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9 23:10:19

하렌홀의 마상시합

파일:external/awoiaf.westeros.org/550px-PPRhaegarHarrenhalTourney.jpg
Tourney at Harrenhal

1. 개요2. 배경3. 참가4. 웃는 나무의 기사, 그리고 마상시합 결승전의 결말5. 후일담6. 음모론

[clearfix]

1. 개요

네드는 모든 미소가 죽어버린 그 순간을 기억해냈다.
얼음과 불의 노래의 과거 사건. AC 281년, 휀트 가문의 주최 하에 열린 대규모의 마상시합. 근데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하필 칠왕국의 왕조교체의 계기가 된 대규모 내전인 로버트의 반란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큰 사건이고, 본편 시점에서 아직 20년도 지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 인물들도 많지만 대부분 언급을 꺼려서 독자들에게는 불명확한 부분이 많은 사건이다.

후일담이 워낙에 암담해서[1] 당사자들에겐 악몽 같은 흑역사로 취급되는 듯. 에다드 스타크 제이미 라니스터가 그 예. 심지어 이 사건을 통해 결과적으로 왕이 되어 가장 큰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는 로버트 바라테온도 언급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것을 보면 승자들의 마음에도 큰 상처를 입힌 사건이다.

2. 배경

몇 년 간 지속되던 겨울 끝에, 날이 풀리며 거짓 봄(false spring)이 찾아 왔다고 한다. 거짓 봄이라는 이름은 후대에 붙은 것으로, 이것은 진짜 봄이 아니었고 몇개월 후에 다시 겨울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모두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다고 믿었다.[2]

봄이 찾아오고, 하렌홀의 영주였던 휀트 경의 딸도 마침 성년이 되었다. 당시 칠왕국 전체에 손꼽히는 강대한 영주 중 하나였던 휀트 경은 아들 딸 자랑도 할 겸, 부의 과시도 할 겸 막대한 상금을 걸고 대 마상시합을 열었고, 드디어 찾아온 봄과 동시에 열린 이 축제는 왕국 전체를 축제 분위기로 몰아 갔다고 한다. 얼마나 규모가 큰 축제였냐하면, 마상시합 외에도 일곱 팀이 벌이는 난투전, 궁술 시합과 도끼 투척 시합, 경마 시합에 음유시인들의 노래 시합까지 모두 열렸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이 대회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5부에서 바리스탄 셸미의 회고로는 라에가르가 마상대회에 참가한 영주들을 상대로 대협의회를 열어서 맛이 갈대로 가버린 아버지를 축출하려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바리스가 아에리스에게 이 소문을 속삭인 통에 더스켄데일 반란 사건 이후로 바깥 출입을 거의 하지 않던 아에리스 2세도 라에가르 왕세자만 가게 내버려 두지 않고 몸소 행차한다.

3. 참가

표면적으로는 왕국 전체에서 이름 높은 기사들과 영주들, 귀족 여인들이 줄지어 참가했다. 킹스우드 형제단 토벌전에서 활약한 소년 영웅 제이미 라니스터 킹스가드의 새 일원으로 임명되는 서임식도 마상시합장에서 열리게 되었다.

국왕 아에리스 2세와 왕세자 라에가르, 그리고 그들을 호위하기 위해 온 킹스가드 기사들에, 당시까지만 해도 '어린 사자'로 불렸던 제이미 라니스터가 참가하고, 여기에 북부의 대영주 릭카드 스타크 장남, 삼남, 을 대동하고 참가, 동부의 대영주 존 아린이 대자인 로버트, 에다드와 함께 참석했으며, 남부의 대영주 메이스 티렐도 참석했다.

이름 높은 기사 아서 데인과 그의 아름다운 여동생 아샤라 데인도 관람을 위해 왔다. 물론 참석한 여성들 중에 제일 유명한 것은 왕세자비 엘리아 마르텔이었다. 거물들만 언급해도 이 정도이며, 당시 상황을 보면 웬만한 귀족 가문은 모두 참여한 것 같다. 프레이 가문도 언급된다. 단, 서부의 대영주 타이윈 라니스터는 오지 않았다.[3]

제이미의 킹스가드 서임식이 끝나고, 모두의 환호 속에 제이미가 킹스가드의 상징인 흰 망토를 두르자, 아에리스는 그에게 왕도로 돌아가 왕궁에 남은 왕족을 지키라는 명령을 내린다. 킹스가드의 총사령관이었던 제럴드 하이타워는 자신이 제이미 대신 레드 킵으로 돌아가 임무를 맡겠다고 간청하나 거부당하고, '신참' 제이미가 마상시합에 출전할 거라 믿었던 사람들도 모두 경악했지만 제이미 본인은 곧 자신이 무슨 상황에 말려든 것인지 깨닫는다. 아에리스는 그에게 명예를 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아에리스가 제이미를 킹스가드 기사로 삼은 이유는 단 하나, 킹스가드 기사가 된 남자는 결혼도 할 수 없고 재산과 작위를 상속 받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 즉 아에리스는 평소 질시해온 타이윈의 후계자를 '거세'해버린 것이다. 타이윈은 처음부터 그의 의도를 알았기에 제이미가 킹스가드로 내정되었다는 소식에 격노했고, 서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제이미 본인은 도적단 토벌에서 세운 공을 인정받고 왕국 최고의 기사가 되었다는 생각에 여태 싱글벙글하고만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제야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고 분노하며, 이후 일어난 여러가지 일로 아에리스에 대한 분노가 계속 쌓인 끝에 폭발, 훗날 맹세를 깨면서 킹스 랜딩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에 시해 사건을 일으킨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관람자 중에는 마침 인근 지역을 여행 중이던 하울랜드 리드도 있었다. 크래노그인답게 체격이 작은 하울랜드 리드를 어느 종자 셋이 희롱하고 괴롭히는 것을 마침 주변을 지나던 리안나 스타크가 발견해서 마상 시합용 검으로 종자들을 두들겨 패서(!) 구해주고, 스타크 가문의 천막으로 데려와 상처를 치료해주고 연회에도 반강제로 함께 참석하게 했다. 넥(Neck)의 리드 가문 스타크 가문의 기수니까 챙겨주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 그녀의 논리.

에다드가 아샤라 데인과 눈이 맞았다면 이 때였을 거라 추정된다. 연회 당시 에다드가 앉아만 있는 것을, 브랜든이 가서 '제 동생과 춤춰 주지 않겠습니까?'라고 부탁하자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당시 캐틀린과 약혼한 것은 브랜든이었고 차남인 에다드는 약혼녀가 없었기 때문에 연애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을 것 으로 추정된다.

이 때 연회에서, 하울랜드 리드는 낮에 자신을 구타했던 종자들을 발견했다. 리안나에게서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벤젠 스타크에게 '갑옷과 말을 줄테니 복수에 나서라'는 말도 들었지만, 체격도 불리하고 훈련도 받지 않은 그에게 마상시합에 나선다는 것은 막막하기만 한 일. 그는 밤에 호숫가로 나가 옛 신들에게 도움을 구하며 기도를 하는데...

4. 웃는 나무의 기사, 그리고 마상시합 결승전의 결말

마상시합의 첫날과 둘째날에, 하울랜드를 괴롭힌 종자들이 섬기는 세 기사는 모두 최종 챔피언 5인 자리에 들며 선전했다. 그런데, 둘째날의 마상시합이 끝나가던 무렵, 키가 작고 짝이 맞지 않는 잡동사니 갑옷을 걸친 정체불명의 기사가 출전한다.

그 기사의 문장은 웃고 있는 위어우드였다. 이 기사는 하울랜드 리드를 괴롭힌 종자들이 섬기는 기사를 셋 모두 격파했다. 패배한 기사가 갑옷을 돌려주는 보상으로[4] 무엇을 원하냐고 묻자 '당신 종자들에게 약자를 괴롭히지 않는 명예를 가르쳐라. 그거면 충분하다.'고 대답하고는 갑옷을 돌려줬다.

이 기사의 출전은 막 해가 지고 있던 때라, 그가 세 기사를 모두 격파한 것을 끝으로 그 날의 마상시합은 끝났다. 그날 밤 열린 연회는 '도대체 그 기사의 정체는 뭐냐'는 떡밥이 지배했고, 몇몇 혈기방장한 기사들은[5] '내가 내일 그 기사에게 도전하여 정체를 밝혀내겠다.'[6]고 선언했으며, 국왕 아에리스 2세는 그 기사는 국왕의 친구가 아니라면서 그에게 도전하라고 부추겼다.

그러나 다음 날, '웃는 나무의 기사'는 출전하지 않았고, 국왕은 격노하여 왕세자 라에가르에게 그를 찾아내라는 명령까지 내렸지만, 라에가르가 찾아낸 것은 그 기사가 썼던 방패와 갑옷 뿐이었다. 결국 남은 두 챔피언 라에가르와 바리스탄 셀미의 시합에서 우승한 것은 왕세자 라에가르였다.
우승한 기사에게는 '사랑과 미의 여왕'의 화관을 한 여성에게 바칠 권리가 주어진다. 사람들은 라에가르 왕자가 자신의 아내인 왕세자비 엘리아 마르텔에게 화관을 주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어째선지 라에가르는 자신의 부인을 지나쳐, 스톰랜드의 대영주 로버트 바라테온과 약혼한 사이였던 리안나 스타크에게 화관을 바쳤다.

5. 후일담

리안나와 라에가르는 마상시합이 끝나고 1년 후에 실종되었다. 브랜든 스타크는 이를 라에가르의 납치로 규정하고 킹스 랜딩에 가서 항의하나 아에리스 2세는 이를 자신의 장남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릭카드 스타크 브랜든 스타크, 그리고 당시 스타크 가문의 수행원들이 모두 살해당했고, 이후 아에리스 2세가 존 아린에게 그의 대자들을 왕궁으로 보내라고 요구하면서 로버트의 반란의 서막이 오른다.

졸지에 만악의 근원이 된 이 마상시합을 연 휀트 가문은 직후 벌어진 로버트의 반란에서 몰락하고 만다.[7] 14년(드라마에선 17년)이 지난 본편 시점에서는 존재감도 희미한 몰락한 가문. 과부가 된 휀트 부인만 남아 쓸쓸하게 살던 중, 타이윈 라니스터의 서부군이 진군해오자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무너졌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감금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이로써 휀트 가문은 칠왕국 전역에 널리 퍼진 하렌홀 저주설의 근거 사례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아샤라 데인은 이 마상시합에서 스타크의 남자와 동침, 아이를 임신했고, 반란이 끝나갈 무렵 사산했다고 한다. 아이는 딸이었다고. 아서 데인을 포함한 세 명의 킹스가드는 기쁨의 탑에서 에다드 스타크와 그의 동료들 일곱 명과 싸우다 전사했고, 전쟁이 끝난 뒤 에다드는 죽은 아서 데인의 검을 들고 데인 가문의 성에 찾아온다.

아샤라 데인과 대면한 에다드가 무슨 말을 했는지, 당시 스타폴(Starfall, 데인 가문의 성)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에다드가 떠나자 아샤라는 절벽 위의 탑에서 바다로 투신 자살했다고 한다. 이 당시 아샤라와 에다드 사이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에 의해, 윈터펠 성 내에서는 '존 스노우의 어머니가 아샤라 데인이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이것을 전해들은 캐틀린이 사실 여부를 묻자 에다드는 불 같이 화를 내고 소문의 출처를 물었는데[8], 이후로 그녀의 이름이 윈터펠 성 안에서 들리는 일은 다시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15년이 지나 에다드가 죽고 그와 캐틀린 사이에서 나온 아이들이 장성한 시점에서도 소문 자체는 윈터펠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원래는 라에가르 혼자 참가할 예정이었던 마상시합에 아에리스 본인도 따라간 이유는 라에가르가 마상시합을 틈타 대영주들과 접촉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고 바리스가 아에리스에게 동행할 것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웃는 나무의 기사의 정체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그 정체가 리안나 스타크였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안나는 말타기의 귀재였다는 말이 계속해서 언급되고[9], 그 기사가 키가 작았던 것은 여자여서 그랬던 것이고, 리안나는 원래 남자다운 성격에 칼도 잘 다뤘다고 한다.

게다가, 웃는 나무의 기사가 리안나였다고 가정하면 라에가르의 뜬금없는 행동도 설명이 된다. 웃는 나무의 기사를 추적했지만 갑옷과 방패만 갖고 돌아온 라에가르가 실은 추적에 성공하여 리안나를 발견했고, 이때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 이때 라에가르가 그녀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으며, 그녀의 부탁을 받아 갑옷과 방패만 들고 못 찾았다고 보고하기로 합의를 봤다는 식의 추정도 가능하다. 꽃을 준 이유도 유혹이라기보다는 웃는 나무의 기사에 대한 경의의 표시일 가능성도 높다.

6. 음모론

얼음과 불의 세계에 따르면 휀트 가문은 그렇게 큰 마상시합을 열 만큼 부유한 가문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 라에가르가 휀트 가문과 짜면서 마상시합에 들어갈 자금을 대줬고, 하렌홀에서 귀족들을 소집한 뒤 대협의회를 열고 쿠데타를 일으켜 아버지 아에리스 2세를 몰아내려고 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1] 크게는 수만이 죽어나간 대반란에서 작게는 이때 만나 사귄 의 죽음까지. [2] 왜 이렇게 봄이 찾아 온 것을 기뻐하냐면 얼불노 세계관에서 계절은 현실세계의 계절과 다른데, 봄 2년, 여름 5년, 가을 1년, 겨울 30년과 같이 계절 주기가 몇 개월이 아닌 몇 년이다. 그러니 몇 년에 이르는 혹독한 겨울 속에서 지내던 이들에게 찾아오는 봄이란 굉장히 기쁠 수밖에. [3] 그 이유는 제이미 라니스터를 킹스가드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4] 중세 유럽의 마상시합에서는 마상시합 패자의 갑옷과 말은 승자의 전리품이 되는 게 룰이다. 패자가 갑옷을 찾아 오려면 보상금을 주어야 한다. [5] 로버트 바라테온 포함. [6] 무명으로 참가한 기사(mystery knight)는 패배 시 자신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7] 무튼 가문, 대리 가문과 함께 리버랜드의 대표적인 타르가르옌 가문 충성파 중 하나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로버트 바라테온을 지지한 반란군이 이긴 뒤로 나가리 신세가 된다. [8] 캐틀린의 회상에 따르면 에다드가 쉽게 화를 내는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때만큼은 마치 들불같이 화를 내서 자기가 공포를 느낄 정도였다고. [9] 실제 역사상으로도 그렇고 소설에서도 계속 강조하는데 마상시합의 절반 이상은 승마술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애초에 말을 잘 타지 못하면 아무리 검술이 뛰어나다고 한들 마상시합에서 아무 소용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