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7 13:24:40

Hello Charlotte/줄거리 및 해석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Hello Charlotte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
1.1. EP 11.2. EP 2
1.2.1. DAY 11.2.2. DAY 21.2.3. DAY 61.2.4. DAY 251.2.5. DAY 311.2.6. DAY 32
1.3. EP 3
1.3.1. EPISODE 0: 그렇게 시작되다
1.3.1.1. CHAPTER 1: 환영합니다, 하얀 사회입니다1.3.1.2. CHAPTER 2: 모두 함께 영원한 친구1.3.1.3. CHAPTER 3: 모두 스칼렛 아일러를 죽이자
1.3.2. EPISODE 0: END1.3.3. EPISODE 3: 유년기의 끝
2. 스토리 요약 및 해석3. 여담

1. 개요

  • 본 문서는 게임 Hello Charlotte 본편의 스토리를 다룬 문서이다.
  • 캐릭터의 명칭이나 용어 표기는 번역본을 존중하되, 필요시 원문을 병기한다.
  • EP 3 문서에서 구분을 위해 시점이 바뀔 경우 선[1]으로 구분하여 서술한다.
  • 게임 내 필수적으로 밟는 메인 이벤트 위주로 서술한다.

1.1. EP 1

내 세계는 오래 전에 끝났다.
내가 아는 바 인류는 존재하지 않게 되어 흔적 하나 없이 사라졌다.
인류가 믿던 신은 죽고, 교회는 그들의 무덤이 되었다.
혼돈은 질서로 변하고, 결국 조용해졌다.
나는 정말, 정말 지쳤기에 꿈을 꾸는 것밖에 할 수 없다.
내 머릿속에서 소음을 일으키는 말을 버리기 전에,
너는 내 꿈에 함께할 정도로 친절할까?[2]

플레이어는 샤를로테라는 소녀에게 인사를 한다. 샤를로테는 플레이어를 세트라 부르며 자신을 돌봐 달라고 부탁한다. 플레이어는 샤를로테를 조종해 그녀가 원하는 바를 들어 주면서 세계에 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개중에서도 샤를로테가 가지고 있던 진실의 책은 세계의 여러 존재[3]를 서술한다. 책에 따르면 샤를로테는 인형이었고, 플레이어는 인형사 세트였다.

자신의 방에 있던 샤를로테는 배고프다며 식당으로 가자고 한다. 샤를로테는 식당의 식탁 위에 놓인 엄마의 쪽지[4]를 보고 배달 음식을 주문한다. 식당에서 배달 음식을 먹는 샤를로테에게 입주자 아이든, 헉슬리, 베넷이 다가오며 그녀를 나무라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헉슬리는 샤를로테에게 부탁이 있으니 해부실로 와달라며 아이든, 베넷과 함께 방을 나간다.

샤를로테는 지하실로 향한다. 헉슬리는 눈병 치료법을 연구하느라 바쁜 자신을 대신해서 자신의 조카 펠릭스를 돌봐달라고 부탁하고, 샤를로테는 펠릭스를 돌보게 된다. 펠릭스와 집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던 샤를로테는 한 기록에 접근한다. 기록의 내용은 우산 씨와 샤를로테의 만남에 대한 것이었다.[5]

펠릭스와 함께 책을 읽고 여러 방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던 샤를로테는 피곤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방으로 복귀해 구양이[6]와 함께 잠을 청한다. 펠릭스는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외계인이었기에 그런 샤를로테를 나무라며 방을 떠난다.

이후 샤를로테는 굉음 때문에 잠에서 깨게 되고, 곧 펠릭스가 사라졌음을 알아차린다. 펠릭스를 찾으며 그동안 잠겨 있던 문이 열린 것을 알게 된 샤를로테는 열린 방에 놓인 TV 속으로 들어간다. TV는 샤를로테가 성이라고 부르는 곳과 통해 있었다. 성의 살아 움직이는 곰인형, 이상하고 위험한 장치를 뚫고 2층으로 향한다. 2층에는 자신을 프레야라고 칭하는 세눈박이 소녀가 있었다. 샤를로테가 소녀에게 펠릭스의 행방을 묻지만, 소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했다.

소녀를 뒤로하고 샤를로테는 세트의 도움으로 퍼즐을 풀고 나아가며 TV가 있는 방에 도달하게 된다. 그 TV를 통해 샤를로테는 TV 여러 대가 놓인 복도에 도착한다. 세트는 이곳에서는 평소대로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작은 TV를 통해서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음을 알아차린다.

샤를로테는 두 번째 TV를 타고 한 도서관에 도착한다. 도서관에는 펠릭스가 있었다.[7] 펠릭스는 TV 속 세계에서 실체를 얻은 오라클을 찾기 위해 TV 속 세계로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펠릭스가 설명하기를, 오라클은 새 우주를 만들 수 있는 신과 같은 존재였다. 다시 동행하게 된 샤를로테와 펠릭스. 둘은 위험해질 수 있는 드론[8]으로 가득 찬 도서관의 끝에 도달한다. 도서관의 끝에는 암호로 열리는 문이 있었고, 펠릭스가 암호를 입력해 문을 연다. 문을 여는 순간, 문에서 발사된 총이 펠릭스의 머리를 날린다. 놀란 샤를로테 앞에 네눈박이 남자가 나타난다. 네눈박이 남자는 자신을 사서라고 소개하고, 채널을 돌려 역사를 바꾸라는 조언을 건네며, 집행자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샤를로테는 사서의 조언대로 TV 밖으로 나와 채널을 돌리고 다시 도서관으로 들어간다. 놀랍게도 다른 채널의 도서관에서 펠릭스는 살아 있었다. 샤를로테는 능숙하게 도서관의 난관을 뚫고, 다시 펠릭스를 죽인 문 앞에 도달한다. 펠릭스가 아닌 샤를로테가 문을 열자, 이번에는 문이 얌전히 열리게 된다. 문을 지나자 다른 TV가 있었고, 그 TV는 처음의 TV 복도로 통했다. 복도에 있는 각각의 TV는 서로 다른 세계, 채널과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둘은 눈이 달린 문이 가득한 채널로 향한다. 여러 문을 지나[9] 도착한 곳에는 미로가 있었다. 그런데 입구에는 한 사람이 누르고 있어야 통로가 열리는 장치가 있었고, 둘은 장치에 남을 사람과 미로를 탐색하는 사람을 정해야 했다. 샤를로테는 세트에게 선택권을 넘기고, 세트는 펠릭스가 남을 것을 지시한다. 샤를로테는 펠릭스에게서 의료용 가위를 받고, 혼자 나선다. 그러나 미로의 끝은 막혀 있었다. 샤를로테는 펠릭스가 걱정되어 곧장 돌아가기로 한다. 미로에 돌아왔는데 분명히 있어야 할 펠릭스가 사라진 것을 깨달은 샤를로테는 사라진 펠릭스를 찾아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간다. 들어간 곳에서는 하얀 머리의 세눈박이 소녀가 펠릭스의 내장을 늘어놓으며 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샤를로테는 절망한다. 샤를로테는 곧장 나가 채널을 돌리고자 했지만, 펠릭스를 죽인 소녀는 샤를로테에게 숨바꼭질을 제안한다. 샤를로테는 육십 초 동안 분주히 도망치게 되지만, 도중에 가까워지는 소녀의 목소리에 단념한 샤를로테가 세트에게 펠릭스의 가위로 자신을 죽여 달라고 부탁한다. 세트가 부탁을 거절하자, 샤를로테는 즉시 가위로 자살한다.

세트와 우산 씨는 그 현장을 외부에서 보고 있었다. 우산 씨는 이야기가 이런 끝을 맺은 것이 못마땅한 듯 세트를 꾸짖는다. 세트는 우산 씨에게 기회를 줄 것을 부탁하고, 우산 씨는 기회를 더 주기로 한다.

다시 장치로 가로막힌 미로에서, 세트는 샤를로테를 미로에 남기기로 한다. 펠릭스는 샤를로테가 그랬던 것처럼 미로의 끝에 도달하고 샤를로테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한편 혼자 남은 샤를로테는 가면을 쓴 백색 소년과 마주한다. 소년은 샤를로테와 펠릭스가 곧 죽게 될 것이라며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샤를로테는 자신이 죽는 것으로 세트에게 폐를 끼치기 싫었고, 펠릭스를 죽게끔 할 수 없었기에 소년의 제안을 승낙한다. 소년의 제안은, 소년이 잠시 샤를로테의 몸을 빌려 대신 샤를로테를 찾아올 세눈박이 소녀를 죽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소년은 샤를로테 대신 소녀를 죽이게 된다. 이내 샤를로테의 정신이 돌아오고, 샤를로테는 살인자가 되었다는 죄책감에 휩싸인다.

펠릭스가 도착했을 때, 샤를로테는 소각기에 세눈박이 소녀의 시체를 넣고 있었다. 소각기에 시체를 넣어야 열리는 문을 열어 마주한 TV를 통해 복도로 나온 둘은 다음 채널이 있는 TV 앞에 다다른다. TV를 두고 샤를로테는 펠릭스에게 이 세계에 관해 묻는다. 펠릭스의 말에 따르면, TV 세계의 인류는 오라클[10]이 창조한 파이시아[11]인들이었다. 파이시아인은 현실 조작을 함으로써 새 차원을 만들 수 있는 정도의 힘을 갖고 있었다. 펠릭스는 이 세계에 처음 온 것이 아닌 듯했으며, 이전에는 세계에 더 많은 파이시아인이 있었음을 언급한다.

다음 채널은 처형장과 파이시아인의 피, 시체로 차 있었다. 둘은 한 건물에서 집행자의 가면을 찾아 쓰고, 집행자들 사이에 섞여 암호를 알아내어 잠긴 건물에 잠입한다. 건물 안에서 둘은 시체에 파묻혀 죽어가는 한 파이시아인을 찾아낸다. 펠릭스는 그 파이시아인이 오라클이며, 눈앞의 죽어가는 신체는 죽어가는 그릇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죽어가는 파이시아인의 곁에 머물기를 자처한 오라클은 세계의 붕괴를 예고하고, 둘에게 재회를 기약한다.

둘은 다른 방에서 TV를 타고 채널을 벗어난다. 다음 채널을 눈앞에 두고, 샤를로테와 펠릭스는 다음 채널이 마지막임을 직감한다. 펠릭스는 다음 채널로 향하기 전 모든 고생이 자기 탓이라며 자책하나, 그런 펠릭스에게 샤를로테는 위로를 건넨다.

다음 채널에는 수많은 TV가 있었고, 개중에서도 거대한 TV에서 오라클이 비치고 있었다. 오라클은 과거에 무한히 많은 채널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대부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밝힌다. 샤를로테는 오라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묻는다. 오라클의 말에 따르면, 과거, 신 취급 받던 오라클에게 모종의 사유로 반기를 든 파이시아인들은 대학살을 자행해 자기 종족을 파멸에 몰아넣었다. 그 대학살로 인해, 오라클의 TV 세계는 종말을 앞두게 된 것이었다.

그런 세계를 벗어나야 하는 샤를로테에게 오라클은 방법이 있다며 TV 화면에 손을 올려 주기를 부탁한다. 그대로 샤를로테는 오라클을 받아들이게 되고, 붕괴를 앞둔 세계를 뒤로 하며 집으로 복귀한다.

이후, 샤를로테와 우산 씨가 한 방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TV 세계에서 있었던 일은, 허계에서는 삽시간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부담스럽다는 샤를로테의 말에 우산 씨는 가면을 벗고 그녀의 말을 들어 준다. 샤를로테는 백색의 소년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졌음을 호소한다. 우산 씨는 샤를로테가 곧 가게 될 학교에서 낙제하는 것을 염려해 그녀의 기억을 지웠다며, 세계가 코드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었기에 샤를로테의 소스 코드를 수정함으로써 기억을 조작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샤를로테의 물음으로 이야기의 화제는 오라클로 전환되고, 우산 씨는 오라클을 죽어가는 별에 빗대 설명한다.

이야기를 마치며, 우산 씨가 샤를로테에게 아빌리파이 100mg을 건넨다. 약을 먹고 입주자들이 사라진 평범한 외관의 집을 돌아다니던 샤를로테는, 방으로 돌아가 펠릭스란 이름의 토끼 인형을 안으며 잠에 든다.

1.2. EP 2

꿈 속에서, 내가 웃으면, 세계도 나와 웃는다.
꿈 속에서, 내가 잊으면, 세계도 나와 잊는다.
꿈 속에서, 나는 세계다.
안녕, 세상아!
안녕, 샤를로테!
좋은 아침이야, 세트.
오늘은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돌아와서 다시 잘 거야.
그럼 나를 보살펴줘.

에피소드 1로부터 3년 뒤. 열 다섯 살이 된 샤를로테 속 오라클이 활동을 시작했다. 샤를로테는 여전히 세트에게 자신을 돌봐줄 것을 부탁한다.

1.2.1. DAY 1

목구멍에서 잉크가 끓어오름을 호소하며 샤를로테가 일어난다. 샤를로테는 집에서 할 일을 한 뒤 학교에 가고자 했다. 세트의 도움으로 샤를로테는 구양이에게 밥을 주고[12], 갱신된 진실의 책을 읽고, 모종의 사건 이후로 우등생이었던 화자 앞에 나타난 안개에 대한 서술을 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입주자들에게 인사를 하던 샤를로테는 펠릭스의 도움으로 영안실의 플로렌스에게서 후추 스프레이를 받는다. 할 일을 마친 샤를로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 있는 학교로 향한다.

등교하던 샤를로테는 골목길에서 불량배에게 얻어맞고 있는 백색의 소년을 발견한다. 샤를로테는 세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갖고 있던 후추 스프레이로 불량배들을 쫓아내고는 소년과 함께 학교로 달려간다.

학교의 아이들은 복도에서 마주친 샤를로테를 살갑게 맞아 주었다. 소년을 양호실로 데려다준 샤를로테는 자신의 교실 A-1반으로 향한다. 그러나 교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통행증이 필요했고, 샤를로테는 여러 교실을 돌아다니게 된다.

수소문 끝에 찾은 샤를로테의 통행증은 어쩐 일인지 C-2반의 아이가 쓰레기 취급하고 있었다. 샤를로테는 힘들게 구한 통행증으로 반에 들어간다. 샤를로테의 뒷자리에는 샤를로테의 친구 앙리가 있었다.

수업 도중, 선생은 반에 전학생이 왔음을 알린다. 전학생은 샤를로테가 구했던 백색의 소년, C였다. C는 자신을 세계의 신이라고 소개하고, 반 아이들은 그를 비웃는다.

수업이 시작되고, 교장은 시험소울 큐브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다. 소울 큐브는 데이터 저장소의 일종으로, 소울 큐브에는 개인의 영혼이 데이터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 소위 소울 큐브의 오염은 사교 행위의 부재로 발생했다. 시험은 학생의 소울 큐브의 오염을 없애기 위해 존재했다. 오염된 사람의 소울 큐브는 시험을 통해 포맷된다. 샤를로테의 학교는 제75회 시험을 앞두고 있었고, 시험의 내용은 학생과 교사 사이의 공개 투표로 이루어져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된다. 지갑이 없다는 앙리를 보고 샤를로테는 점심을 사 주고자 한다. 점심을 사러 홀로 식당으로 간 샤를로테는 C와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누게 된다. 샤를로테는 정말 C가 신이 맞는지 묻는다. C는 천상의 영역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C는 자신이 학생의 몸을 갖게 된 까닭을 몰랐다. C는 자신이 현재 들어 있는 몸을 그릇이라고 칭하고 자살을 해서 그릇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자해를 금지하는 학교의 규율과 고통을 두려워하는 신체 탓에 그러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그러던 도중, 식당의 학생들이 창밖의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창밖에서는 샤를로테의 반 반장이자 학생회원이었던 스칼렛 아일러가 투신해 죽어 있었다. 샤를로테의 기억 속에서 스칼렛은 문무에 능통한 팔방미인이자 압도적 카리스마를 내뿜는 이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랬던 스칼렛이 자살한 이유를 샤를로테는 이해하지 못한다.

샤를로테는 학급 친구의 죽음에 착잡함을 안고 집에 돌아온다. 돌아온 샤를로테는 다른 입주자의 모습을 보며 안정을 얻다가 방에 돌아가 잠을 청한다.

샤를로테의 꿈속, 고깃덩어리로 찬 공간에서 오라클과 샤를로테가 만나게 된다. 오라클은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며 불안정한 모습[13][14]을 보여 주다가, 최종적으로 샤를로테가 과거에 만났던 파이시아인 도서관 사서의 모습을 빌려 나타난다. 오라클은 자신의 성별을 정의할 수는 없지만, 프레이[15]의 모습을 빌렸으니 자신을 프레이라고 부르라며, 샤를로테가 잘 때마다 자신과 만나는 꿈을 꾸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샤를로테는 프레이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게 된다. 대화 몇 번 나눠본 적 없는 스칼렛의 자살을 두고 마음 아파하는 샤를로테에게 프레이는 자신과 상관없는 남의 죽음이 그렇게 슬프다면, 식탁 위 고기 한 접시를 보고도 침울해지느냐는 둥의 삐딱한 말을 건넨다. 샤를로테는 오라클은 모든 파이시아인의 정신과 연결되어 있으니 프레이가 죽음의 슬픔을 알지 못할 것이라며 불편함을 표하지만, 프레이는 파이시아인 전부가 자아를 포기하고 오라클과 하나가 된 것이 아니라며 코웃음을 친다. 샤를로테가 깨기 전, 프레이는 샤를로테에게 안개 속에서 머물 것을 권장한다.

샤를로테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일어나게 된다. 현관을 열자, 노란 눈을 가진 어린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정체는 어린아이의 몸을 그릇 삼아 샤를로테에게 찾아 온 우산 씨였다. 샤를로테는 차를 권하는 우산 씨를 집 안으로 들인다. 자신의 고용주에게서 지시가 내려오지 않는 탓에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우산 씨는 샤를로테의 안부를 묻는다. 학교 가는 길에서 C를 도왔다는 샤를로테에게 우산 씨는 C가 원래 그 골목에서 죽어야 했을 운명임을 밝힌다. 우산 씨는 인형과 인형사가 무엇을 하든 C의 존재만으로 이 세계가 나쁜 결말을 맺을 것이라며 C를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정의한다.

화제를 돌려, 우산 씨는 요즘 샤를로테의 안색이 좋지 못하다며 의사인 헉슬리에게 가 볼 것을 권한다. 샤를로테는 그동안 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나빠지는 몸 상태에도 진찰받지 않았고, 최근 정신 속 오라클이 깨어났다고 고백한다. 오라클의 영향으로 샤를로테의 몸이 붕괴하는 것이 아니느냐는 우산 씨는 죽음은 단순 해방일 뿐이라는 짓궂은 말을 덧붙인다. 샤를로테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라고 답한다. 우산 씨는 현재 샤를로테 속의 오라클은 3년 전 TV 세계에서 만난 신이 아니고, 샤를로테 본인의 정신에 영향을 받아 실체를 얻은 신의 시체 내지는 그의 고용주의 표현대로 정신의 기생충일 뿐이라 당부한다. 이내 우산 씨는 세트를 언급하며 물러나고, 샤를로테는 마저 잠을 청한다.

꿈속에서 샤를로테는 프레이와 다시 만나게 된다. 프레이는 주저하는 샤를로테에게 먹물 공주와 종이 공주 이야기[16]를 들려주기로 한다. 이 이야기는 결말이 없고, 독자가 이야기의 결말을 직접 써야 했는데[17], 프레이는 자신이 쓴 결말을 말하고자 했다. 샤를로테는 이야기를 듣다 잠들어 버린다. 프레이는 샤를로테가 잠든 사이 인형사와 대화를 시도한다. 프레이는 세트가 세계에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며, 조종하는 인형 샤를로테가 못 미더운 화자이므로 원하는 답을 찾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1.2.2. DAY 2

샤를로테는 기침으로 잉크를 게워내며 일어난다. 갈수록 심해지는 증세에도 샤를로테는 학교로 향하고자 했다. 샤를로테는 첫날 활성화했던 워프 옴니큐브를 통해 학교에 도착한다. 샤를로테는 교실 앞에서 화가 잔뜩 나 있는 앙리와 만난다. 앙리는 어제 샤를로테가 옥상에 오지 않은 것을 따져 묻고, 샤를로테는 그런 앙리에게 사과한다. 둘은 교실로 들어간다. 어쩐 일인지 C는 보이지 않았고, 칠판은 C를 향한 조롱으로 가득했다.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수업은 시작된다. 교장은 이 세계가 곧 집이며, 그 집은 11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18] 그런데 도중에 갑자기 연거푸 나오는 기침에 샤를로테는 허락을 받고 화장실로 향한다.

화장실에 도착한 샤를로테는 세면대에서 잉크를 토해낸다. 그제야 샤를로테는 화장실에 C가 있음을 알아차린다. 샤를로테는 강박적으로 손과 얼굴을 씻어내는 C를 말린다. C는 다른 학생이 벌레 수프에 자신의 머리를 박았다고 밝힌다. 깨끗함을 추구하는 C는 만지는 것마다 오염되었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고 밝힌다.

둘이 화장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수업이 끝난다. 교실에 가방을 두고 왔음을 깨달은 샤를로테는 가방을 찾는다. 그러나 교실에는 가방이 없었다. 반 아이들의 비웃음 속, 앙리가 샤를로테를 도와 같이 가방을 찾기로 한다. 둘은 곧장 정원으로 향하고, 샤를로테의 짐을 찾는다. 그러나 정원에는 짐이 잔뜩 망가진 채로 널브러져 있었다. 샤를로테는 이 모든 게 학우들의 실수일 것이라며 유하게 넘기지만, 앙리는 분개한다.

그대로 집에 돌아온 샤를로테는 현관에서 펠릭스와 만나게 된다. 펠릭스는 상처투성이인 샤를로테를 보고 크게 놀라서, 샤를로테를 끌고 치료를 하러 헉슬리에게 간다. 헉슬리는 샤를로테에게 마음의 상처라는 병이 생겼다고 밝힌다. 이 병 때문에 샤를로테가 심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것이 몸의 상처로 드러나게 되었고[19], 그래서 샤를로테가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돌아온 것이었다. 목숨에 위협이 될 만큼 심각한 상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펠릭스는 걱정하지 말라는 샤를로테에게 화를 내며 돌아간다.

샤를로테는 방으로 돌아가 잠을 청하고, 깔끔한 서재의 모습을 띠게 된 꿈속에 이른다. 프레이는 샤를로테에게 사서복을 입혀 준다. 프레이는 깔끔해진 꿈의 공간을 정신의 서재라고 칭한다. 정신의 서재에서는 지금까지 샤를로테가 겪었던 모든 것이 책의 형태로 적혀 있었다. 프레이는 개중에서도 흥미로운 두 권을 골라 샤를로테에게 건넨다. 첫 번째 책은 아이든과의 만남을, 두 번째 책은 베넷과 헉슬리와의 만남을 다룬 책이었다. 두 책을 다 읽은 샤를로테에게 프레이는 같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프레이는 하데스 페르세포네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했다. 두 신의 관계가 샤를로테와 자신의 관계와 닮아 있다는 프레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샤를로테는 꿈속에서 잠에 빠진다.

1.2.3. DAY 6

샤를로테는 어김없이 기침을 하며 깨어나고, 그런 샤를로테를 걱정하는 세트에게 샤를로테는 괜찮다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입을 헹구기 위해 화장실로 간다. 샤를로테는 화장실에 있던 베넷과 짧게 말을 나누고 입을 헹군다. 학교에 가기 전, 샤를로테는 가져가고 싶은 게 있다며 펠릭스의 방으로 향한다. 샤를로테가 원하는 것은 결벽을 가진 C에게 줄 장갑이었고, 샤를로테는 펠릭스에게서 장갑을 받아 학교로 향한다.

학교에 도착한 샤를로테는 앙리를 만난다. 앙리는 수업이 시작하기 전 정원에 있는 구양이들에게 밥을 주러 가자고 한다. 이번에도 지갑이 없다는 앙리의 말에 샤를로테는 자신이 밥을 사기로 한다. 식당에서 정크 푸드를 산 둘은 정원에 가서 길구양이들에게 밥을 준다.

체육 수업을 앞두고 앙리는 같이 탈의실에 갈 것을 권하나, 샤를로테는 혼자 볼 일이 있다며 앙리와 떨어진다. 샤를로테는 도서관에서 C를 만나게 된다. C는 도서관의 책으로 이 세계에 대해 알고자 했으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C에게 샤를로테는 자신이 기록한 진실의 책을 건네려 한다. 하나 C는 결벽 탓에 책을 받지 않고 머뭇거린다. 그런 C를 배려해 샤를로테는 대신 말로 설명해 주겠다고 한다. 샤를로테의 친절에 보답하고자 C는 자신이 쓰던 이야기가 적힌 공책을 건네고, 공책을 받은 샤를로테는 C에게 장갑을 건넨다. C는 선물을 예상 못한 듯 감동한다.

C와 기분 좋게 헤어진 샤를로테는 체육 수업을 하기 위해 탈의실로 향한다. 그런데 샤를로테가 사물함을 뒤지는 동안, 갑자기 탈의실의 문이 잠긴다. 곧이어 뒤에서 정체 모를 괴물이 나타나 샤를로테를 습격한다. 괴물에게 몸이 찢긴 샤를로테는 잉크를 내뿜으며 정신을 잃는다.

샤를로테는 프레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거울 앞에서 깨어난다. 프레이는 샤를로테가 지금 있는 이 곳이 꿈의 세계가 아님을 밝힌다. 프레이의 말에 따르면, 샤를로테가 깨어난 곳은 탈의실에 있던 거울 속 세계인 듯했다. 거울 속 세계는 거울과 수수께끼로 차 있었다. 샤를로테와 프레이는 거울 속 세계를 돌아다니며, 과거의 여러 기억과 마주한다.
  • 아이든과의 기억
  • TV 세계 속 사서 프레이[20]의 기억
고대 종족 파이시아의 정체는 오라클을 담기 위한 그릇이었다. 그들의 앞에 오라클이 나타났을 때, 파이시아인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게 되었다. 오라클을 받아들이고 그와 하나가 되려는 이들이 있었고, 그것에 반대한 이들이 있었다. 개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하나가 되는 것에 반대한 이들은 오라클을 받아들이려는 자들에 대항해 신잡이를 주도했다. 그러나 오라클을 받아들인 자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탓에 한계에 내몰린 반대자들은 항복 대신 자살 내지는 채널을 만들어[21] 도피하는 것을 택하게 되었다. 사서 프레이는 그렇게 도피한 반대자 중 하나였고, 과거의 트라우마로 소란을 꺼리는 탓에 침입자를 막기 위한 함정과 퍼즐, 수많은 드론들을 도서관에 마련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사서는 오라클을 정신의 기생충이라 일컬으며 경멸을 표한다.
  • 샤를로테의 기억[22]
3년 전, 오라클과 하나가 된 샤를로테는 펠릭스와 함께 마지막 채널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그러나 곧장 샤를로테는 펠릭스의 눈앞에서 분해되고 만다.

과거의 기억을 지나 마저 거울 속 세계를 돌아다니던 샤를로테는 잠긴 문이 열리는 소리에 깨어나게 된다. 문을 연 사람은 사라진 샤를로테를 찾고자 했던 C였다. 자신을 신이라고 소개했던 C답게, 그는 모든 문을 열 수 있었다. 샤를로테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C는 샤를로테에게 티슈를 건넨다. 티슈로 눈물을 닦은 샤를로테는 팔의 상처가 있던 자리에 붉은 꽃이 피어나면서 상처가 아무는 것을 느낀다. 샤를로테는 C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서 샤를로테는 도서실에서 의외의 인물, 인부 플로렌스를 마주한다. 플로렌스는 샤를로테가 후추 스프레이를 처리한 것의 답례로 베넷의 끔찍한 과거가 담긴 메모리 큐브[23]를 준다. 베넷의 메모리 큐브를 뒤로 하고, 샤를로테는 여느 때처럼 입주자을 도운 후 잠을 자러 방으로 돌아간다.

샤를로테가 잠을 청하려 하자, 샤를로테의 아버지의 몸을 그릇 삼은 우산 씨가 나타난다. 샤를로테는 거울 속 세계에서 접한 파이시아인들의 얘기를 꺼낸다. 우산 씨는 파이시아인과 그들의 세계에 대해 설명한다.

이론 속 공산주의의 완성으로 물질적 풍요를 이룬 파이시아인들의 땅, 델피에는 처음부터 공유 의식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에 파이시아인들의 앞에 나타난 오라클은 현실을 조작해서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에, 파이시아인들은 오라클이 완성된 이상향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었다. 그렇게 다수의 파이시아인들은 단순 정서적 교류를 초월해 서로가 이어지기를 원하게 된다. 다만 나머지 소수는 그렇지 않았기에, 두 집단 사이의 충돌이 발발한다. 여기까지는 샤를로테가 기억으로 접한 파이시아인들의 과거와 다를 바가 없었다. 우산 씨는 더 나아가서, 오라클을 긍정한 파이시아인들 사이에서도 분쟁이 있었음을 밝힌다. 오라클을 받아들인 파이시아인 각자의 자아의 통합이 순식간에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한 거름 없는 사고의 무분별한 공유가 오라클에 대한 회의를 이끌어냈고, 그 결과가 신잡이[24]였다는 우산 씨는 실재했던 우상인 오라클을 두고 자멸한 파이시아인들의 최후를 교훈 삼아서, 인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25] 대신 환상을 숭배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야기를 마친 우산 씨는 물러나고, 샤를로테는 마저 잠을 잔다.

꿈 속 정신의 서재에서 샤를로테는 프레이와 함께 피아노를 연주한다. 샤를로테는 프레이가 했던 두 공주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 샤를로테는 종이 공주가 스스로 독이 있는 먹물에 물든 이유가 궁금했다. 프레이는 그것이 사랑 때문이라고 답한다.[26]

1.2.4. DAY 25

웬일로 얌전히 깨어나게 된 샤를로테는 여느 때처럼 학교로 향한다. 교실에 도착한 샤를로테는 앙리가 결석한 것을 알게 된다. 교장은 미술 수업을 진행하고, 샤를로테는 양귀비꽃을 그린다.[27] 수업이 끝나고 점심 시간이 되자, 샤를로테는 옥상에서 점심을 먹고 구양이들을 보러 가기로 한다. 옥상에서 샤를로테는 C를 만난다. C의 얼굴은 또다시 상처로 가득했다. C는 청소 시간에 쓰레기 버리는 것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얻어 맞았다며, 자신이 결벽증이 있는 신이기 때문에 혐오받으니 곧 자신의 그릇을 버릴 것이라 말한다. 어쨌든 점심을 같이 먹자는 C의 말에 둘은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게 된다. 샤를로테는 오라클, 인형사와 주시자, 파이시아와 집행자들에 대해 말한다. 샤를로테의 이야기를 경청한 C는 과거 다른 그릇에서의 기억을 말해 준다. C가 말하는 다른 그릇의 세계는 하늘로 승천해 순백색의 도시를 세운 인류의 세계였다.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다 먹은 둘은 헤어지게 된다.

샤를로테는 마저 구양이를 보러 정원으로 향한다. 정원에 다다른 샤를로테는 구양이들의 사체를 발견한다. 당황한 샤를로테의 뒤에서 프레이가 나타난다. 샤를로테는 자신이 먹이를 주고 귀여워해 줬지만, 막상 도움이 필요할 때는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다며 자신을 탓한다. 샤를로테는 프레이에게 오라클의 능력을 써 줄 것을 부탁하지만, 프레이는 자신이 오라클이'었'다며 거절한다. 대신 프레이는 샤를로테와 자신이 합일하면 엄청난 힘을 얻을 것이라 말하며, 타인을 위해 자아를 포기할 수 있는지 묻는다. 샤를로테는 답하지 않고 구양이를 묻어 준다.

교실에 돌아온 샤를로테는 수업을 들으려 하지만, 마침 교장이 정원에 있는 구양이들이 식중독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샤를로테가 구양이에게 건넨 정크 푸드에 자일리톨이 함유되어 있다[28]는 교장의 말에 반 아이들이 샤를로테를 마구 조롱하기 시작한다. 상황을 견딜 수 없었던 샤를로테는 잉크를 토하며 쓰러진다.

이후 보건실에서 샤를로테가 깨어난다. 샤를로테의 옆에는 C가 있었다. 쓰러진 샤를로테를 C가 옮겨온 것이었다. 폐를 끼쳐서 미안하다는 샤를로테에게 C는 학교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았다며, 함께 떠나자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불안해하며, 혹시나 바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학교로 다시 돌아오자고 부탁한다.

둘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깥과 연결된 -1층으로 내려간다. 둘은 머무를 곳을 찾지만,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한 바깥에서 그럴 만한 곳은 없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나아간다. 이후 어떤 미로에 다다른 샤를로테는 과거의 희미한 기억[29]에 잠시 멈춰서게 된다.

미로를 헤쳐나가는 도중에 C는 인형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C는 여자아이에게는 여성 인형사 이브, 릴리스가 배정되는 것이 보통이라며, 샤를로테에게 남성 인형사 세트가 배정된 것을 신기하게 여긴다. 샤를로테에게 세트는 특별한 존재였다.
원치 않은 것들 모두, 불필요한 것들 모두,
지나친 것들 모두, 가치없는 것들 모두
여기 결점 있는 자들의 숲에서 묻힌다.
미로를 벗어난 둘은 한 숲에 다다른다. 숲에는 구덩이에 묻힌 시체가 가득했다. 그 시체들은 시험의 피해자들이었다. 시험에서 탈락해 소울 큐브를 포맷당한 학생들은 결과적으로 이 숲에 버려지는 것이었다.

C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려고 하지만, 샤를로테가 멈춰 선다. 샤를로테는 돌아가기를 원했다. 샤를로테는 C에게 안개 속에서 함께 있으면 괜찮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C는 세계를 혐오했기에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이제 달리 갈 곳이 없지 않냐는 샤를로테의 말에, C는 하늘을 가리킨다. C는 샤를로테와 함께 천상의 영역으로 가길 원했다. 곧장 C가 주머니에서 알약을 꺼내 샤를로테에게 동반 자살을 제안한다. C는 세트가 아닌 샤를로테 본인이 결정하기를 원했으나, 샤를로테는 선뜻 나서지 못하고 세트에게 결정할 것을 부탁한다.
  • C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샤를로테는 C가 준 약을 먹는다. C 역시 뒤따라 약을 먹는다. 얼마 뒤 둘은 숲에서 소울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은 시체로 발견된다.[30]
  • C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
세트는 C의 제안을 거절한다. C가 슬퍼할 것을 알면서도 샤를로테는 세트의 뜻에 따른다. 샤를로테는 세계가 두렵고 혐오스러워도 C가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고백한다. 샤를로테의 말을 들은 C가 무너지고, 그런 둘을 프레이가 지켜본다. 프레이는 샤를로테가 방금 C에게 건넨 말은 누구보다도 샤를로테 자신에게 하고 싶어하는 말이라며, 샤를로테 자신이 이미 사후 세계를 약속한 C의 말이 사실 거짓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런 말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어서 프레이는 학교에서 끔찍한 일을 겪음에도 자해를 하면서까지 버티고 삶을 살아가려는 샤를로테의 의지를 미련하다는 듯 비웃고는, 샤를로테의 곁에는 항상 프레이 자신이 있으니 다른 것에 눈을 돌리지 말 것을 당부한다. 프레이의 말을 듣고 분개한 샤를로테는 프레이를 넘어뜨리고 그의 목을 조른다. 프레이는 숨이 차오르는 와중에도 샤를로테를 나무라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혼란스러운 와중, 경비병이 달려와 샤를로테와 C를 붙잡는다.

C와 샤를로테는 교칙을 어긴 대가로 교장실로 잡혀온다. C는 나서서 모든 책임을 물고, 사교 점수를 몰수당한다. 둘은 교장실 밖으로 나온다. C의 사교 점수가 몰수당한 것을 걱정하는 샤를로테에게 C는 시험에서 자신을 투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31]한다.

샤를로테는 우산 씨와 프레이의 말[32], C의 부탁을 떠올리며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도착한 샤를로테는 부엌의 아이든과 잠시 대화를 나누고, 펠릭스에게 간다. 흐뭇한 표정으로 파리지옥에 벌레를 주던 펠릭스에게 샤를로테가 묻는다. 3년 전 TV 세계에서 돌아온 그 순간, 자신이 어땠느냐는 물음에 펠릭스는 샤를로테의 몸이 녹아내리고 있었다고 답한다. 잠깐 정적이 흐르고 펠릭스는 자신의 당부[33]를 잘 지키고 있냐고 묻고는, 샤를로테의 정신이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에 을 다시 권하나, 샤를로테가 강하게 거절한다. 약을 먹음으로 입주자들이 사라지는 것이 두려웠던 탓이다.

샤를로테는 시험으로 화제를 돌려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펠릭스가 어딘가 이상한 것을 깨닫는다. 어느 순간부터 우산 씨가 펠릭스의 몸을 그릇 삼아 나타난 것이다. 입주자는 건드리지 않기로 했지 않냐는 샤를로테의 말에 우산 씨는 메스를 펠릭스의 목에 들이대는 장난을 친다. 우산 씨가 갑작스럽게 찾아 온 이유는 시험에서 잘 선택하라는 조언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대로 우산 씨가 물러나고, 샤를로테는 원래대로 돌아온 펠릭스와 인사한 후 잠을 자러 방으로 돌아간다.

정신의 서재에서 샤를로테는 책을 읽고 있는 프레이에게 다가간다. 프레이는 정신의 서재를 청소하여 샤를로테의 안개를 걷어냈다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원하지 않았던 일이라며 프레이를 나무라지만, 프레이는 서재에 있는 기록을 읽고 샤를로테가 안개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 도와준 것이라 받아친다. 이어서 프레이는 곧 이 세계가 가치없는 곳임을 알게 될 것이라 말한다.

1.2.5. DAY 31

잠에서 깬 샤를로테는 학교에 가고자 워프 옴니큐브에 접근한다. 그러나 옴니큐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샤를로테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직접 학교로 가기로 한다. 엘리베이터로 가며 샤를로테는 집이 이상할 정도로 텅 비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샤를로테가 엘리베이터를 타려 하자, 엘리베이터는 다시는 오지 말라며 샤를로테를 거부한다. 당황한 샤를로테는 다시 옴니큐브를 써서[34] 학교로 간다.

학교의 학생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샤를로테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 교실에 들어서자 샤를로테는 평소와 다른 자리에 앉은 앙리를 볼 수 있었다. 이번 수업에서는 세 명씩 조를 짜야 했지만, 반 아이들 모두가 샤를로테를 외면했기에 샤를로테는 누구하고도 조를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막바지에 샤를로테와 조를 짜겠다고 앙리가 나서서 샤를로테는 겨우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수업이 끝나고, 샤를로테는 옥상에서 앙리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한다. 이번에도 샤를로테는 자신의 돈으로 앙리의 점심을 사게 된다. 옥상에서 앙리는 샤를로테와 빈센트[35]의 관계를 언급한다. 앙리는 C가 어디까지나 샤를로테의 몸을 노렸던 것이라며 분개한다. 샤를로테가 부정하지만, 앙리는 듣지 않고 C를 맹렬히 비난한다.

화제를 바꿔 정원의 구양이들에게 밥을 주러 가자는 앙리에게 샤를로테는 자기가 밥을 줬던 구양이들이 전부 죽었음을 알려 준다. 전부 자신의 책임이라는 샤를로테에게 세트와 구양이를 들먹이며 앙리는 샤를로테가 내 탓이 아니야라는 말을 되뇌게 한다. 그리고 시험에서 누구를 투표할 것이냐고 묻는다. 샤를로테는 앙리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하고, 앙리는 기뻐하며 샤를로테에게 키스한다.[36] 수업 종이 울리고, 샤를로테는 왠지 모를 치욕감을 느끼며 교실로 돌아간다.

샤를로테는 교실로 돌아와서 책상 위에 놓인 C의 쪽지를 발견한다. 쪽지에 적힌 대로 샤를로테는 수업이 끝난 후 옥상으로 간다. 옥상에는 C가 아닌 다른 학생들이 있었고, 샤를로테는 그대로 붙잡혀 폭언을 들으며 강제로 머리카락을 잘리게 된다.

그런 샤를로테의 곁에 프레이가 다시 나타난다. 도움을 요청하라는 프레이의 말에 샤를로테는 여전히 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답한다. 프레이는 어머니의 말대로 착하게만 행동하려는 샤를로테에게 자신과 하나가 된다면 이런 치욕도 없을 것이라며 샤를로테를 나무란다. 그러나 샤를로테는 상처받는 것이 자신뿐이라면 괜찮다고 받아친다. 프레이는 친구, 가족, 세계가 샤를로테를 버려도 자신만은 샤를로테를 버리지 않을 것을 명심하라면서 물러난다. 머지 않아 인기척을 느낀 학생들은 달아나고, 샤를로테는 그대로 정신을 잃는다.

이후 샤를로테는 양호실에서 깨어나게 된다. 양호 선생님을 그릇 삼은 우산 씨가 깨어난 샤를로테에게 안개가 걷힌 기분이 어떠느냐고 묻는다. 샤를로테는 그동안 안개에 가려졌을 뿐, 처음부터 학교가 끔찍한 곳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우산 씨는 앙리가 좋은 친구가 아니고, 학생들을 조종한 것도, 칠판에 C의 욕을 적은 것도 앙리임을 넌지시 알려 준다.

샤를로테는 우산 씨에게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묻는다. 우산 씨는 뜸을 들이더니 사람이 죽으면, 시간과 공간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우주 어디에도 닿을 수 있는 별을 보는 이가 된다고 답한다. 곧바로 우산 씨는 이전과 달리 나서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입에 올리는 샤를로테의 태도를 꼬집으며, 자신의 고용주가 샤를로테를 예뻐하기에 죽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는, 수납장에서 머리를 손질할 가위를 챙겨 가라고 한다.

그대로 집에 도착한 샤를로테는 머리를 자르고자 화장실로 향한다. 가위를 보고 충동을 느끼는 샤를로테의 뒤에서 아이든이 나타난다. 아이든은 샤를로테의 가위를 채어 가서 샤를로테의 머리를 잘라 준다. 손질이 끝나고, 샤를로테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3년 전 자신이 가위로 죽였던 프레야[37]의 모습을 보게 된다.

샤를로테는 아이든에게 감사를 표하고 헉슬리에게 가 보기로 한다. 샤를로테는 잉크를 자꾸 토한다며 헉슬리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외과 전문이었던 헉슬리는 이것이 외과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라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한다. 헉슬리를 뒤로 하고, 샤를로테는 방에 돌아와 잠을 잔다.

어딘가 어수선해진 정신의 서재를 두고 샤를로테는 프레이에게 뭐라도 읽어줄 것을 부탁한다. 프레이는 샤를로테의 기억을 하나 골라 읽어 준다. 그것은 여덟 번째 생일을 맞은 샤를로테에게 노란색 리본을 달아 주었던 우산 씨에 대한 기억이었다. 이야기를 들은 샤를로테는 자신의 꿈 이야기를 꺼낸다. 꿈 속에서 샤를로테는 눈앞에서 쓰러진 어머니를 보고도 어머니의 허락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샤를로테는 직접 결정해 움직이기보다는 항상 남이 자기 대신 결정해 주기를 원했다고 밝힌다. 프레이는 더 이야기를 나누길 원했지만, 시험을 앞둔 샤를로테를 배려하여 샤를로테를 보내 준다.

1.2.6. DAY 32

시험 당일 아침, 망가진 방의 모습은 샤를로테의 정신이 완벽히 무너졌음을 곧이곧대로 보여 준다.[38] 샤를로테는 모든 입주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집을 뒤로 하고, 샤를로테는 시험장에 도착한다. 시험이 시작되고, 샤를로테는 선택을 앞두게 된다.
  • 앙리에게 투표할 경우
앙리와 C와의 약속대로 샤를로테는 앙리를 투표한다. 앙리 역시 샤를로테를 투표한다. 투표 결과, 단 한 표도 받지 못한 사람은 C로 정해진다. 교장은 C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교사를 포함한 학생 모두가 C를 조롱한다. 샤를로테는 자신이 C를 버린 탓이라며 죄책감을 느낀다. 때마침 군중 사이에서 우산 씨가 나타난다. 전처럼 어린 아이를 그릇 삼아 나타난 우산 씨에게 샤를로테가 그의 고용주이자 이 세계의 신인 C가 잡혀가고 있다며 뭐라도 손을 써 보라고 한다. 우산 씨는 웃음을 터뜨리며 C가 신이 아니라고 답한다. 샤를로테가 급하게 C를 부르고, C 역시 샤를로테를 돌아 본다. C는 지금까지와 달리 회색 머리를 가진 작은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샤를로테는 경비원에게 끌려가는 C를 구하고자 달려 나간다. 샤를로테는 포맷과 디버그가 이루어지는 곳인 미소 방에 들어간다. 미소 방에서 샤를로테는 C를 발견하지만, 프레이가 나타나 샤를로테에게 이미 C의 소울 큐브가 포맷되었음을 알린다.

현실에 분개[39]한 샤를로테는 오라클과 하나가 되어 세계의 모든 것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이후 모든 것을 삼킨 샤를로테는 C의 시체를 안고 절규한다. 그런 샤를로테의 앞에 아버지의 모습을 한 우산 씨가 나타난다. 어떻게 살아 있냐는 샤를로테의 말에 우산 씨는 샤를로테가 삼킨 세계가 우주의 편린에 불과하다고 답하고는 샤를로테에게 C의 소울 데이터 사본이 담긴 소울 큐브를 건넨다. 그리고 그동안 인형사가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사실은 실제로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샤를로테가 죽을 때마다 인형사가 저장한 소울 큐브의 사본이 새 신체에 배치되는 것이었음을 밝힌다. 마지막까지 C를 구할 수 없게 되었다는 샤를로테의 말에 우산 씨는 C를 되살릴 수는 없지만, 지금 가진 큐브를 열어 C의 영혼 데이터를 해방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후 우산 씨는 본론으로 넘어가서 샤를로테가 오라클과 세계를 흡수한 영향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폭식가 신이 되었음을 밝힌다. 샤를로테는 신이 된 것이 달갑지 않았고, 피로를 호소한다. 그러나 아직 다른 시간선에서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샤를로테들이 있다는 우산 씨의 말을 듣게 된 샤를로테는 세계에 남아 또 다른 자신을 보살피기를 원했다. 샤를로테는 자신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세계를 지켜봐 달라며 시간선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산 씨를 고용하고자 한다. 우산 씨는 대가로 샤를로테의 이름을 요구한다. 또한 우산 씨는 샤를로테가 주시자와 인형사의 개념을 만들었고, 따라서 과거 주시자와 인형사 사이의 간막극 같은 것은 샤를로테의 환각이었다고 주장한다. 곧바로 샤를로테는 지금껏 자신의 안녕을 바랐던 우산 씨의 고용주가 자기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우산 씨는 샤를로테가 고용주가 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우산 씨의 진짜 이름을 묻고, 우산 씨는 자신의 수많은 이름 중 하나를 알려 준다. 우산 씨는 자신을 찰스라고 불러도 좋다고 말한다. 우산 씨가 물러나고, 혼자 남은 샤를로테는 C의 소울 큐브 사본을 열어 C를 해방시킨다. C를 해방시킨 샤를로테는 꿈 없는 잠에 들기 전, 세계의 신이 되고 이름을 잃은 자신을 기억할 것은 세트 뿐이라며 세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40]
  • C에게 투표할 경우
샤를로테는 앙리와 C와의 약속을 어기고 C에게 투표한다. 샤를로테와 약속을 했던 앙리는 충격에 빠진다. 투표 결과, 단 한 표도 받지 못한 사람은 샤를로테로 정해진다. 현장의 모두가 샤를로테에게 조소를 보낸다. 앙리는 샤를로테에게 지금까지 쌓아왔던 감정을 터뜨린다. 앙리의 토로에 샤를로테는 지금껏 있었던 나쁜 일들의 진의를 되새긴다. 샤를로테는 앙리와 C를 뒤로 하고, 미소 방으로 향한다. 미소 방에 누워서 샤를로테는 두려움을 느낀다. 그런 샤를로테의 손을 프레이가 잡는다. 프레이는 무너져가는 와중에, 샤를로테와 마지막까지 함께할 것을 맹세한다. 둘은 서로를 껴안으며 무너져 내린다. 숨이 멎어가는 샤를로테에게 기억 하나가 스쳐 지나간다.
샤를로테는 펠릭스 앞에서 두 공주 이야기의 결말을 짓는다. 샤를로테는 먹물 공주가 행복하길 바랐다. 먹물 공주가 행복한 결말과 어울리지 않는 태생부터 흉한 존재임을 지적하는 펠릭스에게 샤를로테가 말한다. "그래도 그렇게 태어난 게 걔 잘못은 아니잖아! 그냥 그런 거잖아."
샤를로테는 프레이의 품에 안긴 채 자신의 끝을 해피 엔딩으로 정의하고 세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41]
  • 기권할 경우
샤를로테는 투표를 포기하고, 앙리에게 모두를 고른 것이라 말한다. 투표 결과, 단 한 표도 받지 못한 사람은 C와 샤를로테로 정해진다. 현장에 있는 모두의 조소가 울려퍼진다. 앙리는 샤를로테에게 모두를 위해서 나가 죽으라고 소리치고는 눈물을 보인다. 샤를로테는 앙리에게 울지 말라는 말을 건네고 C와 함께 미소 방으로 향한다. 시술을 앞두고, 두려움에 빠진 C가 샤를로테에게 사실을 고한다. C는 자신이 신이 아니고, 지금껏 해 왔던 이야기가 모두 거짓이었다고 털어놓는다. C의 이름은 C가 아니라 빈센트였다. 그런 빈센트에게 샤를로테는 그가 패배자 신이 아니라는 위로를 건넨다.

직후 샤를로테는 완벽히 파괴된 정신의 서재에 이르게 된다. 샤를로테는 프레이에게 더이상의 시험을 원하지 않고 빈센트와 앙리를 포함한 모두를 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프레이는 항상 샤를로테를 위했던 프레이가 아니라, 샤를로테에게 고통을 준 이들을 우선시하는 샤를로테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자신의 정신으로 재구성된 프레이가 근본적으로 자신이었기에,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프레이의 자조를 끝으로, 샤를로테는 프레이를 흡수해 그와 하나가 된다.

미소 방에서 깨어난 샤를로테는 복도로 나온다. 샤를로테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시험장에 의아해한다. 이때 샤를로테가 내뱉은 혼잣말이 메아리가 되어[42] 시험장을 가득 채운다. 직후 군중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한 우산 씨가 나타난다. 우산 씨는 혼란스러워하는 샤를로테에게 오라클로서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묻는다. 샤를로테는 모든 고통이 끝나기를 빌었고 모두의 행복을 빌었다고 답한다. 우산 씨는 그 결과로 샤를로테가 모든 이들의 자아를 먹어치워 하나의 정신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세계의 사람들은 샤를로테를 위한 빈 그릇이 되고, 오직 샤를로테만이 홀로 세계에 남게 된 것이다. 자책감을 견디지 못한 샤를로테는 우산 씨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우산 씨는 부탁을 받아들인다. 샤를로테는 죽음을 기대하고 눈을 감는다. 그러나 우산 씨는 대신 샤를로테를 격려하며 안아 준다. 곧이어 우산 씨는 모두가 행복해지길 원했던 샤를로테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원래대로라면 샤를로테가 소원의 대가를 치러야 했지만, 이번에 우산 씨는 그의 고용주[43]가 이미 대가를 치렀음[44]을 알려 준다. 우산 씨는 샤를로테가 하늘 너머에서 능력을 제어하는 법을 배울 것이고, 그 결과로 세계를 다시 세울 수도 있다며 샤를로테에게 손을 내민다. 주저하는 샤를로테에게 우산 씨는 신이 되는 것은 걸맞음의 문제가 아니고, 그녀가 신이 될 운명이었다고 말한다. 마침내 샤를로테가 우산 씨의 손을 잡는다. 우산 씨와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된 샤를로테는 더 나아질 자신의 모습을 기약하며 그동안 친구가 되어 준 세트에게 감사 인사를 표한다.[45]

이후 이야기의 끝에 다다른 인형사에게 우산 씨가 말을 건다. 우산 씨는 세트가 거짓된 신을 섬긴 죄를 지었다고 말한다. 샤를로테의 다른 결말을 원하는 세트를 두고, 우산 씨는 자신에게 세트의 바람을 이룰 힘이 있다고 말하며 계약을 맺고자 한다. 계약의 대가는 세트의 이름이었다. 우산 씨는 이름을 잃으면 샤를로테가 더는 세트를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며, 세트가 세계의 유일한 인형사임과 동시에 세계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멀웨어였다고 덧붙인다.

종합하자면 이름을 대가로 세트는 샤를로테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지만, 동시에 샤를로테와의 인연을 잃게 되는 것이었다. 우산 씨는 세트에게 제안을 승낙할지 거절할지 고르도록 한다. 세트는 우산 씨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세트의 이름을 갖게 된 우산 씨는 세트를 익명 씨로 칭하며 물러난다.[46]

1.3. EP 3

모두 이리 와보세요!
이걸 한 번 보세요!
바로 거짓말과 신들에 대한,
불완전하며 험난한,
깨끗한 흰색 위에 검은 잉크를 토해
멋스러운 회색을 만들어가는,
편집증 정신병,
그리고 인심의 찬란함에 관한 쇼 입니다!
시작하자마자 나타난 세트[47]는 인형사의 안부를 물으며 EP 2 백색 엔딩에서의 계약 건을 언급한다. 세트는 이후의 모든 내용을 설계해 두었고 이름을 잃은 인형사가 그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쇼로 정의된 이야기를 즐길 것을 부탁한다.

1.3.1. EPISODE 0: 그렇게 시작되다[48]

1.3.1.1. CHAPTER 1: 환영합니다, 하얀 사회입니다
처음에,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어머니라고 느끼던 그 목소리.
"우리 딸, 착하지?" 목소리가 말했다.
그 순간 나는 무엇을 해야할 지 떠올렸다.
"만나서 반가워요!" 나는 말했다.
"저를 돌봐 주세요!"
난 누구를 만났던 것일까?
나를 돌보게 될 건 누구였을까?
난 누구에게 이 말을 하던거지?
모르겠다. 알 방법도 없고.
목적은 뭐였지? 왜 내 머릿속이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으로 가득한거지?
내가 뭘 했어야 했던거지?
"우리 딸, 착하지?" 그 목소리가 되뇌였다.
"우리 딸, 착하지"라고? 난 착한 딸이었나?
"굳이 그럴 필요 없어",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내 앞에 있던 것은 이 세상의 신이었다.
샤를로테는 꿈에서 깨어난다. 인형사는 어딘가 다른 모습의 방[49]과 샤를로테를 마주한다. 샤를로테는 학교에 가기 전, 모든 입주자에게 인사하기를 원했다. 인형사는 그런 샤를로테를 조종하여 집을 둘러보게 된다. 샤를로테는 사용자와 타인의 정신을 연결하는 약물, 링크의 광고를 송출하는 TV를 보고, 헉슬리에게 귀 젤리를 받고, 자신을 두려워하는 듯한 펠릭스에게서 쇼에 사용할 비밀 쿠키 재료를 받으며, 시체[50]로 인형과 드레스를 만드는 괴물이 되어버린 아이든의 상태를 확인한다. 집에서 할 일을 다 한 샤를로테는 엘리베이터에게 귀 젤리를 주고 학교가 있는 2층으로 향한다.[51] 등굣길에서 샤를로테는 집단 구타를 당하는 소년을 발견하지만, 외려 즐겁다는 듯 사진을 찍고는 그냥 지나친다.

학교에 도착한 샤를로테는 샤를로테의 점심을 준비했다는 앙리를 만난다. 옥상에서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자는 샤를로테의 말에 앙리는 주저하다가 결국 함께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에서 샤를로테와 앙리는 학생 A, B, C와 만난다. 다른 학생 셋이 앙리가 샤를로테한테만 점심을 사 준 것을 나무라는 동안, 뒤에서 옥상 문이 열린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학급 대표 스칼렛 아일러였다. 스칼렛은 옥상이 출입 금지라며 샤를로테와 세 학생, 앙리에게 옥상에서 당장 나갈 것을 요구하고, 앙리를 보며 나머지 넷과 어울리지 말 것을 조언한다. 그러나 앙리는 오히려 나머지 넷을 감싼다. 스칼렛은 마지못해 물러난다.

샤를로테는 앙리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린다.[52] 앙리는 그런 샤를로테에게 수업을 들을 것이냐고 묻는다. 샤를로테는 클럽 활동이 있으니 수업은 앙리 혼자 들으라며 옥상을 떠난다.

복도로 나오자마자 샤를로테는 한 소년과 마주한다. 그러나 샤를로테는 소년을 무시하고 지나간다. 소년은 그런 샤를로테를 붙잡는다. 샤를로테는 소년을 모르는 듯했고, 소년은 자신을 C라고 소개한다. 그러자 샤를로테는 그제야 찰스라는 이름을 떠올린다. 찰스는 학교에 들어오기 위해 등굣길에서 얻어맞던 소년의 그릇을 빌렸다고 말하고는, 할 일이 있다며 자리를 뜨려는 샤를로테에게 수업을 빼먹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샤를로테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대신 찰스에게 다음 하얀 사회 모임에 같이 갈 것을 제안한다. 찰스는 제안을 거절한다.

찰스와 헤어지고 샤를로테는 하얀 사회 모임을 진행한다. 하얀 사회 모임은 인터넷 익명 투표로 블랙리스트에 선정된 학생을 처형하는 내용의 TV 쇼였고, 샤를로테는 그 쇼의 진행자였다. 투표가 종료되고, 짧은 광고 후 쇼가 진행된다. 쇼의 주인공은 바로 샤를로테와 함께 점심을 먹던 학생 B였다. 샤를로테는 이번 쇼에서 쿠키를 굽겠다고 밝힌다. 얼핏 보면 정상적으로 쿠키를 만드는 듯했으나, 쿠키 반죽을 만들던 도중에 샤를로테는 반죽에 락스[53]를 섞고 학생 B에게 강제로 먹인다. 샤를로테는 화염방사기를 두르고, 반죽을 삼킨 학생 B를 오븐 삼아 산 채로 태워 죽이며 쇼를 마친다.
언제나 하얗게! 하얀 사회와 함께하세요!
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샤를로테는 피로를 호소하며 잠을 청한다.
1.3.1.2. CHAPTER 2: 모두 함께 영원한 친구
이 세상의 신은 나에게 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신의 이야기 속 여주인공이었던 한 소녀에 대해.
소원 하나를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받은 그 소녀에 대해.
하지만, 소녀의 소원이 이뤄지고 나면, 소녀가 곧 죽게 되는.
그런 능력을 받은 소녀에 대해.
소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길 빌었다.[54]
따뜻하고 희망으로 가득한 간단한 소원이었다.
하지만 그 소원은 단지 사람들의 개성을 파괴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소녀는 행복의 의미를 정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타임라인에서, 그 소녀는 세상이 끝나길 빌었다.[55]
엉망이고 절망으로 가득한 필사적인 소원이었다.
하지만 그 소원은 단지 세상의 일부만을 파괴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소녀는 세상이 얼마나 큰 지 몰랐기 때문이다.
"너도 너의 소원을 이룰 수 있어", 이 세계의 신이 말했다.
"왜냐하면 너도 네 이야기의 여주인공이거든."

꿈에서 깬 샤를로테는 학교에 가기 전, 여느 때처럼 입주자들에게 인사를 하려고 한다. 가장 먼저 아이든에게 향한 샤를로테는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이든을 보고 기뻐한다. 아이든은 그런 샤를로테에게 샤를로테의 머리 가죽으로 만든 모자를 씌워 준다. 샤를로테는 억지로 미소를 띤 채 감사를 표하며 방에서 나온다.

자신을 대충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헉슬리를 뒤로하고, 샤를로테는 펠릭스의 방으로 향한다. 방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샤를로테는 펠릭스가 없는 사이 그의 컴퓨터에 담긴 연구 자료[56]를 전부 지워 버리기로 한다. 샤를로테가 모든 연구 자료를 삭제하자마자 펠릭스가 나타난다. 자료가 삭제된 것을 알자마자 격노하는 펠릭스를 두고, 샤를로테는 다 도전 과제 탓이었다며 유유히 물러난다.

이후 샤를로테는 헉슬리 로봇[57], 똑같은 광고만 송출하는 TV, 일을 마치고 드라마를 볼 생각에 들뜬 베넷을 뒤로하고 학교로 향한다.

학교에 도착한 샤를로테는 앙리와 인사한다. 샤를로테는 앙리에게 땡땡이를 치자고 한다. 앙리는 퇴학이 두렵다며 주저하지만, 선택에는 결과가 뒤따른다는 샤를로테의 말에 결국 같이 수업을 빼먹기로 한다. 가는 길에 심심하니 요깃거리를 사 가려던 둘은 식당 앞에서 스칼렛을 만난다. 스칼렛은 하얀 사회를 걸고넘어지지만, 샤를로테는 익숙한 듯 무시하고 넘어간다. 스칼렛의 눈총을 받으며 샤를로테는 식당에 들어가 앙리의 돈으로 감자칩을 산다.

감자칩을 사서 나와 학교를 돌아다니던 둘은 1층 복도에서 학생 A, C와 마주친다. 두 학생은 앙리네 집에서 공부하자고 권유한다. 그렇게 넷은 앙리네 집으로 향하게 된다. 집에 도착한 넷은 우선 앙리의 방에 들어간다. 두 학생은 어둡고, 너절한 방의 모습을 나무라지만 샤를로테는 관심 없다는 듯 앙리에게 음료수를 가져오라 한다. 앙리가 음료수를 준비하는 사이, 셋은 집을 둘러보게 된다. 셋이 앙리의 남동생이 있다는 방의 문을 열려는 순간, 앙리가 나타난다. 당황한 앙리는 셋을 말리지만, 셋은 무시하고 들어간다.

방 안에는 남동생의 시체가 있었다. 학생 A와 C는 경악하며 집에서 빠져나가고, 당황한 앙리는 화장실로 달아난다. 샤를로테는 여유롭게 방을 둘러본 후[58] 앙리의 뒤를 쫓는다. 화장실에서 떨고 있는 앙리를 두고 샤를로테는 앙리가 NPC치고 깊은 사연을 가졌다며 즐거움을 참지 못한다. 앙리는 자신의 동생이 언제나 시체였던 탓에,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돈벌이해서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전부 책임져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울음을 터뜨리지만, 샤를로테는 그런 앙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계적인 위로를 건넨다. 당연히 위로는 먹히지 않았고, 샤를로테는 처형식을 앞두고 있다며 학교에서 산 감자칩을 놔두고 앙리의 집을 떠난다.

곧이어 두 번째 처형식이 시작된다. 이번 희생양은 전혀 모르는 소년 A였다. 샤를로테는 소년 A가 t-word[59]가 포함된 글[60]을 SNS에 올렸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사과할 것을 강요하고, A는 사과를 멈추지 않는다. 집에 가고 싶다는 A의 말에 샤를로테는 그를 참형하는 것으로 쇼를 마무리 짓는다.

쇼를 마친 샤를로테는 집에 돌아온다. 복도의 불이 꺼진 것을 보고 의아해하는 샤를로테의 뒤에서 방망이를 든 인부가 나타나 샤를로테를 습격한다.

  • 시험까지 남은 일수 : 681일
이 세상은 기생충이 들끓고 있어.
작고. 보이지 않고. 집요하지.
그들이 네 면역 체계를 넘어서고 나면,
널 안에서부터 먹어치울 거야.
널 그들의 자손들을 위한 인큐베이터로 쓸 거야.
너의 정신을 지배하고, 너의 인격을 고칠 거야.
그들은 번식하고, 또 번식하고, 끊임없이 번식하지.
모든 사람이 이 병에 감염될 때까지.

한 소년과 소녀가 다른 학생이 기생충의 형상을 한 다른 학생들[61]에게 괴롭힘받는 현장을 지켜 본다. 소년은 붙잡힌 채로 강제로 머리카락이 잘리는 학생의 모습을 보며, 괴롭힘받는 것이 자신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에 정신이 팔린 소년에게, 앙리가 정신 차리라며 속삭인다. 앙리는 자기 친구 사이에서 안정감을 얻기 위해 본인의 친구이자 따돌림의 주범인 학생들의 약점을 잡으려고 소년과 함께 나선 것이었다. 소년은 마지막 사진을 찍고 앙리에게 핸드폰을 건넨다. 떠나기 전, 괴로움에 울고 있는 피해 학생을 보고 앙리는 선생님을 불러야 하나 고민한다. 그러나 소년은 수업이 끝난 지 오래라며 그냥 벗어나자고 한다.

소년은 초등학교 시절 혼자였던 자신과, 중학교 시절 따돌림 당했던 앙리의 과거를 떠올린다.[62] 결국 소년은 과거의 기억에 겁에 질린 채 앙리와 함께 현장에서 도망친다.
  • 시험까지 남은 일수 : 682일
소년의 이름은 찰스 아일러였다.[63] 찰스는 컴퓨터를 통해 앙리에게서 온 메시지를 확인한다. 찰스는 앙리와 자신이 계약적인 연인 관계임을 밝힌다. 찰스는 앙리와의 채팅을 이어 간다. 앙리[64]는 찰스의 인터넷 프로필에 진절머리를 느끼는 듯 했다. 찰스는 인터넷에서 샤를로테[65]라는 닉네임과 샤를로테의 모습을 그린 아이콘을 쓰고 있었다. 찰스는 자신의 프로필이 C와 어울리는 이름과 아이콘이라며 반박하지만 앙리는 무시하고 데이트나 하러 가자고 한다. 찰스가 바쁘다며 거절하자 앙리는 C를 뒤잇는 인터넷 소설 집필가가 나셨다며 못마땅해한다. 뒤이어 앙리가 찰스가 집필한 소설의 폭력성을 지적하자 찰스는 앙리 역시 찰스와 같은 고어 매니아임을 짚는다. 앙리는 이제 다 상관 없다며 데이트에 대해서 되묻는다. 찰스는 밥이나 얻어 먹겠다는 앙리의 속이 보이는 데다 창작 의지가 셈솟는다며 데이트 요청을 완전히 거절한다. 앙리와의 대화를 마치고, 찰스는 C가 접속한 것을 확인한다. 찰스는 C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찰스는 이전에 C에게서 받은 글을 잘 읽었다고 인사하며, 철학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다. C는 새 작품의 개요를 짜느라 바쁘다고 답한다. 찰스는 그의 작업을 신의 일이라고 칭송하며 행운을 빈다. 이어서 C는 찰스가 그려 준 삽화에 감사를 표하고, 찰스 역시도 C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렇게 찰스가 채팅을 나누는 도중, 스칼렛이 나타난다. 스칼렛은 과거 아버지[66]의 일방적 의사로 낙태당한 찰스의 누나였다. 스칼렛의 낙태로 찰스의 어머니는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 찰스는 스칼렛을 자신의 불행의 원인이라고 여긴다. 스칼렛은 시험 점수를 들먹이며 찰스를 나무라기 시작한다. 찰스는 어릴 때부터 스칼렛이 나타나 자신을 말로써 압박해 괴롭혔다고 밝힌다. 스칼렛은 찰스의 시험에 대한 강박을 부추긴다. 찰스는 알약을 잔뜩 삼키는 것으로 사념체[67] 스칼렛을 사라지게 한다.

곧이어 찰스는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어머니의 방으로 향한다. 방에 도착한 찰스는 어머니에게 맛있는 저녁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어머니는 거절하고, 자기 딸은 열심히 하고 있으니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한다. 어머니는 찰스를 스칼렛으로 보고 있었다.


현관 앞에서 깨어난 샤를로테는 자신의 팔목에 링크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 샤를로테의 앞에 C, 찰스가 있었다. 찰스는 약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던 샤를로테를 발견하고 보살폈다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찰스가 자신에게 링크[68]를 썼는지 묻는다. 찰스는 결단코 그러지 않았다며 샤를로테를 부축하여 집 앞까지 데려다 준다. 샤를로테는 당장 꺼지라는 말로 찰스를 내쫓고, 집에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아이든이 샤를로테를 반긴다. 샤를로테는 아이든에게 침대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한다.[69] 샤를로테를 방까지 데려다 준 아이든은 입주자들이 만들어 주었다며 차를 건넨다. 샤를로테는 좋아라 하며 마신다. 그러나 차에는 독이 들어 있었고, 샤를로테는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진다.
1.3.1.3. CHAPTER 3: 모두 스칼렛 아일러를 죽이자
윌트샤이어 양, 솔직하게 대답해.
자유 의지가 존재한다고 생각해?
"그냥 내 의견이 궁금한 거면, 요점만 말해요."
정말 직설적이구나. 좋아.
멀리서부터 시작해 보자.
이 세상은 기생충이 들끓고 있어.
작고. 보이지 않고. 집요하지.
그들이 네 면역 체계를 넘어서고 나면,
널 안에서부터 먹어치울 거야.
널 그들의 자손들을 위한 인큐베이터로 쓸 거야.
너의 정신을 지배하고, 너의 인격을 고칠 거야.
이 집의 모두가 머릿속에 기생충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무슨 말을 하려는 거죠?"
기생충의 목표는 번식이야, 맞지?
우리 기생충도 다를 거 없어.
하지만, 집의 거주자들은 단지 중간 단계의 숙주일 뿐이야.
최종 목표는 바깥 사람들이야. 청중들 그 자체.
그래서 우리 모두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만들지.
스크린 너머의 세상까지 이어져갈 강렬한 이야기를.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감동을 남기는 건 아니지.
그래서 그들은 몇번이고 또 만들어냈어.
계속, 계속, 계속.
모든 것을 독점할 때까지.
사건과 관계들의 조합이 원하는 효과를 낼 때까지.
청중들의 마음을 전염시키는데 성공한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그들은 결국 그들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
생식을 위한 생산. 개조를 위한 창조.
윌트샤이어 양.
이게 우리 존재의 현실이라고 한다면, 넌 어떻게 하겠어?

꿈에서 깬 샤를로테는 손목에 있던 링크 자국이 사라진 것을 깨닫는다. 곧 샤를로테는 새로운 그릇[70]에서 깨어난 것이었다. 샤를로테는 습격의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독이 든 차를 냉큼 마셨다고 밝히고는, 세안을 하러 화장실로 향한다.

화장실에서 샤를로테는 베넷과 만난다. 베넷은 평소와 달리 활기찬 모습을 잃고 과도한 비누 복용의 부작용으로 을 잔뜩 토하고 있었다. 샤를로테의 조롱이 이어지고, 베넷은 마지막 경고를 한다. 그럼에도 샤를로테는 계속해서 베넷을 자극한다. 참다못한 베넷은 샤를로테의 머리채를 잡아 벽에 처박는다. 샤를로테는 머리에서 피를 쏟으며 정신을 잃는다. 얼마 후 샤를로테가 깨어난다.

샤를로테의 앞에는 C의 그릇을 빌린 찰스가 있었다. 샤를로테는 결벽증 탓에 치료도 못 하고 지켜보기만 하는 찰스를 나무란다.[71] 찰스가 언제까지 입주자를 괴롭힐 것이냐 묻자, 샤를로테는 평생 그럴 것이라고 답하며, 설정상의 나이가 아닌, 진짜 자신의 나이가 몇 살인지 묻는다. 찰스는 샤를로테가 실제로 세 살임을 밝힌다. 이어서 찰스는 샤를로테가 여분의 그릇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다며 샤를로테의 수명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다. 샤를로테는 무시하고 곧장 칫솔을 삼켜 자살한다. 곧바로 새 그릇을 얻은 샤를로테가 화장실로 들어온다. 못마땅해하는 찰스를 두고 샤를로테는 화장실에서 나온다. 샤를로테는 평소대로 집을 둘러 보고 학교로 향하기로 한다.

먼저 아이든과 만난 샤를로테는 아이든이 자신의 시체 두 구를 꿰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의 아이든을 떠올린다.[72] 샤를로테가 회상을 하는 사이 아이든은 집사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샤를로테는 돌아온 아이든을 보고 크게 기뻐하지만 아이든은 학교에 갈 시간이라며 샤를로테를 보내려 한다. 샤를로테는 아이든을 붙잡지만, 곧이어 다시 괴물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를 보고 실망하며 아이든의 방에서 나온다.

이어서 샤를로테는 주방으로 향한다. 주방에서는 펠릭스와 베넷, 플로렌스가 샤를로테가 완벽히 죽은 줄 알고 장례식 겸 축제를 열고 있었다. 샤를로테는 능청맞게 파티 음식을 한 입 맛보고는 물러난다.

다음으로 샤를로테는 헉슬리에게 가 본다. 그러나 헉슬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헉슬리가 없는 것을 보고 샤를로테는 금속 배트를 챙겨 그동안 접근하지 못했던 헉슬리의 비밀 통로를 타고 지하로 내려간다. 지하에는 펠릭스의 클론이 가득한 비밀 실험실이 있었다. 실험실에서 샤를로테는 헉슬리와 마주한다. 헉슬리는 샤를로테를 내보내려 하나, 진실을 알 때까지 계속 새 몸을 갖고 찾아올 것이라는 샤를로테의 말에 마지못해 진실을 알려준다.

삼십 대의 나이에 치매를 앓게 된 천재 의과의 헨리 헉슬리는 자신의 대체품을 필요로 했다. 그 대체품이 바로 펠릭스 호니커였다. 펠릭스는 헉슬리가 좋아하는 SF 소설, 고양이 요람에서 기인한 인조인간으로, 펠릭스가 연구하던 약물 Ice-9[73] 역시 해당 소설에 영향을 받았다. 샤를로테는 펠릭스가 진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헉슬리는 펠릭스가 진실을 모르고 있다며, 동시에 펠릭스가 자신의 천재성을 닮아 가도록 설계되었다고 답한다. 샤를로테는 펠릭스에게 진실을 말하겠다고 협박한다. 헉슬리는 만약 그런다면 펠릭스가 기능을 멈출 것이고 결국 새 펠릭스로 교체를 해야 할 것이라며, 동시에 펠릭스가 2년 이상 생존한 경우가 없어 굳이 샤를로테가 그러지 않아도 교체가 불가피함을 밝힌다. 헉슬리의 말을 전부 들은 샤를로테는 여분의 펠릭스가 든 수조를 전부 부순다.[74] 샤를로테는 헉슬리에게 지금의 펠릭스를 소중히 여기라고 말하고는 유유히 물러난다.[75]

샤를로테는 모든 난리 통을 뒤로하고 학교로 향한다. 학교에 다다른 샤를로테는 양호실 옆에서 찰스를 발견하나, 양호실에서 나온 스칼렛이 샤를로테를 가로막고, 찰스는 황급히 달아난다. 스칼렛은 앙리가 샤를로테와 같이 집으로 공부하러 간 날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며 샤를로테를 추궁한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샤를로테에게 스칼렛은 앙리가 샤를로테의 친구 아니냐고 따져 묻지만, 샤를로테는 앙리가 자신의 스토커일 뿐이라고 답한다. 샤를로테는 스칼렛과 인사하고 달아난 찰스를 찾으러 도서관으로 향한다. 도서관 구석에서 찰스는 공황을 호소하고 있었다.

둘은 같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 샤를로테는 스칼렛이 자기 곁에 있을 때마다 찰스가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을 근거로, 찰스가 스칼렛을 두려워하는지 묻는다. 찰스는 부인하지만, 샤를로테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찰스의 침묵에 링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신의 쇼가 시작하기 전까지 학교를 둘러 보며 링크에 대해 조사하기로 한다. 찰스는 양호실에서 쉴 생각이라며 물러난다. 학교를 돌아 다니던 샤를로테는 옥상에서 자신의 팬이라는 학생에게 링크 하나를 받는다. 링크를 받은 샤를로테는 최근에 링크를 대량 구매한 사람이 있냐고 묻지만, 학생은 개인 정보를 지켜야 한다며 답하지 않는다. 샤를로테는 시시하다며 자신이 따로 갖고 있던 주사기를 학생의 목에 꽂아 내용물을 주입하고, 학생이 하얀 독감에 걸리도록 한다. 샤를로테는 곧바로 하얀 독감의 증세를 호소하는 학생을 놔두고 옥상을 떠난다.

링크를 구한 샤를로테는 양호실로 들어가 눈을 감고 쉬는 찰스에게 링크를 주입하려고 한다. 그러자 찰스가 샤를로테의 손을 붙잡는다. 찰스는 그러지 말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다. 샤를로테는 마지못해 제안을 받아들이고, 찰스와 한 침대에 누워 대화를 나누게 된다.

찰스는 고민이 있다며, 이 집[76]에 자신을 사칭하는 사기꾼(imposter)이 있다고 고백한다. 예로부터 찰스는 자신을 주시자로 명명했다. 주시자인 찰스가 이 세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릇을 빌려 샤를로테와 소통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그런 찰스와 달리 사기꾼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모습을 바꾸고, 존재해서는 안 되는 요소들을 더하며, 이야기를 조작할 수 있는 존재임을 밝힌다. 찰스는 그 사기꾼의 정체가 외부인이 아니라는 점[77]과 사기꾼이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점이 두렵다고 말한다. 찰스는 혹여나 사기꾼이 세계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샤를로테는 찰스의 고민을 웃어넘긴다. 이어서 찰스는 샤를로테에게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샤를로테는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서 그러는 것이냐는 찰스를 놔두고, 샤를로테는 입주자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다며 집에 가기 싫다고 말한다. 찰스는 전부 샤를로테가 자초한 일이라 생각해본 적은 없냐고 묻는다. 샤를로테는 다 관심을 받기 위해서 입주자들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답한다. 이내 자신을 탓하는 듯한 대화에 피로를 느낀 샤를로테가 침대에서 일어난다. 대화를 더 나누길 원하는 찰스를 두고 샤를로테는 쇼를 진행하러 떠난다.

이번 쇼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앙리였다. 그런데 앙리의 처형을 코 앞에 두고, 스칼렛이 난입한다. 스칼렛은 칼로 샤를로테의 복부를 마구 찔러 제압한 후 쇼를 중단한다.

  • 시험까지 남은 일수 : 646일

찰스는 여느 때처럼 앙리와 채팅을 나눈다. 둘은 같이 만나 스릴러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한다. 둘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앙리가 찰스에게 카페에 같이 가자고 한다. 카페에 도착한 둘은 차 한 잔과 파르페 두 개를 주문한다. 찰스는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려 사진을 찍는 앙리의 모습을 보고, 앙리가 쓸데 없는 것에 신경을 쓴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찰스는 앙리와 함께 있는 것을 즐겁게 느끼지만, 동시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런 관계가 깨질 것이라 믿고 있었다.

찰스는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다. 찰스가 방에 돌아와 컴퓨터를 켜자 어김없이 스칼렛이 나타난다. 약이 없는 것을 보고 신경질을 내는 찰스를 두고 스칼렛은 찰스의 작문을 비난하며 정신을 차리라고 말한다. 어머니를 위해 의사가 되고 싶지 않냐며 시험을 앞두고 쓸데없는 짓 말라는 스칼렛의 잔소리에 공부를 하려던 찰스는 C에게서 메시지가 온 것을 보고 딱 5분의 여유를 달라고 한다. C는 찰스에게 자살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찰스는 혼자서는 두려울 것이라며 팬 1호로서 C가 자살할 때 옆에 있어줄 것을 약속한다. C가 고마움을 표하며 인사하자, 찰스는 답장을 하려 했지만 스칼렛이 5분이 지났다며 칼 같이 컴퓨터의 전원을 꺼 버린다. 찰스는 스칼렛을 보고 C가 죽을 판인데 공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화를 낸다. 스칼렛은 그런 찰스를 창문으로 끌고 간다. 스칼렛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찰스를 3층에서 떨어뜨릴 것이라고 협박한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찰스는 일단 스칼렛이 시키는 대로 하나, C에 대한 걱정으로 공부를 제대로 이어 나가지 못한다. 찰스는 어떻게든 공부를 마치고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한다.

어머니는 이제 어떤 것도 하기 두렵다고 토로한다. 약을 먹는 것이 어떻겠냐는 찰스의 말에 어머니는 약을 다 썼고, 약을 받으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고 답한다. 그런 어머니 앞에서 찰스는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한다.[78] 찰스의 다짐을 들은 어머니는 어김없이 찰스를 스칼렛으로 여기며 그를 격려한다.


옥상에서 떨어져 다리가 망가진 샤를로테가 고통을 호소하며 깨어난다. 스칼렛은 샤를로테의 다리를 걷어차며 샤를로테에게 그동안 다른 사람을 해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그러고는 샤를로테의 머리를 짓밟으며 앙리를 건들면 다리 말고 다른 것도 부숴 버리겠다고 협박한다.

샤를로테는 자신에게 있어서 일개 NPC일 뿐인 존재들을 보호하려는 스칼렛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스칼렛은 샤를로테를 위해 그런 것이 아니라며, 인형사에게 말을 건다. 스칼렛은 자신이 집에서 인형사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는 존재임을 밝힌다. 샤를로테는 계속해서 말을 하려고 하나, 스칼렛은 인형사와 단 둘이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에 방망이로 샤를로테의 머리를 부숴 죽인다. 스칼렛은 자신에게 진계에 대한 기억이 있다며, 샤를로테와 링크를 하는 것으로 인형사에게 자신이 가진 기억을 보여 주려고 한다. 이내 스칼렛은 샤를로테에게 링크를 주입하고, 샤를로테의 한쪽 눈을 뽑아 챙긴다.

샤를로테는 양호실에서 깨어난다. 같이 있던 찰스는 정원에서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샤를로테를 양호실에 데려왔다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무슨 일이 있는지 묻는 찰스에게 스칼렛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답한다. 찰스는 스칼렛이 갑작스럽게 드러낸 공격적 태도와 샤를로테가 가진 진계에 대한 지식에 의문을 표한다. 샤를로테는 스칼렛이 자신에게 링크했음을 밝히고 찰스에게 스칼렛의 태도를 문제 삼는 이유를 묻는다. 찰스는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던 진계에서의 사념체 스칼렛과 달리, 집의 스칼렛은 찰스가 바랐던 이상적인 누나의 모습이 반영된 존재이기에 남을 향한 살의를 품을 수가 없다고 밝히고는, 누군가 스칼렛을 몰아가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린다. 샤를로테는 과거의 좋지 못한 기억에도 스칼렛이 이상적인 인간상을 갖고 존재하기를 바라는 찰스의 이중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샤를로테는 소원을 빌어 모든 것을 해결하기를 원했다. 찰스는 소원을 빌면 죽게 될 것이라고 샤를로테를 말리지만, 샤를로테는 알아서 할 것이라며 조언을 한 귀로 흘린다.

샤를로테는 찰스의 배웅을 거부하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돌아온 샤를로테는 아이든을 찾아 부르지만, 반응이 없자 곧장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잔다.
학교에서 내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월요일에는 수업 시간에 놀림을 받았다.
화요일에는 가방을 도둑맞았다.
수요일에는 변기에 빠졌다.
목요일에는 탈의실에서 폭행을 당했다.
금요일에는 흙을 먹어야 했다.
토요일에 난 결심했다.
난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피해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끔찍한 색으로 물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더럽혀지지 않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순백을 지킬 것이다.
샤를로테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꿈을 꾼다.[79]

샤를로테는 수술 침대 위에서 눈을 뜬다. 베넷과 플로렌스는 샤를로테를 보면서 진정제를 잔뜩 먹였으니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 수군댄다. 샤를로테는 잠든 척하고 곁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엿들으며 상황을 파악한다. 얼마 안 가 샤를로테는 자신이 잠든 사이, 펠릭스가 헉슬리의 이론[80]을 확인하고자 자신을 분해하여 실험하려던 것을 깨닫는다. 곁에 있던 주민들이 잠시 물러나자, 샤를로테는 곧장 일어나 탈출을 시도한다. 샤를로테는 진정제의 영향으로 느릿해진 몸을 이끌고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환기구를 지나고, 시체 더미 속에 숨어 있는 것으로 입주자들을 따돌린 샤를로테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향한다. 그런데 2층에 도착하는 순간, 스칼렛이 나타난다.[81] 스칼렛은 다시 방망이로 샤를로테의 머리를 내려친다.

  • 시험까지 남은 일수 : 625일
오전 10시 30분, 한 건물의 옥상. 찰스와 C는 약속한 대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게 된다. C는 정말로 자신에게 와 준 찰스에게 감사를 표한다. 찰스는 상상했던 것보다 작은 C의 몸집과 좋지 못한 체력에 주목한다. C는 그런 자신의 모습에 찰스가 실망했을까 염려하지만 찰스는 실망할 사람은 본인이 아니라 C라고 답한다.[82] 그런 찰스에게 C는 중요한 것은 인터넷상의 프로필이 아니고, 눈앞의 찰스가 서 있다는 사실 그 자체라고 말한다. 찰스는 C의 이름을 묻는다. C의 이름은 빈센트였다. 빈센트 역시 찰스의 이름을 묻고, 둘 사이에 한동안 침묵이 이어진다.

찰스는 먼저 침묵을 깨고 빈센트가 생각하는 우주의 탄생 이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빈센트에게 있어 정신은 신체에 갇힌 우주의 원천이며, 죽음으로써 빅뱅을 일으켜 새 우주를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만들어진 우주는 죽은 사람의 정신 상태에 따라 그 색깔이 정해지고, 그 우주 속에서 그 사람의 정신 속에 있던 것들이 실체를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빈센트는 또한 개개인의 인생 전체가 하나의 대본에 쓰여 있을 가능성, 곧 모두의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을 가능성도 가정하고 있었다.

둘은 신과 작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찰스가 손을 건넨 것을 계기로 손을 맞잡게 된다. 작별을 앞두고, 찰스는 생각한다. 찰스는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을 지어낼 정도로 빈센트가 죽음을 원했음을 알지만, 동시에 신처럼 동경했던 빈센트가 죽지 않기를 바란다.

찰스가 어떤 말을 건네려는 순간, 빈센트가 잡았던 손을 놓고 떨어진다. 찰스는 충격에 빠진다. 찰스는 빈센트를 따라 자살할 수조차 없는 자신을 되돌아본다. 찰스의 뒤에서는 스칼렛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찰스는 구급차를 부르고 그 자리에서 도망친다.
아주 먼 곳 어딘가에 고요한 신[83]이 살았다.
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는 고독한 삶을 살았다.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그의 피조물들이었다.
"그는 분명 슬플 거야." 몇 명이 말했다.
"분명 고통스러울 거야." 몇 명이 생각했다.
"분명 외로울 거야."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믿음과는 반대로, 고요한 신은 행복했다.
편안한 침묵에 둘러싸인 채, 우주의 심연을 거닐며,
그는 많은 것들을 생각했다.
예를 들어, "어떻게 이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견딜 수 있지?"
또는, "어떻게 그들은 언어를 서로 이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해치기 위해서 사용하는 거지?"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외로워할 수 있지?"
그리고 고요한 신이 지쳤을 때 어둠이 그를 둘러쌌다.
그리고 말 한마디 없이 그를 껴안았다.
그의 추종자들이 이렇게 울부짖었다.
"정말 잔인해."
"우리 신은 너무 가혹해."[84]
고요한 신은 잠에 들었다.
[85]
집에 돌아온 찰스는 스칼렛에게 자신을 혼자 내버려달라고 한다. 스칼렛은 찰스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빈센트를 만나러 가지 못하게 막았어야 했다고 한탄한다. 찰스는 스칼렛을 괴물이라 칭하며 어째서 사라지지 않는 것이냐고 신경질을 낸다. 스칼렛은 자신만이 찰스를 구할 수 있고, 자신 없이는 찰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둥 일장 훈계를 한다. 찰스는 스칼렛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 시험까지 남은 일수 : 531일
찰스와 앙리는 찰스의 방에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문득 앙리는 이사를 한 달 앞두게 되었다며 그동안 자신의 가족, 어울리는 친구에게서 완벽히 떨어지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지금까지 수없이 앙리의 불평불만을 들어온 듯한 찰스는 앙리의 남동생이 사실은 시체가 아닐까 상상하기에 이른다.[스포일러2] 찰스는 앙리에게 같이 도망칠 것을 제안한다. 둘은 학교도 빼고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다음 날, 둘은 앙리가 예약한 호텔 방에 도착한다. 침대의 푹신함에 감탄하던 앙리는 찰스에게 다음에는 어디로 갈 것인지 묻는다. 찰스는 충분한 양의 약을 꺼내 앙리에게 건네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약을 받은 앙리는 찰스가 말한 도망의 참뜻을 알아차리고, 찰스를 마구 꾸짖는다. 앙리는 이사가 결별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앙리는 자신과 어머니가 찰스를 필요로 함을 상기시키며 죽지 말 것을 당부하지만, 찰스는 어머니는 스칼렛밖에 모른다며 받아친다. 이때 찰스는 앙리가 머리를 찰스 자신과 똑같은 검은 색으로 물들이고, 비슷한 색조의 옷을 골라 입은 이유를 깨닫는다. 찰스는 앙리가 자신을 따라 한 것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짓는다.[스포일러3]

앙리는 찰스가 내 탓이 아니야라는 말을 반복하게 한다. 순간 찰스는 그런 앙리를 기생충에 오염된 것처럼 보게 되고, 구기를 느낀다. 그러나 앙리의 진심 어린 말은 점차 찰스를 진정시킨다. 둘은 바닥에 누워 마지막 포옹을 나누고 다음 날이 되어 헤어진다. 이후 앙리는 예정대로 이사하게 된다. 이사 이후에도 둘은 서로 연락을 이어 갔지만, 일 년 반이 지나자 그마저도 그만두게 된다. 그렇게 찰스는 완벽히 혼자가 된다.
옛날 옛적에, 아주 먼 어딘가에, 피부 공주[88]가 살았다.
그녀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최고의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서
그녀는 매일 피부를 바꿨다.
매일 밤 그녀는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서
그녀의 피부를 찢어서 벗겨냈다. [89]
그리고는 조용히 되뇌었다.
"내 탓이 아니야"
"내 탓이 아니야"
"내 탓이 아니야" 계속해서 되뇌었다.
그녀는 전혀 몰랐다.
그녀의 왕국의 모든 사람들은
애초에 앞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을.
[90]
시간이 흐르고, 찰스는 여느 때처럼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러나 찰스의 어머니는 죽어 있었다. 찰스는 죽은 어머니를 보고 그 자리에서 욕지기한다. 찰스는 기운찼던 어머니와의 기억이 없었으면 차라리 덜 고통스러웠을 거라며, 곁에 남은 유일한 부모였던 어머니가 무기력하게 침실에 누워 삶을 허비하다 죽고 기생충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된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으려던 찰스는 학생과 교사가 모두 빠짐없이 기생충에 오염된 것처럼 보였던 탓에, 역겨움을 참지 못하고 교실에서 뛰쳐 나온다. 그렇게 교내 화장실에서 구토하던 찰스는 자신이 더는 사람과 마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찰스는 모두와 달리 무결하고 순백한 빈센트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살을 결심한다.
  • 시험까지 남은 일수 : 0일
찰스는 집 앞 바다로 향한다. 찰스는 무력하게 낙태 당한 누나, 자신이 저지른 방관, 떠나보낸 친구 둘과 어머니, 낙제를 비롯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신의 과거를 돌아 본다. 찰스는 빈센트의 이론대로 사후 세계가 있다면 자기는 세계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고, 차라리 샤를로테[91] 같은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이야기로 정의한다. 그런 찰스의 뒤에서 스칼렛[92]이 나타나 마지막까지 찰스를 힐난한다. 찰스는 스칼렛을 내버려둔 채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다.


[도움]

양호실에 스칼렛이 누워 있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스칼렛이 깨어난다. 목소리의 주인은 어딘가 당돌한 태도의 어린 찰스였다. 뜬금없이 어려진 모습도 그렇고 그동안 도대체 찰스 혼자 어디로 사라졌던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스칼렛을 두고 어린 찰스는 차분히 설명을 이어간다. 어린 찰스는 이 세계가 찰스의 정신이 이룬 세계이며, 어린 찰스 자신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모습을 바꿔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시험 날, 찰스와 스칼렛이 바다에 빠져 죽은 결과, 11층[94]으로 이루어진 집[95]이 탄생한 것이다. 이에 어린 찰스는 스칼렛이 실체를 가지게 된 것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설명을 듣다 스칼렛은 유독 자신감이 넘치는 찰스의 태도를 내심 의아해한다.[스포일러4] 어린 찰스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스칼렛에게 이 세상의 진실을 전부 말해 주겠다고 한다. 스칼렛이 왜 인제 와서야 나서는 거냐고 따지자 어린 찰스는 자신이 스칼렛에게 접근하는 게 무서워서 그랬다고 답하고는, 이제는 전부 괜찮다며 스칼렛이 이전의 강압적인 환각이 아니라고[97] 말한다.

본론으로 넘어가 어린 찰스는 세상이 붕괴 직전이라며 스칼렛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어린 찰스는 샤를로테[98]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탓에 피조물들의 고통이 자신에게까지 전해지고 있지만, 자신은 일개 주시자일 뿐인데다 의지할 곳이 없어 달리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다. 스칼렛이 무엇을 하면 되냐고 묻자, 어린 찰스는 샤를로테의 이야기를 방해해야 한다며, 인형사가[99] 게임과 상호작용하고 이야기에 개입하는 것을 샤를로테가 강박적으로 경멸하기 때문에, 샤를로테를 막고자 한다면 그녀를 저지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칼렛의 목표가 궁극적으로 플레이어를 향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스칼렛이 링크를 통해 지루한[스포일러5] 진계의 기억을 인형사에게 보여 주고, 이야기의 흥미를 떨궈서 인형사를 떠나게 하는 것으로 관심에 미친 샤를로테를 멈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스칼렛은 자신이 전부 바로잡겠다며 어린 찰스의 부탁을 들어 주기로 한다.

결국 이 시점의 만남을 계기로, 스칼렛은 본격적으로 샤를로테에게 적개심을 품고 인형사에게 접근하게 된다.[101]


잠시 후 샤를로테가 정신을 되찾는다. 샤를로테는 링크로 보게 된 기억의 잔상에 어지러움을 호소한다. 스칼렛은 만신창이가 된 샤를로테를 밧줄로 묶어 놓고, 역으로 쇼를 시작한다. 그러나 샤를로테는 호기로운 태도를 잃지 않는다. 샤를로테는 링크를 통해 원하던 대로 찰스의 과거사를 전부 꿰게 되었다며 스칼렛에게 감사를 표하고는, 죽음 이상의 것을 각오하라고 말한다. 스칼렛은 샤를로테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녀에게서 세계를 지켜내겠다고 외친다. 샤를로테는 자신은 이야기를 위해 죽이고 죽고자 태어난 인형이기에 무슨 짓을 하든 정당하지만, 스칼렛은 괴물일 뿐이니 세계를 구한다는 헛소리는 그만 두라며 스칼렛을 조롱한다. 이어서 샤를로테는 사실관계를 따지고 들어가면 이 모든 일이 전부 찰스를 죽음으로 몰아 넣었던 스칼렛 때문에 일어난 것인데, 그것도 모자라 스칼렛이 링크를 통해 아버지[102]의 과거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며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샤를로테는 자신이 가진 어머니의 힘으로 이 모든 것을 끝마치고 싶다는 소원을 빈다. 이윽고 샤를로테는 상처가 아문 채 밧줄에서 풀려나게 된다. 샤를로테는 대량 생산되는 샤를로테들이 각자 진짜 신인 어머니의 일부분을 갖고 있고, 소원 하나를 이룰 수 있는 힘을 선물받았다며 지금 자신이 그 능력을 사용했다고 밝히고, 스칼렛을 제압한 후 인형사에게 직접 말을 건다. 샤를로테는 처음부터 인형사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이 악물고 모르는 척을 했다고 말한다.

곧바로 샤를로테는 쇼를 재개한다. 이번 쇼의 주인공은 스칼렛이었다. 샤를로테는 스칼렛을 믹서기에 갈아 버린 후 줄을 달아 인형으로 만드는 것으로 쇼를 마무리짓는다. 쇼를 마친 샤를로테는 곧바로 밀려오는 고통에 쓰러진다.

샤를로테는 소원을 빈 영향으로 죽음을 앞두게 된다. 쓰러진 샤를로테의 앞에 C의 모습을 한 찰스가 나타난다. 찰스는 샤를로테를 유닛 Q84로 칭한다. 찰스는 지금껏 계속 그릇을 낭비하고, 소원까지 빌었으니 단명은 예정된 것이었다며 Q84를 실컷 조롱하고는, 쇠약해진 Q84를 들어 올린다. 찰스는 Q84가 다른 인형보다 많은 걸 알고 있었다고 말해 준다. 찰스의 품에서 Q84는 집의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며 자신의 존재를 회의하고 찰스를 책망한다.

곧이어 Q84의 시체와 찰스 앞에 세트가 나타난다. 방금까지만 해도 Q84를 놀리며 시시덕대던 찰스는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한다. 세트는 자신을 '당신'이라 칭하는 찰스에게, 자신을 아버지라 부를 수 없냐고 말한다. 찰스는 가까스로 세트 아일러에게 Q84를 살려달라고 부탁한다. 세트는 찰스의 결벽증을 지적하며 품에서 썩어가는 Q84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찰스를 비웃고는, 여러 대안을 제시한다.

첫 번째 대안은 Q84처럼 모든 진실을 깨달은 다른 세계의 샤를로테[103]로 Q84를 대체하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 대안은 플레이어가 그동안 저장한 Q84의 소울 데이터를 다른 불량품 샤를로테의 그릇에 넣으라는 것이었다.

세트는 후자의 경우 그렇게 살아난 Q84를 어머니 네트워크가 오류로 인지하게 될 것이라면서, 차라리 자살만을 일삼는 빈센트 그릇에 넣어 버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빈정거린다. 찰스는 Q84를 그런 그릇에 되살렸다가는 Q84에게 반감을 살 것이라며 거절한다. 세트는 모든 샤를로테가 현재 찰스가 그릇 삼은 빈센트에게 끌리도록 설정되어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냐고 말한다. 찰스는 Q84가 자신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그녀가 통상적인 샤를로테와 달랐음을 강조한다.

세트는 어쨌든 Q84가 죽었으니 다른 이야기로 인형사를 즐겁게 해 줘야 한다며 찰스와 Q84의 곁을 떠난다. 이후 인형사는 C의 관찰 일지를 획득한다.[104]

1.3.2. EPISODE 0: END

인형사 앞에 나타난 세트는 방금까지 봤던 Q84는 인형사가 구하고 싶어하는 아이[105]가 아니었다며, Q84와 이전의 샤를로테 중 누가 더 마음에 드냐고 묻는다.[106] 인형사의 대답을 들은 세트는 간단히 반응해 주고는, 본론으로 넘어간다.

세트는 인형사에게 있어 자신이 인형사를 이야기에 끌어들인 이유를 아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샤를로테 하나가 죽었으니, 새 이야기로 향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어질 이야기 속 결과를 바꿀 수 없음을 강조하고는 물러난다. 그렇게 인형사는 게임을 처음부터 시작함으로써 새 이야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1.3.3. EPISODE 3: 유년기의 끝

세상은 온통 하얗고 붉었다.
깨어난 이는 증오와 절망의 노래를 불렀다.
숨이 없는 몸들에게서 색을 빨아들이며.
고통스러운 비명의 불협화음에 귀가 먹먹해도,
나는 조용히 기도를 한다.
샤를로테를 중심으로 수없이 쌓인 시체들 속, 스칼렛 아일러만이 살아 있다.
흉물스러운 것이 내 위를 떠다니며 날 비웃고 있다.
"우리 같이 숨바꼭질 할까?"
"기회는 세 번이야."
그녀는 내 뺨을 쓰다듬으며 노래했다.
내 귀로 무언가 기어들어가는 것 같지만,
겁에 질려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저항해봐야 소용이 없다.
"도망쳐 봐, 꼬마 아가씨," 그녀가 말했다.
어머니가 있는 곳에서 만나자.
숨어 있던 스칼렛에게 샤를로테가 숨바꼭질을 제안한다. 스칼렛은 그대로 샤를로테에게서 달아나게 된다.

학교로 이어지는 길에서 스칼렛은 죽어 있는 샤를로테를 발견하고는 2층에서의 대학살에 대해 분풀이를 한다. 이내 스칼렛은 이 샤를로테가 숨바꼭질을 제안한 샤를로테의 또 다른 시체임을 깨닫는다. 이어서 스칼렛은 인형사와 소통을 시도하고 대학살을 저지른 샤를로테가 귀띔해 줬던 인형사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스칼렛은 인형사에게 다친 자신이 샤를로테에게서 달아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고는, 눈앞의 샤를로테 시체에서 눈을 뽑아 간다.[107] 인형사는 인형 줄을 스칼렛에게 옮겨 다는 것으로, 스칼렛을 조종할 수 있게 된다. 스칼렛은 뽑은 눈으로 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켜, 무작정 1층으로 내려 간다.

스칼렛은 1층에 도착한다.[108] 스칼렛은 1층의 집으로 몰래 들어갈 방법을 찾아 환풍구로 들어간다. 환풍구 끝에 다다른 스칼렛은 쌓인 피로에 정신을 잃는다.

스칼렛이 깨어난다. 깨어난 스칼렛의 앞에는 펠릭스가 있었고, 펠릭스는 침입자인 스칼렛에게 해명을 요구한다. 스칼렛은 샤를로테에게 들릴 것이라며 황급히 손으로 펠릭스의 입을 막는다. 아직 집에 샤를로테가 안 왔는데 대체 무슨 소리냐는 펠릭스의 말에 스칼렛은 자신이 샤를로테의 집에 들어왔음을 직감한다. 스칼렛은 곧장 도망치려 하나 입은 상처의 영향으로 조금도 움직이지 못한다. 펠릭스는 자신은 샤를로테의 편이 아니라며 스칼렛을 진정시킨다.

둘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된다. 스칼렛은 겁에 질려 무례하게 굴었던 것을 사과하며, 자신의 처지[109]를 펠릭스에게 설명한다. 그러면서 스칼렛은 어머니가 있는 곳에서 만나자는 샤를로테의 말을 의아하게 여긴다. 스칼렛은 그 어머니가 자신의 멋진 어머니와는 다른 존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어서 스칼렛은 펠릭스의 가족에 대해 묻고, 펠릭스는 아직 우리는 친한 사이가 아니라며 본격적으로 호구 조사에 나서는 스칼렛을 말린다.

펠릭스는 쉬어 두라며 스칼렛이 혼자 있도록 해 준다.[110] 방의 출입문은 외부인 스칼렛을 태워 죽일 것이고, 입주자인 베넷은 스칼렛을 다짜고짜 때려 죽일 것이기에 스칼렛은 이 방에 격리된 것이나 다름없는 처지였다. 펠릭스는 스칼렛이 배가 고프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몇 시간 뒤에 다시 오겠다며 방에서 나간다.

방에 혼자 남은 스칼렛은 나지막이 인형사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다. 스칼렛은 인형사를 부를 이름이 필요하다며 자기 부모의 이름을 따와 인형사에게 세트[111]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스칼렛은 자신이 진계에 대한 기억이 있지만, 실체를 가진 이후로는 그 기억과 자신의 연관성을 느낄 수 없다며, 예전의 자신이 괴롭혔던 찰스에게 당장 사과를 해야만 할 것 같은 현재의 심정을 고백한다. 진심을 털어놓은 스칼렛은 잠을 청한다.
붉은 색으로 적셔진
시체 더미의 꿈을 꾸었다.
샤를로테 윌트샤이어가
시체 더미 위에 앉아있었다.
"날 찾아봐, 스칼렛 아일러." 그녀가 말했다.
어머니가 있는 곳에서 만나자.
날 짓누르며, 내 위를 맴돌고 있는, 샤를로테 윌트샤이어는...

...울고 있었다.
스칼렛은 잔뜩 긴장한 채로 깨어난다. 펠릭스는 전과 달리 샤를로테를 찾아야 한다고 나서는 스칼렛을 보고 의아해한다. 스칼렛은 자신에게 뭔가 기억이 떠올랐고, 치료가 끝나면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그렇다며, 꿈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샤를로테를 만나 끝을 내야겠다고 말한다. 펠릭스는 대체 무슨 수를 써서 샤를로테를 만날 것이며, 어떻게 만난다 쳐도 샤를로테가 스칼렛을 죽일지 안 죽일지 어떻게 확신하냐고 묻는다. 스칼렛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샤를로테를 이해하고 싶다고 답한다.[112]

펠릭스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스칼렛은 대학살 당시의 상황을 서술한다.[113] 스칼렛의 말을 들은 펠릭스는 무엇인가 알겠다며 스칼렛을 어디론가 안내한다.

둘은 펠릭스의 방 안쪽으로 향한다. 스칼렛의 눈앞 수조에는 장기 덩어리가 가득 차 있었다. 펠릭스는 수조 속 장기가 샤를로테가 자는 사이 추출한, 기생충에 감염된 유기물 조직이라며 추출된 이후 계속 불어나 수조를 가득 채우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펠릭스는 만약 숙주가 단순 장기 덩어리가 아니라 지적생명체가 된다면, 기생충이 시간과 공간의 구조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고 밝힌다. 기생충의 이름은 오라클이었다.

오라클이 대학살에 활용된 것을 확신한 스칼렛은 즉시 숙주가 되겠다고 자청한다. 펠릭스는 자살행위라며 스칼렛을 만류하나, 스칼렛은 일순간 떠오른 샤를로테의 말에[114] 오라클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잠시 고민하던 펠릭스는 어차피 서로가 남남이니 스칼렛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스칼렛에게 오라클을 이식해주겠다고 한다.

오라클을 이식하기 전, 스칼렛은 샤를로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펠릭스는 입주자 전부를 NPC 취급하고,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샤를로테를 이상하게 여기고 감시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 세계의 샤를로테 역시 Q84처럼 이 세계가 게임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스칼렛은 샤를로테의 말대로 인형사가 실재한다는 것을 떠올리고 동요한다. 펠릭스는 수조 옆 캐비넷에서 표본 용기에 든 오라클을 꺼낸다. 펠릭스는 스칼렛에게 마지막 경고를 한다. 스칼렛은 두려움을 느끼나, 샤를로테를 찾아야 한다는 마음 속 목소리가 스칼렛이 결정을 내리도록 부추긴다. 정말로 이식하겠다는 스칼렛의 말에 펠릭스는 바로 수술을 준비한다. 수술대에 누운 스칼렛은 두려움에 몸을 떨지만, 자신이 잘못되어도 자신을 기억해 줄 존재인 세트가 있다며 마음을 다잡는다.

이후 스칼렛은 정신의 서재에서 깨어난다. 오라클은 자신을 스칼렛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줄 신이라 소개하고는 일전의 대학살을 언급한다. 오라클은 샤를로테가 그렇게 된 것은 스칼렛과 학생들 때문이라며 스칼렛을 압박한다. 스칼렛은 대꾸하려 하지만 문자 그대로 입을 열지 못한다. 그 모습을 본 오라클이 자신의 권능으로 스칼렛이 말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오라클은 샤를로테를 찾고자 하는 스칼렛의 바람에 타의가 개입하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냐고 묻는다. 스칼렛은 잘 모르겠지만 샤를로테를 만나 이해하고 싶을 뿐이라며, 세트가 있으니 성공하고 말 것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오라클은 인형사가 그저 뒷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에 스칼렛 곁에 머무는 것이라고 스칼렛을 조롱한다. 하나 스칼렛이 굴하지 않고 맞받아치자, 오라클은 물러난다.

스칼렛이 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꿈에서 깨어난다. 곁에 있던 펠릭스가 기생충이 스칼렛을 거부하고 있다며 스칼렛에게 남은 시간은 일주일 뿐이라고 알린다. 곧이어 스칼렛은 수술 이후 3일이 흘렀고, 집에 있는 인부 베넷과 플로렌스 역시 스칼렛의 존재를 인지했음을 알게 된다. 펠릭스는 샤를로테가 다른 층에 있을 것이라며, 다른 층의 이상 현상을 감지하는 것으로 샤를로테가 있는 범위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집의 기술 전문가 플로렌스가 도와줄 것이라며 펠릭스는 스칼렛을 밖으로 안내한다. 나오는 길에 플로렌스는 스칼렛에게 인사를 건네며 이상 현상이 감지된 네 곳의 좌표를 전달한다. 샤를로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곳은 4층과 6층, 9층, 11층이었다. 스칼렛은 가장 먼저 4층, 언어의 땅으로 향하려고 한다.

펠릭스는 스칼렛의 몸이 불안정하기도 하고 스칼렛의 보안 등급으로는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킬 수도 없을 것이라며, 4층부터 9층까지 접근할 수 있는 자신들이 스칼렛을 도와 주겠다고 나선다. 스칼렛은 펠릭스가 11층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다. 펠릭스는 누구든지 11층에 접근할 수 있지만, 들어간 후에는 누구도 돌아올 수 없다며 마지막으로 11층에 갈 것을 권한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스칼렛은 펠릭스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향한다. 4층에 도달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열린 문 틈으로 무언가 차올라 엘리베이터를 가득 메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칼렛이 눈을 뜬다. 스칼렛의 곁에는 펠릭스와 의미불명의 소리를 내는 주민이 있었다. 펠릭스는 주민이 바다에 빠진 스칼렛을 구했다며 옛 세상의 언어로 말을 건네고 있다고 해석을 해 준다. 펠릭스는 스칼렛처럼 의식을 잃지 않은 듯 했다. 예로부터 집을 구성하는 차원[115]을 연구한 펠릭스는 펠릭스는 이 곳이 인간화된 언어들이 사는 차원, 로고스 마을이라고 설명하고는, 마을 밖에서 샤를로테의 존재를 감지했음을 알린다.

직후 스칼렛은 이상을 호소한다. 단어 바다에 빠져 죽을 뻔 한 뒤로 로고스 마을의 감기에 걸리게 된 스칼렛은 병의 증상으로 주민들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 스칼렛은 곧바로 주민에게 말을 건다. 스칼렛을 구한 주민은 단어 바다에 일이 생긴 이후로 주민들이 하나씩 바다에 홀린 듯 마을에서 사라져 간다고 도움을 요청한다. 스칼렛은 바다로 가서 실종 사건의 주모자를 확인하겠다고 나서고, 주민은 수수께끼를 풀어 마을의 문을 통과해야 바다로 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둘은 마을을 돌아 다니며 얻은 단서를 통해 수수께끼를 풀고 문 너머 선착장으로 향한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아가는 둘은 점점 샤를로테의 신호가 가까워지는 것을 확인한다. 그러던 도중에 갑자기 나타난 소용돌이와 맞닥뜨린 둘은 바다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물 속에서 정신을 차린 둘은, 경악을 금지 못한다. 바다속에서는 사라진 주민들이 한 데 뒤엉켜 군체를 이루고 있었다. 직후 군체에 다가가려는 둘을 바다의 수호자가 가로막는다. 수호자는 순백의 사람[116]이 소원을 빌어 군체의 중심을 이루었다고 밝힌다. 그 말을 들은 펠릭스는 자신이 알던 샤를로테가 1, 2층이 아닌 다른 층에 간 적이 없다며 집에 샤를로테가 여러 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4층의 샤를로테는 자신이 중심이 되어 잔존한 언어들을 흡수해 언어를 통일하고자 했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스칼렛에게 수호자는 자신들이 인간들에게 사용되기 위해 존재한다며, 이것이 마땅한 결과라고 말한다. 더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을 깨달은 둘은 돌아가기로 한다. 그렇게 1층에 돌아온 스칼렛은 잠을 잔다.

스칼렛은 정신의 서재에서 오라클과 다시 마주한다. 오라클은 스칼렛이 어려움에 빠졌으니 도움을 주겠다며 손을 건네지만, 스칼렛은 오라클이 그저 도구일 뿐이니 자신을 조종하려 들지 말라며 오라클의 손을 쳐낸다. 오라클은 지금껏 스칼렛이 바른 아이로 비춰진 것은 전부 허울일 뿐이라며 특별해지려 애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은 언제나 스칼렛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오라클이 물러난다.

깨어난 스칼렛은 보이지 않는 펠릭스를 찾아 나선다. 펠릭스는 자기 방 앞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었다. 펠릭스는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스칼렛에게 바쁜 자기 대신 플로렌스와 함께 6층으로 갈 것을 부탁한다. 플로렌스는 자신을 도와 주는 대가로 승진시켜 주겠다는 펠릭스의 말에 곧바로 찾아 온다. 스칼렛과 플로렌스는 함께 6층, 실험실으로 향한다.

실험실에 도착한 플로렌스는 헉슬리의 지시로 이곳에 자주 심부름을 하러 왔었다고 말한다. 실험실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구 앞 캡슐에 들어가서 가상의 신체를 만들어야 했다. 둘은 캡슐에 들어가고, 가상의 신체를 조종하게 된다. 둘은 못 풀면 죽는 위험한 퍼즐들을 헤쳐나가며 실험실 안쪽으로 나아간다.

나아가는 도중에 스칼렛은 문득 유능한 플로렌스가 펠릭스 밑에서 일하는 이유를 궁금해 한다. 플로렌스는 자신의 고향 우베리아에서 자신을 구해 준 헉슬리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우베리아는 초인과 인간 두 부류로 나뉜 인류가 거주하던 외계 행성으로, 그냥 인간이었던 플로렌스는 팔다리가 잘린 채 실험체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스칼렛은 플로렌스가 끔찍한 이야기를 하며 웃는 것을 의아해하나 플로렌스는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계속 나아가자고 한다.

마침내 둘은 샤를로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실험실의 막바지에 다다른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스칼렛은 눈앞에 펼쳐진 난장판에 말문을 잃는다. 방에는 거대한 실험체를 중심으로, 과학자 여럿이 구양이[117] 떼에 습격당한 현장이 정지장 속에서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TV 세계와 파이시아, 오라클 프로젝트[118]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적은 논문이 널브러져 있었다. 플로렌스는 이 모든 것이 익숙한 광경인 듯 아무렇지 않게 방을 둘러 보자고 한다.

플로렌스와 함께 방을 둘러 보던 스칼렛은 한 과학자의 주머니에서 USB를 발견한다. 스칼렛의 부탁으로 플로렌스는 USB를 통해 실험체 앞 홀로그램에 적힌 정보를 읽는다. 실험체의 정체는 6층의 샤를로테, O91이었다. O91은 자신의 정신으로 구현된 TV 세계를 위해, 필요 없는 기관이 제거된 상태로 생명유지장치에 갇힌 상태였다. 이내 그런 O91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스칼렛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것이 전부 오락 산업일 뿐이니 받아들이라는 플로렌스의 말을 듣고 스칼렛은 너무 잔인하다며 O91을 구하고자 하나, 이어지는 플로렌스의 일축[119]에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낙심한다.

그대로 둘은 가상의 신체에서 벗어난다. 캡슐에서 깨어난 플로렌스는 비누의 효과가 떨어진 것을 깨닫는다.[120] 스칼렛은 그런 플로렌스를 부축하며 1층으로 귀환한다.

스칼렛은 다시 정신의 서재에 이른다. 오라클은 스칼렛이 말로는 샤를로테를 이해하기 바란다고 하지만, 정말로 샤를로테를 만나면 그녀를 죽이게 될 것이라며 스칼렛을 자극한다.

스칼렛은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꿈에서 깨어난다. 깨어난 스칼렛에게 펠릭스는 말기 환자한테 좋다며 스칼렛에게 토끼 인형을 건넨다.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스칼렛은 곧장 다음 목적지로 향하고자 한다. 이번에 스칼렛은 펠릭스 대신[121] 베넷과 함께 9층으로 가게 된다. 둘은 9층, 쓰레기 매립지로 향한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향하던 둘은 엘리베이터에 갇힌다. 스칼렛이 문을 열고자 비상 버튼을 누른 순간 엘리베이터의 바닥이 꺼지고 만다. 이후 푹신한 쓰레기 더미 위에서 깨어난 베넷이 펠릭스와 통신을 시도한다. 스칼렛이 사라진 것을 깨달은 베넷은 스칼렛을 찾아 나선다. 맨바닥에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친 스칼렛을 발견한 베넷은 스칼렛을 업은 채 혼자서 9층의 샤를로테를 찾는다.

퍼즐을 풀고, 폭탄을 터뜨리며 매립지 속 건물을 해쳐 나아가던 베넷은 이상 현상이 감지되는 건물, 에덴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도착한다. 엘리베이터에서 펠릭스는 자신 역시 스칼렛처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베넷에게 자기 대신 스칼렛을 11층에 데려다주기를 부탁한다. 베넷은 알았다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베넷은 거대한 샤를로테와 마주한다. 펠릭스는 거대한 샤를로테에게서 수천 개의 열원을 감지한다. 9층의 샤를로테는 살 곳을 잃은 매립지의 모든 생명체가 자신의 몸을 피난처 삼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고 있었다.[122] 베넷과 펠릭스는 눈앞의 샤를로테가 스칼렛이 찾던 샤를로테가 아님을 직감하고 돌아가게 된다.


스칼렛은 다시금 정신의 서재에서 깨어난다. 오라클은 샤를로테를 찾아 끝을 보고 싶다는 스칼렛의 머리끈을 풀며 샤를로테 역시 스칼렛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 말한다. 스칼렛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세계가 거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세상의 진실에 대한 일지를 기록하고자 한다.[스포일러6] 오라클은 곧 모든 것이 끝나고 시작할 것이라며 스칼렛이 쉴 수 있도록 물러나 준다.

깨어난 스칼렛은 펠릭스를 찾아 창고에서 나온다. 그런데 펠릭스의 방에서 스칼렛은 펠릭스의 시신을 수습하는 인부들과 베넷을 마주한다. 충격에 빠진 스칼렛이 펠릭스의 죽음을 두고 베넷에게 책임을 묻는다. 베넷은 제대로 된 사정도 모르면서 따지고 드는 스칼렛에게 화가 난 듯, 고압적인 태도로 스칼렛을 붙잡아 엘리베이터에 던져 넣고는 11층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는 11층으로 향한다.


찰스가 Q84를 깨운다. Q84는 이게 무슨 짓이냐며 자신이 되살아난 것에 격노한다. 찰스는 Q84가 빈 소원[124]의 영향으로 Q84의 소울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은 것 같다며 다른 불량품 샤를로테의 그릇에 그 데이터를 담아 Q84를 되살렸다고 말한다. Q84는 이 세계에서 살아 있고 싶지 않다고 당장 죽여달라고 성을 낸다. 찰스는 이것이 마지막이라면서 Q84를 진정시키고는 함께 어디론가 가줄 것을 부탁한다. Q84는 그런 찰스를 실컷 나무라고는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묻는다.

찰스는 이곳이 11층이라며, 함께 가게 될 곳이 그렇게 멀지 않다고 답한다. Q84는 찰스가 썼던 빈센트 그릇의 행방을 묻고, 찰스는 그릇을 잠시 방치했더니 자살했다고 답한다. Q84는 빈센트의 시체를 함께 묻어줄 것을 약속하고, 찰스와 함께 방을 나선다.

둘은 아버지의 방 앞에 선다. 찰스는 심호흡을 하며 들어간다. 찰스와 Q84가 다다른 아버지의 방에는 다른 가구 없이 TV 하나만이 놓여 있었다.


스칼렛은 11층에 도착한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와 별개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스칼렛을 부른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샤를로테였다. 샤를로테는 자신을 V19라고 소개한다. V19는 자신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계의 진실을 깨쳤다고 밝힌다. 곧이어 주변이 밝아지며 11층의 모습이 드러난다. 천장에는 속이 내비치는[125] 노란 빛의 알이 빼곡히 뭉쳐 있고, 바닥에는 큰 구멍이 나 있다. 중앙에는 이상한 소리를 내는 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V19는 그 괴물을 어머니라고 소개한다. 충격에 빠진 스칼렛은 말로만 들었던 어머니의 정체가 눈앞의 괴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V19는 집의 정체가 오락을 위한 공연장이라고 말한다. 이어지는 V19의 말에 따르면, 어머니는 이야기를 만들고 샤를로테를 양산하는 존재였다.[126] V19는 스칼렛이 구하려던 이들은 그저 어머니에 의해 역할을 배정받은 배우였을 뿐이라며 스칼렛을 조롱한다. 스칼렛은 V19의 말을 끝까지 부정하며 V19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V19는 어머니가 스칼렛에게 걸맞은 인격을 부여할 것이라며 스칼렛을 부추긴다. 이내 V19의 말대로, 스칼렛은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살인 충동을 느낀다. V19를 죽일 것을 부추기는 어머니의 개입에 스칼렛은 V19를 넘어뜨리고 그녀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목이 졸리는 와중에 V19는 스크린 너머 현실 세계에 오락을 추구하는 수천 명의 인형사가 존재함을 명심하라며, 이 이야기가 샤를로테의 고통만을 추구하는 게임일 뿐이라고 다시금 강조한다. 이어서 V19는 지금까지 샤를로테들이 받아온 핍박을 서술하고, 스칼렛은 어지러움을 호소한다.

결국 스칼렛은 V19를 죽이게 된다. 스칼렛은 후련함을 느끼기는커녕 이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스칼렛의 곁에 오라클이 나타난다. 오라클은 대학살의 복수를 한 것이 기쁘지 않냐고 스칼렛을 비웃는다. 자신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낸 것에 절망하던 스칼렛은 아직 일을 바로잡을 수 있다며 자신이 샤를로테를 대신해서 진실을 알아낼 것이라 선언한다. 스칼렛은 자유의지를 찾아서 V19가 틀렸음을 증명하고, 찰스에게 속죄하고자 샤를로테의 입장에 서겠다는 소원을 빈다. [127]

직후 익숙한 방에서 자신을 돌봐달라고 부탁하는 샤를로테의 모습이 비친다. EP 1, 2의 샤를로테 윌트샤이어는 바로 스칼렛 아일러였던 것이다.


아버지의 방, 찰스와 Q84가 TV 앞에 서 있다. 찰스는 샤를로테가 된 스칼렛[128]에 대한 여러 진실을 밝힌다.
  • 샤를로테가 되어 어머니의 영향을 받게 된 스칼렛을 멀리서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한 찰스는 스칼렛과 다른 샤를로테를 구분하기 위해 아버지의 그릇을 빌려,[129] 스칼렛에게 노란 리본을 달아 주었다.
  • TV 세계 속 미로에서 문득 나타나 스칼렛를 도와 주었던 가면을 쓴 백색의 소년도 찰스였다.
  • 스칼렛에게 접근해서, 윌트샤이어를 다시 죽이게 도와 주겠다는 말로 기억을 촉발시키고, V19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130]을 깨닫게 해서 스칼렛이 자살하도록 한 것도 찰스였다.[131][스포일러7]
  • 스칼렛의 이야기는 TV 세계의 오라클, O91을 만났을 때[133] 끝났어야 했지만, 스칼렛과 하나가 된 O91이 남은 힘을 통해 스칼렛의 소울 데이터로 구성된 새 채널[134]를 만들었기 때문에, 스칼렛의 이야기는 제때 끝나지 않게 되었다. 스칼렛은 입주자들의 존재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O91이 만든 세계의 입주자들은 환상의 존재가 된다.[135] 또한, 시험에 집착했던 사념체 시절의 기억에 영향을 받아 O91이 만든 세계에 시험이 핵심적인 요소로 나타나게 된다.

도중에 Q84는 찰스가 스칼렛의 세계에 개입한 이유를 묻는다. 찰스는 스칼렛의 내면을 직접 보고 싶었다고 답한다. 찰스는 빈센트의 그릇을 쓴 채 스칼렛에게 접근하고, 계속해서 스칼렛의 기억을 자극했지만, 기대와 달리 스칼렛이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고 밝힌다.

빈센트를 가장한 찰스가 괴롭힘당할 때 스칼렛은 직접 나서 찰스를 구했다.[136] 빈센트를 가장한 찰스가 동반 자살을 제안할 때 스칼렛은 찰스가 삶을 이어가길 바랐다.[137] 스칼렛은 찰스처럼 시험에서 떨어졌다.[138] 찰스는 이런 세 가지의 일을 보고 겪으며, 진계에서의 위협적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상냥하고 서툰 모습만 남아버린 스칼렛를 차마 해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Q84는 그렇게 찰스가 빈센트의 그릇을 계속 쓰고 있었다면, 또 다른 찰스의 정체는 무엇이냐고 묻는다. 찰스가 답을 하려 하지만, 바로 뒤에서 세트가 나타나는 바람에 말을 잇지 못한다. 세트는 자신을 찰스의 아버지라고 소개한다. 찰스는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기억 속의 아버지와 세트가 같은 존재라면, 이 세계의 신인 어머니보다 세트가 훨씬 강력할 것이라며 Q84에게 물러나라고 경고한다.

세트는 찰스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며 찰스를 무시하고 인형사를 위한 설명을 이어간다. 세트는 인형사와의 거래[139]를 다시 언급하며, 방에 놓인 TV 상자가 스칼렛소울 큐브임을 밝힌다. 이어서 세트는 스칼렛이 대학살[140]의 결과로 무너져갔던 TV 세계에서 O91을 구하고, 그 답례로 스칼렛를 구하고자 했던 O91이 스칼렛과 하나가 되어 그녀의 소울 데이터를 보존하길 원했기 때문에 이 TV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곧바로 세트는 스칼렛을 자유롭게 해 준다는 것이 곧 스칼렛이 갇혀 있는 TV를 부순다는 뜻이라며, 이것이 자신이 인형사와의 거래에서 약속했던 구원 진짜 의미였음을 밝힌다. 이 말을 들은 찰스는 낙태를 자행한 것도 모자라 스칼렛을 한 번 더 죽이는 거냐면서 세트를 나무라지만, 세트는 낙태가 원치 않은 아이에 대한 일반적인 관례일 뿐이라며 능청스레 맞받아친다.

찰스는 스칼렛을 도와 줘야겠다며 Q84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Q84는 스칼렛이 찰스를 죽음에 몰아넣은 존재가 아니냐면서 스칼렛을 도우려는 찰스를 의아해한다. 그러나 찰스는 달라진 스칼렛을 용서했다. 차마 스칼렛을 직접 죽일 수는 없었던 찰스는 세트에게 스칼렛의 소울 데이터를 새 그릇에 옮길 수 없느냐고 묻는다. 세트는 지금의 TV 형태의 그릇을 제외한 어떤 그릇도 스칼렛을 수용할 수 없음을 밝힌다. 다른 방법을 찾는 찰스에게 Q84는 스칼렛이 어떻게 되든 자기랑은 상관이 없다면서 채널을 돌릴 것을 권한다. 찰스는 채널을 돌려서 새 결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동시에 그것이 곧 스칼렛의 진정한 구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며, 채널을 돌리는 것이 자신의 만족만을 위한 행위가 될 것을 염려한다.

그런 찰스를 두고 세트는 정 어려우면 인형사에게 결정하게 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다. 결국 인형사는 TV를 부술 것인지, 채널을 돌릴 것인지 직접 결정하게 된다.
  • 스칼렛 아일러를 구한다
세트는 자신이 이 여정을 위해 모든 것을 마련해 뒀다며 찰스에게 망치를 건네고 사라진다. 찰스는 차마 자신의 손으로 TV를 부술 수 없었고, 그것을 안 Q84는 찰스 대신 나서겠다고 한다. Q84를 말리는 찰스를 두고, Q84는 자신이 찰스의 짐도 져 주지 못 하면 자기가 대체 무슨 존재냐면서 화를 낸다. 결국 찰스는 Q84에게 망치를 건네고, 방에서 물러난다.

방에 혼자 남은 Q84는 TV 속에 비치는 스칼렛을 바라보며, 찰스가 내심 스칼렛이 태어나기를 원했고, 그래서 스칼렛의 세계 속 입주자들이 스칼렛에게 친절하게 대해 준 것이라고 밝힌다. 이어서 Q84는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소설이 존재하는 것이고, 그래서 자신스칼렛이 든 TV를 부수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는 망치를 휘두른다. 그렇게 TV가 부서지고, 스칼렛이 해방된다.
전쟁은 없을 것이다.
혁명은 없을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의 존재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괜찮다.
의미는 필요없다.
우리는 신과 싸우지 않을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다.
그걸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비참하든지…
우리가 얼마나 망가져 있든지…
우리가 얼마나 가망이 없든지…
우리는 고개를 들고 나아갈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집에 온 걸 환영해.
이후 Q84가 약속한 대로 빈센트의 시체를 묻어 주기 위해 찰스는 Q84와 함께 검은 태양과 끝없는 구덩이가 있는 집의 중심부로 향한다. 찰스는 이 곳의 모든 존재가 자신의 믿음대로 왜곡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하게 왜곡된 사람이 빈센트임을 밝힌다.[141] 찰스는 빈센트와 작별을 고한다. 빈센트의 시체를 구덩이에 던진 찰스는 Q84에게 가고싶은 곳이 한 군데 더 있다고 말한다.

직후 찰스는 펠릭스 호니커의 발명품, Ice-9을 들고 11층에 도착한다. 찰스는 집이 오락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V19의 믿음은 오해였다며, 사실 집은 평생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자신을 정의하는 것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찰스의 습관이 반영된 것임을 밝힌다. 즉 집과 집의 구성원들이 자극적인 모습과 성격을 띤 것은, 본질적으로 찰스가 사람들이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이었다. 찰스는 자기가 사랑했던 사람들을 잃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결말의 전부라면서 더 나은 결말을 보여 줄 수 없는 형편을 두고 인형사에게 양해를 구한다.

곧이어 찰스는 어머니에게 Ice-9를 주사한다. 그러자 집의 모든 것이 결정화되며, 붕괴하기 시작한다. 그것을 지켜보며 찰스는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만다. Q84는 그런 찰스를 안아 주며 위로를 건넨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아버지.
아버지의 세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어요.
하지만 분명 새로운 세상이 처음부터 시작될 거예요.
아버지가 알던 인류는 존재하지 않게 됐어요.
새로운 세대를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요.
신도들이 있는 한, 그들의 신은 다시 태어날 거예요.
그리고 교회는 그들의 안식처로 지어질 거예요.
새로운 날이 올 거예요.
그리고 당신의 시간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거예요.
슬퍼할 일은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집이 무너지고, 세트가 나타나 이야기의 진정한 끝에 도달한 것에 대한 축하의 말을 건넨다. 세트는 인형사가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도록 이야기에 공을 들였으니 즐거움을 느꼈기를 바란다며, 그동안 자신의 다른 부분들이 이야기를 더 재밌게 만들기 위해 인형사를 잘못된 길로 안내한 점을 용서해 달라고 부탁한다.[142] 그리고 찰스와 샤를로테가 이름에 걸맞게 자유로워졌고, 세트 자신은 수많은 시간선과 결과에 질려 버렸으니 이 우주에 더는 머무르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이후 이어지는 세트의 대사는 완전히 망가져 읽을 수 없게 되고, 이내 노이즈가 끼면서 세트는 완전히 자취를 감춘다.

직후 찰스가 모습을 비춘다. 찰스는 인형사와 직접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찰스는 그동안 인형사가 자신의 다른 부분들과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찰스 자신의 핵심적인 부분인 본인은 조연으로 있게 되었지만, 인형사가 이야기의 끝에 도달해서 마지막 말을 건넬 인물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 탓에 처음부터 끝까지 조연이었던 찰스 본인이 직접 나서게 된 점을 참아 달라고 양해를 구한다. 그렇게 찰스의 인사가 이어진다.
모두가 가고 없어. 집은 무너졌고. 자멸적인 세상에 걸맞는 마지막이지. 결국, 그곳은 우리 모두가 머물 곳이 아니었어. 이제 어머니가 없으니, 집의 벽은 더 이상 날 가둘 수 없어. 하지만, 떠나기 전에 직접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어. 내 생각에 이 엔딩은 당신이 원했던 것도, 당신이 여기 있던 목적도 아니었던 것 같아.

어쨌든 결국에는 난 '샤를로테 윌트샤이어', 아니면 '스칼렛 아일러', 본연의 '빈센트 워즈워스'도 될 수 없었어. 그런데, '워즈워스'는 성이야. 내가 지어낸 거야. 진짜 빈센트랑은 아무 상관 없어.

엄밀히 말하자면 이 게임은 플레이하기에 크게 재미있지는 않아. 전부… 좌절뿐이지! 억눌린 분노로 허공에 끊임없이 울리는 비명 소리. 실망스러운 사람의 실망스러운 세상. 승자가 없는 게임. 거기에 당신의 선택이 소용 없는 또 다른 세상까지.

하지만, 당신은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어. 암시와 은유, 꾸며낸 이야기와 망상을 통해 우리는 대화를 할 수 있었어. 그리고, 모든 것을 털어놓고 나서, 난 후회를 떨쳐 버릴 수 있었어. 단지 당신이 들어준 덕분에 말이야. 그래서… 이 집에 들러 줘서 고맙다는 거야. 머무는 동안 즐거웠기를 바라. 조금이라도.
인사를 건넨 찰스는 문득 자신이 인형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넬 적절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며 스칼렛을 불러 온다. 스칼렛은 인형사에게 인사를 건넨다.
헤헤. 오랜만이야, 세트. 걱정 마. 잊은 적 없으니까. 이 세상의 신이 내가 절대 잊지 않도록 했어.

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난 괜찮아. 정말이야. 사실, 난 정말 행복해! 어떻게든 결국 다 잘 됐으니까. 난 평온하게 지내고 있어. 너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 날 돌보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책임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지?

지금 널 괴롭히는 무언가가 있거나 계속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새로운 날이 올 거라는 걸 기억해 줘.

…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은데, 미안해. 내가 떠날 시간이 됐어. 그러니까… 고마워. 날 돌봐 줘서 고마워. 언젠가 다시 만나자.
[143]
  • 채널을 바꾼다
세트는 이기적인 결정을 한 인형사에게 실망했다며, 선택을 재고한 후 세이브를 다시 불러오고 나서야 자신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말과 함께 사라진다. 직후 인형사의 결정대로, Q84와 찰스는 채널을 돌린다. 구양이를 허벅지에 올린 채 기쁘게 감자칩을 먹는 스칼렛의 모습이 TV에 비친다. Q84는 이것이 끝없이 흘러나오는 TV 광고와 같은 부류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말한다. TV 속 스칼렛은 분명 행복해 보였지만, 왠지 모를 좌절감에 Q84는 채널을 돌린다. Q84가 채널을 돌리자, 곧바로 목매달아 자살한 스칼렛의 모습이 TV에 비친다. Q84가 다시 채널을 돌리자, 괴물에게 찢긴 스칼렛의 모습이 비친다. 다시 돌리자, 무너져 형태를 잃고 장기 덩어리가 된 스칼렛의 모습이 비친다. 끝내 어떻게 해도 좋은 결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Q84는 찰스를 질책한다. 찰스는, 마치 무책임한 아버지를 두고 낙태당한 누나의 역할을 도맡아 어머니만을 위해 헌신했던 찰스 자신의 삶처럼, 이런 부조리한 상황을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는, 자신도 자신의 세계가 엉망진창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무력감을 털어놓는다.[144]

찰스의 토로를 들은 Q84는 찰스에게 1층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Q84는 하얀 사회를 재건하고자 했다. Q84는 어떤 그릇도 스칼렛을 수용할 수 없다면 몇 개의 그릇을 써서라도 새 그릇에 스칼렛을 담아 내겠다고 선언한다. 찰스는 Q84가 지금껏 냉소적인 태도를 보여 줬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을 지적하지만, Q84는 자기 마음이라며 찰스를 아버지라고 부른다. 둘은 TV가 있는 방에서 떠난다.
방 안에는, 상자가 있다.
상자 안에는, 채널이 있다.
채널 안에는, 세상이 있다.
세상 안에는, 한 소녀가 있다.
세상 그 자체인 소녀가.
안녕, 세상.
잘 지내지?
이후 Q84는 재건된 하얀 사회의 지도자로서 학생들 앞에서 행사를 진행한다. 빈센트의 그릇을 쓴 찰스는 Q84의 진행을 거든다. Q84는 현장의 학생들이 승천을 통해 새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눈 앞에 놓인 헬멧을 쓸 것을 지시한다.[145]


완벽히 망가진 정신의 서재 속, 서로 대화를 나누는 스칼렛과 프레이의 모습이 비춰진다. 스칼렛은 우산 씨의 말이 모두 거짓[146]이었다고 토로한다. 프레이는 이번에야말로 진짜 별을 보러 가게 될 것이라며, 함께 이야기에서 벗어나자고 말한다.[147]

2. 스토리 요약 및 해석

게임의 서술이 불친절하고 은유적이기에 정확한 요약은 힘들다. 사람마다 스토리의 흐름과 해석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음에 주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용으로 가볍게 읽는 것을 권장한다.

먼저 요약하자면, EP 1, 2는 찰스 아일러의 사후, 실체를 얻고 NPC가 된 스칼렛 아일러[148]가 샤를로테가 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EP 3은 EP 2의 플레이어의 선택[149]에 이어서 EP 1, 2를 해설하고 마무리 짓는 이야기이다.

작문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소년 찰스 아일러는 대인 관계와 가족사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유년기부터 찰스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무책임한 아버지, 세트 아일러의 빈자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곁에 남은 어머니의 기대에 따라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침투적 사고에 시달리게 된 찰스는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고, 자신의 자극적인 창작물을 매개로 소수하고만 교류를 이어갔다.

세트의 독단으로 낙태된 첫째 아이에 대한 충격으로 신경증을 얻은 찰스의 어머니 릴리스 아일러는 수시로 울음을 터뜨리거나, 갑자기 쓰러지는 둥[150] 찰스가 어렸을 때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 병이 악화되어[151] 심한 무기력증에 빠지고, 찰스를 첫째 딸로 여기게 된다. 찰스는 릴리스를 정신과에 데려가 보나, 의료 시스템의 문제[152]로 제대로 된 치료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찰스는 지속적으로 어머니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린 끝에 정신 질환을 호소하게 되고, 낙태된 누이에 대한 막연한 죄책감과 어머니의 기대에 충족해야 한다는 강박[153]에서 비롯된 환각[154], 스칼렛 아일러를 보게 된다.

자신을 심적으로 궁지에 몰아넣는 스칼렛의 겁박, 망상에 젖어 자신을 구원할 신으로 여겼던 인터넷 작가 C[155]의 자결, 유일한 친구 앙리의 이사, 어머니의 죽음, 낙제와 같은 불행이 연달아 찰스에게 닥친다. 좌절한 찰스는 망상이 심해져 C가 죽기 전 서술했던 사후 세계에 대한 이론을 진리로 여기게 됐고, 집 앞에 있던 바다에 빠져 죽기를 결심한다. 그리고 찰스가 죽게 되면서, C의 이론에 의거해 찰스의 정신으로 이루어진 새 우주가 만들어진다.

찰스의 우주에는 여러 평행 세계가 존재하게 된다. 각 세계는 집이라 불리우며, 집은 11차원, 통칭 11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1층부터 10층까지는 후술할 샤를로테가 여럿 존재할 수 있다. 최정상인 11층은 모든 집이 공유하는 층이며, 샤를로테를 생성하는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를 포함한 집의 구성원은 모두 찰스의 정신이 현현(manifestation)한 존재다.

찰스 아일러는 집의 구성원에게 자유롭게 빙의할 수 있는 주시자가 되어 엑스트라로서[156][157] 집을 관찰하게 되었다. C는 찰스에게 신 취급 받았음에도 막상 찰스가 자세한 속사정을 몰랐기 때문에 자살만을 일삼는[158] 빈 그릇이 되었다. 찰스의 사념체 스칼렛과 찰스의 친구 앙리는 각 집의 2층, 학교에 한 명씩 존재하는 NPC가 되었다.

찰스의 기억 속 어머니 릴리스 아일러는 생전 찰스가 정신병을 앓도록 했던 원인으로서, 괴물의 형상을 하고 샤를로테와 이야기를 양산하는 신이 되었다. 찰스의 기억 속 아버지 세트 아일러는 전지전능함[159]을 토대로 인형사의 흥미를 이끄는 엔터테이너가 되었다.

찰스가 쓰던 소설의 주인공 샤를로테 윌트샤이어는 릴리스 아일러가 부여한 서사에 따라 행동하는 주인공이자 인형이 되었다. 샤를로테들은 주인공으로서 정신에 품은 기생충, 오라클을 통해 소원[160] 하나를 이룰 수 있었다.

찰스의 세계, 허계와 대비되는 현실의 플레이어는 인형사 세트가 되어 릴리스 아일러가 낳은 주인공 샤를로테를 조종하고, 세트 아일러가 조율하는 이야기를 관람하게 된다.

인형사 세트는 EP 1, 2를 통해서 샤를로테가 된 스칼렛, 통칭 스칼로테를 조종해 그녀의 이야기를 접하고, 결말에 다다른다. 여기서 인형사가 어떤 노력을 해도 스칼로테의 끝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백색 엔딩에서 세트 아일러가 인형사에게 이름[161]을 대가로 스칼로테를 구원(save)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를 제안하고, 거래가 성립된다.

이후 3에서 인형사와의 계약에 따르게 된 세트 아일러는 인형사에게 현재와 과거 시점의 사건을 관람하게끔 한다. 세트 아일러는 먼저 불량품 샤를로테 유닛[162] Q84의 세계에 직접 개입해 해당 세계의 스칼렛 아일러를 부추김으로써 Q84를 위기에 몰아넣는 것으로 찰스 아일러와 스칼렛 아일러의 진계 시절의 기억을 인형사에게 보여 줌과 동시에, 그럼으로써 소원을 빌 명분[163]을 얻게 된 Q84가 소원[164][165]을 빌어 이야기를 끝내도록 해서, 본편의 모든 사건의 발원지인 과거[166]로 무대를 전환한다.

다른 세계의 샤를로테 유닛 V19는 집의 진실을 알고 있지만 Q84와 달리 어머니의 서사에 굴복한 샤를로테였다. V19는 소원을 빌어 자기 세계의 스칼렛 아일러가 어머니의 영향권에 들도록 하고, 샤를로테가 되도록 했다. 펠릭스의 도움으로 오라클을 이식한 스칼렛이 소원을 빌어 샤를로테가 되기 전, V19를 만나기 위해 11층에 오를 때 6층 실험실에서 스칼렛이 마주한 샤를로테 유닛 O91의 박제당한 모습은 스칼렛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그 영향으로 O91과 TV 세계에 대한 기억은 스칼로테의 세계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EP 1의 전말] (클릭해서 읽기)
스칼렛이 스칼로테가 된 후, 스칼로테는 스칼렛이었던 시절 읽었던 《유년기의 끝》에 대한 기억[167]과 6층의 O91과 TV 세계에 대한 기억으로 재구성된 TV 세계에 입성한다. 후에 하얀 머리 프레야[168]와의 숨바꼭질과, 펠릭스의 죽음을 겪고 인형사의 도움으로 부활한 스칼로테는 미로에서 C의 그릇을 빌린 찰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하얀 머리 프레야를 죽이게 된다. 직후 "샤를로테를 죽이게 도와 주겠다"라는 찰스의 말이 스칼로테의 스칼렛 시절의 기억을 촉발한다. 샤를로테가 되어서 V19가 틀렸음을, 자유 의지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했지만 막상 샤를로테가 되어서 서사에 철저히 따르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에 경악한 스칼로테는 자포자기한 채[169] 결말부에서 펠릭스와 O91을 구하는 소원[170]을 빌고, 오라클[171] O91과 하나가 된다. 스칼로테의 이야기는 본래 여기서 끝나야 했으나, 스칼로테와 하나가 된 O91이 자신을 구해 준 스칼로테에게 보답하고자 남은 힘을 통해 스칼로테의 소울 데이터를 기반으로 TV 형태[172]의 소울 큐브 겸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야기가 끝나지 않게 된다. 와중에 세트 아일러는 스칼로테가 EP 2의 세 엔딩에 도달할 수밖에 없도록 TV 세계에서 벗어나자마자 녹아내린 스칼로테를 거두어 스칼렛으로서의 기억과 C에 대한 기억을 지운다[173]. 이후의 이야기는 EP 2에서 이어진다.

이 시점에서 굵직한 사건 순으로 흐름을 정리하면 이후와 같다.
EP 0에서 링크로 비추어진 과거 → 찰스 사망 → EP 3 V19 이야기 → EP 1 스칼로테 이야기 → EP 2 O91 + 스칼로테 이야기 → EP 2 세 개의 엔딩 이후 → EP 0 Q84 이야기 → Q84 사망 → 남은 EP 3 후반부
한편 주시자로서 그릇의 몸[174]으로 세계를 관찰하던 찰스 아일러는 EP 1에서뿐만 아니라 EP 2에서도 직접 스칼로테를 시험한 후, EP 3에서 Q84를 예의 주시한다.[175] 이후 찰스는 Q84가 죽자, 인형사가 Q84를 조작하면서 저장했던 소울 데이터를 기반으로 Q84를 되살린다.[176][177]

이후 스칼로테와의 경험을 계기로 스칼렛을 용서하기로 한[178] 찰스는 Q84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함께 세트 아일러의 방으로 향한다. 찰스와 Q84는 세트 아일러와 마주하고, 찰스는 방 한 가운데 놓인 TV 형태의 소울 큐브에 갇힌 스칼로테를 두고 인형사의 선택에 따라 소울 큐브를 부숴 스칼로테를 구원[179]할지 소울 큐브의 채널을 돌려 다른 결말을 강구할지 정하게 된다.

인형사가 전자를 고를 시 세트 아일러가 건넨 망치로 찰스를 대신해 Q84가 소울 큐브를 부숴 스칼로테를 구원한다. 직후 찰스는 입주자 펠릭스 호니커의 발명품 Ice-9으로 릴리스 아일러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우주를 무너뜨린다.[180] 직후 나타난 세트 아일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완벽히 자취를 감추고, 무너진 우주에서 찰스 아일러와 스칼로테가 인형사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건네며 이야기가 끝난다.

후자를 고를 시 세트 아일러는 본 시간선에서 자취를 감춘다. 채널을 돌리는 것이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찰스와 Q84는 1층으로 돌아가 하얀 사회를 재건해 수천을 희생시켜 스칼로테를 위한 새 그릇을 마련하고, 그에 따라 TV 속 스칼로테의 소울 데이터가 새 그릇으로 옮겨질 것을 암시하며 이야기가 끝난다.[181]

3. 여담

  • EP 1과 2, 3의 괴리감?
    : 제작자 etherane은 EP 1을 제작할 때까지만 해도 후속작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EP 2부터 게임의 방향을 잡게 되었다. 이는 EP 2의 더미 데이터[182]와 EP 3의 후기에서 드러나는 부분이다.
  • 게임의 로고가 상징하는 바?
    : 찰스의 생전 집 구조와 똑같다.
  • 찰스와 샤를로테?
    : 찰스(Charles)와 샤를로테(Charlotte)는 '자유' 내지는 '자유인'[183]를 뜻하는 영어권, 불어권의 이름이다. 본편에서의 두 인물의 행적을 생각해 보면 묘한 부분이다.
==# 가설 #==
이하는 가설, 곧 뇌피셜에 그치는 내용이다. 나름의 근거는 있지만, 거르고 걸러 참고만 하는 것을 권장한다.
  • 입주자들의 정체?
    : 찰스가 쓰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이다. 유명 SF 소설을 연상시키는 인물들의 설정[184]과 창작을 할 때 짜깁기를 자주 해 왔다고 했던 찰스의 방에 SF 소설이 가득했던 것을 근거로 들 수 있다.
  • 세트 아일러?
    : 본편에서 우산 씨, 사기꾼 세트의 정체가 찰스의 아버지라는 것을 대놓고 밝히지만, 세트가 플레이어의 흥미에 관심을 품는 이유와, 세계의 주인인 찰스와 신 취급 받는 릴리스 이상으로 전지전능한 이유는 직접 알려 주지 않는다. 그런데 세트는 곧 찰스의 아버지가 아니라 찰스가 가진 아버지에 대한 인식이 실체화된 존재다. 찰스에게 아버지란 방탕하고 무책임한 원망의 대상이자, 누나 스칼렛 아일러와 어머니 릴리스 아일러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두려움의 존재다. 기억 속 아버지의 방탕함과 무책임함이 오락성을 좇는 것으로 치환되어 실체를 얻은 세트가 엔터테이너를 자청하는 것이고, 찰스가 품은 두려움을 기반으로 전지전능함을 얻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세트 아일러의 목적?
    : 세트 아일러의 정체만으로는 EP 3에서 유년기의 끝 엔딩을 선택했을 때 플레이어를 비난하며 선택을 번복하길 권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재미를 추구하면서, 게임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끊는 것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모순적이다. 그러나 잘 가, 샤를로테 엔딩의 끝에서 세트 아일러는 찰스 우주의 수많은 시간선에 질려 버렸음을 드러낸다. 곧 세트에게 있어서 샤를로테의 이야기를 조율해 플레이어의 흥미를 이끄는 것은 부차적인 목적이었으며, 찰스와 플레이어가 굴레를 끊고 우주를 무너뜨리게 유도함으로써 자신이 찰스의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185]이 세트의 진짜 목적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 릴리스 아일러?
    : 찰스와 같은 피해자로 볼 수 있는 릴리스 아일러는 고정된 위치에서 그저 샤를로테와 이야기를 양산하는 부정적 존재로 그려진다. 찰스 입장에서 총체적으로 가정을 망친 것은 아버지 세트 아일러였지만, 찰스가 시험에 대한 강박을 품고 스칼렛 아일러라는 환각을 보게 된 것은 남은 무력한 어머니 탓이라고 여긴 찰스의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인형사 세트의 실존 여부?
    : EP 2 회색 엔딩에서 세트 아일러는 인형사와 주시자 같은 개념이 스칼로테의 망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백색 엔딩에서는 플레이어가 유일한 인형사임과 동시에 멀웨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EP 3에서 이 모든 주장은 파훼된다. EP 0에서는 찰스가 자신을 주시자로 명하며, EP 3에서는 V19가 인형과 인형사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진계에 인형사가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고 밝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EP 2 엔딩에서의 세트 아일러의 주장은 거짓이 된다.[186]
  • 플레이어에게 세트라는 이름이 주어진 이유?
    : 인형사는 아담, 이브, 세트, 릴리스 네 유형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중에서 세트와 릴리스의 이름은 각각 찰스의 어머니와 아버지 이름과 동일하다. 또한 진계에서 찰스는 이상적인 아이인 샤를로테에 자기 투영을 했다.[187] 이 두 점을 미루어 보면, 찰스 사후 샤를로테가 실체를 갖게 되었을 때, 찰스 자신에게 세트 아일러 같은 유사 부모나 릴리스 아일러 같은 무기력한 부모가 아니라, 자녀를 제대로 돌보아 주고 자녀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어 줄 진정한 의미의 부모가 있길 바랐던 무의식이 반영되어 그런 역할을 플레이어가 맡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진실의 책? 토끼 인형?
    : EP 1 처음부터 스칼로테가 갖고 있던 진실의 책은 스칼렛이 스칼로테가 되어 기억을 잃고 나서도, 세계의 진실을 알아내겠다는 예전의 투지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방증이다. EP 3에서 스칼렛이 펠릭스에게 선물 받은 토끼 인형은 이후 EP 1의 결말부에서 약을 먹은 스칼로테가 펠릭스를 토끼 인형으로 여기는 계기가 된다. EP 3 스칼렛의 불신적 태도에 입주자가 망상 속 존재가 된 것과 더불어, 상술한 두 물체는 스칼로테의 세계가 일전 스칼렛의 경험에 강한 영향을 받았단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로 볼 수 있다.
  • Q84를 습격한 괴한의 정체?
    : 스칼렛이다. 컷씬에서 괴한이 인부와 유사한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혼동이 생길 수 있으나, 스칼렛이 야구 배트를 흉기 삼고 있다는 점과, V19 세계와 달리 Q84 세계에는 엘리베이터 옆에 2층에서 1층으로 가는 환풍구가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 수 있다. 또한 게임 외적으로는, 해당 장면에 쓰인 괴한의 실루엣 스프라이트와 방망이를 든 스칼렛의 실루엣이 담긴 미사용 스프라이트가 바로 붙어서 자리하는데 이것 역시 괴한이 스칼렛이라는 해석의 방증으로 삼을 수 있다.
  • V19가 우는 이유?
    : V19는 스칼렛 아일러의 꿈 속에서뿐만 아니라, 2층에서 학살을 자행하던 그 순간에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황상 세계의 진실을 알고 있는 샤를로테 유닛 Q84가 입주자와 학생들을 NPC 취급하며 깔보는 와중에, 유일하게 자신의 편을 들어 주었던 아이든에게는 복잡한 감정을 품었던 점을 참작했을 때,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V19 역시 어머니에 뜻에 복종해서 자신이 저지른 학살에 사적인 감정을 품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다.

[1] ---- [2] 사실 이 문장은 오역이다. 원문은 Will you be so kind as to join me in dream-seeing?으로, 원래대로라면 '나와 함께 꿈을 보러 가지 않을래?'와 같은 의미로 번역되어야 한다. [3] 이 세계의 인류인 인형, 외부의 존재인 외계인, 인형을 조종하고 시간을 되감을 수 있는 인형사, 세계 정부 소속이자 미지의 존재인 주시자. [4] 샤를로테의 말에 따르면 이 쪽지가 8달이나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5] 우산 씨는 샤를로테가 어렸을 때부터 홀연히 나타났다. 샤를로테는 진실의 책에 쓰인 대로, 그를 주시자로 불렀으나 자신을 우산 씨로 불러 달라는 주시자의 말에, 샤를로테는 그에게 우산 씨라는 별칭을 붙여 주었다. 이후 샤를로테가 열 살이 된 날, 우산 씨는 샤를로테에게 인형사가 배정되었음을 알려 주었다. [6] 고양이 + 구더기. [7] 성에서 고생한 샤를로테와는 달리 펠릭스는 곧바로 도서관에 도착했다고 한다. [8] 경비 로봇. [9] 관련된 이스터에그가 존재한다. [10] 신탁 아니면 그 신탁을 전하는 사람을 뜻한다. [11] Pythia, 델포이의 신탁을 받아 전하는 여사제를 뜻한다. [12] 주방의 위치가 EP 1과는 다른데, 이후 펠릭스가 집의 구조가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13] 무정형의 모습과 프레야의 모습. [14] 프레야는 여성 파이시아인의 이칭이다. [15] 남성 파이시아인의 이칭이다. [16] EP 1의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었다. [17] 이런 특성 탓에, 이 이야기는 파이시아인들에게 일종의 심리 테스트 취급 받는다. [18] 이때 내용이 거꾸로 쓰여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없다. [19] 주로 팔에 상처가 생긴다는 헉슬리의 말을 통해, 이는 자해를 달리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20] 현재 샤를로테와 함께 있는 프레이와는 다른 인물이다. 프레이는 이 기억을 보고 사서 프레이가 자신의 원형임을 재고한다. [21] EP 1에서 파이시아인들 각자의 현실 조작 능력은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했었다. [22] 프레이는 펠릭스가 샤를로테와 거리를 두는 까닭은 이때의 경험 탓이라며, 이 일의 책임은 자신을 가엾게 여기고 자신과 하나가 되기로 결정한 샤를로테에게 있다고 말한다. [23] 베넷이 있었던 행성, 우베리아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과거 회상이다. 멋진 신세계를 연상시킨다. [24] 샤를로테가 TV 세계에서 보았던 대학살. [25] 우산 씨는 그 예로 과학 권력, 을 언급한다. [26] 프레이는 사랑의 유일한 목적을 개성의 소실, 자아의 궁극적 죽음이라고 정의하며, 종이 공주가 먹물에 스스로 물든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먹물 공주와 하나가 되기 위함이라고 해석한다. [27] 여기서 다른 것을 그리는 선택지를 택하면 구양이를 그린다. [28] 실제로 고양이는 자일리톨에 취약하다. [29] EP 1의 미로를 의도한 연출이다. 샤를로테는 당시 미로에서의 기억이 지워진 상태이기에 혼란을 느낀다. [30] 해피 엔드: 무지한 행복 [31] 시험은 표를 얻어야만 통과할 수 있다. 희생을 치러야만 한다면 자신만이 그럴 수 있다며, 이것이 세상을 떠날 마지막 기회라고 덧붙이기까지 한다. [32] 'C를 도울 필요가 없었다.' [33] 일어나 학교에 가고 집에 돌아와 자는 것. 샤를로테가 약에 의존하지 않고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다. [34] 옴니큐브가 지적 사고를 하는 유기체라서 제멋대로 작동한다는 언급이 있다. [35] C. [36]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한 경우, 샤를로테가 자신을 더는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거냐는 앙리의 말에 투표제가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에 그런 것이라고 해명하게 된다. [37] EP 1의 하얀 머리 프레야. [38] 이때 조사할 수 있는 이벤트들의 내용은 물론, C가 건넸던 공책의 내용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9] 시험장에 오기 전 망가진 집에서 모두와 작별 인사를 하는 장면에서 C가 건넨 노트를 확인해 보면 본래 적힌 내용은 없고 '나(C)는 특별해지고 싶다'라는 문장 하나만이 적힌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장면이 안개로 가려졌던 샤를로테의 본심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임을 고려하면, 샤를로테는 어느 순간부터 C가 거짓말을 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됐으나 그동안 그것을 애써 부정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다 진짜로 C가 무력히 죽어 버리니 울분을 견딜 수 없었던 것. [40] 회색 엔딩: 신의 영원한 안식(Requiem Aeternam Deo). EP 2의 부제목과 같다. [41] 흑색 엔딩: 영구적인 망각 [42] 샤를로테가 말을 하니 모든 사람이 샤를로테를 뒤따라 말한다. [43] 회색 엔딩의 샤를로테. [44] 번역본으로는 마치 인형사 세트가 지금부터 고용주로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처럼 읽힐 여지가 있다. 원문을 보면 시제 표현이 굉장히 애매하기는 하나, 어쨌든 해당 소원에 대한 대가를 이미 지불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45] 백색 엔딩: 별을 보는 이의 여행 [46] 제안을 거절할 경우, 선택은 어디까지나 세트에게 달려 있다며 물러난다. [47] 우산 씨. [48] 원문은 and so it goes로, 커트 보니것의 《제5도살장》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다. [49] 이전에는 배경이 픽셀 풍이었다면, 지금은 파스텔로 그린 듯한 모습이다. [50] 샤를로테의 시체. [51] 현관에서 나와 옆집을 확인해 보면, 죽어 있는 다른 샤를로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52] 과거 앙리는 학생 A, B, C에게 치마를 도둑맞았는데 대신 입을 옷이 없어 종일 체육복을 입은 것 때문에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샤를로테는 그런 앙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었고, 이후 모두가 앙리를 심부름꾼으로 여기게 되었다. [53] 펠릭스에게서 받은 비밀 쿠키 재료의 정체다. [54] EP 2 백색 엔딩. [55] EP 2 회색 엔딩. [56] 펠릭스는 오라클과 구양이, Ice-9이라는 약물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57] 샤를로테를 대충 상대하기 위해 인부 플로렌스가 만들었다. [58] 가구라고 할 만한 것은 데스크탑과 게임 콘솔뿐이고, 바닥에는 냄새나는 쓰레기 봉투가 잔뜩 널브러져 있다. [59] 검열 때문에 플레이어는 이게 무슨 심각한 욕설인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말의 정체는 테디 베어다. [60] '나는 아직도 곰인형이랑 자' [61] 그중에서도 한 명이 쇼에서 처형당한 B 양과 무척 닮아 있다. [62] 어느날 소년은 앙리가 하의를 뺏긴 채로 울면서 남자 탈의실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앙리에게 체육복 바지를 건넸다. 앙리는 남은 학기가 끝날 때까지 소년을 흉보고 칠판에 소년을 향한 나쁜 말을 적는 것으로 소년에게 보답했다. 그러다가 훗날 앙리가 소년의 그림을 보게 된 일을 계기로, 앙리와 소년은 친해지게 된다. [63] 이때 잠시 찰스의 방을 둘러볼 수 있다. 창문 밖으로는 바다가 보인다. 컴퓨터 옆 3단 서랍에는 각각 찰스의 자폐성 장애를 드러내는 진단서, 찰스가 직접 그린 자기 소설의 삽화, 출가한 아버지가 계속해서 보내 준다는 생활비가 들어 있다. [64] EP 2에서 샤를로테가 미술 수업에서 그렸던 것과 비슷한 구도의 양귀비 그림을 프로필 사진으로 하고 있다. [65] 찰스가 쓰는 소설의 주인공 이름. [66] 현재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상태다. [67] 원문은 tulpa.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실체라는 뜻을 갖고 있다. Tulpamancy가 곧 정신 질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뜻 보면 정신 질환을 연상시키며, 본편의 묘사 역시 그러하다. [68] Linq. 앞서 TV 광고에 나온 약물. [69] 이때 샤를로테의 생각을 통해 아이든이 세뇌되었음을 알 수 있다. [70] 소울 데이터를 담을 신체 [71] "어서 치료나 해, 병신아." [72] 다른 입주자들이 죽어도 계속 살아나는 샤를로테에게 생체 실험을 강행하는 와중, 아이든만이 다른 입주자를 말렸다. 그 결과 아이든은 다른 입주자들에게 세뇌당해 현재의 불안정한 모습이 되고 만다. [73] 물 분자의 결합 패턴 중 하나로, 바다와 같은 대량의 물에 닿으면 그것을 딱딱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 원작 소설에서는 이것으로 인해 급수원인 바다가 전부 얼어붙어 지구가 멸망에 이른다. [74] 여기서 인형사에게 부술지 말지 정하게 하지만, 거부를 해도 그냥 부숴 버린다. [75] 이후 펠릭스에게 가면, 펠릭스의 볼을 꼬집는 샤를로테를 볼 수 있다. [76] 우주. [77] 찰스 왈, 집의 법칙대로라면 누군가 집에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다고. [78] 의사가 되면 순번을 기다리지 않아도 어머니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79] 과거, 학교에서 심한 따돌림을 당했던 샤를로테는 어느 순간부터 괴롭힘에 굴복하지 않고, 더는 더럽혀지지 않을 것이며, 순백을 지킬 것이라 결심한다. 이는 샤를로테가 하얀색에 집착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80] '대상의 메모리 큐브를 외과적으로 분리를 해 내는데 성공했으니, 소울 큐브 역시 외과적으로 분리가 가능할 것이다.' [81] 1층과 연결된 엘리베이터는 샤를로테의 안구를 인식해야 작동한다. 여기서 스칼렛은 얼마 전 샤를로테를 죽였을 때 챙겼던 눈을 통해 난입한 것이다. [82] 넷상에서 찰스는 샤를로테를 페르소나로 내세웠다. [83] 빈센트. [84] 빈센트의 속사정을 알지 못한 채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 보아야만 했던 찰스의 한탄. [85] 빈센트에 대한 우화. [스포일러2] 이런 찰스의 생각이 반영되어 Q84가 갔던 앙리의 집에서 앙리의 남동생이 시체로 그려졌던 것이다. [스포일러3] 이런 찰스의 생각은 프레이가 사랑을 자아의 죽음, 개성의 상실로 정의하는 원인이 된다. [88] 앙리. [89] 다시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으려고 학생들 앞에서 체면을 차리고자 수단을 가리지 않던 앙리의 모습. [90] 앙리에 대한 우화. [91] 자신이 집필한 소설의 주인공이자 이상적인 딸. [92] 기생충에 오염된 모습을 하고 있다. [도움] 이후의 내용은, 찰스 사후 시간이 꽤 흐른 시점에서 양호실에서 쉬던 스칼렛이 겪은 내용이다. 본 장면은 과거에 있었던 일이 링크를 통해 이후 시점에서 비춰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색 색조가 입혀진 채로 보여지게 된다. [94] 11차원. [95] 새로운 우주 [스포일러4] 이 어린 찰스는 세트다. 앞서 진짜 찰스가 자신을 사칭하는 사기꾼이 원하는 대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고 서술한 점, 이후 시점에서 찰스가 스칼렛을 보고 공황을 호소하는데 그 이전에 스칼렛에게 아무렇지 않게 접근했다는 점, 어린 찰스의 대화창이 세트 고유의 것과 같다는 점으로 이 어린 찰스의 정체가 세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97] 실제로 스칼렛은 찰스에게서 분리되어 실체를 가진 이후 줄곧 찰스에게 진계에서의 일에 대해 사과하기를 원했다. [98] 집에서 입주자들을 괴롭히고 공개 처형을 주도하며 하얀 독감을 퍼뜨린 장본인. [99] 플레이어. [스포일러5] 세트의 사견이다. [101] 직전에 아일러 남매의 진계 시절의 기억과 스칼렛과 어린 찰스의 만남에 대한 기억을 접하게 된 것은 전부 스칼렛이 샤를로테와 링크를 한 탓이다. [102] 찰스. [103] 여기에 그 샤를로테는 플레이어가 곧 새롭게 접할 샤를로테라는 부가 설명도 덧붙인다. [104] 이해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 있으니 읽는 것이 좋다. [105] EP 1, 2의 샤를로테 [106] Q84를 고르면 별종이라고 까이며 도전 과제를 달성할 수 있다. [107] 스칼렛에게는 엘리베이터 접근 권한이 없기에 샤를로테의 눈이 따로 필요했다. [108] 이때 스칼렛의 권유로 인형사는 EP 1, 2 시절처럼 할 일을 받게 된다. [109] 2층에서 대학살을 저지른 샤를로테가 혼자 살아남은 자신에게 숨바꼭질을 요구한 것. [110] 펠릭스 왈, 어차피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111] 또는 릴리스. [112] 이 말을 들고 스칼렛을 광인 취급하는 펠릭스의 반응이 꽤 재미있다. [113] 샤를로테의 머리카락이 고깃덩이처럼 변하며 모든 사람을 찔러 죽였다면서, 그런 샤를로테의 모습이 마치 종양 같았다고 묘사한다. [114] 동시에 스칼렛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낀다. [115] 층. [116] 샤를로테. [117] EP 1, 2의 말랑한 구양이들과는 달리, 애벌레처럼 날카로운 다리 여섯 개가 달려 있다. [118] 플로렌스 왈, 이 오라클이란 이름은 이 층의 과학자들이 임의로 붙인 것이고, 스칼렛이 이식한 기생충 오라클하고는 연관이 없다고. [119] O91을 안타까워하는 스칼렛을 이해하지 못하고 플로렌스는 당장 O91의 생명 활동을 중단시키거나, O91의 뇌를 꺼내 새 그릇에 이식하고 기억을 지워 되살리기라도 할 것이냐고 묻는다. 그럴 수는 없다고 답하는 스칼렛에게 플로렌스는 그렇다면 남은 답은 집에 가는 것뿐이라고 못을 박는다. [120] 플로렌스를 포함한 인부들이 비누를 섭취하는 이유는 과거에 겪은 끔찍한 일의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플로렌스가 자신의 끔찍한 과거를 웃으면서 설명했던 것과 구양이 습격 현장, 반인륜적인 실험의 결과물 O91을 보고도 이상하리만치 무심했던 것은 사고를 둔하게 만드는 비누 탓이었던 것. [121] 아예 같이 안 가는 것은 아니고, 원격으로 도와준다. [122] 베넷은 해당 건물이 에덴으로 명명된 이유를, 그런 샤를로테의 이타적인 모습에서 찾는다. [스포일러6] 이때의 결심에서 비롯된 결과물이 EP 1, 2의 진실의 책이다. [124] '이 모든 것을 끝마치고 싶다.' [125] 샤를로테가 들어 있다. [126] V19 왈, 샤를로테가 20번 만들어질 때마다 불량품이 나오게 된다고. [127] 그러나 의식이 넘어가기 직전 스칼렛은 자신이 샤를로테가 되는 것이 V19의 소원이자 목표였고, 처음부터 자신이 이렇게 될 운명이었음을 깨닫는다. [128] 구분을 위해 이텔릭체로 표기. [129] 사기꾼 세트와는 다르다. [130] 자유의지를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 [131] EP 1에서 TV 세계의 끝에 도달한 스칼렛이 O91과 하나가 되면 자신이 곧바로 죽을 것(EP 2 거울 세계 속 '샤를로테의 기억' 참조)을 알고서도 O91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을 자살로 간주하는 서술이다. [스포일러7] 스칼렛이 찰스의 귀띔을 듣고 과거를 떠올려 자살했다는 일을 납득할 만한 스칼렛의 심경 변화에 대한 묘사나 서술은 EP 1을 재차 유심히 플레이하지 않으면 눈치챌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찰스나 세트가 말해 주는 직관적인 해설들과는 달리, 본작을 마친 플레이어들에게 유독 혼동을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133] EP 1의 끝. [134] 세계. [135] EP 1의 에필로그에서 스칼렛이 약을 먹자 집이 평범한 모습이 된 것과, EP 2에서 스칼렛이 약을 먹으라는 펠릭스의 조언을 완고하게 거부했던 것은 모두 이것의 영향이었다. [136] EP 2에서 스칼렛은 인형사의 만류를 듣지 않고 후추 스프레이를 써서 C를 구한다. [137] EP 2에서 스칼렛은 C의 동반 자살 제안을 거절한다. [138] EP 2의 흑색 엔딩, 백색 엔딩. [139] EP 2의 백색 엔딩에서 인형사는 이름을 대가로 스칼렛을 구원하고자 했다. [140] 신잡이. [141] 찰스는 빈센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지만 그를 사람이 아닌 신에 가까운 존재로 여겼고, 그 영향으로 집의 빈센트가 빈 그릇으로만 나타나게 된 것이었다. [142] 오류를 의도한 듯, 잉여 문자가 중간에 섞여 있다. [143] 트루 엔딩: 잘 가, 샤를로테. [144] 찰스 왈, 모든 부조리를 끝낼 방법을 찾고 찾은 끝에 다시 죽고자 했지만 자기 우주에서는 죽을 수가 없었다고. [145] "마침내 우리는 순백색이 될 것입니다!" [146] 진실의 책 속 주시자에 관한 내용, 시험에서 잘 고르면 누군가를 구할 수도 있다는 조언, C의 소울 데이터가 들었다면서 비어 있는 소울 큐브를 건넨 것, 함께 별을 보러 가자는 제안, 그 외. [147] 해피 엔&%ㄷㅣㅇ: 유년j78ㅇl기의 &끝$. EP 3의 부제목과 같다. [148] 그중에서도 V19 세계의 스칼렛 아일러. [149] 백색 엔딩에서 세트 아일러와의 거래 승낙. [150] 스칼로테가 어머니에 대해 꿨던 꿈과, 찰스가 유년기의 끝 루트에서 토로하는 것은 이 점을 일컫던 것. [151] 릴리스의 방 서랍 속에는 세트 아일러의 빈 자리를 대신한 듯한 노골적인 제목의 연애 소설과, 오랫동안 입지 않은 옷이 있고, 방의 벽에는 찰스가 그린 그림이 붙여져 있다. 적어도 예전에는 릴리스의 병세가 심하지 않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152] 세트 아일러가 생계비는 보내 주었기 때문에 비용은 문제가 없었지만, 대기열이 너무 길어서 진료 한 번에 몇 달을 기다려야 했다. [153] 본편에서는 시험에 대한 강박과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표현된다. [154] 찰스는 이를 사념체( tulpa)로 칭한다. 문제는 이 툴파가 자발적으로 보는 실체화된 관념을 뜻하는 오컬트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비자발적으로 겪게 되는 병리적 현상인 환각(hallucination)을 칭할 때에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155] 본명 빈센트. [156] 생전 죽음을 앞둔 찰스는 사후 세계의 주인공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소원을 빌었다. [157] 그런 탓인지 찰스는 11층을 제외한 다른 층에는 그릇을 빌려서만 나타날 수 있게 된다. [158] 찰스가 가진 C에 대한 기억이란 유명 작가 C의 표면적인 모습, C의 진짜 이름과 죽음에 대한 이론, C가 떨어져 죽는 모습밖에 없었다. [159] 찰스가 아버지에게 품은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다. [160] 말은 소원이지만, 이 소원이라는 것의 본질은 릴리스가 부여한 서사를 끝맺는 서사적 장치다. 즉 샤를로테가 소원을 빌면 비극을 면치 못하게 된다. 또한 소원을 빌기 전에 실수로 죽는다면 다른 그릇에서 계속 살아난다. 살아 있어야 소원을 빌 수 있고, 소원을 빌어야 이야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161] 세트. [162] 결함있는 샤를로테로서, 본편에서는 우주의 진실을 깨달은 샤를로테 유닛으로 묘사된다. 찰스의 Q84 관찰 일지를 통해 모든 불량품 샤를로테가 진실을 깨닫고 있는 것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163] Q84가 내리 소원을 빌지 않았던 것은 찰스의 경고 탓도 있지만, 집의 본질을 아는 입장으로서 집의 유래, 찰스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64] 이 모든 것을 끝마치고 싶다. [165] 이 소원은 Q84 본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의 존속 여부까지 좌우하게 된다. 자세한 것은 후술. [166] 후술할 V19의 세계. [167] 펠릭스의 방에 있는 책장 중 좌측의 것을 조사하면 스칼렛이 꽂혀 있는 책들을 전부 읽어 봤다고 밝히는데 개중에 《유년기의 끝》이 있다. 이는 스칼렛이 허계에 와서 찰스와 분리되면서 찰스와 공유한 경험과 기억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게 됐다는 서술이기도 하다. [168] 스칼렛이 V19에게 느낀 두려움을 원형으로 하는 존재. [169] 하얀 머리 프레야의 시체를 소각기에 넣은 후로 갑자기 이상하리만치 밝아진 태도를 보이고, 마지막 채널에 들어가기 전에 자책하는 펠릭스에게 초탈한 태도로 위로를 건넸던 것이 좌절의 암시였다. [170] 공교롭게도 둘 다 스칼렛 시절에 구하지 못한 대상이다. [171] 샤를로테에게서 추출한 '현실을 조작하는 뇌 속의 기생충'으로서의 의미와, 6층에서 본 오라클 프로젝트 속 '신격 존재'로서의 의미를 모두 갖게 된 동음이의어. [172] 오라클(O91)이 델피의 신을 자처했고, 파이시아인들이 만드는 세계는 TV 속 채널이었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하게 된 것이다. [173] EP 2에서 스칼렛이 따로 존재했던 것과, 스칼로테가 미로를 보고 EP 1의 기억에 혼란스러워 하지만 막상 C는 기억하지 못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174] 주로 빈센트를 그릇 삼았다. [175] EP 0 챕터 3 종료 후 얻게 되는 찰스의 Q84 관찰 일지에 따르면, 기생충에게서 자유로운 듯한 Q84는 집이 의도한 바를 알게 되었을 때 일부러 그것과는 반대로 행동하며 어머니의 뜻에 따르지 않고, 샤를로테가 C에게 무조건적으로 끌리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과 달리 C의 그릇을 빌린 찰스에게 관심을 일체 보이지 않는 등 결함 있는 샤를로테 중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찰스는 그런 Q84를 관찰하면서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Q84의 정신 상태와 계속되는 자살로 짧아지는 그녀의 수명을 진심으로 걱정하게 된다. Q84가 보여 준 예외적인 모습에 창조자로서 남다른 감정을 품게 된 것. [176] Q84 사후 V19 세계의 이야기로 전환되기 전, 게임이 저장을 하도록 한다. 이때 '진행 상황을 저장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인형의 소울 데이터를 저장하겠습니까?'라고 묻는데 여기서 저장하지 않으면 게임이 강제 종료되며 진행이 되지 않는다. 이는 플레이어의 저장이 이후 전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177] 상술한 Q84가 빈 소원의 영향으로 Q84가 11층에서 되살아날 수 있게 된 것. [178] 생전 스칼렛은 찰스를 죽음에 몰아넣은 주된 원인 중 하나였다. 찰스 사후 실체를 얻은 스칼렛은 찰스에게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끼는 등 과거 사념체 시절의 스칼렛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지만, 찰스는 여전히 스칼렛을 향한 증오와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다. 그렇게 쌓였던 응어리가 EP 1을 거쳐 EP 2에서 비춰진 스칼로테의 순수한 모습을 통해 해소된 것. [179] 세트 아일러가 인형사에게 약속했던 구원이란 자신의 방에 있는 TV; 스칼로테의 소울 큐브를 부숴 스칼로테를 죽이는 것이었다. EP 2 시절, 죽음이 곧 해방이라는 세트의 말은 이에 대한 복선이었다. [180] 결과적으로 Q84의 소원이 문자 그대로 모든 것을 끝마치는 데 영향을 준 것. [181] 이후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려고 하면, 재건된 하얀 사회에 희생당해 그릇이 된 NPC들의 모습이 비춰지며 더는 진행이 되지 않는다. [182] 스칼렛 아일러의 머리를 한 샤를로테 윌트샤이어의 대화 스프라이트가 존재한다. [183] 인게임에서 의도된 뜻. EP 1에서 직접 언급된다. [184] 올더스 헉슬리의 조부의 이름을 따온 헨리 헉슬리, 고양이 요람의 오마주 그 자체인 펠릭스 호니커, 비누를 먹어 맨정신을 유지하는 인부들 등. [185] 집에서는 누군가가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다는 찰스의 서술이 있었다. [186] 세트가 인형사에게 왜 이런 거짓말을 했는지는 전적으로 가설에 그친다. 가설의 내용은 이렇다. 세트 아일러는 거짓말을 통해 플레이어가 스스로를 스칼로테를 책임질 유일한 존재이자 우주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게끔 한다. 이로써 플레이어는 스칼로테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이야기의 다른 결말을 바라게 된다. 즉 요지는 세트가 거짓말을 통해 거래를 성사시키고 인형사를 EP 3으로 유도할 감정적인 명분을 만들었다는 것. [187] C와의 채팅에서 드러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