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린더 수에 따른 엔진의 분류 | ||||
단기통 | 2기통 | 3기통 | 4기통 | 5기통 |
6기통 | 7기통 | 8기통 | 9기통 | 10기통 |
12기통 | 14기통 | 16기통 | 18기통 | 20기통 |
1. 개요
실린더가 12개가 있는 엔진을 의미한다. 12기통 엔진들은 고든 머레이 T.33의 3ℓ 후반대부터 6ℓ대까지 설계되어 있다.2. V형, W형
8기통 엔진이 고급차와 고성능 스포츠카/슈퍼카 엔진의 시작점이고[1], 10기통 엔진이 그 중간 지점이라고 한다면 12기통은 그야말로 최고급차와 슈퍼카 및 하이퍼카 엔진에서 끝판왕이다. V8은 플랫 플레인의 경우 진동이 있고, 크로스 플레인은 배기가스 간섭이 있으며, V10은 진동이 심해 출력의 손실이 발생하는 밸런스 샤프트가 필수적이지만. V12는 직렬 6기통처럼 진동 밸런스가 완벽하고, 배기가스 간섭도 없다. 물론 16기통이나, 18기통, 그리고 그 이상의 엔진으로 세상에 등장했던 차들도 있지만, 12기통에 비하면 극히 드물다.
V12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전부터 자동차 엔진은 8기통이 대중적인 엔진이었고 12기통도 조금 비싼 엔진이었다. 물론 지금과 같이 5.0ℓ 후반 배기량에 최소 400 PS를 내는 성능은 아니고 2.0 ~ 3.0ℓ의 배기량에 100 ~ 150 PS를 내는 수준이었다.
항공기 엔진에서 성형엔진과 함께 활약을 했다. 슈퍼마린 스핏파이어와 P-51 머스탱, 호커 허리케인, 호커 타이푼에 장착된 롤스로이스 멀린과 롤스로이스 그리폰 엔진이나 Bf109와 C. 202, C. 205, Ki-61 히엔에 장착된 DB 601 엔진, DB 605 엔진[2][3]이 있다.
V8과 함께 전차를 비롯한 무거운 기갑차량의 엔진으로도 많이 쓰인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의 티거와 판터의 기동력을 제공한 마이바흐 HL210, HL230 엔진[4]과 최고수준의 기동력을 갖춘 영국군의 크롬웰 전차와 나름 준수했던 코멧 전차의 롤스로이스 미티어(Meteor) 엔진[5], 그리고 소련군의 T-34 전차, KV-1, IS-2 계열 차량들에 장착했던 V-2 디젤 엔진이 있다. 2차대전 종전 이후 나온 주력전차들에게도 V12 계열 엔진이 장착되는 경우가 많다.[6]
그리고 대전 후 경제부흥과 그에 따라 늘어난 레이싱 대회와 자동차 메이커 그리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과학기술에 힘입어, V12는 고급 승용차와 스포츠카에 안착을 했다. 현재에도 메르세데스-벤츠,
레이싱에서는 의외로 사용이 드물어 포뮬러 1이나 르망 24시 정도에서나 찾아볼 수 있고 오늘날 V12를 사용하는 레이스카는 애스턴 마틴 발키리 AMR-LMH가 유일하다. V12 가솔린의 전성기인 80년대 그룹 C와 V12 디젤이 2000년대를 점령하다시피한 르망과 달리, 포뮬러 1에서는 V12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페라리 같은 일부 메이커만 사용했다. F1에서 V12는 V8/V10 자연흡기, V6 터보와 혼용시기를 거쳐 페라리 044/1 V12 3.0ℓ을 마지막으로 1995년까지 쓰였다.[13] 터보가 금지된 3.5 ℓ 자연흡기 시절인 1989년 ~ 1994년에는 페라리 035/5, 036, 037, 291, 038, 041, 043, 람보르기니 LE3512, 혼다 RA121E, RA122E, 야마하 모터 OX99, 포르쉐 3512만 V12였고[14], 세나의 죽음으로 배기량이 3.0 ℓ로 낮아진 1995년에는 페라리 044/1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F1에서는 2000년부터 6년 동안 V10 3.0 ℓ 엔진이 사용되었고, 2006년부터는 레귤레이션 변경으로 V8 2.4 ℓ 자연흡기+ KERS가 사용되다가, 2014년부터 V6 1.6 ℓ 터보로 바뀌었는데 이쯤부터 RPM이 낮아져 소리가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협각 V6 엔진을 2개 붙여 만든 W12 엔진도 아우디- 폭스바겐에서 사용된다.[15] F1에서는 1990 시즌에 참가한 라이프 레이싱의 F35 W12 엔진이 유일했다.
디젤 엔진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아우디의 V12 6.0 ℓ TDI 엔진이 존재했고, 2~30여년 전 MAN, 이스즈, 미쓰비시 후소, 벤츠 등 대형 상용차들도 V12가 존재했다. 철도차량에도 많이 사용되는데, 과거 새마을호로 유명했던 DHC 디젤동차나 미국의 GE 에볼루션 시리즈가 V12를 사용중이다. 그 외 MTU나 캐터필러 등에서 나오는 V12 디젤 엔진이 선박용 마린 엔진으로 사용되는 것도 흔하게 볼 수 있다.
3. F형
스바루/모토리 모더니(Motori Moderni)의 1235 수평대향 12기통 엔진. 일반 도로 주행용 차량의 엔진이 아닌, F1 팀에 엔진을 공급하려고 스바루와 공동으로 개발되었으나 성능이 너무 나빠 무산되었다.
포르쉐 917의 공랭식 수평대향 12기통 트윈터보 엔진. 한스 메츠거가 설계하였고, 1100마력을 발휘했다.
수평대향형 12기통 엔진이며 Flat twelve라고 부른다.
수평대향 방식은 직렬 방식과 V형 방식보다 무게중심점이 낮은데, 이를 활용하려고 모터 스포츠에서 먼저 채용했다. 하지만 수평대향 방식의 단점인 넓은 폭 때문에 차체가 커지는것과 컴팩트한 V6 터보에 밀려 사라졌다. 이 엔진을 활용한 일반 판매 차량으로 페라리 테스타로사와 페라리 베를리네타 복서가 알려져 있는데, 테스타로사의 엔진은 수평 165˚ 뱅크각을 가진 V12 엔진에 더 가깝다. 베를리네타 복서는 180˚라 일단 수평대향 엔진이긴 하지만 크랭크 축은 V형 엔진을 유용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한 수평대향 엔진은 아니다.
디젤 엔진으로는 특이하게 일본의 철도차량에서도 나오는데 60년대 중반 니가타 철공소에서 개발한 DML30 엔진이 이 구조를 택하고 있다. 터보차저 엔진으로 500마력의 고성능을 발휘하긴 했으나 문제는 예연소실 방식 엔진이라 발열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나 냉각력 부족은 물론 실린더블럭 파손 같은 결함이 너무 많았던 것. 수평대향식인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일본은 2차대전 때부터 철도 운용에 있어선 기관차에 객차 연결해서 끌고가는 것보단 별도의 기관차 없이 객실내에 동력을 탑재해서 개별 열차칸이 각각 알아서 굴러가는 전동차나 디젤동차를 선호했으므로 엔진과 구동계만을 위해 기차 한 칸을 온전히 쓸 수 있는 기관차와 달리 객실 바닥 밑에 탑재하기에는 넓적한 대신 높이가 낮은 수평 대향 엔진이 더 유리했기에 철도용으로는 그것을 고집했을 것이다. 기차는 자동차보다 50cm ~ 1m 정도만큼 전폭이 더 넓기도 하고.
4. 탑재 차종
12기통 엔진 탑재 차종들의 종류가 굉장히 많은 관계로, 아래에는 한정 생산 차량이 아닌 현행 시판 모델들만 기재한다.- BAZ
- KZKT
- KZKT-7428
5. 미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양산형 12기통 엔진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2018년 3월, 독일 정부는 대배기량 내연기관의 환경 규제 기준을 강화하면서 BMW( 롤스로이스)의 12기통 엔진의 인증을 취소하고 2019년 10월 이후엔 생산 및 판매조차 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2018년 중순부터는 모든 브랜드의 4.5 ℓ 이상의 대배기량 엔진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환경 검사를 통과해야 2019년 10월 이후로 계속 생산할 수 있게 되어, 독일 자동차 회사들의 귀추가 주목된다.[16] 일단 롤스로이스에서는 작년부터 위 결과를 예상하고, 전기차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구상 중이라 밝힌 바 있다. 결국 BMW 7시리즈/7세대에서 처음으로 V12 라인업이 사라졌고 페라리 역시 페라리 12칠린드리를 마지막으로 자연흡기 12기통은 사라진다고 한다.
이렇듯 갈수록 빡세지는 환경 규제로 인해 차량 제조사들이 기준을 맞추기 매우 어려워져서 머지 않아 12기통 엔진은 군용, 선박용 등 특수 목적의 엔진을 제외하고는 죄다 사라질 전망이다. 그나마 지금 시점에서 나온다고 가정하면 기대해볼만한 타협점은 배기가스가 비교적 덜 배출되는 12기통+하이브리드 조합 정도가 되겠다.
[1]
요즘에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사용한
6기통 엔진을 쓰는 슈퍼카도 많이 나온다.
[2]
정확히는 역V 레이아웃 즉 Λ12 엔진이다.
엔진 구조. 이렇게 설계를 한 이유는 프로펠러 정 중앙에
MG 151 기관포를 장착하려고 설계했다.
[3]
Bf109 K-4에 장착된 DB605D 엔진의 경우엔 고도 6,000 m, 매니폴드압 1.98ATA에서 2,000 PS라는 괴물 같은 출력을 자랑했다.
[4]
HL210은 당시 항공기용 엔진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출력을 내는 가솔린 엔진이었다. 다만 엔진 성능 자체는 우수했지만 당시 중장갑화되었던 독일군 전차들의 중량 때문에 엔진이 무리하다가 퍼지는 경우는 있었다. 사실 엔진이 멀쩡했지만 변속기가 맛이 가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5]
롤스로이스 멀린 항공기 엔진을 기반으로 과급기를 제거하는 등의 개조를 가한 차량용 버전. 전후에는 이를 기반으로 미티어라이트 V8 엔진도 개발되었다.
[6]
M1 에이브람스,
T-80처럼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한 경우는 제외. 그리고 V형 엔진을 장착한 전차중에서도
K-2 흑표 초도 양산분과
10식 전차처럼 V8을 장착하는 경우도 있다.
[7]
7시리즈 M760Li까지 V12를 썼으나 2022년에 단종.
[8]
A8 W12 모델이 2018년을 마지막으로 단종.
[9]
BMW N74B68 엔진.
[10]
컨티넨탈, 플라잉 스퍼, 벤테이가의 W12 파워트레인 옵션이 2024년을 마지막으로 단종.
[11]
HPA(
AMG)제 V12 엔진.
[12]
센추리 2세대까지 2017년을 마지막으로 사용하다가, 3세대부터 V8로 다운사이징 되었다.
[13]
2000년부터 규정이 V10으로 통일되면서 금지.
[14]
여담으로 현대도 엘란트라와 스쿠프로
WRC와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에 참가하여 N그룹에서 우승하던 90년대에, F1 참가를 위해 6~700 마력 이내의 V12 엔진을 1993년 마북리현대자동차연구소에서 개발을 완료, 시험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후 F1 참가로 인한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판단한 나머지 이 프로젝트는 엎어지고 만다. (출처:자동차생활 1993년 11월호 부록)
[15]
엄밀히 말하면 WR12 엔진은 VR6 엔진 2개를 V형으로 붙여놓은 것인데, VR6 엔진의 VR은 6개의 실린더를 지그재그로 배치한 'shortened inline engine'을 의미하기 때문에 협각 V6 엔진으로 볼 수 도 있고 (제조사의 주장대로)I6엔진의 변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를 2개 붙여놓은 WR12 엔진도 3블록 형태의 본래 W12엔진과는 다르다. 이로 인해서 VR6 엔진 탑재 차량들도 V6과 I6 사이의, V6보다는 부드럽지만 I6보다는 날카로운 엔진음을 내고, WR12 엔진 탑재 차량들도 V6과 V12 사이의, V6보다는 박력있지만 진짜 V12인 S65 등 보다는 얇은 엔진음을 낸다. 그래서 WR12 엔진 탑재 차량들의 가속 영상을 보면 V6 같은 소리가 난다는 댓글이 종종 달린다.
[16]
현재 독일 정부의 기준에 따라 새로운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엔진은 3개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도 V8 4.5 ~ 5.0 ℓ 엔진이라, 이번 규제로 다기통 엔진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