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8 11:08:29

트럼프 대 미합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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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사건명칭 도널드 J. 트럼프 대 미합중국
Donald J. Trump v. United States
문서번호 23-939
판례번호 603 U.S. 593
선고일 2024년 7월 1일
재판관 연방 대법원장 존 로버츠 및 8인
판결 삼권분립의 헌법구조상, 전직 대통령은 결정적이고 배타적인 헌법상 권한 내에서 발생한 행위에 대해 절대적 면책특권을 가진다. 또한 모든 공무상 행위에 대해 적어도 예비 면책특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 단, 사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없다.
다수의견 로버츠, 토머스, 알리토, 고서치, 캐버노 (다수의견 전체에 동조); 배럿 (Part III-C 제외하고 동조)
보충의견1 클래런스 토머스
보충의견2 에이미 코니 배럿 (다수의견에 부분동의)
반대의견1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반대의견2 커탄지 브라운 잭슨

1. 개요2. 사건의 배경3. 사건의 진행4. 판결의 내용5. 반응6. 관련 문서

The President is not above the law. But Congress may not criminalize the President's conduct in carrying out the responsibilities of the Executive Branch under the Constitution. And the system of separated powers designed by the Framers has always demanded an energetic, independent Executive. The President therefore may not be prosecuted for exercising his core constitutional powers, and he is entitled, at a minimum, to a presumptive immunity from prosecution for all his official acts. [...]
The judgment of the Court of Appeals for the D. C. Circuit is vacated, and the case is remanded for further proceedings consistent with this opinion. It is so ordered.
대통령이 법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회는 헌법상 행정부의 책임을 수행하는 대통령의 행위를 범죄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또한 헌법제정자들이 설계한 권력분립의 시스템은 언제나 활력있고 독립적인 행정부를 요구해왔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헌법상의 핵심적 권한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아야 하며, 최소한 모든 공식적 행위에 대해 기소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 면책특권을 누려야 한다. [...]
D.C. 항소법원의 판결을 파기하며, 사건은 이 의견에 부합하는 후속절차를 위해 환송된다. 이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장 존 로버츠가 작성한 법정의견의 마지막 부분

1. 개요

미국 헌법 미국 대통령의 형사면책특권의 범위를 규율한 2024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소송사건.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하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헌법상 허용되는지 여부가 다루어졌다.

결론적으로 연방대법원은 대법관 다수의견에 따라 대통령의 공무상 행위에 관한 형사면책특권이 보다 폭넓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설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형사면책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이 위법하다며 이를 파기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2.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한 것과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에 대한 검찰의 기소 및 재판으로부터 시작된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중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한 부정선거 음모론을 거짓으로 유포하여 선거결과 확정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공소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장관 등의 관리들에게 부정선거에 관한 광범위한 조사를 강압적으로 지시했다는 내용, 부통령으로 하여금 의회의 선거결과 확정을 방해하도록 요구했다는 내용, SNS와 연설 등을 통해 지지자들을 선동하여 끝내 의사당을 점거하는 폭동을 일으켰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소송이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서 계속되던 중 트럼프 측은 '대통령은 재임 중 공적행위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면책특권을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공소장에 기재된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설령 그것이 전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으로서의 공적 행위'이므로 형사상 면책되어 더 볼 것도 없이 무죄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2023년 12월 1일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이 주장을 기각했고 연방항소법원 역시 이러한 지방법원의 판단을 지지하였다. 이렇게 제1심 및 제2심에서 연거푸 면책특권 주장이 거절되자 트럼프 측은 연방대법원에 상고를 신청하였고, 연방대법원은 상고를 허가한다.

3. 사건의 진행

2024년 4월 25일, 연방대법원에서 공개변론이 열렸다. 변론에서 트럼프 측은 대통령이 재임 중 벌인 공적행위로 인해 퇴임 후 기소될 수 있다면 대통령이 퇴임 후 기소를 두려워하게 되므로 자유로운 정책추진이 어려워질 것이며, 이는 미국 헌법을 제정한 건국의 아버지들이 의도한 바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반면, 검찰 측은 대통령의 공적행위에 대해 절대적 면책특권이 인정된다면 대통령이 공적행위를 빙자하여 사익추구 등 불법을 저지르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변론 과정에서 대법관들이 보인 태도는 대법관의 정치진영에 따라 극명히 갈렸다. 관련기사 보수성향인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대통령이 퇴임 후 정치적 반대자에 의해 기소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 민주주의 국가로서 기능이 불안정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의견을 내었고, 역시 보수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통령직에 대한 보호장치 없이 (기소 여부 판단을) 검사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진보성향인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대통령이 군대에 쿠데타를 일으키라고 명령해도 면책이 가능한 것인지" 질문하였다.

한편, 부적절한 향응수수 의혹 및 배우자(또는 본인)의 극우성향으로 줄곧 논란[1]이 된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과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사건을 회피해야 한다는 진보진영의 요구도 있었다. 하지만 둘다 회피요구를 거부하고 결국 판결까지 참여하였다.

4. 판결의 내용

연방대법원의 최종판결은 2024년 7월 1일 선고되었다. 보수성향 대법관 6인 전원은 트럼프 측의 손을, 진보성향 대법관 3인 전원은 검찰 측의 손을 들어주어 대법원의 이념지형이 판결내용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작성하고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알리토,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동의한 6인의 다수의견은 '형사기소를 걱정할 필요 없는' 대통령의 자유로운 권한행사를 위해 대통령의 공적행위에 대해서 광범위한 면책특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미국 대통령은 그 고유한 헌법상 권한 내에서 발생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적 면책특권(absolute immunity)을 가지며, 그 밖의 모든 공무상 행위에 대해서도 적어도 추정적 면책특권(presumptive immunity)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없다.[2]

또한, 공소장에 기재된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들 중 법무부장관 등의 관리들에게 부정선거에 관한 광범위한 조사를 강압적으로 지시한 행위는 핵심적 공적행위라고 판정하여 절대적 면책특권을 인정하였다. 부통령으로 하여금 의회의 선거결과 확정을 방해하도록 요구한 행위는 핵심 외 공적행위라고 판정하여 추정적 면책특권을 인정하되, 추정을 번복하여 면책특권을 없애야 할 이유가 있는지에 관하여는 하급심법원에 판단을 위임하였다. 마지막으로 SNS와 연설 등을 통해 지지자들을 선동하여 의사당을 점거하는 폭동을 일으킨 행위는 공적행위인지 사적행위인지 직접 판정하기 어렵다면서 하급심에 판단을 위임하였다.

또한, 다수의견에 참여한 6명 중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제외한 5명은 "대통령의 어떤 행위가 사적행위임을 증명하기 위해 공적행위와 관련된 증거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다"는 추가적인 법리도 창설하였다. 쉽게 말해,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 대통령의 사적범죄에 관한 형사소송이라고 하더라도, 이 소송에서 대통령의 공적행위를 증거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 공적행위를 근거로 대통령의 사적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면 사실상 대통령이 사적행위로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하여 공적행위까지 망설이게 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3]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is the most powerful person in the country, and possibly the world. When he uses his official powers in any way, under the majority’s reasoning, he now will be insulated from criminal prosecution. Orders the Navy’s Seal Team 6 to assassinate a political rival? Immune. Organizes a military coup to hold onto power? Immune. Takes a bribe in exchange for a pardon? Immune. Immune, immune, immune.
미국의 대통령은 이 나라에서, 어쩌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개인이다. 이제부터는 그가 공적권한을 무소불위로 휘두른다고 해도, 다수의견의 합리화에 따르면, 그는 형사기소로부터 면제될 것이다. 네이비 실로 하여금 정치적 라이벌을 암살하라고 명령한다? 면책이다. 권력유지를 위해 군사 쿠데타를 계획한다? 면책이다. 사면권 행사를 위해 뇌물을 받는다? 면책이다. 면책, 면책, 그리고 또 면책.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의 반대의견 중에서
한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작성하고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잭슨 대법관이 동의한 3인의 반대의견은 다수의견이 대통령에게 무조건적인 면죄부를 쥐어준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였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다수의견의 법리가 굉장히 우려되었는지 통상 반대의견을 "나는 다수의견에 정중히 반대한다"는 문구로 끝마치는 연방대법원의 관례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는 다수의견에 반대한다"는 문구로 끝마쳤다.

5. 반응

이 판결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는데, '더 힐'(The Hill)의 보도에서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당시에 이 판결이 나왔다면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면책을 받고 살아남았을 거라는 언급이 나왔으며 #, 워싱턴 포스트에서는 미국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 로이터는 미국 대법원의 이 판결에 대해 '리버럴 성향의 대법관은 미국 대통령을 초법적인 왕과 같은 존재로 만든 것을 후회한다'라는 표제로 보도했다. # 폴리티코에서는 반대의견을 제시한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의 의견을 인용하여 미국 연방대법원의 이 판결 덕분에 이제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political rival)을 네이비씰 제6팀에 공식적인 지시를 내려 암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

설상가상으로 미국 대법원은 "검사는 행정부의 권한 및 기능이 침해될 위험이 있을 경우 대통령의 공적 행위에 대한 자료를 비공식 행위임을 증명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시하면서 사실상 비공식 행위임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져버렸다. 이로 인해 미국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막을 법적 장치가 사라져버렸다는 비판이 나왔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기소된 재판은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되어버렸다. #동아일보 조 바이든은 대법원의 판결이 "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에 사실상 제한이 없다는 것을 거의 확실하게 의미하는 위험한 선례"를 세운 것이라며 유일한 제한은 대통령 자신이 스스로 정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미국의 싱크탱크인 케이토 연구소에서는 " 큰 힘에는 큰 면책이 따른다"(With great power comes great immunity)라는 표현으로 풍자했다. #

이후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8월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법무부 당국자들과 논의한 내용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한 새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

공식 행위에 대한 적용범위가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하지 않고 하급심에 판단을 떠넘겼고, 폭동이나 반란, 외환행위, 기밀유출 등 여러 중대범죄를 저질러도 아무런 처벌도 할 수 없게 만든데다 정작 윤리위반을 저지른 두 대법관(새뮤얼 얼리토 및 클래런스 토머스)을 기피하거나 제외시켰어야 했음에도 이를 방치하기까지 한 것도 모자라서 기피요구를 거부하기까지 한 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결국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관련 재판들 모두 파기 되었다.

6. 관련 문서



[1] 논란의 상세한 내용은 각 대법관 문서를 참고할 것. [2] 말은 이렇게 했지만, 이하에서 살펴보듯 대통령의 사적인 범죄행위를 증명하기 위해 공적행위를 근거로 삼는 것이 금지됨에 따라, 사적행위 역시 사실상 처벌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3] 배럿 대법관은 이러한 법리 신설에 반대하였으며, 이와 관련해서는 오히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작성한 반대의견에 동의한다고 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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