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08:03

게이로드

1. 소개
1.1. 인간 게이로드 (Geirröth / Geirrød)1.2. 거인 게이로드 (Geirröðr / Geirröd / Geirrödr)
2. 외부 링크

1. 소개

게이로드(또는 게이뢰드 / 가이뢰트 / 게이로트)는 북유럽 신화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로 하나는 인간이고 다른 하나는 요툰 거인족이다.
덴마크 만화 발할라에서는 두 인물을 동일한 인물로 각색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Gay lord"가 아니다. 동성애 군주

1.1. 인간 게이로드 (Geirröth / Geirrød)

북유럽 신화의 사가 중 하나인 ' 그림니르의 비가'(Grímnismál - Sayings of Grímnir)에서 나오는 인간들의 왕.

옛날, 고트족의 왕 흐라우둥(Hraudung)에게는 아그나르(Agnar)라는 장남, 게이로드(Geirrod)라는 차남이 있었다. 아그나르가 10살, 게이로드가 8살이 된 겨울에 둘은 낚시를 하기 위해서 배를 타고 나갔다가 그만 표류하게 되었다. 바람, 파도에 밀려서 떠돌던 낚싯배는 해안에서 난파하고 바닷물에 홀딱 젖은 둘은 그 땅에 상륙하는데, 거기서 친절한 농부 부부를 만나서 겨울 동안 신세를 지게 되었다. 사실 부부의 정체는 오딘, 프리그로, 부인(프리그)은 아그나르에게 정직, 공명정대함을 가르쳐주었고, 농부(오딘)는 게이로드에게 계략, 술수를 가르쳐주었다. 봄이 되자 농부는 새로 만든 배를 둘에게 주었는데, 아그나르, 게이로드가 배를 타고 떠나기 전에 농부는 게이로드에게 뭔가를 일러주었다.

둘은 노를 저어서 바다를 건너 고향으로 향했는데, 다행히 잘 도착했지만 - 뱃머리에 있던 게이로드가 노를 잡고 뛰어내리더니 아그나르가 탄 배를 세차게 떠밀면서 거인족이 사는 곳으로 썩 꺼져버리라고 외쳤다. 저주인지 주문인지 몰랐지만, 그 말대로 아그나르가 탄 배는 바다 멀리 사라져버렸고, 게이로드는 아버지의 궁전으로 돌아갔다. 돌아와보니 아버지 흐라우둥 왕은 작년 겨울에 돌아가셨고, 주변 사람들은 아그나르의 행방에 대해서 묻자 게이로드는 형이 물에 빠져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사람들은 이제 게이로드를 왕으로 모시기로 하고, 흐라우둥 왕의 신하들도 게이로드에게 충성을 바칠 것을 맹세하면서, 그렇게 게이로드는 왕이 되었다. [1][2] 한편 아그나르는 거인족 여인과 결혼해 동굴에서 지냈다.

이 모습에 오딘은 내가 보살핀 게이로드는 왕이 되어 커다란 나라를 다스리는데, 당신이 보살핀 아그나르는 야만인처럼 지낸다며서 프리그에게 자랑했다. 하지만 프리그는 아무렇지도 않는 듯, 오히려 게이로드 왕은 연회를 즐길 때 손님이 찾아오면 박대한다더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오딘은 확인을 위해서 미드가르드로 내려가는데, 프리그는 하녀인 풀라(Fulla)를 먼저 게이로드 왕에게 전령으로 보낸다. 전하기를 - "당신에게 마법을 걸려는 마법사를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사나운 개라도 짖거나 물거나 덤벼들지 않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그 사람이 바로 마법사다." - 라고 했다.

사실 게이로드 왕은 접대의 관습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지만, 이 말에 경각심을 품고 신하들에게 개가 짖거나 덤벼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붙잡아놓으라고 명을 내렸다. 얼마 되지 않아서 ' 그림니르(가면을 쓴 자)'라고 하는 자가 궁전을 방문했는데, 과연 개들이 짖거나 덤벼들지 않자[3] 게이로드는 정체를 밝히라고 명령했다. 그림니르는 이름 외엔 아무것도 밝히지 않자 고문을 해서라도 알아내겠다면서 그림니르를 꽁꽁 묶고 활활 타오르는 불 사이에 방치했다. 그림니르는 8일 동안 두 개의 불 사이에서 고통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9일째 되는 날 밤, 모두가 잠든 사이에 아그나르가 그림니르에게 몰래 다가와 마실 것을 주면서 게이로드가 무고한 당신을 이렇게 고문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당신을 돕고 싶다고 말한다. 그 순간 양 쪽의 불이 크게 솟아오르자, 그림니르는 내 망토를 태우겠다면서 당장 잦아들라고 불을 꾸짖는다. 불이 잦아든 후, 그림니르는 아그나르 너야말로 나라를 다스릴 자격이 있으며 영웅들의 왕이 되도록 축복해주겠다고 말한 뒤, 세상천지만물의 구성과 이치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그리고 자신의 길고 많은 이름들을 알려준다...

...그렇게 길고 긴 이야기가 끝난 뒤, 그림니르는 게이로드 왕에게 너는 권력에 너무 취한 나머지 이제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면서 꾸짖는다.
그제야 자기가 고문한 사람이 오딘임을 깨달은 게이로드 왕은 허둥지둥 그를 풀어주기 위해 칼을 뽑아들다가 그만 칼을 떨어트렸고 - 칼끝이 위로 향햔 채였는데,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그 위로 쓰러져 - 칼이 심장에 박히면서 죽고 만다. 그리고 그 순간 그림니르=오딘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이후 아그나르는 게이로드의 뒤를 이어 왕이 되어 현명하게 나라를 다스려서 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들었다.

1.2. 거인 게이로드 (Geirröðr / Geirröd / Geirrödr)

어느 날 심심함을 이기지 못한 로키로 변해서 요툰헤임을 날아다니면서 구경했다. 그러다가 어떤 집의 창문에 앉아서 몰래 안을 들여다보니, 거인 게이로드가 두 딸인 걀프(또는 그얄프)[4]와 그레이프[5]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게이로드가 고개를 들어보니, 웬 매가 있는 것을 보고 하인들에게 매를 잡아오도록 시켰다. 매(로키)는 창문에서 담벼락으로, 지붕으로, 지붕 끝으로 옮겨다니면서 하인들을 골려먹었고, 마지막으로 날아가려던 찰나 갑자기 발이 지붕 끝에 딱 붙어버리면서, 결국 잡힌다.

게이로드는 잡아온 매가 보통 매가 아니라 누군가가 변신한 모습임을 알아차렸고, 정체를 밝힐 걸 요구하지만 듣지 않자 쫄쫄 굶기면 정신 좀 차리겠지라는 생각으로 매를 커다란 상자에 가둬버린다. 이후 석 달 동안 상자에 갇힌 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로키는 게이로드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게이로드는 로키를 살려주는 대신에 토르를 무기[6] 없이 이곳으로 데려올 것을 요구한다. 쫄쫄 굶고 목숨이 간당간당했던 로키는 그렇겠다고 한 뒤, 배불리 먹고 마신 뒤 게이로드를 노려보고는 아스가르드로 돌아갔다. 로키가 뭔 감언이설과 요설로 토르를 설득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토르는 아무런 무장을 갖추지 않은 채, 로키와 함께 게이로드를 만나러 갔다. 가던 중에 밤이 늦어서 친절한 여자 거인인 그리드(Grid)[7]의 집에 하루 묵어가는데, 로키가 잠든 사이에 그리드는 토르에게 게이로드의 초대는 친구 흐룽그니르를 죽인 당신에게 복수하려는 교활한 음모임을 알려주고, 게이로드의 집은 가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토르가 꼭 간다고 하니까 최소한의 무장은 하고 가라며 창고로 데려가 묠니르 대용으로 곤봉으로도 쓸 수 있는 긴 지팡이 그리다르볼르(Gríðarvǫlr), 철장갑, 힘의 허리띠를 빌려준다.

다음 날 토르와 로키는 계속 길을 가던 중 비무르(Vimur / 또는 비메르 Vimer)라고 하는 세상에서 가장 넓은 강을 건너게 되었다.[8]
토르는 지팡이로 강물 아래 땅을 짚어가면서 움직였고, 로키는 강물에 떠밀려가지 않기 위해 토르에게 매달렸다. 그런데 갑자기 강물이 크게 불어나 잘못하면 둘 다 익사하게 될 지경이 되었다. 왜 이런가해서 강을 살펴보니 상류에서 게이로드의 딸 걀프가 오줌(또는 생리혈)을 콸콸 쏟아내고 있었다. 토르는 강바닥에서 돌 하나를 꺼낸 뒤 걀프에게 던져서 걀프를 쫓아내버린다. 그래도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가려는 찰나, 강가에 늘어진 마가목의 가지를 붙잡고 겨우 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후 토르, 로키가 게이로드의 집을 방문하니, 하인들이 주인님이 오시기 전까지 쉬라면서 안내해 준 곳은 허름한 외양간...
토르는 열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게이로드를 위한 한방을 위해서 분을 참았고, 외양간에 방치된 의자에 앉아서 쉬었다. 그런데 잠깐 눈을 붙였다가 뜬 사이에, 걀프, 그레이프가 의자를 들어올려 토르를 천장에 부딪쳐 압사시킬려고 했다. 토르는 지팡이 그리다르볼르를 천장에 대고 버텼고, 결국 토르의 힘을 이기지 못해 걀프, 그레이프는 떨어지는 의자, 토르에 깔려서 죽고 말았다.

이후 토르는 하인의 안내를 받아 게이로드를 만나러가니, 게이로드는 화로에서 부젓가락을 휘젓고 있다가 토르를 향해 시뻘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하지만 장갑을 끼고 있었던 토르는 날아오는 달궈진 쇳덩이를 가볍게 낚아챘고, 그 광경에 깜짝 놀란 게이로드는 기둥 뒤에 숨었다. 토르가 기둥을 향해 쇳덩이를 던졌는데 그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쇳덩이는 기둥, 게이로드의 심장을 관통해서 벽에 박혔다. 게이로드가 피를 쏟으면서 죽어버리자 하인들은 모두 도망치거나 토르에게 맞아죽었고, 로키도 도망갔다. 토르는 나중에 로키를 혼쭐내주겠다면서 아스가르드로 돌아간다.

2. 외부 링크



[1] 이후 판본에 따라서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 게이로드는 주변 나라와 치른 여러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많은 전리품을 챙겨 큰 권력을 휘두르는, 우러름을 받는 왕이 되었다 - 고도 하고, 왕이 되었으나 나이를 먹으면서 실정(失政)을 거듭하고 갑작스러운 분노와 잔인함과 학정으로 악명을 날렸다 - 고도 한다. [2] 아동용 버전에서는 프리그나 오딘이 게이로드를 죽인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후자를 많이 채택한다. [3] 당연히 개들은 그림니르의 진짜 정체를 알아차렸으니 이런 거다. [4] Gjalp, 뜻은 Howler - 울부짖는 자 [5] Greip, 뜻은 Grasper - 붙잡는 자 [6] 토르의 망치 묠니르, 힘을 강하게 해주는 허리띠 메긴기요르드, 철장갑 야른그레이프르 [7] 또는 그리드르 Gridr, 오딘의 정부로 비다르를 낳았다. 판본에 따라서는 토르 정부 여자 거인 야른삭사(Jarnsaxa)로 나오기도 한다. [8] 어떤 판본에서는 물과 생리혈(...)이 함께 흐르는 강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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