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7 18:40:56

레즈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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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외양4. 종교5. 문화

  • Lezgins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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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긴인은 캅카스의 소수민족 중 하나로 전통적으로 다게스탄 남부와 아제르바이잔 북부에 해당하는 지역에 주로 거주했다. 소련 붕괴 이후 아제르바이잔에 살던 레즈긴인 상당수가 다게스탄 남부로 이주하면서 러시아 내 레즈긴인 인구가 크게 증가하였다. 오늘날 러시아 내 레즈긴인 인구 규모는 48만여 명 사이로 추산되며, 아제르바이잔에는 18만여 명이 거주한다. 이 외에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만 8천여 명 이상이 거주한다. 이들은 북캅카스어족에 해당하는 레즈긴어를 사용한다.
‘레즈긴’의 기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다른 설명이 있다. 먼저, ‘산사람’(горец)이란 뜻의 조지아어 ‘레기’(леги)에서 레즈긴이라는 말이 유래했다는 가설이다. 또, 무슬림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로는 아랍인들이 널리 사용한 ‘랴-자기’(ля-заги)에서 ‘레즈긴’이 파생되었으며, 그 뜻은 ‘부정(不淨)한 사람들’이다. 평야 지대에 살던 사람들은 이슬람교를 먼저 수용하여 정화된 반면, 산악지대에 머물러 이슬람교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레즈긴인은 신의 은총을 받지 못한 ‘부정(不淨)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설명도 있다. ‘레즈기’란 용어가 다게스탄인을 의미하는 아제르바이잔어에서 나왔다는 입장이다. 아제르바이잔인은 가까운 이웃 민족들을 자신들과 다른 민족이라는 의미로 ‘레즈기’(즉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이 아닌 민족들)라고 불렀고 이것이 레즈긴인을 지시하는 용어로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레즈긴인 출신으로 다게스탄에서 활동하는 저명한 학자인 가산 알카다리(Гасан Алкадари)는 현재 아제르바이잔어나 튀르크어를 구사하는 민족들 외에 기타 이슬람교도들을 레즈긴인이라고 불렀고 그들의 언어를 모두 레즈긴어라고 지칭했다는 새로운 입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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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긴인의 전통 악기

2. 역사

고대 그리스인들은 고대 캅카스 알바니아[1] 왕국에는 26개의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부족이 있으며 이 중 라즈긴인의 기원으로 여겨지는 레히인들의 이름이 나온다. 고대 헬레니즘 세계의 지리학자 스트라본 폼페이우스의 동방 원정을 기록하면서 "레즈그인"들이 아마존족 스키타이족 사이에 위치했다고 기록하였다. 플루타르코스에 의하면 아마존족과 알바니아 왕국 사이에 레즈그인들이 거주했다는 기록이 나오는 등 이들의 존재와 명칭에 대한 기록 자체는 여러 사료에 교차검증된다. 다만 이들이 고산지대에 거주하는 부족이었다 외에는 특별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레즈긴인들은 샤푸르 1세가 캅카스 알바니아를 병합한 이래 사산 왕조의 지배를 받았으며, 카바드 1세가 데르벤트의 군사 기지와 도시를 확충한 이래 자치를 누리던 레즈긴 토후들도 데르벤트의 페르시아인들과 자주 교류하게 되었다. 레즈긴인들은 서기 6세기부터 13세기까지는 데르벤트 인근 내륙 산악지대에 - 다게스탄 남부와 아제르바이잔 북부에 걸친 - 락즈 토후국, 이른바 레즈기스탄 토후국을 건설했다. 7세기 내내 이 지역을 놓고 서돌궐 사산 왕조가 이 지역을 놓고 전쟁을 벌였고, 사산 왕조가 멸망한 후에는 8세기에는 하자르 칸국 우마이야 왕조가 싸움을 이어받았다. 레즈기스탄인들은 하자르 칸국의 튀르크 유대인들과 우마이야 왕조의 지배를 번갈아 받았다. 결국 전쟁의 제 3자였던 키예프 루스가 하자르 칸국을 침략해 멸망하게 만들면서, 우마이야 왕조와 압바스 왕조가 이 지역을 장악하였다. 고산 지대에 거주하는 레즈긴인들에게 서서히 이슬람이 전파되었다. 그러나 산악 지역에서 폐쇄적이고 자급자족 생활을 하는 이들의 특성상 이슬람 문화와 생활 양식은 상당히 제한적으로 전파될 수 밖에 없었고, 레즈긴인 상당수는 이슬람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조로아스터교에 영향을 받은 고유의 토속 신앙을 고수하였다. 이 덕분에 현재까지도 레즈긴인 상당수는 토속신앙 및 조로아스터교 풍습을 상당부분 보전하고 있다.

13세기 데르반트 토후국과 레즈기스탄 토후국은 몽골 제국의 침략을 받고 킵차크 칸국의 속국이 되었다. 이후 사파비 왕조에 정복되어 이란의 이슬람 왕조들의 지배를 받던 레즈긴인들은, 1813년 러시아 제국이 카자르 왕조와 전쟁을 벌여 다게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을 정복하는 와중에 러시아 제국에 신종되었다.

3. 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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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캅카스 민족들처럼 키가 크며 조지아인들처럼 얼굴이 긴 편이다. 갈색 머리를 가진 사람도 많으며 튀르크계 민족들과의 혼혈과의 영향으로 광대뼈가 조금 나온 편이다.

4. 종교

대부분 순니파 무슬림이지만 과거 한 때 조로아스터교를 믿었던 영향으로 조장 등의 풍습이 근대까지 지속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조로아스터교 관련 풍습이 많이 남아있다. 레즈긴인들이 거주하던 지역은 사산 왕조의 국경 군사기지가 위치한 곳이었고 페르시아군이 주둔했기 때문인 듯 하다. 흥미롭게도 고대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관련이 있는 듯한 믿음도 문화에 포함되었다.
중세 초에 이 지역을 여행했던 아랍의 지리학자들은 고산지대 사람들의 풍습에는 시체를 높은 곳에 놓아두고 새들이 쪼아 먹게 하는 매장 풍습이 있다고 전한다. 독수리나 까마귀 등은 영양분이 풍부하고 살이 많은 간을 먼저 쪼아 먹는다. 고대인들은 사람의 기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간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간에 영혼이 있다고 믿었다. 그 간을 독수리가 쪼아 먹으면 사람의 영혼은 독수리에게로 옮겨간다고 생각했기에 현재까지도 레즈긴인은 독수리를 신성하게 여기고 있다. 그래서 요즘에도 독수리나 독수리 사체를 먹는 일은 가장 중한 성물모독으로 간주한다.

출처: 민족의 모자이크 유라시아 레즈긴인

서기 5~6세기 무렵에는 이들에게도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가 전파되었다. 다만 이웃 민족인 아바르인들의 조상이 되는 사리르 왕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삼은 것과 다르게 레즈긴인 중 기독교로 개종한 인구는 소수였던 듯 하다. 다만 이웃 아바르인과 마찬가지로 같은 수니파 무슬림이며 샤피이파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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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웃 아제리인들이나 전통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미쳐온 이란인들과 다르게 대부분 순니 무슬림이다. 레즈긴인들은 처음에는 이슬람을 거부하고 토속 신앙과 조로아스터교를 고수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을 근거지로 한 사파비 왕조가 이 지역을 장악하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사파비 왕조는 캅카스의 비무슬림 부족들을 마구 납치해서 노예로 삼은 후 이란으로 끌고가기 시작했는데, 레즈긴인들은 이 때 노예 사냥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부족 전체가 이슬람으로 개종하되 일부러 사파비 왕조와는 사이가 나쁜 순니파 이슬람으로 개종하였다. 이슬람에서는 샤하다를 한 무슬림이면 노예로 삼는 것을 금지하는데, 종파가 달라도 샤하다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일부러 다른 종파로 개종한 것.[2] 이들의 복식도 시아파처럼 검은 터번을 쓰는 대신 다른 캅카스 민족들처럼 털모자를 쓴다.

5. 문화

폐쇄적인 문화를 지닌 고산 민족이다보니 여성 인권이 열악한 편이었다. 여성은 남자아이를 출산하기 이전에는 발언권이 별로 없었으며, 같은 다게스탄에 사는 다르긴인에 비해서 여성 인권 수준이 많아 낮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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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긴 여성들의 낙은 카펫 짜기였다. 사물의 모양을 기하학적 무늬로 표현하며 카펫을 짰는데, 레즈긴 여성들은 다양한 모양의 기하학적 무늬를 넣어 카펫을 짜면 자신과 집안에 여러가지 복이 깃든다고 믿었다. 이렇게 카펫을 짜서 집안에 걸어두고 보면 마치 매일 기도를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레즈긴인들은 별이나 사람, 동물, 꽃이나 나무 등을 기하학적으로 무늬로 짜놓은 카펫을 집안에 걸어놓고 손님에게 자랑하길 좋아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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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템포에 맞추어 추는 레즈긴카라는 춤으로도 유명하다. 남성은 주로 독수리를 여성은 백조의 동작을 모방해서 레즈긴카 춤을 추게 된다. 이 레즈긴카 춤은 캅카스 전역에서 아주 유명하며 캅카스 내 체첸인들과 인구시인 등 다른 민족들도 명절 때 레즈긴카를 출 정도다. 아제르바이잔인, 조지아인, 아르메니아인들도 결혼식이나 명절에 레즈긴카를 추는 것을 볼 수 있다.


[1] 기원전 2세기부터 서기 8세기까지 존속한 캅카스 동부의 왕국으로 유럽의 알바니아와는 다름 [2] 같은 맥락에서 파미르 산맥에 사는 비무슬림 부족들도 어쩔 수 없이 이슬람으로 개종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일부러 이웃 무슬림들과 사이가 나쁜 소수종파로 개종하는 경우가 많았다. [3] 사족이지만 라트비아인 농노 여성들도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