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6-07 14:25:05

동래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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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3. 맛집4. 여담

1. 개요

부산광역시 동래 지역 고유의 파전.

2. 특징

동래파전의 가장 큰 특징은 쪽파를 통으로 사용하며, 일반적인 밀가루 반죽이 아닌 찹쌀 밀가루를 섞은 반죽을 쓴다는 것이다. 구울 때는 쪽파를 일렬로 늘어놓고 그 위에 찹쌀 반죽과 각종 고명을 얹는다. 찹쌀 반죽은 쪽파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모양만 잡아주는 역할로, 일반적인 파전에 비하면 매우 적게 사용된다. 대신 계란 푼 것을 덮어서 재료 점착과 맛을 더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다른 지역의 파전과 달리 바삭하지 않고 축축한 느낌이 강해서, 미리 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맛보면 입에 안 맞을 확률이 높다. 일본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의 살짝 덜 익은 밀가루 반죽 식감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동래파전은 원래 제사 음식이었는데, 이 제사용 파전은 시중에서 파는 그것과는 특징이 꽤 다르다. 우선 쪽파로 네모난 모양으로 각을 잡고, 새우나 오징어 같은 해산물 고명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계란물 역시 사용하지 않았으며, 반죽의 비율도 달라서 식감이 과 전 사이에 있는 듯한 미묘한 느낌이 된다. 과거에는 해산물이 비싸서 다루기 어려운 재료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동래파전은 다른 제사 음식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지는 들러리 격이기에 거기 들어갈 정성을 다른 요리에 들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사 음식 특성상 식은 후에 먹게 되는데, 제사용 동래파전의 식감은 식어도 변질되지 않고 쪽파와 잘 어우러지는 덕분에 오히려 장점이 되었다.

반면 시장에서 파는 동래파전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점 때문에 조리법이 조금 바뀌었는데, 이는 일제강점기부터로 추측된다. 원가 절감을 위해 반죽에 물을 많이 넣고, 당시에는 식용유도 저렴하지 않아 적게 사용하였다. 이것이 고착화되어 현재 동래파전 하면 알려진 질퍽거리는 식감이 탄생한 것이다.

현대에는 가게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쇠고기, 계란 정도를 제외하면 대체로 을 비롯한 해산물을 많이 쓰는 편이다. 특이하게도 동래 현지에서는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인데, 우선 과거에 부산에서 횟집이나 식당에서 파전을 반찬으로 많이 줬다. 그리고 파전에서 해물 고명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초장이 어울리는 음식이 되어서 생겨난 문화다.

과거에는 동래 지역 현지인들도 식당에 가서 많이들 먹었다. 그러나 각종 매체를 통해 부산의 명물처럼 외지인과 외국인에게 오랫동안 소개되어 오다 보니 점점 가격에 거품이 끼면서 되려 현지인들이 찾지 않는 기이한 요리가 되었다. 충무김밥, 전주비빔밥과 똑같은 케이스이다. 맛이 없어서 찾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음식 자체로는 먹을 만은 한데 그 돈 내고 먹기는 너무 아깝다.[1]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인 끈적한 반죽의 식감 때문에 타 지역 사람들은 기대했던 맛이 아니라 실망하고 해당 지역 사람들은 비싼 가격 때문에 먹지 않아 평판이 안 좋은 음식 중 하나다.

3. 맛집

동래구청 건물 근처에 큰 팽나무가 있었는데[2] 나무 기준으로 양쪽으로 있는 '동래할매파전'과 '원조동래파전'이 원조집이다.

이 외에도 온천장교차로에서 금강공원방향으로 올라가는 길(도로명주소 이름은 금강공원로)에 동래파전을 취급하는 곳이 있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출연한 집도 이곳이다. 이전엔 여러 집이 있었으나 금강공원의 쇠락으로 인한 유동인구감소에 래미안 포레스티지 공사장 편입으로 인해 대부분의 식당이 철거되거나 함바집으로 전환되었다.

4. 여담

  •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음식이다. 맛의 달인에서도 나왔는데 의외로 그냥 파전과 동래파전의 차이를 잘 알고 있어서 동래파전 애호가들을 놀라게 했다.[3] 동래파전의 특징인 덜 익은 찐득한 반죽 식감이 일본인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덕분인 듯하다.[4] 이 때문인지 2000년대 초반에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오코노미야키를 동래파전으로 현지화한 경우가 꽤 많았는데, 짱구는 못말려가 대표적이다.
  • 호주의 요리사인 존 토로드가 진행하는 한식 프로그램 "John Torode's Korean Food Tour"에서는 동래파전이 동래성 전투에 참전한 조선 농민들이 동래성을 침공한 일본군에게 대파를 던져서 물리친 역사를 기리고자 만들어졌다는 괴이한 낭설을 곁들여 소개된 바 있는데, 대체 누구한테 이런 이상한 소리를 들었는지 의문이다. 부산 현지인들에게도 당연히 그런 속설은 금시초문이고, 애당초 동래성 전투는 조선군이 패한 전투라서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다. 실제로는 전투에 직접 참전하지 못한 노인과 부녀자들이 지붕 위로 올라가 기와를 던져서 저항했다.


[1] 또한 이런 부류의 지역 명물 음식이 다들 그렇듯, 부산 주민들은 사 먹더라도 관광객들이 자주 가는 유명한 명소보다 동네 맛집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맛도 맛이지만 유명 맛집은 파전 한 장에 3~4만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동네 맛집들은 1만 원~1만 5천 원 정도로 그럭저럭 합리적인 가격대이기 때문이다. [2] 파전집을 지켜주는 듯한 신령스러운 거목이었는데 2012년 5월 스스로 쓰러져서 결국 잘려나갔다. # 그 때문인지 이후 파전집은 우환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한다. # [3] 만화에서는 동래파전이 아닌 부산파전이라고 지칭했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작가가 동래의 원조집 파전이 아니라 금강공원 앞 파전골목의 파전을 먹었던 듯하다. [4] 타코야키의 속반죽을 생각하면 쉽다. 심지어 라멘 등 면류 요리도 면을 덜 익혀 단단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