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 해협 Bering Strait | Берингов проли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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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축치 반도, 우측은 알래스카, 가운데 섬은 다이오메드 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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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를 잇는 해협. 아시아 측은 러시아령, 북아메리카 측은 미국령이다. 대륙붕이라 깊이가 35~50m 가량으로 매우 얕고, 최단거리 해협은 85km이다. 바다를 기준으로는 베링 해와 북극해 사이의 해협이다. 대륙과 대륙 사이이지만 지질학적으로는 안정된 지역이다. 판과 판을 기준으로는 베르호얀스크 산맥[1] 동쪽의 러시아 극동은 북아메리카와 한 판에 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깊이가 얕다. 해수면이 제일 낮았을 때 육지가 드러나 아시아와 북아메리카가 연결되었던 적이 있었다.러시아 해군에 고용되어 이 바다를 탐사한 덴마크 항해사 비투스 베링의 이름을 따 왔다.
2. 특징
미국과 러시아의 경계로, 베링 해협 한가운데에 있는 다이오메드 제도의 서쪽에 있는 대 다이오메드 섬은 러시아 땅, 동쪽에 있는 소 다이오메드 섬은 미국 땅이다. 두 섬 사이의 거리는 3.7km밖에 안 되지만, 두 섬 사이로 날짜변경선이 지나가기 때문에 시차는 무려 21시간 차이가 난다.태평양, 북극해 문서의 해역 구분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태평양( 태평양 북부 베링 해)과 북극해를 나누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해협이며 군사력 1, 2위 국가인 미국과 러시아의 국경이 마주하는 해협이기에 정치,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만일 제정 러시아 시절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지 않아 소련 땅으로 편입되었다더라도 이 해협의 중요도는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북극항로가 개통된다면 그 중요도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3. 중요도
미국 측에서 거점으로 쓰이는 항구는 남쪽의 알류샨 열도 중 하나인 어널래스카 섬에 있는 더치 하버(Dutch Harbor)이며, 해협과의 중간에 위치한(베링 해에 있는) 세인트 폴 섬이 중간 보급처 역할을 한다. 러시아령은 (외국인의 경우) 따로 허가가 없으면 출입제한이 있는 지역이다.지금도 중요한 해역이지만 지구 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북극항로 개척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데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경우 말라카 해협, 수에즈 운하와 함께 엄청나게 중요해지게 된다. 동아시아와 유럽 간 거리도 크게 단축되고 앞의 두 해역과 달리 추위로 인해 거점을 구축하기 힘들다는 점과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영토 사이에 있다는 점 때문에 해적이 창궐하기도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4. 기타
- 베링 해협에 다리를 놓겠다는 구상도 있다. 그러나 얼음이 떠다니기도 하고 바닷물이 거세게 흐르고 콘크리트가 손상될 정도로 추워서 교각을 놓기 힘들다. 그 결과 러시아에서는 해저터널로 짓는 것도 구상하는 모양이지만, 미국은 관심이 낮다. 도로와 철도 복합으로 건설할 계획으로 되어 있는데 베링 해협 양쪽에 있는 땅이라는 게 시베리아(정확히는 러시아 극동 지역)와 알래스카인 관계로 여기서 또 사람 좀 사는 동네까지 길을 빼려면 고속도로와 철도가 수천 km나 연장되어야 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터널/다리의 경우 러시아에서 다이오메드 제도까지 대략 40km, 미국에서 다이오메드 제도까지는 44km 정도만 건설하면 되기에, 한일 해저터널이나 제주 해저터널 보다는 현실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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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하고
태평양 사이에 있기 때문에
베링해는 인간이 경제적 목적으로 어업을 하는 곳 중에서 가장 춥고 위험한 곳 중 하나이다(그 외에는
포경이 이루어진
남극해 정도). 이 부근쯤 되면 사람이 물에 빠지면 익사하기 전에 얼어 죽는다. 방한복을 입고 빠져도 2~3시간 정도 밖에 못 버티고, 그냥 빠지면 1분에서 2분 안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
유명한 극한 직업 중 하나가 베링 해협에서 겨울 시즌에 킹크랩과 오필리아 대게를 잡는 것인데, 10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약 2개월간 조업 기간 동안 적지 않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높은 급여(약 5만 달러)로 인해 조업이 이어지고 있다. 디스커버리의 Deadliest Catch(생명을 건 포획)를 통해 수박 겉핥기식으로나마 이 위험성을 엿볼 수 있다.
- 겨울철에 영하 70도까지 내려가 빙판으로 유라시아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이 연결되는데, 2002년 스티브 브룩스라는 탐험가가 최초로 수륙양용차를 이용한 횡단을 성공하였다. 도보로 횡단한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사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베링 육교가 수몰된 뒤에도 이 방법을 이용해 유라시아와 아메리카를 오갈 수 있었기 때문에, 19세기까지 미국 알래스카에서 러시아령 시베리아의 내륙 지방이나 일본의 홋카이도까지 이어지는 무역망이 존재했으며[3], 호전적인 전투민족으로 유명했던 축치인들이 베링 해협을 건너서 알류샨 열도까지 쳐들어가서 현지의 알류트인들을 약탈한 사례도 있다. 물론 그럼에도 혹독한 추위때문에 이런 교류가 자주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러시아인들의 도래 이전에도 어느 정도의 교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