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02 21:18:55

합판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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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중 한 장면.
1. 개요2. 원인3. 문제점4. 드라마 내의 발CG5. 유사 사례

1. 개요

2006년 SBS 드라마 연개소문의 별명. 그냥 부르면 실존 인물인 연개소문과 헷갈리기 때문에 팬들은 드라마 쪽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 명칭을 따로 쓴다. '판자소문'이라고도 하는데 인지도는 합판소문 쪽이 더 높다.

촉박한 일정에 급한대로 대충 찍다보니 온통 발 CG 합판으로 땜질해 놓은 막장사극이 되었다고 하여 이런 별명이 붙었다.

2. 원인

사실 다른 건 몰라도 합판은 좀 사정이 있는 게, 담당 연출자 이종한 PD의 인터뷰에 따르면 충청북도 단양군의 제2종합세트장이 수해로 완공이 늦어졌다고 한다. 심지어 단양군청 측의 예산지원 문제로 국정감사에도 올랐다. 그래서 이밀(최재성 분)의 집만 급히 짓고 실제 촬영은 문경새재 세트장에서 진행했다. KBS 대하드라마 《 태조 왕건》과 《 제국의 아침》, 《 무인시대》 등도 그 곳에서 찍었다. 원래 이밀의 집 근처에 세워질 맞은편 건물의 공사가 늦어져서 임시방편으로 그 건물의 사진 배경을 써야 했다고 한다.

3. 문제점

일부러 저런 것은 아닌 점은 감안해줄 수 있지만 워낙 임팩트가 강하고 다른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도 배경지를 놓은 것까진 좋은데 담장조차 없는 곳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데다가 배경지의 해상도마저 낮을 뿐더러 이미지가 웅장해보이는 것과는 달리 크기는 작은데 앞 건물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터라 부자연스러운 것도 한몫 한다. 덕분에 투시 원근법에 완전히 어긋나서 안 그래도 어색한 것이 더더욱 도드라지게 되었다.

원래 드라마에서 합판을 대 놓고 찍는 건 정말로 예삿일이다. 가짜 배경이라고 해서 합판 내지 필름지를 뒷배경에 대놓고 촬영을 하는데, 후처리를 하거나 풀샷을 짧게 해 그럴싸하게 커버하기 때문에 잘 티가 안 나는 것 뿐이다. 일례로, 야인시대에 자주 나온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에 있던 동대문 세트도 실제로는 저런 합판이다. 국내만 저런것도 아니고 해외 드라마도 저런식으로 촬영하는경우가 종종 있다. 보통 사극 제작 환경이 열악해서 벌어지는 일인데,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티가 나게 찍는 경우는 없다.

하여튼 이런저런 뒷배경 제쳐두고 저 이미지는 '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고육지책'을 의미하는 짤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 때는 필수요소로 쓰이기도 했을 정도다.

4. 드라마 내의 발CG

드라마 CG가 전체적으로 어색하기 그지 없었는데, 그중에서도 백제 멸망기 낙화암의 삼천궁녀 투신 장면을 CG로 구현한 것이 웃음거리 장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장면 자체도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서사적인 면에서도 기괴하기 그지 없는 장면이다. 저 장면은 의자왕이 웅진성으로 도망가기로 결정한 직후에 등장한다. 궁녀들이 절망하여 단체로 자결을 결심한다던가 하는 간략한 묘사가 있기는 커녕, 아무 맥락도 없이 궁녀들이 집단 자살을 한다. 이 장면을 어떻게 찍었는가 하면 한 사람이 실제로 뛰어내리는 장면을 찍은 뒤 그 저질 CG로 3,000명으로 늘린 것이다.

"그야말로 꽃들이 떨어지고 있구나!
몬더그린으로 인해 그야말로 코털이 떨어지고 있구나로 들린다. 이 장면은 무한도전 쪽대본 드라마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 그 외에 축국 씬 등 일부 장면들에서 발 CG들이 포착됐다.

그로부터 십 수년의 세월이 흐른 뒤, SBS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빽드가 2021년부터 연개소문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제목은 물론이요 별의별 것을 가지고 약빤 드립을 자주 치는 뺵드 특성상, 공식이 드라마의 발 CG와 합판을 가지고 자학개그를 치기도 했다.

5. 유사 사례

2011년에 그 악명에 도전하는 대작이 등장해 합판소문의 강력한 라이벌로 대두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2000년대 제작된 Sci-Fi판 듄( 프랭크 허버트의 듄)에서 합판으로 만든 배경이 등장한 장면이 있다. 원래 드라마 자체가 지극히 저예산이긴 해서 총 5시간 짜리 드라마 제작에 2,000만불(약 200억원) 밖에 들지 않았다. 원작의 규모를 생각하면 초저예산이다. 때문에 감독은 1950년대 SF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다고 한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비록 저예산 드라마일지언정, 연개소문 따위와는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잘 만든 작품이다. 사실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합판소문의 합판은 말 그대로 급조한 거라 종이 접힌 자국이 그대로 보이는 등 훨씬 조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