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5:53:18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카메룬/팀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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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카메룬
대회 이전 예선 · 참가팀 정보
조별 리그 A조 B조 C조 D조 E조 F조
결선 토너먼트 16강 8강 준결승 결승
대회 이후 기록실 · 팀별 리뷰


1. 조별 라운드 탈락
1.1. 모리타니 (F조 4위, 3패)1.2. 에티오피아 (A조 4위, 1무 2패)1.3. 기니비사우 (D조 4위, 1무 2패)1.4. 수단 (D조 3위, 1무 2패)1.5. 알제리 (E조 4위, 1무 2패)1.6. 가나 (C조 4위, 1무 2패)1.7. 시에라리온 (E조 3위, 2무 1패)1.8. 짐바브웨 (B조 4위, 1승 2패)
2. 16강 진출3. 8강 진출4. BEST 4

1. 조별 라운드 탈락

1.1. 모리타니 (F조 4위, 3패)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24위 3패 0 7
이번 대회 유일의 조별리그 3연패 탈락 팀이자 기니비사우와 함께 대회 무득점 팀. 최근들어 전력이 어느정도 강해졌다고는 하나 조 편성부터 모리타니에게는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감비아와의 첫 경기부터 패하면서 분위기가 꼬여버렸다. 이후 튀니지에게는 0:4로 대패하며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되었고, 말리와의 최종전에서도 0:2로 완패하며 유종의 미도 거두지 못하고 멸망했다. 3경기 7실점으로 조별리그 최다실점 팀이라는 불명예는 덤.

1.2. 에티오피아 (A조 4위, 1무 2패)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23위 1무 2패 2 6
조 최약체라고는 해도 만만찮은 복병이라는 평이 있었고, 카보베르데를 상대로 어느정도 잘 물고 늘어지면서 이를 입증하는 듯 했으나 카메룬에게 대패하면서 16강행의 희망이 날아가고 말았다. 부르키나파소를 상대로 맹공을 펼치며 마지막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노려봤으나, 결국 무승부에 그치면서 1무 2패로 대회를 마감하고 짐을 싸게 되었다.

1.3. 기니비사우 (D조 4위, 1무 2패)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22위 1무 2패 0 3
3시드에서도 중위권 정도의 평가였던 만큼 기대치가 크진 않았으나, 그래도 수단보다는 전력이 어느정도 갖춰진 만큼 조 3위는 노려볼만 하리라고 평가되었다. 그러나 막상 받아든 성과는 그 수단보다도 못한 조 최하위. 선수비 후역습 전략에 기반해 나름대로 색깔있는 축구를 했지만, 체급차는 극복하기 힘들었다. 특히나 아쉬운 장면이라면 수단과의 경기에서 PK가 막힌 것과, 막힌 후 나온 공을 피키티가 하늘위로 쏘아올린 것, 그리고 이집트전 동점골이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공격자 반칙 선언으로 취소된 것. 이집트전 판정 논란은 그렇다 쳐도, 적어도 수단전의 PK 실축 + 피키티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승점 3점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고, 만약 수단전을 이기고 이집트와 비겼다면 16강 진출도 가능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게 되었다.

1.4. 수단 (D조 3위, 1무 2패)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공동 20위 1무 2패 1 4
4시드를 받고 온데다 같은조에 이집트와 나이지리아가 있는 만큼 16강 직행은 어렵다는 평가였고, 그나마 기니비사우와의 일전이 변수가 되었겠으나 그마저 빈곤한 공격력으로 무승부에 그치면서 토너먼트 진출은 물건너갔다. 알리 아부 에스레인 골키퍼가 지키는 수비진은 나름 괜찮았지만, 3경기에서 1골, 그나마도 PK 득점이었을 정도로 약한 체급으로 인한 공격 부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기니비사우를 제치고 조 3위로 마감한게 수확이라면 수확.

1.5. 알제리 (E조 4위, 1무 2패)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공동 20위 1무 2패 1 4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의 희생양.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2010년대부터 디펜딩 챔피언이 차기 대회 본선에도 못 나가거나, 본선에 올라가더라도 조별리그에서 광탈한다는 징크스가 이어져 오고 있다.[1] 그리고 지난 대회 챔피언 알제리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했다.

알제리는 초장부터 심하게 삐걱거렸는데, 1996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후 26년만에 본선에 이름을 올린 약체 시에라리온과의 대결에서 빈약한 공격력으로 0:0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더니, 적도 기니와의 2차전에서는 빈공에 시달리다가 상대의 카운터 한 방에 무너지며 패배, 순식간에 탈락 위기에 몰려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같은 조의 또다른 최강자 코트디부아르를 만났으니 알제리의 전망은 극도로 어두웠고, 결국 1:3이라는 초라한 스코어로 완패하며 조 최하위로 광탈하고야 말았다.

전체 순위는 20위지만[2], 밑에 깔린 팀들이 알제리 본인들보다도 더 약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알제리가 사실상 이 대회 꼴찌나 마찬가지다. 디펜딩 챔피언이 2년만에 밑바닥으로 추락해버린 셈. 심지어 알제리는 부상이나 코로나 이슈가 그다지 없는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알제리의 몰락은 더욱 충격적이다. 특히나 3경기에서 단 한 골에 그칠 정도로 빈약했던 공격력은 정녕 이 팀이 근 몇년간 북아프리카의 최강자로 군림한 그 팀이 맞나 싶을 정도. 이 때문에 벌써부터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최종예선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은데, 심지어 추첨 결과 최종예선에서 카메룬을 만나게 되면서 그 우려가 더욱 커졌다.

결국 탈락하면서 우려는 현실이 되고야 말았다.

1.6. 가나 (C조 4위, 1무 2패)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9위 1무 2패 3 5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양. 가나는 2000년대와 2010년대 초 아프리카를 주름잡는 강팀이었고, 전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지금도 토마스 파티를 비롯하여 안드레 아이유- 조던 아이유 형제, 다니엘 아마티 등 유럽에서 어느정도 인지도를 쌓은 선수들이 꽤나 포진해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가나의 이번 네이션스컵 결과는 조 4위 추락과 조기 탈락이었다.

그래도 개막전은 모로코를 상대로 버티는 모습도 보여줬고, 승부도 나름 치열하게 끌다가 한 골차로 석패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봉과의 2차전에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마리오 르미나 등 주축들이 없는 상대를 만나고도 지지부진한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거두면서 우려를 사더니, 그나마 최종전에서 최약체 코모로를 상대하기에 16강행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고 보였건만, 이번 대회가 사상 첫 네이션스컵 진출인 코모로에게 2:3으로 패해 조 최하위로 밀려나는 끔찍한 결과를 맞이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떠오를 지경. 가나가 2번 시드로 C조에 들어오긴 했지만 FIFA 랭킹은 52위로 CAF 소속 국가 가운데 8위였는데, 그런 팀이 조별리그 딱 3경기 치러놓고 곧바로 짐을 싸게 된 것.

가나의 이러한 결과는 네이션스컵 본선에 진출한 대회 한정으로 가나 대표팀 역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이에 가나 국민들은 밀로반 라예바치 경질과 대규모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전 가나축구협회 부회장 조지 아프리이는 가나에 다시는 발을 들이지 말라고 경고할 정도로 분위기는 최악에 다다랐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최종예선 전망에도 암운이 드리운건 덤.

현재 가나 대표팀은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 팀의 중심이던 마이클 에시엔, 아사모아 기안은 국대에서 은퇴한 지 오래고, 안드레 아이유- 조던 아이유 형제도 길어봐야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모로코 정도가 마지막이다. 토마스 파티, 다니엘 아마티같은 중견급 선수들조차 젊은 나이가 아닌 현 상황에서 가나가 네이션스컵 광탈을 극복하고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본선행에 총력을 다 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연속된 참사를 맞이하고 2006년 이전의 가나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심지어 최종예선 상대는 다름아닌 나이지리아라 더더욱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러나 라예바치 감독 경질 후 오토 아도 감독 체제의 가나는 선수단을 재정비해 나이지리아를 꺾고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하더니, 월드컵에서는 비록 조 최하위로 떨어졌으나 가나 혈통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켜 대한민국을 잡고 우루과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분전하는 등 1승 2패로 선전해 1년 사이 반전을 만들어 냈다. 가나 축구계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던 순간에 극적인 반등에 성공한 셈.

2년 후 조별리그에서는 이집트, 카보베르데, 모잠비크와 묶인 나쁘지 않은 조편성을 받았으나, 첫 경기부터 카보베르데에게 극장 결승골을 맞아 패했고, 이집트전에서는 2-2 무승부에 그치며 3차전에서 승리가 필요했다. 그런데 최종전인 모잠비크전에서 후반 45분까지 2-0으로 이기고 있던 경기에서 추가시간 7분 동안 2골을 헌납하여 무승부를 거둔 후, 다음 날 옆 조의 상황으로 인해 2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1.7. 시에라리온 (E조 3위, 2무 1패)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8위 2무 1패 3 4
말 그대로 탈락했지만 잘 싸웠다. 약체로 분류되는건 기본이고 조 3위 16강행도 쉽지 않아보인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개막전에서 알제리와 비기더니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는 행운도 따라주면서 2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덕분에 16강행의 가능성을 꽤나 높였지만, 적도 기니를 상대로 석패하면서 아쉽게 탈락하게 되었다. 하다못해 무승부만 거뒀어도 승점 3점에 골득실 0이 되어서 코모로를 밀어내고 16강에 올라갈 수 있던 상황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전보다 한결 발전한 모습을 보인 만큼, 차기 대회에서는 더 좋은 성과도 노려봄직하다.

1.8. 짐바브웨 (B조 4위, 1승 2패)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7위 1승 2패 3 4
세네갈을 상대로 극장골을 먹고 패한 여파인지, 말라위에게 역전패를 당하면서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게 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벼랑 끝에서 마지막 일말의 희망을 안고 기니를 상대로 날카로운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버스는 이미 떠난 상황.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두긴 했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되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16강 탈락 팀들 중에는 최고의 성적을 거둔 셈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짐바브웨와 승점은 같고 골득실은 한 골 더 밀리는 코모로가 16강 진출에 성공했기에 짐바브웨의 아쉬움은 한결 더해지게 되었다.

2. 16강 진출

2.1. 코모로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6위 1승 3패 4 7
말 그대로 기적의 팀. 어떤 팀에게는 실패라고 할 수 있는 16강 탈락이지만, 코모로에게는 역사에 남을 성과였다. 대회 첫 출전도 모자라 극적으로 16강까지 진출하더니, 16강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졌잘싸라는 평가를 들었다.

코모로는 FIFA 랭킹 132위의 약체 팀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전술적으로는 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보통 약체 팀들이 라인을 내리고 전형적인 두줄 수비와 역습으로 강팀을 상대하지만, 코모로는 일반적인 두줄 수비 대신 과거 도르트문트 시절 위르겐 클롭의 게겐프레싱처럼 전방압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역습 전략을 택했다. 이는 코모로 선수들의 신체조건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 것에 기인하는데, 두줄 수비와 롱볼을 시도하기에는 선수들의 피지컬이 부족하니 아예 전방압박으로 상대의 기초 빌드업을 방해하고 역습도 보다 높은 위치에서 낮은 패스로 용이하게 전개할 수 있도록 전술을 설정한 것이다. 물론 선수들의 기량이 그걸 완벽히 소화할 수준은 아니었기에 다소 고전하기도 했으나, 가나와 카메룬을 상대로는 보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선전했다. 특히나 역습 전개는 웬만한 아프리카 상위권 팀들 안부러울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났다.

특히나 코모로는 16강전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인 살림 벤부아나의 부상, 선수단 내의 코로나 확산, 그리고 그로 인한 골키퍼의 부재와 필드 플레이어의 골키퍼 출전, 전반 초반에 나온 주장 지미 압두의 퇴장 등 각종 악재가 가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강자인 카메룬을 상대로 전혀 물러서지 않고 거의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투혼으로 찬사를 받았다. 특히나 중요한 경기에서 급하게 장갑을 낀 수비수 샤케르 알라두르의 활약은 코모로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는지 잘 볼 수 있었다. 이제 앞으로 코모로에게 남은 과제는 이러한 기적이 단순한 반짝으로 끝나지 않고 코모로 축구의 항구적인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실력 향상과 선수층 확보를 위하여 더욱 노력하는 것이 될 것이다.

2.2. 카보베르데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5위 1승 1무 2패 2 4
A조의 의외의 복병으로 평가받은 가운데 조 3위로 16강행에 성공했고, 카메룬도 고전시킨 짠물수비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정작 16강에 와서는 세네갈을 상대로 퇴장자만 두 명이 나오면서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못하고 졌다. 세네갈이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한 골에 그칠 정도로 대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았던 만큼 카보베르데도 의외의 한 방을 노려봄직 했으나, 경기 초반부터 수적열세에 빠지더니 보지냐 골키퍼의 퇴장으로 쐐기가 박히고 결국 세네갈의 대회 첫 필드골을 헌납하며 무력히 패했다.

카보베르데에게 더욱 실망감이 남는 점은 하필 직전 16강 경기를 치른 팀이 코모로였다는 점. 코모로는 카보베르데보다도 일찍 퇴장자가 발생한데다 포지션도 더욱 치명적인 센터백이었고, 심지어 퇴장당한 지미 압두는 팀의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코모로는 카메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경기력으로 찬사를 받았는데, 바로 다음날 첫 경기가 카보베르데의 졸전이었으니 비교될 수 밖에. 결국 국제무대에서 좀 더 활약하려면 수비도 수비지만 역습에서 조금이라도 더 임팩트를 줘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대회에서 퇴장해야 했다.[3]

2.3. 기니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4위 1승 1무 2패 2 3
조별리그에서 최고의 조 편성을 받아들고 계획한대로 조 2위 16강행에 성공했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짐바브웨에게 패하면서 찝찝함을 남겼다. 그리고 그 찝찝함이 남긴 불안감은 16강전에서 현실이 되었다.

기니는 이번 대회에서 3-1-4-2에 가까운 3-5-2 진형을 사용했는데, 백쓰리가 최후방을 버티면 양쪽 윙백들이 수비에 자주 가담하고, 공격시에는 중앙의 아마두 디아와라가 레지스타 롤로 볼을 공급하면 그 옆에서 나비 케이타 일라시 모리바가 많은 활동량으로 공수를 부지런히 오가는 전술을 사용했다. 짜임새 있게 잘 풀리면 점유율 축구를 하던 역습 축구를 하던 색깔있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전술이지만, 기니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최전방 공격진의 부진.

대체적으로 득점이 심하게 안나왔던 B조 소속이었던 만큼 기니도 단 2골을 넣는데 그쳤는데, 그 두 골이 하나는 나비 케이타가 넣은거고 하나는 왼쪽 윙백인 이시아가 실라가 오버래핑해서 넣은거다. 다시말해 최전방 투톱은 조별리그 3경기 내내 무득점에 그쳤다. 물론 전술적인 이유로 공격수가 포스트플레이에만 전념하며 본인은 득점을 못 해도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창출해주는 모습은 국가를 막론하고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그것도 대개 원톱 전술의 센터포워드나 투톱 가운데 한 명에게 부여되는 역할이다. 기니는 바요, 캉테, 카바, 길라보기 등을 돌려가며 투톱으로 기용했으나, 포스트 플레이는 둘째치고 스코어러 역할을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다. 오죽하면 기니의 카바 디아와라 감독이 조별리그 3경기 내내 투톱 조합을 바꿔가며 변화를 지속했을 정도다.

결국 이러한 약점은 기니의 아킬레스건이었고, 이는 다시말해 중원에 있는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들과 양쪽 윙백의 활약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전술의 핵심인 나비 케이타가 경고누적으로 16강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것. 결국 케이타가 빠진 중원은 감비아의 압박을 전혀 견뎌내지 못했고,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들은 무력화되었다. 두 명의 박투박이 들려나가니 디아와라의 볼 배급도 원활하지 못했고, 가뜩이나 부진하던 공격수들은 경기장에서 사라졌다.

기니 입장에서는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본 대회로, 특유의 3백+레지스타 시스템 자체는 짜임새있게 잘 구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최전방 공격진의 부진은 이러한 강점을 상쇄시켰다. 이러다보니 미들진에 가해지는 부담이 컸고, 그 가운데 핵심이던 케이타가 빠지자 우수수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기니에게 남은 과제는 케이타가 없을시의 플랜B를 구축하는 것과 최전방 공격진의 부진을 해소할 전술적 방안을 모색하는 것인데, 그나마 완연히 주전으로 발돋움한 모하메드 바요가 클럽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국대에서 활용만 잘 한다면 기니의 전력이 부쩍 뛰어오를 잠재성은 충분하다.

2.4. 말라위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3위 1승 1무 2패 3 4
팀 체급만 보면 조기에 탈락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기대이상의 경기력과 조 편성의 행운이 겹치며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말라위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2실점만 기록하는 끈끈한 수비력을 보여줬고, 짐바브웨를 잡고 세네갈과 비기면서 16강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상대한 팀들이 하나같이 공격력에 문제를 보인 팀들이라 정말 수비를 잘 해서 그런건지 의혹도 있었지만, 16강에서 모로코를 상대로도 끈끈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수비가 실력이었음을 입증했다.

다만 아무래도 체급차는 극복할 수 없었는지 모로코에게 패하면서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래도 평가를 뒤집고 나름 유의미한 성과를 올린 만큼 이번 대회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팀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2.5. 가봉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2위 1승 3무(1 PSO) 5 4

모로코와 가나라는 두 최강자들과 함께 붙은 조편성, 대회를 앞두고 터진 코로나 확진, 핵심 선수들인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마리오 르미나의 이탈까지... 악재만 세 가지였던 가봉이었지만, 그래도 16강 진출이라는 소기의 성과는 거뒀고, 한 끗이 모자라 아쉽게 8강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주력 선수들이 다수 빠진 상황에서 가나와 모로코를 상대로 무재배에 성공하고, 16강전에서도 수적 열세에 빠지고도 끝내 동점을 만들고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이어가는 등 투혼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를 통한 가봉의 최대 수확이라면 오바메양과 르미나가 없음에도 꽤나 선전했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회 도중에 여러차례 이 둘의 공백이 느껴지는 상황들이 있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무리 최근 폼이 안좋다고는 하나 공격진에 오바메양의 존재는 굉장히 크고, 오바메양이 있었다면 가봉의 역습이 더욱 날카롭게 작동하고, 토너먼트에서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떨칠 수 없다.

2.6. 말리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1위 2승 2무(1 PSO) 4 1
조별리그에서 튀니지를 잡았고, 감비아와 비겼지만 모리타니를 무난히 잡고 조 1위로 16강에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구나 튀니지가 나이지리아를, 감비아는 기니를 격침시키며 전부 8강에 진출했고, 말리는 모리타니전에서 적당히 체력안배까지 한데다 16강 상대도 비교적 체급이 낮은 적도 기니라서 할만하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16강전의 말리는 전혀 강팀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적도 기니의 수비가 워낙 끈끈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90분동안 유효슈팅이 1개인 것은 두 팀의 체급차를 생각하면 너무한 수준. 열심히 교체카드도 써봤지만 무위에 그치며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승부차기에서 패하면서 16강에서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되었다.

사실 말리도 조 1위를 하긴 했지만 공세적 전술에 능한 편은 아니었고, 그러다보니 튀니지와 감비아를 상대로는 PK로만 두 골을 넣고, 모리타니전에서도 페이스 조절을 했다지만 PK 하나를 포함해 두 골만 넣고 끝냈다. 결국 3경기 내내 필드골은 딱 하나였으니 공격력에 있어서는 그닥 좋은 편이 아니었던건데, 아예 작정하고 대대적으로 내려앉아 두줄수비를 시전한 적도 기니를 만났으니 공격이 잘 될리가... 여기에 튀니지가 8강에서 졸전 끝에 떨어지면서 그 튀니지도 4골 때려넣은 모리타니를 상대로 두 골 넣고 끝낸 말리에 대한 평가가 더 떨어진건 덤이다(...).

결국 말리는 좋던 분위기가 제대로 꺾인 상태로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조별리그에서 마주쳤던 튀니지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양 팀 모두 분위기가 썩 좋은건 아니긴 하나 그래도 말리가 이번 대회에서는 이긴 만큼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데, 적도 기니전에서 보여준 빈약한 공격력은 튀니지와의 리매치를 앞두고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튀니지전에서 말리는 홈에서 시사코의 자책골과 퇴장으로 허무하게 경기를 내주더니, 빈공 이슈가 완전히 터져 두 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패퇴하며 월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2.7. 코트디부아르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0위 2승 2무(1 PSO) 6 3
조별리그 세 경기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했던 코트디부아르. 탄탄한 적도 기니의 수비진을 공략해 승리를 거두고, 알제리는 아예 후드려패면서 16강에 안착했다. 시에라리온전이 유일한 옥의 티지만 그래도 코트디부아르의 저력은 확실했고 그 누구도 우승후보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16강 상대가 이집트였다(...).

사실 대진이 확정되었을 당시만 하더라도 코트디부아르가 해봄직한 경기라는 평도 많았다. 코트디부아르는 이미 조별리그에서도 적도 기니의 두줄 수비를 꾸역꾸역 열어낸 바 있고, 반면 이집트는 조별리그에서 정말 답이 안나오는 한심한 공격력만 보여줬기 때문.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집트의 수비진은 상상 이상으로 단단했고, 코트디부아르는 케시에의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페이스가 꼬였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에리크 바이의 슛이 가바스키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16강에서 일찌감치 패퇴하게 되었다.

코트디부아르 입장에서는 케시에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교체카드를 통한 전술 변화가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점이 치명적이었다. 케시에의 부상은 이집트의 생각보다 강한 전방 압박을 상대하는데 치명적인 악재였고, 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문제. 팀의 페이스가 꼬이자 공격진도 다급해졌는지 평소보다 부족한 결정력을 보여줬다. 그나마 이후에 이집트를 상대한 팀들이 죄다 이집트의 질식수비에 가로막혔기 때문에 반대급부로 코트디부아르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식으로 반사이익을 보긴 했다. 다만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실패에 이어 네이션스컵에서도 16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탓에 팀내 분위기는 영 좋지 않을 상황인데, 이를 빠르게 수습하는 것이 차기 네이션스컵을 준비하기 이전의 과제가 될 것이다. 또한 장 미카엘 세리 세르주 오리에같은 중고참 선수들이 30대에 접어드는데다 에리크 바이, 세바스티앵 알레 등 그 다음 세대 선수들도 차기 월드컵에서는 30대 초반인 만큼, 차기 월드컵까지 멀리 바라보고 점진적으로 세대교체를 준비할 필요도 있어보인다.

2.8. 나이지리아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9위 3승 1패 6 2
압도적인 경기력과 3전 전승. 꽃길로 점철된 조별리그를 지나온 나이지리아의 앞을 막아선건 한니발의 후예들의 철저한 공략이었다. 조별리그에서 3경기 6골을 기록하고, 이집트의 밀집수비도 어찌어찌 뚫어내며 우승후보로 꼽힌 나이지리아였건만, 사실상 유일한 흠결이라고 불렸던 중원 장악력 문제가 튀니지에게 완전히 파악당하면서 슈퍼 이글스는 예상보다 일찌감치 날개를 접어야 했다.

사실 나이지리아의 중원 뎁스 문제는 피터 에테보의 이탈로 인해 로스터 확정 시점부터 우려가 있었다. 이로인해 아데몰라 루크먼을 포기하면서 켈레치 은와칼리를 포함시키긴 했지만, 그럼에도 중앙 미드필더의 수 자체가 넉넉하지 않은 점은 결점이었다. 하지만 에구아보엔 감독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예 공격적인 전술을 채택했는데, 윌프레드 은디디의 파트너로 공격적 성향이 짙은 조 아리보를 낙점하고, 켈레치 이에나초를 세컨 스트라이커 -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위치로 내려서 쓰는 것이었다. 이러한 4-4-1-1 진형으로 나이지리아는 강력한 전방압박을 가했고, 압박을 통해 점유율을 가져오면 공격진의 우월한 기량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이를 통해 나이지리아는 상대팀을 쉽게 공략하며 공수 양면에서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다. 조별리그까지는.

에구아보엔 감독의 이러한 용병술은 조별리그에서 수비적으로 완전히 내려앉은 팀들을 상대로 성공을 거두었고, 조별리그에서 부진을 겪은 끝에 16강에 올라온 튀니지를 상대로도 같은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를 예상한 튀니지는 나이지리아의 헐거운 중원을 공략하기 위해 와흐비 카즈리를 벤치로 내리는 강수까지 두면서 활동량 좋은 3미들+윙어를 때려박았고, 이 선수들의 거센 압박에 나이지리아의 중원은 힘을 잃었다. 중원이 실려나가자 나이지리아의 공격은 자연스럽게 무뎌졌고, 추쿠에제와 사이먼은 측면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유의미한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결국 한없이 밀리던 나이지리아는 튀니지에게 한방을 얻어맞고 그대로 짐을 싸게 되었다.

나이지리아 입장에서는 쾌조의 페이스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기에 더욱 기대감이 컸고, 그렇기에 더욱 실망스러운 16강 광탈이었다. 물론 대회를 코앞에 두고 게르노트 로어 감독이 경질되는 등 내부적으로 상황이 좋지는 않았기에, 나이지리아가 엄청 좋은 성적을 내리라는 예상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제 주제 페세이루 체제로 재편될 슈퍼 이글스는 분위기를 잘 추슬러서 가나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을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후 에구아보엔의 이러한 역량을 믿고 주제 페세이루에게 양해를 구하고 선임을 철회해가면서 에구아보엔 대행 체제로 최종예선까지 치르기로 결정했지만,[4] 결국 가나에게 원정 다득점에서 밀리면서 탈락의 수모를 당하면서 2026년 월드컵을 기약하게 되었다.

3. 8강 진출

3.1. 튀니지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8위 2승 3패 5 3
조별리그에서 말리, 감비아에 패했으나, 모리타니를 대파하고 다른 조 상황이 잘 따라준 덕분에 운 좋게 조 3위로 겨우 16강에 진출하였다. 조별리그 경기력이 워낙 처참했기에 기대치가 낮았지만, 정작 16강전에서는 조별리그 3전 전승을 이룩한 나이지리아를 새장에 가두고 1:0 승리를 거두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8강에서는 다시 조별리그의 경기력으로 돌아가며 부르키나파소에게 패했다.

전반적으로 튀니지는 선수들의 이름값에 비해 한참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고, 특히나 공격진에서의 연계는 많이 부족했다. 그나마 약체인 모리타니를 상대로는 공격이 잘 풀렸으나, 그보다 한 수 위인 감비아를 상대로도 튀니지의 공격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냉정히 말하면 나이지리아전 결승골도 운이 따라준 부분도 있고 튀니지의 공격 연계는 썩 좋지 않았으며, 나이지리아전 승리는 상대 중원의 약점을 잘 파악한 전술적 변화가 통했기 때문이었다. 튀니지의 공격진이 대부분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머물러있는 점을 감안할 때, 차기 월드컵과 네이션스컵을 즈음하여 공격진의 세대교체도 본격화될 필요가 있다.

여러모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의외인 팀으로 꼽을 수 있다. 비슷하게 의외의 성과를 올린 코모로나 감비아와의 차이라면, 튀니지는 애초에 명백한 탑독이었음에도 조별리그에서 졸전을 거듭했고, 정작 운좋게 오른 16강에서는 강적 나이지리아를 꺾었다. 그래놓고 8강에서는 월드컵 최종예선에도 못간 부르키나파소에게 패퇴하는 등, 참으로 아이러니한 행보를 보였다. 심지어 8강까지 튀니지가 얻은 승점은 단 6점으로, 8강팀이라기에는 많이 부족한 승점이었다. 12위인 가봉과 승점이 같고 골득실에서 1골을 앞서는 수준이며, 자신들이 꺾은 9위 나이지리아보다 3점이 적다.

다행히 튀니지는 말리의 자책골의 행운을 그대로 잘 이끌었고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었다.

3.2. 적도 기니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7위 2승 1무 2패 3 4

3.3. 감비아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6위 3승 1무 1패 4 3

3.4. 모로코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5위 3승 1무 1패 8 5

4. BEST 4

4.1. 4위: 부르키나파소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4위 2승 3무 2패 9 10

4.2. 3위: 카메룬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3위 4승 3무 14 7

4.3. 준우승: 이집트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2위 3승 3무 1패 4 2

4.4. 우승: 세네갈

<rowcolor=#fff> 최종 순위 전적 득점 실점
1위 4승 3무 9 2



[1] 그나마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가봉 챔피언 카메룬만큼은 차기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뚫었지만, 16강에서 탈락하면서 징크스를 완전히 벗어내지는 못했다. [2] 정확히는 같은 성적과 득점과 실점, 골득실로 대회를 마친 수단과 공동 20위. [3] 하다못해 카보베르데처럼 수비에 비해 공격이 심히 빈약한 이집트조차 모하메드 살라를 중심으로 공격진이 변수를 창출할 기량은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공격이 잘 안 먹히더라도 그 자체로 상대의 무리한 전진을 제지하는 역할도 해내면서 준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4] 주제 페세이루도 나이지리아 축구 협회의 의사를 원만하게 받아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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