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0 14:26:11

누미디아 기병

Numidian Cavalry

1. 개요2. 장비3. 전투 방식4. 역사5. 장단점6. 대중 매체에서

1. 개요

누미디아 기병은 고대 카르타고가 애용하였던 누미디아[1] 지역 고유의 경기병대로, 주로 용병으로 활약하였다. 오래 전부터 카르타고의 주력 용병대로 운용되었으며 특히 제2차 포에니 전쟁인 그 유명한 한니발 바르카의 원정에 동행해 큰 활약을 보이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그 후 자마 전투 유구르타 전쟁, 카이사르의 갈리아 원정, 다키아 전쟁 시기까지도 모습을 보였다. 당대 지중해 세계 전체에서도 손에 꼽힐 만한 승마술을 가지고 있었다.

2. 장비

그들은 기본적으로 경기병이었다. 경기병 중에서도 상당히 극단적인 경기병이라 할 수 있었는데, 당대에도 흔하던 흉갑도 대부분 장비하지 않았다. 보통 튜닉만 입고, 왼손엔 가죽방패와 투창 2~3자루를 들고 오른손으로 투창을 꺼내어 던졌다. 허리춤에는 짧은 칼을 소지하였으나 이는 최악의 상황, 적 기병과의 접전 시 호위를 위한 것이었고 주도적인 근접전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당시 기술 때문에 안장만 갖추었고 등자는 없었다. 또 재갈을 물리지 않아 말고삐가 없었다. 말 목에 밧줄을 한번 감아돌려 말고삐처럼 사용하기도 했지만 주로 다리로 신호를 주거나 작은 채찍을 이용해 말을 몰았다.

3. 전투 방식

누미디아 기병은 극단적인 경장과 뛰어난 승마술 덕분에 말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 능력을 활용해 적 보병이나 기병에게 빠른 속도로 접근해서 투창을 던졌다. 투창은 고유한 무게 때문에 많은 소지가 어렵고 사거리가 짧은 대신 몸 어디를 맞추더라도 전투불능을 만들기 쉬웠다. 누미디아 기병은 기동력을 이용해 강력한 투창을 빠르게, 많이 투사했고 그러다 적 보병이나 기병이 대처를 위해 접근하면 누미디아 기병은 전속력으로 철수했다. 이때 등을 돌려 추격하는 적에게 투창을 던져 전의를 꺾어놓기도 했다. 이런 전술을 통해, 그들은 궁극적으로 적을 교란하거나 유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적이 패주할때는 호신용 검을 꺼내고 기동력을 살려 적극적으로 추격하여 전과를 확대하였다.

4. 역사

이들이 언제 나타났는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은데, 누미디아라는 나라의 민족 자체가 유목민인 베르베르인이었던 만큼 이들은 따로 고안이 되었다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부대가 아닌, 베르베르인으로써 베르베르 유목민 고유의 전투방식과 장비를 갖춘 용병 부대일거라고 추측된다.

누미디아는 오랜 세월 동안 카르타고의 세력권 안에 있었고 누미디아 보병과 기병은 카르타고군의 전쟁에 자주 징발되거나 고용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탄 것은 상술했다시피 제2차 포에니 전쟁, 속칭 한니발 전쟁에서 기원한다. 트레비아 전투에서, 이들은 로마군을 기습하여 로마군을 자극해 한니발의 계략에 걸리게 하였고, 로마 벨리테스를 자극해 이들의 투창을 소모시켰다. 트라시메누스 호수 전투에서는 플리미니우스의 로마군을 매복진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았다. 그 유명한 칸나이 전투에서는 우익에서 집정관 바로가 이끄는 동맹시 기병 4800기와 접전해 이들을 성공적으로 견제하여, 로마군은 여기서 기병을 상실해 보병이 함정에 빠지는 와중에도 카르타고군 배후를 칠 수 없었다. 자마 전투에서는 로마군과 카르타고군 양군에 모두 배치되어 있었는데, 로마군 쪽이 좀 더 질적 우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카르타고군 기병이 코끼리에 마비된 사이, 로마 기병은 카르타고 기병을 궤멸시켰고 여기서도 누미디아 기병은 큰 축을 차지했다. 후에 다키아 전쟁때까지 로마의 주요한 보조병으로 운용되었다.

5. 장단점

이들을 카르타고 로마 양국에서 애용받는 강력한 용병으로 만든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승마술이다. 이들은 궁기병이 없었던 지중해 서부에서 제대로 된 스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병대였다. 초고속으로 적진에 붙어 강력한 투창을 마구 던지고 적들이 기동하기 전에 신속히 빠지는 전술을 로마군과 카르타고 양군에 상당히 유효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정찰, 견제에서 제값을 톡톡히 하였고 패주하는 적을 추격하는 전과확대 과정에서도 활약했다.

하지만 이들의 결정적 약점은 근접전이었다. 그야말로 기동성을 위해 갑옷은 물론 기본적 방호구도 착용하지 않고 오직 가죽 방패 하나만 들고 있던 누미디아 기병은 적이 접근했을 때 저항도 힘들었다. 자마 전투에서의 카르타고군 누미디아 기병도 코끼리의 난동으로 기동성이 사라지자 로마군이 돌격해와 근접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괴멸했다. 결국 스웜 전술을 제대로 펼 수 있는가, 기동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가에 따라 효용성의 편차가 큰 부대라 할 수 있었다.

6. 대중 매체에서

로마: 토탈 워 토탈 워: 로마2에서 출현했다. 전자에서는 누미디아 팩션의 주력 병종으로 등장하며 진짜 장난이 아니라 누미디아 기병만 믿고 가야 할 정도다. 롬2에서는 용병으로만 쓸 수 있다가 사막 왕국 dlc로 추가된 마사에실리라 불리는 누미디아 팩션의 주력 기병으로 등장하며 전작보다는 병종이 좋아져서 부담이 줄었으나 여전히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그 외에도 미디블 토탈워2의 인기 모드인 Stainless Steel 모드에서도 용병으로 고용할 수 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에서는 기병이 아니라 "누미디아 용병" 이라는 이름의 창병 유닛이었지만 문명 3 카르타고 문명의 고유 유닛으로 출연했으며, 문명 4에서 기병의 모습으로 카르타고의 고유 유닛으로 나왔다. 궁기병을 대체하는 고전 시대 기병 유닛으로, 궁기병보다 전투력이 약하지만 근접 유닛 상대로는 더 강하고 측면 공격 1 진급을 가지고 나오는 덕분에 퇴각 확률이 30%다. 측면 공격 2를 찍고 공격하면 적의 공성기를 녹이면서 안전하게 퇴각할 수 있고, 여기에 기동성까지 찍으면 지형의 종류를 불문하고 날아다닐 수 있다. 한두 도시에서 꾸준히 뽑으면 상대가 철퇴병 위주의 병력으로 침공해 와도 대처할 수 있으며, 창병이나 장창병을 만나면 퇴각 확률에 의지할 수 있다.


[1] 현재의 알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