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18:28:27

씬 레드 라인

1. 근대 영국군의 별명2. 소설3. 영화
3.1. 영향을 받은 감독3.2. MBC 성우진3.3. 그 밖에

1. 근대 영국군의 별명

파일:attachment/씬 레드 라인/thinredline.jpg
《얇고 붉은 선(The Thin Red Line)》
로버트 깁(Robert Gibb) 작, 1881년
발라클라바 전투에서 영국 육군의 제93(하이랜더)보병연대가 러시아 기병대의 돌격을 저지하고 있다.[1]
크림 전쟁 당시 영국군의 붉은 군복을 빗댄 별명으로, 얄팍한 선에 불과해 보이는 붉은 병력의 저지선이 결코 무너지지 않고 버텨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국군은 2열 횡대 사격을 선호하였는데, 다른 나라에서 3열이나 그 이상으로 횡대를 구성한 것에 비해 같은 인원수로도 더 가느다랗고 긴 선이 된다. 존 리델 하트가 언급한 최대 횡대가 최대 화력을 보장한다고 한 명제를 충실히 따른 셈이다.[2]

발라클라바 전투의 한 국면에서 오스만군과 영국군 진영이 수적으로 우세인 러시아군을 상대로 동등하게 싸웠고, 그로 인해 러시아군의 지휘관은 상대가 많은 병력을 숨기고 있다고 착각해(하나도 없었는데도!) 후퇴를 명령했다. 이를 두고 종군기자가 "A thin red streak tipped with a line of steel"이라고 표현했고 거기서 "Thin red line"이라는 말이 나왔다.

피탄시, 특히 대포알에 의한 희생자가 적은 이점이 있고 동시에 더 넓은 사선을 확보해 한번에 더 많은 탄환을 퍼부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 반면에 부사관의 인원 통제가 더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어 전투의 격화로 사상자가 속출하여 줄에 '구멍'이 생길 때는 전투력이 급락할 위험도 있었다. 전열보병 시대에는 부사관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제식이 맞아야 화력이 밀집되어 높은 공격력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군은 평상시 실탄을 사용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여 통제력의 문제를 극복하였다.[3][4]

이 모습이 가장 극적으로 부각된 것은 아서 웰즐리(웰링턴 공작) 육군 원수가 이끌던 워털루 전투이다. 2열 횡대로 늘어선 붉은 색의 영국군은, 박스형으로 행진해오는 파란 옷의 프랑스 제국 근위대를 맞이하여 치열한 전투 끝에 막아내는데 성공한다. 창설 이래 돌진이 한번도 막힌 적이 없던 나폴레옹 근위대의 최초이자 최후의 패배였다. 두 줄에서 퍼부어대는 미친 듯한 화망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의 영국 고유 업그레이드인 '씬 레드 라인'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2. 소설

제임스 존스(James Jones)가 쓴 1962년 작 동명의 전쟁 소설. 존스는 실제 과달카날 전투 에서 전투에 참가했었다. 존스가 쓴 태평양 전쟁 3부작은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 씬 레드 라인, 휘파람이 있다.

이 소설은 1942년의 과달카날 전투 도중 미합중국 해병대 제1해병사단과 교대해 투입됐던, 미합중국 육군 제25보병사단 제27 보병 연대 장병들을 다룬 이야기이다. 제목의 의미는 위와 같이 적의 포화에 맞서 위치를 사수하는 얇은 방어선을 일컫는 말이자, 과달카날에 있었던 실제 작전명이다. 한편으로는 레드 라인이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The border between the sane and the mad")라는 미국 중서부에서 내려오는 말이기도 하다. 또 이 가느다란 붉은 선은 이성과 광기의 경계선을 의미하기도 한다.

제임스 존스의 전쟁 소설 중에서 두 차례 영화화된 작품이다. 1964년에 1차로 영화화되었으며, 이 영화가 내용면에서 원작에 가깝다고 한다. 두번째로 영화화된 작품은 바로 밑에 설명되어 있다. 존스의 다른 태평양 전쟁 소설들이 고려원에서 번역되었지만 이 작품은 번역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어판이 2011년 7월 돌연 출간되었다. 이나경 옮김, 홍희범(밀리터리 잡지 플래툰 편집장) 감수, 민음사 펴냄. 영화와 주된 상황은 동일하지만 묘사나 분위기 면에서의 차이는 상당하다. 특히 죽음 앞에서 장병들이 겪는 극한의 공포 묘사는 정말 수준급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정발본은 절판되어 쉽게 구할 수 없다.

의외로 퀴어 장르에 속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 본인부터가 징병제 이전부터 군생활을 경험했던지라 당시 미 육군의 병영 분위기를 디테일하게 묘사했는데, 가정을 꾸리거나 연애중인 부사관들이 어린 남첩을 공공연하게 둔다거나,[5] 이성애자인 병사[6]가 동성애 성향이 있는 연하의 병사와 함께 은밀히 성욕을 해소하는 대목이 있는 등, 2차대전 당시 최전선의 군인들을 다룬 서사 중엔 상당히 의외인 작품이기도 하다.

3. 영화

||<tablewidth=100%><tablebordercolor=#181818><tablebgcolor=#181818>
테런스 맬릭 감독 장편 연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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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jpg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역대 베를린 국제 영화제
파일:베를린 국제 영화제 로고.svg
황금곰상
제48회
( 1998년)
제49회
( 1999년)
제50회
( 2000년)
중앙역 씬 레드 라인 매그놀리아

파일:attachment/씬 레드 라인/thin_red_line.jpg



In this world, a man himself is nothing. And there are no world but this one.
You're wrong there top, I' ve seen another world.
Sometimes I think it was just my imagination.
Well, then you've seen things I never will.
We 're living in a world that is blowing itself to hell as fast as everybody can arrange it.
In a situation like that, all a man can do is shut his eyes and let nothing touch him.
위의 소설을 원작으로, 1998년에 만들어진 제2차 세계 대전을 다룬 테런스 맬릭 감독의 전쟁 영화.

영화는 숀 펜, 제임스 카비젤, 에이드리언 브로디, 존 쿠삭, 우디 해럴슨, 닉 놀테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줄줄이 출연한다. 그러나 가장 경악할 만한 사실은 조지 클루니 존 트라볼타단역이라는 점이다. 사실은 둘 다 편집하면서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레드 레토 또한 전투중 기관총탄에 전사하는 미군 소위의 역할로 출연한다. 맬릭 감독은 완벽주의적 성격이 강해서 비중이 줄어든 배우가 많았는데, 당시 파이프 상병 역을 맡은 브로디 또한 자기 배역의 역할이 틀어져서 감독한테 화가 났다고 한다. 하지만 게리 올드먼, 마틴 신, 비고 모텐슨, 미키 루크 등 몇몇 배우들은 출연한 분량이 전부 잘렸다. 또한 맬릭 감독은 바로 전에 맡은 작품이 1978년 작인 천국의 나날들. 그 동안 은둔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제작 당시 무려 20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것이다. 이 작품은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대상) 등을 받았고 아카데미 상에서는 7개 부문 후보[7]로 올랐으나 다 떨어졌다.

과달카날 전투를 다루고 있으나 정작 과달카날 섬에서는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다. 당시 과달카날 섬이 말라리아 위험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장면을 오스트레일리아의 북부에서 찍었으며 일부 장면은 솔로몬 제도와 미국에서 찍었다. 전투 자문은 오스트레일리아 국적 회사에서 담당했다. 일본군과의 백병전 장면 재현이 훌륭하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시기에 개봉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의견도 있다. 제작비 5200만 달러에 미국 흥행 3640만 달러, 해외흥행 6172만 달러, 다 합치면 9800만 달러이니 제작비를 뽑았다고 하겠지만 해외배급 홍보비 및 세금, 인건비 관련을 따지자면 극장 수익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2차 시장에서도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당연히 흥행에선 미국에서만 2억 16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견줄 수가 없다.

하지만 오히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의 관심이 높아서 맬릭 영화치고는 흥행했다는 의견도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이 더 명작인지 《씬 레드 라인》이 더 명작인지는 평론가 사이에서도 큰 논쟁이다. 사실 두 영화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 왜냐하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한 편의 산문이라면 《씬 레드 라인》은 운문에 가깝기 때문이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 평론가들조차도 그러할진데 일반 대중 혹은 전쟁영화 팬들의 반응은 거의 극과 극으로, '폭력을 전시하고 오락으로 소비할 뿐인 여타 전쟁영화들과는 다르다'는 호평과 '쓸데없이 난해하고 허세 가득한 평작에 불과한데 과대평가됐다'는 혹평이 공존한다.

일반적인 전쟁 영화에 비해 상당히 느슨하게 전개되며 주조연들의 내레이션이 많다. 당초 씬 레드 라인에는 빌리 밥 손튼의 내레이션이 흐를 예정이었고, 손튼은 세 시간 이상을 녹음했다. 하지만 영화엔 단 한 구절도 그의 내레이션이 삽입되지 않았고, 대신 캐릭터 여덟 명의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이 흐른다. 연출 면에서도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고지를 향해 돌격하는 병사들의 뒤를 흰나비가 한가롭게 날갯짓을 하며 따라가는 몽환적인 장면이나 총에 맞은 병사의 피가 카메라 렌즈에 뿌려지는 메타적인 장면 등이 꽤 있다. 이런 식의 상징적인 연출은 오히려 고전 전쟁 영화인 머나먼 다리 등에서 잘 나온 연출 기법이다.

몇몇 재현 오류가 있다. 초반의 경비정이 미 해군 도색이 아니라든가, 영화 막판에 당시 없던 현대식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는 장면 등.

주인공 아내[8]가 당시 창설되지 않았던 " 공군" 장교와 바람이 난다고 표현하였는데, 이는 당시엔 있지도 않은 공군을 만들어 낸 고증 오류가 아니라, 2차대전 무렵엔 이미 반 독립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육군 항공대(Army Air Force, USAAF)를 일선에서도 air force로 줄여 부른 것을 제대로 고증한 것이다. 국내 자막으론 그냥 공군으로 번역했는데, 미군에서 독립적인 공군이 있던 시절은 아니기에 앞의 육군은 빼고 "항공대" 같은 식으로 번역하는 것이 보다 뉘앙스를 살리기 쉬움에도, 공군으로 현대 용어를 써서 번역한 것에 이견이 있을 순 있다.

영화에 나오는 원주민들은 멜라네시아인들이다. 과달카날 섬이 속한 솔로몬 제도는 멜라네시아 지역에 포함된다.

음악은 한스 짐머가 맡았으며, 멜라네시아 합창단의 노래들이 유명하다. 성가, 찬송가들이 대부분이며, 노랫말은 멜라네시아 피진 잉글리시로 되어 있다. 영화를 지루하게 본 사람들도 음악에 대해서는 호평할 정도라고 한다.


God Yu Tekem Laef Blong Mi

재현이나 몰입도 면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지 몰라도 블루레이의 화질은 정말 수준급이다. 이게 18년전 작품이 맞나 감상 도중 계속 의심이 들 정도로 생생하다.[9] 야간 촬영씬의 노이즈 처리를 보면 정말 보정에 공들였다는 게 느껴진다.

원작 소설에 나온 장면들 역시 상당 부분 찍었지만 편집 과정에서 다 쳐냈다. 오히려 "지상에서 영원으로"과 흡사한 부분도 있고...[10] 그 덕분인지 원작과의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3.1. 영향을 받은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준 작품으로 메멘토, 인썸니아, 배트맨 비긴즈, 인셉션 같은 영화에 매우 큰 영향을 줬다. #

실제 무비 라인에서 아래와 같이 인터뷰를 했다.

"저는 테런스 맬릭 감독이 정신상태나 기억을 묘사하는 방식을 배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씬 레드 라인은 저에게 하나의 충격(revelation)이었죠. 맬릭은 이 작품에서 단순한 컷으로 회상 장면과 플래시백들을 편집했습니다. 디졸브 같은 전형적인 플래시백 편집 방식이 쓰이지 않죠. 메멘토에서 가이 피어스가 아내를 회상하는 장면은 이 작품에서 따온 것입니다."

노매드랜드 이터널스의 감독 클로이 자오 역시 큰 영향을 받았다.

3.2. MBC 성우진

2003년 현충일 MBC에서 더빙판을 틀어준 적이 있다. KBS, SBS를 제외하곤 잘 출연하지 않는 이완호 성우를 기용하기도 했고, 더빙 과정에서 복잡한 미군 포병 용어를 성우들의 입에 맞추어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 디펜스 코리아 밀덕들의 전투 자문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는 현실 반영과 완성도 모두 상당한 수준급이었다. 이후 홈페이지가 사라져 확인할 수 없다.

성우진은 다음과 같다.
그밖에 이종혁, 방성준, 이철용, 정재헌, 송준석, 이원찬, 최한, 문남숙.

3.3. 그 밖에

씬 블루 라인(The Thin Blue Line)이란 영화와는 아무 관계 없다. 에롤 모리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경찰 살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인터뷰와 재연만으로 풀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제목의 Blue는 경찰의 제복 색을 상징한다고 한다. 가늘고 푸른 선 항목 참조.


[1] 사실 이 그림은 현실보다 더 가깝게 과장해 그린 것으로, 실제 러시아 기병대는 영국군 전열의 230m 거리까지 밖에 접근하지 못했다. [2] 레드 코트들이 활약하던 무렵부터 영국군은 명중률보다는 연사속도를 중시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이 3열로 쏘는 속도를 2열만으로 낼 수 있었다. 적당한 교전거리로 들어서면 어차피 명중률은 거기서 거기라 횡대를 넓게 편 영국군이 더 강한 화력을 퍼부을 수 있었다. [3] 다만 기병돌격을 당하는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있긴 있었다. 넓게 퍼지다 보니 대기병 방진을 짜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 보병들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4] 씬 레드 라인의 단점을 보여주는 예가 워털루 전투의 전초전인 콰트르 브라 전투에서 있었다. 당시 영국 육군의 최정예 보병대중 하나인 왕세자의 근위 자원병 연대가 얇고 긴 종대로 행군 중이었는데 행군중에 그만 프랑스 기병대의 습격을 받고 말았다. 종대가 너무 얇고 길었기에 보병대는 재빠른 방진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급습해온 프랑스 기병대에게 개박살나고 말았다. [5] 작품에서는 남색과 동성애를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다. [6] 관계가 계속되다가 결국 본인이 게이라는 걸 깨닫는다. [7]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음향상. [8] 벨 이등병으로 그는 전쟁 전 공병대의 초급장교로 복무하다 전역했는데 그 과정에서 부당하게 상부에 괘씸죄로 찍혔는지 전쟁이 터지고 장교가 아닌 일반 병사로 재소집되어 참전하게 된다. 소설에서 그가 속했던 찰리중대는 연이은 전투로 인해 많은 인물들이 죽거나 부상으로 후송되었고 벨은 나름대로의 능력을 인정받아 상병까지 진급하고 분대장이 된다. 과달카날 전투가 끝날 무렵 그가 중대장을 통해 자신의 이혼 절차를 밟고 또한 부대 개편의 흐름 속에 상부에서 과거 장교 경력을 감안하고 그간의 공적을 인정해서 보병 중위로의 임관 제의를 받아들여 타 부대로 전출됨으로써 벨의 이야기가 끝난다. [9] 촬영 시기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22년 전에 찍은 영상이다. [10] 사실 본작과 해당 작품의 배경 역시 똑같은 미 육군25사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