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9 08:52:02

테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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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테레민흑색.jpg
테레민

1. 개요2. 역사3. 연주 방법4. 사용5. 대중 매체6.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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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Over the Rainbow의 테레민 연주 영상.
Theremin

악기의 한 종류로 1920년에 레온 테레민(Leon Theremin, Lev Sergeyevich Termen/Лев Сергеевич Термен, 1896~1993)이 만들어낸 인류 최초의 전자악기[1]이자 신디사이저의 조상 격이다.

2. 역사

1896년 러시아 제국 출신의 음향물리학자이자 첼리스트인 레온 테레민이 두 고주파 발진기의 간섭에 의해 생기는 소리를 이용하여 1920년에 발명한 신디사이저 악기이다. 그는 라디오의 안테나를 손이나 물건 등으로 가리면 특이한 잡음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이 악기를 고안해냈다고 하며 악기 이름 역시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 보기와 다르게 무려 한 세기가 넘어간 상당히 역사가 오래된 악기인데 지금의 신디사이저는 미국의 전자공학자 로버트 무그(Robert Moog)가 이 악기를 기반으로 만든 전자악기로[2] 현대 전자악기의 대명사인 신디사이저의 근본이 된 악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테레민은 이 악기를 만든 후 제법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귀국 후 얼마 안 있어 시베리아 유배형을 당하기도 했고, 이후 풀려난 뒤엔 KGB의 비밀 연구소에 끌려가서 강제로 일하기도 했다.[3] 1993년에 사망했으니 향년 97세, 굉장히 장수한 편이었다. 레온 테레민이 사망한 이후에도 자손들은 전부 테레민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3. 연주 방법

악기의 양쪽에 위치하는 두 개의 안테나에서 발생되는 전자기장을 손으로 간섭시켜 소리를 낸다. 수직 안테나는 손을 가까이 가져갈 수록 주파수가 높은 음을 내며, 루프형 수평 안테나는 가까이 갈수록 세기가 작은 소리를 낸다. 두 안테나 사이의 허공, 즉 본체 위쪽으로 손을 두고 마치 지휘하듯 두 손으로 각 안테나와의 거리를 조절해가며 높이와 세기를 조합해 음을 만들어 내는 원리로 오른손잡이들은 주로 수직 안테나를 오른쪽에 위치하게 하여 연주한다. 이런 독특한 연주법으로 인해 다른 악기들처럼 음에 따라 정해진 운지법이나 연주법이 있지 않고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기준점만 잡아둔 뒤 연주자가 감으로 음계를 찾아 연주해야 해서 상당히 다루기 까다롭고 연주자의 음악적 감각 능력도 요구된다. 대신 그만큼 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연출이 가능하기에 테레민 전문가들은 자신만의 다양한 연주기교를 개발해서 연주하고 있다. 별도의 신디사이저 기능으로 소리를 변형한 제품이 아닌 이상 이렇게 만들어진 테레민의 기본적인 소리는 피아노 기타처럼 정해진 음이 나오지 않고 바이올린처럼 연속된 음이 만들어지는데 이 소리가 바이올린이나 소프라노의 가성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린다. 당장 맨 위 연주 영상을 아무 생각 없이 들으면, 영락없는 바이올린 소리로 착각할 수 있다.

가상의 줄 하나가 있다고 볼 수 있고 한 손으로는 높이, 한 손으로는 음의 세기를 조절한다는 점에서 베트남의 전통악기인 단 보우과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어떤 건반이나, 지판, 줄 따위도 없이 허공의 보이지 않는 3차원 좌표를 짚어 연주하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대로 연주하려고 하면 지극히 난해하기 짝이 없는 악기로, 어지간한 연습 없이는 제대로 다루기 힘들다. 그리고 악기 자체도 다른 악기들에 비하면 상당히 고가인 편이다.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데다 이 악기의 상위호환이나 다를 바 없는 현대식 신디사이저에 묻힌 감도 있어서 대중성이 떨어져 현재 국내에서는 이 악기를 제대로 다루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고 인지도 역시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현재는 유튜브 등에서 알고리즘으로 차츰 퍼져나가는 모양인지라 인지도가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다.

4. 사용

  • 비치 보이스의 유명한 곡인 Good Vibrations의 코러스에서 나오는 고음이 일렉트로 테레민으로 연주하는 것이다.
  • 스웨덴의 포크트로니카 그룹 Wintergatan의 멤버 마틴 몰린이 연주한다.
  • BUCK-TICK의 이마이 히사시는 노이즈 이펙트를 이걸로 내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멜로디를 연주하려는 목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서 진짜 발로 연주한다.
  • 레드 제플린 1집에 수록된 곡 Dazed and Confused의 앨범 버젼에서 버스(Verse) 부분이 끝나고 나오는 기타 연주 부분에서 고음역 악기 소리는 사실 테레민이며[4], 2집 수록곡 Whole Lotta Love의 기타 솔로 이전에 나오는 기묘한 음향 효과를 낼 때도 쓰인다. 포티쉐드의 Humming의 공포 음악 스러운 도입부도 이 악기.
  • 닐 암스트롱이 테레민 연주곡을 좋아해서 아폴로 11호에 테레민 연주곡 테이프를 갖고 가 달 탐사 여정 동안에 들었다. 이것을 반영하여 퍼스트맨(영화)의 테마에 사용되었다.
  • 린킨 파크의 4집 월드 투어에서 New Divide와 When They Come For Me를 라이브할 때 사용되었다. 5집 발매 이후로는 사라졌다.
  • 크라잉 넛 키보디스트 김인수가 "아니벌써"라는 곡에서 테레민을 연주한다.
  •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활동 중인 최초의 한국인 테레민 연주자 몽라가 있고, Theremin Korea라고 하는 유튜버가 테레민을 주로 다루고 있다.

5. 대중 매체

1950년대 고전 SF 영화 음악에서 테레민이 사용된 것이 특히 유명하다. 포비든 플래닛, 더 씽 등으로 테레민 특유의 다소 음산하고 기괴한 사운드 덕분에 공포스런 연출에도 많이 쓰였다. 이후로도 팀 버튼의 화성침공 등 이 시절 영화를 패러디한 작품에서 종종 출연했다. 이외에는 좀 마이너한 악기로 출연하는 편. 현재는 주로 우주적 분위기, 또는 할로윈 분위기를 연출하는 악기로 쓰인다.

6. 기타

구글 두들 클라라 락모어 탄생 105주년 기념작에서 연주할 수 있다.

너바나의 유명한 노래 중 하나인 Smells Like Teen Spirit 테레민으로 연주한 영상. 댓글 반응들은 커트 코베인을 소환하는 느낌이라고...

이 악기와 발명가인 레온 테레민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1993년 영화로 제목은 《Theremin: An Electronic Odyssey》. 감독은 스티븐 M. 마틴과 로버트 스톤이다.

신디사이저 전문 제조사인 moog에서도 이더웨이브(Etherwave)라는 테레민을 제작한다. 보급형 테레민 중에서는 기능도 다양하고 디자인도 준수해서 가성비가 괜찮은 편.

다른 테레민의 일종인 베저민은 오소리 뱃속에 테레민을 넣은 것이다.

연주 동작이 춤사위와 비슷하여 연출을 잘하면 이렇게 된다.


[1] 다만, 단순히 전자적인 소리를 합성하는 물건을 의미하는 전자악기로만 보면 텔하모늄(1897)이라는 악기가 더 먼저 만들어지기는 했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쪽이 신디사이저의 시초이기는 한데, 다만 이쪽은 과연 악기라고 봐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무식하게 크고 복잡한데다 건반을 눌러서 바로 소리를 내 주는 식이 아니라 정해진 회로에 따라 음을 재생하는 '재생기' 수준에 불과했을 뿐이라 현대 신디사이저의 시초로 쳐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2] 무그는 잡지에서 본 테레민의 정보와 실제 테레민의 내부 구조를 관찰하여 역설계한 끝에 직접 테레민 DIY 키트를 만들어 팔았는데, 이것이 발전하여 만들어진 회사가 오늘날 명품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의 대명사로 유명한 moog 사이다. [3] 테레민에 사용된 전자기파 간섭 기술력을 이용해 전기가 필요 없는 도청장치를 개발하였다고 한다. # [4] 라이브에선 잘 알려진대로 일렉기타를 바이올린 보우로 긁는다. [5] 위의 유튜버 Theremin Korea가 연주자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