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3 22:56:02

가소성 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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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기타

1. 개요

plastic explosive.

가소성(可塑性) 폭약, 즉 조물조물 형태를 빚어 가공할 수 있는 폭약을 칭한다. 합성수지를 말하는 플라스틱과 어원이 같으나[1] 그 의미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폭탄은 아니다. 가공이 쉽다(형용사로서의 plastic)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2. 상세

이런 호칭을 처음 사용한 것은 2차대전 당시의 서부전선 연합군. 노벨화학에서 발매한 808호 폭약(Explosive No.808)을 영국군이 파괴공작 등에 널리 사용했는데 이를 보고 그 넓은 활용도에 주목하여 이런 애칭(?)을 붙이게 되었다고. 현재는 19세기 말 알프레드 노벨이 개발한 젤리그나이트라는 폭약을 시조로 보고 있다. 참고로 젤리그나이트는 폭발력은 강하지만 너무 둔감해서 불평이 많았다.

당연히 미국에서도 상응하는 폭약을 개발하기 시작, 폭발력은 매우 강력하지만 충격에 민감하고 독성이 있어 경원당하던 폭약 RDX(Research Department Explosive. cyclotrimethylenetrinitramine)를 주 소재로 한 Composition 폭약 체계를 대전중 개발해내어 쏠쏠하게 잘 써먹으면서 고유명사화 된다. 온갖 영화, 소설, 만화에서 마르고 닳도록 써먹는 C4도 사실은 Composition-4의 약자로 미군이 베트남전 중 실용화한 것이다.

가소성이라곤 해도 물성적인 특징은 종류에 따라 다양해 고무마냥 탄력있는 것에서 시작하여 점토마냥 모양을 빚어낼 수 있는 것부터 치약이나 처럼 쭉 짜서 쓸 수 있는 것도 있다.
국가 명칭
파일:미국 국기.svg 미국 C-4
파일:영국 국기.svg 영국 PE4, DEMEX, ROWANEX
파일:프랑스 국기.svg 프랑스 PLASTRITE
파일:폴란드 국기.svg 폴란드 PWM, NITROLIT
파일:스웨덴 국기.svg 스웨덴 Sprängdeg m/46
파일:체코 국기.svg 체코 SEMTEX
파일:슬로바키아 국기.svg 슬로바키아 CHEMEX

국가마다 성분비나 배합법에 따라 수많은 변형형들이 존재하며 제조법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라서 2차대전 후 어느정도 화학공업력이 있는 나라에서 수많은 변종을 개발하여 상업적으로도 널리 쓰인다. 한때 테러리스트들의 밥줄이던 셈텍스(Semtex)도 원래는 상업 판매용으로 체코 화학회사가 개발한 것으로 민간시장에 무분별하게 팔아댔기 때문에 테러에 악용되어 유명해진 것. 지금은 내수판매만 허용되는 법적 규제에 묶여 있다고 한다.

현재 UN에 의해 "가소성 폭약의 탐지를 위한 식별조치에 관한 조약(Convention on the Marking of Plastic Explosives for the Purpose of Detection)" 이라는 국제 협약이 발효중이며 테러 사용 방지를 위해 성분 내에 색깔, 냄새 등으로 탐지가 용이한[2] 폭발물 추적물질(explosive taggants)의 배합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일반적 폭약은 다이너마이트 TNT까지만 허용하고 플라스틱 폭약은 군사용으로만 사용하는 나라들도 많다.

일부 전차포 곡사포를 비롯한 화포에서 사용하는 점착유탄(HESH)이라는 포탄은 내부에 비활성 물질과 플라스틱 폭약이 충전되어 있는 고폭탄이다. 기갑차량의 방어력 증가를 위해 장착되는 폭발반응장갑(ERA) 블록의 내부에 충전되는 폭발재로도 주로 가소성 폭약이 사용된다.

3. 기타

뇌관 장착을 안 한 대다수 플라스틱 폭약은 말 그대로 고체연료라 베트남전에서 병사들이 C-4는 물론이고 클레이모어 안의 장약(Composition B)까지 뜯어내서 고체연료로 쓰다가 중독사고[3]나 불발사고가 마구 일어나자 Composition 폭약을 연료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단속하기도 했지만 지금도 몰래몰래 라면 끓이기 따위에 쓰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제1차 체첸 전쟁 당시 러시아군 T-80같은 신형 전차들이 급조된 체첸 게릴라군에게 발린 이유 중 하나가 보급 부족에 지친 병사들이 반응장갑 안의 장약까지 빼내 불 때는데 써버렸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다.


[1] (형태를)'빚어내다' '금형하다'의 고대 그리스어인 'plastikos'가 어원. 성형수술의 그것과 같은 어원인 셈. [2] RDX, HMX등 초강력 폭약은 대개 무미무취다. [3] 실제로 신경중추에 작용하는 독성이 있고 베트남전 중 RDX 독성에 의한 중독으로 긴급 후송된 환자가 87명에 사망자가 5명이었다는 통계 자료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