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04 20:05:05

항공 기관사

항공기관사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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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종사자
조종사 항공교통관제사 항공정비사 운항관리사 항공 기관사 항법사
파일:727 flight engineer.jpg 파일:Felis 747 항공기관사 패널.jpg
보잉 727의 조종실에 탑승한 항공 기관사. 보잉 747-200의 항공 기관사 패널.

1. 개요2. 유래3. 실무4. 수요의 감소5. 그 밖의 이야기들

1. 개요

항공 기관사(, Flight Engineer)는 항공기에 탑승하여 조종 장치를 제외한 발동기 및 기체를 취급하는 행위를 하는 항공 종사자이다. 주요 업무는 조종실 내의 각종 계기를 통하여 항공기의 기계, 전기, 전자 계통의 정상 작동여부를 확인하며, 기체의 중량, 균형 및 연료의 탑재량을 점검하며, 기장의 지시에 따라 엔진의 출력을 조정하고 각종 스위치를 조작하며, 순항출력, 연료 소모량, 기내의 여압 및 온도 등을 산출하고 조절하며, 비행 일지를 작성하고 항공기의 이상여부를 항공정비사에게 통보한다.

직접 조종하는 것은 아니라도 조종사를 도와 항공기가 원활한 비행에 도움을 줘야 하기 때문에 상업 운항 면장이 있어야 하고, 당연히 비행 경력이 있다. 제복 또한 조종사들과 동일한 파일럿 제복을 착용하며 견장의 줄은 부조종사(Co-Pilot)와 같은 3줄을 부여하나, 일부 항공사는 가운데 줄을 가늘게 한 형태로 부조종사보다 약간 하위의 권한을 상징하게 하여 구별하게 한다.[1]

2. 유래

최초의 항공기에는 하늘을 나는 그 자체 외에 별다른 기능이 없었다. 그래서 비행기 조종은 복잡하지 않은 기술이었고 조종사도 한 명이었다.

그러나 항공기 제작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비행기는 복잡해지고 각종 장비가 부가되면서 첨단화되기 시작했다. 높이 멀리 빠르게 비행하면서도 비행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고자 각종 시스템이 도입되고, 조종사에게는 무수히 많은 지식과 경험을 요구하게 되었다.

비행의 안전성이 중요해지면서 부조종사 (Co-Pilot)가 필요하게 되었다. 부조종사는 조종사를 도와 상호 점검(Cross-Check)을 해 가며 비행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제작술이 계속 발달하면서 각종 장비가 추가되고 첨단화되었다. 수많은 계기를 읽어내고, 비행 중 엔진 상태를 점검하며, 외부 환경을 검토해야 했는데, 조종사 2명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항공기관사를 또 두게 된 것이다.

최초로 항공 기관사를 태우게 된 기체였던 도르니에 Do X는 비행정이었다. 이 항공기는 2차 세계대전 중에 등장해 겨우 10대밖에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항공 기관사를 등장시킨 최초의 기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항공 기관사 임무가 필요하게 된 최초의 육상 민수용 항공기는 보잉 307 기종이다. 이 항공기는 기내 여압을 조절할 수 있는 최초의 상업용 항공기로, 당시로서는 최첨단 항공기였다.

3. 실무

항공 기관사가 필요한 여객기 기종으로는 주로 60년대에 설계 및 출시된 중장거리용 구식기종들로 보잉 707, 보잉 727 그리고 보잉 747 기종 중에서는 -400 이전의 일명 747 클래식 라인업들, 에어버스 A300의 초기형식인 A300B1, A300B2, A300B4 및 콩코드, 록히드 사의 L-1011, 맥도널 더글라스 DC-8 DC-10, 그리고 구 소련 투폴레프 Tu-154, Tu-204[2] 시리즈 등이다.

FAA 규정상 727이나 DC-9 같은 비교적 소형의 여객기들의 경우 단거리 노선에 한하여 항공 기관사 없이 2인 승무도 허용 된다. 747-100/200/300/SP나 DC-10 같은 장거리 대형 여객기들의 경우는 단거리 노선이든 장거리 노선이든 구분 없이 무조건 비행 시에는 항공 기관사가 탑승하여 운항 승무원 최소 3인을 갖춰 운항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4. 수요의 감소

기술 발달로 인해 그 수요가 감소했다. 기술의 발달이라는 환경이 항공 기관사라는 직업을 만들어 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술 발달 때문에 항공 기관사라는 직업이 항법사와 함께 사라지고 있다. 최근에 항공 시스템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항공 기관사가 수행하던 임무를 대부분 항공기 첨단 컴퓨터 시스템이 담당하게 되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필요한 승무원 수를 줄이려는 환경이 조합되면서 비롯된 현상이다.

운항되는 대부분의 여객기들은 기술의 발달로 각종 계기 및 장치들이 디지털화 되어 항공 기관사 업무가 항공기 조종사들의 업무로 흡수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자연스레 항공 기관사라는 직종이 희귀해지게 되었다.

여객기 분야에서는 보잉은 보잉 767 보잉 747의 대표적인 기종 747-400부터, 맥도널 더글라스 DC-10의 후속 기종인 MD-11부터 본격적으로 글래스 칵핏을 도입하면서 항공기관사 없이도 조종이 가능해졌다.[3] 에어버스는 비교적 후발 주자 항공기 제작 업체인 관계로 A300의 초기 형식인 A300B1, A300B2, A300B4 및 콩코드를 제외한 모든 기종에서 항공 기관사 없이 운항이 가능하다. 그 초기형 A300도 기술의 발달로 FMC등의 항법보조장치가 개발되자 2인 승무형식으로 개조하는 기재들이 많이 나왔다.

항공기는 그저 하늘을 나는 기계적인 장비라기보다는, 오히려 컴퓨터를 장착한 거대한 전자 제어 시스템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현대의 항공기들은 기장과 부기장 두 명만 있어도 아무런 문제 없이 운행이 가능할 정도로[4] 고도로 디지털화되어 있다. 또한 통신 기술의 발달로, 비행 중 문제가 생기더라도 항공 기관사와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지상 통제센터나 정비센터와 교신하면서 기술적 조언을 받아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라 항공 기관사의 역할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더불어 항공 기관사가 따로 탑승하던 시절의 기장과 부조종사의 경우 이러한 변화로 인해 항공 기관사의 임무도 병행하게 되어, 소속 항공사로부터 항공 기관사와 관련된 추가 교육을 받기도 했다.

보잉 747-400의 등장으로 더이상 항공 기관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여객기가 대중화되고 기존의 구식 여객기들이 퇴역하자 항공 기관사들도 직업을 잃었다. 대한민국에서는 2006년 5~6월 대한항공 보잉 747-200F[5]가 퇴역하면서 항공 기관사가 자취를 감추었다. #

하지만 이들이 마냥 갈 곳 없는 백수신세가 된 것은 아니다. 나이가 많은 항공 기관사들은 직접 조종을 하지 않되 비행과 연관된 비행 교관 등의 다른 직종으로 직업을 바꾸었고, 젊은 항공 기관사들은 추가 교육을 받고 부기장직으로 이직했다. 항공 기관사도 비행 교육을 받은 조종사이고 항공 기관사로서의 근무 경력 또한 비행 경력으로 인정되어 이직에 필요한 조건을 쉽게 충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5. 그 밖의 이야기들

항공 기관사를 운용하는 컨셉은 비행 중 상황이 발생하면 조종사는 조종간을 부조종사에게 건네주고 항공 기관사와 대책을 협의해 각종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항공 기관사(Flight Engineer)를 Second Officer라고 부르는 항공사들도 있었다. Second Officer는 부기장(First Officer) 다음의 권한을 가진 운항 승무원을 가리킨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3인이 탑승할 경우 제3의 부기장에게 Second Officer 라는 명칭을 부여하기도 했다. 구형 여객기의 경우 Flight Engineer가 조종실 구성원의 기능적 의미를 표현한 것이라 Second Officer는 조종실에서의 임무상 권위(Authority)와 관련된 표현을 부여하기도 하였는데,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항공 기관사에게 Second Officer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항공사도 있고, 안 하는 항공사도 있었다.

에어 포스 원의 경우는 아직까지 항공 기관사가 남아 있다. 베이스가 보잉 747-200B 기반이라 그런 것. 747-200은 항공기 상태에 필요한 정보가 앞의 좌우 조종석에 모두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기장과 부기장 두 명만으로는 장거리 비행이 버겁다. 조종석을 747-400 수준으로 완전히 디지털화하거나 보잉 747-8으로 교체되면 해결 가능한데, 일반 항공기보다 높은 안정성을 요구하는 에어포스 원이기에 항공 기관사가 꼭 필요 없어도 조종사 3명을 탑승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항공 기관사가 실무에서 사라지면서 여객기는 기장과 부기장 2명만으로 조종하는 시스템이 되었는데, 이때 기장이나 부기장이 화장실에 가는 등의 이유로 잠시 자리를 비우면 조종실에는 한 명만 남게 되니 그 한 명의 조종사가 나쁜 마음을 먹고 불순한 행동을 할 경우 이를 제지할 사람이 없다는 약점이 생겼다. 여기에 더해 9.11 테러 이후 조종실의 보안이 강화되어 조종사의 허락 없이는 조종실의 문이 열리지 않게 강화되었는데, 이는 불순분자를 막는 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동시에 나쁜 마음을 먹은 조종사를 막을 동료들까지 막아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기우에 그치지 않아 저먼윙스 9525편 추락 사고라는 비극을 낳았다.[6] 저먼윙스 사고 이후로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조종사가 1명 이상 자리를 비우는 경우 다른 승무원이 조종실로 이동해 조종사를 감시하는 등 조종실에 조종사가 혼자 남는 일이 없도록 하는 규정을 세웠으며[7], 중국동방항공 5735편 추락 사고 등 자살비행 사고가 계속 이어지자 사실상 모든 항공사에서 의무화되었다. 당연히 항공 기관사까지 총 3명이 조종실에 있던 시기에는 유명무실한 규정이었으며, 실제로 당시에는 불과 200피트 상공에서 기수를 꺾어버려 대응할 여유가 없었던 일본항공 350편 추락 사고를 제외하면 조종사들의 자살비행 사고가 일어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2차 세계대전 시 B-17 폭격기가 개발되면서 폭탄 투하 폭격수와 방어 기총 사수(Gunner)라는 임무가 새롭게 만들어졌는데, 그 중 폭격수는 기존에는 없었던 색다른 임무면서도 중요한 임무였다. B-17에는 기계식 계산기가 달린 '노든 폭격 조준기'라는 당대 최첨단 조준기가 장착되었으며, 목표지점 상공에서 폭격수가 노든 조준기를 작동시키면 조준기의 움직임에 따라 항공기가 자동 조종 모드로 들어갔다.[8] 이 B-17 기종을 개량 발전시킨 것이 바로 보잉 307 항공기라는 걸 생각하면 항공 기관사라는 임무가 군용기에서 먼저 시작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대한민국 공군에서는 '기상정비사' 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수송기에 탑승하며, 항공기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하는 직책. 화물 공수·투하의 경우는 기상정비사가 아닌 기상적재사(Loadmaster)가 담당하며, 채프 및 플레어 투하는 기상무장사가 담당한다.

대한민국 해군에서는 '항공 기관사' 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임무는 공군의 기상정비사와 유사하다. 항공기관사가 정식 명칭이나 일선에선 Flight Engineer, 더 줄여 FE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Bomber Crew에서는 항공 기관사가 극한직업이다.


[1] 사실 굳이 군대로 치면 행정보급을 맡는 상사나 작전 참모 역할을 하는 원사에 비유할 수 있다. [2] 대부분이 전량 퇴역한 위 기종들과는 다르게 생산 및 운용중이다. [3] MD-11과 유사하게 글래스콕핏으로 개조한 MD-10도 2인 승무로 바뀌었다. [4] A380 같은 초대형 여객기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10시간이 넘어가는 초장거리 노선은 예비 조종사를 한 명 더 태우는 경우도 있다. [5] HL7408. 대한항공의 마지막 747 클래식 기체이다. [6] 사실 9525편 이전에도 LAM 모잠비크 항공 470편 추락사고가 있었으나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사고여서 묻혔다. [7] 사무장처럼 어느 정도의 직급과 경력이 있는 객실 승무원이 그 역할을 한다. 초장거리 노선이라 교대근무할 예비 조종사가 탑승하는 경우 예비 조종사가 들어가기도 한다. [8] 때문에 노든 조준기가 장착된 폭격기 조종사들은 폭격항정을 시작하면 조종간에서 손을 떼고 조종 권한을 폭격수에게 넘겨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