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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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ffff {{{+1 '''지난날의 바다''' }}}[br]{{{#fff Sea of Bygone Eras}}} }}} 

「 파도 밑에도 도성이 있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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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포인트 설명문 中

바다 밑에 가라앉은 암굴은 한때 번성했던 수도의 거대한 항구였다. 지난날의 종소리가 바닷물로 이루어진 장벽을 뚫어낼 수 있다면, 길 잃은 영혼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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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포인트 설명문 中

「운명은 행복의 그림자를 언뜻 보여주시다가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뜨리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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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포인트 설명문 中

눈부신 영혼 이슬은 한때 수로를 따라 북부의 대호수까지 이동해 정의와 행복을 높은 바다 전역에 퍼뜨렸다. 그것은 레무리아가 이루어낸 평화였고, 영광과 희망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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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포인트 설명문 中

「난 꿈을 꿨다. 그 꿈에서는 평범한 인간도 자유로운 의지와 정해지지 않은 운명을 가질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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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포인트 설명문 中

「그들에게 영원한 휴식을 내려 주소서. 그들에게 영원한 빛을 내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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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포인트 설명문 中

그럼 레무리아 이야기는 아직 모르겠군. 간단히 말하자면, 고대 폰타인은 레무리아 왕조가 통치했어.
전설에 따르면 레무리아 황제 레무스는 계시를 받고 황금 벌로 변신한 예언자 시빌을 찾아갔어. 그리고 황금 벌과 함께 커다란 함선 포르투나호를 이끌고 바다 위에 자신의 나라를 건설했다고 하지.
그는 나라의 국호를 레무리아라 명명하고는, 포르투나호를 타고 새로운 섬과 부족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을 제국의 통치하에 두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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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 임무 제4장 제4막 - 「태동하는 종언의 계시」 中, 라이오슬리

너희도 알다시피 이곳은 원래 평화로운 마을이었어... 그때만 해도 페트리코라는 이름이 아니었지...
우리 폰타인 사람들은 이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았어. 「마왕 레무스」의 골렘 군단이 오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는 모든 수역의 통치자라고 자칭하는 사악한 폭군이었어. 여기 오기 전에 이미 수많은 마을을 파괴했지.

그들은 우리의 땅을 빼앗고, 순수한 수원을 오염시켜 버렸어. 게다가 음악으로 우리를 유혹하려 했지...
그들은 높은 종탑과 성을 세웠고, 마왕의 선율로 우리 동포들을 노예로 만들었어.
하지만 우리 자유로운 폰타인 사람은 절대로 폭군의 통치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마왕의 폭정을 끝내기 위해 나와 내 휘하의 용사들은 사방을 누비며 싸우고 있어.

「잊을 수가 없구나. 꽃과 과실이 가득 자란 에우에르게테스 화원과 위대하고 빛나는 케사리움,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이 맴도는 조화원까지... 운명이여, 왜 여기서 멈추지 않는 것이냐...」[로딩_스크린]

「████」 : 폐하, 폐하…

???: …꿈이었나?

「████」: 폐하,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오늘은 위대한 악장 「포보스」가 연주되는 중요한 날입니다. 아직 의식까지는 시간이 있지만, 슬슬 출발해야 합니다.

??? : 아무래도 방금 꿈을 꾼 것 같구나.

「████」: 꿈이라고 하셨습니까? 신께서도 꿈을 꾸시는군요…. 그렇다면 어떤 꿈을 꾸셨습니까? 그곳은 북풍이 불어오는 평야였습니까, 아니면 얼어붙은 땅속의 은나무였습니까…? 그것도 아니면 제게 보여주셨던 황금빛 미래였습니까?

???: 바닷물이… 대지를 삼키는 걸 봤도다. 대리석과 황동의 자손도 함께 침몰하고… 눈부셨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지.

「████」: …그 예언 말씀이십니까? 저희는 그 예언을 막고 필연적인 운명에 맞서기 위해 오늘까지 노력해 왔습니다. 폐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ruby(운명,ruby=포르투나)]」의 족쇄만 끊어낸다면, 지금까지 치른 수많은 희생은 헛된 것이 아니겠죠… 이 몸을 받아들여 레무리아인이 된 후로, 전 늘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죄송합니다. 흥분해서 추태를 보였군요… 그럼 저를 따라오시지요, 폐하

(앞에 있는 사내를 따라 옥상으로 올라간다)

「████」: 폐하께선 사람들에게 불멸의 육체를 하사하여 더 이상 깊은 물의 물살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셨으나, 저희의 영혼은 여전히 「포르투나」에 속박되어 있습니다.[8]

(옥상에 올라온 후, 앞의 사내가 마저 말한다)

「████」: 운명의 중압은 평범한 인간의 영혼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포보스」가 우리를 대신해 운명의 길을 엮은 다음, 우리를 정의의 길로 인도하겠죠. 「악장」의 선율은 수로를 통해 높은 바다로 퍼지고, 곧 레무리아... 아니, 모든 인간은 운명의 억지스러운 폭정에서 벗어나 영원히 행복한 미래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인간은 더 이상 「포보스」의 안내 없이도 저마다 자신만의 악장을 연주할 수 있게 되겠죠.

(걸어가면서 위를 쳐다보다가 어떤 목소리를 듣는다.)

「███」 : 레무스, 레무스…[9]
레무스, 그대는 운명의 속박에서 벗어난 미래를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대의 영토는 폭력에 의해 분열됐고, 그대가 메우고자 했던 골은 더 깊이 파이고 말았으며, 그대가 만들어낸 불멸의 후예는 물의 백성들과 서로 싸우고 있지. 이제 이 「영원의 성」도 곧 무너져 내릴 터…
그대는 자신의 창조물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고… 「악장」은 정의와 행복을 가져다주기는커녕 모든 죄악의 원천이 되었다. 그들의 피와 살은 물과 흙으로부터 단절되었으나, 길 잃은 영혼은 결국 그들을 죽음의 길로 인도하고야 말았지. 「포르투나」는 그대와 그대의 백성들을 저주하고 있노라.

레무스: 우리가 했던 약속을 기억하는가…? 그 최후의 방법말이다…. 악장을 연주하면…

「███」: 인간의 참주여, 본인의 실책을 그런 식으로 만회하려는 건가? 그 결단력만큼은 왕의 도량에 걸맞다고 인정해 주지. 이미 약속한 이상, 내가 친히 그대의 최후를 지켜봐 주겠노라…

「운명의 저주를 받은 왕이여! 음악과 술, 그리고 연회에 빠져있어라. 심판의 시간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으니...」[로딩_스크린]

???: 「우리는 똑같이 단단한 피부를 덮고, 혈관에는 똑같은 신의 정수가 흐르며, 똑같은 정신과 지혜 그리고 선율을 공유하고 있으니, 우리의 의지는 곧 하나나 다름없도다」
오랜만이군, 나의 친구여! 그로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지? 오백 년? 아니, 수천 년인가?
하지만 우리에게 시간이란 의미 없지. 네가 귀여운 몸을 빌리고 있어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전쟁이 지겨워져서 이제 쥐 잡기를 새로운 취미로 삼은 건가?

우스: 너였구나…

페이몬: 저 녀석은 정체가 뭐야? 괴물? 유령? 설마 진짜 마왕은 아니겠지?

???: 「마왕」? 하! 역시 시간이 흘러도 야만족은 야만족일 뿐이로군.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조차 모르고 있다니. 난 「포보스」의 수석 조율사, 「레무리아의 보에티우스」다. 너희의 자기소개는 받지 않으마. 야만족의 이름 따위는 관심 없으니까.

여행자: 저 무례한 사람이랑 친구예요?

우스: 아는 사이인 건 맞지만…

보에티우스: 나랑 거리 두는 건가 카시오도? 우리가 함께 존엄하신 신왕을 섬겼던 세월이 네겐 아무것도 아니었단 말이더냐?

우스: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영혼이 파괴된 네가 어떻게 이곳에 나타난 건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너 때문에 질서 잃은 「악장」이 생겨난 모양이네. 이제 그만둬! 현세 사람들의 영혼을 되돌려 주고, 네가 있어야 할 깊은 물속으로 돌아가. 이건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충고야.

보에티우스: 오, 그다음 넌 뭘 할 거지? 배신자 주제 위선을 떨면서 눈과 귀를 닫고 천 년을 더 살아갈 건가? 너도 물론 눈치챘겠지? 어째서 나의 선율이 속박에서 벗어나 현세에 영향을 미쳤고. 어떻게 내가 깊은 물속로 통하는 문을 열고 이곳에 모습을 드러낼 만큼의 힘을 얻었는지 말이야. 바다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어, 카시오도…. 머지않아 「포보스」가 재림할 거다!

우스: 「포보스」…?

보에티우스: 그래! 난 수천 년의 노력 끝에 영혼을 파괴된 악장 「포보스」와 하나로 엮었지… 전지한 비밀과 위대한 힘이 다시금 이 세상으로 강림하게 될 거다. 우리가 실현하지 못한 염원이 이루어지겠지.

우스: 과거를 되풀이해 봤자 비극만 반복될 뿐이야…. 게다가 애초에 난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킬 생각이 없었어.

보에티우스: 훗, 됐어 카시오도. 네가 수호하는 세계는 붕괴되고 있으며 지난날 사람들은 원래 위치로 돌아갈 거야. 폰타인의 존재는 오류였고, 우리는 그 오류를 바로잡을 거다. 바닷물이 폰타인을 집어삼키면, 다시 수면 위에 우뚝 솟은 레무리아가 대지를 비추겠지.

「신들이시여, 서둘러 하늘성의 구리문을 닫으십시오! 레무스의 보검이 운명의 매듭을 끊고 육지와 바다를 정복했으니, 남은 건 하늘로 향하는 길뿐입니다...」[로딩_스크린]

「████」 : 폐하, 폐하. 괜찮으십니까? 혹시 또 꿈을 꾸신 겁니까?

레무스: 소란스럽군. 무슨 일이 있었는가...?

「████」: 시민들이 홀에 모여 있습니다. 폐하께 질문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요즘 들어 「포보스」의 선율이 수차례 끊기는 일이 발생해서,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폐하의 현명한 판단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최근에 발생한 일에 대해선 저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 혹시 「포보스」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지요. 인류 전체가 행복에 도달할 수 있도록, 「포보스」는 모든 사람에게 계획된 길을 깔아줬습니다. 「시빌」의 무한한 연산력이 있는 한 아무런 문제도 없어야 할 텐데...

레무스: 하지만 음악 속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더구나.

「████」: 혹시 누군가가 몰래 「포보스」의 악보를 수정한 걸까요? 아니, 그럴 리가... 폐하와 그리고 저희 조율사를 제외하면 그것이 가능한 자는 없습니다... 설마 예언자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건... 아니 그럴리 없겠군요. 예언자는 그 일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쳤고, 물의 주인은 그녀의 예언을 확인해줬습니다. 사심을 품었을 리 없지요.

레무스: 어쩌면 「그녀」에게 사심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 오늘날 모두가 「포보스」의 판단과 결정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포보스」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시민들은 혼란에 빠질 겁니다...

레무스: 그대가 그 맹신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보거라...

「████」: 만일을 대비해 제 선율을 대악장으로부터 분리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뇨, 안 됩니다. 너무 이르지 않습니까. 제 영혼이 아직 위대한 운명을 감당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레무스: 난 그대를 믿는다. 하지만 앞으로 그대는 「우리」가 아니게 될 테지...

「████」: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게 폐하의 염원이라면 어떻게든 이뤄드리겠습니다.

레무스: 「우라노폴리스(미래의 성)」... 앞으로는 이 이름을 쓰거라.

「████」가 떠난 후, 당신은 금빛 회랑을 지났다. 사람들의 논쟁 소리가 점차 가까워졋다. 소란스럽던 주변은 당신이 대전 중앙의 연설대에 오른 후에야 잠잠해졌다.

보에티우스: 위대한 존엄자시여, 부디 계시를 내려주십시오... 최근 「포브스」의 선율이 들려오지 않아 시민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위대한 계획은 평소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야만족을 하나둘 섬멸했고, 오염된 수역 역시 영혼 이슬로 정화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이 고귀한 전쟁을 중단하신다니, 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레무스: 내 나름의 판단을 내린 것이다.

보에티우스: 위대한 존엄자시여. 당신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건 아니지만, 그 야만족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하신 듯 합니다. 우리는 위대한 질서를 가져왔습니다. 레무리아의 문은 황금의 질서에 편입되길 원하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죠. 하지만 그 야만족들은 우리의 고탑을 무너뜨리고 악사를 살해했습니다. 그런 영혼을 가진 자들은 어떠한 구원도 받아선 안 됩니다. 우리는 피로 미개한 땅을 정화할 것이며, 멸망이 지나간 자리에는 질서와 문명이 자라날 것입니다. 그 우매한 종족에겐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라 할 수 있겠지요.

레무스: 그건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보에티우스: 햇빛 아래 그 어떤 그림자도 생기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당신의 위대한 이상 아닙니까? 그건 모든 레무리아 시민의 염원이기도 할 겁니다.

「불결하도다! 카피톨륨의 모든 이가 오염됐으니, 이 땅을 정화하지 않고서 어찌 죄 없는 꽃을 피워낸단 말인가...」[로딩_스크린]

「난 꿈을 꿨다. 그 꿈에서는 평범한 인간도 자유로운 의지와 정해지지 않은 운명을 가질 수 있었지... 하, 역시 아름다운 곡은 써내기 힘들구나... 이제 꿈에서 깨야겠군」[로딩_스크린]

스킬라: 레무스, 그대에게 당부할 것이 있다... 그대의 나라와 그대가 만든 악장은 이미 통제에서 벗어난 것 같더군

레무스: ……

스킬라: 난 물들의 참주가 만들고 그대가 기른 생명체에게 기대를 품은 적이 없네만,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타락했어. 그대와 그대의 백성이 창조해 낸 문명은 지상의 있었던 모든 것을 뛰어넘을 정도로 빛났지만, 이젠 짙은 어둠만이 보일 뿐이야. 문명과 질서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만행은 순수한 야만보다 더 잔혹한 법이지. 잔인하기 그지없는 용 도마뱀조차 이렇게 무의미한 학살은 저지르지 않아.

레무스: 그건 나도 알고 있다…

스킬라: 알고 있으면서 손을 놓고 있군, 아니면 힘이 없는 건가? 아니, 그대가 마음만 먹는다면 죽어야 마땅할 인간들을 손쉽게 쓸어버릴 수 있을 터, 하지만 그렇지 않았지. 그대는 인간을 사랑하니까. 이 또한 참주로서 감당해야 할 저주로군.
이만 가보도록 하지… 난 그들을 도와 무고한 인간을 죽이지는 않겠으나, 막지도 않을 것이야. 그대는 물들의 참주에게 받은 순수한 물로, 분쟁이 없는… 영원히 행복한 세계를 만들겠다고 그 참주에게 약속했지. 나 또한 그런 미래가 보고 싶어 그대를 따라 지상에 왔건만, 결국… 그대는 실패했노라, 레무스. 그대는 「[ruby(운명,ruby=포르투나)]」을 이길 수 없어. 피가 다시금 높은 바다를 물들이다니, 높은 하늘은 자신의 창조물에게 참으로 잔인하군.

레무스: 나한테 계획이 하나 있다….

스킬라: 오? 그대는 늘 많은 것을 계획하고 있군 그래, 레무스. 하지만 계획은 전부 실패했고 문제점조차 찾아내지 못하지 않았는가.

레무스: 이건 마지막 계획이니까, 들어보지 않겠는가?

스킬라: 나더러 원류바다에서 떠나 달라고 설득할 때도 그런 말을 했지… 말해라, 내가 이곳을 떠나 다시 원류바다에 있는 물들의 참주 곁으로 돌아가기 전에 말이야.

레무스: (……)

스킬라: …… 하하하, 재밌구나 정말 재밌어! 이기적이면서도 사심없는 계획이로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그대뿐일 테지! 나까지 계획에 끌어들이다니 정말 제멋대로군, 인간의 참주여. 하지만 마음에 들어. 용 도마뱀 일족을 이끌고 그대의 오만하고 어리석은 백성을 짓밟으라니, 상상만으로도 짜릿하군

레무스: 다만 이건 의식이자 연극일 뿐이니…

스킬라: 걱정 마라. 그대의 뜻대로 자비를 베풀 터이니. 하지만 그렇게 하면 마신으로서 그대의 생명도 끝날 테지. 「악장」 외에는 무엇도 남지 않을 텐데, 각오는 했는가?

레무스: 물론이지. 재앙의 상자는 내가 열었으니까, 내가 닫아야 하지 않겠는가?

스킬라: 그래, 그럼 그대의 제안을 받아들지. 그 순간이 오면 내 힘과 그대의 악장을 합쳐… 「포보스」의 사슬을 끊고 그대의 백성에게 자유를 되찾아주겠노라

레무스: 그럼, 부디… 내 마지막… 「악장」을 받아다오.

「 하프로 세워진 도시가 파이브 소리와 함께 무너졌다. 하늘이 우리를 위해 준비한 건 행운과 불행이 맞물린 운명이었다」[로딩_스크린]

보에티우스: 하, 내 계획에 참여하기로 한 건 그저 내 경계심을 풀기 위한 거였다니. 넌 또 날 배신하는구나, 또 레무리아를 배신했어! 깊은 물속에 갇힌 불쌍한 동족과 그들이 수천 년간 겪은 고통을 생각해 봐라.넌 미개한 지상 사람들을 위해 우리의 과업을 망치고, 유일한 희망을 짓밟았다.

카시오도: 레무리아를 배신한 것도, 그들을 가둔 것도 너야. 우리나라가 멸망이라는 운명을 맞이한 것도 네 배신 때문이지. 존엄자… 폐하께서 하사하신 정의, 그 금빛 이상은… 우리가 내면의 선율을 따라 운명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야. 우린 「포르투나」의 심판을 받고 싶지 않아. 네 노예가 되는 건 더더욱 싫고. 원래대로라면 「포보스」가 파괴된 후 사람들은 자유를 얻었어야 했어. 네가 속이지만 않았다면 그들의 악몽은 진작 끝났겠지.

보에티우스: 레무리아는 멸망하지 않았다! 「포보스」의 인도하에 부활할 것이야….

카시오도: 「돌과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아무리 커도, 인간은 물과 흙 없이 살아갈 수 없다네」 얼마나 강한 힘을 가졌든, 무자비하게 생명의 가치를 짓밟는다면, 그런 힘은 아무 의미도 없어. 보에티우스, 너도 인간이잖아? 레무리아인도 한때는 모두 평범한 폰타인 사람이었다고. 우리가 나약한 육신을 버리고 불멸의 몸을 얻었다 해도, 우리 안에는 여전히 인간의 영혼과 감정 그리고 약점이 남아 있어. 하지만 우리는 그걸 잊었지. 출신도 잊은 채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한 거야. 그래서 레무리아가 멸망한 거고.
여행자, 내가 했던 말 기억하지? 바로 지금이야!

이런, 날 발견했구나! 하지만 그건 환상이 아니야. 너희가 본 건 「보에티우스」가 맞아. 왜냐고? 내가 바로 「보에티우스」니까! 물론 내가 오로지 「보에티우스」인 것만은 아니야. 난 「너」이기도 해…
모든 선율, 모든 악장, 모든 사상, 모든 영혼의 집합체…
그게 바로 나 「포보스」니까.
하지만 외부에서 온 너희는 「우리」에 속하지 않지.

카시오도: 「포보스」… 모든 걸 통솔하는 대악장이 인격을 가진 존재였다고?

「포보스」: 「포보스」, 아니 「시빌」은 저번 홍수가 대지를 집어삼켰을 때 살아남은 생존자야. 「시빌」의 염원은 세상의 모든 인간이라 불리는 존재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거였어. 하지만 그녀는 인격도, 충분한 힘도 없었지.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지혜를 레무스에게 주고, 레무스가 가지고 있던 힘까지 더해 「[ruby(악장,ruby=포보스)]」, 그러니까 나를 만든 거야.

카시오도: 이럴 수가… 우리가 지금껏 연주한 악장과 받아들인 운명이 모두 네게서 온 거였다니…

「포보스」 : 「나」는 「나」인 동시에 「너희」이기도 해. 「나」는 「너희」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품은 염원의 집합체니까.

카시오도: 타인을 배척하고, 다른 생명을 무참히 죽이고, 도시와 마을을 짓밟는 게 우리의 염원이었다고?

「포보스」: 맞아! 「너희」가 그걸 바랐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응답한 거야. 약탈, 원한, 살육… 이 또한 「너희」의 염원이었지.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려면, 그 염원을 이뤄줘야 하지 않겠어?

여행자, 난 정말 기뻐! 방금 존엄자의 계획과 염원을 깨닫게 됐거든…
폐하께선 스스로를 희생해 모든 사람들을 악장과 분노 그리고 갈등에서 해방시키고자 하셨지.
폐하께선 마지막 순간까지 백성을 구하려고 하셨어…. 이제 내가 그분의 못다 한 염원을 이뤄드릴 차례야. 이건 우리의 마지막 기회이자 오직 너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지.
그래서 폐하와 운명이… 너를 이곳으로 이끈 거야!

여행자, 페이몬. 여기까지 함께 해줘서 고마워…
내 여정은 종착지에 다다랐지만…
너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나와 폐하의 염원을 위해 마지막 「진혼곡」을 연주해 줄래? 모든 사람들의 영혼이 현세와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야…
「물이 투명함을 잃는다면 어찌 다시 물이 될 수 있겠는가? 나무가 대지를 떠난다면 어디에 다시 뿌리를 내리겠는가?」
「돌과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아무리 커도, 인간은 물과 흙 없이 살아갈 수 없다네」
어쩌면 우린 먼 훗날 물과 흙이 풍족한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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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도의 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