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0 18:44:14

양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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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양피지에 히브리어로 작성된 토라.

1. 개요2. 역사
2.1. 비쌌던 가격
3. 특징
3.1. 역사학에서
4. 대중매체에서의 등장5. 기타

1. 개요

양피지( 羊 皮 紙)는 양의 가죽으로 만든 서양의 종이 이전의 기록매체이다. 영어로는 Parchment으로, 이는 양피지의 특산지인 고대 도시 페르가몬(Pergamon)에서 유래했다.

양 가죽에서 털을 벗겨낸 뒤에 고대~중세 유럽에서 문서 기록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몹시 질기고 수명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양피지가 등장하고 나서야 코덱스 형태인 서적이 처음으로 나왔다.

한편 양가죽으로 만든 양피지 이외에도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독피지(犢皮紙, vellum)도 있는데, 만들기는 양피지보다 어렵지만 가죽의 질은 더 좋다고.

2. 역사

소아시아의 페르가몬에 도서관이 생기며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입지를 위협하게 되자 이집트에서는 페르가몬 도서관의 견제를 위해 파피루스의 수출을 금지해버렸고, 이로 인해 페르가몬 도서관의 자구책으로 인해 발명되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양피지는 그보다 오래 전에 페르가몬 사건 이전에도 많은 지역에서 사용되었다. 셀레우코스 왕조의 침략으로 이집트 자체와 더불어 쇠락하던 파피루스 산업으로 인해, 파피루스 부족 사태를 우려하던 로마인들은 마침 페르가몬에서 외교 사절로 온 페르가몬 도서관 수석 학자 크라테스[1]가 파피루스 대신 기록용으로 쓰는 신기한 동물 가죽[2]에 주목했던 모양이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종이가 기록 매체로서 확고히 자리 잡았으므로 양피지의 쓰임은 완전히 사장되었다. 양피지에서 종이로 넘어가는 과도기에는 목재 펄프 대신 상품성이 떨어지는 가죽을 갈아서 종이 만들듯이 만든 양피지도 있었는데, 이런 양피지의 경우 모양은 오래된 종이와 비슷하지만 질감이 약간 다르고 훨씬 억세며 불에 태우면 단백질 타는 냄새가 난다는 점으로 구별이 가능하다.

현대에는 parchment craft라는 공예용 등등 특수한 경우에만 더러 사용한다. 수요도 유대인들 외에는 별로 없다. 유대인들은 모세오경을 양피지에 필경사가 손수 적은 토라를 시나고그에 비치하기 때문. 유대인 외에도 아직 문서용으로 쓰는 사람들이 아예 없진 않으나 매우 드물고, 고작해야 값비싼 취미용이다. 현재도 이베이 등지에서 해외직구로 구할 수 있는데, A4크기 한 장에 만 원을 넘는 가격으로 여전히 실용성과는 거리가 엄청나게 멀다.

영국 의회에서 법률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면 조문을 독피지에 적어 보관하는 전통을 2010년대까지 보존했다. 독피지에 적어 두루마리처럼 말아서 보관했는데, 사회가 복잡해져 법률이 길어지다 보니 말아 둔 독피지 두루마리의 지름이 30cm를 넘는 경우도 흔했다. 그래서 중세 때만큼 비싸지는 않다 해도 쏟아지는 각종 법률을 전부 쓰려니 비용이 쪼들렸는지 결국 2016년 종이로 전환했다. 기사

2.1. 비쌌던 가격

양피지는 주로 이집트를 중심으로 사용하던 파피루스에 비하여 가격이 비싸고 제작이 어려웠다. 그러나 파피루스는 습한 지역에서는 곰팡이가 생기거나 손상되기 쉬웠던 반면, 양피지는 내구성과 보존성이 뛰어났다. 또한 파피루스는 섬유의 특성상 양쪽 면을 쓰기 어려웠지만, 양피지는 양쪽 면을 모두 쓰기 쉬운 점, 필요할 때는 원래 쓰인 글을 칼로 살살 긁어내어 지울 수 있어 기존의 기록 내용을 비교적 쉽게 고쳐서 사용할 수 있는 등 이점이 있었다.

하지만 양피지는 생산가격이 너무나도 비쌌다.[3] 양피지로 책 1권을 만들려면 새끼양 수십 마리를 잡아야 했기 때문. 어릴수록 살이 부드럽고 벌레 물린 상처가 적기 때문에 당연히 더 질이 좋았다. 최고급은 어미의 자궁에서 바로 꺼낸 사산아의 가죽이었는데, 가장 얇고 부드러운데다 '바깥세상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라는 점 때문에 수도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잔혹했고, 미신과 결부될 수 있다는 이유로 12세기에 이르러 교황청이 금지하였다. 현재는 소 태아를 이용해야 할 일이 많은 관계로[4] 부산물인 소 태아 가죽도 상대적으로 흔해져 양피지 전문기업에서 생산하지만, 여전히 가격은 매우 비싸다.

게다가 후술하듯 양피지로 책을 만들려면 현대의 간단하고 저렴한 제본 따위로는 어림도 없고, 반드시 튼튼한 실과 가죽끈, 나무판자로 제본해야 한다. 현재 널리 쓰이는 떡제본이나 페이퍼백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었기 때문에 책으로 제본하면 더욱 가격이 올랐다. 양피지 자체도 매우 비쌌지만, 필경사가 직접 한 자 한 자 손으로 쓰고 화가가 화려한 그림을 그려넣는, 비싸고 번거로운 방식으로 제본하여 만들어지는 물품이었다. 그래서 당시에 책이란 지식 저장이라는 측면 외에도 재산으로서의 가치[5] 역시 상당했다.

중세까지만 해도 책은 재력이 있고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지배계급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고 다수 대중이 책을 사서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종이와 인쇄술이 대중화된 근현대 이후의 일이다. 당시로서는 필수 교양서적이었던 성경조차도 예외가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성경은 문자 그대로 '거룩한 책'이자, 미사 등의 전례에 사용하는 용도라 다른 책들보다 더 공을 들여 만들어졌고, 삽화에 쓰이는 안료도 신의 위대함을 강조하기 위해 금박이나 울트라마린 같은 귀하고 값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써서 다른 책들보다도 훨씬 비싸서 마을 성당에 딱 한 권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다수 평민들은 성당 주임신부가 해주는 강론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당시 성당은 교육시설의 역할을 겸하였다. 지배계급을 제외하면 글을 아는 거의 유일한 사람들이었던 성직자들은 의학을 배워 아픈 사람들에게 약을 조제해주는 내과 의사 역할도 맡았다.[6]

1455년 당시 수제 필사본 성경은 약 60~100굴덴이었고 인쇄된 1286페이지(2권 1질) 구텐베르크 성경은 독피지(vellum) 본이 50굴덴, 종이 인쇄본이 20굴덴에 팔렸다고 한다. 일반 노동자 월 수입이 2굴덴, 신학교수 월급이 8굴덴 정도였으니, 대략 평민 월수입이 양피지 책 25-40페이지 분에 해당된다. 양피지와 종이의 장당 가격은 초기에는 3:1 정도였고 제지술의 발전으로 종이가 대량생산되자 10:1로 떨어졌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수백:1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종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값이 저렴하다[7][8].

이렇듯 가격이 대단히 비쌌기 때문에 결함이 있어도 울며 겨자 먹기로 그대로 쓸 수 밖에 없었다. 재료가 된 동물의 가죽에 상처가 있거나, 제조 과정에서 작업자가 실수하면 양피지에 상처가 생기는데, 건조하는 과정에서 상처 주변의 가죽이 수축해 타원형 구멍이 뚫린다. 그래도 차마 그 부분을 버리지 못하고 실로 대충 꿰매거나 아니면 구멍을 피해 글을 적는 등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중세 양피지 책을 직접 보면 의외로 구멍난 페이지가 많다. 비싼 가격 때문에 양피지 책에는 여백조차 두지 못하고 빼곡하게 내용을 채워 넣었다. 이런 탓에 내용의 첫 부분이 어딘지 표시하기 위해, 첫 글자를 다른 글자보다 크고 화려하게 채색하여 내용의 시작을 표시하였다.

3. 특징

무두질하지 않은 동물 가죽이라 습기에 상당히 민감한 것이 특징이다. 습도가 변하면 모양도 미세하게 변해 양피지가 뒤틀어진다. 1장만 쓸 때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특히 여러 장을 한데 묶어 제본한 책으로 만들면 각 페이지가 제멋대로 뒤틀려 책이 심하게 일그러지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그래서 양피지 책은 굵은 실과 튼튼한 가죽 끈으로 페이지를 꿰매고 두꺼운 나무 판자로 표지를 만들어 제본했고, 페이지가 뒤틀려 책이 흉하게 벌어지는 사태를 막고자 책을 덮은 상태로 표지를 고정하는 잠금 장치까지 달아놓았다.

양피지는 동물 가죽이기 때문에 그 위에 글을 쓰려면 종이와는 달리 준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단 양피지 표면을 거친 화산석인 부석(pumice)으로 살짝 문질러 표면을 약간 까슬까슬하게 하고, 아라비아검(gum arabic) 등 접착성이 있는 가루를 약간 발라 잉크가 양피지 표면에 잘 달라붙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람의 손도 땀을 흘리거나 하는 등 습기가 있기 때문에, 글을 쓰는 도중 양피지가 뒤틀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전용 작업대에 고정시킨 후 글을 써야 한다.

잉크 또한 아무 잉크가 아니라 철분과 참나무에 기생하는 곤충이 생산한 탄닌을 섞은 산성 잉크[9]를 사용해야 한다. 이 잉크는 일반적인 잉크와는 달리 철분 용액과 탄닌 용액으로 분리되어 있고 사용 직전에 섞어서 쓰는데, 탄닌 덕분에 일단 굳으면 물에 다시 녹지 않는데다 산성이어서 양피지 표면을 미세하게 부식시켜 글자가 완전히 새겨진다.

3.1. 역사학에서

현존하는 양피지 도서 중에는 이전 내용을 지우고 그 위에 덧쓴 것들도 많은데, 고대 로마 시대에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쓰여진 양피지를 재활용해 쓰기까지 했다. 그러나 학자들에게는 로마 문헌도 중요는 하지만 이전에 쓰인 그리스 문헌이 훨씬 더 중요하므로 지워진 그리스어 내용을 복구하고자 노력한다. 이렇게 재활용한 양피지를 전문용어로 팔림프세스트(Palimpsest)라고 한다. 가장 유명한 팔림프세스트의 사례라면 아마 아르키메데스가 쓴 글일 것이다. 수학 이론을 적어놓았는데 누가 그걸 지우고 기도서로 재활용한 것. 또한 셜록 홈즈 시리즈의 ' 금테 코안경' 편에 홈즈가 팔림프세스트를 연구하는 장면이 초반부에 나온다.

양피지 기술이 처음 유럽과 서아시아에 퍼졌을 때부터 가장 많이 쓰였던 분야는 역시 종교계에서 경전을 작성할 때였다. 제지술이 중국과 이슬람을 걸쳐 유럽으로 전파되기 전까지 파피루스와 함께 서사재로 병용되었다. 파피루스 쪽이 양피지보다 값이 쌌고, 자유롭게 필요한 만큼만 잘라 쓰기 편하였으므로 외교문서 등에서는 파피루스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책을 저술할 때도 파피루스에 초고를 써 두고 퇴고를 거쳐 양피지에 옮기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교황청에서는 오랫동안 양피지 사용을 거부했는데, 페르가몬이 요한묵시록에서 '사탄의 왕좌'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었다. 양피지를 처음 교황청에서 작성하는 문서에 도입한 것은 1023년, 베네딕토 8세 때였다.

잉크의 산도, 농도 조절을 잘못할 경우 강한 산성 때문에 글을 쓸 당시에는 별 이상이 없어 보이더라도, 수백 년이 지나면서 양피지가 지나치게 부식되어 글자 부분이 양피지에서 아예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생겨 박물학자들의 고충이 크다.

중세 유럽의 성직자들은 양피지 문서에 글을 쓸 때마다 자신들이 사탄의 육체에 상처를 낸다고 믿었다. 사탄은 무지로 사람을 유혹하는데, 자신들이 양피지에 글을 씀으로써 참된 지식을 전파하여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이끈다고 여겨서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이다.

4.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 양판소에서는 주로 종이를 대체하는 물품으로 등장하지만, 분명 양피지가 귀하다고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마냥 도시마다 길거리에 책장을 몇 개씩 채울 정도로 책을 파는 서점이 있다. 이에 대해 핍진성을 좀 부여하자면 세계 자체가 하버&보슈 질소고정법 이후의 현대 사회를 능가하는 생산성을 자랑해서 양을 닭마냥 키울 수 있어 양피지가 흔해빠진 물자이거나 아니면 몬스터를 토벌해서 얻은 가죽이라든가, 크기가 큰 거수(巨獸)들이 날뛰는 세계라서 양피지가 생각만큼 그렇게 비싸지 않을거라고 변호해볼 수 있겠다. 사실 후자는 양( 羊)피지라고 쓰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다른 단어를 만들기도 거시기하니 그냥 대충 양피지라고 때우는 듯.

    흔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상식이 박힌 작가들은 '작은 도시에서는 종이 1장 분량의 스크롤로 구할 수 있다.'라든지, '책 같은 경우는 번화한 큰 도시나 수도에 가야 운 좋으면 몇 권 정도는 스쳐 지나가듯 구경 정도는 해볼 수 있는 희귀품', '대부분 교육이나 지식에 관련된 도서, 마법서이고 더욱 희귀한 고서는 암시장이나 던전에 가야 구할 수 있다.'고 하는 등 위에 것들 중 한두 가지 정도는 서술할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하기도 한다. 물론 등장인물이 학구파나 마법사 계열 같은 지식인이나 두뇌파가 아닌 이상, 사실 그렇게까지 책에 대해 세밀하게 묘사할 일이 많진 않지만...
  •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법사 사회에서는 종이 이상으로 흔히 사용된다. 1권에서 해리가 받은 호그와트 입학 통지서를 포함해서 각종 서류는 양피지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며,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필기하는 데도 종이 대신 양피지를 쓴다. 해리 포터 세계관의 마법사들은 증기기관차나 사진기도 거뜬히 사용하는데 왜 문서 기록에는 불편을 감수하고 깃펜과 양피지를 고집하는지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10]
  • D&D에선 일반적인 캠페인 세팅( 포가튼 렐름 기준)의 경우 제지술은 있지만, 인쇄술은 널리 퍼지지 않았다.[11] 이 때문에 D&D의 책들은 인쇄로 찍어내는 게 아니라 필사해야 하니까 현대의 인쇄한 책보다는 비싸다. 하지만 재질이 양피지가 아니라 종이라서 현실 중세에 양피지로 만들어진 책보다는 싸다. D&D의 일반적인 책은 25gp 정도로 평범한 사람의 한 달 생활비 정도. 반면 스펠북은 송아지 가죽(vellum)을 쓰기 때문에(5판 기준) 일반 책보다는 훨씬 비싸다. 빈 스펠북도 최소 100gp에서 시작하고 어떤 주문이 있느냐에 따라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이처럼 판타지는 판타지니까, 중세에 가까운 배경이라도 종이책 정도는 있는 경우도 많다.
  • 외국 사이트에서 마법재료로 팔기도 한다. 물론 진짜 마법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도 마법 세계에서는 양피지에 깃펜을 쓴다.
  • 책벌레의 하극상에서 주인공이 만든 새로운 종이가 등장하기 전에 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가격이 한 장에 평민 한 달 월급 수준이라 귀족들도 대부분은 목패를 쓴다. 양피지는 계약서나 책 만들기에 사용하는데, 양피지에 필사해 만들어진 책은 한 권에 대금화 네다섯 닢으로 대략 5억 원 정도이다.
  • Warhammer 40,000에서도 양피지가 자주 나온다. 수 km 길이 우주전함이 날아다니고 인간을 초월한 강화인간, 외계인, 악마들이 판치는 서력 4만 년대지만 스페이스 오페라 세계관인데다 인류제국의 광신과 로마풍을 어필하는 많은 소도구들 중 하나로 쓰인다. 진짜 양을 잡아서 만들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부조직을 배양해서 인공 양가죽을 km 단위로 생산해서 사용 중.
    허나 인구가 조 단위인 제국의 현실상 이렇게 해도 물량이 부족해서 서류 작업에 쓸 양피지가 모자라서 버린 양피지를 재활용하려고 채굴하는 공무원과 종이 소각이 가업인 부족들이 서로 총격전을 벌이는 일들이 왕왕 일어난다. 그냥 종이를 생산하는 편이 여러모로 효율적이겠지만, 카오스는 지성체가 아주 미세한 개념만 이해해도 중대한 정신적 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서 문제이다.[12] 이런 위협에 대비하고자 터무니없이 경직된 체계를 뿌리 깊게 박아놓아서 개혁이나 변화라는 단어가 사라진 지 1만 년이 넘어가는 세상이라, 양피지 사용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사용한다.
    참고로 인류제국은 원래 SF 세계관인 만큼 어느 정도 전산화는 되어있었으나 어느 테크 프리스트가 불법적인 연구기록 숨길려고 누스피어 망에다가 바이러스를 뿌려댄 덕분에 지금과 같이 양피지를 사용한 기록이 대중화 된 것이다.
    미니어처에도 구현되었는데, 잘 붙이면 모델이 더욱 멋있지만 너무 덕지덕지 붙이면 지저분해 보인다.

5. 기타

주방에서 쓰는 기름방지용 황산지(Parchment Paper)나 종이호일을 Parchment[13]만 보고 양피지로 오역해서 파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

[1] 오다가 팔라티노 언덕의 개방하수도에 발이 빠져서 부러져서(...) 반강제로 로마에 오래 머무르게 되었다. [2] 특히 페르가몬의 양피지는 고유의 제조법으로 질이 좋았다. [3] 그래서 초기 기독교에서는 양피지로 만든 성경 한 권을 사기 위해서는 전재산을 팔아야 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잉크며 제본, 필사 모두 수작업을 했으니 비싸도 엄청 비쌀 수 밖에 없겠지만..... [4] 생물학, 생명공학계의 무안단물인 소태아혈청(fetal bovine serum; FBS)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제조과정이 잔인하고 가격도 한 병에 수백만 원 정도로 엄청나게 비싸지만 체세포 배양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데다 아직까지도 인공 재료로 완전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널리 사용된다. 인공적으로 만든 대체품(CDM)이 없지는 않은데, 전부 가격이 원조 FBS보다도 비싸고 성능은 개판이라 보통 업체의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샘플을 받아 한번 써봤다가 학을 떼고 다시는 안 쓰는 연구자들이 대다수이다. 아예 교수들이 휘하 대학원생들이나 학부생들에게 믿고 거르는 제품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5] 2천 쪽짜리 책을 한 권 제본하려면 양 200마리 분 양피지와 거위 수십 마리의 깃털을 사용해서 필경사가 18개월간 작업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도 중세 중산층 상인의 석조주택 가격의 1/5 정도로 당시의 평민이라면 몇 년치 수입을 웃돌 만큼 엄청나게 비쌌다. 그나마 양피지는 양면으로 쓸 수 있어 1장이 2쪽 분이지만, 수백 페이지 남짓한 얇은 책이라도 수백만 원 대에 달했다. 대략 책 한 장당 평민이나 노동자의 일급에 맞먹는 비싼 가격이다. 양피지 자체의 두께와 복잡한 제본방식 때문에 "얇은" 책이어도 부피와 무게가 웬만한 전공서적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은 덤이다. [6] 외과 역할은 이발소에서 했다. [7] 사실 물가상승을 감안해도 지금보다 중세시대의 양피지의 실질 가격이 훨씬 비쌌다고 해야 할 것이다. 현대에는 가축을 대량으로 키우기 때문에 수요를 능가하는 공급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 가죽의 원가 자체는 대단히 저렴하다. 양피지를 비롯한 가죽 제품의 가격은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거의 전적으로 이후 들어가는 인건비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그러나 중세시대에는 가축 자체가 귀했기 때문에 가죽의 원가만 해도 무시할 수 없었다. [8] 참고로 종이의 보급 초기에는 문해율이 높지 않던 시기였기 때문에 종이도 학자와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래서 양피지만큼은 아니어도 상당한 사치재에 속했기 때문에, 펄프에 무명천을 섞어넣는다거나 해서 종이의 질이 굉장히 좋았다. 현재 대량생산되는 A4 용지는 기계로 만들어 표면은 상당히 매끈하지만 저렴한 재료를 써서 내구성 같은 측면에서 따지면 오히려 그때에 비해 질이 다소 떨어진 편이다. 옛날 방식대로 만든 동아시아의 종이인 한지, 화지, 선지나 인도의 종이는 내구성이 매우 좋은 대신 전부 수제라 표면에 미세한 요철이 있고 가격이 비싸다. [9] 일반적으로 Iron gall ink라고 부른다. 섞은 직후에는 연한 갈색이지만, 잉크가 마른 후에는 푸른 빛이 도는 검은색이 된다. 현대에도 서양에서 사용하는 잉크 중에서는 이 성분을 소량 함유하여 산성을 띄는 것이 많은데, 만년필을 사용한 후 청소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과거 일본의 풍습이었던 오하구로에도 이와 비슷한 성분의 염료가 사용되었다. [10] 다만 머글 상점에서 파는 종이 일기장에 일기를 기록한 인물도 있었다. 그게 누군가 하니 바로 볼드모트. [11] 인쇄술이 있기는 있다. 카라투어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페이룬에도 일부 드워프들이 사용하지만 널리 퍼지진 않았다. 주문은 인쇄할 수 없어 스펠북을 찍어낼 수는 없다. [12] 본인 혼자만 아프고 타락하고 죽음으로써 끝난다면 아무 상관 없지만, 정신적 오염은 한번 발생하면 주변으로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퍼진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아예 워프 세계와의 연결고리가 형성되면서 강대한 악마들이 소환되어 모든 것을 파괴해버린다. 따라서 설령 100만 명이 억울하게 죽더라도 카오스 오염분자 단 한 명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제국에서는 당연시한다. [13] Parchment는 양피지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황색 종이라는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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