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0 01:05:45

카이누마 자살자 추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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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사건 전개
2.1. '자살 실황자'의 최초 등장2.2. 장소를 밝혀내다2.3. 최초의 돌격요원 등장, 그러나...2.4. '11시 스네이크'의 등장
3. 밝혀진 사건의 진상4. 후일담5. 관련 문서

1. 개요

貝沼自殺事件[1]
(貝沼事件)

2017년 11월 5ch(구 2ch) 뉴속VIP판(이하 VIP판)의 스레드에서 시작된 자살 시도 추정자를 둘러싼 일련의 추적 소동.

2. 사건 전개

2.1. '자살 실황자'의 최초 등장

발단은 2017년 11월 7일 오후 3시경 VIP판에 세워진 '자살 생방송한다(自殺配信する)'라는 스레드로, 이 스레드의 최초 작성자(이하 '자살 실황자')가 자살 예정이라는 현장 사진과 함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 '자살 실황자'가 올린 사진 속에는 어느 연못가 풍경과 하이킹 코스로 추정되는 곳에 위치한 정자, 목을 맬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다리와 가방 끈, 그리고 에비스 맥주캔 3개 등이 찍혀 있었다.

평소 VIP판의 분위기 자체가 원체 뻘글과 낚시, 주작글이 판치는 마굴인 만큼 처음에는 다들 또 낚시 내지는 주작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웃어 넘기는 분위기였지만 '자살 실황자'의 어조가 시종일관 너무나 담담하고 스레드 내내 난입하는 온갖 어그로에도 반응이 없었던 데다 결정적으로 이 사람이 마지막 레스 하나를 남기고 갑자기 사라진 뒤 더 이상 스레드에 나타나지 않자 그제서야 "설마 이 사람 진짜로 자살하러 가는 거 아냐?"라며 불길한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정말 자살하러 가는 것이 맞다면 장소를 알아내서 말리거나 경찰에 신고를 하든지, 최악의 경우라면 하다못해 시신이라도 찾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스레더들 사이에서는 사진 속 장소를 빨리 밝혀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갔지만 '자살 실황자'가 올린 사진들이 어디에나 있을 법한 흔한 연못가 풍경이다 보니 단서가 될 만한 정보가 너무도 부족해서 모두가 발만 동동 구르던 상황이었다.

2.2. 장소를 밝혀내다

스레더들은 최초 스레드의 자살 진위 여부 검증 이전에 우선은 문제의 '자살 실황자'를 찾는 데 화력을 집중하기로 하고 장소를 추적하는 새 스레드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추적 작업에 들어갔지만 너무 흔한 구도와 풍경의 사진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추적하기에는 난이도가 너무 높았고 이에 VIP판의 화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VIPPER들은 다른 판 챤넬러들의 화력 지원을 받기 위해 뉴스속보판, 뉴속(켄모)판, 뭐든지 실황J판(난J) 등 여러 판을 찾아다니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던 중 밤 9시 57분경 '난J에서 왔는데 자살 VIPPER 현장 특정 시작합니다(なんJから来たが自殺VIPPERの現場特定始めます)'라는 스레드가 세워지면서 이 스레드를 중심으로 '자살 실황자'가 있던 장소 특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2] 특정 스레드에는 일본 각지에 있는 연못 호수, 저수지와 인근 송전탑[3]의 사진들이 줄줄이 올라오면서 장소를 밝혀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으나 애초에 워낙 정보가 빈약했던 탓에 위치 파악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레드에서는 점점 포기하는 게 낫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어 가고 있을 무렵에 자신을 가나가와현민이라고 밝힌 한 스레더가 사진 속 풍경이 아키타현 유자와시에 위치한 카이누마(貝沼)라는 곳 같다면서 '자살 실황자'가 찍은 것과 비슷한 구도에서 촬영된 카이누마 주변의 풍경 사진을 올렸고[4] 이를 토대로 여러 차례 검증이 이루어진 결과 최초의 '자살 실황자'가 있던 장소가 카이누마임이 밝혀졌다. 이후 이 '의문의 가나가와현민'은 어떻게 카이누마인지 알아냈느냐는 스레더들의 질문에 대해 사진은 저수지나 연못 등의 수변 풍경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사이트에서 이미지를 하나하나 검색하면서 찾아냈고 '자살 실황자'가 올린 사진 중 하나에 찍혀 있던 송전탑의 위치는 일본 국토지리원의 지도로 알아냈다고 밝혔다.

장소가 특정되자 스레드는 순식간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뒤이어서 현장에 직접 찾아가자며 아키타현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돌격대'를 모집하는 전개로 이어지기에 이른다.

2.3. 최초의 돌격요원 등장, 그러나...

하지만 문제의 카이누마가 아키타현의 산 속 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스레더들은 '돌격대'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새벽 3시경 '니카호(にかほ)'라는 고정닉 사용자가 자신의 보라색 닛산 실비아 차량 사진 인증샷과 함께 아키타현 니카호시[5]에서 현장까지 장거리 원정을 나가겠다고 선언했다.[6] 실제로 카이누마로 가는 도중의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실황을 하고 있었으나 니카호는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돌연 소식이 끊기고 이후 다시는 스레드에 나타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니카호의 실종에 스레드에서는 낚시 아니냐는 의견과 니카호의 신변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엇갈렸고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상태가 되면서 진상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2.4. '11시 스네이크'의 등장

다음날인 2017년 11월 8일 오전 10시 13분경 '11시 스네이크(11時スネーク)'라는 다른 고정닉 사용자가 등장해 '지금 가는 중', '조금만 기다려'라는 글과 함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캡처 화면을 업로드하면서 스레드는 다시 긴장상태가 되었는데 '11시 스네이크'는 예고대로 오전 11시경에 카이누마에 도착해 최초의 '자살 실황자'가 올린 것과 완전히 같은 구도로 찍은 사진을 업로드했고 현장 주변의 다른 사진들을 업로드하면서 최초 '자살 실황자'가 올린 사진 속 사다리가 다른 위치에 옮겨져 있었다는 점, 그리고 맥주캔의 유통 기한이 이미 지나 있었다는 점과 어째서인지 3개 중 1개만 남아 있었다는 점 등을 추가로 입증했다.

하지만 끝내 '자살 실황자'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 되는 듯했다. 니카호의 행방과 사라진 맥주캔이라는 두 가지 의문을 남긴 채.

3. 밝혀진 사건의 진상

그런데 11월 8일 밤 9시 40분경 '어제 일이 진짜 커져있었다(昨日の一件でガチでヤバイことなってた)'라는 스레드가 세워졌다. 게다가 이 스레드 작성자의 정체는 바로 최초의 '자살 실황자' 본인이었다. 처음에는 이 작성자가 진짜 '자살 실황자' 본인이 맞는지 회의적인 분위기였으나 당시 스레드에서 사용했던 도구(가방 끈)와 자신의 검지손가락 인증샷[7]이 올라오면서 본인임이 확인되었다.

"경찰서 다녀왔다"는 말로 시작된 스레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처음 스레드를 올리고 나서 누군가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느닷없이 집에 경찰이 찾아와서 영문도 모른 채 경찰서에 연행되었다. 그제서야 '자살 실황자'는 자신이 세운 스레드 때문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경찰에게 혼난 것은 물론, 2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풀려나서 가까스로 귀가했고 왜 그런 스레드를 세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풍 구경을 갔다가 심심해서 올린 낚시글이었고 문제의 맥주캔은 처음부터 정자 옆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것을 꺼내 연출한 것이라고 밝혔다.[8]

결국 최초 스레드가 낚시였음이 판명되면서 자살자 추적은 일단 마무리되었으나 니카호의 행방만은 여전히 미궁에 빠진 가운데 한참이 지나 드디어 니카호 본인이 스레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니카호에 따르면 사실은 일 때문에 아침 일찍 유자와시에 가야 하는 것도 있고 해서 집에서 일찍 나와 카이누마로 갔고 실시간으로 올라온 것처럼 보였던 사진들은 모두 도착해서 사전에 찍어 둔 것이라고 한다. 실시간 형식으로 올리는 게 재미있겠다 싶어서 미리 찍어둔 사진을 조금씩 시간 차를 두고 올렸다.

그리고 한동안 스레드에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는 누군가가 사진을 찍은 시간과 업로드 시간 사이에 시간차가 있음을 발견하는 바람에 실제로 현장에 갔는데도 주작으로 의심받은 데다 올릴 만한 사진이 다 떨어져서 잠수를 탄 것이다.

4. 후일담

이 사건 이후 그냥 조용한 시골 산 속 연못이었던 카이누마는 VIP판에서 한동안 " 낚시의 성지"로 통했다.

한편 '11시 스네이크'는 '자살 실황자'의 생존이 확인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당시 현장에 도착해서 사진 속 정자를 발견했을 때는 정말 근처에 시신이 있을까 싶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는데 막상 가까이 가 보니 근처 호수에서 아저씨들이 낚시를 하고 있고 정자 자체의 분위기도 너무나 평화로웠던 탓에 '이게 뭐지' 싶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5. 관련 문서


[1] 카이누마 자살 사건. 다만 엄밀히 말하면 자살은 아니다. 자세한 사항은 후술. [2] 특히 이 스레드는 여러 개로 난립했던 장소 특정 스레드를 한 곳으로 모으는 역할이 컸다. [3] '자살 실황자'가 올린 사진들 중 송전탑이 찍힌 것이 있었는데 이 송전탑 사진을 토대로 일본 전국의 송전용 철탑 위치를 표시한 지도까지 동원해 가며 장소를 알아내려고 시도한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사진 속 단풍 든 모습을 바탕으로 일본 전국 단풍지도까지 동원한 사람이 나타나기도 했다. [4] 이 스레더에 따르면 '자살 실황자'가 올린 사진 속 산의 모습이 카이누마 방향에서 본 카부토 산이라는 곳과 상당히 흡사하다고 했다. [5] 해당 고닉의 거주지. [6] 니카호에서 카이누마까지는 차로 약 1시간 50여분 정도 소요된다. [7] '자살 생방송한다' 스레드에서 손가락이 찍힌 사진이 업로드되었다. 최초 스레드의 것과 나중에 올라온 인증샷 속의 손톱 길이가 달라서 잠시 의문이 제기되었으나 '자살 실황자' 본인이 최초 스레드를 올린 이후 손톱을 깎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8] 그러면 3개 중 2개는 어디로 갔느냐는 의문이 나왔으나 '자살 실황자'에 따르면 경찰이 조사를 위해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