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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리한 문서.2. 특징
예로부터 선수단의 평균 체격이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피지컬 축구보다는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가 발달했다. 한국처럼 개인 기량을 앞세우기보다는 여럿이서 협동하여 공격을 전개해 나가는 플레이에 능숙하다. 선수들간의 유기적인 호흡과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이 오랜 강점이다. 이와 같은 스타일은 전성기 때 '40분 바르셀로나'라는 고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은 한국-이란-사우디 등에 밀려 변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으나, 생활 체육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저변 확대로 조호르바루의 환희를 이뤄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으로 첫 출전 이후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매번 개근하여 현재는 이견이 없는 아시아 톱 클래스 그룹에 속한다.고질적인 약점은 부족한 피지컬. 일본인들의 평균 체격이 한국에 비해 작은 건 사실이나, 1억 이상의 인구를 가진 국가라 좋은 체격을 가진 사람 수 자체는 꽤 많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인재들의 대부분이 축구보다 체격의 중요성이 더 큰 야구, 스모, 농구, 배구, 럭비 등으로 빠진다는 것이다.[1]
이런 상황에서 피지컬 축구를 키우려면 작정하고 피지컬 위주로 자원을 긁어모아 육성 시스템을 꾸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는 구단 차원에서는 가능해도[2] 그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려면 축구계 시스템 전체를 갈아엎어야 한다. 일본 축구계는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두터운 선수층을 형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기에 자연히 일본인들의 평균 체격을 고려하여 패스 플레이와 볼 컨트롤 위주로 커리큘럼을 짜놓은 상태다. 그리고 축구계에 종사하는 절대적인 인원 수도 한국 이상으로 많아 일본 축협이 겉으로는 내색을 안 해도 한국 이상으로 국내 여론 분위기에 민감한 편인데다, 기본적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일본 정서까지 겹쳐서 운영 기조 하나 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 설득력 있는 명분도 없이 이제부터는 발기술보다 체격 위주로 국가대표팀을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간 "몸집이 작으면 축구도 하지 말라는 거냐"며 국내 축구계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업계에서 매장당할 게 뻔하므로 누구 하나 담대하게 나서기가 어렵다.[3] 일본 축협이 단순히 무능해서 피지컬 축구를 안 하는 게 아닌 것이다.
여하간 이런 피지컬 약점은 경기 후반에 드러나곤 하는데, 월드컵에서 굵직한 역전패들을 많이 당했다. 초반에는 기세를 올리다가 후반전에 체력이 고갈되면서 소나기 골을 먹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2006년 호주전과 브라질전, 2014년 코트디부아르전, 2018년 벨기에전에서 잘 드러난 바 있다.[4] 전성기의 호칭인 40분 바르셀로나에도 이러한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최근에는 일본 내 축구 인기의 상승과 혼혈 선수의 유입, 피지컬의 중요도 인식으로 인해 유소년 레벨에서는 한국에 밀리지 않는 피지컬을 보유하기 시작했다.[5]
한편, 일본은 개인이 돋보이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나 골키퍼보다는 유기적인 호흡이 중요한 중앙 미드필더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많이 배출하였다. 나카타 히데토시나 혼다 케이스케, 카가와 신지 등이 그 예이다. 3명의 선수 모두 패스나 연계 등에 탁월한 강점을 보이는, 그야말로 일본스러운 선수들이다. 다만 아시아권에서는 전통적으로 패싱 게임을 통한 유려한 축구를 선보이는 반면에 월드컵에서는 점유율을 포기하면서까지 선수비 후역습의 극단의 실리축구로 나오는게 특징이며 일본이 16강 진출의 결실을 달성할 때는 실리축구를 추구했다. 한편으로 일본의 실리축구를 살펴보면 단순히 페널티 박스에 내려앉아서 자리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위험지역에서 이탈리아 축구 못지 않은 효과적인 지역방어를 하면서 몇몇 선수는 상대 선수를 위험지역 밖(경기장 사이드 지역)으로 계속 밀어낼 정도로 강한 밀착 마크를 시도한다.[6] 이렇듯 일본 축구가 강조하는 패스와 움직임을 강조하는 교육이 수비시에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중원 장악을 중요시하는 숏 패스 위주의 플레이가 주를 이루는데 한국에서는 이를 우스갯소리로 스시타카라고 부른다. 20세기 초부터 약 100년간 이러한 스타일을 유지했다. 티키타카의 일본 버전이라고 스시타카라고 부르지만, 일본의 그 누구도 자신들의 축구를 티키타카라고 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전형적인 티키타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점유율을 중시하는 티키타카에 비하면 일본 축구는 속도를 더욱 중시한다. 티키타카가 숏패스를 돌리는 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함이라면, 일본 축구가 숏패스를 돌리는 건 단순히 앞에 찔러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점유율은 그냥 그 과정에서 따라오는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역대 일본 국대 감독들이 강조한 부분도 대부분 '스피드', '공격성', '조직력' 등이지, 딱히 점유율에 비중을 두진 않았다. 다만 티카타카와 마찬가지로 롱볼축구에 취약하다는 점은 궤를 같이 한다.
또 다른 별명으로는 45분 바르셀로나. 초반에는 정교한 패싱플레이와 점유율 축구로 상당히 괜찮은 경기력을 보이지만, 경기 막바지에 들어 체력과 피지컬이 발목을 잡아 우세했던 경기를 말아먹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2014 월드컵 코트디부아르전, 2018 월드컵 벨기에전, 2017 도쿄대첩, 2023 아시안컵 이란전 등이 이런 사례이다.
J리그가 그다지 거친 몸싸움을 즐기는 리그는 아니다 보니 해외파가 아닌 국내파 출신 국가대표 선수들은 몸싸움이나 경합 면에서 약세를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혼다 케이스케 역시 지적한 바 있다.[7]
일본 사커 리그가 폐지되고 프로 리그인 J리그가 갓 시행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센터백이 180cm도 되지 않는 등 피지컬, 특히 신장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21세기 이후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제 대회 때마다 여전히 잊을 만하면 상대팀 피지컬에 밀리는 모습이 나타나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장신의 몸싸움이 되는 스트라이커와 골키퍼 기근 문제가 특히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패스 위주의 플레이 경향은 할릴호지치 감독 부임 이후, 스피드와 상대 선수와의 '듀얼(Duel)'[8], 역습을 중시하는 전술로 바뀌려 했던 적이 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2017년 10월 대표팀 명단 발표식 때 기자단에 지난달 바이에른 뮌헨과 파리 생제르맹(PSG)의 챔스 B조 2차전 경기를 예로 들며 바이에른은 PSG보다 점유율, 패스 수, 슈팅 수, 크로스 수에서 PSG를 압도했지만 단 하나, 듀얼 분야에서 바이에른은 PSG에게 10% 넘게 뒤졌고 이때문에 3:0으로 바이에른이 패배했다고 일갈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PSG는 바이에른에 강한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한 뒤, 네이마르, 카바니와 같은 골 결정력이 높은 선수들에게 계속 공을 배급하며 득점 기회 확률을 높여나갔고 바이에른이 볼을 잡고 위험지역으로 공을 가져왔을 때에도 듀얼로 끊어 공을 다시 가져온 뒤 네이마르, 카바니 등에게 다시 배급하는 전략을 구사했고 이런 전략이 승리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할릴호지치는 이전부터 점유율, 하프라인에서의 잦은 숏 패스, 크로스와 같은 것은 단지 수치에 불과하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성향이며 상대 지역에서의 공격 작업 횟수와 상대의 공격 작업 방해[9] 등 직접적인 득점 관여 행위를 중시한다.
발표식에서 이례적으로 감독이 타 팀의 경기를 분석한 자료를 선보인 이유는 할릴호지치의 스타일에 대해 일본 축구 관계자 및 스포츠지 기자들 대부분이 전통적인 일본 축구 스타일을 파괴하고 있다며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혼다, 나가토모 등 고참급 선수들과 선수진들은 할릴호지치의 스타일을 상당히 선호하기 때문에 감독으로서의 지휘력이 약화되거나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이 월드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둔 남아공 월드컵 '오카다 재팬' 시절에 대해 혼다는 '성적은 좋았을지 모르지만 과연 좋은 축구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오카다 재팬은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며 세트피스로만 점수를 따내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일본 축구 스타일이었다. 반면 할릴호지치는 기존 일본 축구에서 다소 부족했던 '듀얼' 즉 강한 체력과 거친 몸싸움을 통한 적극적 볼 탈취와 이를 기반으로 한 빠른 공격 전개와 많은 공격 작업 횟수를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2010년대 이후 일본의 플레이 스타일은 과거의 일본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가진다.
팀플레이를 강조하는 탓인지 선수 개개인의 과감성은 떨어지는 편. 충분히 해볼 만한 공격 기회에서도 자신이 직접 처리하려는 노력보다는 옆 사람에게 패스하기 바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것도 피지컬의 열세 극복이지만, 역으로 이것이 약점이 되어 강하고 거친 압박 축구를 활용하면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때문에 강한 피지컬을 갖춘 선수들과 플레이를 해본 해외파와 J리그 내에서 강한 피지컬로 압박하는 유형의 선수를 주로 기용하는 것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로인해 주전과 비주전의 경기력 및 플레이 스타일 격차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쉽게 말해 주전 선수들이 참여한 경기에서는 감독이 추구하는 듀얼과 빠른 공격 전개를 추구하는 플레이를 하는 반면, 비주전 선수들이 많이 포함된 스쿼드에서는 감독이 요구하는 수준의 플레이를 소화하지 못해 전통적인 축구 스타일로 회귀하는 형태이다.
굳이 비슷한 스타일을 찾자면 브라질 축구가 있다. 1980년대 브라질 최고의 미드필더였던 하얀 펠레 지쿠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보내다가 은퇴했다. 지쿠의 유려한 패싱플레이는 일본 축구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으며, 나중에 일본 대표팀 감독도 역임했다. 구체적으로는 개개인의 피지컬과 테크닉이 딸리는 브라질 축구고, 그 부분을 조직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다만 대대로 세계 최정상급의 공격수가 뛰던 브라질과는 달리, 일본 역시 골잡이 부재에 허덕이는 중이다. 클럽으로 따지자면 아스날 FC와 비슷하다는 소리도 듣는데, 실제로 아르센 벵거 부임설도 있었다. 벵거는 아스날 감독 부임 전에 잠깐 나고야 그램퍼스 감독을 맡아 일본 축구팬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고, 벵거 자신도 선수 식단 관리의 중요성 등 이후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하여 일본 축구에 우호적이다. 이나모토 준이치와 미야이치 료의 아스날 진출도 이때 얻은 일본통에 의한 것이다.
수비는 좋게 말하자면 굉장히 깔끔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수비를 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압박을 하긴 하는데 거친 몸싸움에는 소극적. 수비에서도 개인 능력보다는 수비연계를 우선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최근 전체적으로 피지컬이 크게 상향화된 영향으로 몸싸움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피지컬이 강한 상대로 제공권과 몸싸움에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 부분은 한국 대표팀처럼 1980~90년대에 수비 스타일이 정립이 된 건데 한국은 독일의 수비 스타일을 표방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식 앵커가 끼는 3백을 메인으로 홍명보로 대표되는 든든한 앵커맨의 수비 지휘를 믿고 행동대장에 가까운 파이터 스타일의 투 스토퍼로 아시아 축구에서 강력함을 뽐냈다면 일본은 당시 최선의 수비 전술인 존 디펜스를 이식해 아시아 축구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다. 1990년대부터 4-4-2를 도입했고 윙백의 적극적인 측면 오버래핑을 활용한 빌드업으로 수비수가 최전방까지 공격에 올라온다는 축구 흐름을 몰랐던 한국 대표팀을 엄청나게 괴롭혔다.[10] 당시 일본의 양 윙백라인은 항상 한일전 때마다 최고 요주의 대상이었을 정도. 한 예로 왼쪽의 나가토모와 오른쪽 우치다의 윙백라인은 삿포로 한일전에서 3:0 패배라는 참사를 낳았으며, 우치다의 장기 부상으로 공석이 된 오른쪽 윙백을 현재 리그앙 올림피크 마르세유에서 뛰는 사카이 히로키가 대체해 이어져 오고 있다.
일본 수비 라인의 중심에 아시아 탑 축구 지능의 소유자인 센터백 이하라 마사미가 있었다. 그리고 일본도 한국처럼 이하라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는데 센터백의 파트너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수비를 조율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졌던 일본은 아시아에서는 센터백의 자질이 당시 기준으로 쓸 만하면 나머지는 이하라가 알아서 다 해줬던지라 당장 월드컵 진출에 매달렸던 상황에서 한국만 피하면 나머진 알아서 잘 되겠지 싶었고 실제로도 그랬는데 프랑스 월드컵 이후 이하라의 은퇴 뒤에 존 디펜스의 숙련도가 높아지고 한국의 스타일도 예전만하지 못하게 되자 탈아시아를 선언했는데 너무 성급했던 감이 크다. 거기에 존 디펜스는 수비 조율과 커버링, 왕성한 체력 이외에 일대일 수비 능력이 하다못해 한국이나 호주의 대표팀 공격수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물고 늘어지는 실력이 기본적으로 있어야만 탈아시아급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으나 일본은 이 뒤쳐지는 부분을 커버링과 협력 수비로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고만 판단했는데 그건 아시아에서나 통하지 정작 탈압박이 좋은 팀을 만나기만 하면 고전했다. 특히 4-4-2를 메인으로 썼던 시대에 4-4-2를 썼던 팀치고 중원에서 무시무시한 활동량과 투쟁심으로 상대 미들 진을 압박했던 홀딩 미드필더가 없었던 팀이 없었는데, 일본 대표팀은 나카타 히데토시를 중앙 미드필더로 쓰면서 나카타의 약점을 메꿀 홀딩 미드필더를 제대로 둔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상대가 중앙에서 피지컬로 찍어 누른다면 답이 없었다.[11]
이런 피지컬 문제를 할릴호지치가 뜯어고치겠다고 선언하며 선수들 체지방까지 체크해서 언론에 공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나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서 시일이 걸릴 것이다. 사실 일본이 2000년대 후반부터 유소년 대표부터 피지컬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드리블이나 패스를 중시하기 시작한 우리 유소년 축구 입장에선 황당하다는 반응. 한국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니긴 한데, 한국은 그래도 2002 월드컵을 기점으로 거스 히딩크의 주도 하에 체력에 많은 신경을 쓰기 시작해 적어도 일본보다 10년은 앞섰다. 그런데 한국과 함께 월드컵을 치렀고 똑같이 외국인 감독 데려다 쓴 일본이 그로부터 10년도 더 늦게서야 체력을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는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보듯이 철퇴축구를 따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과 다르게 체격적인 문제는 개선하기 까다롭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해외리그 진출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이면서 일찍부터 피지컬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는 선수들도 상당히 많아진 추세이다. 실제로도 오사코 유야, 사카이 히로키, 아사노 타쿠마, 요시다 마야, 엔도 와타루 등은 해외 리그에서도 피지컬적으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피지컬 문제는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으나 과거 대비 다소 개선된 상황이다.[12]
하지만 해외파가 아닌 국내파 선수들의 피지컬적인 능력은 국제적인 수준에서 떨어진다. 여기에 할릴호지치가 어설프게 접목한 파워 축구가 기존의 일본 패스 축구 컬러와 엇박자를 일으켰고, 이것은 2017년 말에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이 참패로 인해 일본 축구계는 국내파에 대한 불신이 강해졌지만, 러시아 월드컵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다수의 해외파 선수들이 부상이나 벤치 신세를 지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이에 할릴호지치는 일단 국내파 선수들과 해외파 중 하세베와 같은 노장급 선수들을 고루 섞어 대비했다.
한국이 에닝요와 라돈치치의 귀화 및 대표 팀 발탁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것[13]과 달리 외국인의 귀화 문제에 자유로운 듯하다. 사실 일본은 이민 문제에 소극적이고 지금도 일반적으로 귀화가 힘든 나라로 여겨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축구 국가대표는 비교적 일찍부터 귀화 선수들을 발탁해왔다. 도하의 비극 현장에도 있었던 라모스 루이[14]를 비롯해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 대표로 뽑힌 로페스 바그너(Wagner Augusto Lopes), 그리고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 대표 알렉스[15] 등이 있다. 그리고 리 타다나리[16] 역시 일본으로 귀화한 사례이다.
하지만 할릴호지치 부임 이후 초반에 마이크 하프나[17]가 1경기에 기용된 것 외에는[18] 귀화 일본인 선수에 대한 차출은 없는 상황이다. 2020년대 이후 부터는 일본 정부의 정책의 일환으로 혼혈 선수들을 대거 육성중인 상태로 향후 피지컬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 된다.
현재 일본이 가진 문제점 중 하나는 젊고 우수한 골키퍼의 부재다. 현재 일본의 젊은 골키퍼 중에는 과거에 오랫동안 일본 대표팀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온 가와구치 요시카쓰, 나라자키 세이고, 가와시마 에이지의 계보를 이을만한 레벨의 골키퍼를 찾기 힘들다.[19]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한 노장 가와시마 에이지가 여전히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의 골키퍼인 게 현실이고[20] 그 가와시마마저 러시아 월드컵과 이듬해 아시안컵을 끝으로 일본 대표 커리어가 마무리될 것이 유력하기에 후계자 수급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편 이런 상황과 맞물려 벌어지는 기현상이 있는데, J리그 팀들이 괜히 K리그나 대한민국 아마추어 레벨의 우수한 골키퍼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대거 스카우트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골키퍼 3인 중 조현우를 제외한 김승규와 김진현이 J리그 출신으로 발탁된 것이 그 예로, 이들 외에도 정성룡, 권순태 등 한국 대표팀의 골리 경쟁에서 밀려난 선수들도 적잖이 현해탄을 건너갔다. 현재는 포르투갈 리그의 포르티모넨스 소속의 곤다 슈이치와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의 혼혈 골키퍼 다니엘 슈미트가 주전 골키퍼를 두고 경쟁한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세대교체를 선언하면서 유망주 골키퍼들을 대거 육성 시키고 있으나 현재 선두에 있는 스즈키 자이온이 충격적인 폼으로 팀을 침몰시키면서 당분간 일본의 큰 약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 문제 못지 않은 문제는 바로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오사코 유야의 후계자 문제이다. 물론 단순히 득점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한국에서의 편견과는 달리 일본의 득점력은 아시아 최상위권이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멀티골을 기록했다. 또한 예전처럼 원톱에게만 득점을 기대하는 시대가 지났고, 이제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역발 윙어나 쉐도우 스트라이커가 득점을 담당하며 스트라이커는 최전방에서 수비수들의 이목을 끌어주는 역할에 보다 치중하는 시대가 왔다. 다만 이렇게 수비수들을 끌고 몸싸움을 하며 소위 등딱을 해줄 스트라이커는 여전히 필수적인데 J리그는 점점 이런 역할을 외국인 선수에게 맡기다 보니 스트라이커를 맡을 자원이 마땅치가 않다. 이 문제로 인해 월드컵 무대에서 신칸센 대탈선슛 같은 빅 찬스 미스가 발생한 적이 있었을 정도. 현재 오사코 유야가 노쇠화하면서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발굴할 필요가 있는데, 일단 후보로 꼽히는 선수인 스즈키 유마나 스즈키 무사시, 후루하시 쿄고 같은 선수들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상하리만치 기용하지 않는 중이다. 다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는 신장에 비해 볼 키핑이나 포스트 플레이를 준수하게 하면서 압박 가담도 성실하게 하는 마에다 다이젠을 기용하면서 성공적으로 본선을 마쳤고, 그 외에도 역습 상황에서 폭발력을 갖춘 아사노 타쿠마, 우에다 아야세 등 준수한 자원들을 발굴하며 스트라이커 부재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그러나 여전히 피지컬을 내세우는 팀을 만나면 크게 고전하기에 결국 피지컬 좋은 스트라이커가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3. 관련 문서
[1]
한국도 경쟁 종목으로의 유출이 있지만 여기서 일본의 넓은 생활체육 기반이 인재 유출을 심화시킨다. 다양한 종목을 접할 기회가 많으니 자신의 좋은 피지컬이 더 유리한 종목을 찾아가기 마련이다.
[2]
이와키 FC가 대표적으로
J리그에서 피지컬 축구를 하는 구단이다.
[3]
그나마 전 일본 국대 감독이었던
바히드 할릴호지치가 가장 적극적으로 운영 기조를 바꿔보려 했던 인물이나, 어마어마한 여론의 역풍과 선수단 내 반발까지 뒤집어쓰고 월드컵 직전 경질되었다. 물론 일본도 2000년대 이후로 스포츠과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나름대로 피지컬적 요소를 개선해보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일본 고유의 축구 색깔이 흐릿해지고 있다며 불평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남아있다.
[4]
특히 코트디부아르전을 제외한 3경기 모두 후반에 3골 이상을 허용하며 역전패하였다.
[5]
그동안의 일본 선수들은 단순히 피지컬에서 약점만 보였던 것이 아니라 상대와의 경합에서 적극적이지 못했다. 일본산 스포츠 만화나 드라마 등에서 유달리 근성을 강조하지만 이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나 지구력에 가깝지 눈앞에 있는 상대를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본문의 내용대로 최근 일본 축구계가 피지컬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지만 이러한 심리적 요소 역시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일 축구계가 아직도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분야가 바로 이러한 스포츠 심리학이다.
[6]
이 정도의 수비는 뛰어난 드리블링과 빠른 슈팅 타이밍을 가진 포워드가 없으면 깨기 힘들다. 아니면 전성기 바르샤의 '세 얼간이(샤비, 이니에스타, 부스케츠)'급의 황금 미드진을 갖추던가.
[7]
참고로 20세기 시절 일본 야구는 피지컬 문제로 컨택트와 제구를 매우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21세기 이후로는 스포츠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MLB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파워와 구속, 구위 등도 올라온 상태이다.
[8]
볼 경합시 몸싸움, 볼 탈취 등 상대에 대한 직접적 압박과 투쟁심 등을 가리킨다.
[9]
전방 압박과 볼 탈취 등.
[10]
한국 또한 1990년대에는 윙어에서 보직 이동한
하석주의 공격 가담을 톡톡히 활용했다. 그러나 한국은
허정무호 이전에는 일자 수비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윙백은 수비수로 취급하지 않았다.
[11]
일례로 J리그 최고의 파이터 중 하나로 평가받았던
정대세는 분데스리가2 시절에는 그냥 '발이 빠른 선수'로 불렸다. 거친 압박이 대세인 K리그에서 뛰던 국내 공격수들이 J리그로 가면 하나같이 득점이 올라가는 게 압박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조재진이다. 하지만 압박이 거의 없고 패싱 게임 위주의 J리그에서 뛰다가 몸싸움 능력이 퇴화하는 국내 공격수와 미드필더도 상당히 많았다. 이런 점 때문에 어린 선수들의 J리그 진출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12]
사실 현재로선 체격 자체보다는 적극적으로 경합을 펼치는 유형의 선수가 부족한 것이 문제이다. 2023 아시안컵에서도
토미야스 타케히로,
이타쿠라 코,
이토 히로키라는 유럽 무대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하는 선수들로 수비진을 꾸렸지만 이라크, 베트남을 상대로도 경합에서 열세였으며 결국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의 부진과 이란의 선굵은 피지컬 축구에 8강에서 탈락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13]
다만 일본의 외국계, 귀화선수들은 애초에 일본 혼혈이거나 일본에서 오래 활약한 탓에 선수 본인들이 일본이란 나라에 대한 애정이 크고 무엇보다 일본어 구사능력이 매우 높아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요소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귀화를 시도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의 국적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실력적으로 한국 대표팀에 큰 이점이 없었으며, 실력을 갖췄음에도 K리그 외의 다른 나라 리그로의 임대나 이적문제로 거주기간 요건 미충족, 선수 본인의 경기력 저하, 결정적으로 한국어 구사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져서 기존 선수들과의 즉각적인 의사소통 문제 등 대표팀 케미스트리에 방해되는 요소들이 잔뜩 산재해서 결과적으로 흐지부지 된 것이지 한국 사회나 대표팀 분위기나 외국계나 혼혈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다. 설령 한국이 요구하는 요건을 갖춰 귀화를 했어도
귀화전 본래 국가의 대표팀 경기에 출전한 적이 있거나
나이가 많고 기량이 떨어져서 대표팀에 차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경우가 많다.
[14]
1977년부터 요미우리 즉 현재의 도쿄 베르디에서 뛴 일본 최초의 외국인 축구 선수. 영화 <버블로 GO! 타임머신은 드럼 방식>에서 1990년으로 돌아간 주인공이 이 사람과 마주하는데 디스코장에서 춤춘다. 미래에서 온 주인공이 도하에서 후반전 추가시간에 코너킥에 주의하라고 조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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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ssandro dos San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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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타다나리(한국명 이충성)는 원래 재일교포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있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태어난 나라인 일본을 선택했다. 일본에서 태어났으니 혈통과는 별개로 일본어와 일본의 문화와 정서가 본인에게는 더 익숙했을 것이다. 2011 아시안컵에서 결승전 결승골로 일본에 우승컵을 안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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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ADO 덴하흐에서 뛰었고 현재는 J리그
비셀 고베로 복귀했다. 덴하흐 시절 2015-2016 시즌에는 리그 16골로
# 유럽 주요 리그 일본인 최다 득점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고, 강한 피지컬과 큰 키를 통한 높은 제공권을 갖춘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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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아프가니스탄전에 후반 교체 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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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니시카와 슈사쿠, 히가시구치 마사아키, 나카무라 고스케 등 일본의 서브 골키퍼들도
J리그에서는 최정상급 골키퍼들이다. 물론 국제 경기 경험이 적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당장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한국의
조현우만 해도 러시아 월드컵 전까지는 국제 경기 경험이 많은 골키퍼가 아니었다. 게다가 나카무라 고스케의 경우 J리그 뿐만 아니라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 골키퍼라 일본 내에서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가와시마 대신 나카무라 고스케를 주전 골키퍼로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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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와시마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벨기에전에서 두 차례의
슈퍼 세이브를 해냈으며, 조별리그 3차전
베스트 11 골키퍼 부문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기본 실력만큼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손꼽힐만한 골키퍼이다. 덧붙여서 가와시마가 이번 월드컵에서 끝까지 주전으로 기용된 건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유난히 베테랑을 중용했기 때문인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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