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24 13:38:19

호플리테스

그리스 중장보병에서 넘어옴

1. 고대 그리스의 중장보병2. 대중매체
2.1. 영화2.2. 게임2.3. 호플리테스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3. 관련 문서

1. 고대 그리스의 중장보병

파일:greek-hoplite-152.jpg
언어별 표기와 발음
그리스어 단수형 ὁπλίτης 호플리테스
그리스어 복수형 όπλίται 호플리타이
영어 hoplite 홉라이트

고대 그리스의 중장보병.[1] 전투장비들(ὅπλα/호플라)을 완전히 갖춘 병사라는 뜻이며, 영어로 직역하면 맨앳암즈다. 호플리테스/호플리타이는 고대식 발음이고, 현대 그리스어로는 오플리티스/오플리테라고 읽는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폴리스들의 중장보병으로 사용장비는 모두 개인이 사비로 구입해야 했기 때문에[2] 경제력이 있는 중상류층이 대다수였다. 도시국가의 시민들은 기본적인 군사훈련을 받았고, 일정 연도 동안 군대에서 복무해야 했으며 국가의 부름이 있을 때는 이에 응해 전쟁에 나가야 했다. 훈련도도 높고, 무장도 고대 군대치고 우수한 편이라 그리스 중장보병은 육박전이 뛰어난 당대의 정예군으로 정평이 났다. 일부 그리스인들은 페르시아로 건너가 황실친위대 내지 용병으로도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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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는 장비는 개인이 구입하는 방식이었으므로 표준화되진 않았으나 각 도시국가에 따라서,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일정한 규칙은 존재했다. 기본적으로 청동으로 만든 투구와 흉갑, 정강이받이를 착용했는데 이것들의 무게는 약 27kg 정도 나갔다.[3] 주 무기는 동아시아의 모(무기)에 해당하는 창으로 도리(δορύ)라고 했으며, 길이는 약 2.4m정도였다. 방패는 나무에 청동판을 덮은 아스피스 (ασπις)를 사용하였으며, 창이 부러지거나 잃어버렸다든지, 대형이 무너졌을 때에 사용하기 위한 보조무기로 크시포스(ξίφος)라고 하는 양날 한손검이나 팔카타라는 묵직한 한손검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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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일부 관절을 제외한 전신을 거의 감싸는 형태의 호플리테스 갑옷 예시

대중매체에 퍼진 이미지 때문에 갑옷은 몸통과 정강이 정도에만 입는 것으로 알려진 경우도 많지만, 사실 갑옷 종류에 따라서는 어깨죽지나 허벅지에 발까지 감싸는 갑옷도 있었다. 물론 재력의 문제가 있다보니 많이 보급되지는 못했다.

호플리테스가 등장한 폴리스 시대는 철기 시대였지만 무장 중 날과 에만 을 사용했고, 갑옷 방패 청동이나 황동을 주로 사용했다. 초기 철기 시대라서 철기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이지 않았기 때문. 호플리테스 등장 이전 청동기 시대 미케네 문명 대에도 이미 그리스 지역은 전신 청동 중장갑과 대형 방패가 등장하고 있었다. 물론 이 때는 창이나 검도 전부 청동제였고 시민군이 아닌 귀족 전사들이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후에는 호플리테스의 장비를 줄인 경보병 에크도로모이(Εκδρόμοι)가 등장했다. 단어의 의미는 '길 위의 사람들'이라는 뜻인데, 이전의 호플리테스들은 전투시에는 보병으로 싸웠지만, 이동할 때는 그래도 이나 당나귀 형편이 되는 대로 말을 탔는데 이들은 전투시에도 이동시에도 걸어다녔기 때문에 약간 비하적인 의미가 들어가있다. 이들은 창과 보조무기인 칼, 투구와 방패만 착용하고 팔랑크스 대형을 짜고 있다가, 상황에 맞춰 대형에서 이탈해 싸우는 전법을 훈련받은 이들이었다.

전투시에는 팔랑크스를 짜서 싸웠다. 보통 방패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에 창을 들었으므로 창을 앞으로 내밀고[4] 병사 각자의 방패가 옆에 있는 전우를 보호하도록 횡대형을 짠 후,[5] 이 대형을 8열 또는 그 이상 모아서 팔랑크스를 짰다. 제일 오른쪽에 서는 병사는 자신을 가려줄 옆 사람의 방패가 없어 절반만 보호를 받으므로 경험이 많은 병사를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팔랑크스끼리 격돌하면 이 곳을 노려 공격했다.

그러나 팔랑크스도 단점이 많았는데 일단 대형이 갖추어지면 측면과 후면에서 오는 공격에 매우 취약해지고, 기동성이 떨어져 빠른 방향전환과 전진이 어려웠다. 게다가 전장의 지형이 고르지 않을 때는 창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그 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따라서 전투는 쌍방의 대표자가 만나 전장을 정하고, 그 전장에서 정면승부를 벌이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전투 시간도 1시간 이내로 짧았고 사상자 수도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전투가 짧았던 것은 아니다. 팔랑크스 진형 특성상 적 진형의 약점인 우측을 공격하기 위해 아군은 좌편향 기동을 해야만 했다. 물론 이건 적도 마찬가지였고, 서로가 옆구리를 파고 들기 위해 하루종일 지리멸렬하게 원을 그리는 경우도 왕왕 있었고, 이런 상황이 생길 경우에는 해가 진 후 전부 집으로 돌아가, 명일에 다시 모여 전투를 치르곤 했다. 사실 전쟁의 양상이 이랬던 것은 초기 도시국가들간의 전쟁은 적 군대를 전멸시키고 상대 도시국가를 점령하는 게 목적인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인데, 굳이 현대식으로 비유하자면 이권을 놓고 다투는 도시국가간의 결투에 가까웠으며 상술한 이유로 상대 군대의 전열을 와해시키는 것만으로도 전투의 승패는 결정났기 때문이다.

다만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게 고대 그리스인들이 특별히 신사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 왜냐면 당시 공성기술이 형편없어서 견고하게 쌓여진 성벽을 갖춘 대도시 같은 경우에는 어지간해서는 정복이 불가능하다 싶을 정도로 공략이 어려웠다. 변변한 공성무기가 없어서 사다리만 들고 싸울 때가 많았고, 공성기술이 좀 뛰어나다는 아테네나 테베쯤 되어야지 공성추를 동원했다. 그나마 효과적인 공성술은 상대 도시를 포위하는 장벽을 밖에 건설하고 보급을 철저하게 차단해서 아사 시키는 것이었다. 이렇다보니 일반적으로 전투는 주로 도시를 제외한 변두리 마을이나 국경 요새 등의 지역에서 벌어졌다.

또한 전투 이후에 추격에 게을렀던 것도 다름이 아니라 그럴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죽은 적군의 무구와 소지품은 그대로 승자의 것이 되었고, 포로도 몸값을 받거나 노예로 팔면 엄청난 돈을 받을 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수입과 무훈을 떨쳤다는 명예를 위해서라도 그리스인들은 적 패잔병을 쫒아가서 잡아야 하는 동기가 충분히 있었다. 다만 갑옷을 무겁게 입은 중보병이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치는 적을 뜀박질로 따라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서 별도로 경보병이나 기병을 풀지 않으면 추격이 어려웠다. 특히 산이 많고 평지가 적은 그리스의 지형 특성상 말을 대량으로 키울 목초지가 마땅치 않아서 기병을 구비 안한 도시가 많았고, 때문에 그리스군의 병력은 보병이 중심이 되는터라 추격하여 섬멸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전투에서 승리하더라도 추격을 안한 대표적인 나라인 스파르타는 험준한 지형 때문에 기병대가 거의 없다시피한 나라였다. 반면에 기병 수급이 비교적 원활했던 보이오티아 지역이나 시라쿠사는 경보병과 기병을 동원해서 적극적으로 패잔병들을 끈질기게 추격했다.

2. 대중매체

2.1. 영화

2.1.1. 영화 300

스파르타 군대는 전부 호플리테스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갑옷까지 갖춰입은 실제 역사와 달리 투구만 쓰고 망토만 걸친 팬티차림의 식스팩 마초 중 상마초로 그려지는 것이 특징. 이것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 속 레오니다스와 300 용사들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서 그렇다.

2.2. 게임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를 비롯해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 중 고대 시대를 그리는 게임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이상하게도 하나같이 기병에 강하고 화살 공격에 약한 게 특징. 심지어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에서 많은 모티브를 얻은 웹게임 그레폴리스에서조차 마찬가지다. 호플리테스의 팔랑크스는 긴 창을 수풀처럼 촘촘하게 세워 화살에 대한 방어력이 높았고 단독으로 있을 때도 호플론 덕분에 화살을 잘 막아낼 수 있었는데, 아마 자신도 경장이면서 원거리에서 견제하는 궁병을 중장보병이 쫓아가 잡기 힘들다는 점을 반영한 것 같다.

2.2.1. 로마: 토탈 워

왠지 그리스의 고전 호플리테스도 후기(마케도니아) 팔랑크스를 쓴다. 그래도 구분은 하고 싶었는지 고전 호플리테스는 비교적 짧은 창을, 후기 팔랑크스는 긴 창을 쓰지만 아무리 봐도 전자의 고증은 잘못되었다. 때문에 역사 덕후를 위한 EB모드에서는 방패를 붙여서 쭉 서서 사이로 방패를 내리찍는 모션을 만드는 것으로 타협했다. 후속작인 토탈 워: 로마2에서는 호플리테스 팔랑크스와 파이크 팔랑크스로 구분되며, 전자는 그리스 계통의 밀집보병이 사용하고 후자는 마케도니아나 헬레니즘식 밀집보병이 사용한다.

2.2.2.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그리스 진영의 기본 보병유닛으로 나온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1에서는 청동기 시대 이후에 아카데미를 지어야만 생산할 후 있는 엘리트 보병이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높은 대신(각각 17, 5) 이동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의 고전 시대 기본 보병이기도 하다. 그런데 동양이나 인디언(!)문명 등도 전부 홉라이트를 사용한다. 사실 모든 국가는 특수 유닛을 제외하면 그 종류가 나라마다 동일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2.2.3.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고유 유닛이라는 시스템이 처음 생긴 문명 3부터 최신작인 문명 6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문명의 고유 유닛으로 개근하고 있다.
  • 문명 3: 창병을 대체하며 방어력이 2가 아니라 3인데, 이건 중세 시대의 장창병과 맞먹는 수치다. 이러면서 생산 비용은 창병과 똑같아, 게임 초반에 그리스를 밀어버리는 건 굉장히 어렵다.
  • 문명 4: 팔랑크스라는 이름으로 등장. 오리지널에서는 창병을 대체하며, 전투력이 더 높고 언덕에서 전투력 보너스를 받는 유닛이었다. 워로드 확장팩부터는 도끼병을 대체하게 되었으며, 방어 시 전차 유닛을 상대로 강력한 전투력 보너스를 받는다. 도끼병은 쓸 만한 유닛이지만 전차병에게 약한 게 흠인데, 이 부분이 해결되어 주력군으로 삼을 만 하다. 궁기병에게는 맥을 못 추니 이웃집이 궁기병을 운용하는 게 보이면 창병으로 넘어가야 하지만, 일단은 궁기병과 장궁병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상성 유닛이다.
  • 문명 5: 창병을 대체하며, 별다른 특성은 없지만 전투력이 더 높다. 고대 시대 유닛 주제에 고전 시대의 검사와 거의 맞먹기에, 고대 시대 한정으로는 방어의 달인인 바빌론이 아니라면 그리스를 맞상대할 만한 문명이 몇 안 된다. 문제는 전투력은 높지만 그게 전부라는 것. 장창병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이득이 하나도 없으며, 심지어 장창병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공공행정은 농장에 식량 보너스를 제공하므로 인기가 높은 기술 가운데 하나다.
  • 문명 6: 창병을 대체하며, 전투력이 더 높고 다른 홉라이트와 인접하면 전투력 보너스를 추가로 받는다.

2.2.4. 그 외

2.3. 호플리테스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영화 300이 해당 소재로 상당히 히트를 쳤다보니, 이쪽 캐릭터들은 300의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다. 또한 호플리테스라는 말보다는 더 친숙한 표현인 스파르타 스파르탄 등으로 호칭되는 경우도 많은 편. 리그 오브 레전드가 히트친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판테온이 이런 캐릭터들의 대명사격으로 호칭되는 경우도 많다.

  • 디지몬 시리즈 - 아킬레우스몬
    : 올림픽의 각종 종목을 모티브로 하는 디지몬이지만, 아킬레우스라는 이름이 그렇듯이 호플리테스의 컨셉도 일부 섞여있다.
  • 원피스 - 클리크
    : 황금빛 갑옷, 원형 방패, 창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호플리테스 계열 캐릭터들과 유사한 점도 있다.
  • 종말의 발키리 - 레오니다스 1세
    : 레오니다스 1세가 모티브라 호플리테스긴 하지만, 의상도 현대의상이며 무기도 둔기로 나와 호플리테스라는 인상은 약한 편.
  • 트리 오브 세이비어 - 하플라이트
    : 전사 계열 3랭크의 직업인 하플라이트가 호플리테스에서 따왔다. 영어명도 같고, 방패에 창을 들고 싸우는 컨셉이 같지만 하플라이트는 창을 역수로 들고 싸우는 차이점이 있다.
  • Fate/Grand Order
    • 아킬레우스
      : 호플리테스이며 방패를 모두 지니긴 했지만, 방패를 거의 쓰지 않기에 호플리테스로서의 캐릭터성은 약한 편.
    • 레오니다스 1세
      : 마찬가지로 300의 레오니다스 1세가 모티브. 그래서 갑옷따위는 벗어던진 알몸을 하고 있다. 디자이너인 시마우동은 어떻게든 300을 벗어나보려했으나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300을 따라가는 디자인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스스로도 아쉬운 디자인이라고.

3. 관련 문서


[1] 고대 그리스 중 초창기이자 청동기 시대인 미노스 문명 - 미케네 문명 - 암흑시대 이후 철기 시대 폴리스에서 등장한 중보병종을 가리킨다. [2] 스파르타는 예외로, 시민 전원이 전업군인이었기 때문에 장비를 전부 국가에서 제공했다. [3] 하지만 모든 병사들이 중무장한 것은 아니었고 경제력이 없는 농민병은 경보병이었는데 창과 방패, 보조무기, 투구 정도를 착용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부가 보호대를 갖추더라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팔 보호대는 오른쪽에만, 정강이 보호대는 왼쪽에만 착용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왼팔은 방패를 들기 때문에 방패에 가려지니 방패를 잃지 않는 한은 보호대가 없어도 노출되지 않고, 밀집 대열을 짤 때는 왼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오른쪽 다리는 뒤로 가서 왼쪽 다리만 노출되고 오른쪽 다리는 가려지기 때문. [4] 정해진 파지(把指)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밀집한 상황에서 적들을 강한 힘으로 내려찍기 위해 어깨 위로 올려 드는 방식(Overhand)을 주로 사용했다. [5] 방패를 정면으로 든다고 생각하면 어차피 자신을 전부 가릴수 있는데 왜 옆사람 방패의 보호를 받는지 의아할 수도 있는데, 이는 방패를 정면으로 드는게 아니라 약간 비스듬하게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체의 우반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