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31 14:15:04

틸버리 연설

파일:틸버리 연설.jpg

1. 개요2. 상세3. 첫번째 버전4. 2번째 버전5. 틸버리 연설은 실제로 있었는가?6. 참고 문헌7. 둘러보기

1. 개요


1588년 8월 9일 엘리자베스 1세 잉글랜드 여왕이 틸버리 항구에 주둔한 잉글랜드군 장병들을 상대로 하였다고 전해지는 연설.

2. 상세

1588년 8월 8일, 스페인 제국의 무적함대 칼레 해전에서 잉글랜드 해군에게 패배하여 북해로 피신했다. 그러나 파르마-피아첸차 공작 알레산드로 파르네제가 이끄는 스페인군이 됭케르크에서 잉글랜드 침공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어서, 잉글랜드 육군은 틸버리 항구에 주둔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엘리자베스 1세는 8월 9일 신하들을 이끌고 틸버리 항구로 가서 장병들을 격려했다.

많은 역사가들과 작가들은 이 날 여왕의 행적을 다양하게 묘사했다. 1958년 <엘리자베스 여왕>을 출간한 엘리자베스 젠킨스는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여왕은 철제 코르셋을 착용하였고, 흰색 깃털이 달린 모자를 썼고, 백마를 탔다. 오르먼드 백작이 국가의 검(sword of state)을 들며 앞장섰고, 레스터 백작이 백마의 고삐를 잡고 걸어갔으며, 투구를 쓴 사환이 뒤에 있었다."

1983년 <엘리자베스 1세>를 출간한 콜리 에킨슨은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그녀는 고대 신화 속의 여왕처럼 커다란 하얀 군마를 타고 횡렬을 지나갔다. 그녀의 가운은 흰색 벨벳이었고, 머리에는 기마병들의 투구에서 나온 것 같은 깃털들이 있었다."

J.E 닐은 1934년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전기>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여왕은 손에 지휘봉을 든채 당당하게 말을 타고 올라가서 모의 전투를 목격하고, 군대를 사열하였다."

게럿 매팅리는 1959년 <무적함대>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여왕은 신화적인 디자인이 새겨진 은색 흉갑이 착용된 흰색 벨벳 옷을 입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금빛으로 치장된 은색 지휘봉이 들려 있었다."

엘리자베스 1세가 틸버리 항구에서 군인들을 상대로 한 연설은 두 가지 버전이 전해진다. 첫번째는 1623년 레오넬 샤프가 당시 잉글랜드의 실권자인 버킹엄 공작 조지 윌리어즈에게 보낸 편지다. 레오넬 샤프는 1588년 당시 레스터 백작의 부하였고, 후에 버킹엄 공작을 따르는 사제가 된 인물이다. 그가 쓴 편지는 1654년 '카발라-국가의 신비'라는 제목의 컬렉션에 실렸고, 편지에서 전해진 연설의 16세기 후반 또는 17세기 초반 사본은 현재 영국 왕립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두번째 버전은 1612년 성직자이자 왕실 가정교사인 윌리엄 레흐의 설교 "신성한 처녀 여왕 엘리자베스"에 수록되어 있다.

3. 첫번째 버전

My loving people.
사랑하는 백성이여.

We have been persuaded by some that are careful of our safety, to take heed how we commit our selves to armed multitudes, for fear of treachery.
우리는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배신을 두려워하며, 무장한 무리에 맞서 스스로 헌신하며, 주의를 기울이도록 설득되어 왔다.

But I assure you I do not desire to live to distrust my faithful and loving people. Let tyrants fear.
하지만 나는 충직하고 사랑하는 백성들이 불신을 품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장담한다. 폭군이 두려워하게 하라.

I have always so behaved myself that, under God, I have placed my chiefest strength and safeguard in the loyal hearts and good-will of my subjects. And therefore I am come amongst you.
나는 항상 나답게 행동하여, 하나님 아래에서, 나의 최고의 권력과 경호병을 신하들의 충심과 의리 아래에 두었다. 그러므로, 나는 그대들 가운데 있노라.

as you see, at this time, not for my recreation and disport, but being resolved, in the midst and heat of the battle, to live and die amongst you all.
그대들이 지금 보고 있듯이, 나의 오락과 흥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투의 한가운데에서 그대들과 함께 살고 그대들과 함께 죽기를 결심하였노라.

To lay down for my God, and for my kingdom, and my people, my honour and my blood, even in the dust.
심지어 먼지를 뒤집어쓰더라도, 나의 하나님, 나의 왕국, 그리고 나의 백성, 나의 영광, 그리고 나의 피를 위해 내려놓겠노라.

I know I have the body but of a weak, feeble woman. but I have the heart and stomach of a king, and of a king of England too.
나는 약하고 연약한 여자의 몸을 가졌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왕의 심장과 배를 가지고 있고, 영국 왕의 것도 가지고 있다.

And think foul scorn that Parma or Spain, or any prince of Europe, should dare to invade the borders of my realm.
그리고 파르마나 스페인, 또는 유럽의 임금들이 내 왕국의 국경을 감히 침범하려는 야심을 품은 것을 경멸하노라.

To which rather than any dishonour shall grow by me, I myself will take up arms, I myself will be your general, judge, and rewarder of every one of your virtues in the field.
그들이 내게 불명예를 안겨주기보다, 내가 스스로 무기를 들 것이며, 스스로 너희의 장군, 심판자, 그리고 이 땅의 모든 미덕의 보상자가 되리라.

I know already, for your forwardness you have deserved rewards and crowns. And we do assure you on a word of a prince, they shall be duly paid.
나는 너희의 순진한 충심을 알고 있으며, 너희는 보상과 왕관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정당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는 말을 임금에게 전하리라 확신한다.

In the mean time, my lieutenant general shall be in my stead, than whom never prince commanded a more noble or worthy subject.
그 동안, 나의 중장은 그보다 더 고귀하고 가치 있는 신하를 지휘하지 않은 나를 대신할 것이다.

Not doubting but by your obedience to my general, by your concord in the camp, and your valour in the field.
장군을 의심하지 말고 복종하며, 숙영지에서 화합하며, 전장에서 용기를 발휘하라.

We shall shortly have a famous victory over these enemies of my God, of my kingdom, and of my people.
우리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왕국, 그리고 나의 백성의 적을 물리치고 위대한 승리를 거두리라.

4. 2번째 버전

Come on now, my companions at arms, and fellow soldiers, in the field, now for the Lord, for your Queen, and for the Kingdom.
자, 나의 동료들이여, 그리고 전우여. 들판에서, 이제 주님과, 너희의 여왕, 그리고 왕국을 위해 싸워라.

For what are these proud Philistines, that they should revile the host of the living God?
자랑스러운 블레셋 사람이 무엇이기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성체를 욕보이는 것이냐?

I have been your Prince in peace, so will I be in war. neither will I bid you go and fight, but come and let us fight the battle of the Lord.
나는 평화롭게 너희의 주군이 되었으니, 전쟁도 함께 할 것이다. 너희에게 가서 싸우라고 강요하지 않겠으나, 신의 이름으로 함께 전투를 치르겠노라.

The enemy perhaps may challenge my sex for that I am a woman, so may I likewise charge their mould for that they are but men, whose breath is in their nostrils.
적은 아마도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내 성정체성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들이 단지 콧구멍에 숨통이 트인 남자일 뿐이라고 받아치겠노라.

And if God do not charge England with the sins of England, little do I fear their force.
신께서 잉글랜드에게 죄를 씌우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의 힘을 두려워할 까닭이 없노라.

Si deus nobiscum quis contra nos?(if God is with us, who can be against us?)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면, 누가 우리를 반대할 수 있겠는가?

5. 틸버리 연설은 실제로 있었는가?

수잔 프레이는 1992년 <틸버리의 엘리자베스 신화>를 출간하면서 틸버리 연설의 실존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틸버리 연설'은 1588년부터 엘리자베스 1세의 순결함, 제왕적 면모, 그리고 스페인의 패배 사이의 연관성을 확립하려는 엘리자베스 우상화의 일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찰스 왕세자와 스페인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는 레오넬 샤프의 1623년 편지에 등장한 틸버리 연설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타났다며, 그 진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역사학자 J.E. 닐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명언>에서 틸버리 연설의 진실성을 옹호했다.
나는 연설을 부정할 심각한 이유가 없다고 본다. (중략) 그 문구들 중 일부는 여왕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연설의 전체 버전은 확실히 엘리자베스 여왕의 인용문에도 부합한다. (중략) 샤프의 버전은 엘리자베스 자신이 직접 쓴 연설의 두 세 부분을 베낀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틸버리 연설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현재까지 논쟁의 대상이지만, 엘리자베스 1세를 다룬 영상매체에서 나오는 모습과는 달리, 틸버리 항구에 주둔한 병사들에게는 그리 와닿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별다른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장비도 형편없었던 그들은 스페인군이 잉글랜드로 건너오지 않는다는 게 분명해지자, 이틀만에 뿔뿔이 흩어지면서 갑옷을 팔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틸버리 항구 방문은 후대에 크게 각광받았고, 그녀는 오늘날까지 스페인의 침공으로부터 잉글랜드를 지켜낸 위대한 여왕으로서 많은 잉글랜드인에게 추앙받고 있다.

6. 참고 문헌

7.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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