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빌리지 UN Vill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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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에 주택이 모여 있는 마을이자 한남동의 부촌 중 한 곳이다.단일 단지가 아니라, 여러 단독주택이나 빌라가 모여서 하나의 단지로 형성되었다.
2. 역사
예전부터 현재의 한남동과 옥수동 일대는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명승지로서 조선 시대부터 동호(東湖)라 불리며 한성부 근교의 유원지로 널리 알려졌었고, 양반들은 이곳에 저마다 개인 별장을 지어 유희를 즐겼다. 특히, 그 중에서 UN빌리지 일대는 한강에 바로 맞닿은 둔덕 위에 있으면서 한강을 내려다 보는 위치에 있는데, 둔덕의 맨 위쪽에 오르면 한강이 거울처럼 맑게 비쳐다 보인다 하여 화경대(華鏡臺)라 일컬었다.화경대 위에는 동호에 평화롭게 노니는 갈매기의 모습이 꿈속의 비경과 같다고 하여 몽구정(夢鷗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며, 현재의 한남동 459번지 자리에는 세종 대 정승을 지냈던 황희의 손자사위였던 김국광(金國光)이 천일정(天一亭)을 지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장교들이 거주할 관사들을 화경대 자리에 짓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유엔빌리지의 시초가 되었다. 1945년에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하고, 38선 이남에는 미군이 주둔하며 그대로 적산으로 몰수되었다가, 6.25 전쟁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이곳을 유엔에서 파견된 기술자들과 주한미군 장교들에게 내어 주면서 UN빌리지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때문에 유엔빌리지는 현재까지도 한국의 일반적인 택지지구와는 다르게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1960년대 이후에는 이곳에 각국의 대사관저들이 자리잡게 되었고, 1970년대까지는 거의 외국인들이 이곳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1980년대부터는 국내의 정치인이나 재벌 등이 이곳에 자택을 지으면서 점차 외국인보다는 한국인의 비중이 늘어나게 되었다. 당시에는 주한미군이 유엔빌리지의 입구에서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했고, 외부인이 함부로 드나들지 못 하기 때문에 부자들에게는 아무래도 그만큼 좋은 곳이 없었을 것이다.
현재는 주한미군이 입구에서 출입 통제를 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입구가 하나밖에 없어서 별 일이 없다면 외부인이 유엔빌리지 안으로 들어갈 일이 없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좋은 곳이다.
3. 지리
남산의 한 줄기인 매봉산의 남쪽 언덕에 자리잡은 곳이다. 독서당로가 있는 서북쪽으로부터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동남쪽의 한강을 바라보는 사면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또, 서남쪽으로부터 동남쪽 방향으로도 경사가 완만하게 올라가는 지형이다.유엔빌리지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어서 외부와는 거의 단절되어 있고, 외부인들이 딱히 들어갈 일도 없다. 특히 입구에 경비실이 있어서, 거주자 외의 내부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필리핀에 있는 빌리지들처럼 아예 담을 쌓은 정도는 아니지만, 지대 자체가 높아 축대를 쌓고 그 위로 건물들을 지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부와 분리될 수 있었다.
정상부에서 동남쪽을 바라보면 조망이 탁 트여 있는데, 절벽 위에서 한강과 강 건너 강남구를 바라보는 풍경은 서울에서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풍경이다.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가히 예로부터 이곳이 명승지로 유명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맞은 편에는 한남더힐이 있다.
4. 교통
출입구는 독서당로 방향으로 나 있다. 출입구에서 좌회전을 하면 한남오거리로 나가게 되며, 한남오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한남대교를 통해 강남3구으로 이어지고, 우회전을 하면 남산1호터널을 통해 사대문안으로 이어진다. 한남오거리에서 직진을 하면 대사관로를 통해 이태원역 방면으로 가게 된다. 출입구에서 우회전을 하면 옥수고개를 통해 성동구 방향으로 넘어가게 된다.유엔빌리지 바로 아래로 서빙고로가 지나는데, 이곳은 예전에 두무개길이라 해서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특히 용비교 방향으로는 경원선 아래로 터널을 뚫어 도로를 만들었는데, 한강 쪽이 아치형 기둥으로 개방되어 있어 주행하면서 한강을 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유엔빌리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약 1km 거리에 있는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한남역이다. 걸어서 약 15분 정도가 걸린다. 그 외에도 서울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이 약 1.6km 거리에 있으며, 도보로는 25분 정도가 걸린다. 이곳 주민들은 대개 자가용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대중교통은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