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애니판 | 2015년 애니 |
1. 소개
아르슬란 전기의 등장인물.루시타니아 국왕. 파르스력 320년 당시 나이는 40살. 성우는 오오키 타미오/ 사쿠라이 토시하루(2015).
파르스를 점령한 루시타니아의 왕인 것은 맞지만 국왕으로서의 능력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왕제 기스카르에게 내정, 군사의 실권을 맡기고 종교에 심취하여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국정에 전혀 관여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관여란 게 그야말로 광신적이고 정치와는 백만광년 떨어진 무개념한 것이라 대형 사고를 터트리거나 학살로 마무리되곤 한다. 무신론을 주장한 학자는 혀를 뽑아버렸으며 교회에서 데이트 한 남녀를 같이 삶아죽이는 등 자국민에게도 광신을 강요하며 학살을 벌이지 않나, 같은 이알바다오트 신을 믿는 마르얌으로 쳐들어가 장 보댕의 분부라고 하지만 100만명도 넘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해, 길거리에서 사람 시체와 피비린내가 가득했다고 한다.
외모를 작중에서 표현한 바에 의하면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지만 눈에 생기가 전혀 없고 몸도 약골이며 근육은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는 체형으로 묘사된다. 종교적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설탕물을 좋아하고[1] 대식가라서 음식을 많이 먹고[2] 몸도 움직이지 않아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작중 내내 별다른 역할 없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데, 동생 기스카르를 총애하지만 또 한편으로 대사교 장 보댕의 말에는 꼼짝을 못하며 사실상 허수아비에 가깝다. 물론 왕으로서의 결정권은 여전히 가지고 있어 루시타니아에서는 무시하지는 못하지만 항상 악당 보댕의 말만 듣고 병신짓만 저지르니 그거 지켜보고 뒤처리해야하는 기스카르는 형과 보댕 때문에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게다가 광신도라서 성직자들만 우대하고 귀족들이나 기사들은 정치와 전쟁에서 활약하고도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지 않아[3] 귀족들에게 철저히 증오를 받았다. 그러다보니 귀족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알아주고 우대해주는 기스카르의 편이 된 사람이 많았다. 특히 파르스를 점령한 후 파르스의 왕비 타흐미네를 본 후부터 모든 것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악화되기 시작한다.
승전국 왕으로서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타흐미네는 이전부터 많은 남자들을 타락시켰다며 루시타니아 대신들과 기사들은 반대했다. 바다흐샨 공국의 재상과 공왕, 파르스 국왕 오스로에스 5세, 안드라고라스 3세까지 4명이나 되는 남자들이 타흐미네를 아내로 받아들였다가 참혹한 결말을 맞이했다며 이노켄티스 폐하가 5번째 그런 남자가 될 일이 되면 안된다라고 간했지만 역시나 이노켄티스는 "그 4명은 이알바다오트 신을 믿지 않으니 천벌받은 것이다. 허나 짐은 다르지 않나?"라고 종교적으로 큰 소리쳤다.... 그러자 장 보댕도 분노하며 어떻게 이교도 왕비 따위를 왕비로 받아들이냐고 결사반대했으나 장 보댕에게 꼼짝 못하던 그가 이번만은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맞서는 통에 화가 난 장 보댕은 '이 녀석, 그동안 허수아비로 잘 써먹었더니 이젠 나에게 대들려고 하네?' 라고 생각하여 템페레시온스 단장 힐디고를 불러와 이걸 논의했다. 힐디고는 이렇게 한번 대들면 앞으로 계속 대들 것이라며 이 기회에 다른 허수아비 왕을 새로 앉히자고 건의하기에 이른다.... 즉, 장 보댕도 힐디고도 이노켄티스를 싫어했고 허수아비 왕으로 여겼던 거였다.
신하들도 마찬가지였다. 후술하는 대로 기스카르가 인질로 잡히자, 신하들은 심지어, '차라리 무능한 왕인 이노켄티스 7세가 인질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간단하게 불에 태우던지 해서 둘 다 같이 죽이면 그만일텐데. 그럼 진정한 왕이나 마찬가지인 기스카르 전하가 정식으로 제위하실테고!'라고 생각하던 대신들도 많았다고 나올 정도였다.
이렇게 이교도인 타흐미네와 결혼하기 위해 계속 무리수를 두는데, 아무리 허수아비라고는 해도 왕은 왕인지라 루시타니아 내부에서 갈등의 요소를 만들게 된다. 특히 사왕 자하크의 수하들의 꼬임에 넘어가 받아 모자랄지언정 그나마 얌전하던 이노켄티스가 폭주하는 계기가 된다. 나중에는 기스카르를 인질로 삼아 탈출한 안드라고라스가 타흐미네와 함께 성탑에서 농성하면서 루시타니아 신하들과 병사들이랑 대치하자 이노켄티스는 직접 안드라고라스와 싸우겠다며 무장을 하고 나선다. 이때의 작중 묘사가 상당히 신랄한데...
이노켄티스 7세가 성탑으로 나서자 루시타니아 장병들은 필사적으로 터지려는 웃음을 참아야 했다. 이노켄티스 7세만큼 갑옷이 어울리지 않는 인물도 없을 것 같았다. 화려한 갑옷이지만 착용자가 그 화려함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마치 갑옷과 갑옷을 착용하는 사람 사이에 반발하는 무언가가 있는 듯(후략)...
그토록 갑옷이 맞지 않으니 이를 본 루시타니아 장수들이나 기사들은 웃음을 필사적으로 참아야 했지만 일반 병사들은 대놓고 푸하하하 웃는 이들이 연이어 나올 정도였다....이걸 꾸짖어야 했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본 루시타니아 장수들은 "승전국인 우리가 왜 패전국의 왕도에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나"라며 자존심 상해한다. 그런데 사태는 그 정도로 끝나지 않았다.
난데없이 몽페라토와 보두앵에게 이노켄티스는 "짐도 알고 있다.그대들이 나를 왕으로 섬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동안 기스카르놈을 사실상 왕으로 섬겨왔지, 허나. 왕은 짐이다. 그 건방진 기스카르놈은 죽든지 말든지 상관없다!" 라고 말하는 거 아닌가? 이 말을 듣고는 보두앵도 몽페라토도 대신들도 병사들도 경악하여 할 말을 잃었다. 적어도 무능할지언정 아우인 기스카르를 아꼈고 그에게 실권을 맡겼고 더불어 적어도 기스카르를 질투하지 않아 루시타니아로서도 다행이라고 하던 이노켄티스의 장점(?)이 제대로 사라진 셈이었다. 보두앵은 "대체 폐하가 저런 제정신으로 돌아온 건가?" 라고 기겁해버렸고 덕장 몽페라토조차도 "제정신이라고? 되려 저거야말로 폐하가 미쳐버린거 아닌가?"라며 충격을 받았다. 사실 이 모든 것은 바로 사왕을 섬기는 마법사들이 마법을 써서 벌인 짓이었다.
그리고 타흐미네를 빼앗겼다는 상황과 마법으로 당한 세뇌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던 이노켄티스가 "내가 지면 엑바타나랑 우리가 뺏은 거 다 돌려주고 여기서 나갈게!!(!!!!)"라는 정신나간 선언을 해 버린 것이다.
나중에 기스카르를 인질삼아 엑바타나를 달아난 안드라고라스와 타흐미네에 대한 소식을 나중에 제정신이 돌아와 듣던 이노켄티스는 자신이 최면에 걸려서 했던 일을 전혀 알지 못했고 시종들한테서 타흐미네가 달아난 것을 알고는 흐느꼈다. 한편 기스카르는 이때 상황을 몽페라토에게 전해듣고 그래도 날 질투하지 않고 실권을 장악하게 하던 형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 그래서, 기스카르는 형을 일부러 원수인 마르얌의 왕녀 일리나의 방에 연금했고, 방에 들어온 자가 조국의 원수라는 것을 안 일리나는 루시타니아인들에게 능욕당하고 참혹한 죽음을 당하느니 자결하고자 숨겨둔 단검으로 달려들어 이노켄티스의 복부를 찌른다.[7] 하지만 워낙 완력이 부족한 여자인데다 장님이라 방향 파악이 어려웠던 일리나의 한계와 이노켄티스 자신의 뱃살 두께(···)의 도움으로 목숨만은 건지게 된다. 사실 이노켄티스가 아무리 무능해도 그런 그라도 힘을 냈더라면 앞을 못 보는 장님 여인쯤은 얼마든지 맨주먹으로 막을 수 있었으나 부상을 당하고 겁에 질려 그런 일은 시도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문 밖에 있던 호위 기사들은 문 앞에서 이노켄티스에게 "구해드릴테니 문에 붙어서 소리를 지르십시오!"라고 했고, 이에 이노켄티스가 그에 따라서 선 뒤 "섰으니까 구해달라"며 소리를 치는 바람에 일리나가 이노켄티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우연한 상황을 만들어 주었다. 물론 이 역시 기스카르의 지시로 사실상 루시타니아군 대신들에서 장수들이나 중요인물들은 기스카르 편이 되어 이노켄티스를 버린 셈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광신에 빠져들고 공을 세운 신하들을 무시하며 실책만 저지르던 이노켄티스를 증오하던 루시타니아인들 전체가 이노켄티스의 망언에 기가막혀서 이 멍청한 왕이 제대로 미쳤다고 혐오하며 내다버리게 된다. 나중에 산 마누엘 성의 부상자와 생존자들을 데리고 엑바타나로 온 에스텔이 국왕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청하자 루시타니아 병사들의 눈빛부터가 혐오스러운 눈빛이 될 정도[8]였다.
기스카르의 입김이 들어간 의사들이 반 고의로 부상을 대충 치료하여 방치된 이노켄티스는 다 죽어가서 거의 제정신이 아닌 지경[9]에 이르게 되었는데, 루시타니아 군이 엑바타나에서 철수하면서 '국왕'인 그를 내다버리고 후퇴하는 지경에 이른다. 히르메스에게 침략자의 본보기로 처형당하게 되려는 찰나, 안드라고라스와 아르슬란이 엑바타나에 진입하여 난장판이 되면서 거의 잊혀졌는데···.
2. 최후
각 세력의 팽팽한 대치 상태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아르슬란을 죽이려는 안드라고라스를 성벽으로 끌고 간다. 강건한 안드라고라스 뒤에서 그를 잡고 믿을 수 없는 힘으로 끌고 갔으니 다들 쳐다만 볼 뿐 손을 쓸 생각조차 못했다. 당사자인 안드라고라스 3세는 더 기막히고, 이 기막힌 상황에 분노하여 필사적으로 힘을 냈으나 이제까지 살아오던 모든 힘을 다한 건지 아니면 정말로 이알다바오트 신이 힘을 내린건지 전혀 끄덕도 하지 않았다.안드라고라스는 자신의 무력을 뽐내던 만큼, 이런 돼지같은 자에게 잡혀 끌려가는 것을 굴욕으로 여기며 힘을 냈지만 도저히 떼어낼 수 없었고 꼭 붙어 제대로 칼을 꺼내 찌를 수 없던 터에 안드라고라스가 겨우 한쪽 팔을 움직여 팔꿈치로 이노켄티스의 얼굴을 공격했으나 코뼈가 부러지고 이가 부러졌음에도 이노켄티스는 아퍼하긴 커녕 웃으며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아니 고통을 아예 느끼지도 못하는 듯 했고 되려 미소까지 지으며 아무렇지 않았다. 그렇게하여 둘은 25가즈(25미터)가 넘는 북쪽탑에서 추락해 죽는다. 이노켄티스는 "신이시여, 이 이교도 왕을 마지막 제물로 바치며 이 몸종은 가까이 가겠나이다."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만족하며 죽었고 반대로 안드라고라스는 절규같은 소리를 내며 허무하게 죽는다.
비로소 다들 급히 북쪽탑 깨진 창가로 모여들었고 천하의 지모를 가진 나르사스조차 입 한 번 떼지 못하다가 "이럴 수가... 지상에서 가장 약한 왕이 가장 강한 왕을 죽일 줄이야..."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두 왕이 떨어져 죽은 뒤 북쪽 탑은 타야미나이리(두 왕이 떨어져 죽은)탑이라는 이름으로 달라져 역사에 남게 되었다.
이노켄티스의 시신은 루시타니아의 소녀 기사인 에스텔이 수습하여 루시타니아로 옮겨졌다. 이노켄티스 사후 루시타니아는 무능한 광신도 보댕이 통치하고 귀족들간의 내전이 일어나면게 되면서 본격적인 국가 멸망 테크를 밟기 시작한다. 2부에서 보면 루시타니아는 거의 망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개막장이 되었다. 기스카르는 반대로 마르얌 왕이 되어 확실히 마르얌을 크게 재건하던 거랑 대조적이다.
3. 인물
작중 최악의 암군 그야말로 그림으로 그려 놓은 듯한 암군이다.기본적으로 이노켄티스 7세의 성격은 착하고 신앙심도 매우 깊다. 문제는 현실 감각이 전혀 없다는 것인데, 그가 정복(?)한 나라들에서는 예외 없이, 심지어는 같은 신을 믿는 마르얌에서조차 교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몰려 갖가지 기상천외한 형벌로 끔찍하게 고문당하고 살해당한 사람들이 산을 이루었다. 극중설명을 보면 조국인 루시타니아에서도 무신론을 주장하던 학자들도 혹독한 고문과 처형으로 학살했고, 경건한 교회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남녀까지 끔살시켜 민중들 인기는 바닥이다. 자국과 이웃 마르얌,그리고 파르스까지 어림잡아 3백만명에 이르는 사람을 고문 및 학살로 죽이게 했다고 한다. 이래서 나르사스도 그를 매우 안 좋게 보고[10] 보댕 손바닥에 있는 학살이나 고문을 명령하는 허수아비 정도로 여겼다. 나중에 에스텔은 이노켄티스를 좋게봐서 그가 좋은 왕이라고 나르사스에게 항변했지만 나르사스는 차갑게 '그래, 그 좋은 왕이 수백만명을 학살하고 고문했다는 걸 어찌보냐?' 라고 말하자 에스텔은 아무 말도 못했다.
이는 이노켄티스가 사악하거나 가학적인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이 행위가 천인공노할 악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이다. 라는 식의 잠꼬대 같은 소리나 할 뿐이었다. 결국 이 모든 걸 기스카르 홀로 끙끙거리며 보급을 해결해야 했다.
언급이 없기 때문에 추측만 할 수 있겠으나, 이는 어려서부터 아예 그렇게 길러져 살아왔을 가능성이 높다. 기스카르는 그래도 그 총명함과 행동력으로 시궁창같은 루시타니아를 그야말로 들쳐 업고 달리다시피라도 했지만, 나약한 성격의 이노켄티스는 애당초 파르스에 오기 전까지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 못했으며, 파르스에 와서 자신만의 욕망에 겨우 눈을 떴지만 상황을 타개할 지혜도 뭣도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의지도 없었다. 위에 언급한 대학살도 자신의 의지라기보다는 대사교 보댕의 입김에 꼭두각시처럼 놀아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닌게 아니라 장 보댕을 따르는 귀족이 사왕을 섬기던 마법사에게 살해당하자 장 보댕은 파르스인에게 살해당했으니 그 보복으로 1만명 파르스인을 화형하자고 요구했다. 기스카르는 속으로 미친 놈이라고 욕하며 필사적으로 공손히 말하며 반대했지만 왕인 이노켄티스는 오히려 그 말이 맞다면서 맞장구나 치며 그다음에 한다는 소리가 1만명을 한번에 태워 죽일 곳과 땔감을 어찌할까 이런 소리나 하고 있으니 기스카르는 기가 막혀 뒷목을 잡아야 했다. 뭐, 기스카르가 필사적으로 반대하여 이런 학살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리고 파르스에 와서야 타흐미네를 왕비로 맞이하겠다고 하면서 왕비 문제로 보댕에게 맞서자 상술했듯이 힐디고가 보댕에게 말한 것처럼 이노켄티스를 제거하고 어려도 좋으니 다른 왕족을 왕으로 올려둬 마음대로 조종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할 정도로 그는 허수아비 신세였을 뿐이다.
심지어, 사왕을 섬기는 마법사들도 그를 홀려놓고 이 결과를 보곤 '쓰잘데기없는 돼지같은 놈, 애써 홀렸더니만 겨우 애꿎은 병사 하나를 독으로 죽이고 말았다'라는 투로 저런 놈을 뭐하러 이용해먹자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이노켄티스를 말할 정도였다.
4. 평가
소녀 기사인 에스텔의 선행을 보고 칭찬하며 기사 작위를 내린다거나 하는 것을 보면 이 인물의 천진난만함을 알 수 있지만, 국가의 국왕이 이 정도 레벨로 천진난만한 것은 대죄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아르슬란 전기, 그리고 작가 다나카 요시키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나오는 '무능력한 지도자에 대한 혐오감'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11]또한 이노켄티스가 별다른 설명도 없이 그냥 '광신' 이라는 이름 하나로 세계관 최강자인 안드라고라스 3세를 질질 끌고 가서 동반 자살했다는 것은 많은 비판을 받을 만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식 전개이다. 극적으로 부활하여 현 파르스 국왕의 칭호를 갖고 있고, 무력에 있어서는 누구도 당할 수 없는 넘사벽의 존재인 명분과 파워를 모두 갖춘 안드라고라스였고, 아르슬란은 딱히 아버지이기도 한 그에게 반기를 들 명목도 없고 맞짱을 뜬다고 해도 양 진영간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으로 번져 기껏 루시타니아에게서 되찾은 파르스가 개판이 될 위기였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그런 상황을 후폭풍 없이 조용히 해결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왠 난데없이 갑툭튀한 찌질이 약골이 아무런 근거도 설명도 없는 광신도 똥파워로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준 것이다.
작가가 힘과 무력만 과시하던 안드라고라스가 무력함의 정점을 찍은 이노켄티스에게 죽음으로서 힘에 대한 의존에 대한 비아냥과 운명의 아이러니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런 전개를 마련했는지도 모르나,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훨씬 개연성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존재감이 전혀 없어서 뒤에서 달려들어 코끼리도 즉사하는 맹독이 묻어서 스치기만 해도 죽는 단검으로 푹찍했다거나, 기회를 엿보다 순간적으로 온 힘을 쥐어짜 몸을 날리거나 다리를 걸었다거나, 하다하다 못해 사왕의 마법에 걸려 화사장력으로 최후의 발악을 했다던가 하는 최소한의 설명이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노켄티스 개인의 측면에서 그의 일생을 살펴보자면 이 사람만큼 불쌍한 인간이 또 있을까 싶은데, 동생에게는 무시당하고, 대사교에게는 무시를 넘어 멸시당하고, (알 만큼 아는)신하들과 백성들에게는 증오의 대상이 되면서도 그걸 전혀 모르고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다가 칼빵을 맞은 채 치료도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정신이 나간 데다가 동생과 신하들에게 버림받아 처형당할 처지에 놓인 가운데 높은 탑 위에서 떨어져 온 몸이 부서져 죽었다. 국왕이라는 신분을 걷어내고 이 인물의 행적을 보자면 그야말로 불행의 극치인 것이다. 차라리 일개 촌부로 태어나거나 동생한테 왕위를 양보했다면 평범한 일생을 살다 천수를 다 누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본인 스스로가 제대로 살려고 노력을 안했던 것이 큰 문제라서 비참한 최후도 자업자득인 셈이다. 뭐 천하에 이름을 날리던 강한 적왕을 목숨바쳐 죽였기에 루시타니아 역사에서는 죽을 때는 그래도 엄청난 활약을 하고 죽어 이름을 알리게 되긴 했지만 말이다.
5. 기타
교황 인노첸시오 7세와 이름이 비슷한데 모티브였는지, 이름만 따왔는지는 불명.예전 코믹스판에서 그리 뚱뚱하지 않으나 안색이 창백하고 뭔가 맛탱이가 보인 얼굴과 몸집으로 나왔는데 아라카와 히로무가 그린 코믹스에서는 뚱뚱하게 나온다. 본문에도 있지만 원작 묘사를 보면 전자가 맞다. 이교도의 죽음에는 "피냄새난다"고만 하지만, 이후 파르스의 문화재를 파괴하고 소각하는 장면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루시타니아 병사를 보댕이 불 속으로 던져넣으며 왕권보다도 교권(정확히는 자신의 권위)을 앞세우는 것에는 못마땅해하며 안색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작처럼 타흐미네를 보고 뿅가서 청혼한다든지 여러 모로 비슷하고 보댕이 폐하! 이교도에게 청혼하다니 지옥에 가고 싶습니까! 라고 으르렁거리자 그야말로 데꿀멍한다.
아르슬란 전기 해적판 뒷표지에서는 루시타니아를 철권통치하는 폭군처럼 소개된다. 소설 내용을 생각하면 충꽁깽
[1]
설탕을 탄 홍차라고 보면 된다.
[2]
다만 그 음식이 교리에 의해 고기가 아니라 채식이고 게다가 맛도 별로 좋지 않다고 묘사된다...
[3]
루시타니아 귀족에서 관대하고 사람좋은 바르카시온 백작만 해도 기스카르의 말을 보면 도서관장 정도로 알맞는데 보댕이 지 졸개 광신도들을 그런 직책까지 채워놓고 어거지로 바르카시온 백작을 산 마누엘 성 사령관으로 임명해놔 전략에서 무능한 그는 파르스군에게 성이 함락되자 군말없이 투신자살했다. 그래서, 그가 죽은 소식을 듣은 기스카르는 그의 무능을 욕하지 않고 명복을 빌며 보댕만 욕했다. 하긴 보댕뿐 아니라 바르카시온 백작의 죽음은 이노켄티스도 공범이라고 할 수 있다.
[4]
다만 이노켄티스는 루시타니아어로 말했고 안드라고라스도 루시타니아어를 모르는터라 이노켄티스가 이렇게 말했을때 알아듣지 못했다.
[5]
코믹스에서는 묘사가 출중하여 이노켄티스의 선언을 듣는 순간 장병들은 턱이 빠질 뻔했고, 기스카르는 눈이 튀어나올 뻔했으며, 몽페라토는 결국 기절해버렸다.
[6]
적어도 장 보댕이 축출되고 기스카르가 실질적 권한을 맡은 루시타니아군에서는 그래도 상당수 기사들은 어느 정도 개념은 있었다. 이교도라고 해도 파르스 군은 강하고 훌륭하다고 칭송하는 기사들도 있었으며 적이라고 해도 기사도에 어울리는 멋진 적이라고 샤푸르를 추모하며 아쉬워하던 기사들도 있었기 때문. 그러다보니 이노켄티스의 이런 짓에 이런 기사들은 경악했고 몽페라토는 파르스에 주둔하는 것부터 미친 짓이었다라고 한탄했고, 보두앵도 우리가 주둔하여 국왕이 저렇게 미쳐돌아가는 꼴을 보게 되었다고 같이 한탄했다.
[7]
기스카르는 몸수색으로 일리나가 단검을 숨겨두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노켄티스를 죽이기위해 일부러 빼앗지 않고 놔두도록 했다.
[8]
아리카와 히로무 코믹스판에서는 뱃살이 두둑히 나온 피에로 같은 갑옷으로 나오자 병사들이 울며불며 하하하하 웃었고, 몽페라토와 보두앵이나 기사들은 그야말로 절망하는 얼굴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지만 독에 맞은 병사가 피토하고 죽자, 이를 보던 병사들 얼굴이 그야말로 왕이란 새끼가 미쳤어..라는 섬뜩한 분위기로 말없이 보고 있었다...
[9]
히르메스가 나타나 내가 바로 파르스의 정통 샤오라고 하자 이노켄티스는 멍한듯이 가만히 있다가 파르스 샤오는 '안드라고라스 아니었나?'라고 했다. 이에 히르메스는 어이없어하며 그는 찬탈자라고 욕하곤 원수인 적왕이 저렇게 바보같으니 베어죽일 마음도 사라졌다고 하며 방을 나갈 정도였다.
[10]
파르스가 엑바타나가 함락되었을 당시, 은거하여 살던 나르사스를 찾아온 다륜과 아르슬란에게 나르사스가 말하길, 같은 이알바오트 신을 믿음에도 종파가 다르다고 루시타니아가 점령한 마르얌을 피바다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연히 마르얌을 여행하던 여행자가 이 생지옥(마르얌 수도 길거리가 시체로 쌓이고 피냄새가 진동했다고)을 보고 어찌어찌 파르스를 지나가며 나르사스를 만나 이 경험담을 이야기해줬다면서 덤덤하게 말하던 나르사스였지만 그런 생지옥이 이제 곧 우리 파르스에게도 닥쳐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씁쓸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십자군 전쟁 당시
예루살렘이라든지 여러 곳을 지나던 가톨릭 신자 여행자들도 이런 걸 적고 기록하면서 같은 가톨릭 십자군이라지만, 저건 악마라고 혐오스럽게 생각했던 기록이 전해진다. 피에 미친 십자군이지만 이들도 적어도 같은 가톨릭인이라고 건드리지 않았는데, 길거리에 사람들 시체와 피냄새가 가득한 모습은 이게 바로 지옥이라고 치를 떨었을 정도이다.
[11]
다만 다나카 요시키 항목에서의 비판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무능한 새퀴들은 지도자 될 생각 말고 다 찌그러져 땅이나 파고 있어야 된다는 식의 엘리트주의를 이런 캐릭터를 내세워 주장한다고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