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06 00:51:21

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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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3. 비기

1. 개요

Guevara(ゲバラ) / Guerilla War


▲ 아케이드판 1CC


패미컴판 노미스 올클리어

1987년 SNK에서 제작된 탑 뷰형 런앤건 게임이다. 본래 아케이드 게임으로 첫 출시되었으며 이후 스토리 볼륨을 강화한 패미컴 이식작이 출시되었다.

'게바라'라는 너무도 직설적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 쿠바 혁명을 게임화한 것으로, 1P가 체 게바라고 2P는 피델 카스트로다. 게다가 최종 보스도 독재자 바티스타로 설정되었다. 게임 기동 시 체 게바라를 그려 놓은 그림이 대문짝만하게 뜨면서 일본어로 밑에 '쿠바 혁명의 영웅 체 게바라에게 바친다'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 특징이다. 실존 인물, 그것도 보통이 아닌 사람들을 등장시킨 데다 특히 카스트로는 두 눈 뜨고 멀쩡히 살아 있던 시절에 튀어나온 비범한 게임이다. 특히 발매 당시는 소련 붕괴 전이었고 냉전이 끝나지 않은 시대였는데 자본주의 국가였던 일본에서 어떻게 이런 게임이 나올 수 있는가에 대해서가 미스터리로 거론되기도 했다. 아토믹 러너 체르노브 히틀러의 부활만큼이나 (당시 한국 기준으로도) 민감한 소재로 유명한 게임이다.

그러나 딱히 미스터리라고 할 만큼 특별한 소재는 절대 아니며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과 좌우 이념/정당의 동시 존립은 그리 이상한 현상이 아니었다. 반공주의를 국시로 삼고 있었던 대한민국이 국제적으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고 프랑스 이탈리아 공산당은 냉전 시기에도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가진 존재였으며 자본주의 국가의 공산당은 오히려 냉전 시기가 더 전성기였다. 일본공산당 1922년에 창당되었고 냉전을 거쳐 지금도 존재하는 정당인데 냉전 시기에는 냉전 이후보다 더 정치적 영향력이 컸고 의원 수도 더 많았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일본 중앙 정치에서 공산당은 약체화되었지만 지방 정부와 지방 의회에서의 공산당은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꾸준히 관료와 의원을 배출하고 있다. 일본은 냉전 시대에도 북한을 제외하면 쿠바와는 1952년[1], 소련과는 1956년, 중화인민공화국과는 1972년에 국교 회복을 하는 등 수많은 공산주의 국가들과 수교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내용을 차치하고서도 일본에서 단카이 세대가 젊었을 시절에는 체 게바라의 인기는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워낙 문화 아이콘으로서도 유명했지만 일본판 68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전공투 투쟁도 있었던 데다 일본 자체가 내용은 잘 모르지만 겉멋이 들어서 멋있다는 것에 환장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2010년대 들어서도 뜬금없이 오다가리 조가 주연을 맡은 체 게바라와 일본인이라는 제목의 쿠바 혁명 당시 일본인도 그 부대원들 중에 하나 끼어 있었다는 것을 바탕으로 오다가리 조가 체에게 "당신처럼 되고 싶습니다!!"면서 울먹이고 체 게바라도 그 '일본인'을 특별대우하는 내용의 영화가 나온 적이 있는데 당연히 현실과는 동떨어진 망상이다. 그냥 일본인들의 남미 이주 자체가 역사가 오래되었고 그 중 일본 이민자 후세대 혈통 한 명이 끼어 있었을 뿐이다.

소재를 제외하면 게임 내용 자체는 SNK에서 1986년에 제작된 이카리의 속편적인 느낌이 강하다. 스틱을 돌려서 총의 방향을 바꾸는 형태 역시 계승하게 된다.[2] 기본적으로 2버튼을 가지고 각각 샷과 수류탄을 던지며 적들을 공격하며 게임을 진행하면서 아이템을 얻어 메인 무기를 바꿀 수 있고 적의 전차를 탈취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 오락실에서도 해당 게임이 입고되었는데 정부에서도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실제로 어떤 게임인지도 모르고 생김새만 보고 대충 람보의 일종일 것으로 보고 신경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이와 비슷한 부류의 게임은 전부 '람보'라고 불러서 그런 것도 있었다.

2. 특징

이 게임에서 한 가지 문제가 된 것이 '포로 구출'이라는 요소인데 지도 상에 밧줄에 묶여 있는 포로들이 이곳저곳 있어서 이 포로들을 아이템처럼 먹으면 이들을 구출하고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으며 탱크를 탑승했을 시 탱크 게이지도 만땅 채워준다. 허나 포로가 플레이어의 공격에 맞으면 죽는다는 단점이 있다. 포로를 죽이게 되면 페널티로 점수가 겨우 500점 차감되는데 그것 이외의 페널티는 전혀 없을뿐더러 이 게임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고 적과 포로의 배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도저히 포로를 다 살려가면서 진행을 할 수는 없었다. 결국 당시 이 게임을 클리어하려면 그냥 포로를 신경쓰지 말고 과감하게 무조건 사살시켜야 한다(물론 탱크 탑승 상황은 예외)는 인식이 퍼졌다.

더불어 패미컴판의 경우 최종 보스인 바티스타와의 결전이 더욱 문제 있게 바뀌었는데 본래 아케이드 판에서는 방위용 포대를 모두 파괴하면 바티스타가 겁에 질려 항복하며 달아나는 것으로 끝났지만 패미컴 판에서는 포대를 모두 부수고 나서 바티스타 본인과 직접 싸우는 것이 추가되었다. 그리하여 게바라와 카스트로가 맨몸의 바티스타에게 닥치는 대로 화염방사기, 바주카, 수류탄 등을 난사해서 결국 그를 사살한다. 바티스타도 꼴에 최종 보스라고 아무리 총을 갈겨대도 죽지 않으며 역시 폭탄을 잔뜩 던지며 반격해온다. 아무리 봐도 인간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 쪽은 이식을 개판으로 한 이카리에 비해서 훨씬 나은 물건.

위험해 보이는 게임이었지만 의외로 해외 수출도 되었다. 물론 수출판에서는 수출 대상이었던 국가들이 자본주의 국가들이었기 때문에 체 게바라를 다룬 내용이 삭제되었고 제목도 'Guerilla War'(게릴라전)로 변경되었다. 플레이어나 최종 보스의 이름은 게임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으며 중간중간 나오는 문장들도 그냥 일반적인 혁명 영웅을 나타내는 것들로 바뀌었다. 그러나 게임 기동 시 게바라의 모습을 그려 놓은 그림은 그대로 남겼기 때문에 그 그림과 혁명 영웅이라는 게임 소재를 본 많은 사람들은 이 게임의 정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위험한 게임이 엄혹했던 제5공화국 시절의 대한민국에서도 용케 심의를 통과해서 가동됐으니 놀라운 일. 그래도 게임 클리어 자체는 어려울 뿐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인기가 그렇게 나쁘진 않았던 편. 해외에서는 패미컴 이외에 다른 컴퓨터 기종들로도 이식되었다.

심의를 통과하는 건 의외로 매우 간단했는데 전술한 대로 심의 위원들이 보기에 이와 비슷한 작품들을 모두 람보의 일종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즉 밀림에서 군인들이 총질하는 일은 다 '람보'로 간주해 버린 덕분에 람보의 이름을 빌려서 통과했다.

게임의 기본 골격은 자사의 다른 게임인 이카리와 매우 유사하며 특히 탱크, 수류탄, 소총 등은 아예 똑같다.

3. 비기

패미컴 이식판에는 비기가 있다.

1P 게임, 2P 게임 선택 화면에서 1P의 A+B 와 START를 같이 누르면 난이도 및 스테이지 셀렉트가 가능하며, 이 화면에서 스테이지를 5로 맞춰두고 1P와 2P의 A+B+↑ 키를 누른 채로 START를 누르면 "사스케 VS 커맨더" 라는 미니 게임이 시작된다. 사스케&커맨더는 SNK가 1980년 10월에 발매한 인베이더형 슈팅게임(?)으로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닌자 스킨을 씌어놓은 듯한 게임. 다만 원작과 달리 점수는 없고 닌자들이 잔뜩 쏟아지고 짧게 끝난다.(...) 사스케 VS 커맨더 비기의 경우는 북미판의 경우 데이터는 남아있으나 기동 코드가 삭제되었기 때문에 일본판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다.


[1] 다만 당시는 쿠바 혁명 이전이었다. [2] 이 방식은 2년 뒤인 1989년 10월에 발매한 데이터 이스트의 미드나이트 레지스탕스에도 쓰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