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19:11:20

베이퍼 챔버

파일:AMD-RX7900-VAPOR-CHAMBER.jpg
RX 7900 XTX 레퍼런스 그래픽카드의 베이퍼 챔버[1]
1. 개요2. 상세
2.1. 구조와 원리
3. 실생활에서4. 출처5.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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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Vapor Chamber

특수한 내부 구조를 지닌 금속판 모양의 냉매순환식 열전도체. 같은 원리로 열을 운반하는 히트 파이프보다 가볍고 얇으며, 열 전달 능력이 더 뛰어나다.

2. 상세

베이퍼 챔버는 내부가 특수하게 가공된 얇은 금속 상자를 진공 상태로 만들고, 소량의 냉매를 집어넣고 밀봉하여 만들어진다. 사용될 온도에 따라 냉매(일반적으로 )가 결정되며, 열전도율이 좋고 냉매와 반응하지 않는 금속(일반적으로 구리 알루미늄)을 상자의 소재로 사용한다.

여기까지 보면 알겠지만 히트 파이프의 설명과 거의 동일하다. 실제로 히트파이프를 얇고 넓게 편 뒤, 구조 유지를 위한 필러를 추가한 정도의 장치이기 때문.

베이퍼 챔버의 의의는 히트 파이프 고유의 단점들을 개선하고, 부피 대비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데에 있다. 히트 파이프는 히트싱크에 비하면 훨씬 뛰어난 열 전달 성능을 지녔지만, 파이프 형상이기 때문에 열원과의 직접적인 접촉 면적을 넓게 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CPU GPU 칩셋 등 넓고 평평한 열원 냉각에 히트 파이프를 사용하기 위해선 여러 파이프를 나란히 붙여놓아야 하는데,[2] 이러면 각 파이프들의 외벽끼리 맞닿는 부분 등 버려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무게도 증가하고, 부피에 비해 열 전달 효율도 떨어지게 된다.

반면 베이퍼 챔버는 하나의 챔버가 넓은 열원 전체에 접촉하게 만들 수 있으며, 챔버 내부가 전부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냉매가 움직일 때 사용할 수 있는 벽면 구조체와 중앙 공간의 면적이 극도로 커지기에 열 전달 효율도 훨씬 높으며, 얇게는 0.2 mm, 두꺼워도 5~6 mm 정도로 매우 얇은 두께로도 같은 부피의 히트 파이프 여러 줄을 훨씬 능가하는 방열 성능을 지니기에 부피와 무게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방열판 제조업체 celsia에 따르면 베이퍼 챔버는 히트 파이프에 비해 전도 손실인 Delta-T를 최대 50%까지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히트 파이프는 모양을 세밀하게 성형하기가 어렵고, 발열부와 냉각부가 뚜렷하게 나눠져야 하기 때문에 한 파이프가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열원은 잘 해야 가까이 배치된 2개 열원 정도가 한계인 반면, 베이퍼 챔버는 면적 자체가 훨씬 넓고 챔버의 면 자체를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열원들을 하나의 챔버로 모두 커버할 수 있다. 따라서 모양을 최적화한다면 제각기 다른 위치에 있고 높이와 모양이 다른 여러 열원에 한번에 맞닿도록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고성능 전자기기의 기판 냉각 용도로 사용하기 매우 좋은 특성이다.

또한 냉매가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의 부피가 훨씬 크기에 히트파이프에 비해 중력의 영향도 덜 받고, 장착을 위한 나사 구멍을 타공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별도의 클램프로 고정해야 하는 히트 파이프보다 설치까지 더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2.1. 구조와 원리

파일:Vapor-Champer-Structure.jpg
베이퍼 챔버의 구조
베이퍼 챔버의 내부는 히트 파이프의 내부 구조와 동일하다. 내부 벽면의 표면적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공성 구조물이 붙어 있으며, 중앙은 빈 공간이다. 한 가지 히트 파이프와 다른 점은 상자 구조의 지탱을 위한 필러들이 세워져 있다는 점이 끝이다.

기본적으로 냉매의 상변환을 이용해 열을 운반한다. 냉매는 열원에 닿는 부분에서 가열되어 기화해 증기가 되고[3], 열을 품은 뜨거운 증기는 챔버 중앙의 빈 공간을 따라 냉각부로 이동, 응축되어 다시 액체가 된다. 이렇게 액화된 냉매는 챔버 벽면의 다공성 구조에 스며들어 모세관 현상을 통해 다시 열원으로 빠르게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베이퍼 챔버의 면적 전체로 매우 빠르게 열이 분산된다.
파일:coolermaster_heat_pipe.jpg
히트 파이프/베이퍼 챔버 내부 벽면 구조의 예시
따라서 베이퍼 챔버 내부 벽면은 모세관 현상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열 전달이 원활하도록 넓은 비표면적을 가지게 설계되는데, 벽면 구조의 분류는 금속 가루(파우더)를 느슨하게 뭉쳐 굳힌 소결(Sintered)방식, 얇은 철사들을 섬유처럼 짜서 붙인 메쉬(Mesh) 방식[4], 벽면을 촘촘하게 파내 틈을 만드는 그루브(Groove) 방식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소결(파우더) 방식이 가장 넓은 비표면적을 가지기 때문에 비싸지만 가장 성능이 뛰어난 방식으로, 장착 방향, 열원과 냉각부의 위치, 기기의 목적 등에 따라 밀도와 패턴을 조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고도의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예시로, 냉각부가 열원의 위에 있다면 액화된 냉매가 더 빠르게 흘러내려갈 수 있도록 소결물을 느슨하게 배치할 수 있고, 그 반대로 냉각부가 열원보다 밑에 있다면 모세관 현상의 극대화를 위해 소결물을 촘촘하게 배치하여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파일:VaporChamber_Thermo_Bend2.png
베이퍼 챔버와 구리 방열판의 방열 성능 차이
이러한 구조로 인해 베이퍼 챔버는 극도로 뛰어난 열전도율을 지닌다. 위와 같이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초박형 베이퍼 챔버조차 면 전체에 거의 균등하게 열을 퍼뜨릴 수 있는데, 위 사진의 베이퍼 챔버는 불과 0.20mm 두께로 4000~10,000W/m⋅K 수준의 어마어마한 열전도율을 자랑한다.[5]

베이퍼 챔버는 두꺼워질수록 방열 성능이 좋아지는데, 불과 5mm 두께의 베이퍼 챔버가 Q-max 1500W급의 방열 성능을 지닌다. 반면 히트 파이프는 5mm 직경 히트 파이프의 Q-max가 20W 수준, 8mm 직경이 60W 수준이다. #

3. 실생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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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 폴드6의 베이퍼 챔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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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4 울트라 갤럭시 S23 울트라의 베이퍼 챔버
스마트 기기 칩셋의 연산 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 발열도 점차 증가하게 되었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현재 대부분의 고성능 스마트폰은 베이퍼 챔버를 탑재한다. 흔히 챔버의 위치를 뒷판과 기판 사이로 오해하곤 하나, 실제로는 화면과 기판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칩셋에서 발생한 열을 화면 전체로 퍼뜨려 해소하기 위함이다.

물론 베이퍼 챔버의 면적과 모양은 기기마다 제각각인데, 당연히 크면 클수록 열 버퍼로써의 기능도 좋아지고 방열 면적도 늘어나므로 사용 시 기기의 열감이 적어져 쾌적한 것은 물론이고 AP의 스로틀링도 적어져 성능 유지력까지 올라간다. 사실 작은 부피에서 발열을 감당해야 하고, 방열판이나 팬을 갖추기 어려운 스마트폰 특성 상 베이퍼 챔버가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열 솔루션이다.[7] 다만 결국 스마트폰은 별도의 팬 없이 기기 표면을 통한 패시브 쿨링에 의존해야 하므로 베이퍼 챔버의 면적이 일정 이상이 되면 거기서 사이즈를 더 키워도 방열 효과 향상은 크지 않으며, 그때부턴 베이퍼챔버 이외의 방열 설계와 AP 자체의 전성비, AP의 전압/클럭 세팅 등이 더 중요해진다.

삼성전자 갤럭시 S10 시리즈에서는 하급 모델에는 히트파이프, 상급 모델에는 베이퍼 챔버를 탑재했으며 S20은 시리즈 전 모델에 베이퍼 챔버를 탑재했다. 그러나 노태문이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한 갤럭시 S21부터는 전 모델에서 베이퍼 챔버를 뺐고, 갤럭시 S22 시리즈에선 노말 모델에는 베이퍼 챔버를 빼고 플러스와 울트라 모델에만 매우 작은 크기의 베이퍼 챔버를 넣었다. 그럼 발열을 어떻게 해결했는고 하니 GOS로 칩셋 성능을 극도로 저하시켜서 때웠다. 그리고 GOS 게이트가 터지면서 이게 다 들통나 죽어라 욕을 먹은 뒤, 갤럭시 S23 시리즈부터는 크기를 키운 베이퍼 챔버를 전 라인업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Apple은 유독 기기들의 쿨링 솔루션 탑재에 매우 인색한 모습을 보이며, 아직까지도 iPhone iPad에는 방열 솔루션으로 흑연 패드만 장착하고 있다. 때문에 발열 시의 CPU, GPU 성능 하락 폭이 상당히 큰 편이다. 칩셋 설계에 더 투자해서 '저발열 고성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가는 기조로 보이나, 최근 무섭게 따라온 퀄컴 스냅드래곤에게 GPU 성능을 추월당하는 등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에 향후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지 주목된다.[8]
파일:razerblade15 VaporChamber.png
RAZER Blade 15 게이밍 노트북의 베이퍼 챔버
노트북은 대체로 히트 파이프 여럿을 기판 중앙 CPU, GPU에서 좌우측 가장자리의 팬으로 쭉 이어놓는 식으로 방열 솔루션을 설계하지만,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나 워크스테이션 중에선 데스크탑용 칩셋에 버금가는 CPU와 GPU의 발열을 감당하기 위해 베이퍼 챔버를 탑재한 제품들이 꽤나 있다.

특히 베이퍼 챔버는 슬림하게 만들어진 제품들이나 고급, 고가 제품들에서 많이들 보이는데, 게이밍 노트북 중에서는 RAZER Blade 시리즈, ASUS ROG Zephyrus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며 워크스테이션 중에서는 갤럭시 북3/4 울트라, ASUS Zenbook Pro 등이 베이퍼 챔버를 쓴다. 위 사진에서는 기판 모양에 맞추어 입체적으로 만들어졌고 나사 구멍도 뚫려 있는 베이퍼 챔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파일:cooler2.jpg
MSI RTX 4090 Suprime X 그래픽카드의 베이퍼 챔버[9]
과거 GeForce 10, GeForce 20 세대까지만 해도 GPU의 발열과 전력소모가 지금만큼 심하지 않아서 베이퍼 챔버를 탑재한 제품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으나, RTX 30, RTX 40 시리즈 들어서 상위 라인 GPU의 전력 소모량이 많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비레퍼 상위 라인 제품에서는 베이퍼 챔버를 탑재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경우는 위 사진의 MSI 4090 카드처럼 코어와 VRAM 부분에만 베이퍼 챔버를 쓰고 방열판 부분에는 히트 파이트를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NVIDIA AMD의 레퍼런스(FE) 그래픽카드에는 예전부터 베이퍼 챔버가 탑재되어 왔었다. AMD의 레퍼런스 카드는 문서 최상단 사진처럼 베이퍼 챔버가 카드 전체를 덮고 있으며, NVIDIA FE 카드는 위 사진의 MSI 카드와 비슷하게 베이퍼 챔버와 히트 파이프를 동시에 사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다만 레퍼런스 그래픽카드는 베이퍼 챔버를 썼더라도 발열 관리 능력은 히트파이프만 사용한 비레퍼 그래픽카드에 비해 밀리는 경우가 많다.[10]

4. 출처

COFAN USA
DNP Group
Celsia Inc

5. 둘러보기



[1] 기판과 접촉하는 면을 뜯어내어 내부의 필러와 소결금속 스펀지가 노출된 모습이다. 검은 패널로 가려진 부분까지 전부 이어진 한 덩어리의 베이퍼 챔버이다. [2] 파이프 여럿을 금속 블럭(히트싱크) 속에 넣어 묶거나, 열원에 닿는 면을 평평하게 가공하고 열원에 장착하는 방식을 주로 쓴다. [3] 내부가 진공이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기화한다. [4] 메쉬는 보다 세부적으로 펠트 방식과 스크린 방식으로 나뉜다. [5] 구리의 열전도율은 약 400W/m⋅K이다. [6] 후면 카메라가 있는 쪽에 들어간다. [7] ASUS ROG Phone 등 내장/외장 팬을 탑재한 제품이 없진 않으나 보통 괴작 취급을 받는다. [8] 이전에는 칩셋을 워낙 잘 뽑아서 스로틀링이 최대로 걸린 아이폰의 성능이 동 세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최고 성능보다 한참 우세한 상황이 5년이 넘게 이어졌으나, 애플의 칩셋 개발인력의 꾸준한 이탈과 퀄컴 스냅드래곤의 맹추격으로 2023-2024년에는 안드로이드 AP에 비해 CPU 싱글코어 성능만 우세하고 멀티코어 성능은 거의 동급, GPU 성능은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으로 역전되었다. [9] GPU 코어와 VRAM 부분에만 베이퍼 챔버가 사용되었고, 히트파이프 10개를 통해 방열판으로 열을 분산하는 설계다. [10] 그래픽카드는 상대적으로 부피와 무게 부담이 적기 때문에 베이퍼 챔버가 아무리 크기대비 성능이 좋다고 해도 표면적이 너무 작다보니 굵은 히트 파이프를 4~8개씩 장착하고 거대한 히트싱크와 다수의 팬이 장착된것에 비해선 방열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