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17 14:35:59

천고마비

1. 개요2. 기원3. 기타

고사성어
하늘 높을 살찔

1. 개요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라는 뜻으로, '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다' 의미의 고사성어.

2. 기원

해당 표현의 기원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의외로 중국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표현으로, 중국에서는 추고마비秋高馬肥라는 표현이 보통 쓰인다.[1] 추고마비 또한 그 유래가 확실하지 않으며, 두보 시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조선실록에서도 추고마비라는 표현은 등장하지만 천고마비라는 표현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일본에서 변화된 표현이 일제 시대 즈음 한국으로 들어와 쓰이게 되었다는 설이 있기도 하다.

추고마비라는 표현은 본래 다분히 부정적인 표현이었다. 중국 전한(漢) 시절에, 가을이 되면 말이 피둥피둥 살찌고 남쪽에선 수확기라 물자가 풍부해지니 흉노가 내려와서 다 밟아버리고 빼앗아 갈 거라는 공포의 고사. 사실 유목민족이 아닌 이상 농민들의 가축은 가 절대 다수였고, 말은 전쟁, 운송, 교통 등 국한된 상황에서만 쓸모가 있었기 때문에 부유한 귀족이나 국가가 운용했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가을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표현으로서 우비(牛肥)도 아니고 마비(馬肥)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당시의 흉노가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제대로 보호해줄 수 없어서, 태원 상당 지방, 심지어는 낙양 근처까지 매년 빼앗기고 죽고 납치당하는 게 연례행사였다.

유목민족의 위협이 사라진 지금은 '천고마비의 계절~' 운운하는 식으로 가을의 정취를 상징한다. 동아시아에서 추고마비/천고마비라는 고사성어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 마지막 시기는 한국에선 병자호란으로 조선 백성들이 청나라 군사들에 의해 약탈을 당하던 때로, 중국에선 준가르가 완전히 몰살된 건륭제 때로 추정된다. 전자의 경우 병자호란 이후로 강희제 치세 초기까지 청나라에서 전쟁 배상금 명목으로 조선에 과도한 양의 공물을 요구했지만[2] 전형적인 유목민족식 약탈은 사실상 없어지다시피 했으며, 후자의 경우 준가르의 몰살을 기점으로 더 이상 유목민족이 중국을 위협하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뭐 유목민족 입장에서는 정말 풍요의 의미겠지만...

3. 기타

  • 현대 중국어에서도 원래의 의미로 쓰이지 않게 됨에 따라 어느샌가부터 추고마비는 가을 정취를 나타내는 의미로만 쓰이는 듯 하다.
  • 뒤의 마비라는 글자 때문에 전신마비란 단어로 혼동되거나, "전신마비는 들어봤는데 천고마비는 무슨 마비예요?"라고 얼토당토하고 무식한 질문을 던지거나, 일부러 바꿔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로 '전신마비의 계절입니다'라고 농을 던진 후 얼타는 상대를 (물리적으로) 기절시켜 진짜 전신마비로 만들어버리는 전개다. 마지막에 ' 가을이었다'까지 덤으로 덧붙이면 완벽하다.


[1] 그래서 비정상회담에서 천고마비에 대한 문제가 나왔을 때 중국 패널인 장위안이 천고마비=톈가오마페이라고 알아듣고도 작문하지 못했다. [2] 이마저도 강희제가 조선이 더 이상 청나라를 위협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여 명나라 때와 같은 수준의 공물을 요구하였다. [3] 우마무스메 세계관에는 馬라는 한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4] 고사성어 84화에 등장. 뜻은 '하늘은 높고 찹이는 살찐다'라는 의미다. [5] 여기서 등장. 뜻은 '하늘은 높고 야코는 살찐다'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