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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국 한자음에 존재하는 두 가지 계열의 치음(齒音, sibilants), 즉 치두음(齒頭音)과 정치음(正齒音)을 구분하기 위해 만든 한글 자모.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등장하지 않으나, 훈민정음 언해본(1459년), 사성통고(1447)의 서문[1], 사성통해(1517), 번역 노걸대 및 번역박통사(16세기 초)[2], 그리고 이 두 책의 형식을 따른 노걸대언해 및 박통사언해(17세기)에서 그 존재가 확인된다. 물론 한국어에는 치두음과 정치음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이 중국음 표기가 주 목적이었던 일부 문헌을 제외하고는 자연스럽게 사장되었다.2. 문자
치음에 해당하는 다섯 글자(ㅅ, ㅆ, ㅈ, ㅉ, ㅊ)의 좌우획 중 한 쪽을 늘여서 표시한다. 왼쪽을 늘인 ᄼ, ᄽ, ᅎ, ᅏ, ᅔ는 치두음을 나타내고, 오른쪽을 늘인 ᄾ, ᄿ, ᅐ, ᅑ, ᅕ는 정치음을 나타낸다.3. 소리와 실제 사용
훈민정음 언해의 설명에서 치두음은 '혀가 윗니 끝에 닿는다'라고 되어 있다.[3][4][5] 한마디로 ᄼ은 그냥 ㅅ과 같은데 구개음화는 하지 않는다. 덧붙여 ᅔ은 일본어의 ‘つ’와 유사하다.정치음은 '혀가 아랫잇몸에 닿는다'라고 되어 있다.[6] 현대 국어의 '시씨'의 ㅅ, ㅆ 및 ㅈ, ㅉ, ㅊ 소리와 같다. 그런데 혀를 말아서 발음하는 권설음과는 발음법이 정반대이다.[7]
치두음과 정치음 자모를 중국 중고음 체계인 36자모 중 일부에 대당시키면 아래와 같다.
오음[8] | 전청 | 차청 | 전탁[9]] | 차탁 | |
치음 齒音 |
치두음 齒頭音 |
精(정) /ts/ ᅎ |
淸(청) /tsʰ/ ᅔ |
從(종) /dz/ ᅏ |
|
心(심) /s/ ᄼ |
邪(사) /z/ ᄽ |
||||
정치음 正齒音 |
照(조) /tɕ/ ᅐ |
穿(천) /tɕʰ/ ᅕ |
牀(상) /dʑ/ ᅑ |
||
審(심) /ɕ/ ᄾ |
禪(선) /ʑ/ ᄿ |
||||
설음 舌音 |
설상음 舌上音 |
知(지) /ȶ/ ᅐ |
徹(철) /ȶʰ/ ᅕ |
澄(징) /ȡ/ ᅑ |
娘(낭) /ȵ/ ㄴ |
|
|
|
[1]
본문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2]
이 두 책과 사성통해는
훈몽자회로 유명한 최세진이 지은 것이다.
[3]
언해에는 잇소리, 즉 치음(齒音)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여기에서의 '치음'은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혀를 끼워서 발음하는 현대 음성학의 '
Dental consonant'가 아니다. 당대 동아시아 음운론에서의 '치음'이란, 조음 위치로 따졌을 때의
치경음 중에서도 조음 방법상 파찰음이나 마찰음을 이르는 말이었다. 치경음은 혀끝이 윗니가 아니라 윗
잇몸에 붙는다. 즉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ㅅ, ㅆ, ㅈ, ㅉ, ㅊ과 음가가 같았다(중복되었다)는 추측이다.
[4]
이미 있는 ㅅ, ㅆ, ㅈ, ㅉ, ㅊ을 놔두고 굳이 치두음자를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치음자는 당대 조선어 표기 시에, 치두음자, 정치음자는 당대 중국 한자음을 정밀히 표기할 때 썼으므로 그저 동일 음가에 대한 표기 맥락이 달랐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가타카나가 이런 사례이다. 아니면 당시 치음은 모음에 따라 구개음화가 돼서 항상 치경음인 글자를 만들 것일 수 있다.
[5]
치음이 치두음과 정치음의 간음(중간 소리)이라는 설도 있긴 하다. 이를 따르는 소수설에서는 "치두음-치음-정치음'의 조음 위치를 각각 각각 '치경-후치경-치경구개~권설'로 본다. 'ᅎ-ㅈ-ᅐ'의 경우 '[ts\]-[tʃ\]-[tɕ~tʂ\]'. 관련 논문이 있긴 하나 주류 정설은 아니므로 맹신하진 말자. 만약, 운서에서 정치음章계와 정치음莊계가 구별되던 시절에 만들어졌다 가정한다면 치두음은 'ᅎ', 정치음莊계를 'ㅈ', 정치음章계를 'ᅐ'와 같이 활용도 범위를 높게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6]
혀끝이 아랫잇몸에 닿게끔 혀를 굽히면 혓바닥이 경구개(센입천장)에 닿으므로 현대 음성학의
치경구개음 혹은
권설음 계열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7]
표준중국어와 500여년 전의 권설음의 발음이 서로 달랐을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8]
아·설·순·치·후음(牙·舌·脣·齒·喉音)을 이른다. 설음은 설두음(舌頭音)과 설상음(舌上音), 순음은 중순음(重脣音)과 경순음(輕脣音), 치음은 치두음(齒頭音)과 정치음(正齒音)으로 세분하였다.
[9]
이 열에서의 각자 병서(같은 자음을 옆으로 나란히 쓴 자모)는 한국어의 된소리가 아니라 중국 중고음의 유성음을 나타낸 것으로 보아야 한다
[10]
북한에서 유니코드에 추가를 요구한 설상음 자모들은 ㄴ, ㄷ, ㅌ, ㄸ의 가장 왼쪽 세로획을 위로 연장한 형태였다. 다만 실제로 쓰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반려됐다.
[11]
卓,
撐과 같은 한자에서 드러난다. 이런 한자들은 한국어에서는 아직도 ㄷ, ㅌ 자음인데 표준중국어는 이 한자들에서도 zh, ch 성모를 쓴다.
攄의 경우 조금 특이한데 본래는 '텨'에서 '처'가 되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시 '터'로 변한 케이스.
[12]
대부분의 지역에서 ぢ, づ가 각각 じ, ず에 합쳐졌고 도호쿠, 홋카이도는 이 4글자가 다 같은 발음이다. 단,
도사벤 같은 일부 규슈, 시코쿠 쪽 방언들 중에는 아직도 ぢ와 じ, づ와 ず의 음가를 어떤 형태로든 변별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이들 중에는 옛 음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