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30 10:07:08

앨런 스미시

1. 가공의 인물 Alan Smithee2. 와일드 암즈 시리즈의 등장인물3.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THE MOVIE의 등장 인물4. 웹소설 맨 이터의 주인공

1. 가공의 인물 Alan Smithee

실존하지 않는 인물. 1969년 리차드 위드마크 주연 서부영화 '총잡이의 죽음(Death of a Gunfighter)를 공동으로 감독한 돈 시겔(1912~1991)과 로버트 토튼(1937~1995)은 배급사 유니버설과 갈등으로 영화가 자기들 뜻에 안 맞게 만들어졌다고 크레딧에 자기 이름을 올리지 말 것을 요구했는데, 그렇다고 공란으로 남길 수도 없는 크레딧 란에 앨런 스미시라는 이름을 대충 때려박게 되어서 이후로 쭉 굳어졌다.[1] 미국 영화계는 영화는 기본적으로 감독의 창작물이라고 보기 때문에 감독 이름을 중시한다. 다른 설로는 The Alias Men(가공의 인물)이라는 말을 애너그램해서 지은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영화 '총잡이의 죽음'이 의외로 히트를 쳤고, 뉴욕 타임즈에 '앨런 스미시 감독은 배우의 섬세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묘사를 할 줄 아는 정교한 감독이다' 라는 문구가 실리게 되어 이후 앨런 스미시는 '가명'으로 맹활약하게 된다. 비슷한 성격의 인물로는 야츠데 사부로, 야다테 하지메, 토도 이즈미, 혼고 아키요시, 니콜라 부르바키, 토 후야시 등이 있다.[2]

영화감독에 '앨런 스미시'라고 써 있는 것은 그 감독이 실명을 쓰지 않기 위해 대충 익명으로 막은 거라고 보면 된다. 감독이 스스로 연출이 맘에 안 드는 영화나 극장판 히트작에 기대어 만들어진 TV판 등이 주로 감독에 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3] 다만 21세기 들어서는 그 자체로 너무나도 유명해졌기 때문에 오히려 잘 쓰이지 않는 이름이 되어버렸다.

설정상(...)으로 앨런 스미시 주니어(Alan Smithee Jr.)도 있다.

앨런 스미시를 다룬 영화도 있지만 골든 라즈베리상을 받은 작품이니 기대는 하지 말 것. 이 영화 때문에 미국 영화 감독 협회에서 앨런 스미시 크레딧을 공식적으로 중단하게 되면서 가명으로써 생명을 쫑내게 만들었다. 2000년대 이후로는 미국에서는 거의 잊힌 가명이다.

카와모리 쇼지가 주역 기체인 건헤드를 비롯한 메카 디자인에 참여하고 많은 기대를 모으며 개봉했다가 그야말로 쫄딱 망한 1989년작 도호[4] 선라이즈 공동 제작의 SF 로봇 영화 < 건헤드>는 미국에서 비디오로 출시될 때 큰 편집이 되었으며, 이에 분개한 하라다 마사토 감독이 자신의 이름을 삭제하고 앨런 스미시의 이름을 크레딧에 내세웠다. 한국에서도 미국 영화인 양 나오면서 이 이름으로 비디오가 나왔었다.[5]

그 밖에도 토머스 리가 있다. 2000년작인 졸작 SF 영화 슈퍼노바를 감독하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월터 힐, 잭 숄더 세 사람이 서로 자기 이름을 내세우길 거부하여 결국 이 이름으로 감독 이름을 정해 개봉했다. 그리고 망하고 사라졌다. 사실 여러 사정으로[6] 세 감독이 번갈아 만들다보니 영화가 뒤죽박죽이 되었던 것인데 당사자들은 이 영화를 서로가 자기 영화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김경진의 소설 3차대전 중에도 이 이름이 등장한다. 러시아 전차집단군의 물결에 휩쓸려 산산조각난 미군 기갑부대 잔존병력들로 구성된 임무부대 하나의 이름이 앨런 스미 임무부대다. 하지만 정작 부대의 지휘관이자 임무부대의 이름 유래가 된 앨런 스미는 이미 전사(...). 게다가 이 부대도 러시아군 잔여세력들에게 공격받아 전멸 직전까지 몰렸다가 인민군 전차부대에게 구조된다.

1.1.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도 간간히 크레딧에서 볼 수 있다. 주로 연출자, 작화감독, 원화가 등이 도중에 강판되거나 아니면 자기 이름 넣기를 꺼릴 때, 특정 회사 전속인 인물이 다른 회사 작품에 몰래 참가할 때[7] 주로 사용된다. 제작 상의 문제로 아주 실력없는 신인 연출가, 애니메이터를 기용하고 말았을 때 욕 먹고 업계에서 쫓겨나지 않게 숨겨주기도 한다. 충분히 잘 만들었지만 창작자로서 만족하지 못해서 가명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8], 단순한 변덕으로 앨런 스미시가 크레딧되는 경우도 있다.[9] 실력은 뛰어난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 이름을 드러내기 곤란해서 가명으로 활동하기도 한다.[10] 주로 독음에 맞춘 한자로 가명을 만들어 넣는 경우가 많으며[11], 타레 나가시(垂 永士)[12] 등 애너그램화해서 넣는 경우도 있다. 이 관련으로 악명높은 애니가 바로 은반 컬라이더스코프[13]다. 비슷한 예로 크레딧 등재를 거부한 인물명 대신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영화의 인물명을 가져와 그대로 등재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2010년대부터는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접근성이 커지면서 엔딩 크레딧은 앨런 스미시로 뜨는데 애니메이션 홈페이지에서 이름을 밝혀버리는 경우나,[14] 본인은 밝히기 싫어 가명을 썼는데 유출러들이 SNS 등으로 밝혀버리는 사례도 많아졌다.[15]

이렇게 애니메이션 스태프롤에 앨런 스미시가 뜨면 실력있는 연출가, 애니메이터가 담당해서 매우 좋은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고 형편없는 실력의 사람이 그린 거라 엉망이 될 수도 있다. 직접 방영해서 볼 때까지 그 질을 판단하기 힘들다. 다만 앨런 스미시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계기부터가 영화 감독들이 서로 자기 이름 등재를 꺼리다 나온 부정적인 상황인 만큼 퀄리티가 좋을 때보다는 형편없이 낮을 때 기재되는 경우가 많으며, 정 스태프가 필명을 쓰고 싶을 경우 앨런 스미시보다는 다른 이름을 만들어 쓰는 경우가 많다.

1.1.1. 크레딧 사례

※ 대체로 한자를 앨런 스미시로 읽히게끔 크레딧되는 경우가 많다.

2. 와일드 암즈 시리즈의 등장인물

이름은 당연히 1에서 따왔다.

철새의 시조로 추정되는 인물.[16] 직접 등장한 적은 한번도 없으며 와일드 암즈 어드밴스드 서드에서는 맵 곳곳에 팻말로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남겨놓기는 했지만 직접 등장한 적은 없다. 때문에 사실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 인물이라는 설도 있다.

3.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THE MOVIE의 등장 인물

역시 1에서 따온 이름. 해당 항목 참조.

4. 웹소설 맨 이터의 주인공

참전용사. 작 중에선 좀 옛날의 일로 나오는 화성전쟁에서 궤도 엘리베이터를 점거했던 101 강하엽병들 중 유일한 생존자로서, 무리한 작전요구를 한 상관에게 훈장 수상식장에서 오줌을 퍼부으면서 좌천되었다. 좌천된 보급창에서 담배, 술, 식량 등 여러 돈되는 것들을 거라지 세일하면서 한몫 벌고 전역한 뒤 목성 거주구에서 로봇 콜걸 포주로서 장사를 시작했던 인물이다.

사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초능력자 클론 반고의 아이들의 실패작으로 판명되어 실험에 관련되었던 양어머니에 의해 입양되었다. 그러나 맨 이터의 9호 사건에 관련되어 자신의 숨겨진 과거에 휩쓸린다.

훌륭한 말빨과 지략을 통해 아군 적군 가리지 않고 통쾌한 멘붕을 선사하며 목성에서 화성, 그리고 지구함대까지 빅 엿을 날리고 기가스에서 초능력자들을 이끌고 외우주로 튄다.


[1] 이 때는 앨런의 스펠링이 Alan이 아니라 Allen이었다. [2] 다만 야츠데 사부로, 야다테 하지메, 토도 이즈미, 혼고 아키요시는 법인명으로 등록할 수 없었던 일본 저작권 특성상 생긴 법인용 가명이기에 다들 꺼리는 앨런 스미시와는 성격이 다르다. [3] TV 드라마로 나온 듄의 감독도 앨런 스미시. 샘 레이미 역시 이 가명으로 연출한 작품이 있다. [4] 고지라 시리즈로 유명한 그 도호 영화사 맞다. [5] 참고로 이 영화는 도호가 제작한 만큼 고지라 시리즈와도 꽤 연관이 있다. 도호는 고지라(1984)가 개봉한 후, 차기작 제작을 위해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었는데 그 중 하나가 고지라가 거대 컴퓨터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각본은 채택되지 못했고 나중에 이것을 토대로 만든 것이 이 영화였다. 그리고 그때 대신 채택된 각본은 알다시피... [6] 원래대로라면 윌리엄 말론이 저예산으로 만들 작품이었으나, 말론과 후임인 제프리 라이트, 잭 숄더는 촬영하기도 전에 불화로 줄줄히 짤리고 간신히 들어온 월터 힐은 촬영 도중 액션 장면 추가를 요구하다가 하차해버렸다. 다급했던 스튜디오 임원들이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를 불러와 어느 정도 완성한 영화를 뒷수습했다. 하지만 코폴라 역시 이 영화를 자기 프로필에 넣을 생각이 없었다. [7] 예로 토에이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은 타사 작품에 참가할 때 가명을 쓴다. 사토 준이치, 카쿠도 히로유키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런 경우는 앨런 스미시보다는 각 연출자만의 고유 필명을 쓰는 경우가 많다. [8] 마츠모토 노리오가 이걸로 유명하다. [9] 변덕의 경우는 모리야마 유지, 이나가키 타카유키가 대표적인 예. [10] 예로 탈세 사건을 일으킨 아세아당 코바야시 오사무와 트위터로 물의를 빚은 ufotable 타카하시 타쿠로오가 있다. [11] 亜嵐墨石(아라시 스미이시, 이나가키 타카유키의 필명), 阿藍隅史(아란 스미시, 모리야마 유지의 필명) 등. [12] 소가베 타카시(曽我部 孝)의 필명. 음독으로 쓰면 '스이 에이시'로 앨런 스미시와 발음이 유사하며 한편으로는 오물 방사(垂れ流し)로 읽힐 수 있는 말장난도 된다. 또한 다레(누구), 나시(없음)과 발음이 비슷함도 중의적으로 갖는다. [13] 이쪽은 한자로 독음을 맞춰 사용하지도 않고 직접적인 명의를 써버렸다. [14] 일례로 타마요미는 크레딧에서는 앨런 스미시가 뜨는데,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실제 담당자의 이름을 그대로 적어놓은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15] 주술회전 2기가 대표적인 예시다. [16] 시리즈 전부 패러랠 월드이기에 각 작품이 이어지진 않지만 어느 작품에서나 그가 철새의 시조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