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18:03

대조영(드라마)/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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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1. 긍정적 평가
1.1.1. 진행 과정1.1.2. 캐릭터
1.2. 부정적 평가
1.2.1. 주인공의 고난 행보1.2.2. 캐릭터 문제1.2.3. 고증 문제1.2.4. 진행 문제1.2.5. 지나친 1인 다역
2. 기타와 총평

1. 개요

KBS 대하드라마 대조영의 평가를 정리한 문서.

1.1. 긍정적 평가

1.1.1. 진행 과정

극의 초반부에는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이 부딪쳐가는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설인귀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동명천제단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부터 캐릭터들이 아주 지겹게 평면적이 돼서, 갈수록 단순해지는 선과 악의 대립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주연들의 행동에, 한쪽에서 계략을 꾸며서 실행을 하면 상대방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등 극본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래도 KBS 사극답게 전투 장면 등은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극의 초반부에 등장한 안시성 전투에서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반지의 제왕에 근접한 공방전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다. 같은 시기 대결한 SBS의 사극 연개소문에서 보여준 삼천궁녀 CG나 골판지 세트에 비하면 반지의 제왕급 CG가 맞다. 이는 당시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제작진이 KBS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반지의 제왕에 근접한 CG가 가능했던 것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안시성 전투 씬은 한국 사극 역대 최고의 전투씬으로 꼽힌다. 단, 제작비 문제로 이런 화려한 CG는 이후 몇 번 밖에 등장하지 못했다. 실제로 안시성 전투 등에 제작비를 퍼부은 나머지 발해 건국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천문령 전투가 야인시대 패싸움 수준으로 변해버렸다. 방영 당시 책임프로듀서가 여러 번 교체되는데, 교체될 때마다 전투씬에서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OST도 이 분야가 언제나 그렇듯이 웅장한 사운드. 어느 정도냐면 중국 오녀산성 관련 전시에서 쓰일 정도.[1]

2000년대의 다른 KBS 사극과는 다르게[2] 등장인물을 단순한 선/악으로 가르는 것을 그만 두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극 중 주인공의 아군이었던 연개소문의 반대파들도 나름의 이유와 능력을 가진 인물로 표현했다. 또한 악당의 경우도 기존 KBS 사극과 다른 점이 많은데, 불멸의 이순신에서만 해도 전투가 시작되면 아군의 계략에 놀아나는 역할 정도가 다였던 적장[3]들에게 제대로 된 캐릭터와 인간미를 부여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한 점.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의 라이벌로 격상됐던 와키자카 야스하루만 해도 전투가 시작되면 몰살당하는 아군의 사이에서 눈을 부라리며 "이순신...이순신!" 하고 소리치는 것뿐인 그저 그런 역할이었고, 그 외의 표현 역시 포로를 고문한다든가 하는 잔인하고 치졸한 인물의 묘사에 치우쳐 있었는데, 이런 면에서는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

1.1.2. 캐릭터

적장 이문 설인귀, 이해고, 측천무후의 현실적이고 영웅적인 모습이 호평 받았으며 특히 이덕화가 분한 설인귀는 적국의 장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덕화의 열연과 함께 한국 사극에서 드물 정도의 깊은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남겼다. 다소 딱딱할 수 있었던 사극의 대화특성에 조금의 변화를 준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특히 설인귀는 작품 곳곳에 작은 웃음을 지을 수 있을만한 장면이 가끔씩 보여주기도 하였다.[4]

1.2. 부정적 평가

1.2.1. 주인공의 고난 행보

단순한 선악 구도의 인물 관계를 탈피하고 적대 세력들에게도 입체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려 노력한 작품인 만큼 여타 다른 KBS 대하드라마들과 다르게 주인공의 고생이 매우 심한데, 특히 극의 초반부에서는 연개소문 사후 하에서 당나라의 공격과 신라 지원군에 의해 제3차 고당전쟁 이전 내부분열도 겹쳐 서서히 말라 죽어간 고구려가 주 무대였기에 회를 가면 갈수록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가 이어졌고, 중반부 들어서 검모잠과 고구려국 대신들도 살해되며 몰래하던 보장왕 고구려부흥운동까지 결국 실패, 주인공은 당나라에서 잡혀 노예로 전락하여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한다.

겨우 탈출한 이후에도 동료들과 유랑하며 고구려 유민, 거란족, 돌궐족에게 몸을 맡기는 객장 신세가 이어지는 등, 발해 건국 이전까지 뭐 잘되는 일이 없는, 실로 유례 없는 주인공이었다.[5]

대조영의 이런 우여곡절을 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최수종은 촬영기간에 단식을 했다고 한다. 고구려가 멸망하고 수 십 년을 밑바닥부터 구르며 발해를 건국한 주인공의 이야기인데, 살이 올라있으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작중 귀부산에서 이문을 사로잡은 후, 사절로 온 대중상이 가져온 주먹밥을 먹는 장면은 감독이 일부러 넣은 장면이라고. 이는 드라마 종영 이후 한참 지나 살림하는 남자들에서도 언급되었는데, 여기서 끼니를 거르고 운동하는 김예련을 보고 하희라는 자신은 끼니를 거르면 안 되는 몸이라고 밝혔다. 최수종이 끼니를 거른 채 운동하는 김예련의 운동을 보고 대조영 당시의 귀부산 주먹밥 이야기를 했다.

극 전개와는 별개로,당시 최수종 개인적으로도 잡음이 많던 시기였다. 사채 광고 출연, 학력위조 논란 등등 최수종의 굵직한 흑역사들이 공교롭게도 대조영이 한창 방영되던 시기에 전부 터졌다.

1.2.2. 캐릭터 문제

극중 뛰어난 인물, 특히 출생이 불분명한 중요 인물들을 모두 고구려 혈통으로 설정한 것은 큰 문제이다. 대표적으로 이해고와 이검.

뛰어난 인물들은 모조리 '알고 보니 고구려계'로 설정해 둔 덕택에 결국 중반부, 종반부 극 자체가 외세에 항거한 영웅담이 아니라 고구려 멸망 이후 그 땅에 새로운 세력을 만들기 위한 생존해 있는 고구려계끼리의 집안 싸움 하는 내용이 되었다. 거란족 이진충 휘하에 대조영이 객장으로 잠시 들어간 시점 대조영의 초린이 키운 숨겨진 아들이라는 설정으로 나온 가상 인물 이검[6]과 후반부 끊임없이 엮이는데, 정작 시청자들은 그 녀석이 대조영 아들내미건 아니건 상관없고 스토리 재미없으니 부디 빨리 친아버지에게 그냥 넘기라는 상태였으며, 이러한 가상 인물들의 등장과 비중 증가는 결론적으로 대조영 드라마의 평가 하락에 크게 기여했다. 덧붙여 이검의 후반부 비중 때문에 진짜 대조영의 두 아들들은 극내 별로 나오지 못했으며 이름도 대무예, 대문예로 쓰지 않았다.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은 캐릭터.

1.2.3. 고증 문제

높은 시청률에 가려서 그렇지 고증 문제, 특히 역사 왜곡이 심각했다. 예를 들자면 이 드라마의 메인 악역인 설인귀 진덕여왕, 무열왕, 문무왕 시절의 장수로, 대조영이 발해를 세우는 698년 기준으로 거의 30여년쯤 전에 주로 활동하던 사람이었고, 실제로는 발해 건국 15년 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여기서는 종반부 134화까지 고령까지 멀쩡하게 살아있다 죽는 걸로 등장하며, 이 때문에 고대 역사를 공부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 좀비 설인귀'라고 부르며 대차게 비난했다.

게다가 실제로 설인귀는 661년에 일어난 2차 고구려 - 당 전쟁에 참전하지 않고 대신 철륵의 반란을 진압하는데 참전했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661년 고구려 원정군에서 제외된 설인귀가 이에 불만을 품고 가상인물 홍패만 대동한 채 당나라의 고구려 원정군 진영까지 와서 원정군 장수들에게 떼(?)를 쓴 결과 총사령관격인 이세적에게서 ' 이진충의 거란 부족에게 가서 그들의 참전을 얻어내면 이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 ' 는 말을 듣고는 영주 땅을 주겠다는 약속을 통해 거란족들을 이끌고 겨우 전쟁에 참전하는 것으로 나온다.

설인귀는 토번과의 사이에서 일어난 대비천 전투에서 패배하여 서민으로 강등된 적이 있었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고 대신에 설인귀가 안동도호부사로 재직하면서 고구려국과 싸우거나 동명천제단이라는 가상의 고구려계 암살집단을 일망타진한 뒤 당나라로 귀국하는 것으로 나온다.

또한 이세적과 관련된 고증오류도 있는데 그는 고구려-당 전쟁에서 1차 전쟁과 3차 전쟁 때는 당나라군의 요동도행군대총관이 맞지만 2차 전쟁 때는 아니었다.

2차 전쟁 당시의 요동도행군대총관은 글필하력이었다.[7]

이 외에 극의 초반부에 해당되는 고구려-당 전쟁과 관련된 장면들 중에서 실제 역사와 다른 점들이 다소 있는 편이다.[8]

거란의 경우도 실제로는 이진충의 전임 지도자인 대하아복고가 당나라의 영향력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다가 설인귀를 지휘관으로 한 당군에게 진압당한 적이 있으나 이 드라마에서는 그저 이진충이 설인귀가 같은 거란족 출신[9]이라는 말만 듣고는 고구려 원정에 참전하라는 요구를 하러온 설인귀를 만나 경계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10]

그리고 몇몇 인물들은 실존인물들에 비해 그 능력치(?)가 너프된 채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손만영과 이다조이다.
실존인물 손만영은 거란의 영주 반란( 이진충의 난) 당시에 당군과 전투를 벌여 당군을 크게 패배시키고 당나라의 여러 지역, 심지어 안동도호부까지 공격할 정도로 돌궐의 본격적인 개입 이전까지 측천무후 시기 당나라(정확히는 무주)의 동북방 안보를 크게 위협했던 인물이었지만 이 드라마에서 손만영은 대조영 보정 때문에 인품이 밀리며 이진충의 뒤를 이어 거란국의 2대 황제가 된 뒤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이며 당나라와 연합한 돌궐을 무시하다가 거란국이 망하고 돌궐에게 포로로 잡힌 뒤 성에서 저항하고 있는 거란군에게 연설하다가 결국 묵철이 던진 도끼에 맞아 최후를 맞이하는 것으로 나왔다.[11]

당나라 장수 이다조 손만영보다도 훨씬 못한 취급을 받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실존인물 이다조는 돌궐과의 전쟁에서 상당한 공을 세우고 흑수말갈과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도 흑수말갈의 추장을 유인하여 술에 취하게 한 뒤에 제거함으로서 충돌을 잠재웠던 인물이었으나 이 드라마에서 이다조는 당나라군 진영의 그저 그런 장수정도로만 나오다가 가상인물인 흑수돌에게 죽임을 당한다.[12]

그뿐만 아니라 극중 661년 당나라 침입 때 대조영은 17살이었는데(대조영 본인과 고구려 말기를 연결시키려 한 드라마 한정. 실제로는 생년미상), 그 젊은 나이에 2차 고당 전쟁에서 공을 세웠다는 점과 동료였던 걸사비우 발해 건국 직전에 죽었는데도 멀쩡히 살아있는 모습으로 계속 나와[13][14] 시청자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그 외에도 걸사비우처럼 발해 건국 직전에 죽었어야 했는데 살아있는 경우가 있으며 이해고 이다조, 이도종처럼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절대 나와서는 안 될 실존인물들이 이상한 데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이 문제다. 가령 묵철[15]이 왜 나왔는지가 의문이다. 묵철은 실제로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할 무렵에 힐질리시가한이 죽고 그 아들이 어리자 왕위를 빼앗아 가한이 되었고 당시 중년이라는 기록이 있으므로 드라마 대조영에서도 중반부에 돌궐 진영에 등장시켰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조영의 친동생인 대야발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나오지도 않았다. 대야발 자체는 후손인 대인수가 왕이 되었을 뿐 본인이 역사에 남긴 족적이 적은 편이나 의제들이라고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있는데 엄연히 존재했던 친동생을 삭제한 것은 분명 아쉽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 사극/생몰년 오류에 나와있다. 이런 인물들 등장 오류의 문제점은 같은 작가가 쓴 기황후에서도 이어진다.

1.2.4. 진행 문제

종반부의 페이스 문제로 발해 건국과정의 중요한 사건인 천문령 전투 과정이 대단히 형편없이 묘사되어 논란이 크다. 천문령 전투 직전 대중상의 자폭 돌격만으로 5천의 고구려 진영이 20만의 당군에 대승을 거둔 것은 비판받는 부분이다. 특히 특별한 전략이 없이 숫자가 40배 이상 차이나는 대군과 육탄전으로 맞붙으면 결국 장렬하게 싸우다 전사했다는 결론밖에 현실적으로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전의 몇 차례 매복전으로 당 진영도 타격을 꽤 입어 군사적 손실이 있어 20만에서 군사들이 줄어들었고, 결정적으로 이해고의 당군은 천문령 협곡 안에서 다소 고전해 후퇴를 한 것일 뿐, 이 때 이해고가 아직 군사의 수는 많다고 언급했다. 결정적인 패배의 원인은 이해고가 대조영과 싸우는 사이에 당나라 본진을 털이한 말갈족[16]에 의해 대패를 당한 것. 이전부터 고구려 측에서는 말갈의 도움이 없이는 천문령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언급이 있었고, 결국 이검의 설득으로 천문령 전투에 말갈이 돕게 된다. 다만 마지막 전투가 어른의 사정으로 대충 넘어간 것이 오해를 키운 데다가[17] 당군이 전멸했다는 식의 무리수를 둔 대본이 문제가 있다.

또 주인공을 발해의 건국자 대조영으로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초반부의 안시성 전투를 비롯한 고당전쟁의 불필요한 부분의 비중이 지나치게 컸고, 이로 인해 제작비도 지나치게 들어갔다. 어느정도냐면 총 134화에서 50화 가량이 고구려 당나라의 전쟁 이야기다. 초반부만 떼어서 가칭 '양만춘', 혹은 '고당 전쟁'이란 제목으로 별개의 작품으로 취급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비중이 컸다.[18] 고구려 멸망 이후로는 평양성, 요동성 근처에서 고구려 부흥 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또 30화 가량 더 소모한다. 이 드라마의 주제는 분명히 대조영이 세우는 발해의 건국이다. 대조영의 왕으로서의 치세는 21년에 달하는 만큼 이 시기 이야기에 중점을 맞췄어도 될 일이였다. 대조영이 활동하는 배경상황을 소개하는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고구려 멸망은 늦게는 3차 고구려-당 전쟁부터 묘사해도 충분하고, 특히 가장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1차 고당전쟁은 대조영이 갓난아기 시절이라서 대조영과 관련이 아예 없다. 그나마 아버지인 대중상이 어느정도 활약하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양만춘과 연개소문 둘이서 다해먹는 에피소드다. 드라마상 묘사로도 대조영이 갓난아기던 시절의 일이다. 그나마 제작비의 투입과 제작 초반기라는 신선함 때문에 이 초반부 자체는 호평을 받았지만, 이는 이후 작품이 지나치게 늘어지고 제작비 문제로 위에 언급한 천문령 전투를 초라하게 묘사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정작 후반부 발해 얘기는 짧게 날림 처리했다.

역대 한국 사극들 중에서 삼국지 오마주와 사극이 트렌드에 휩쓸리는 것을 자중하자는 선례를 남긴 드라마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으나 삼국지 오마주는 크게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드라마상 의제인 걸사비우는 실제 역사에서 대조영과 동년배로 추정되므로 삼국지의 유관장 같은 의형제로 설정하는 것이 무리수는 아니나 의형제보다 친구로 설정했다면 비판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 당시 국가관은 오늘날처럼 한민족 한국가가 아니라 내 땅에서 사는 사람들의 공동체였기 때문에 발해가 왜 다민족국가로 발전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포커스를 맞췄어야 했다. 정사에서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할 수 있던 것도 사실은 토번 가르친링의 선전으로 당나라의 국력이 빠지면서 이를 틈타 동북방이 분열되면서 생긴 결과인데 이런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가르친링이 정작 대조영 스토리에 등장하지 않은 것은 드라마 대조영의 고증에 비판받는 이유가 되었다. 토번을 짧게나마 등장시키거나 나레이션으로 설명했어도 비판받지 않았을 것이다.[19]

태조 왕건이나 무인시대 등에서 보였던 삼국지의 오마주스러운 설정이 다시 한 번 사용되었다. 대조영-걸사비우-흑수돌의 관계나 포지션은 삼국지의 유비-관우-장비와 동일하고, 설인귀와 걸사비우의 에피소드는 사실상 조조와 관우의 관계와 동일하다고 봐도 될 정도. 심지어 사태를 오해한 흑수돌(장비)이 걸사비우(관우)를 향해 대드는 부분까지 동일. 다만 이 부분은 비단 이 사극만의 모습이 아니라 KBS 대하 사극 전체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긴 했다. 또한 삼국지 오마쥬스러운 설정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한자문화권의 국가에서 소설 및 드라마를 제작할 때 흔히 보이는 모습이므로 삼국지 오마쥬가 들어가는 것을 문제삼는 게 오히려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드라마 대조영이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기 위해 제작된 드라마라는 것이 삼국지 오마쥬를 비판하는 이유인데 삼국지 오마주는 동북공정과 상관없이 아사아권에서 흔히 쓰는 클리셰이므로[20] 이를 비판하는 게 더 문제이고 민족주의라는 비판이 있다. 민족주의 항목에도 나오지만 인종주의 전체주의와 결합하여 제국주의· 파시즘과 같은 극우적 사상들을 낳기도 하였기에 삼국지 오마주를 철저히 배제하자는 주장은 오히려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즉, 적절하게 쓰면 문제가 없는데 삼국지 오마주가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하는 것이 문제라는 주장들이 있다.

스토리상에서 한자문화권에서 흔히 쓰이는 삼국지 오마주는 비판하는 이들만 하는 것이지만 발해 건국과 그 주역인 대조영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에서 거란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여기저기 사건에 엮어놓은 것이 문제다. 라이벌 구도를 만들기 위해 무려 2차 고당전쟁, 3차 고당전쟁, 한성의 부흥운동, 보장왕의 부흥운동까지 거란측과 이진충, 이해고가 중요한 악역으로 개입하며 삼각관계와 출생의 비밀까지 다 엮어 버린다.초기에는 논란이 많은 검이=대무예 설정까지 고수하려고 할 정도. 그리고 이러한 서사 방식의 문제점으로 초반부터 보지 않은 사람의 경우 왜 천문령 전투에서 순전히 이해고와의 전투뿐만이 아니라 출생의 비밀로 때워지는 에피소드가 그토록 많은지에 대한 이해를 할 수가 없게 되어버린다. 정사까지 무시하면서 써낸 무리수에 가까운 전개방식. 종반부에는 아예 정사에 기록된 영주 반란과 함께 비중이 더 높아지면서 무리한 때우기식 거란족 이야기로 거란국 내부의 권력 암투극만으로도 1회 반을 채워버리기도 한다. 정작 주인공 일행의 캐릭터상은 갈수록 더 평범해지면서 종반부 진 주인공이 이해고로 보일 정도이다.

시간의 흐름을 극전개에 투영시켜 진행하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편집 속 옥의 티가 몇몇 보였다. 단적으로 대조영 33회에서는 당나라의 이적이 설인귀가 주둔하고 있는 영주에 도착했는데, 이를 마중나온 무리 중에 수염이 덥수룩한 연남생이 있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장면에서 연남생은 수염 없이 깔끔한 용모다. 각각의 촬영 후 짜집기 편집이라고는 하지만 사극의 특성상 수염의 유무가 시간의 척도 중 하나임을 감안한다면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1.2.5. 지나친 1인 다역

대하사극의 특성상 한정된 배우들이 1인 다역을 하는 것은 옥의 티라고 얘기하기 민망할 정도로 공공연한 관례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단역들에 한해서 하는 게 좋은데, 대조영에서는 태조 왕건의 중복 출연자와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단역들조차 다역을 너무 자주 하게 되는 일이 많았다. 썩고 있는 무릎의 고름을 대조영이 직접 짜주는 장면때 나오고 이후 신라의 배신으로 희생된 병사 배역이 훗날 단이로 출연하였고, 귀부산 인간사냥터에서 백제의 유민은 거란의 초린 호위병사로 다시 출연하였다.(이영재 분, 야인시대 홍영철 役) 마찬가지로 신라의 노예로 출연했던 배우는 돌궐의 퀼테긴으로 출연하였고, 계필사문의 부장으로 출연한 배우는 몇 회 지나지 않아 당나라의 척후병으로 출연하였다. 고구려의 여자에게 채찍질하다 이검에게 죽임을 당한 거란 지휘관은 고구려의 척후병으로도 나오고, 당나라의 병사로도 출연하였다.

2. 기타와 총평

위의 많은 수의 부정적 평가들에도 불구하고 작품으로서 대조영의 재미는 그래도 괜찮은 수준이었다.당시 평균 시청률도 27%을 기록하였는데, 이 드라마를 기점으로 KBS 대하드라마는 평균 시청률 20%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시청 방식이 이후 많이 바뀌었으며 여러 가지가 있으나 전투씬을 사극의 꽃이라고 여기는 시청자들을 대상으로는 정치적으로 구성된 이후의 사극은 크게 이목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전쟁과 전투가 빈번한 시기의 영웅담을 그리기에는 기존의 사극에서 거의 모든 캐릭터를 다루었기 때문에 알맞은 위인이 없다. 그렇기에 정치를 소재로 진행되는 사극만 나오는 것이고, 더구나 정통사극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로맨스가 뒤섞인 풋내기의 미남미녀 배우나 아이돌이 종종 출연하는 퓨전사극은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양날검 역할을 한 셈이다.

한국방송공사는 이후 대왕 세종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정확히 말하자면 조금 더 트렌디한 시대극에 가까운 사극에 도전했지만 시간대를 갑작스럽게 변경하면서 시청률 선방에 실패하고 이 안타까운 실패 덕분에 이후에는 결과적으로 정통 사극으로 회귀해 버린다. 이 결과물로 나온 물건이 바로 천추태후다. 하지만 골때리게도 천추태후에서 끝나지 않았고, 이후 KBS 대하드라마 근초고왕, 광개토태왕, 대왕의 꿈[21] 등이 시청률과 작품성 면에서 연이어 대실패하였고, 정도전으로 재기의 희망을 얻는 듯 했으나, 후속작인 징비록 장영실이 연속으로 망하고 방영 예정이던 다산 정약용이 취소되는 바람에 사실상 종말을 맞이한 상황이었다.

어찌보면 KBS 대하드라마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통사극 전체로 보면 한국 정통사극이 흥행한 마지막 시기이기도 했으며, 대조영의 종영 이후로는 한국 정통사극이 쇠락했었다.[22][23] 정통사극과 퓨전사극을 합쳐서 한국 사극 전체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한국 사극이 흥행한 마지막 시기이며, 그 이후로는 한국 사극이 흥행한 사극들도 있었지만 슬슬 시청률이 하락하는 사극들이 생기더니 한국 사극들이 침체를 하고 2018년에는 한국 사극이 완전히 맥을 이을지도 애매했었다.[24][25]

그러다가 2019년부터 재차 사극들이 방영을 하기 시작했고 2020년에 다시 약간 주춤했으나 2021년에는 다시 사극들이 활발하게 방영을 하더니 태종 이방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괜찮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KBS 대하드라마가 부활을 했고 정통사극 역시 부활하는 데 어느정도 성공했었다. 그러나 2023년 말부터 방영된 고려 거란 전쟁이 초반부에는 호평을 얻으면서 좋게 출발을 했었으나 중반 이후 이정우의 독단과 여러 역사왜곡 논란, 캐릭터 붕괴, 가상인물들의 지나친 난립, 귀주 대첩 우천취소 편집 논란 등으로 인해서 양규를 맡은 지승현 배우와 강감찬을 맡은 최수종 배우, 그 외 출연 배우들만 고생해 열심히 한 결과가 되어 KBS 대하드라마는 2025년 사극 방영 이전 다시 암흑기로 들어섰으며[26], 정통사극 역시 다시 암흑기로 들어섰고 KBS 대하드라마의 미래는 역시 불투명하게 되었으며, 정통사극의 미래도 점차 불투명하게 되었다. 물론 퓨전사극은 여전히 다른 방송국에서 많이 방영되고 있는 중이다.

[1] 2분 54초부터 재생된다. 해당 영상 [2] 90년대까지는 KBS 사극들도 선악을 가르는 작품들이 많이 없었고, 주인공의 적이 선역으로 등장하는 작품도 있었다. [3] 그렇지만 이순신의 화려한 전공을 보면 불멸의 이순신에서 아군의 계략에 놀아나는 왜군 장수들의 처참한 패전은 사실에 가까운 묘사다. [4] 주인공과 대립하는 역인데도 이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강한 인상을 남긴 경우를 굳이 더 꼽자면 태조 왕건에서의 견훤 정도가 있다. [5] 마치 삼국지 유비가 생각나는 행보. 단, 이 점에서도 KBS 대하드라마가 지니는 한계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주인공은 완벽한데 동료들의 실책이나 협력하려던 자들의 배신으로 패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주인공=청렴결백하며 완전 무구한 인물'이라는 등식을 끝까지 버리지 못한 것. 극중 짧은 시간 동안 대조영이 큰 부상으로 일어나지 못해 절망하는 과정이 있지만, 이는 일어나기 전 어디까지나 "더 이상 싸우지 못해 원통하옵니다."였지, 인간적인 절망의 과정은 아니었다. [6] 참고로 친자식이 아니었던 걸 알면서도 키워준 양아버지는 이해고. [7] 정작 이 드라마에서 글필하력은 아예 나오지도 않았고 글필하력은 연개소문 드라마에서 많이 나왔다. [8] 강하왕 이도종의 죽음, 소정방의 고구려에서의 철수 과정, 연개소문이 직접 수군을 지휘하여 장량의 수군을 격퇴하는 장면 등 [9] 이 또한 어디까지나 드라마상의 설정으로 실제 설인귀는 거란족이 아니다. [10] 물론 이후에 설인귀가 ' 지도자를 잘못 만나서 이 부족이 곧 없어지겠다 ' 는 말로 멸족어그로를 끌며 도발하자 바로 태도가 적대적으로 바뀌는 모습이 나온다. [11] 이 역시 사실과는 다르며 실제로 손만영은 거란의 반란이 진압된 뒤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가 가노에게 암살당했다. [12] 이것 또한 사실과는 다르며 실존인물 이다조는 측천무후 이후의 당나라에서 일어난 정치 분쟁 당시, 태자 이중준의 편에 가담했다가 위황후 세력에게 살해당했다. [13] 걸사비우는 끝까지 살아남아 아예 발해의 건국까지 대조영과 함께 했으며 대중상은 천문령 전투에서 발해의 수도가 될 곳으로 진입하는 전장에서 자폭 돌격 클리셰의 정석으로 당군과의 전투에서 사망한다. 설인귀는 여기서 대중상이 자폭하는 전투에서 대중상을 죽였다고 보고한 부하 장수의 싸대기를 날려 분풀이를 했다. [14] 대중상 항목에서 나오듯이 대중상은 사망연도는 확실하지 않지만 신오대사에 "걸사비우가 격살되고 걸걸중상 역시 병들어 죽으니, 중상의 아들 조영이 섰다.(擊殺乞四比羽 乞乞仲象亦病卒 仲象子祚榮立)"는 기록이 있으므로 당나라에서도 천문령 전투에서 대중상이 죽었다고 보았므로 이때 죽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따라서 대조영 드라마에서 대중상이 천문령 전투에서 죽는 것을 묘사한 것은 역사에 부합되는 것이다. [15] 묵철가한 항목에서 나오듯이 그의 사망은 716년이므로 대조영 드라마에서 귀부산 전투에서 그 나이대는 맞지만 묵철가한은 당나라의 포로가 된 적이 없다. [16] 전투 전까지는 대조영이 이미 망했다고 생각하고 당나라에 붙어서 배신할 작정으로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는데, 이검이 찾아가서 그러다가 뒤통수를 맞고 망한 거란 꼴을 못 봤냐고 말하는 것에 설득되어 부랴부랴 나섰다. [17] 원작 소설에서는 거란 잔당과 함께 흑수 말갈군이 협곡에서 매복 공격을 한다. [18] 50화면 요즘 웬만한 대하사극 길이보다 더 길다. [19] 정확히는 나레이션으로 토번이 잠깐 언급된 적이 있기는 하나 대조영의 발해 건국과 관련된 장면이 아닌 백제 출신의 당나라 장수인 흑치상지를 설명할 때 그가 토번과의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설명을 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20] 다만 한국 사극의 삼국지 오마쥬가 삼국지연의의 영향으로 촉한정통론에 의거하여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촉한 측 인물들의 이야기를 많이 차용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일본 사극의 삼국지 오마쥬는 오다 노부나가 조조와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 일본 현지의 분위기에 따라 조조와 사마의 등 조위 측 인물들의 이야기를 많이 차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21] 심지어 대왕의 꿈본작의 주인공인 최수종이 주인공으로 활약했음에도 온갖 제작 악재가 겹치는 바람에 대조영 시청률의 새 발의 피 수준인 8%대의 시청률으로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22] 대조영이 방영할 시기에만 해도 타 방송사에서도 꽤 정통사극을 방영했는데 SBS는 연개소문이라는 정통사극을 방영했었고 심지어 왕과 나도 퓨전사극 요소가 어느 정도 있지만 정통사극 요소도 상당수 포함을 했었다. 심지어 정통사극이 전성기일 시절에는 SBS는 물론, KBS2에서도 정통사극을 여러 번 했었을 정도다. 하지만 정통사극이 쇠락기에 들어서면서 더 이상 타채널들은 정통사극을 안 하게 되었고, 대부분 KBS 대하드라마를 방영하는 KBS1 채널만 정통사극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EBS에서 단막극 형식으로 정통사극을 방영하거나, 종편 쪽에서 정통사극을 방영한 경우도 있었다. [23] 그래도 2017년까지는 팩츄얼 형식인 한국사기 등 정통사극이 약간이나마 있었고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같이 정통사극과 퓨전사극이 어느정도 합쳐진 경우도 있었지만 2018년 이후로는 정통사극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24] 사실 대조영이 방영할 시기에는 주몽, 태왕사신기, 이산 등 다른 사극들도 꽤 흥행을 했었다. 물론 이후로도 선덕여왕, 추노, 동이, 해를 품은 달 같이 흥행한 사극들이 꽤 있었지만 2018년에는 그마저도 없었고 한국 사극이 거의 방영을 하지 않았다. [25] 다만 2018년에는 백일의 낭군님, 미스터 션샤인이 인기를 끌었다. [26] 어찌 보면 앞선 KBS 대하드라마의 흑역사들보다도 더한 흑역사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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