에 가깝다고 한다. 독일어는 아슬라우그(Aslaug)
[27]
고대 노르드어에서 f는 단어나 음절의 맨 앞에 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전부 영어발음 v로 발음하기 때문에 니블룽으로 읽는다고 한다. 때문에 파프니르도 파브니르에 가까우며,
알프(Álf)도 알브(더 정확히는 얼브)로 읽는다는듯. 반면 위의 신표틀리 같은 경우는 그대로 f로 읽는데 이는 Sin과 Fjotli라는 개별적인 단어가 합쳐진 이름이기 때문인 듯 하다.
[28]
사서에는 정확하게 그가 다스리는 왕국의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동일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5세기 부르군트 국왕이었고, 사가의 규키왕 역시
라인강 하류의 왕국을 다스리고 있었다는 서술이 있기에 같은 나라로 추정한다.
[29]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인지 마법사보다
마녀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다.
[30]
앞서 시구르드를 매우 탐냈던 것과 비교해보면 모순되는 행동인데, 이에 대해 별다른 설명은 없지만 군나르처럼 시구르드를 죽이고
재산과 영지를 빼먹을 생각이었거나, 아니면 호그니처럼 반대했지만 어쩔 수 없이 돕게 된 것으로 보인다.
[31]
이후 호그니가 아틀리를 비난하며 "네가 내 친족 여인을 잡아가서 굶겨 죽인 뒤에 그녀의 재산까지 빼았지 않았더냐!" 라고 하는데, 이 친족 여인이 그림힐드라는 말도 있다. 허나 다른 친족도 아니고 부모를 죽인 원수를 상대로 그가 보낸 사절단을 환대하고, 불길한 징조를 보고 가지 말라고 애원하는 아내들에게 "왜 근거도 없이 매부를 의심함? 가면 잘 대접 받을텐데... 뭐 죽으면 그게 운명이겠지." 정도의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상하다.
[32]
독일어는 구드룬(Gudrun)
[33]
스반힐드라고 읽기도 하지만 고대 노르드어에서 자음 뒤에 오는 v는 w로 발음하기 때문에 스완힐드에 가깝다고 한다.(Jackson Crawford의 "The Saga of the Volsungs with The Saga of Ragnar Lothbrok") 독일어는 슈반힐트(Swanhild/Schwanhild)
[34]
이를 알게 된 브륀힐드는 그렇게 결혼하느니 차라리 직접 군사를 이끌고 왕국을 지키겠다 했으나, 결혼하지 않으면 그녀가 가진 모든 재산을 뺏고 딸을 향한 총애를 거두겠다는 부들리의 요구에 따라 자신이 사는 궁전 주변에 불을 지르고 이를 넘어오는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맹세를 한다.
[35]
서약이 가지는 중요성은 물론이고, 이후 아틀리에게 어그로가 끌려서 구드룬을 시집보냈다가 일족이 멸망한걸 보면 호그니의 의견이 옳았다. 게다가 이 모든게 브륀힐드를 잃지 않으려고 저지른 무리수인데 정작 브륀힐드는 시구르드가 죽으면 어차피 자결할 생각이었던지라 니플룽 입장에서는 결국 손해만 봤다.
[36]
이를 보면 하겐과는 시구르드=지크프리트를 죽이냐 마냐에 대해선 정반대지만, 자기 나름대로 신의가 있으며 주군/나라를 위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점은 닮았다.
[37]
본작에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지만, 에다에서는 규키의 친아들이 아니다. 신 에다에서는 규키의
양자이자 군나르와 호그니의
이부형제로 나오며, 고 에다의 힌들라의 시(Hyndluljóð)에도 "구토름은 군나르, 호그니, 구드룬의 형제지만 규키의 후예는 아니다." 라고 설명된다. 즉 그림힐드가 규키가 아닌 다른 남자에게서 본 자식이라는 뜻. 마찬가지로 지크프리트(시구르드)의 살해자인 하겐이 티드렉의 사가에서 군터와 크림힐트의 이부형제(아버지는 요정)로 나오는 점을 가지고 둘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도 한다.
[38]
토막난 하반신은 방 밖으로, 상반신은 방 안으로 굴러떨어졌다고 한다.
[39]
H를 때고 그냥 니플룽(Niflungr)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40]
이들 중 에르프는 본작과 신 에다에서는 구드룬의 친아들인 반면, 고 에다에서는 요낙이 첩실에게서 본 자식으로 나온다.
[41]
에르프에게 넌 형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냐고 물었고, 이에 에르프가 "손이 손을 돕고 발이 발을 돕듯이 도울 수 있다."고 대답했으나 이 말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함디르와 소를리는 에르프가 쓸모없다고 여기고 그를 죽이고 만다.
[42]
Buðlungar. 산문 에다에 따르면 늙은 할프단(Halfdan the old)의 열 여덟 명의 아들 중 한 명인 부들리의 자손들이다. 평평한 섬의 서(Flateyjarbók)에선 일족의 어원이 된 부들리가
색슨족의 땅에 정착한 해왕(Sækonungr)이었으며, 슬하에 브륀힐드의 아버지 부들리를 포함한 네 명의 아들을 뒀다고 한다. 또한 위의 니플룽 일족 역시 늙은 할프단의 아들 중 한명인 네빌(Næfil)의 자손들이기에 먼 친척관계이기도 하다.
[43]
독일어는 브륀힐트(Brünhild)
[44]
힐드라는 이름은 그자체로
전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45]
남편의 유산이 과부에게 가야지, 처남들에게 갈 이유는 없다는 주장 자체는 옳다. 구드룬의 권리를 핑계로 자기가 꿀꺽할 속셈인게 문제라서 그렇지.
[46]
학자들은 시게이르의 이런 과해보이는 증오심이 바른스토크에 꽂힌 검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식력과 가문의 번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즉 하필 결혼식날에 "자식복이 없을 듯 하다.", "너희 가문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같은 불길한 신탁이 시게이르에게 내려진 반면, 주인공도 아닌 시그문드가 새신랑에게 가야하는 축복을 받아버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분석대로라면 충분히 꼭지가 돌 일이지만, 결국 시그뉘에게 원한을 사는 바람에 아들들이 전부 살해당하고, 가문이 말 그대로 재가 돼버리고 말았으니 어떻게 보면
자기 실현적 예언이기도 하다.
[47]
소란스러운/시끄러운 골짜기라는 뜻이다. 표기에 따라 흘륌탈(Hlymtal), 흘륌달(Hlymdal), 흘륀달레(Hlyndale)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48]
저주가 풀리고 하산한 브륀힐드가 친아버지 부들리의 곁이 아닌 헤이미르의 영토에 머물고, 자신의 딸도 헤이미르에게 부탁하는 등 친아버지보단 오히려 헤이미르와 더 친밀해보인다. 이런 이미지가 이어졌는지 후대에 써진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사가에서는 브륀힐드가 죽자 헤이미르는 친자식을 잃은 것 마냥 슬퍼하고, 아슬라우그에겐 그야말로 참된 양육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49]
7세기경의 덴마크 국왕이자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의 조부인 란드베르와는 동명이인이다.
[50]
다만 요르문레크도 사지가 잘린데다 부상이 심각했으니 결국 오래 살진 못했을 것이다.
[51]
시구르드가
보리수 나뭇잎의 등짝을 제외한 전신에 파프니르의 피에 담궈 불사신의 육체가 변한 부분 등
[52]
브륀힐드가 벌을 받은 계기가 시그문드를 죽이려는 오딘의 명을 어기려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부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