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력이 아닌 문맥 파악 지장으로 인한 문제점에 대한 내용은 문해력 문서
의
문해력 저하의 문제점 부분을
참고하십시오.1. 개요
어휘력( 語 彙 力)이란 어휘를 풍부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2. 자가 진단
아래 표는 중·고등학교 교과서 전반에 사용되는 어휘들 중 다소 수준이 있는 것들을 추려낸 것으로, 자가 진단을 해볼 수 있다. 만점에 가까울수록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에 서술되어 있는 (거의 대부분의) 설명을 읽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저촉하다 피상적 견지하다 통찰 간극 초석 종속적 대관절 미덥다 집적 고착 결부하다 절충하다 부연하다 가변성 경위 후천적 항구적 맹점 교섭하다 하한 퇴화하다 타율성 다층적
|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시한 교과 도구어 일부 (자료). |
3. 중요성
어휘력 부재는 학업 성취도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어휘력은 인지언어학과 관련이 깊은데, 정보를 처리하고 사고와 문제해결 과정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즉, 활용할 수 있는 언어가 적다면, 폭넓게 사고할 수 없게 된다는 뜻.4. 사회 이슈
중고등학생 대상 수업인데도 '물이 차오르다'라는 뜻을 몰라서, '물을 어떻게 발로 차올려요?'라고 질문한다거나, '조짐이 보인다'는 말에 '욕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는 등 기초적인 국어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사생대회 뜻을 몰라서 '죽기 살기 대회인가요?'라고 묻는 황당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수업중 꺼낸 단어에 "욕 아닌가요?"…중고교 교사들 황당 (2024.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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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도 심각한 맞춤법…"적금 '혜지' 해달라는 손님 널렸어요" [이슈+]
"심심한 사과?" "가결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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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0명, 금일, 사흘에서도 마찬가지의 논쟁이 불붙기도 한다. |
한때 트위터에서 어느 업체가 사과문을 업로드하며 '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한다' 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무료하다', '따분하다', '지루하다'는 의미로 해석한 사람들이 집단으로 몰려가 공격을 하는 사건이 있었다.[1] 대체로 이러한 이슈는 누군가의 부끄러운 실수가 있었다는 식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지만, 날이 갈수록 보기 힘든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어휘라는 것은 문식성(문해력)과 달리 '지식'의 영역이기 때문에 알기 전까지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혹자도 특정 단어나 개념을 알기 전까지는 그것을 몰랐을 것이다. 모르는 쪽에서는 이제라도 찾아보면 될 문제이고, 이미 알았던 사람들은 좋게 말하고 끝낼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무식하다'라는 표현으로 상대편을 공격하는 빈정거림으로 인해, 반대편에서는 그 무지함을 정당화하는 수동공격성 여론도 만만치 않게 형성되고 있다.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대부분 ‘○○ 모르면 무식한 거야?’라는 식의 글에서 이런 전개를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남초 커뮤니티처럼 재미나 단순성의 가치만 지나치게 추구하는 곳에서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대부분 “내가 이해하지 못하게 말을 한 너의 잘못이다” 내지는 “ 이러한 (어려운 한자어) 말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라는 식으로 책임의 뿌리를 옮기는 듯한 집단 여론이 형성되곤 한다. 허나 자신이 그 뜻을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긴 커녕, 넘겨짚은 의미를 가지고 본인의 지식이 충분하다고 착각해 그 뜻을 알아보려는 노력 자체를 하지 않는 건 물론이요, 자기가 틀렸을 가능성은 고려조차도 않고 글을 올리고 또 이 점을 지적해도 자신이 맞다고 고집을 피우거나, 왜 어려운 단어를 쓰냐고 하는 등 이들은 모두 명백하게 반지성주의의 한 형태이다. 이젠 아예 내가 모르는 단어 쓰지 마라 →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냐 로 더더욱 악화되었다. 이렇게 무지와 적반하장식 뻔뻔함이 차오를 수록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어휘력 향상은 기대하기 더더욱 어려워진다.
5. 한자 교육과의 관련성
한국어 어휘의 절반 정도가 한자어이므로[2] 한자 교육을 중시해야 한다는 의제가 2020년대 들어서 심심치 않게 떠오르고 있다. 자세한 건 한자 교육 찬반 논쟁 참고. 상용한자 1,800자 정도( 공인자격급수 3급)를 알면 현재 쓰이는 한자어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뿐더러 동아시아 언어를 학습할 때 비교적 그 관문을 쉽게 뚫을 수 있다.[3]
한편, 한자의 형태까지 가르치는 것을 두고 ‘단순히 새로운 기호 체계를 익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이러한 반론의 문제점을 일부 수용하여, 저학년에 한하여 각 음가가 가지고 있는 뜻(뉘앙스)이라도 최소한으로 추론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향으로 절충해볼 수 있다. 2020년대에 대두되고 있는 이슈 대부분은 어근 유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기 때문이다.[4] 한자가 부담 요소라면, 융통성 있게 한글로 음가를 제시하고 대표적인 뜻들을 설명한 뒤 예시 단어[5]를 나열해놓은 별도의 교과서를 신설 및 구성하는 방식이다. 즉 지시하는 주 표기를 한글로 하고, 부 표기를 한자로 하는 방식이다. 이는 시각적으로 한글 표기에 주력하게 하고, 한자 표기를 작게 강조하여 학습 부담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그밖에 혼동할 만한 ‘동음이의’에서는 대조군인 한자 표기를 좀 더 강조하는 측면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문해력과 어휘력 모두 국어과가 담당하는 것은 맞지만, 한계가 있다는 점을 참작하여 한문과와 함께 2022 개정 교육과정(2025 적용)에서 '융합 선택 과목'이라는 과목군에 <언어생활과 한자>[6]라는 과목을 개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가수준 교육과정까지 이 과목을 개설했다는 점은 학생들의 어휘력 저하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6. 향상 방법
결정적으로 모르는 표현이 나왔을 때 즉시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귀찮음의 간극을 극복하는 것부터가 상당한 벽이기에 좀처럼 쉽지 않다. 이럴 때는 하나의 글을 두고 목적을 다르게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첫 번째 읽기에서는 어휘력 향상용 독서, 두 번째에서는 문해력 향상용 독서에 목적을 두어 독서 활동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재 하나를 두고 두 가지 행동 영역으로 이원화하는 것이다.문학 영역은 어휘력을 제고한다. 문학 교육의 목표 및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 개괄에 풍부한 어휘가 적시되어 있다.[7] 비문학(독서)에서 나오는 표현은 어떠한 사실이나 현상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때 사용되는 어휘에 중점을 둔 반면에, 문학은 (그보다 더 외연에 있는) ‘풍부한 표현’이라는 가치에 부합하며 때로는 오히려 더 일상 표현에 밀접한 경우도 흔하다. 예컨대 한자성어나 속담, 사투리 등이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고전에서 특출나게 자주 나오는 어휘도 포함될 수 있다. 간혹 여기서 다루는 표현들이 비주류적이라고 하는 의견이 있으나, 고연령층 혹은 나이 드신 교수들, 정치인들 간의 토론, 정치·경제 관련 매체에서는 오히려 접하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 흔히 사용된다. 이처럼 비문학(독서)만으로는 어휘력을 제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문학 작품이나 소설을 읽을 것을 권장한다.[8]
아니면 아예 작정하고 어휘집을 찾을 수도 있다. 문해력 이슈로 인해 2022년부터 각종 어휘 관련 교재가 별도로 개발되고 있다. 이는 중고학습 코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외 공무원 시험 등을 위해 국어 어휘를 모아 책으로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7. 여담
- 어휘력이 부족하면 시의적절한 단어 선택을 잘 못하기 때문에 ' 우린 이것을 얼음이라 부르기로 약속했어요'와 같이 의사소통이 이상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콩글리시나 재플리시와 같이 영어권에서 안 쓰는 조어가 만들어지는 것도 실제 영어가 모국어인 화자가 이 단어를 쓰는지 안 쓰는지 비영어권 화자로서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 영어에서도 실력 차이가 어휘력에서 판가름난다고 봐도 무방하며, 이른바 ' 시소러스'(thesaurus)가 가장 중요한 준비물로 취급받고 있다. 특히 비슷한 의미인데 형태만 다른 단어들이 지문에 많이 나오고, 듣기 평가 역시 지문에서 나오는 관용구들의 함축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하므로 영어에서 어휘력은 곧 청해·독해력으로 직결되는 문제이다.
- 다만, 영어를 기준으로 하면 대체로 필수 어휘 1,000 단어 정도를 안다면 적어도 현지에 가서 생존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 그러나 약 3,000~4,000개 정도의 기본 어휘를 알면 책, 신문을 읽거나 방송 청취가 가능하며, 5,000~6,000개 정도의 어휘를 알면 어지간하면 프리 토킹 및 원서 해독도 가능하다. 그리고 강의를 하거나 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려면 10,000~20,000개 정도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 물론 영어 기준으로 이렇다는 것이지, 다른 외국어는 사정이 다른데, 특히 고유어가 있음에도 일상에서 외래어 사용 빈도가 높은 언어(한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독일어, 튀르키예어 등)나 표준어가 없다시피 한 언어(세르보크로아트어 등)나 표준어가 있지만 방언의 사용 빈도가 높은 언어(아랍어 등)라면 더 많은 수의 어휘가 필요할 수 있다.
8. 참고 문서
[1]
정리글
정지우 작가의 분석글
기사
뉴스
[2]
70%가 한자어라는 말이 흔히 떠돌지만, 실제로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기준으로도 55.6%이며(
#), 그 표준국어대사전도 한국에서 쓰지도 않는 한자어를 일본 사전에서 베껴 집어넣은게 많다고 비판받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한자어 비중은 55%보다도 더 적은 비율이라 봐야한다.
[3]
1급(3,500자) 정도를 안다면
사서삼경 및
삼국지연의 등 중국 고소설 원문도 독해 가능하다.
[4]
비슷한 예시로, 사설
영어 교육 매체에서 강조되는 영단어의
어근,
접사(
접두사,
접미사) 학습 등이 있다.
[5]
초·중·고 전 과목 교과서에 등장하는 '학습도구어'를 활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6]
다만, 공통과목이 아닌 '융합선택과목'에 개설됐는데, 선택 과목 영역 중 가장 입지가 약한 영역이다. 하지만 학교 교육과정에 따라 몇학년에 개설하는지는 차이가 있으므로 적극적인 개설이 중요하다.
[7]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배포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국어 교과 원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작 배포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렇게 준비하세요> 자료집.
[8]
논어에 의하면, 이미 일찍이
공자는 제자들더러
시를 배우라고 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동식물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多識於鳥獸草木之名)를 꼽았는데, 문학작품을 읽으면 어휘력이 는다는 취지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